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생물
'공포와 고통이 함께하리라'
마이던 팀이 용사의 상을 향하기 위해 바다로 나가는 길을 찾으려고 처음 들어왔을 때 보았던 표지판 쪽으로 향했다.
지도에 의하면 그 표지판 옆에 바다로 가는 길이 나와있었기 때문이다.
"마이던, 이제 용사의 상으로 향하는 이유를 말해줘도 괜찮지 않아?"
정보를 얻으러 가는 길 용사의 상을 먼저 들르는 이유가 궁금했던 포쉬가 이제서야 마이던에게 재차 물어보았다.
"아, 그거.. 실은 볼스토르는 무슨 일이 생기거나 무언가를 원할 때 용사의 상에 기도하는 일이 있다고 해서, 지금 같은 일이 있으면 용사의 상에 향하는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해서" "마치 용사의 상이 신을 대신하는 것 같네요!"
포쉬의 질문에 한 대답에 스콜이 한 마디 덛붙혔다.
마이던이 말한 것처럼 볼스토르란 지역은 용사의 상에 무언가를 기리는 일이 빈번 하게 일어난다고 한다.
마치 용사라는 존재가 신격화 되어 종교로 자리 잡아 버린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용사를 기리는 종교만 있는 것이 아닌 각자 모시는 신이 있기에 여러 종교가 어우러져 있는 지역이다.
"맞아, 마치 종교처럼 되어있어, 만약 용사의 상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요번 사태와 용사에 관한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거야."
"그렇구나, 이렇게까지 많은 것을 생각하다니 역시 대장 다운 걸"
바다로 향하며 여러 대화를 나누다 보니 바다에 다다르게 되었고 저 멀리 용사의 상도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저기 멀리 보이는 거 용사의 상 맞죠? 거의 다 왔나 봐요!"
바다에 다 다르자 스콜은 기분이 매우 좋아 보였다.
하지만 그런 스콜의 기분을 아는지 모르는지 바다의 상황은 바다의 신이 노하기라도 하셨는지 파도가 매섭게 몰아치고 있었다.
"용사의 상도 보이지만 파도를 보니 심상치 않은데.."
용사의 상을 향해 달려가는 스콜을 막으며 바다의 상황을 살피던 마이던이 바다를 보자 어째서인지 휘몰아치던 파도가 더 격렬해졌다.
마치 지금 당장이라도 마이던 팀을 집어샴켜 바다에 수장 시키려는 것 같았다.
"저기.. 대장, 여기 있는 건 그다지 좋아 보이진 않죠?"
"그러게.. 도.. 도망... 가야겠지..?"
바다를 보던 마이던과 스콜, 포쉬가 용사의 상을 향해 달리려는 찰나 일순간에 파도가 뭉치더니 상어 모양으로 변하면서 파도가 뭉쳐져 만들어진 상어 주위에 용오름이 여러 개 생겨났다.
그리곤 열심히 뛰는 세 사람의 노력이 무상하게 파도 상어와 함께 생겨난 용오름이 세 사람을 순식간에 덮쳐버렸다.
너무 순식간이라 누구도 대처하지 못할 상황이었지만 용오름이 지나간 자리에 이상한 막이 있었고 그 막 안에 세 사람이 있었다.
방금 전 상황이라면 분명 세 사람 다 용오름에 휩쓸려서 행방불명이 되거나 바다에 수장되어야 정상이겠지만 미리 방어 마법을 준비하던 포쉬 덕분에 세 사람 모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순식간에 세 사람을 골로 보내려고 했던 파도 상어와 용오름들이 순식간에 사라짐과 동시에 파도 또한 언제 그랬냐는 듯 잠잠해져 평온한 바다가 되었다.
"포.. 포쉬 덕분에 살았네... 언제부터 방어 주문을 준비한 거야?"
용오름에 휩싸여서 넋이 나가버린 마이던이 포쉬를 대단하다는 듯이 쳐다보며 말했다.
"파도가 정신없이 휘몰아칠 때부터 준비했지, 뛰어난 사제라면 동료를 지키기 위해 미리미리 준비래야 한다고!"
의기양양해하는 포쉬의 말이 끝나자 마이던이 감싸고 있던 스콜이 팔을 휘저으며 말했다.
"마.. 마이던 대장.. 저 좀 풀어줘요.. 숨 막혀 죽겠네.."
"으어.. 미.. 미안 스콜, 지켜준다는 게 내가 더 위험하게 만들었네"
마이던 품에서 빠져나와 폐에 숨을 잔뜩 몰아넣은 스콜이 포쉬에게 감사 인사를 건네며 포쉬 곁으로 다가갔다.
"고마워요, 누나, 마이던 대장보다 포쉬 누나를 믿는 게 더 삶을 연명하는데 더 좋을 것 같네요."
포쉬 덕분에 목숨을 건진 스콜이 포쉬에게 다가가 손을 잡으며 말했다.
"혹시 모르니깐 포쉬 누나랑 붙어있을게요. 대장도 살고 싶음 붙는 게 좋을 거 같네요."
"너무하네.."
한바탕 소동 후 세 사람은 다시 용사의 상을 향해나아갔다.
마이던은 겉으론 내비치지 않았지만 파도 상어를 보자마자 꿈속에서 본 그것과 닮아 있었기에 뭔가 말로 표현하기 힘든 오묘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공포, 놀람, 등등 여러 감정이 몰아쳤지만 더욱 문제 되는 것은 꿈에서 일어난 일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누군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마이던 일행을 덮친 그 파도에 의해서 말이다.
마이던은 속으로 몰려오는 걱정들을 애써 무시한 채 용사의 상에 도착했다.
용사의 상 앞에는 상에게 기도를 하는 사람이 있었다.
상 앞에 술잔과 공물을 올리고 무릎을 꿇은 채 양손을 모은 채로 자신이 염원하는 바를 간절히 비는 것으로 보였다.
"기도 중인 거겠지? 잠시 기다렸다 물어볼 것만 물어보자."
"그래, 기도는 방해하면 안되니깐"
이들은 상 앞에서 기도하는 사람이 기도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
기도하던 사람의 기도가 다 끝나자 마이던은 그에게 다가가서 말을 건넸다.
"저기, 안녕하십니까?"
"아, 예, 안녕하십니까"
"최근 이 지역에서 사람들이 사라지는 일이 있다던데, 어쩐 일인지 아시나요?"
"아.. 저도 그 일 때문에 용사의 상에 온 겁니다. 이번 사건을 안전하게 해결해 달라고, 사라진 사람들이 안전하게 돌아오게 해달라고.."
"그럼 요번 사건은 잘 모르시나 보군요"
"뭐 정말 모르진 않지만 외지인분께는 드릴 말씀이 아니라서.."
둘의 대화는 서로에게 호의적으로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있는 것이 느껴졌다.
둘의 대화를 지켜보던 스콜이 다가와 기도를 하던 사람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 저희는 사라진 사람을 찾으려고 하거든요. 그러니 아시는 부분이 있으시다면 말해주세요."
"네, 부탁드릴게요. 저흰 왕도에서 왔어요. 그쪽에 있는 남자는 기사 단장이고 앞의 아이는 마안 부대의 아이입니다. 전 사제구요."
스콜과 포쉬가 옆에서 남자를 설득하기 위해 옆에서 한 마디씩 거들었다.
둘의 말이 효과라도 있었는지 포쉬의 말에 굉장히 놀란 것 같아 보였다.
그러곤 가까이에 있던 마이던 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설마.. 왕도에서 드디어 사람을 보낸 것인가.. 아냐.. 그럴 리는 없어.."
그렇게 2분 정도 혼자 중얼중얼거리더니 자기소개를 하였다.
"반갑습니다. 전 아마르라 합니다."
자기소개를 하는 그의 겉모습은 꽤나 단정하고 깔끔하며 어딘지 모르게 강인해 보이기도 했다.
그의 눈은 잡티 하나 없어 보이며 매우 맑았다.
올 곳아 보이는 그는 이내 다시 입을 열어 마이던에게 한 마디 건넸다.
"그럼 기사님들은 저희의 지원 요청에 의해 오신 건가요? 드디어 저희의 요청이 드디어 달았나 보군요."
그의 안도감이 섞인 목소리와 기대의 찬 모습은 마이던을 당황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뭐.. 그런 거라 할 수 있겠죠, 아마르 씨? 요번 사건에 대해 아는 걸 말해주십쇼, 저희가 최선 다해 도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마이던이 정보를 달라고 하자 어딘지 모르게 안절부절못했지만 이내 입을 열었다.
"믿으실지 모르겠지만.. 사라진 사람들은 바닷속으로 사라졌습니다.."
그의 한 마디에 순식간에 정적이 흘렀다.
멍하니 아마르를 보고 있던 스콜이 그에게 물었다.
"바다 속이라면.. 설마 저 옆에 있는 저 바다요? 그럼 살아있을 확률이.."
마이던도 포쉬도 아마르의 말을 믿을 수 없었다. 아마 둘도 스콜의 생각과 같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