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1)
우, 아---!
햇살이 눈부시게 비쳐서 잠에서 깨어난다.
왠지 모르게 몸이 가벼운 기분.
어제 사쿠라를 껴안고 복부가 관통됬지만,
어찌어찌 살아난 듯 하다.
그래서 싸움의 결과는...?
우선 내가 살아있으니 이겼겠지?
나는 방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그곳에는 지친 표정의 에델펠트의 영애와 시로가 있었다.
「아, 일어나셨습니까.」
세이버가 고개를 숙이며 인사해 온다.
그녀의 품에는 이리야가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다.
「사쿠라...는...?」
「방에서 주무시고 계십니다.」
나는 안도의 함숨을 내쉬었다.
다행이다. 사쿠라가 죽지 않아서.
「아......」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복도에서 사쿠라가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언니! 언니! 일어 나셨군요!」
나는 울상으로 품안에 뛰어드는 사쿠라를 안아주며,
뒤에 서있는 라이더와 눈 인사를 한다.
에델펠트의 영애.
이리야, 시로, 사쿠라. 아야코.
세이버, 라이더.
2명이 모자란다.
「아쳐는?」
내 질문에 에델펠트의 영애가 손을 흔든다.
표정을 보아하니, 그는 길가메쉬와 싸우다....
아니, 이겼는데 이런 나쁜 생각을 할게 아니지.
「캐스터는...?」
내 말에 모두가 눈을 피한다.
왠지 모르게, 불안한 마음이 생긴다.
그때,
「으으으...」
이리야가 깨어났다.
그녀는 나를 보더니 울상을 지으며,
「린. 캐스터가--- 캐스터가----」
이리야의 말에 나는 남은 령주를 확인했다.
없다. 령주가 있던 자리에는 아무것도 없다.
---죽어버렸어.
나는 멍하니 있을 뿐이였다.
2)
싸움은 끝이 났다.
최후에는 캐스터의 보구로 모든 것이 결착되었다.
캐스터의 심상.
그 어두운 공간, 우주를 떠올리는 공간에
황금의 문이 고요히 서 있었다.
「---모든 것이 끝났는가.」
캐스터 그는 그 문에 몸을 기댄다.
그런 그에게,
「아무런 미련도 없는거야?」
그녀가 다가왔다.
「왔나. 세계.」
「응. 미나토, 아무런 미련도 없어?」
세계의 질문에 미나토는 잠시 생각에 빠졌다.
미련이 없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
이 황금의 문[절대 봉인]은 그만이 지킬 수 있다.
이곳에는 '파멸의 신[뉵스]'이 봉인 되어 있고,
이곳에는 '이 세상 모든 악[앙그라 마이뉴]'이 봉인되어 있다.
그러니, 봉인이자 문지기인 그가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것이다.
세계의 도움으로 꾼, 달콤한 꿈은 이것으로 종말을 고한다.
이제, 몇 천, 몇 만, 몇 억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는 묵묵히 이곳에서 홀로 봉인을 지킬 것이다.
「정말 즐거운 꿈이였다. 세계.」
「........」
「고맙다.」
그 말을 끝으로 캐스터는 눈을 완전히 감는다.
이제 본분으로 돌아가자, 꿈에서 깨어나자.
그때,
「틀렸어, 미나토.」
세계는 미소를 지었다.
그 말은 무슨 의미인가...
「미나토의 꿈은 끝나지 않았는걸?」
세계는 몸을 빙그르르 돌리며 웃었다.
「나는 분명히 미나토에게 휴가를 줬어.」
「그래. 덕분에 즐거웠다.」
「하지만, '기간'은 정하지 않았는걸?」
세계는 미나토의 얼굴을 양손으로 붙잡고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꿈 속의 네 주인인 린이 명령했잖아?
'내 허락 없이는 죽지 마.'라고.」
세계가 깔깔 웃는다.
이것은 그녀의 하나의 변덕이다.
세계의 변덕과 붉은 소녀의 령주가 일으킨 하나의 자그마한 기적[꿈].
「그러니 미나토. 좀더 즐기고 와도 돼.」
세계가 손을 흔든다.
그녀의 귀여운 몸짓에 미나토는 피식 웃으며,
「고맙다.」
감사를 전했다.
3)
눈을 뜬다.
눈 앞에 보이는 것은 익숙한 에미야 저택.
그곳에 그의 마스터가 있다.
그는 서두르지 않는다.
그저 평소처럼 평범하게 들어간다.
침울해있는 소녀들이 보인다.
눈물을 흘리고 있는 마스터가 보인다.
그렇기에 그는 마스터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한다.
「명령대로. 살아 돌아왔다. 린.」
꿈은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세계가 준 휴가는 이제부터가 시작일지도 모른다.
울면서 자신을 때리는 린을 달래며, 캐스터는 창밖의 하늘을 본다.
하늘에는 새하얀 구름이 흘러가고 있었다.
이대로, 조금더 달콤한 꿈을 꾸어도 되겠지.
이대로, 우리 모두 평온한 일상을 보내자...
THE END
4)
「후훗, 나도 미나토에게 놀러갈까나?」
세계가 빙글 웃으며 중얼거렸다.
이로써, 붉은 악마[린]와 악덕 고용주[세계]가 만날 날도 멀지 않았다.
캐스터, 과연 그에게 평온한 일상은 올것인가-----! ! ! ! ! ! !
Happy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