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로(復路) 10화
아무렇지도 않다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매일 밤, 녀석에게 오른팔이 뜯겨지는 꿈을 반복하며, 자다깨다를 반복하는 것도, 무언가를 쥐고자 할 때, 무심코 오른팔을 쓰려다가 흠칫하는 것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자신의 허전한 오른팔이 있던 자리를 흘끔흘끔 쳐다보는 것도 아무렇지 않다ㅡ 라고 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걷다라는,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별 힘든일 없이 당연하게 하던 움직임도, 한쪽 팔이 없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부자연 스러웠고, 하물며 걸음마저 그러할 진데 팔을 쓰는 무언가를 만지거나 하는 행위는 더더욱 부자연스럽다.
때문에 후회한다고 한다면, 그것도 거짓말이다.
죽음을 각오하고 뛰어든 싸움이었다.
그런 싸움에서 단순히 팔 하나를 잃고, 소중한 사람을 구하고 자신의 목숨마저 건졌다.
내가 살아있고, 지키고자 했던 가족이 살아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눌수 있고, 원하기만 한다면 당장이라도 만날수 있다.
그것에 감사한다.
병실에서 눈을 뜬 그날, 자신의 10년의 세월이 쓸모없었다고 오열했던 것도 지금에와서 생각하면 배부른 소리였다.
재능이 없었기에 노력한 10년.
그 10년의 노력이 있었기에ㅡ 나와 시즈카는 지금 살아있다.
만약, 그때 좌절하고 주저앉아 있었다면, 지금쯤 나도 시즈카도 어쩌면 호로의 먹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감사한다.
지난 10년간 노력하게 해준 자신의 무능을ㅡ
감사한다.
지난 10년의 세월이 무색하지 않았던 이번 싸움의 결과를ㅡ
감사한다.
시즈카가 무사함을, 내가 살아있음을, 댓가로 겨우 팔 하나만을 잃었음을ㅡ
그렇기에 후회하지 않는다.
자신의 10년은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만으로도, 마음을 어둡게했던 것들이 모두 맑게 개인듯했다.
재능이 없었다.
그렇기에 그만큼을 보충하고자 노력했다.
그렇다면, 팔이 없다면?
마찬가지 아닌가? 없다면 그것을 메울 정도로 노력하면 되는 것이다.
좌수검사(左手劍士)라…….
아무래도, 주저앉기에는 이른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