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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마지카?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マジか?


원작 |

역자 | 淸風

9화


 되풀이될 때 자주 보게 된 그 꿈.
 등장인물은 아직 키가 자그마할 무렵, 어릴 적의 나와 기억에 남지 않은 긴 흑발의 여자애.
 신경 쓰이지 않을 리 없지만, 그걸 열심히 떠올리려고 할 시간은 내게 없었다.

 눈을 뜬다. 낯선 천장. 이 광경은 나의 시작지점이다.
 그리고 침대 위에서 일어나면 눈앞에 하얀 생물이 있는 것도 내게 있어 시작지점이라 해도 좋을 정도로 당연한 일이 되어 있었다.

‘여어.’
“왜.”

 그 고양이와 토끼가 섞여있는 것 같은 존재가 말을 걸어와서, 바로 대답을 한다.

‘너는 굉장히 흥미로운 존재구나. 나를 인식하고 있는데도 냉정하게 대응해 보이는 그 태도. 거기에 그 몸에 머무르는 막대한 마력에는 놀람을 금할 수 없어.’

 큐베는 자신의 몸과 비슷할 만큼 큰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고 있다. 아무래도 기분이 좋은 모양이다.

“뭐어……나에게도 여러 가지 사정이란 게 있어서.”

 마력에 대해서는 모른다. 하지만 큐베가 눈앞에 있는 정도로 놀랄 건 없다.

‘맞아. 자기소개를 해야지.’

 딱히 안 해도 괜찮다. 이미 네 이름은 알고 있어.

‘내 이름은 큐베. 실은 나, 네게 부탁하고 싶은게 있어!’
“……부탁?”

 지금까지는 없었던 사태. 이제까지 큐베는 나라 하는 존재를 흥미 깊은 듯 관찰할 뿐이었지, 내게 행동을 일으키는 일은 없었다.
 그래서 조금 당황했다.

‘맞아, 부탁이야. 하지만 그 전에 네 이름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아, 아아……나는 무카이 크리토다.”
‘크리토는 마법소녀라 하는 존재를 알고 있어? 그녀들은 나와 계약해서 마녀와 싸우는 숙명을 지는 여자애 들이야.’
“그건 알고 있어.”

 내가 그렇게 대답하자 큐베는 ‘역시 그렇구나’라고 말하고 말을 이었다.

‘내가 마법소녀를 낳는 건 이유가 있어.’

 그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걸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는다. 그랬다간 호무라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우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나는 부탁하고 있어.’
“큐베는 우주인이구나.”
‘맞아. 너희들 인류가 보기에, 나라 하는 존재는 외계 생물이야. 너는 엔트로피라는 말을 알고 있어?’
“열역학 제 2법칙이었나?”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와는 별개로, 말만이라면 되풀이되는 동안 몇 번이나 들었다. 애초에 중학교 2학년인 내게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된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만들어지는 에너지와 쓰이는 에너지는 동등하지 않다는 거야. 에너지는 모습을 형태를 바꾸면서 어떡하건 손실을 낳아버려. 이런 상태로는 우주 전체의 에너지는 줄어들어 갈 뿐이야.’
“그건 너희들의 책임이잖아. 어째서 우리들을 말려들게 하는 거야?”

 너희가 이 지구에 오지 않았다면, 호무라가 괴로워할 일도 없었을 텐데.

‘크리토는 굉장히 재밌는 질문 방법을 하는구나. 아직 나는 설명을 마치지 않았는데.’

 큐베는 여전히 무표정한데, 싱긋 웃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자신이 바보스러움이 싫어진다.

‘뭐어, 지금은 놓아 두는 걸로 해 둘까. 그것보다 설명 쪽이 앞이야.’

 살았다……라고 말할 수는 없고, 문제가 뒤로 미뤄졌을 뿐이다.

‘이대로는 우주 전체의 에너지가 고갈되어 버린다는 것까지는 설명했지? 그래서 우리는 그 위기를 피하고자, 그리고 우주에 뛰어든 선구자의 책임으로써 엔트로피에 묶여있지 않은 에너지를 확보하는 기술을 발명했어.’

 그게 우리들을 괴롭게 만드는 계약 시스템.

‘우리 문명이 발명한 건 지적생명체의 감정을 에너지로 교환하는 기술이야. 하지만 공교롭게도 당사자인 우리가 감정이라는 걸 가지고 있지 않다보니, 우주의 온갖 이종족 중에서 너희들 인류를 찾아냈어.’

 아까 전의 질문은 여기서 해야 했다. 자신의 멍청함은 반성할 수밖에 없다.
 그보다 애초에, 어째서 큐베가 있는 문명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감정을 자원으로 하는 기술을 발명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좀 다른 방법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한 사람의 인간이 낳는 감정 에너지는 그 개체가 탄생하고 성장할 때까지의 에너지를 능가해. 너희들의 혼은 엔트로피를 뒤엎는 에너지인 거야. 그리고 교환 효율이 높은 건 이차성징기 소녀의 희망과 절망의 상전이라는 거야.’

 그래서 남자인 나하고는 계약할 수 없다.
 이 되풀이 속에 알게 된 진실. 그게 이 이야기다.

‘소울 젬이 된 혼은 모두 쓰여서 그리프 시드로 바뀌는 순간에 방대한 에너지를 발생시켜. 그걸 회수하는 게 우리들 인큐베이터의 역할이야.’
“……뭐어, 응. 네가 말하는 건 일단 이해했어. 그래서 그게 네가 말하는 부탁과 어떤 관계가 있는 거야?”
‘그렇게 서두르지 말아 줄래? 좀 더 크리토는 침착할 필요가 있어.’

 스스로는 충분히 침착해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제까지 일어난 적이 없었던 큐베의 부탁이라는 사건. 나로서는 빨리 그걸 확인해서 발푸르기스의 밤을 쓰러뜨리기 위해 도움이 되는지를 알고싶다.

‘그럼, 여기서부터가 주제야. 우리는 에너지를 바라고 있어. 그건 이해했지?’
“아아.”

 우주의 수명을 늘린다. 겉보기론 평등한 계약.
 그 둘을 면죄부로, 기적을 대가로 마법소녀를 낳아서 마녀로 성장시켜, 에너지를 회수한다. 그리고 그 마녀가 절망을 흩뿌려, 그로 인해 불행해진 소녀가 기적을 갈구해 마법소녀가 된다.
 새로운 에너지를 얻기 위한 훌륭한 순환이 만들어진 원환구조의 시스템.
 거의 경탄할 수준이다.

‘그럼, 네게 부탁하기로 할게――.’

 이어지는 큐베의 말에 놀라는 걸 숨길 수 없었다.

‘나와 계약해서 마법사가 되지 않을래?’

 큐베가 말하고 있는 소리를 이해할 수 없어 머리가 뒤죽박죽이다.

 ――나와, 계약……?

 확실히 큐베는 그렇게 말했다. 내 귀가 이상해 졌거나, 내 소망 탓에 환청이 들렸거나, 아직 이게 꿈 안이라거나 하지 않는 한 틀림 없을 터다.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평소와 변함없는 동그란 눈동자로 대답을 기다리는 큐베. 하지만 나는 이녀석에게 대답을 바로 돌려주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왜냐면 큐베는 합리주의자니까.
 조리를 세우기 위해서라면, 정보를 제한해 상대를 오해시킨 채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간다.
 그 가장 큰 예를 든다면 마법소녀라 하는 존재겠지.
 소녀들은 기적을 대가로 큐베와 계약해, 마법소녀가 되어 마녀를 쓰러뜨릴 운명을 짊어진다. 하지만 큐베는 소녀의 혼을 소울 젬으로 바꾸는 거라거나, 마법을 너무 써서 소울 젬에 더러움을 지나치게 모으면 마법소녀가 마녀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 등을 일부러 계약 때에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걸 이야기하면 소녀들이 계약을 묶는 걸 주저하게 될 걸 이해하고 있겠지. 그래서 정보를 제한한다. 거짓말은 꺼내지 않고, 이야기 일부를 숨기는 거다.

“왜 나와 계약하려고 생각했어? 그리고 나는 생물학적으로 남성으로 분류되어 있으니까, 네가 말하는 가장 효율 높은 이차성징기 소녀는커녕 여자조차 아닌데.”

 그렇다. 그것도 이상하다.
 큐베는 딱히 아무하고나 계약해서 인류를 마구 쓰려는 게 아니라, 손해를 최소한으로 억누르기 위해 계약대상을 가장 효율이 좋은 이차성징기의 소녀만으로 좁혔다.
 그렇다고 한다면 나와 계약한다는 이야기를 꺼내는 건 있을 수 없다.
 뭔가 의도가 있는 건 아닐지 의심스럽다.

‘뭐야, 단순한 이야기야. 네 그 몸에 감도는 막대한 마력은, 결코 에너지 회수효율이 좋다고 할 수 없는 이차성징기의 소년임에도 마법소녀 한 사람이 낳는 에너지와 전혀 손색이 없는 레벨로 에너지를 낳을 거야. 뭐어, 네 합의를 얻지 못하면 이 예외적인 계약은 없었던 게 되겠지만.’

 큐베의 말을 듣고 생각한다.
 그 말에 거짓말은 없을 터다. 그게 큐베의 룰이니까. 그렇다고 하면 숨기고 있는 말은 없는 건가?
 알 수 없다. 그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지금의 내 상태로 진실을 찾아내는 건 불가능하다. 그렇게 결론지었다.

“나는 네 말을 솔직히 그대로 믿을 수 없어. 그러니 조금 시간을 주지 않을래?”
‘물론이야. 나는 너를 조급하게 할 생각은 없어. 그래도 가급적 결단을 빠르게 내려주지 않을래?’

 모처럼 일으킨 윗몸을 다시 침대로 눕힌다.

“저기. 신경 쓰이는 게 있는데, 어째서 ‘마법사’야? 너와 계약한 존재는 ‘마법소녀’가 되는 거 아니야?”

 계약만이 머릿속에 가득 차 있어서 머리가 펑크날 것 같아 다른 걸 생각하는 걸로 정신을 돌리기로 한다.
 결국, 종류는 다르지만 계통은 마찬가지. 이 정도로밖에 돌릴 수 없는 건가.

‘너는 어째서 그녀들이 ‘마법소녀’라고 불리고 있는지 알고 있어?’

 큐베는 싫은 표정은 전혀 띄우지 않은 채로 설명해 줄 모양이다. 감정이 없으니까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녀들이 소녀기 때문이잖아? 너와 계약할 때의 연령이나 육체적인 의미로.”
‘흠. 확실히 크리토가 말하고 있는 것도 맞아. 하지만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야.’
“무슨 소리야?”
‘이 나라에서는 크리토가 말하는 것처럼 성장도중의 미숙한 여자를 ‘소녀’라고 부르잖아? 그렇다면, 이윽고 정화할 수 없게 된 소울 젬이 모두 쓰여 ‘마녀’로 성숙할 그녀들에 대해서는 ‘마법소녀’라고 불러야 하잖아.’

 즉, 마법소녀라는 건 이윽고 마녀로 성장할 존재라는 의미라는 거겠지.

‘하지만 너라는 존재는 이레귤러야. 나와 계약한 결과 절망했다고 해서, 네가 마녀가 될지 어떨지는 나도 예측할 방법이 없어. 마왕이 될지도 모르고, 애초에 네가 절망을 흩뿌리는 존재가 될지 어떨지조차 지금으로썬 계측할 수 없어. 그러니 네가 될 존재를 ‘마법사’라고 부르기로 했어.’

“그럼 왜 나와 계약하려고 하는 거야. 그런 불확정요소를 네가 받아들이려 하진 않을 텐데.”
‘이런이런, 크리토는 착각하고 있지 않아? 네가 소원을 바란 끝에 어떤 존재로 변모하건 그건 너희 인류의 문제잖아. 나는 너희들에게 기적을 손에 넣을 수단을 제시해줄 뿐이지, 계약에 동의한 시점에서 결과는 너희 인류의 책임이야.’

 어디까지나 동등하게. 그게 큐베가 말하고 있는 이야기다.
 어떤 기적이라도 이뤄줄 테니, 대신에 우주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그 결과 생겨날 에너지를 받아 간다.
 그게 나쁜 게 아니라는 건 이해할 수 있다. 멍청한 건 쫄래쫄래 진실도 듣지 않고 간단히 계약하는 인류 쪽이니까.
 하지만 납득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나는 어떡하면 좋을까…….

 기적을 손에 넣을 편도 차표는 입수했다.
 하지만, 그 선로의 끝에서 기다리고 있는 미래는 새카매서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다.

‘나는 이제 갈게. 계약할 마음이 들면 언제든지 불러줘.’

 낯익은 방 천장을 우러러보며 생각하고 있자, 큐베가 그런 소리를 꺼냈다. 그래서 나는 뛰쳐 일어나, 잠시 기다려 달라 말했다.

“나와의 계약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아 주지 않을래? 이걸 지킬 수 없다면 나는 절대로 계약 같은 건 하지 않을 거야.”
‘알았어. 그걸로 네가 계약해 줄 마음이 되어 준다면 별 일도 아니야.’

 이번에야 말로 큐베는 내 방을 빠져 나갔다.

 가슴속으로는 계약에 대해 망설이고 있다.
 내가 이 되풀이에서 빠져나가고 싶다고 바란다면, 분명히 그대로 되겠지. 하지만 그러면 호무라가 외톨이가 되어 버린다.
 혹시 다른 소망을 이루어서 내가 마법사가 되어 발푸르기스의 밤과 싸울 때 전력이 되면 괜찮은 걸까.
 그 외에도 수없이 선택지가 떠오른다.
 그만큼 기적이라고 하는 게 매력적인 거다.
 하지만 혹시나 계약한 뒤에 내가 절망했을 때 생겨날 미지의 리스크를 생각하면, 계약하는 것 자체가 망설여진다.

 ――대체 어떡하면 괜찮을지 모르겠어.

 결국, 오늘도 어머니가 깨우러 올 때까지 침대 위에서 생각에 잠겼다.

 어쩌면……어떡하면 좋은 거야.

 나는 생각을 계속했다.
 아침밥을 먹으면서 중학교로 가는 길을 걸어나가며, 수업을 들으면서……끝없이 생각을 계속했다.
 하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다.

 호무라에게 상담하는 게 가장 좋은 선택지일 거로 생각한다.
 나보다도 큐베와 오래 관계를 맺어온 그녀라면, 큐베가 숨기고 있을지도 모르는 감춰진 의도를 알아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혹시나, 내가 호무라의 마법에서 탈출할 수 있는 걸 기뻐해 줄지도 모른다.
 모든 건 가능성일 뿐이지만, 내 생각에는 이게 가장 좋은 선택지였다.

 하지만 나는 호무라에게 상담하는 것에 저항감을 느꼈다.
 간신히 붙잡은 기적을 바랄 권리인데, 그걸 내가 손에 넣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호무라의 반응이 두려웠다.
 아까는 좋은 이미지만을 떠올렸지만, 굳이 말하자면 나쁜 이미지 쪽이 쉽게 떠오른다.

 거기에, 내가 이 되풀이에서 해방된다면 호무라가 외톨이가 되어 버린다.
 고독은 쓸쓸하다. 슬프다. 괴롭다.
 내가 호무라와 만날 때까지 계속 품어왔던 감정. 분명, 호무라도 같은 감정을 계속 품어왔을 터다.
 그래서 나만이 중간에 빠져나가는 건 도무지 하기 힘들다.

“무슨 일 있니?”

 생각의 바다에 너무 빠져 있었던 모양이다. 호무라에게 불려 의식이 떠오른다.

“으으응. 아무것도 아냐.”

 위치는 미타키하라 중학교 옥상. 시간은 점심시간.
 우리들은 점심시간에 단 둘이서 옥상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손에 든 편의점에서 산 먹다 만 피자 빵을 씹는다.

“그래서, 이번에는 어떤 방침으로 움직일 거야?”

 호무라도 스스로 만든 걸로 보이는 자그마한 도시락을 집어 먹으며 대답한다.

“네가 말한 대로 토모에 마미, 미키 사야카, 사쿠라 쿄코 모두와 협력해서 발푸르기스의 밤에 도전할거야.”
“응, 뭐어 그건 알고 있어. 이제까지의 경험을 생각해 보면, 그게 제일 성공률 높을 것 같고. 단지 문제는 어떻게 전원을 모을 수 ​있​을​지​…​…​쪽​인​데​.​”​
“그 방법은 네게 맡길게. 네 존재를 알 때까지 여러번 시험한 적이 있지만, 모두 실패. 나로썬 무리라고 판단하고 있어.”

 그런 소리를 해도 말야…….
 확실히 내가 낀 뒤에는 전원을 모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건 내가 의도적으로 그렇게 해 온거다.
 최대전력으로 맞서서 상대할 도리가 없다면, 호무라가 절망해 버릴 것 같아 무서웠기 때문이다. 호무라가 절망해 버리면 시간을 되감을 존재가 사라져, 나는 되풀이되는 시간에서 해방될 테지만, 지금의 나는 그 선택지를 택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끝났으면 싶다고 생각하는 반면,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율배반.

 ……그런가, 나는 호무라와 보내는 이 시간을 끝내고 싶지 않은건가.
 그래서 큐베와의 계약을 그렇게나 고민해, 망설이고 있나.

 새삼스레 그런 걸 깨닫다니, 정말 나는 어떡하면 좋은 거지.
 이 내가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 이야기 속 이야기라면, 상황은 막판. 결말을 향한 라스트 스퍼트에 들어갈 상황이지 않은가.
 마지막 수단을 쓸 수밖에 없어진 이 상황에서, 끝내고 싶지 않다고 바란다고 해서 절대 멈춰서는 건 불가능해.

“그렇……구나, 호무라는 지금까지 대로 카나메에게 충고를 계속해 줘. 나머지는 전부 내가 어떻게든 할테니까.”

 큐베에게 “이 시간을 영원히”라고라도 빌까?
 아니, 그런 건 호무라의 소원에 반한다. 나는 필사적인 호무라의 곁에서 함께 나아가는 지금 상황이 좋은 거니까, 그걸 방해하는 건 생각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호무라의 바람을 이뤄주는 것 뿐.
 생각한 끝에, 결국 이것 외의 답은 나오지 않았다.

“너 혼자서 괜찮아?”
“아아, 괜찮아. 호무라는 열심히 카나메에 대해 계속 생각해 줘.”

 그런 네 곁에 있는 걸 좋아하니까.
 그래도, 이 상태에 계속 응석부려선 안된다. 이 상태를 적극적으로 바라선 안 된다.
 그래서, 모든게 끝나 다시금 우리들의 시침이 나아가기 시작할 때, 호무라의 곁에 계속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

 ――최고의 결말을 구하며.

 점심밥을 마저 먹고, 교실로 돌아간다.
 호무라와는 그녀의 교실 앞에서 헤어지고, 나는 자신의 교실로 바삐 돌아가 자신의 책상에 앉는다.

​“​무​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너자식 어떻게 된거야! 어째서 너같은 게 미인이라고 소문난 전학생이랑 같이 점심을 먹는거야!”

 바로 옆에서 소리치는게 시끄러워서 중간부터 귀를 막았지만, 그래도 들리는 크기의 목소리였다.
 귀가 찡하고 머리가 아프다.
 게다가 최악인 건, 걔가 부른 탓에 교실 안의 눈길이 우리들에게 모였다는 거다.

“무슨 소리야 무카이! 어이 너, 내가 납득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겠지?!”

 그녀석은 눈가에 눈물이 맺힌 채로 “무카이만은 ​믿​었​는​데​에​에​에​!​!​”​하​고​ 나를 추궁하고 있다.

“일단, 시끄러. 호무라하고는 옛날부터 아는 사이였던 것 뿐이야.”
“뭐, 뭐라고?! 이름으로 부를 만치 친한 사이라니…….”

 그 녀석은 경악의 표정을 얼굴에 띄운다.
 그보다, 놀다는 게 그 부분이냐. 상식적으로 아는 사이라는 쪽에 놀라는게 보통이라고 생각하는데.
 뭐어, 이건 우리들의 관계를 물어왔을 때의 대응이다. 아마 호무라도 여러 칸 떨어진 교실에서 비슷한 소리를 하고 있겠지.

“무카이 님! 소인을 그 전학생에게 소개해 주지 않으시겠습니까!”

 멋진 아첨. 허리를 90도까지 꺾은 인사. 나는 황제가 아니니 그렇게 대응해도 곤란하다.
 우리들을 보는 눈길도 친구의 여자를 바라는 그 모습에 질려 있었다.

“그런 소리를 해도 무리야.”

 우리에게는 시간이 없다.
 이런 녀석을 위해 쪼개줄 시간 따위, 지금 이렇게 상대해 줄 시간 정도다.
 녀석은 차임종이 울릴 때까지 “그런 잔혹한, 잔혹한” 하며 나를 계속 설득하려 했지만, 교실에 들어온 담임에게 혼나서 마지못해 내 자리에서 물러갔다.

 방과 후. 녀석에게 붙잡혀 미소녀 전학생을 소개하라든지로 성가셨지만, 한 시간 정도로 어떻게든 도망치는 데 성공했다.
 그 신발장에서 신발을 확보한 과정은 평생 잊을 수 없으리라 생각할 정도의 공방이었다. 뭐어, 폼으로 마녀와 맞서온 게 아니니 내가 이길 만 했지만.

“왜 시작부터 이렇게 시간을 낭비해야 하는 거지.”
 녀석의 끝없는 집착심에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

 녀석에게서 도망친 나는 낯익은 쇼핑몰에 도착했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말하자면, 여기서 처음으로 카나메나 미키는 큐베와 만나게 된다. 딱히 그걸 멈춰야 한다곤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게 했다간 미키가 마법소녀가 될 가능성이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니까.

“시간도 딱 괜찮을 타이밍인데.”

 아무래도 녀석에게 잡혀있었던 시간은 쓸데 없지는 않았던 모양이다.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하자 평소와 비슷한 시간이었다.
 서점이나 CD가게의 앞을 지나가, 굳게 닫힌 채로 개장 중이라는 벽보가 붙어있는 문을 열고 출임 금지층으로 발걸음을 디딘다.
 아직 대낮인데도 불구하고 조경이 거의 없는 어두컴컴함. 이미 털 구슬처럼 둥근 수염의 사역마는 쓰러진 모양이라, 결계는 보이지 않았다.
 위험은 없다고 판단하고 성큼성큼 안으로 나아간다. 이 층의 구조는 완벽히 파악하고 있어서 헤멜 일은 없다.

“안녕―.”

 문을 연 곳에 그녀들이 있었다.
 마법소녀의 의상을 몸에 두른 토모에 씨와 호무라는 서로 노려보는 형상이고. 카나메는 상처입은 큐베를 껴안으며 미키와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이런 때에 무슨?! 너, 위험하니까 빨리 이쪽으로 와!”

 상냥하고 상냥한 토모에 씨는 나를 아무것도 모른 채로 말려든 일반인이라고 착각한 모양이다. 이 구도에서 생각하기에, 이번에 호무라는 토모에 씨와 적대하기로 한 모양이다.

“아―, 안심하세요. 저는 이쪽의 사람이니까.”

 그렇게 토모에 씨에게 고하고 호무라의 옆에 선다.
 여어, 하고 호무라에게 말을 던지지만, 무시당했다. 토모에 씨 같은 베테랑을 상대로 서로 노려보는 상황에서 내게 의식을 향하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를 생각하면 당연하겠지만, 기분이 그리 좋지는 않다.

“어머, 그랬구나. 그건 유감이네.”
“저로서도 유감이에요. 당신 같은 사람과 이런 상황이 되어 있는 건.”

 나는 호무라 쪽에 붙어있다. 하지만 그때, 나는 토모에 씨의 뒤에서 이야기를 따라가지 못한 채로 어안이 벙벙한 미키와 사야카의 곁에 있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갑자기 나타난 호무라를 마음속 깊은 곳에서 두려워하고 있던 걸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모든 걸 알게 된 지금에는 카나메 일행에게 공포를 심어주는 쪽이 되어 버렸다.

“맞아. 자기 소개를 아직 하지 않았네요. 제 이름은 무카이 크리토. 그리고, 이쪽이 아케미 호무라라고 합니다. 둘 다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2학년이니, 학교에서 만났을 때는 잘 부탁드려요.”

 원만한 대화를 위해서는 우선 자기소개가 필요하다. 그래서 덤으로 호무라도 소개해 두었다. 멋대로 해 버렸다고 나중에 혼나진 않을지, 호무라의 안색을 살펴보았지만 괜찮은 모양이다.
 이걸로 약간이라도 경계심이 풀리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무리였던 모양이다. 가능한한 밝게 이야기하려 하고 있는데.

“내 이름은 토모에 마미. 네가 말하고 있는게 사실이라면, 너희들과 같은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3학년이야.”
“앗, 너무하네. 봐 주세요, 이 교복. 제대로 된 미타키하라 중학교 남자 교복이지요?”
“미안해. 현재는 네가 말하고 있는 걸 믿을 수 없어.”

 …………안 울어. 수없이 경험해서 예상하고 있었지만, 이 말은 마음에 팍 박히네.
 사람이 아닌 큐베를 빼놓고 내 말을 처음으로 들어 준 사람은 토모에 씨. 그런 사람이 이렇게나 거부의 의사를 펼치면, 아무래도 견디기 힘들다. 하지만 호무라를 위해서는 참지 않으면 안된다.

“그건 유감이에요.”

 표정을 바꾸지 않도록 하며, 최대한 밝은 말로 대답한다.

“그래서, 너희들의 이름은?”

 토모에 씨의 뒤에 서 있는 카나메와 미키에게 말을 건다. 어차피 호무라니까 아직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으리라 생각했지만, 그러고 보면 같은 반이었던 걸 떠오른다. 자신의 생각 없음이 드러난다.
 그래도 뭐어, 내가 그녀들의 이름을 알 기회라고 생각하면 문제 없나. 결과 좋으면 장땡이다.

​“​“​에​…​…​우​리​들​?​!​”​”​

 쌍둥이라고 착각할 정도로 싱크로하는 카나메와 미키. 두 사람은 긴장한 표정으로 얼굴을 마주 본 뒤 끄덕인다.
 그리고 대표로서 상처 입은 큐베를 안은 카나메가 입을 연다.

“저기, 나, 카나메 마도카. 그리고 이 애가 미키 사야카.”
“잘 부탁해.”

 흠칫흠칫하면서도 자기소개를 하는 카나메. 그리고 미키는 긴장된 표정으로 무뚝뚝한 인사를 했다.

“응, 잘 부탁해.”

 나는 우호적인 관계를 쌓기 위해서는 우선 미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큐베나 호무라처럼 무표정한 모습으론 사람이 다가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이 두 사람의 목적을 생각하면 의문이 떠오르는 건 나만이 아니겠지.

“그럼그럼, 일단 자기 소개는 마쳤고――.”

 스윽 하고 비스듬히 뒤로 움직여, 호무라의 양어깨를 잡는다. 토모에 씨와 눈싸움을 펼치고 있었던 호무라는 반응할 수 없었다.

“우리들은 돌아가는 걸로 할게요.”

 호무라의 등을 꾹꾹 밀어, 왔던 길로 돌아가기로 한다.

“앗, 잠깐, 아직 이야기가?!”
“됐어 됐어. 내게 맡기기로 했잖아?”

 가냘픈 몸으로 저항하는 호무라를 억지로 설득한다.
 하지만 적대하고 있었을 터인 상대가 말을 걸었다.

“너희들 기다려!”

 토모에 씨다. 첨말, 모처럼 물러가려고 하는 거니까 놓쳐줘도 괜찮잖아.
 어쩔 수 없어서 고개만을 향한다.

“괜찮아요? 그쪽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짐이 두 사람. 하지만 이쪽에 있는 짐은 나 혼자. 어느쪽이 유리한지 토모에씨라면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데요.”

 여기서 호무라를 싸우게 할 수는 없지만, 물러가기 위해서 조금 위협해 본다.

“――읏?!”

 바로 효과가 나왔다고 할까.
 역시나 마녀와의 싸움에서 오래 살아남은 마법소녀다. 방심만 하지 않으면 상황 판단에 문제는 없다.
 역시 토모에 씨는 최종 결전 무대에 서 줘야 한다.

“그럼, 또 만나요. 자, 가자.”

 꾹 꾹 호무라의 등을 밀어서 개장중인 층에서 물러난다. 호무라는 마지막까지 카나메를 슬쩍슬쩍 보고 있었다.

 쇼핑몰로 나가기 전에 호무라는 변신을 풀어,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교복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해질녘의 쇼핑몰을 걷는다.

“정말로 그걸로 괜찮아?”
“호무라야말로 토모에 씨랑 대립해서 어쩔 셈이야. 그 사람이 살아주기 위해서는, 싸움을 걸면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너야말로 마지막에 싸움 걸고 있었잖아. 그건 어떻게 변명할 셈이야?”
“아아, 빨리 저 자리에서 물러가는 편이 나을 테니까. 이 뒤에, 카나메 일행은 토모에 씨가 살고 있는 맨션에서 마법에 대해서 배우게 돼.”

 정말로 그립네. 그다지 좋은 추억은 없지만.

“이전에 비슷한 경험을 한 적 있으니까, 이 뒤의 전개가 예상하기 쉽도록 일을 진행한 거야. 그대로 우물쭈물 저 자리에 머무르는 건 별로 좋은 방책이 아냐.”

 나와 호무라의 생각에는 차이가 있다.
 카나메를 구하기 위해서 지금까지와 다른 전개를 바라는 호무라랑 다르게, 나는 전개를 예상하고 그 마디마디에 개입하는 걸로 카나메를 구하려 하고 있다.
 세세하게는 다르지만 이건 의외로 큰 차이다.

 호무라가 멈춰서서 내 얼굴을 바라본다. 그래서 나도 마주 바라본다.
 오랜 시간 계속 바라보고 있으니 보랏빛 눈동자에 빨려들 것만 같다.

“생각이 있는 거라면 괜찮아. 이번 회에, 나는 네게 모든 걸 맡길 테니까.”

 호무라는 내 대답도 기다리지 않고, 휙 고개를 앞으로 향해 걸어나갔다.
역자의 말:
 마마마마는 한 화 한 화가 길다보니 손이 잘 안 갔었는데, 그래도 읽어주시는 분들이 많으니 기운이 납니다.
 다시 힘을 내서 달려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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