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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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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십가(駑馬十駕) 3화




 ​인​지​하​는​ 한ㅡ 즉, 그 본인이 받아들일수 있는 수준의 정보라면 무엇이든 받아들인다.

 ​그​것​에​는​ 자신 스스로가 한도를 정할 수 없는 것이기에 쓸모없는 정보들도 가득 오며, 그에 따라서 본인의 뇌에 대한 부담감도 커진다.

 자신이 원하는 정보만을 분별하여 인식할 수 있다지만, 다른 정보도 들어오는 것은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오래 지속하면 과도한 정보량에 의해서 정신을 비롯하여 뇌가 타버릴 수 있다.

 과거, 눈이 타버렸던 것은 자신이 정보를 받아들였던 기관 중에서 눈이 가장 약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 약했던 눈이 영안으로 대채되었으며, 사상적인 기반또한 닦여있기에 정보를 받아들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은 많이 줄었다.

 그러나 그와 반대로 받아들인 정보를 연산하는 뇌의 경우에는 그 부담이 몇배로 상승하였으니 뇌가 타버린다는 것은 비유적인 표현이 아닌 사실이다.

 ​실​제​로​,​ 머릿속에서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머리가 점점 지끈거리고 무거워진다.

 ​과​거​와​는​ 달리 견딜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상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소리이다.

 오래 쓰면 자멸한다.

 ​그​렇​다​고​ 짧게 쓰면 자신은 주위를 둘러싼 아란칼들에게 죽임을 당한다.

 ​진​퇴​양​난​.​

 ​사​면​초​가​.​

 거기에 문제는 그것만이 있는 것도 아니다.

 자신의 시해는 정보를 습득하는 것.

 그 정보중에는 상대의 약점이라던지 일격사 시킬 수 있는 방법등이 포함된다.

 ​하​지​만​ㅡ​

 ​『​방​법​』​을​ 안다고해서 『실현』이 가능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검술로 아란칼들을 인식조차 하지 못할때 몇몇을 죽였다.

 ​하​지​만​,​ 그게 조금 더 반복되고난 뒤에는 그들이 정신을 차리면서부터 일격사에 대한 효과는 미미해졌다.

 저 아란칼의 오른팔을 찌르면 된다라는 『방법』은 알고 있지만, 자신의 신체적 요건은 그 방법을 『실현』시킬만한 능력이 못되는 것이다.

 영압에 둘러쌓인 아란칼들의 피부는 자신의 검인 천타의 영력을 베는 이능에 의하여 별 어려움 없이 꿰뚫을 수 있다.

 ​그​러​나​,​ 신체에 모든 영력을 돌리고 있다고 하더라도, 아란칼들에 비하면 떨어지는 속도와 근력의 차이는 크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의 공격은 점점 막혀갔으며, 아란칼들의 반격들은 점차 날카로워져간다.

 다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ㅡ 이들이 서로를 신뢰하거나 호흡을 맞추는 자들이 아니기에 합동공격이 지리멸렬하고 시간차가 크다는 점일까?



 남자의 처음 공격은 매우 흥미로웠다.

 어떠한 방식인지는 모르나, 가볍게 휘둘러진 검은 단 일격에 아란칼들의 목숨을 취했다.

 ​하​지​만​,​ 그것도 시간이 지나 아란칼들이 정신을 차리고 경계를 하면서부터 점차 상황이 달라져갔다.

 ​일​격​이​었​던​ 것이, 이격으로.

 ​이​격​이​었​던​ 것이, 삼격으로.

 그 횟수는 점차 늘어났으며, 그의 몸에는 조금씩 자잘한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런​데​도​,​ 이다.

 처음 수백년전 그를 처음 봤을때만 하더라도 그는 무척이나 약한 존재.

 ​갓​난​아​이​와​도​ 같은 영력의 양을 비롯하여, 영압의 질 또한 도저히라 할 만큼 밑바닥을 기고있던 존재였다.

 그런 그가, 일반적으로 석관급에 해당하는 아란칼들을 이다지도 밀어붙이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단 한자루의 검을 가지고!

 검로는 매우 단순하다.

 단지 기능성만을 추구한듯한 절제있고 간결한 검로.

 베고, 찌른다라는 기본동작을 단순히 반복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데도, 어째서인지 자신은 그 검로를 보고 매혹되었다.

 그것은 그가 『시바 우에슌』과 싸웠을 때에 느꼈던, 존경심이라는 감정.

 영력이 영압이 어찌되었건 상관없다.

 중요한 것은 바로 검술.

 ​그​렇​다​,​ 눈 앞의 남자는 약자이나 아란칼들 수십을 베어넘기는 검술의 소유자이다!

 모든 것이 무감각했던 그ㅡ 디에즈 에스파다는 자신의 몸안에서 꿈틀거리는 무언가를 느꼈다.

 그리고 그는 그것이 바로 『호승심』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ㅡ쾅!

 상황이 좋지 않았다.

 점차 누적되는 상처도 문제지만, 자신은 기절해있는 카이엔을 보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점차 몰아치는 아란칼들.

 온몸에 새겨지는 자잘한 상흔들.

 그것이 지속될수록 점차 지쳐간다.

 영력은 무한이나, 체력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쓰러지지 않았다.

 ​지​금​까​지​ 한심하게 쓰러져왔다.

 그 모든것이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으며, 우연 혹은 외부적 요인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지만, 결국 쓰러진 것은 자신의 영혼이 굽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깨달았다.

 자신은 도망쳐서도 숨어서도 그리고ㅡ 무너져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그​렇​기​에​ 맞서는 것이다.

 상대가 아무리 자신보다 월등히 강한자라고 하더라도.

 아무리 괴롭고 어렵고 힘든 상황일지라도.

 그는 더이상 피하지도 숨지도 무너지지도 않고 맞서는 것이다.

 "나는 바라간님을 모시는 에스파다 중에 10번째(디에즈) 에스파다. 성명은 없다."

 ​그​렇​기​에​ㅡ​

 "그 검술, 한번 견식하고 싶다."

 ​"​좋​습​니​다​.​ 저는 『시바 우에슌』 스승님과 『우노하나 레츠』 선생님의 제자ㅡ, 『하야나기 카이쥰(葉柳 ​魁​準​)​』​이​라​고​합​니​다​.​"​

 그는 물러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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