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大) 1화
티아 할리벨은 마음이 술렁이고 있었다.
이 싸움의 목적은 무엇인가?
아이젠 소스케님은 이 싸움이 우리 호로를 위한 것이라고 했지만 싸우면 싸울수록, 상대와 검을 교차하면 교차할수록, 티아 할리벨에게는 의문이 쌓였다.
그녀의 수하들이 죽었을 때에도 그녀는 동요했다.
그것은 여타 다른 이들에게는 전혀 흔들림이 없는 것 처럼 보였을지 몰라도, 그녀로서는 상당한 충격이었던 것이다.
이 싸움은 어차피 그런 것이었다.
결국 어느 한쪽이 스러져 없어져야만 끝나는 것.
그렇기에, 수하들은 물론 자기 자신마저 스러질 각오를 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녀는 여기서 패배할 생각이 아니었다.
이긴다, 승리한다.
비록 이 싸움의 목적이나 의의는 찾을 수 없다하더라도 질 수 없다.
이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이젠 소스케의 바람.
그리고 아이젠 소스케가 그 바람을 이루는 것이 바로 『그』의 바람.
이 싸움에서 자신이 스러진다 할지라도, 그녀는 『그』를 위해 싸울 것이다.
그것이, 에스파다중 『희생』이라는 형태를 지닌 죽음을 관장하는 티아 할리벨이었기 때문이다.
싸움은 격화된다.
그녀도 그리고 상대도 자신의 비장의 수를 점차 공개해나간다.
해방을 하고, 물과 얼음이 부딪힌다.
하지만 아이젠 소스케님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두명의 수하, 긴과 토센 또한 움직이지 않는다.
수하들이 희생되어 가는데도 그들은 움직이지 않는다.
아이젠 소스케님이 웨코문드를 점령 했을 당시, 『그』의 세력과 대치하던 당시에 바라간은 말했다.
그는 자신들을 체스의 말처럼 생각한다고, 그러니 이용당하지 말고 그 송곳니를 갈아두라고.
그녀가 ■■하는 『그』는 그 말에 알고있지만 상관없다고 대답했다.
그렇기에 티아 할리벨도 억지로나마 납득하고 고개를 숙였다.
그것이 『그』의 바람, 그리고 『그』의 바람이 이루어지는게 자신의 바람.
ㅡ왜냐하면, 그녀는 『그 남자』를 ■■하니까.
그래서, 그녀는 싸웠다.
히츠가야 토시로 대장과, 그리고 이후 나타난 가면의 사신(바이자드)들과 싸웠다.
하지만 그것도 이걸로 끝이었다.
"아이젠… 님…."
"용도 폐기다. 아무래도 너희의 힘으론…, 내 밑에서 싸우기에 부족해."
촤악!
휘둘러진 아이젠 소스케의 검에 베인다.
피를 흩뿌리며 비틀거리며 쓰러지는 티아 할리벨에게 아이젠은 말했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고생해서 끌어 모은 너희 에스파다의 힘이, 설마. 나 하나만도 못할 줄이야."
까득! 하고 이를 악문 티아 할리벨이 비명과도 같이 아이젠의 이름을 부르며 마지막 힘을 다해 그 창을 찌른다.
그러나 그것은 환상.
경화수월이 빗어낸 거짓된 광경.
"성가시군, 그래…. 네 주제에 감히 나로 하여금, 두 번이나 검을 휘두르게 해?"
아이젠의 검이 티아 할리벨의 어깨를 꿰뚫으려 한다.
그 검이 서서히 자기에게 다가오는 것을 느낀 티아 할리벨은 이것으로 자신의 생이 끝날것을 직감했다.
그러자 찾아오는 것은 『그』에 대한 생각.
자신은 『그』를 ■랑 한다.
그렇기에 말하고 싶었다, 『그』를 사■한다고.
전하고 싶었어요, 저의 마음을ㅡ 제가 당신을 사랑한다는 것을.
아이젠의 검이 티아 할리벨을 꿰뚫는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아무것도 없던 허공에 가르간타의 문이 열리며 흰 손이 불쑥 튀어 나와 그 검을 잡았다.
"음?!"
아무리 억제했다지만 자신의 검을 맨손으로 잡다니.
그에 아이젠은 약간의 경계심을 가지며 그 사태를 지켜보았다.
허공에서 튀어나온 손은 아이젠의 검을 뿌리치며 티아 할리벨을 잡아 당겼다.
그리고 공간으로 사라진 티아 할리벨과 그 손은 아이젠과 거리를 벌린채 다시금 나타났다.
아이젠 소스케는 저러한 곡예가 무엇인지 알고있다.
그리고 저 곡예를 할 줄 아는 이를 알고있다.
다만 의외인건, 그가 자신을 방해했다는 것인가…….
그렇기에 아이젠은 의외의 마음을 담아, 그리고 조금은 흥미롭고 즐겁다는 듯이 그를 방해한 이의 이름을 불렀다.
"무슨 짓이지, 우르키오라."
그러자 티아 할리벨을 구한 방해자가 대답했다.
"미안하지만, 틀렸다. 선생님께 쓸법한 말투는 아니군, 아이젠 소스케."
호로 특유의 가면과 그 흔적조차 없는 모습.
에스파다들이 입는 흰색 옷이 아닌 검은 사패장을 입고 있는 남자.
그 모습에서 예상치 못한 그리움을 발견한 쿄라쿠 슌스이와 우키타케 쥬시로가 그의 이름을 외쳤다.
"하야나기, 카이쥰!"
"오랫만이군, 모두들."
친우들의 외침에, 그남자ㅡ 하야나기 카이쥰은 씨익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