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와일라이트 0 2화 움직이기 시작한 운명
관계 시스템으로 계약한 롱소드 블러드 하울의 요정이 자신의 이름과 쿠키를 요구해오는 바람에 굉장히 심란하지만 곧 숙소에서 나와 집합하는 기사들의 모습에 그 뒤를 서둘러 따라갔다.
분명 에지스의 최정예인 브레이브 기사단이 고작 도적단때문에 움직이는 것만은 아니다.
기억이 맞다면 이 시기에 전쟁이 잦았고 국가들의 전쟁과 함께 마족과 아인종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아서 도적단으로 위장한 적 부대일수도 있다는 가능성때문에 현재 에지스의 수도 프라티스를 지키고 있던 브레이브 기사단이 움직인 것이다.
물론 섣불리 움직일수만은 없기에 진짜 도적단을 청소할 수 있을 정도…만 나가는걸로 기억한다.
그리고 그 멤버로 듀크 기사단장과 부단장이 된지 얼마안되 경험이 적은 작 중 주인공인 크리스를 포함한 30명정도....
뭐 어느쪽이건 이 시기의 크리스 레벨은 1이란 우스운 진실이 있지만 지금은 덮어두자, 나도 레벨 1부터 시작하고 있으니깐 아무래도 정신적으로 좀 힘겹다....
내가 쌓아온 레벨...그 끝없는 경험치의 바다를 다시 헤쳐가야한단 말인가....
생각하니 눈 앞이 깜깜해져가는 기분이다.
그렇게 혼자 좌절감에 빠지다보니 어느새 집합 장소에 도착했다.
승마하고 있는 것은 듀크 단장뿐이라는 굉장히 불만스러운 상황이지만 프라티스에서 나가 5분 거리도 안됐으니 괜찮을 것이다.
...라고 생각했던 시기가 내게 있었습니다.
트와일라이트 사이퍼에서는 맵 간략구간이 있어서 2~3분이면 프라티스에서 나갈 수 있었고 트와일라이트 스파이럴에 와서는 좀 더 자세히 되었다고는 해도 10분도 안되서 나갈 수 있었다만....
30여명의 행군이라고는해도 30분 가량 걸어서 도시에서 나와 지금도 어느정도 정돈된 길을 따라 2시간을 걷고 있다.
어째서 이렇게 된거지?!
그리고 그 동안에도 쿠키를 달라느니 이름을 달라느니 졸라대는 블러드 하울의 요정이 내게 스트레스를 주고 있었다.
“시온, 표정이 험악한데 무슨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어느새 접근해왔는지 크리스가 내 옆에서 걸으면서 내 얼굴을 보고 있었다.
“아... 별거 아니야, 생각 좀 하느라고....”
“그렇군요... 확실히 상인들의 마차가 도적들에게 노려다는 정보나 저희가 나가는 것이라던가 생각해봐야할게 많은 것 같아요.”
...응? 게임 초반의 크리스는 그냥 명령이면 바로 수행하는 딱딱한 이미지였는데 아무래도 아까 느꼈던 것처럼 본래 성격과 다른 것 같다.
이 전에 사이퍼를 할때는 초반의 크리스 성격때문에 고생했지만 지금의 크리스를 보니 그럴 걱정은 없을 것 같다.
“시온?”
크리스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내 얼굴을 올려다보며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왜? 내 얼굴에 뭐 있어?”
“아니요 갑자기 미소를 지으셔서요.”
“내가?”
“예.”
어쩐지 생각한게 바로 얼굴로 나간듯한 기분에 머리를 긁적이며 쓴 웃음을 지었는데 크리스는 그런 내 행동이 뭐가 재밌는지 옅은 미소를 지었다.
뒤에서부터 어쩐지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이 찔러오는 것 같지만 무시하고 앞을 보고 걸을때 내 시야에 한 회색 로브를 입고 후드를 쓴 사람의 모습이 들어왔다.
무척 수상해보이는 그 자는 듀크 단장이 가까워지자 후드를 벗었다.
가슴까지 닿는 긴 회색 수염에 긴 회색 머리카락을 가진 외눈 안경을 걸친 노인...
“궁정 마법사님?”
옆에서 크리스가 중얼거리는 말이 들려서야 그 노인에 대해 떠올랐다.
안드웰 블로핀 궁정 마법사...
이 에지스 국가에서 국왕 다음으로 발언력이 강한 자로...
“궁정 마법사님께서 어쩐 일로 이러한 곳에 서계신겁니까?”
듀크 단장이 어느새 말에서 내려 안드웰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꿈을 꿨다네, 이 앞으로 일어날 무시무시한 일들이 비추어진 꿈을...”
이 부분은 게임의 스토리와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그렇다 안드웰 궁정 마법사가 꾼 꿈은 예지몽이다.
“단순히 도적 출몰 지역에 이번에 오는 상인들을 도적이 습격할거란 정보가...설마?”
듀크 단장이 얘기하다가 뭔가 눈치챈듯이 안드웰 궁정 마법사를 본다.
아아 생각났다, 분명 안드웰 궁정 마법사가 예지몽을 꾸고 명령을 내렸었었지...
클리어한지 좀 되서 깜빡 잊고 있었다.
“그 무시무시한 일들을 막기 위해 자네들을 보내라 한걸세, 그리고 한낱 도적들이라 얕보지 말라는 경고차 말일세...”
“그 무시무시한 일이라 함은?”
“자네들이 잘 막으면 일어나지 않을 일이지. 조심하게, 그리고 반드시 미래를 바꾸어주게.”
그렇게 말하고는 안드웰 궁정 마법사의 발 밑에 푸른 마법진이 나타나 빛과 함께 안드웰 궁정 마법사의 모습은 사라졌다.
하지만 이 일은 어느쪽으로 구르던 사건은 일어나게 되어있다... 안그러면 게임 진행이 안되니깐 말이지...
내 레벨이 이렇게 떨어지지 않았다면 바로 사건이 일어나기 전에 게임 스토리를 완전히 끝내버릴 수 있었겠지만 지금은 그럴 능력이 없다.
지금은 단지 이 게임의 흐름에 따라가야만 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