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黑) 6화
레스렉시온(歸刃, Resreccion)
사신들의 시해(始解)나 만해(卍解)에 해당하는, 아란칼의 참백도 해방 명칭.
본디 인간이란 하나의 몸에 3가지의 영혼ㅡ 정확히는 인격을 가진다.
첫번째는 인간으로 살아생전 가지고 있던 주 인격.
두번째는 통상은 표면화되지 않았을 뿐 누구나 지니고있는 참백도의 인격.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적인 인격인 호로로서의 인격.
이렇게 3가지다.
통상 인간은 살아가면서 선업이나 악업을 쌓는다.
그리고 죽음의 순간 지닌바의 염원에 따라서 망령이 되기도하고, 일반령이 되기도하며, 간혹 드물게도 호로가 되기도 한다.
최초, 인간이 사후에 호로가 되는 경우는 확실히 말해서 드물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후에도 주 인격으로 존재하며, 이들이 생전부터 쌓아온 악업이 많다 할지라도 그것은 생전의 악업일 뿐, 호로가 될만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호로가 된다.
그것은 살아생전의 영향이 아닌 사후에 일어나는 일에 의한 것이다.
가령, 선인이었던 자라 할지라도 사후에 악에 물들어 악령이 되고나면 호로가 된다.
반대로 악인이었던 자라 할지라도 사후에 모든 것을 단념하고 순순히 영혼장례를 당한다면 호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지옥에 갈 뿐.
그리고 사후 영혼이 악에 물든다고 바로 호로가 되는 것도 아니다.
호로가 되기 위한 조건은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첫째가 악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요, 둘째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이며, 셋째가 호로 인격이 다른 인격들을 먹어치우는 것이다.
이 과정에 놓인 호로들이 바로 데미호로라 불리는 하등호로이며, 이와같은 세가지 조건을 모두 클리어 한 존재만이 비로소 호로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호로가 되는 세가지 조건중에 주목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세번째 조건, 타인격을 호로인격이 먹어치우는 것이다.
호로는 완전하지 못하다.
때문에 다른 인격들의 기억과 힘을 손에 넣어 완전해지고 싶어하며, 자신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죽이는 것도 그 일환이다.
흔히들 세가지로 나뉜 인격을 하나의 인격이 통합한다면 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그것은 엄연히 말해서 착각이다.
한계강도라는 영혼이 지닐수 있는 최대의 힘이라는 한계가 모든 것을 제한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세가지 인격을 통합한 악인 호로가 날뛰는 것을 방지하고자한 신의 의지인지 아니면 세계의 법칙인지 모르지만, 사신들과 마찬가지로 호로들도 한계강도를 가지기에 강해질 수 없다.
즉, 호로는 세가지 인격을 통합하는 대신, 발전의 가능성이 주 인격에 비해서 월등히 떨어지며, 한번에 올라가버린 힘은 반대로 한계강도를 쉽사리 깨닫게 해주는 역할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일반적인 호로의 이야기다.
호로도 어디까지나 영혼에서 파생된 존재이기에 한계강도를 지니지만, 사신들과 마찬가지로 '재능'이라는 변수가 존재하는 것이다.
호로라고 한계강도가 모두 같을리 없다.
대부분의 호로는 평범한 인간의 영혼이 근원이므로 루콘가 주민들의 한계강도와 다를바가 없지만, 반대로 대장급 사신이 될 가능성을 지닌 영혼도 호로화를 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대장급 사신이 될 재능을 가진 이가 호로가 된다.
이 얼마나 무서운 이야기인가.
세가지 인격을 통합한 호로.
그런 호로가 한계강도마저 대장급이라면 그것은 분명 재앙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한가지 제약이 존재했다.
호로는 기본적으로 '스스로 단련하여 능력을 상승시키는게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는 제한이 붙은 것이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영혼이 근원이라지만 한계강도까지 올라갈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이것은 세가지 인격이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발전해나가는 사신들과는 달리, 하나의 인격으로 통합되어버린 호로들의 제한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호로들이 강해질 수 없는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스스로의 수련을 통해서 강해질 수 없는 대신, 타인을 먹어치우는 방법을 깨달았다.
때문에 호로들은 서로를 잡아먹고, 융화하고, 소화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이 흔히들 말하는 아쥬커스의 영역에 들어서면 수많은 호로들의 인격과 힘을 흡수한 대가로 다시금 스스로 발전하는 힘을 획득한다.
대신, 호로를 먹어치우는 행위로는 더이상 강해질 수 없는 것이고.
(때문에 원작의 그림죠도 아쥬커스 영역에 들어서고는 식사로는 더이상 강해지지 못했다)
이것들이 바로 호로의 매커니즘.
그렇다면, 이야기를 처음으로 돌려서, 사신들의 시해와 만해에 해당하는 힘의 해방 레스렉시온은 무엇일까?
본디 사신들처럼 세가지 인격을 가지고 있으며, 그중 참백도의 인격을 인지함으로서 시해와 만해를 하게 한다는 것과는 달리 아란칼들은 검의 인격이 없다.
때문에 그들의 레스렉시온은 엄밀히 말해서 참백도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힘이었고, 그 정체는 바로 호로로서의 능력의「핵」을 검의 모습으로 바꾼것이다.
때문에 레스렉시온을 해방하는 경우, 아란칼로서의 육체에 호로 본래의 공격 능력을 회귀시킨 것이다.
아쥬커스 이상의 호로의 강함은 크기에 반비례한다.
인간의 크기에 가까울수록 강력하다는 증거.
그러나 형태 자체는 인간과 동떨어진 모습으로 크기만이 인간과 비슷할 뿐이다.
그것이 호로였고, 때문에 레스렉시온 해방시의 아란칼들은 호로로서의 본모습을 되찮아 괴이한 형태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레스렉시온.
그러나 우르키오라의 레스렉시온은 다르다.
인격이 있던 것이다!
하야나기.
우르키오라는 그 이름을 들어본적이 있다.
그것은 자신의 주인 아이젠 소스케님이 최초로 자신을 불렀던 호칭ㅡ
"『하야나기』였던 호로."
그렇다면, 이 레스렉시온은 정말로 하야나기 카이쥰이라는 주 인격이란 말인가?
세가지 인격과 호로의 매커니즘을 모르는 우르키오라로서는 그러한 의문을 떠올리지 못했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저 하야나기라는 인격은 엄밀히 말해서 자신의 레스렉시온이 아니다라는 본능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확실히 저는 레스렉시온이긴 하지만, 완전한 레스렉시온은 아닙니다."
사실, 우르키오라 쉬퍼라는 호로는 탄생부터가 일반 호로랑 다르다.
주 인격이 죽고, 그 여파로 인하여 호로 인격이 탄생하여 생긴 탓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생긴다.
ㅡ그럼, 참백도의 인격은 어디로 간거지?
그리고 그 해답이 바로 눈 앞의 자신의 이름을 하야나기라 말한 인격이 쥐고 있었다.
"확실히 그것을 들어야하겠지만, 나는 시간이 없다. 이 웨코문드의 왕, 바라간과의 결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지만, 하야나기의 지식이 전부였던 우르키오라는 인격에 관한 비밀을 전혀 모르고 있으며, 혹시 알았다 할지라도 그에게 그것은 현재 풀어야할 의문점이 아니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은 완전한 아란칼이 아니라는 것과 레스렉시온의 이름을 알아냄으로서 이제 비로소 완전한 아란칼이 될 수 있다는 사실 뿐이다.
그런 우르키오라의 생각을 알아챈 하야나기라는 이름의 인격이 말했다.
"그렇다면, 나중에 천천히 이야기를 하도록하고, 일단 당신에게 힘을 드리지요."
"사신들처럼 그대의 이름을 외쳐야 하는가?"
"대제 바라간과 같이 레스렉시온의 해방을 위해서는 그 이름을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우르키오라 당신이 하야나기라는 제 이름을 외쳐봐야 레스렉시온은 해방되지 않아요."
"어째서지?"
우르키오라의 말에 하야나기라는 인격이 대답했다.
"저는 본디 우르키오라라는 인격에서 파생된 존재가 아닌, 『원명』이라는 인격에서 파생한 존재. 때문에 우르키오라의 해방이 될 수는 없습니다. 당신의 해방은 당신의 인격에서 나온 존재만이 가능. 때문에 당신은 말해야만 합니다. 자신의 진정한 레스렉시온의 이름을."
그 말이 끝남과 동시에 우르키오라는 자신의 몸을 두들기는 충격에 정신을 차렸다.
바라간의 레스렉시온이 우르키오라의 이에로를 강타하면서 난 충격이었다.
충격을 당한곳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는 노화를 육체째로 잘라내고 재생한 우르키오라는 자신이 하야나기라는 인격에게 들었던 것을 토대로 한가지의 이름에 도달했다.
그것은 그가 아란칼화 하면서 본능적으로 느낀 호로로서의 핵의 이름.
참백도와는 달리 인격이 없는 레스렉시온의 경우, 이름을 아는 방법은 결국 자신이 본능적으로 아는 수 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우르키오라는 본능적으로 자신의 레스렉시온 이름을 깨달은 것이다.
대제가 자신의 무기를 다시 고쳐잡는 것을 보며 우르키오라가 말했다.
"ㅡ잠궈라, 무르씨엘라고(黑翼大魔, Murcielago)."
그 해방과 동시에 우르키오라는 비로소 완전한 아란칼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