序
※ 주의
본 작품은 블리치 SS이며, 제 작품 『 [블리치] 노마십가(駑馬十駕) 』의 2부인 작품입니다.
때문에 작품을 이해하시고 보시기 위해서는 블리치 원작 코믹스와 노마십가를 먼저 읽고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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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모습은 확실히 인간과 매우 흡사했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이 아니다.
피막으로 되어있는 검은 날개가 등 뒤로 뻗어나와 있으며, 피부는 죽은사람과 같이 창백했다.
그런 창백한 피부는 단순히 그것에 그치는 것이 아닌, 검은 털과도 같은 이상한 피부조직이 반 이상을 덮고 있었으며, 머리에는 짧다란 뿔이 양쪽으로 길게 나 있었다.
거기에 얼굴은 어떠한가! 인간과 같이 눈 코 잎의 이목구비는 확실히 존재하였으나, 초록색 눈동자는 불길함을 담고 있었고 눈 아래로는 마치 눈물과도 같이 초록색의 줄이 그어져 있었다.
ㅡ악마(惡魔)
그것은 그야말로 악마라고 밖에는 표현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 악마는 어느날 갑자기 루콘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대역죄인 『하야나기 카이쥰』의 시체가 묻힌 지부였으나, 악마와 하야나기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전혀 상상조차 못하고 있던 소울 소사이어티의 주민들로서는 그저 그 악마가 지금까지 그래왔듯 여화 중에 한명일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존재는 여타의 여화와는 달랐다.
지금까지의 여화는 대부분 『목적』이 존재하였으나, 이 여화는 단지 이동할 뿐이었다.
그러나 그 이동경로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파괴된다는 점에서 어쩌면 목적이 단순한 파괴가 아닐까라는 의견이 나왔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피해가 점점 심각해짐에 따라서 사신들이 나섰다.
처음은 중급사신, 그리고 중급사신이 안되자 하위 석관, 또 그마저도 안되자 상위 석관부터 심지어 부대장들도 나서게 되었다.
그러나 그 누구도 악마를 막을 수는 없었다.
덤벼든 대부분의 이들이 반죽음 상태로 간신히 숨만 붙어 살아났다.
하지만 그러한 상황이라면 4번대의 힘으로 치료가 가능하니 결국 죽은이는 아무도 없었다.
강대한 힘.
그리고 모든걸 파괴하는 폭력.
그러나 인명은 해치지 않는다.
그 모순과도 같은 모습에 사신들은 공포에 떨면서도 그를 상대해갔다.
그렇게 한달이 지났다.
아무리 인명피해가 없다지만, 여화가 침입한지 한달동안 막지를 못했다.
이것은 사신들의 권위가 떨어지는 사건이었다.
때문에 『모종의 이유』로 중앙46실을 압박하며 자신들의 권위를 높이던 사신들은 다시 그 권위가 축소되어버렸고, 루콘가의 몇몇 지부의 시설기반들은 모조리 파괴가 되어버렸다.
이에 사신들은 대장급을 파견하기로 결정을 했고, 그에 따라서 몇명의 대장급 사신이 악마를 처치하기 위해서 나섰다.
그 행보에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 동시에 사신들의 대응이 너무 늦었음을 비난했으나, 사건은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다.
파견되었던 대장들 중에 몇명이 악마에게 당한 것이다.
유일한 생존자 『아이젠 소스케』대장의 증언에 따르면, 악마는 그 신체적 힘 뿐만이 아닌 교모한 움직임과 교활한 잔꾀, 그리고 특이한 이능력으로 자신들을 압박해 살해했다고 했다.
이에 사태가 점점 심각해짐을 우려한 사신들과 중앙46실은 최초로 한가지 결정을 내린다.
『모든 대장급 사신들이 나서서 악마를 처치하라.』
그것은 분명 이례적인 명령이었으나, 사실 대장급 몇명이 덤벼서 한명은 중상에 나머지는 모두 사망이라는 결과를 생각해보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중앙46실의 명령에 따라서 몰려간 대장급 사신들은 악마가 출몰하는 지역을 수색했다.
그러나 악마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도망친 것인가? 아니면 다른 무언가가 작용한 것일까?
대장들은 소울 소사이어티 전체를 이잡듯이 뒤졌으나 결국 악마를 찾지 못했으며, 그 이후로도 악마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렇기에 표면적으로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하지만 그 평화의 가운데에서, 단 한명 우노하나만은 한가지 사실을 의심했다.
악마는 인명피해를 내지 않는다.
그런데 대장급은 살해를 당했다.
또한 그런 강대한 악마의 손아귀에서 아이젠 소스케는 살아 돌아왔다.
무언가가 석연치 않았다.
◆
아이젠 소스케의 명에 따라서 그를 의심하기 시작하던 대장급 사신 몇을 연습삼아 죽인 우르키오라는 다음 명령의 수행을 위해서 공간을 갈라 도약했다.
그런 그의 앞에 펼쳐진 것은 황량한 대지ㅡ 웨코문드.
머리 위의 가짜하늘을 무심한 눈으로 올려다본 우르키오라는 이내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이 무심한 표정인채 걸어 나가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