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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마지카?

魔法少女まどか☆マギカ★マジか?


Original |

Translator | 淸風

3화


 ​토​모​에​씨​가​ 사역마들의 소탕을 마치면 마치 게임의 장면전환처럼 공간이 뒤틀려, 마녀의 결계에서 현실로 돌아오게 되었다.

“도, 돌아왔다…….”

 미키 사야카가 간신히 귀환한 현실을 보고 안도의 표정을 띄운다.

​“​수​고​하​셨​습​니​다​.​”​

 나는 신고 있는 부츠로 바닥에 소리를 울리며 우리들이 있는 곳 까지 걸어온 토모에씨를 향해 수고의 말을 건냈다.

 그렇다 쳐도 정말 압권이라는 한마디에 어울리는 상황이었다. 토모에씨가 싸우는 방식이 머스캣총의 동시전개에 의한 압도적 화력인 것도 그렇고, 그보다도 이런 싸움을 눈앞에서 보게 된 걸로 인한 흥분이 내 가슴을 더더욱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그걸 느끼고 내가 남자였다는 걸 재인식 당했다.

“고마워, 무카이군――.”

 ​토​모​에​씨​가​ 내게 인사를 말하고, 그 뒤에 뭔가를 덧붙이려 한 순간 바닥에 뭔가 탁 하는 소리가 울렸다. 다음 순간에는 우리들 사이에 다시금 긴장이 덮였다.

“여기에 마녀는 없어. 마녀를 노리고 싶으면 아까 전 사역마들의 잔류마력을 되찾도록 해. 이번에는 당신에게 양보해 줄게.”

 가장 먼저 그 난입자에게 대응한 건 토모에씨였다. 역시 마법소녀로써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지, 우리들의 시선 앞에 있는 토모에씨와 비슷하게 정말로 마법소녀라 할만하게 생긴 여자애에게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는 난입자인 그 긴 흑발의 마법소녀를 알고있는 모양이다. 긴장의 색이 두 사람의 표정에서 엿보인다.

 이 뜻밖의 사태에도 자신이 냉정한 것에 놀라며 흑발의 여자애를 다시금 살펴본다.

 ​…​…​그​리​고​ 흑발의 마법소녀와 눈이 마주쳤다. 흑발의 여자애는 나를 의아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봤고, 그 답례라는 듯 나도 그녀를 잘 봐 둔다.

 흑발의 마법소녀는 후우 하고 숨을 내뱉고 나로부터 토모에씨로 눈길이 향하는 대상을 바꾼다. 눈싸움은 내 승리로 끝난 모양이다.

“마녀같은거에 흥미는 없어. 나는 볼일이 있으니까――.”

“이해력이 나쁘네. 못본 체 해 주겠다고 하는 거야. 서로 쓸데없는 트러블은 피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아?”

 흑발의 마법소녀의 말을 가로막듯 토모에씨가 말에 끼어든다. 토모에씨에게선 미숙한 나도 알 수 있을 정도의 매서운 적의가 느껴진다. 아까 전까지의 부드러운 토모에씨는 어디 가 버린 거냐고 외치고 싶어진다.

 여자는 무섭다. 강하게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다.

 잠시간 무언의 공방이 오간 뒤, 이윽고 흑발의 마법소녀가 단념한 건지 카나메 마도카를 한 번 노려본 뒤 이 장소에서 천천히 떠나갔다.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는 긴장의 실이 끊어져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기분 탓인지도 모르겠지만 카나메 마도카를 노려본 뒤 나를 한 번 본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그건 분명히 기분 탓이겠지. 나는 어디까지나 무력한 인간이니까.

 ​토​모​에​씨​는​ 흑발의 마법소녀가 물러간 걸 확인한 뒤 우리들 쪽을 돌아본다.

“큐베를 빨리 이쪽으로.”

“앗, 예!”

 카나메 마도카가 눈앞까지 와서 여자답게 앉아 있는 토모에씨에게 엉망진창이 된 상태의 큐베를 건내준다. 정말로 상황 전환이 빠르다. 혹시나 이렇게 빠르게 태도를 바꿀 수 있는 건 여성 특유의 특징일지도 모른다.

 ​토​모​에​씨​는​ 건내받은 큐베를 무릎 위에 얹은 뒤 감싸는 듯 잡은 양 손을 펴서 든다. 그러자 화악…… 하고 빛이 큐베의 몸을 감싸, 엉망진창이 되었던 몸이 순식간에 회복되어 간다.

 이게 이른바 마법소녀라 하는 거겠지. 그 상처가 나아가는 광경은 관점을 바꾸면 정말로 그로테스크한 모습일게 틀림없다.

“……좋아, 이걸로 괜찮아.”

 ​토​모​에​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는다.

 ​회​복​마​법​으​로​ 상처가 완치된 큐베는 고개를 휙휙 흔든 뒤 토모에씨에게 답례인사를 한다.

‘후ー. 고마워, 마미. 덕분에 살았어.’

 정말로 마법이란 건 대단하구나. 아까까지 제대로 말도 하지 못했던 큐베가 이렇게 숨쉬는 듯 말할 수 있게 되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잘 해봐야 몸이 완치되는 것 정도라 생각했는데 체력까지 회복되다니 마법은 정말 무시무시하구나.

 마법의 위대함을 목격할 때 마다 자신의 소원이 순진무구한 소녀들의 희생을 대가로 지불하지 않아도 이뤄지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만이 부푼다.

“인사라면 이 애들에게 해줘. 나 혼자선 제때 맞추지 못했을 지도 모르는 걸. 그리고 냉정하게 대처해 준 무카에군에게도 말야.”

“내게 감사같은 건 필요없어, 큐베. 대가라면 제대로 받고 있고.”

 ​토​모​에​씨​의​ 말에 덧붙이는 듯이 나는 말을 꺼낸다. 내 소원을 이뤄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마법에 대해 알아본다. 그를 위해 나는 이런 위험한 세계에 뛰어 든 거고, 오히려 나를 이런 곳에 끌어 당겨줘서 고맙다고 역으로 인사를 해도 괜찮을 정도다.

‘그런가?’

“아아.”

 큐베는 내게 눈짓을 하고선

“그렇다면―― 고마워, 카나메 마도카! 미키 사야카!”

 아까 전의 회복마법 덕에 건강이 넘쳐흐르는 건지 기운 넘치는 인사를 건네는 큐베. 그게 나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아까까지의 긴장감에서 지나치게 떨어진 탓에 나는 상황을 쫓아갈 수 없다.

““어째서 이름 알고 있는거야?!””

‘어째서라니. 아까 마도카가 자기소개 하고 있었잖아.’

 큐베는 당연한 듯 대답한다. 카나메 마도카가 두 사람의 소개를 한 건 큐베가 엉망진창이 되었을 때. 그 때도 의식은 있었던 건가…….

 두 사람은 뭔가 석연치 않은 모습이다.

“뭐, 뭐어…… 아까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나는 모르지만, 큐베는 내 친구야. 도와줘서 고마워.”

 ​분​위​기​를​ 읽고 말을 꺼내다니 역시나 토모에씨. 만나고서 아직 몇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았을 터인데도 그녀의 상냥함이 전해져 온다. 그걸로 신용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좀 별개의 이야기지만.

“저희 쪽이야 말로 덕분에 살았어요! 에, 그…… 토모에씨?”

“마미면 돼…… 참, 자기소개는 아직 안 했었지?”

 카나메 마도카가 당황하기 시작한 걸 보고 도움차 말을 꺼내 준다.

“아, 제가 일단 토모에씨의 소개는 해 두었어요.”

“어머, 그래? 그래도 다시금 제대로 이름을 밝히기로 할게.”

 그렇게 말하고 일어선다. 그리고 슉 하는 효과음이 들려오는 것처럼 변신을 풀어,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교복으로 돌아온다.

 다시금 변신을 보지만 참 신기하다. 특별이 한 번 옷이 사라지거나 하지도 않고, 공간이 왜곡되듯이 다음 순간에는 다른 복장으로 바뀌어 있다. 이것도 소환마법의 일종이려나?

“내 이름은 토모에 마미. 너희들과 같은 미타키하라 중학교의 학생이야. 잘 부탁해.”

 싱긋 웃으며 만면의 미소로 자기소개를 마치는 토모에씨.

“변신했어?! 아니, 변신이 풀렸어?!”

 놀라는 미키 사야카.

“아니, 이쪽이야 말로!”

 카나메 마도카는 놀라면서도 대답을 돌려준다.

“그리고 저쪽에 앉아 있는 게 무카이 크리토군…… 참, 너희들은 자기소개를 마쳤지?”

“예에, 뭐어.”

 ​이​야​기​의​ 흐름을 보면 특별히 일어설 것 까지는 없을 거라고 판단했기에 좀 토모에씨를 통해 조금 무성의한 느낌으로 소개되었다. 그렇긴 해도, 스스로 자기소개는 마치고 있지만.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의 눈길이 이쪽을 향한다.

“무카이군도 우리들을 도와줘서 고마워.”

“흥. 일단 인사는 해 둘게. 고마워.”

 미키 사야카에게 약간 미움 받아 버린 것 같다. 흠. 소질 있는 소녀에게 미움 받는 건 마이너스일지도 모르지만, 다음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 견디기 힘든 일도 아니다.

 가볍게 끄덕거려 인사에 응한다.

“그리고 이 애가 큐베.”

‘잘 부탁해.’

 ​마​지​막​으​로​ 소개된 큐베가 자그마한 손을 들어 인사를 한다.

“저기, 큐베. 혹시나 이 애 들도…….”

 앞으로 구부려 큐베에게 말을 거는 토모에씨.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는 갑자기 화제가 바뀐 걸 따라가지 못하는 모양이어서 머리 위에 물음표 모양을 띄우고 있다.

‘응, 맞아.’

 ​그​렇​달​까​,​ 토모에씨……. 큐베에게 확인 할 것도 없이 이 정도는 알아챌 수 있잖아. 아무리 봐도 이 두 사람은 큐베를 지각하고 있는 모양이고, 아까 전에는 사역마도 봤었고.

‘마도카. 사야카.’

 큐베는 두 사람을 향해 돌아본다.

‘나는 너희 두 사람에게 정말로 부탁하고 싶은게 있는데 괜찮아?’

“부탁……?”

“나도?”

 너무나 돌연스럽게 바뀐 화제에 따라가지 못하는 두 사람. 나는 이 뒤에 큐베가 어떤 말을 할지 알고 있다.

 여하튼 오늘 본인에게 들은 직후니 잊었을 턱이 없다.

‘나와 계약해서 마법소녀가 되어줬으면 해.’

 웃는 듯한 모습으로 큐베는 두 사람에게 ‘부탁’을 했다.

 그건 내가 바라마지 않는 기적을 향한 편도 차표고, 동시에 가혹한 미래를 향한 편도 차표기도 하다.

 분명히 그 계약은 일면 악마와의 계약과 동등한 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그녀들이 부러워서 견딜 수 없었다.

 ​제​법​…​…​ 아니, 상당히 중대한 부탁일 터인데도 “소풍이라도 가지 않을래?”라고 말하는 것처럼 가벼운 인상으로 말하는 큐베.

 그게 나쁘다곤 하지 못하겠지만, 그 권리마저 없는 내 입장에서는 열불이 치솟는 일이다. 혹시나 내 이성이 어떠한 이유로 지금 이 때 망가져 버린다면, 나는 권리를 얻은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에게 덮쳐들리라 확신조차 할 수 있을 정도로.

“마법소녀?”

“에…… 에에?”

 역시나 두 사람은 이야기를 따라오지 못했다. 뭐어, 그것도 당연하겠지. 갑자기 이런 일에 말려들어서 제대로 된 설명도 듣기 전에 “마법소녀가 되지 않을래?” 하고 부탁을 들으면 누구든지 곤혹해 하는 게 당연하다.

“어이, 큐베. 갑자기 그런 소리를 해 봐야 아무도 승낙해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해.”

 ​이​대​로​는​ 일이 진행되지 않으리라 생각해서 일어서서 큐베에게 말을 건내 준다. 교복 바지를 팡팡 치며 먼지를 떨군다.

“자세히 이야기도 하지 않은 채로 일을 서두르면 안되잖아.”

‘이런, 마도카와 사야카에게는 나쁜 일을 해 버렸네. 미안해.’

 만났을 때부터 큐베의 언동은 가볍다. 혹시나 그게 계약을 들이미는 편으로써 이 녀석 나름대로의 교섭술의 일종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자세한 이야기는 우리 집에서 할래?”

‘그렇구나. 그게 좋을지도 몰라.’

“앗, 그러면 저는 돌아갈게요. 일단 전 남자다 보니 예쁜 여성분 집에 방문하는 데는 저항이 있어서.”

“우후후, 혼자 살고 있으니까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아. 그리고 여차하는 상황이 되면 내 쪽이 강한 걸.”

 ​토​모​에​씨​의​ 말을 듣고는 웃을 수 밖에 없었다.

 특별히 실수를 저지르거나 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랬다간 머스캣 총으로 벌집이 되어버릴 미래가 명확히 떠오르고, 역으로 여기서 거절해도 벌집이 되어 버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럼 실례하도록 할게요.”

 비겁한 나를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나는 시간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 외에는 기본적으로 단순한 중학생일 뿐이다.

 ​본​래​대​로​라​면​ 오늘 알게 된 정보를 정리해서 내일부터의 행동 방침을 생각해야 할 참이지만, 토모에씨의 집에 들르는 것을 통해 새로운 정보를 손에 얻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기로 한다. 응. 그래. 그럴게 틀림없어.

“그래, 잘 됐네.”

 손을 비스듬히 맞대며 기뻐하는 토모에씨. 나는 지금까지 토모에씨가 좋아할 법한 행동을 했었나?

 그래도 뭐어, 아무래도 토모에씨는 참견 많은 성격인 모양이니 거기까지 신경 쓰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그러면 마미의 집을 향해 출발이야!’

 ​당​사​자​일​ 터인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를 제쳐두고 이야기를 진행해, 자세한 이야기는 토모에씨의 집으로 이동한 뒤에 하는 게 되었다.

 ​이​야​기​에​ 아직까지 참여하지 못해서 곤혹해 하고 있는 두 사람의 등을 누르는 듯, 큐베를 선두로 한 일행은 한줄로 토모에씨가 살고 있는 집을 향하게 되었다.

“저기, 무카이군…….”

 ​토​모​에​씨​의​ 집을 향하는 사이 내 뒤에서 걸어오고 있던 카나메 마도카가 말을 걸어왔다. 덧붙여서 우리들의 집단은 토모에씨와 큐베를 선두로, 그 뒤에 내가 따르고 마지막에 카나메 마도카와 미키 사야카가 따라오는 순서다.

 특별히 이 순서에 의미는 없지만 자연스럽게 이런 형태가 되었다.

“왜야, 카나메 마도카?”

“마도카면 돼.”

“그런가, 카나메.”

“사야카, 무카이군이 심술부려.”

 왠지 미키 사야카에게 울며 달라붙는 카나메. 이성을 이름으로 부르는게 부끄러운 것 만으로, 심술부릴 생각은 없었지만 굳이 이걸 설명할 필요는 없으려나.

“이봐, 마도카에게 뭘 하는거야.”

“뭐라니. 평범하게 이름을 부른 것뿐이야. 미키 사야카.”

“그러니까 네 그 남 취급하는 호칭이 마음에 안 들어. 그러니까 나는 사야카라고 불러. 그리고 마도카도 마도카로. 알겠지?”

 ​알​겠​지​…​…​가​ 아냐. 하지만 부끄러우니까 이름으로 부르기 힘들다는 이야기를 이녀석들에게 할 수 있을 턱도 없으니,

“뭐어, 생각해 둘게.”

 ​스​스​로​도​ 한심하다고는 생각한다. 정신을 안정시키기 위해 자신의 가슴팍에 있는 목걸이를 잡으려 한다.

 ​어​라​…​…​?​

 확실히 목에 있었을 터인 목걸이가 없었다. 교복 아래에 들어가 있어서 못 만졌던 건 아닐까 생각했지만, 눈으로 확인 해 보아도 목에 걸려있었을 터인 목걸이가 보이지 않았다.

“왜 그래?”

 ​의​아​스​런​ 표정으로 자신의 교복 안을 바라보는 나를 보고 카나메가 걱정스러운 듯이 말을 걸어온다. 역시 마음속으로도 마도카라고는 부르기 힘들다.

 ​아​침​부​터​의​ 동작을 차례차례 떠올려서, 단순히 내가 목걸이를 거는 걸 잊었던 것뿐이라는 걸 떠올렸다.

 ​당​황​하​며​ 화제를 돌리기로 한다.

“아, 아니, 아무것도 아냐. 그것보다 뭔가 볼일이 있었던 거 아냐?”

“계속 신경 쓰였었는데 무카이군도 마법소녀거나 해?”

 화제를 돌린 걸 후회했다.

“앗, 그거 나도 신경쓰였어. 그래도 무카이는 남자니까 마법소녀라기보다는 마법소년 아니야?”

 게다가 미키까지 이 이야기에 끼어들었다.

 ​진​정​해​라​,​ 나. 모르는 게 죄기는 하지만, 그와 동시에 면죄부기도 하다. 게다가 이 정도로 열 받아서 대체 어쩌자고.

“나는 그런 고상한 존재가 아니야. 굳이 어느 쪽인지 말하자면, 너희들과 마찬가지로 조금 특수한 일반인이라고 하는 카테고리에 들어가는 게 아니려나.”

 스스로 말하는 것에 확신은 들지 않지만, 그래도 내게 힘은 없다. 단지 영원히 되풀이되는 시간을 헤메이는 존재. 그걸 조금 특수하다고 해도 좋은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그것 뿐인 인간이다.

“슬슬 우리 집에 도착할 거야.”

 ​우​리​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지, 토모에씨가 절묘한 타이밍에 말을 걸어 주었다.

 이 이상 이 이야기를 했다간 나는 스스로를 억제할 수 있는 자신이 없다. 그걸 토모에씨가 알아채 준 모양이다.

 그렇다 쳐도 마법소년인가…….

 될 수 있다면 되고 싶어. 설령 가혹한 미래가 기다리고 있다고 해도, 그래도 미래가 찾아오는 거잖아?

“여기가 내가 살고 있는 맨션이야.”

 마을은 저녁놀의 붉은 빛으로 물들어, 약간만 시간이 더 지나면 땅거미가 내려올 무렵이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들은 토모에씨의 안내에 따라 그녀가 살고 있는 집이라는 곳에 도착했다.

 그대로 엘리베이터에 탑승해, 토모에씨가 살고 있는 층으로 올라간다. 그렇다 쳐도 이런 좁은 밀실공간에서 주변이 이성뿐이라고 하는 건 굉장히 주눅 든다. 토모에씨는 싱글벙글 웃고 있을 뿐이고, 카나메와 미키는 둘이서 소곤소곤 작은 소리로 밀담. 유일하게 나를 구해줄 것 같은 건 큐베 뿐이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다 보니 곧 엘리베이터의 문이 열렸고, 토모에씨의 방까지는 곧은길이었다. 스스로가 안쓰러워서 참 힘들다.

“아까도 말했지만, 나 혼자 살고 있으니까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좋아.”

 그렇게 말하며 토모에씨는 잘가닥 소리와 함께 현관 문을 연다.

​“​“​실​례​하​겠​습​니​다​.​”​”​

 ​카​나​메​와​ 미키는 예의 바르게도 고개를 숙인 뒤 방으로 들어간다. 한편 나는 “…… 실례하겠습니다.” 하고 매정하고 무뚝뚝한 작은 소리로 말했을 뿐이다.

“우와아.”

“멋진 방이야…….”

 방에 들어가 입을 열자마자 카나메와 미키가 토모에씨의 방을 보고 감탄의 소리를 낸다.

 나도 그녀들의 그 의견에는 찬성이었다. 토모에씨의 방은 디자이너가 이 방을 손본 거라고 말해도 납득할 수 있을 정도로 멋진 방이었다.

“고마워. 하지만 제대로 된 대접 준비는 안 되어 있다고?”

 ​아​하​하​,​ 하고 웃는 토모에씨.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있는 일이지 않을까. 애초에 나와 그녀들이 이 방에 온다는 게 정해진 건 겨우 수십분 전의 일이고.

 …… 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었지만, 토모에씨가 말한 준비가 안 된 정도는 내 생각과는 완전 딴판이었던 모양이다.

“마미씨. 정말로 맛있어요.”

“응, 무진장 괜찮아요!”

 ​어​라​라​?​ 토모에씨는 제대로 된 준비가 안 되어 있다고 말했었는데 어째서 탁자 위에 케이크와 홍차가 준비되어 있는 걸까?

 ​아​무​래​도​ 토모에씨와 내 사이에는 언어의 의미를 이해하기 이전에 가치관의 차이가 있는 모양이다. 혹시나 토모에씨는 좋은 집의 아가씨일지도 모른다.

“고마워. 무카이군은 어떠려나?”

“에? 아아, 정말로 맛있어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러면 주제에 들어가자. 무카이군은 그녀들에게 어디까지 이야기했어?”

“질문받은 걸 그대로 대답한 것 뿐이에요. 그러니 제대로 설명하는 편이 좋다고 생각해요.”

“알았어. 그러면 두 사람 다 이걸 봐 줄래?”

 나를 흘낏 바라본 뒤 어디선지 모르게 소울젬을 꺼내드는 토모에씨. 아까 전까지 손에 아무것도 들고 있지 않았을 터인데. 하지만 나는 이 정도의 일로 놀라지는 않는다.

“우와아, 예뻐…….”

“이건 소울젬. 큐베에게 선택받은 이상, 너희들에게도 남의 일은 아니야. 큐베와 계약하는 걸로 태어나는 보석으로, 마력의 원천이자 마법소녀라는 걸 밝히는 증표야.”

 ​토​모​에​씨​의​ 설명에 미키가 궁금한 걸 입 밖으로 꺼냈다.

“계약이라니?”

‘나는 너희들이 바라는 걸 뭐든지 하나 들어줘.’

“에?! 진짜?”

“바라는 거라니…….”

‘뭐든지 상관없어. 어떤 기적이라도 일으켜 줄 수 있으니까.’

“……내 바람은 이뤄주지 않는 주제에 말야.”

 ​자​연​스​럽​게​ 입에서 말이 새어나와 버렸다. 큐베가 내 바람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에? 어째서 무카이군의 바람은 이뤄주지 않는거야?”

‘그건 그가 생물학상으로 남자로 분류되어 있기 때문이야. 내가 소원을 이뤄줄 수 있는 건 인간의, 그것도 너희들 정도 나이의 소녀들 뿐이니까.’

“그렇구나…….”

 왠지 풀죽어 보이는 카나메. 그리고 미키도 “분명 좋은 일 있을거야!” 하고 내 등을 두드려 준다. 나는 딱히 애처롭게 생각되고 싶지는 않은데.

“내 이야기는 됐으니까 빨리 이야기를 진행해 줘.”

 이 상태로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이야기가 진행되지 않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에, 뒷이야기를 재촉한다.

‘나는 어떤 소원이든 들어주지만 그 대신에 나도 너희들에게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 등가교환이라는 거야.’

“우리들이 마법소녀가 된다는 거?”

‘그래. 내가 어떤 소원이라도 이뤄주는 대신에, 너희들은 마법소녀가 되어 ‘마녀’와 싸우는 사명을 짊어지게 돼.’

“싸워야 한다는 마녀라는 건 뭐야? 마법소녀하곤 다른 거야?”

“아까 너희들이 본 사역마의 우두머리야. 라고 해봐야 나도 아직 본 적은 없지만.”

 빨리 마녀라는 녀석을 실제로 보고 싶었다. 정보는 조금이라도 많이 알아 두는데 의미가 있으니까.

“그 영문을 알 수 없는 녀석의 우두머린가…….”

‘소망에서 태어나는 게 마법소녀라 하면, 마녀는 저주에서 태어나는 존재야. 마법소녀가 희망을 휘날리는 존재라면, 마녀는 절망을 흩뿌려. 게다가 그 모습은 평범한 사람에게 보이지 않으니까 질이 나빠. 불안이나 시기, 의심, 과도한 분노나 미움. 그런 재앙의 씨앗을 세상에 흘리고 다녀.’

 평범한 사람에게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면 큐베도 마찬가지겠지. 그리고 “마법소녀가 되어줘”라고 하며 기적이라고 하는 대가를 내밀면서 악마의 계약이라는 것과 별반 다를 바 없는 말을 걸어온다.

 애초에 내 경우에는 악마의 계약이라기보다는 신의 구원같은 느낌이긴 하지만.

 그 뒤에도 큐베와 토모에씨가 아무것도 모르는 두 사람에게 설명을 해 간다. 이쪽의 세계를 안 첫 날째인 내가 끼어들 수 있을 턱도 없으니, 조용히 있을 수 밖에 없다.

“이유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자살이나 살인사건은 높은 확률로 마녀의 저주가 원인이야. 형태 없는 악의가 되어 사람을 내면부터 좀먹어 나가는 거야.”

“그런 위험한 녀석이 있는데 어째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는 거야?”

‘마녀는 언제나 결계의 안에 숨어서 절대로 사람들 앞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으니까. 아까 너희들이 헤메인 미로같은 곳이 거기야.’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었어. 저기에 삼켜진 사람들은 보통 살아 돌아갈 수 없으니까. 내가 도우러 가지 않았으면 그 곳에서 살아 돌아갈 수 없었으리라고 생각해.”

 ​토​모​에​씨​의​ 이야기를 듣고 절규하는 두 사람. 뭐어, 그렇겠지. 죽음이라고 하는 건 사람에게 있어서 정말로 싫은 일이니까. 큐베가 말하고 있는 대로 사람으로써 태어났다면, 이윽고 도달하는 소원은 불로불사일 거고.

 하지만 내 경우에는 수도 없이 죽었으니까 거기에 대한 감각이 마비되어 버린 모양이다. 게다가 어차피 되풀이되리라는 걸 알고 있다는 안심감 같은 것까지 있다.

 젠장,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되는데…….

“그, 그런 무서운 것과 마미씨는 싸우고 있는 건가요…….”

“응. 필사적이야. 그렇기에 너희들도 큐베와 계약할지 어떨지는 신중히 택하는게 좋아. 큐베에게 선택받은 너희들은 어떤 소망도 이룰 수 있는 기회가 있어. 하지만 그건…… 죽음의 바로 곁에 있는거야.”

“………….”

“음~, 괜찮은 이야기라고는 생각하지만 고민되네…….”

 나라면 그 정도의 리스크로는 고민할 건 없다. 겨우 그 정도로 미래가 찾아온다면.

“으으…….”

“저기, 거기서 제안이 있는데 두 사람 다 한동안 내 마녀퇴치에 따라와 보지 않을래?”

““……에에?””

“마녀와의 싸움이 어떤 건지 그 눈으로 확인해 보는게 좋아. 그리고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는지 어떤지도 제대로 생각해 봐야 한다고 생각해. 물론 무카이군도 그렇지?”

“으에?!”

 내게는 관계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해 차려져 있는 케이크를 포크로 입으로 옮기고 있는 상황에서, 갑자기 이야기가 내게 흘러왔다.

 특별히 디메리트는 없다. 마법소녀인 토모에씨의 가까이 있을 수 있다면 안전할테고.

“뭐어, 괜찮은데요…….”

“그러면 결정이야!”

 그 때 토모에씨가 지은 기쁜듯한 표정은 정말로 인상적이었다.

 이렇게 되어 토모에씨의 호의(?)로 이후의 마녀퇴치에도 따라가게 되었다.

 내 입장에서는 한정된 시간 사이에 어떻게 스스로가 납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지를 생각하고 있었기에 바라마지않던 제안이었다.

 거기서 일단 이야기가 정리되어, 숨을 돌리기 위해 모두들 홍차를 입에 머금는다. 자기제 찻잔이 탈칵 하는 소리를 울린다.

“앗, 맞아. 그 전학생과 마미씨는 같은 마법소녀인가요?”

 마음이 진정될 듯한 정적이었는데, 그 정적에 견딜 수 없게 된 건지 미키가 입을 열었다.

 ​전​학​생​이​라​고​ 하는 단어에 짚이는 데가 있어 순간적으로 생각에 잠겨, 토모에씨가 사역마와 전투하고 있을 때 미키에게 질문을 들은 적 있었다는 걸 떠올렸다. 그걸로 잘 생각해 보면 그 흑발의 마법소녀가 전학생이라는 녀석이겠지.

“응, 맞아. 그녀도 틀림없이 마법소녀라고 생각해. 그것도 상당한 힘을 가지고 있는 모양이야.”

 미키의 질문에 토모에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 흑발의 마법소녀는 내 예상대로 마법소녀고, 학교에서 큐베가 말했던 두 사람의 마법소녀 중 나머지 한 명인 거려나.

“하지만 그렇다면 마녀를 해치우는 정의의 팀인 거잖아? 그게 왜 갑자기 마도카를 덮친 거야?”

 헤에ー 카나메는 그 흑발의 마법소녀에게 습격받았던 건가. 확실히 이쪽을 노려보는 그녀의 눈에는 적의가 느껴졌었다.

‘그녀가 노린 건 나야. 새로운 마법소녀가 태어나는 걸 막으려고 했던 걸거야.’

“그건 무슨 소리야?”

 처음 들은 정보에 침묵하고 있던 내가 입을 열었다.

 흑발의 마법소녀가 새로운 마법소녀가 태어나는 걸 저지하는 이유가 전혀 감이 잡히질 않는다. 게다가 같은 마법소녀일 토모에씨는 카나메나 미키를 마법소녀로 만들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아니, 그녀들이 마법소녀가 되는 걸 허용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어느쪽이든지 새로운 마법소녀가 태어나는 걸 인정하고 있는게 된다.

‘즉 그녀는 자신의 영역 안에서 새로이 태어나는 마법소녀가 마녀를 쓰러뜨리는 걸 좋게 생각하지 않는 거야.’

 ​참​말​…​…​.​ 큐베의 말은 뭔가 장황한데다 답답하다. 이래선 이 녀석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건 위험할지도 모르겠는데.

 내가 큐베의 말에 대해 생각하고 있을 때 미키가 궁금한 걸 입 밖으로 꺼낸다.

“어째서? 같은 적과 싸우는 거라면 동료가 많은 편이 좋은거 아냐?”

“그게 꼭 그런것도 아냐. 오히려 경쟁이 되는 일이 잦아. 즉 마법소녀는 반드시 같은 편이라곤 할 수 없어.”

 ​현​재​진​행​형​으​로​ 내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던 걸 눈앞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간단히는 이야기 해 주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상 밖이었다.

“그런…… 어째서?”

“마녀를 쓰러뜨리면 나름대로의 보상이 있어. 그래서 때와 장소에 따라 보상을 서로 차지하려고 충돌하게 되는 일이 잦아.”

“즉 녀석은…… 큐베가 마도카에게 말을 걸리라는 걸 처음부터 짐작하고 있어서, 자신의 영역에 적을 늘리지 않기 위해서 아침부터 그렇게 얽혀왔단 건가…….”

“아마 그런 거겠지…….”

 공기가 묵직해진다. 내 입장에선 별 것 아닌 일이었지만, 토모에씨의 이야기를 듣고서 카나메와 미키가 약간 침울해져 버린게 원인이다. 토모에씨는 그녀들을 보고 “저질렀다ー”고 말하는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다.

 별 수 없으니 내가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까.

“그렇게나 신경 쓸 필요는 없는 거 아닐까?”

“에? 하지만…….”

“그치만 너희들은 토모에씨의 마녀 퇴치에 어울리는 거잖아? 토모에씨가 가까이 있다면 안전은 보장되어 있는 거나 마찬가지잖아.”

 시야의 구석에서는 토모에씨가 “그렇게 믿는 것도……” 하고 쓴웃음을 짓고 있다.

“그게 아니면 뭐야? 토모에씨와 함께 있을 수 없는 일상생활 쪽이 무서운 거야? 그 흑발의 애는 그 정도까지나 위험한 녀석이야?”

“그, 그런거 아냐! 호무라는 그런 애가 아니……라고 생각해.”

 그 흑발의 마법소녀는 호무라라고 하는 모양이다. 정말로 새삼스런 정보다. 그건 그렇고, 카나메의 말이 뒤로 감에 따라 점점 힘이 빠지고 있었다. 그건 자신이 말을 하면서도 자신이 없어져 가는 거겠지.

“그러면 괜찮잖아. 그 호무라라는 애를 카나메가 위험한 애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다면 아무런 걱정도 필요 없어. 혹시나 위험한 상황을 맞이하면 큐베를 통해서 토모에씨에게 도움을 부탁하면 돼. 그렇잖아, 미키?”

“확실히 그렇지만, 무카이는 우리들을 도와주지 않는 거야?”

 미키의 말에는 한숨을 내쉴 수 밖에 없다.

“내게 마법소녀를 어떻게든 해 달라는 건 불가능해. 애초에 나에게 싸울 수 있는 힘 같은 건 없고.”

 시간을 되풀이 하는 건 가능하지만 하고 마음속으로 덧붙인다. 엄밀히 말하면 강제적으로 되풀이 당하고 있는 거지만. 이 연쇄는 마치 저주같아서…… 저주?

 확실히 마녀가 인간에게 저주를 건다고 했었지?

 ​그​렇​다​고​ 하면 나를 이 영원의 뇌옥에 유폐한 건 마녀일지도 모른다.

 간신히 찾아낸 가능성이지만 지금은 그걸 생각하고 있을 상황은 아니다.

“그러니까 날 의지하지 마. 나는 나 자신의 일만으로도 힘에 부쳐. 하지만 혹시나 나를 의지하고 싶어진다면 내 소망을 이뤄줘. 그걸 핑계로 너희들이 마법소녀가 되어서 싸워.”

 말을 마치고 나서 찻잔에 남아 있던 홍차를 한 번에 삼킨다.

 말 해 버렸다…….

 ​그​녀​들​에​게​는​ 나를 핑계로 쓰라고 말했지만 실제로는 내 쪽이 상대쪽에서 의지해 왔다고 하는 걸로 그녀들을 핑계로 삼아 자신의 죄책감을 덜어내려 하고 있는 거다.

“잘 먹었습니다.”

 ​무​거​워​져​ 버린 분위기를 가볍게 만들 셈이었는데 더더욱 무겁게 만들어 버렸다. 토모에씨에게는 미안한 일을 해 버린 걸지도 모른다.

 그럼, 하는 말을 남기고 나는 토모에씨의 집을 나서기로 했다.

 제법 오랜 시간을 토모에씨의 집에 실례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잘카닥 하고 열어젖힌 토모에씨의 현관문 저편에는 완전히 어둠의 장막이 내려와, 주변을 검은 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빠른 걸음으로 엘리베이터까지 직행해서 1층에 있는 입구까지 내려와, 그대로 토모에씨가 살고 있는 맨션을 뒤로 한다.

 자택을 향해 조금 걷고 나서 뒤를 돌아본다. 내 시야 저편에는 아까까지 살고 있던 맨션이 있었다.

“뭐 한 걸까, 나는…….”

 나 스스로는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냉정한 채 하는 자신이 실제로는 머릿속이 엉망진창이어 패닉 상태라는 것 정도는…….

 ​그​렇​기​에​ 그 자리에서 말한 이야기가 모순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한 채로 돌연히 입에서 말을 꺼내고 있다. 그게 이번에 나쁜 결과로 돌아온 걸지도 모른다.

 ​―​―​스​스​로​가​ 나를 제어할 수 없다.

 그 사실이 나를 심하게 책하고 있다. 게다가 냉정한 채 하는 자신의 뇌는 그걸 강하게 인식하고 있기에 그게 더더욱 질이 나쁘다.

 ​인​식​하​고​ 있을 터인데도 스스로를 제어할 수 없다는 게 정말로 초조해서 참을 수 없었다.

 한숨을 한 번 내쉰다. 10월도 중순에 들어서, 내뱉은 숨이 하얗게 물들고 있다.

“하아…… 돌아갈까.”

 멈추고 있었던 발걸음을 다시금 옮긴다. 가로등이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을 비춰주고 있다.

“아아, 내 미래로 가는 길도 비춰주지 않으려나…….”

 도표가 있다면 앞으로는 걸어갈 뿐이니 편해서 좋을텐데…….

 다음 날.

 나는 잊지 않고 십자 목걸이를 목에 차고 등교했다. 아침에 일어나서 오늘은 잊지 않겠다고 바로 목에 걸었다. 이 목걸이는 십자가라고 부르기에는 지나치게 조잡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지금까지 나는 이 모습을 십자라고 불러 왔다.

 ​불​러​왔​다​고​ 해 봐야 내가 이 십자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친구는 적기에 그리 많은 사람에게 이야기를 꺼낸 것도 아니지만.

“안녕.”

 교실의 문을 열자 아직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아는 얼굴이 보였기에 인사를 하고 자신의 자리에 앉는다. 어제도 그랬지만 방학 뒤에 오랜만에 등교한 것 같은 감각이 덮쳐오고 있었다.

 그렇다 쳐도 어제는 말이 지나쳤다.

 만나고 나서 아직 수시간도 지나지 않았던 카나메와 미키에게 내 소원이라고 할까, 목적의 한 조각을 말해 버렸다.

 ――내 소망을 이뤄줘.

 이 말만을 들으면 정말로 오만하게 느껴지겠지. 최악까지는 아닐지 몰라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는 태도라 할 수는 없다. 완전히 자신의 욕망을 다른 사람에게 강요하려 하는 것처럼 보인다.

 ​자​연​스​레​ 튀어나온 그 말은 어찌 보면 내 솔직한 소망이다. 빨리 이 지옥이라고도 저주라고도 할 수 있는 되풀이되는 시간의 연쇄에서 해방되고 싶다. 그렇기에 나는 그런 말을 해 버린 거겠지.

 조금 우울한 느낌으로 첫 시간째 수업의 준비를 하고 있자 어디선가 텔레파시가 내 머릿속에 들려왔다. 어디선가라고 해도, 아마도 같은 층의 교실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러니까 말야, 너…… 태연스레 학교까지 따라와도 괜찮은거야?’

‘어째서?’

‘말했잖아. 어제 그 녀석이 이 반의 전학생이라고. 네 생명을 노리고 있는 거 아냐?’

 그러고 보면 어제 그 일 이후로 큐베의 모습을 보지 못했구나. 어차피 그 녀석은 신출귀몰한 모양이어서 걱정할 필요는 없겠지만, 아직도 묻고싶은 게 있으니까 가급적 내 주변에 있어줬으면 싶다.

‘오히려 학교 쪽이 안전하다고 생각해. 마미도 있고.’

‘마미씨는 3학년이니까 교실은 조금 멀어.’

‘걱정 없어. 이야기는 제대로 들리고 있어.’

‘왁, 마미씨?! 그 소리는 무카이에게도 들리고 있다는 거야?!’

 제대로 들리고 있어. 그래서 뭔가를 한 것도 아닌데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훔쳐 들어 버린 것 같은 죄책감이 느껴졌다.

‘이 정도의 거리라면 텔레파시의 권내야.’

‘으음…… 저기, 마미씨 안녕하세요! 무카이군도 안녕.’

‘안녕.’

 한 마디 만이라도 인사를 마쳐두기로 한다.

‘제대로 지켜보고 있으니까 안심해. 그리고 그 애도 사람들 앞에서 습격해 오는 것 같은 짓은 하지 않을 거야.’

‘그러면 다행이지만……. 윽, 양반은 아니네.’

 들리는 말로부터 예측하면 그 호무라라는 애가 등교해 온 모양이다. 내 의견을 말하자면, 그렇게나 노골적으로 적의를 향하는 듯한 태도는 드러내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래. 분명히 괜찮을 거야. 사야카. 그치, 무카이군?’

‘나한테 물어봐도 뭐라고 하기 힘든데…….’

‘나, 어제 그 일 이후로 이러저런 생각을 했어. 무카이군이 말해준 것처럼 나는 호무라가 그렇게 나쁜 애로 보이진 않아. 그러니까 분명 괜찮을 거야.’

 ……나한테 그걸 선언해 봐야 곤란한데.

‘그렇네. 여차하면 나나 무카이군이 있으니까 카나메양이 믿는 대로 하면 괜찮다고 생각해.’

 ​천​연​스​레​ 나를 끼워넣지 말아 주세요. 토모에씨.

‘으으……. 마도카가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

 애초에 미키가 소란피울 필요는 처음부터 없었다.

‘뭐어, 힘내.’

 내가 해 줄수 있는 말은 이 정도밖에 없었다.

‘응, 나 힘내 볼래!’
와. 살려주세요. 분량이 절 죽이려고 해요.

다음화는 이 화보다 분량이 적다는게 참 다행이네요. 마마마마 한 화 한 화가 나, 린의 제일 길었던 한 화보다 전부 다 긴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크리토는 실컷 폼을 잡지만 그래봐야 중2…… 중2병 답게 적절한 타이밍에 폭발 해 주었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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