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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계 퇴마사ㅡ염라의 현신.





서초패왕(西楚霸王). (1)


 란토는 천 제국의 국경 수비를 맡은 병사였다. 란토가 있는 천 제국 국경 수비대가 주둔하는 형극성은 초원과 제국을 나누는 최전선에 있는 요새였다.

 북방의 유목민족들은 늘 천 제국의 안보를 위협했던 만큼 형극성은 제국의 성 중에서도 제국 3대 요새 중 하나로 손꼽히고 있었다. 병사들의 수준도 하나하나가 정예 중에 정예병이고 군기도 확실하며 형극성이 있는 무온백(伯) 이가(家)의 봉토는 거대한 곡창지대여서 보급도 완벽했다. 최전선임에도 병사들과 장교들에게 인기가 많은 지역이며 생존확률이 높은 곳이었다.

 성실함 하나로 백인장의 지위에 오른 란토는 오늘도 성벽 위에서 초원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초원에서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저게 뭐지?”

 초원에서 거대한 먼지구름이 성벽 쪽으로 점점 다가오고 있었다. 위화감을 느낀 란토는 눈을 가늘게 뜨고 먼지구름 속을 들여다보기 위해 애썼다. 먼지구름 속에는 상당한 규모의 무리가 이곳으로 오는 것으로 보였다.

 퍽!
 ‘어?’

 그리고 그것이 란토의 마지막 기억이었다. 란토의 몸이 뒤로 쓰러졌다. 그의 이마에는 하나의 화살이 박혀있었고 화살 깃은 아직도 쏜 자의 힘을 받아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적습이었다. 성벽 위가 분주하게 움직였다. 낙마로 사망한 수비대장을 대신해 부대장이 성벽 위로 올라와 만인장 둘에게 명령했다. 두 만인장은 휘하의 천인장들에게 명령했고 천인장들은 휘하의 백인장들에게 명령했다. 백인장들은 다시 휘하의 십인장들에게 명령했고 십인장들은 병사들에게 명령했다.

 “성문을 닫아라!”
 “전투태세를 갖춰라!”
 “무온백 각하께 이 사실을 알려라!”

 장교들이 성벽 위를 분주하게 돌아다니며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소리쳤다. 그런데 병사들의 상태가 이상했다. 대부분의 병사들이 무기력했고 행동이 너무 굼떴다. 마치 뭐에 홀린 것만 같았다. 알 수 없는 공포감을 느낀 장교들이 병사 몇을 본보기로 처형했으나 병사들의 태도가 바뀐 것은 그때그때, 잠깐이었을 뿐, 곧 무기력한 상태로 돌아와 직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사이에, 게르누 부족의 3천 기병은 성 안으로 진입했다. 성문을 제대로 닫지 않은 병사들은 그 자리에서 켈이 휘두르는 창에 두 동강이 났다.

 “우하하하! 제국도 별거 없구나!”

 십인장들이 서둘러 병사들을 통솔해 포위망을 만들었지만 켈의 뒤로 몰려드는 기병들을 막을 수는 없었다. 달리는 말과 땅 위의 보병이 부딪히자 병사들이 퍽퍽 소리를 내며 뒤로 날아갔다. 날아간 병사는 땅에 몇 바퀴를 구르며 쳐 박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움직이지 않았다. 그 광경을 봤음에도 병사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뭣들 하는 것이냐! 움직여라! 어서 움직여라! 움직이지 않으면 죽는다!”

 장교 하나가 병사들을 다그쳤지만 돌아와는 건 명령복종이 아니라 싸늘한 아군의 눈빛이었다. 그 눈빛에 압도당한 장교는 저도 모르게 뒷걸음쳤다.

 그 사이, 게르누 부족의 전사들은 성 안을 제멋대로 휘젓고 다녔다. 국경 수비대의 중기병대가 그들을 쫓아왔지만 전사들은 성 안, 일반 백성들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들어가 시가전을 요구했다. 그리고 국경 수비대 중기병대는 시가전에서 승리할 능력이 없었다.
 
 중기병대가 쫓아오면 전사들은 말을 몰아 그들에게서 달아났다. 무거운 마갑을 걸치고 중무장한 기수를 태운 중기병이 가벼운 경무장만 한 기수를 태운 경기병을 속도로 따라잡을 수 없었다.

 애초에 전투가 성립이 되지 않으니 이렇다 할 승리도 없었다. 승리하지 못하였으나 적을 잡지 못했고 백성들을 지키지 못했으니 결국은 게르누 부족의 승리였고 국경 수비대의 패배였다.

 중기병의 추격은 게르누 부족이 성 안으로 더 들어가게 되는 결과를 만들었다. 게르누의 전사들은 성 중심부를 휘젓고 다니고 남녀와 나이, 신분의 구별 없이 백성들의 목에 밧줄을 걸어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눈에 보이는 값비싼 물건들을 가죽 주머니에 쓸어 담았다. 그들이 지나 가는 길마다 피가 흘렀고 백성들의 시체가 가득했다.

 일방적인 전투는 해가 질 무렵에 끝이 났다. 초원의 밤은 무섭다. 그걸 알고 있는 켈이 명령했다.

 “애들아! 돌아가자!”
 “예에!”

 게르누 부족은 왔을 때처럼 당당하게 성문으로 나갔다. 여전히 성문을 지키는 병력은 없었고 그들을 막으려는 병력도 없었다. 성문 주위에는 켈의 창에 죽은 병사들의 시신이 그대로 놓여있었다.

 이날, 천 제국의 위신이 땅에 떨어졌다. 국제적 망신이었다. 2만 국경 수비대는 제대로 된 전투 한 번 못해보고 일방적으로 농락당했다. 형극성은 여전히 견고했으나 그 안은 살 수 있는 사람이 없었으니 국경 수비대는 성을 버리고 뒤로 물러나 진(鎭)을 칠 수 밖에 없었다. 이 일로 3천의 정예병사가 죽었고 1만 5천에 달하는 백성들이 죽거나 불구가 되거나 노예로 끌려갔다.

 이 일은 당연히 천 제국 황궁에 알려졌다. 전령의 보고는 싸늘하고 무거운 침묵 속에서, 조정 대신들이 보는 앞에서 이뤄졌다. 보고를 다 들은 황제는 분노하며 소리쳤다.

 “초원을 정벌하라!”

 반발하는 귀족은 없었다. 정벌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쟁 준비는 순식간에 이뤄졌다. 황궁, 귀족, 군부, 병사, 평민들까지 마치 무언가에 홀린 사람처럼 맹목적으로 전쟁을 준비했다. 정벌군은 형극성이 공격당한지 석 달 만에 출정했다. 전쟁을 준비한 기간이라기에는 석 달은 너무 빨랐다. 하지만 누구도 그것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이 신경 쓰는 건, 초원 정벌뿐이었다. 초원에 수많은 피가 흐르게 하는 것, 오직 그것만을 신경 썼다.

 누구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신아조차도 이를 알지 못했다. 초원에 흐를 피가, 제국의 유목민족 학살이 인과율이 만들어 낸 것이었다는 것을.

 신아가 티타르 부족민 8천을 죽임으로써 예정에 없던 죽음이 발생했다. 8천의 운명과 8천의 운명과 연관된, 연관되었을 수많은 현재와 후대의 운명이 어그러졌으며 세계의 균형이 심각하게 기울어졌다. 세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법칙인 인과율은 이 불균형 상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필요가 있었다. 그 해결책이 바로 학살이었다.

 인과율은 하나의 저울이다. 왼쪽과 오른쪽에 동일한 무게의 운명을 담고 항상 수평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저울이었다. 그런데 저울이 한 쪽으로 기울었다. 변수에 의한 인과가 예정에 없던 죽음을 만들어내며 한 쪽에 담긴 운명이 줄어든 것이다. 한 쪽의 무게가 줄어드니 저울은 반대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 인과율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저울의 수평 상태를 복구시켜야 했고 수평을 만드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줄어든 한 쪽을 보충하거나, 반대쪽의 수를 줄이거나.

 전자는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그 시간 사이에 균형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진다. 그렇기에 인과율은 후자를 택할 수밖에 없다. 가장 효율적이며 효과적이고 빠른 해결책이 바로 반대쪽의 운명을 제거하는 것, 즉 변수에 의한 인과는 인과에 의한 학살로 메꾸는 것이었다.

 신아가 일으킨 학살은 게르누 부족의 형극성 학살로 이어졌고 이는 다시 천 제국의 초원 유목민족 학살로 이어졌다. 앞으로 이 같은 일이 더 많아질 것임을 인과율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

***

 천 제국의 수도 함경성.
 대륙의 동방을 지배하는 대제국, 천의 수도 함경성의 궁궐의 서쪽에 위치한 아담한 궁의 방문에 대고 한 시녀가 말했다.

 “황자 전하, 황제 폐하께서 북방 정벌을 명하셨사옵니다.”

 궁 안에서는 위엄 있고 무거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전쟁이라……. 나도 가고 싶군. 너무 재밌을 것 같지 않나?”
 “그러할 것이옵니다.”

 시녀는 무표정하게 답했다. 그녀의 눈에는 감정과 빛이 없었다. 마치 가사 상태에 빠진 사람이 걸어 다니는 것 같았다.

 “전쟁. 너무나 흥분되는 단어지 않는가.”

 궁 안에서 그가 걸어왔다. 왕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 나온 그는 천 제국의 황자, 연 율이었다.

 그의 두 눈은 피처럼 붉었고 그의 손톱은 먹물처럼 검었다. 그의 몸에서는 비릿한 피 냄새가 났다.

 연 율 황자는 초원에서의 전쟁을 생각하며 웃었다. 햇빛에 비쳐 생겨난 그의 그림자도 웃었다. 그림자의 두 눈과 입은 초승달처럼 길게 찢어져 붉은 빛을 내며 흉측하게 웃었다.

***

 천 제국의 수도, 함경성에는 축제의 분위기가 감돌고 있었다. 대륙의 동방을 지배하는 대국의 수도답게 화려하고 역동적인 도시에 아주 이질적인 존재들이 있었다.

 한 명은 주위의 어둠을 모두 빨아들인 것 같이 새까만 검은 서방식의 옷을 입은 수수께끼의 소년.

 다른 한 명은 푸른색의 유목민족 특유의 전통 의상인 겉옷 델(Del)과 긴 장화 모양의 ​고​탈​(​G​u​t​a​l​)​을​ 입고 아이의 몸만 한 검을 착용한 작은 아이가 있었다.

 소년은 불길한 색의 옷을 입었고 아이는 최근 제국에서 토벌 중인 유목민이었다. 자연히 제국민의 눈길이 험악해졌다. 검은 색은 제국에서 흉(凶)과 사(死)의 색이라 여기고 기피하는 색으로 황제 탄신일에 입고 올만한 옷이 아니었고 유목민족은 제국의 자존심을 짓밟은 족속들이었다. 치안유지부대의 위병들도 불길한 조합을 감시하고 있었다. 다만 뭔가 한 짓이 없으니 잡아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었다.

 “후우! 굉장히 짜증나게 하는 눈길들이네.”

 정작 그 검은 소년, 신아는 신경도 안 쓰는 눈길이었다. 노이아 역시 주변의 눈길 따위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검을 두 손으로 안듯이 쥐고 신아만 올려다보고 있었다.

 노이아가 쥐고 있는 검은 ​헌​원​검​(​軒​轅​劍​)​이​라​는​ 검이다. 헌원검은 탁록 전쟁(涿鹿 戰爭) 당시 패전에 패전을 거듭하던 황제(黃帝)에게 ​구​천​현​녀​(​九​天​玄​女​)​가​ 병법서와 함께 전해준 검이었다. 황제가 선계로 올라간 이후, 곤륜산 비고에 선인들에게 보관되어 있던 신물을 아주 오래전에 신아가 훔쳐온 것이었다. 그리고 천 제국에 오기 며칠 전, 신아가 노이아에게 전해준 신물이었다.

 헌원검 안에는 구천현녀가 필생 동안 연구했다던 병법서와 다른 여러 가지 지식들이 보존되어 있다고 했다. 한마디로 들고 다닐 수 있는 서고란 소리였다. 그것도 흉기의 형태로.

 노이아는 지난 15년이란 세월 동안 제대로 배운 것이 없었다. 있어 봐야 대륙 공용어와 유목민족의 언어와 복종과 굴복이라는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 신아는 노이아에게 현원검을 건네줬다. 현원검 내에 저장되어 있는 다양한 지식들을 배우고 흡수하라는 의미였다. 현원검 내의 서고의 시간과 현실의 시간이 다르게 흘렀다. 서고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 몇 시간, 며칠, 몇 달을 있다 나와도 현실의 시간은 들어갈 때와 별다른 차이는 없었다. 빠른 학습을 필요로 하는 노이아에게는 꼭 필요한 일이었다.

 왜 자신에게 이렇게 까지 챙겨주는지 알지 못했던 노이아는 신아가 검을 건네주던 날, ‘가능하면 요리책부터 먼저 봐라.’ 라고 말했을 때, 이렇게 질문했었다.

 ‘왜 제게 이런 일을 시키세요?’

 이런 일은 자신 따위가 할 일이 아니라고 말하는 눈으로 그렇게 말했다.

 ‘전 아무것도 아닌데요.’

 노이아의 말에 신아는 허탈할 정도로 간단하게 대답했다.

 ‘이러려고 널 샀는데.’
 ‘…….’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고 거기 있는 지식이나 빨리 흡수해.’

 그날 노이아는 알았다. 이 검에 담긴 지식을 얻는 것이 자신이 가진 가치를 증명하는 것이라고. 그때부터 노이아는 검을 몸에서 놓지 않았다. 헌원검에는 주인에게 맞춰 크기가 변하는 기능 같은 것이 없으니 잃어버리면 죽인다는 신아의 협박과 경고도 있었지만 배운 게 없는 노이아의 입장에서는 생전 처음으로 배우는 지식이 즐겁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었다.
 
 노이아가 헌원검에 집중할 때, 신아는 정면을 응시했다. 함경성의 중앙에는 웅장함을 과시하며 위엄을 보이고 있는 황금빛 궁궐, 천 제국의 황궁이 있었다. 어느 때와 같이 햇빛에 반사되어 사방으로 황금빛을 빛내고 있는 황궁이지만 신아의 눈에는 달랐다. 황궁에 불길한 검은 기운들이 넘실거렸다. 신아와는 다른 악의가 가득한 기운들이었다. 저게 가능한 건 오직 악령밖에 없다. 그리고 신아는 천 제국으로 오게 된 소문을 떠올렸다.

 ​‘​…​…​서​초​패​왕​(​西​楚​霸​王​)​.​’​

 악령들은 살아생전에 어마어마한 권력을 가지고 있던 이들이었다. 만약 이들이 일반 백성들의 몸에 빙의라고 했다면 찾는 것이 상당히 귀찮아 질 테지만 다행히도 십이 악령 중 하나는 천 제국의 황족의 몸에 빙의한 것을 알 수 있었다.

 초원에서 마주친 대상(隊商)이 전해준 말로는 천 제국의 황자 중 한 명이 어느 순간 갑자기 압도적인 무용을 뽐내며 스스로를 서초패왕이라 칭한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서초패왕이 무엇인지는 몰랐으나 신아는 알 수 있었다.

 바로 서초패왕 항우! 본명은 항적으로 초나라의 군주로써 한나라의 고조 유방과 천하를 두고 자웅을 겨룬 중국 고대사의 전설이나 다름없는 천하제일의 무장이었다. 어마어마한 무력과 패기, 천부적인 군사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은 십이 악령 중에서도 탑을 달리는 정도로 솔직히 신아로서도 항우와의 정면 대결은 가능한 피하고 싶은 심정이었다.

 할 수 있다면 최대한 늦게 찾을 예정이었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 되었다.

 “이 등신 같은 놈.”

 신아가 낮게 항우를 욕했다. 대체 뭐가 잘났다고 전생의 이명을 대놓고 광고한단 말인가. 악령이 가지고 있는 장점은 인간에게 빙의하면 찾을 수 없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저렇게 대놓고 나 여기 있다, 이러고 광고를 하고 있으니.

 게다가 황궁을 보니 이미 악령에게 먹힌 지 오래였다. 이대로 계속 놔두면 황궁은 항우의 둥지가 될 것이고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죽고 죽이며 항우의 먹이가 될 것이다. 그때는 인과율도 어쩌지 못한다. 그러니 그전에 끝내야 했다.

 신아가 항우를 잡을 방법을 궁리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사람들이 좌우로 갈라졌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소소하고 아름다운 가마와 가마를 모시는 행렬, 그 뒤를 따르는 화려한 물건들이 담긴 수레가 치안유지부대의 호위를 받으며 황궁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그들이 휘날리고 있는 깃발에는 朱(주)가 적혀 있었다. 황제 탄신일을 맞아 주 왕국에서 보내온 사절단이었다. 사람들이 좌우에서 사절단을 구경했다.

 ‘……음?’

 그때, 사절단의 가마가 신아의 앞을 지나갈 때, 신아가 불쾌한 느낌을 받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 느낌은 무척이나 끈적이고 불길한, 그리고 역겨운 느낌이었다.

 “……이게 무슨.”

 신아가 사절단의 뒤를 바라봤지만 아까와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신아가 당혹스러워 할 때, 그의 맞은편 길 뒷골목에서 신아와 노이아를 바라보는 시선을 느꼈다. 체격이 건장한 남자들이 신아와 노이아를 보고 혀로 입술을 핥으며 입맛을 다지고 있었다. 그들의 아랫도리는 부풀어 올랐고 두 눈에는 더러운 욕정이 가득했다.

 “이런 개새끼들이 진짜…….”

 신아는 자신의 착각으로 느낀 기분을 끔찍이 혐오하고 자리를 떠났다. 노이아가 검을 들고 그 뒤를 따르는 게 마치 시종을 보는 것 같았다. 두 사람이 자리를 완전히 떠났을 때, 뒷골목의 남자들은 모두 피가 흐르는 아랫도리를 부여잡고 흐느끼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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