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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치] Murcielago(黑翼大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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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黑) 4화




 ​바​라​간​의​ 노화능력은 거의 절대적이라고 해도 좋다.

 그가 상징하는 죽음인 노화는 그 대상을 가리지 않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수명을 먹어 늙어가는 생물들은 말할 필요도 없고, 바위나 지반같은 무생물들도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에 영향을 받는 탓에 노화에 노출되면 풍화작용을 일으키거나 한다.

 심지어 이 노화는 영력에까지 그 힘을 미치는데, 이는 사실 『영력을 노화시킨다』라는 개념보다는 『영력의 시간을 가속한다』라는 개념이 더 올바르다.

 즉, 영력을 일종의 고형화한 귀도술의 경우 노화에 노출되면 시간이 가속된다는 법칙이 적용되어 귀도술이 풀리는 것이다. 어떠한 귀도술도 그 유지시간이 무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노화능력을 상대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노화가 완전히 침식하기전에 상대에게 도달하는 것이다.

 현재의 우르키오라가 택할 수 있는 수단 중에 가장 고효율은 그것으로, 비록 노화가 영력에 어떠한 작용을 미치는가 등에 대한 것은 이론적으로는 모르나 대략적인 감각과 추리로 짐작해 볼 수는 있다.

 간단한 예로, 영력의 시간이 가속되며 고형화되었던 영력이 흩어짐에 따라서 귀도술 등의 영력을 통한 수단도 통용되지가 않는 상황에서 단순히 영력을 육체에 휘감아 공격하는 것은 어딜봐도 무모한 일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영력의 용량이 앞도적이로 높다면 어떨까?

 간단한 지르기를 육체만으로 이용해서 바라간을 공격한다면 그 육체는 순식간에 썩어 풍화될 것이다.

 그러나 아까의 공격에서도 대략이나마 짐작 할 수 있듯 영력이 씌워진 경우에는 그 노화의 적용시간이 조금이나마 늦춰지는 것이다.

 영력을 두른다는 것 자체가 일종의 갑옷과도 같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적용되는 영력의 량이 앞도적으로 높아진다면,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노화가 그만큼 더 늦춰진다는 이야기다.

 솔직히 말해서 이 전술은 뼈를 내주고 상대에게 생체기를 내는 정도의 효율밖에 되지않는다.

 어떻게 판단해보더라도, 노화는 늦춰질 뿐이지 막아지는 것이 아니기에 결국 사용되는 육체나 도구는 썩어 사라지는 것이다.

 거기에 영력의 량도 문제다.

 ​기​본​적​으​로​ 에스파다의 역에 들어선 호로들도 각자 그 수준이 천차만별이라고 할 정도로 다르다.

 그리고 바라간은 그 중에서도 최고위에 속한 존재로, 그의 노화는 어지간한 영력의 량 따위는 있으나 마나한 종이방패에 지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통상의 존재들에 해당하는 이야기다.

 즉, 우르키오라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의 영력의 총량은 현재 가용가능 영력만 하더라도 일반 대장급 사신의 8배, 바라간의 4배가 넘는 수치다.

 그 또한 어디까지나 ​'​가​용​'​영​력​일​뿐​으​로​,​ 잠재되어있는 영력의 총량이나 앞으로 그 스스로가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영력의 량을 생각해보면, 그의 영력은 문제따위가 되질 않는다.

 아닌게 아니라, 우르키오라의 이전 존재인 『하야나기 카이쥰』은 『무한한 영력』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한 영력을 제한하고 있던 것이 본인의 한계강도였건만, 우르키오라는 붕옥으로 인한 변이로서 한계강도마저 사라진 것이다.

 물론, 『하야나기 카이쥰』이라는 존재는 사라졌기에 그의 『무한한 영력』의 원인이었던 사상은 우르키오라에게 이어지지 않았기에 말그대로 『무한한 영력』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영향이 완전히 가신것은 아닌지, 우르키오라는 디에즈를 비롯한 수많은 아란칼과 사신들을 먹어치운 것 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상태다.

 그런 그였기에 영력이라는 것은 장벽도 되지 않으며, 아까 보였던 노화하던 자신의 팔을 자르고 초속재생을 함으로서 노화에 대한 대비도 이룬 상태였기에 우르키오라는 바라간과 싸울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우르키오라였기에 사용 할 수 있는 전법.

 다만, 확실히 해야 할 것은 어디까지나 이 방법으로도 우르키오라가 할 수 있는 것은 바라간과 싸우는 것 뿐이라는 사실이다.

 영력 자체는 문제가 없다지만, 육체가 문제다.

 앞서 말했듯이 초속재생을 통한 대비가 가능하다지만, 초속재생은 뇌를 비롯한 장기는 재생할 수 없는 것이다.

 즉, 아무리 영력을 몸에 두르더라도 머리와 몸통만은 절대로 노화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자신의 사지만을 이용한 전투라는 제한이 생기고, 이는 전투에 큰 패널티로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수욱ㅡ 하고, 가공할만한 용량의 영력이 담긴 지르기가 다시금 바라간을 찌른다.

 그에 바라간은 몸을 방어할 생각은 하지도 않고,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레​스​렉​시​온​(​사​신​으​로​ 치면 참백도)인 『아로간테』로 우르키오라의 목을 베어간다.

 거대한 도끼의 형태인 『아로간테』는 바라간이 우르키오라에게 말했던 것처럼 흉악한 기요틴의 칼날처럼 보였고, 이것으로 목이 쳐진다면 아무리 우르키오라라 할 지라도 목이 잘려 효시될 것이 분명했다.

 ㅡ깡!

 그러나 바라간 아로간테는 작은 쇳소리와 함께 약간의 간격을 두고 우르키오라의 머리위로 스쳐지나간다.

 ​우​르​키​오​라​가​ 지른 손은 오른손, 당연한 이야기로 비어있는 왼손으로 바라간의 아로간테를 측면가격을 통한 궤도수정을 실시한 것이다.

 그리고 내찔러진 오른손은 바라간의 가슴을 꿰뚫는다.

 ​"​음​!​"​

 ​하​지​만​,​ 그러한 지르기도 바라간의 방어에는 무력했다.

 가슴을 꿰뚫었다고 생각한 것은 우르키오라의 착각으로, 바라간은 거만하게도 아무런 회피동작도 없이 우르키오라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다.

 ​"​미​숙​하​군​.​"​

 뒤로 물러서며 자신의 오른팔을 다시 잘라내 재생시키는 우르키오라에게 바라간이 말했다.

 그것은 바라간이 우르키오라를 처음 대면했을 때부터 느껴왔던 그에 대한 감상이었다.

 ​"​머​리​도​ 직관력도 전투능력도 영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부족한 것은 경험인가."

 ​그​렇​다​.​

 ​우​르​키​오​라​는​ 전투에 대한 경험이 무척이나 적었다.

 ​『​하​야​나​기​ 카이쥰』이 겪은 경험은 완전히 초기화가 되고, 남은 것은 새로 태어난 우르키오라로서의 경험 뿐이다.

 ​『​지​식​』​자​체​는​ 하야나기의 것을 대부분 빼앗았다지만, 그에 따른 『감상』이나 『경험』은 빼앗을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막 탄생한 우르키오라는 경험이 너무 적었다.

 그가 한 전투경험이라고는 고작해야 소울 소사이어티에서 행한 파괴 뿐이다.

 그를 저지하고자 수많은 사신이 왔다지만, 기본적인 스펙이 너무도 차이가 났기에 그것은 전투라기 보다는 일방적인 폭력이었고, 대장들의 경우는 아이젠 소스케의 수작에 의한 것이 많이 작용한 탓에 제대로된 전투경험으로 칠 수는 없었다.

 즉, 우르키오라는 탄생의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진정한 의미의 전투는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때문에 바라간은 우르키오라의 공격을 쉽게 막았다.

 당연한 이야기로 바라간은 노화만이 방어수단이 아니다.

 비록, 노화가 거의 절대적인 위력의 방어수단이라지만, 바라간 자체도 에스파다의 자리에 올라서기까지 수많은 사선을 넘으며 강해줘온 경험을 지녔고, 거기에 비록 우르키오라에 비하면 적은 영력이라지만 일반 대장급 사신에 비하면 두배에 가까운 량의 영력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 바라간이 단순히 지르기일 뿐인 우르키오라의 공격을 막지 못할리 없는 것이다.

 때문에 바라간은 말하는 것이다.

 " 조금 성가실 뿐이다."

 자신의 앞에 있는 것은 어디까지나 애송이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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