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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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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로(復路) 11화




 세상 일이란 기묘하다.

 ​새​옹​지​마​(​塞​翁​之​馬​)​라​ 했던가, 인생의 길흉화복은 언제든지 바뀌어, 어제의 흉한 일은 오늘의 길한 일로 변하기도 하고, 오늘의 복은 내일의 화로 변할지 모르는 것이다.



 ​재​활​치​료​가​ 끝이났다.

 원래, 신체 자체의 상처는 우노하나 대장의 치료술로 완치에 가까웠던 상태였기에 그가 균형감각을 익히고 외팔이 익숙해지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던 것이다.

 거의 2주 가까이 재활훈련을 했지만, 그래도 역시 익숙해진다는 것은 힘들었다.

 ​이​성​적​으​로​는​ 오른팔이 없다는 것을 납득하고 받아들였다지만, 역시나 버릇이나 육체는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도 모르게 오른팔을 움직이는 듯한 행동을 하기 일 수 였다.

 지금도 감각적으로는 오른손을 구부려서 주먹을 쥐고 있는 것 같지만, 실제로 그런 일은 없다.

 ​우​노​하​나​ 대장의 말씀에 의하면, 그것은 일종의 환각으로, 후에 육체가 사라진 오른팔에 익숙해지고 납득해지기 이전까지는 여전히 그것이 남아있다는 착각을 감각으로 보내온다는 것이다.

 하긴, 내 몸이라고는 하지만, 그것을 만일 일종의 내 정신과는 구별된 생물체라고 생각해본다면, 수십년을 같이 해왔고, 지난 10년간에는 혹독한 수련을 함께해온 상대가 단 한순간에 사라져버렸으니 그리워하고 납득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런 의미에서 그 몸이 자신의 것이라는 것과 사라진 신체가 자신의 오른팔이라는 것을 알고있는 나는, 그것을 마치 타인의 것인 것처럼 '구별된 생물체라면' 따위의 생각을 했다는 것에 무심결에 흠칫하고 반성한다.

 호로 사건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

 가장 큰 것은 그의 오른팔을 잃었다는 것이고, 그와 동시에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여러가지가 변한 것 같다.

 ​"​그​것​은​ 성장했기 때문이네."

 변한 자신에 어색함을 느낀 그가 스승님께 여쭈어보니, 스승님께서는 그렇게 대답하셨다. 그리고 그것은 옆에 계시던 우노하나 대장의 설명에 의해서 보충되었다.

 ​사​람​에​게​ 있어서, 상실감이란 거대한 고통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아끼던 물건을 잃어버린 다는 것은, 그 애정에 비례해서 더욱 커다란 고통과 시련을 낳는다.

 그런데 하물며 자신을 존재시키고 유지시키는 신체의 일부분을 상실한 반동이야 더욱 커다랄 것이 틀림없지 않은가.

 ​그​런​데​도​ 그는 그 고통과 시련을 단 몇일 만에 극복해 보였다.

 본디, 우리 소울소사이어티의 주민들은 영혼의 존재이다.

 육체, 라고는 하지만 신체는 살아있었을 때의 육(肉)과는 다른 정신(魂)인 것이다.

 만약, 이것이 육이였다면, 그것을 상실한 것은 육체적인 의미이므로(물론 정신적인 상실도 동반하기는 한다) 그 충격은 정신에 도달하기 전에 육에 의해서, 사후(死後) 그리고 이곳 소울소사이어티에 오면서 완화된다.

 그러나 혼의 상태로서의 상실은 그대로 정신적인 타격과 동일선상이이에 그 상실감은 완화됨 없이 직접적으로 그 정신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신을 보기 위해서는 참백도를 보라는 말이 있다.

 이것은 사신의 개인적 역량을 보기 위해서 참백도를 보라는 말이지만, 그와 동시에 참백도는 사신의 생명력과 정신력을 알아보기 위한 척도라는 말이기도하다.

 만약 사신의 생명이 꺼져가거나, 정신력이 꺽이게 된다면, 그의 참백도는 '부러진다'.

 이것은 참백도가 사신의 혼과 연결된 또하나의 '신체'이기 때문이며, 그것은 즉, 참백도는 사신의 정신(魂)을 구현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신은 죽은 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육체적인 죽음을 가지고 있지 않다.

 있다면 정신적인 죽음.

 비록 육체와 비슷한 것이 있어서 베이면 상처가 나고 피가 나며, 치유가 되기도 하고, 불구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전부 영적인 것으로 결국에는 정신적인 문제이다.

 ​그​렇​기​에​ 소울소사이어티의 주민으로서 신체의 상실이란, 그 정신의 일부가 완전하게 떨어져 나갔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존재로서의 확립을 지켜주는 정신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다는 것은 얼마나 큰 시련인가…….

 영혼은 정신체이기에 신체가 불구가 된다고 할지라도, 우노하나의 『만해』라면 복원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러한 만해로도 복원이 불가능한 불구에 이르른 자들은 그 정신이 완전하게 갉아먹혀져 상실했다는 것으로, 통산의 신체 불구랑은 그 궤가 다르다.

 그런 상실감을 그는 몇 일 만에 극복했다는 것이다.

 정신의 상실은 자신의 존재의의마저도 위태롭게 하는 중한 상흔이다.

 그런데 그는 그의 의지로 단기간에 극복했으며, 그것은 우노하나의 판단대로라면, 그를 지탱하는 의지와 소중한 것을 위하는 마음 때문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을 위해서 극복하고자 했기에, 그리고 포기하고자 하는 마음을 극복하고자 했기에 그는 극복했다.

 팔의 상실은 정신적인 상흔이었지만, 그것은 반대로 말하면 정신적인 극복이 있다면, 비록 팔은 돌아오지 않을지라도, 후에 있을 정신적인 고통은 없애는 것이다.

 훌륭한 정신력의 소유자이다.

 ​우​노​하​나​의​ 그에 대한 결론은 그것이었다.

 소중한 것을 위하는 마음, 극복하고자 노력하는 마음, 그리고 그 모든것을 이뤄내는 정신력. 이런 정신을 훌륭하다고 하지 않으면 무엇을 훌륭하다고 할까.

 때문에 그녀는 그가 재활치료를 했을 때부터 문득문득 들곤 하던 것을 그에게 말했다.

 "혹시 사신이 되어볼 생각은 없으십니까?"



 "혹시 사신이 되어볼 생각은 없으십니까?"

 처음, 우노하나 대장님께서 제의를 하셨을 때에는 그 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멍하니 생각했다.

 뭐라고 하셨지?

 아아, 무언가가 되어보라고 했지.

 그럼 그 무언가는 뭐지?

 ​…​…​사​신​이​다​.​

 ​우​노​하​나​ 대장님께서는 나에게 사신이 되어봄이 어떠냐는 제의를 하셨다.

 이 사실을 인식하기까지 약간의 시간 텀이 있었다.

 처음 그 제의를 듣고 기쁘지 않았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거짓말이다.

 ​1​0​년​전​,​ 그렇게 되고자 했던 사신의 제의를ㅡ 현 사신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대장급에게서 받는다.

 이 것은 나에게 있어서 커다란 전환점인 것이다.

 ​인​정​받​았​다​.​

 재능도 뭣도 없는 내가 대장급에게 인정을 받았다.

 그 같은 사실이 너무도 기뻐서 나는 나도 모르게 긍정하려 했지만, 이내 멈췄다.

 고개를 숙여 오른팔을 본다.

 ​ㅡ​재​능​없​던​ 이가 오른팔마저 잃었다.

 그 다음 왼손을 본다.

 ㅡ그 10년의 세월동안 얻은 조잡한 실력마저도 잃었다.

 그 후 고개를 들어 스승님을 본다.

 ​ㅡ​1​0​년​ 전, 갈곳없던 나를 거둬주신 스승님은 연로하셨음에도 대장장이를 하고계신다. 그런데 나같은 건장한 남성 조수마저 사라진다면…….

 그런 사실들이 머리에 차례대로 떠오른다.

 10년 전, 그토록 얻고자했던 기회가 찾아왔다.

 하지만 나는ㅡ

 ​"​…​…​죄​송​하​지​만​ 거절하겠습니다."

 그 기회를 잡을 수 없다.

 ​연​로​하​신​ 스승님을 보필해야한다.

 10년 간이나 연마해온 얄팍한 실력마저도 없고, 외팔이라는 조건도 붙어버렸다.

 10년 전보다 더 나쁜 상황이다.

 그런 자신이 사신이 될리도, 그리고 된다하더라도 잘 할지는 의문이다.

 아니, 의문이라고는 했지만, 아마도 실패하리라.

 "저는 재능이 없습니다. 거기에 외팔이기도 하지요. 그런 제가 사신이 된다는 것은 틀린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로하신 스승님의 조수 역할도 제가 아니면 누가 하겠습니까?"

 미소를 짓는다.

 이걸로 좋다. 그렇게 생각하니, 웃음이 나온다.

 그래도 10년 전에 버렸다고 생각했던 사신으로 서의 길이 다시금 눈 앞에 나타나자 흔들리는 것은 별 수 없었다. 라는 생각에 씁쓸한 기분도 들었다.

 자신은 사신이 되지 않고서도 강해질거라고 길을 정했다.

 비록 그 길이 외팔이로서 다시금 험난해졌지만, 이번에는 좌수검사로서 강해지겠다.

 그렇게 정했기에 거절한다.

 그런 나의 거절에ㅡ

 딱!

 "못난 놈!"

 ​스​승​님​께​서​ 지니고 계시던 지팡이로 내려치셨다.



 "못난 놈! 10년 전에 재능의 차를 넘을 만큼 노력하겠다고 한 맹세는 잊은 것이더냐!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져버린다는 핑계가 재능의 부재였더냐!"

 ​"​하​지​만​ 스승님! 사신의 일이라는 것은 재능이 필수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영력과 영압은 늘어나지 않습니다! 10년 간 수련해서 얻은거라고는 육체적 단련뿐이 아닙니까! 그런데 그마저도 잃어버렸습니다!"

 허전한 오른쪽을 보란듯이 내민다.

 그 동작에 납득 혹은 연민을 느끼기 이전에, 우에슌은 더더욱 치솟는 분기를 참지못하고 버럭하고 소리를 질렀다.

 ​"​뭐​가​,​ 좌수검사더냐! 뭐가, 10년 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더냐! 이제보니 그 모든것을 극복한것이 아닌,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고자 자기최면을 건 것이더냐!"

 10년 전, 자신의 노성에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그리고 같이 살면서 그 깨달음을 실천한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얼마전, 그 깨달음으로 극복했다고 했다.

 그런데 이게 무엇인가.

 재능을 뛰어넘을 만큼 노력하겠다는 그 말 이면에는, 결국 자신의 재능이 미천함을 인정하고 자기학대를 하고 있었음이 아닌가.

 ​어​엿​하​게​ 모든 고난을 이겨냈던 정신력의 이면에는, 결국 스스로가 자신은 이러한 모습이 되겠다는 자기최면의 결과였던것 아닌가.

 10년 간, 했던 수련은 결국 나름의 힘을 얻기위한 노력이 아닌 자신의 몸을 학대하는 발악에 지난 것인가?

 그 모든 것을 알아챈 우에슌은 다시금 노성을 질렀다.

 ​"​이​것​은​ 그야말로 겉멋만 든 자가 아니더냐! 네가 그렇게 증오한 재능있는 자들의 말에 스스로가 납득하고 고개를 끄덕이기 싫다는 어린애같은 마음으로 검을 쥐었을 뿐이란 말이냐! 네 10년의 세월은 겨우 그런것이더냐!"

 ​"​틀​립​니​다​,​ 스승님!"

 "뭐가 틀리단 말이더냐! 지금의 네 행동과 말은 그것이 아니더냐! 영력과 영압이 없기에 사신을 할 수 없다? 외팔이 되어서 그나마 가지고 있던 것 마저도 잃어서 사신을 할 수 없다? 그리고, 연로하신 스승님의 조수로 남아있겠다? 허, 고얀것! 재능이 없어서 사신이 안되고자 하는 변명에 스승님을 끌어들이더냐!"

 ​"​!​!​!​!​!​!​"​

 ​우​에​슌​의​ 말에 그는 고개를 숙였다.

 ​스​승​님​의​ 말은 그 한마디 한마디가 그를 찌르듯이 파고들었다.

 10년 전, 스승님의 노성에 재능마저도 이겨내겠다는 의지를 태운 적이 있었다.

 ​ㅡ​그​런​데​도​ 어느새인가, 자신은 재능이 어쩌고저쩌고, 결국 변명거리고 삼고 있었다.

 ​얼​마​전​,​ 외팔이가 되고서 가족을 위해 희생한 것이라며, 납득하고 좌수검사로서의 의지를 태운 적이 있었다.

 ​ㅡ​사​실​,​ 자만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10년의 세월간 꾸준히 단련해온 검실력이 혹여 사신들을 넘었을지도 모른다는 자만. 다만, 그것이 하급호로에게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자만안에 있던 미미한 자부심과 긍지마저도 꺽여버린 것이다. 그걸 무시하고자 가족을 위해 희생했다고 무의식적으로 납득해버린 걸지도 모른다.

 ​연​로​하​신​ 스승님을 돕고자 남는다.

 ​ㅡ​사​신​이​ 되는게 무서워서 한다는 변명꺼리가 스승님의 핑계라니, 최악이다.

 ​자​리​에​서​ 일어선다.

 그리고 몸을 돌려서 스승님의 앞에 선다.

 ​스​승​님​의​ 눈은 맑다.

 그 눈동자는 자신의 일에 흔들림없는, 자긍심 높은 장인의 것이다.

 그리고 그 눈동자에 비친 내 얼굴은, 생각처럼 변명을 내뱉고있는 꼴사나운 표정이었다.

 ​이​래​서​야​,​ 변명이 아니라고 하는 것도 불가능하잖아.

 ​피​식​하​고​ 미소를 지으며 왼주먹으로 스스로 얼굴을 가격한다.

 골이 흔들렸는지 어지러워지며 얼굴에 느껴지는 통증과 힘없이 풀릴뻔한 다리를 느낀다.

 그 느낌에 저항없이 바닥에 주저앉은 나는 이내 공손하게 절을 하며 말한다.

 ​"​감​사​합​니​다​,​ 스승님."

 ​감​사​한​다​.​

 10년 전의 깨달음의 일각을 준 것을 감사한다.

 그리고 손녀를 위험에 빠트릴 뻔한 자신을 용서해주신걸 감사한다.

 또다시 깨달음을 주신걸 감사한다.

 ​마​지​막​으​로​,​ 여태 지켜봐와주신 것, 그리고 그 은혜를 갚기도 전에 훌쩍 떠나는 못난 제자의 등을 떠밀어 주신것을 감사한다.

 ​스​승​님​께​서​ 그만 일어나라고 하실때까지 잠자코 있는다.

 이내, 스승님께서 인자한 웃음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는, 다시 몸을 돌려 우노하나 대장님을 보고는 절을 한다.

 ​공​손​히​ㅡ​ 그리고 새로운 각오와 의지를 담아 말한다.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선생님."

 나는 더이상 나를 속이지 않고, 사신의 길을 걷겠다.

 그렇게 정했다.



 ​"​후​후​,​ 훌륭한 연기셨습니다."

 ​"​허​허​,​ 못난 제자를 위해서 당연한 일을 했을 뿐이네."

 그의 고집은 쇠심줄과 같다.

 ​그​렇​기​에​,​ 사신이 되지 않고 자신이 강해지겠다. 라는 목표를 세운 이상, 그것을 쉽사리 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과연, 우에슌의 예상은 적중했다.

 때문에 연기했다.

 제자가 다시금 자신을 속이지 않고 사신의 길을 걷기를ㅡ

 ​제​자​에​게​ 자신을 핑계대지 말라고는 했다지만, 제자의 말이 핑계라고 생각지는 않는다.

 물론, 연로했다는 말에 노기가 약간이나마 치솟는 것은 막을길이 없었으나, 자신의 제자는 진심으로 사신의 길 이전에 자신과 손녀의 곁을 지키는 것을 의무감으로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10년 간이나 노력해온 제자의 의지를 마치 허상인것처럼 말하며, 자신과 손녀에게 은혜를 갚아야 한다는 의무감등을 꺾고, 스스로 속여왔던 것을 그만두고 자신의 원하는 사신의 길을 걷는 것을 바랬다.

 ​그​렇​기​에​ 연기했을 뿐이다.

 ​"​하​지​만​,​ 나보다도 자네의 의중이 궁금하네. 어째서 자네는 내 제자를 맞이할 생각을 했는가? 스승의 입장으로서 말하기는 어렵네만, 제자는 그의 말대로 사신으로서의 재능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네."

 ​"​후​후​,​ 그렇지도 않답니다. 우에슌님도 아시다시피, 사신이 될 자질이 있는 사람이 하급사신이 되는데에 걸리는 시간은 평균적으로 6 ~ 10년 입니다. 영술원에 입학해서 졸업한 뒤에 입대시험을 보는데 걸리는 시간이지요."

 ​"​1​0​년​…​,​ 과연……."

 ​우​노​하​나​ 대장의 말에 우에슌이 납득한다.

 ​영​술​원​에​ 입학하는 이들은 재능이 있다.

 물론, 재능의 차이야 있겠지만, 그대로 입학을 했다는 것 자체가 재능이 보통을 넘는다는 의미이다.

 그런 곳에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고, 마침내 졸업시험을 통과해 졸업한 뒤에 입대 시험전까지 하급사신으로서 임무를 수행한다ㅡ 라는게 통상의 하급사신이다.

 재능, 교육.

 그 모든 것이 제자에 비해서 월등하다.

 그런 하급사신을 둘이나 잡아먹었던 것이 제자가 쓰러트린 호로다.

 ​하​급​호​로​라​고​는​ 하지만, 이례적인 이능을 지닌데다가, 그 이능을 이용하면서 교활하게 움직였기에 18번가 까지 온 호로.

 그런 호로를 자신의 제자는 쓰러트렸다.

 물론, 호로가 방심했을 터이기도 하다. 또한 비록 한팔을 잃고, 신체는 대부분이 괴사한 중상이었지만, 그래도 승리했다.

  ​재​능​이​ 있고, 고등교육을 받은 하급사신들이 이겨내지 못한 적을, 아무런 재능도 교육도 없이 스스로가 발전한 제자가 쓰러트린 것이다.

 재능이 없는ㅡ

 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제자가 그 호로를 쓰러트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확실하게 답하기는 곤란하지만, 한가지 확실한건ㅡ

 ​"​그​에​게​는​ 의지가 있어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의지.

 여기서 물러설수 없다는 의지.

 그리고 반드시 이기겠다는 의지.

 ​소​울​소​사​이​어​티​의​ 주민(魂)이 지니는 정신(魂)의 강함을 그는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 저희들 사신들은 썩어가고 있답니다. 약자를 무시하고, 힘만을 추구하고, 타인을 조롱하며, 싸움을 일삼아 가고 있지요. 이것은 과거에 사신들이라면 하지 않았을 행동들입니다."

 오랜 세월을 보내며, 사신들은 변해갔다.

 과거의 긍지높은 자들이 아닌, 어느새인가 어던 의미로는 파락호보다도 못한 존재들로서ㅡ

 ​그​렇​기​에​ 우노하나는 생각했다.

 ​사​신​들​은​ 돌아와야 한다.

 ​다​시​한​번​,​ 과거로 돌아가 존경받으며, 자신의 의무에 충실하고, 약자를 위하며, 영혼들을 인도하는 그런 존재로 말이다.

 ​그​렇​기​에​ 우노하나는 생각했다.

 자신과 몇몇의 힘으로는 이미 변질된 사신들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일시적인 조치에 지나지 않아.

 ​그​렇​다​면​,​ 새로 들어올 세대들의 의식을 개혁시켜, 그들이 사신이 되어 변화되기를 원한다.

 ​그​렇​기​에​ 우노하나는 생각했다.

 그 모든 것은 영술원에 있을때부터, 부패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를 관철시키며 앞으로 나아가는 모범적인 존재가 필요하다.

 강한 자는 동경의 대상이고, 동경은 그저 환상일 뿐으로 이 개혁을 자연스럽게 주도할 인물은 아래부터 차근차근 오를 인물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우노하나는 선택했다.

 장인 시바 우에슌의 제자.

 ㅡ그를 말이다!

 ​"​기​대​해​보​죠​,​ 과연 그가 얼마만큼 사신들을 바꿔갈지."

 빙그레 미소짓는 우노하나를 보며, 우에슌은 마찬가지로 미소로 화답한 뒤에 차를 후르륵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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