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절불굴(百折不屈) 8화
"이 붕옥(崩玉)이라는 것은 강한 힘의 집합체. 행하는 이적은 이름 그대로 『무너트리는(崩) 것』일세."
호로와 사신의 경계를 무너트린다.
그것과 같은 맥락의 쓰임세를 지녔다.
"사실, 붕옥이라고 명명되어 단순히 무너트리는 힘을 발휘할 뿐이지만, 실제로는 그 외의 이적도 행할 수 있지."
때문에 꿈을 이루어주는 도구라고 한 것이다.
"이것이라면 아마 자네는 퀸시들을 만날 수 있을걸세."
처음, 그의 "퀸시의 전투법이라고는 하지만, 그 방법은 어떻게 얻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한 남자의 대답이었다.
퀸시를 만난다?
분명 퀸시들도 죽으면 소울소사이어티에 오게된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곳에 감금되어 있는 내가 그들을 만날 방법이 있을까?
혹여, 이곳을 나간다고해도, 퀸시에 대해서 좋지않게 생각하는 사신들이기에 그 넓은 루콘가에서 퀸시들을 찾아야 하는 것이다.
그런 나의 의문에 남자가 말했다.
"이런, 말했지않나. 이 물건의 이적은 바로 무너트리는 것. 물론 이 구더기 소굴 자체에서 자네를 빼내는 것도 괜찮겠지만, 그보다 퀸시를 만나는 확실한 방법이 있지."
"확실한 방법?"
"그래, 자네ㅡ 『현세』로 가지 않겠나?"
◆
강해지겠다.
그 의지가 다시금 일어선 그는 이윽고 남자의 설명에 동의했다.
붕옥의 능력을 이용하여 이곳 소울소사이어티, 정확하게는 구더기 소굴에 현세로 가는 문을 만든다는 것이다.
산자들의 장소로 가는 문이 그렇게 쉽게 만들어지는 건가? 라고 하급사신이었던 그마저도 의문을 표했지만, 이미 영안을 얻은 이후부터 남자를 믿게된 그였기에 그저 동의했을 뿐이다.
"자네는 아마 현세로 가서 매우 신비롭고도 독특한 일을 경험할걸세. 하지만ㅡ"
ㅡ그 모든 것은 자네의 거름이 되겠지.
남자는 그렇게 말하며 붕옥을 그에게 향했다.
붕옥에서 쏟아지는 강한 힘에 현기증이 조금 일어난 그는, 결국 잠들기 전에 평소 궁금해 했던 마음을 담아 물어보았다.
"어떻게, 당신은 그 수많은 것들을 알고. 그와 같은 힘과 도구를 지닌 것입니까?"
그에 남자가 말했다.
"아마도, 천명에 의해서겠지."
ㅡ불타 폐허가된 마을에서 스님은 말씀하셨다.
"너는 실로 착한 마음을 지녔구나."
아닙니다.
그때나 지금이나 저는 착한 녀석이 못됩니다.
"그리 생각하지 말거라. 이는 하늘이 정한 운명이니, 곧 천명이니라."
어려운 말이다.
우에슌 스승님과 우노하나 선생님에게 글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부터 그 말의 의미는 알았으나, 그건 결국 진의를 이해한 것이 아니었다.
천명(天命)『하늘이 정한 운명』
하늘은 뜻이 있었기에 자신의 마을을 태웠고, 자신만 살렸으며, 이후 전쟁터에서 죽게하시고, 팔을 가져가시고, 눈을 가져가시고, 힘을 가져가셨다.
그 뜻은 너무도 드높고 고귀하기에 일개의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었다.
"스님, 저희 마을사람들이 이렇게 되는걸 하늘이 정하신건가요?"
그 물음에 스님께서는 대답하셨으나, 그것이 무슨 말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스님의 대답에 대꾸한 내 말은 기억하고 있다.
"그럼, 하늘은 나쁜거네요."
지금도 생각한다.
때문에 "천명"을 언급한 남자의 말에 대답했다.
운명이란 가혹하고 힘겨운 것이지만, 그 따위 것 엿먹으라고 말이다.
- 4화 백절불굴(百折不屈) 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