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화. 메이드 기사까지 몆 마일?
미샤 실종으로부터 이미 일주일이 지나려 한다.
스와지크는 식사에 손을 대지 않고, 반쯤 단식같은 매일이 계속되고 있다.
그녀가 좋아하며 먹던 것이나 과일, 혹은 그녀가 만들고 있던 과자 등, 차례차례로 바꿔서 줘 보지만 헛수고였다.
나날이 야위어 가는 그녀의 뺨을 보고 불쌍하다고 생각해도, 나는 그걸 어떻게도 할 수 없다.
오히려 여러가지 보살펴 주는 탓에, 그녀에게 쓸데없는 정신적 부담을 강요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물론 스와지크가 무슨 말을 한 건 아니다.
다만, 이쪽의 기대에 부응하려 음식을 입에 대고 토한다는 일을 몆 번이고 반복하고 있으면, 싫어도 내가 하고 있는 일이 부담이라고 눈치채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식사를 주지 않을 수는 없고, 그녀를 슬퍼하게 한 채 지내게 해서 좋은 것도 아니다.
그런 끝이 없는 갈등에 시달리며 나는 평소처럼 아침밥을 실은 웨건을 스비타에게서 받아 방에 들어갔다.
「여, 안녕 스와지크」
「안녕하세요, 페이 오라버니」
「오늘 기분은 어떠니?」
「네, 평소보다 좋다고 생각해요」
평소와 같은 대화를 하고, 최근 며칠과는 조금 다른 반응이 돌아왔다.
나는 허를 찔린 탓에, 창가에 앉아 이쪽을 향해 미소짓고 있는 소녀를 아연하게 되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스와지크는 굳어져 있는 나를 보고, 웃으며 일어서 이쪽으로 걸어온다.
조금 발가가 불안한 것 같지만, 그래도 제대로 스스로 행동하고 있다.
이 1주간, 누가 뭘 해도 앵무새 인형같았던 그녀가, 지금 오래간만에 자신의 기분을 담은 말로 대답해 주었다.
나는 그 사실에 약가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그, 그러니, 그건 다행인걸. 오늘은 뭘 먹고 싶니?」
「에, 아직 먹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지만, 빵과 우유. 그리고 샐러드를 조금 먹을게요」
「알겠어. 곧 준비할게」
그렇게 말하고 웨건 위에 실려 있던 우유 손잡이에 뻗은 내 손을, 스와지크가 살그머니 잡았다.
서늘한 그 손의 감촉에 나는 조금 놀라며 그녀를 뒤돌아봤다.
스와지크는 천천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내 손을 되돌렸다.
「페이 오라버니에게 응석부리는 것도, 오늘까지에요. 식사 준비 정도는 스스로 할 수 있으니까요」
「아, 아니, 하지만」
「웨건을 조금 더 테이블 옆에 두셔 주시면, 이 후는 제가 먹고 싶은 걸 골라서 먹을테니까요. 페이 오라버니도 좋아하는 걸 골라 드셔주세요」
「그, 그래. 알았어」
이전과 같은 밝은 분위기에, 나는 솔직히 당황할 수밖에 없어서 그녀가 말하는 대로 앉았다.
콧노래를 부르며 아침 식사 준비를 하는 스와지크를 보고, 그 갑자기 변한 행동의 원인에 대해 여러가지로 생각해 봤지만 짐작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대체 뭐가 그녀를 여기까지 바꾼 것인가.
나쁜 방향으로 돌출되어 버려, 이전의『만행공주』로 되돌아오려 하는 것일까?
그에 비해 표정은 깔끔하고, 만행공주였을 때의 어슴푸레한 그림자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는다.
그러면,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나 사건이 해결되었나?
그것도 있을 수 없다.
적어도 어제오늘, 스와지크의 주위에 있어서 바뀐 건 무엇 하나 없다.
그녀 자신의 변화를 제외하고는, 지만.
스스로 만든 빵죽을 맛있다는 듯이 먹는 그녀를 보고, 나는 홀로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내 집무실 안, 내가 급히 불러온 사람들이 모인다.
레오에 비비오, 샌드릭에 닥터·게로다.
모인 사람들을 둘러보며, 나는 오늘 아침의 스와지크의 모습을 그들에게 말했다.
그리고, 어제 그녀에게 바뀐 것이 없었는지 물었다.
「제 쪽에선 딱히 뭔가 외부에 움직임이 있었다는 보고는 받지 못했습니다」
「저도 라이라에게서 아무 보고도 받지 못했습니다.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이었을 터입니다」
「어젯밤은 내가 직접 공주 전하의 침실 주위의 경계를 하고 있었습니다만, 평소와 같이 굉장히 조용한 밤이었습니다」
역시 스와지크 주위의 변화는 볼 수 없는 듯 하다.
나는 닥터를 보고, 발언을 재촉했다.
정신이 급격하게 병들었다는 가능성도 있으니, 의사의 견해도 들어 둬야 할 것이다.
「이쪽에 물으시기 전에, 공주님의 건강 진단을 다녀왔습니다」
「그래서, 어떻지. 전날 닥터는 스와지크의 마음이 병들고 있다고 했지. 그게 악화된 건가?」
「아뇨, 그건 아닙니다. 대답도 제대로 하고 계시고, 눈에도 힘이 있으셨습니다. 마음의 병이라는 점에서는, 더 이상 걱정은 필요없을지도 모릅니다」
「증상은 개선된 건가?」
「여전히 영양 상태는 좋지 않은 듯 합니다만, 오늘 아침은 조금이라고는 해도 스스로 식사를 하셨다면, 그쪽 문제도 시간이 해결해 주겠죠」
「닥터, 그녀가 회복한 원인이라고 하는 건 대체 뭐라고 생각하지」
「일반적으로 말하면, 마음을 누르고 있던 문제가 해결되었다, 라고 봐야 하겠지요」
「무엇 하나 그녀를 둘러싼 환경은 변하지 않았는데 말인가?」
「마음의 개방과 현실 환경의 변화라고 하는 것은, 반드시 일치한다고 볼 수 없습니다. 상황은 변하지 않아도, 생각을 바꾸는 것 만으로 마음의 병이라는 것은 낫기도 합니다」
「그러면, 스와지크가 미샤의 죽음에 대해 결론을 냈다는 건가?」
「혹은, 그렇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거기까지 자세한 진단을 한 게 아니므로, 확실히 그렇다곤 할 수 없습니다」
「그런가. 고맙군」
결국 미샤에 죽음에 대한 그녀의 마음이 정리가 되었다, 는 걸까.
그건 그렇고, 이리 하룻밤만에 마음을 빙글 바꾸는 걸까, 하고 이상하다 생각했다.
나라면 어떨까.
혹시 지금의 스와지크가 암살되었다고 해서, 어느 날 갑자기 깔끔하게 잊어버릴 수 있을까?
열심히 상상해 봐도 실감이 솟지 않았고, 그런 일이 되면 분명 평범하겐 있을 수 없는 게 아닐까, 하고 막연히 느끼는 정도다.
빈곤한 자신의 상상력에 한숨을 무심코 쉬어버렸다.
그러면, 결국 모여 주었지만 유용한 정보나 의견도 없었다.
언제까지나 이러고 있어도 답이 없다.
일단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는 정도밖엔 지금의 나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나는 모두를 물러나게 하고, 쌓여져 있는 일상업무에 착수하기로 했다.
우리들이 골머리를 썩이는 무렵, 스와지크의 침실에서는 그녀가 홀로 창 밖을 보고 눈물을 흘리며 웃고 있었지만, 신도 아닌 우리들에게 알 길은 없었다.
더욱 그와 동시각, 어떤 집합 주택 지붕 위에서는 한 사람의 변태 메이드 빨간리본 기사가 난투 소동을 이르키거나 하고 있었지만, 그것도 사람인 우리들에겐 알 길이 없었다.
요 며칠 정해진 아침 시간에, 메이드 기사 보먼은 내 방 창문에서 잘 보이는 지붕에 올라가 나를 웃겨준다.
아마 본인에겐 그럴 생각이 아닐지도 모르지만...아니, 그럴 생각이 아니면 저런 바보같은 리본은 붙이지 않나.
그렇다고 할까, 왜 매일 지붕에 올라오는 걸까?
이상한 취미에라도 눈을 떴어?
오늘도 내일도, 집합 주택 주민에게 뭇매맞는 변태 메이드 기사 보먼.
창틀에 턱을 괴고, 그의 악전고투를 지켜보는 나.
여기서 몆 번 손을 흔든 적도 있었지만, 난투로 바쁜지 눈치채 준 적이 없다.
내가 눈치챘다고 알면, 분명 보먼도 저런 바보같은 짓 하지 않아도 될텐데.
거기에 너무 나를 따라다니고 있으면, 분명 좋은 일 따윈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바깥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서 감시가 붙을 뿐이다.
빨리 저 바보같은 소동을 멈추지 않으면 안 되겠지만, 저 모습을 보면 성실하게 그의 몸을 염려할 수조차 없다.
뭐라고 할까, 전신의 힘이라고 할까. 의욕이 없어진다.
「그렇다고는 해도 빨리 저걸 멈추지 않으면, 다음은 보먼의 몸에 뭔가가 일어나도 곤란하고 말야」
아, 보먼이 지붕에서 차여 떨어진게 보인다.
으음. 저 높이에서 떨어져도 괜찮을까?
조금 걱정되었지만, 지붕에서 아래를 가리키며 크게 웃어대는 주민들을 보는 한, 아마 그렇게 심각한 사태는 되지 않았겠지.
튼튼한걸, 보먼.
뭐라고 할까, 내가 그를 걱정해 줄 일도 없지 않을까 생각되어 버린다.
뭐, 농담은 치워두고, 정말로 보먼의 저걸 어떻게든 그만두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역시 밖에 나가지 않으면 안 되나.
그러면, 어떻게 밖에 나가지?
빠져나간다고 하면 밤이지만, 보먼은 언제나 아침에 지붕으로 찾아온다.
밤 사이 빠져나가 저 장소 근처에서 기다리는게 가장 똑똑한 방법이겠지만.
그래도 아침엔 페이 오빠가 언제나 걱정하러 와 주니, 아침에 방에 없다는 것도 문제가 있을 것 같다.
그 후는 아침 식사 후 방을 빠져나가, 그대로 밖에 도망치는 정도의 방법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그, 뭔가 비밀 통로라던가 있어서 거기로 쏙 도망칠수 있거나 하면 좋을텐데」
그러고 보면 내가 태어나기 전의 애니메이션엔, 리□의 기사라던가 감옥에 붙잡힌 공주님이 활약하는 이야긴지 뭔지도 있었다고 떠올렸다.
뭐, 내용은 잘 모르겠지만 말야.
카□오스트로 백작 저택도 여러가지 장치되어 있었으니까, 진짜 왕궁에 있는 이 방에 있어도 당연하지 않으려나?
그렇게 생각해 방의 벽이나 장식ㄱ품, 혹은 마루의 깔개 아래 등 닥치는 대로 조사했다.
반나절 정도 여러가지 조사하고 있었지만, 아무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잘 생각하면 나 정도의 인간이 찾을 수 있다면, 그런 거 비밀통로라고 할 수 없는게 아닐까.
안 그래도 체력이 떨어져 있는데 쓸데없는 노력을 해, 풀 마라톤을 전부 달린 후와 같은 상태가 되어있는 나.
결국 왕궁 탈주 계획은, 아침 식사 후 자연스럽게 성에서 탈출하기로 했다.
다음 날 아침, 나는 페이 오빠와의 식사를 끝내자마자 언젠가의 변장용 영애 의상을 끌어냈다.
왕궁 안에 준비되어 있는 드레스는, 역시 밖에 나가기엔 좀 너무 화려하다.
전신 거울로 이상한 곳이 없는지 제대로 체크하고, 나는 조용하게 침실 문에 몸을 기댔다.
귀를 문에 대 바깥 소리를 들었지만, 이렇다고 할 신경쓰이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살짝 문을 조금만 당겨, 머리만 복도에 슬쩍 내보았다.
오른쪽을 보고, 왼쪽을 본다.
「응. 아무도 없네」
오늘 식사는 평소보다 빨리 가져와 줬으므로, 왕궁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은 아직 그정도로 많지는 않다.
살짝 걷고, 다리를 내밀고, 까치발을 내밀고.
그러고 보면 언젠가, 이런 스니킹한 일을 했던 듯한 느낌이 드는데.
계단까지 오자, 아래에서 라이라와 스비타가 뭔가 이야기하며 올라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재빠르게 계단 옆에 있는 방 안에 몸을 숨기고, 스비타들이 지나가는 걸 가만히 기다렸다.
서서히 소리가 커지고, 그리고 멀어져 간다.
살짝 밖을 엿보자, 마침 복도 모퉁이를 둘이 돌아가는 참이었다.
다시 한 번 계단을 들여다보고, 아무도 올라오지 않는지 확인한다.
주위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인기척이 없는 로비로 나왔다.
「후우, 여길 지나가 밖에 나가면, 이 모습이라면 어느 정도 얼버무릴 수 있을까?」
나는 빠른 걸음으로 로비를 달려나가, 왕궁 내 광장으로 나왔다.
역시 여기까지 오면, 몆 개의 인영이 있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애초에 그들은 시녀나 허드렛일을 하는 하인이나 하녀들로, 아침 준비로 바쁜 듯이 뛰어다니고 있다.
아무도 이쪽을 의심하며 보지 않은 듯 하므로, 나는 서둘러 정문을 향해 당당히 걸어간다.
이런 건 서투르게 떠는 것이 의심받는 것이다.
라는 건 어떤 근거도 없는 자신감을 방패로, 나는 정문 위사 옆을 빠져나갔다.
「빠른 외출이시군요?」
「네. 아침 시장에 잠깐 공주님의 과일을 사러」
위사 한 명이 나를 보고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한순간 초조해 했지만, 가능한 한 평정을 유지하며 가볍게 아가씨다운 인사를 하며 대답을 돌려줬다.
이걸로 속아 주면 좋겠는데, 라고 기도하며 어디까지나 당황하지 않고 소란피우지 않고 바깥을 목표로 한다.
그런 내 마음은 들키지 않고, 위사는 미소를 지으며 조심하시길, 하며 배웅해 주었다.
뒤돌아보고 싶어지는 충동을 억누르며, 나는 다리를 건너 마을 안에 섞여들어 간신히 긴장을 풀었다.
「후아~ 심장에 나쁜걸. 그렇다곤 해도, 잘도 성 밖에 나올 수 있었는걸. 이 후는 보먼이 오기 전에 그 장소에 먼저 가지 않으면」
나는 마을 북쪽을 향해, 잘 모르는 마을 안에 발을 디뎠다.
보먼을 만나, 이제 두번 다시 나와 관계되지 말라고 말하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