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및 문화 콘텐츠 사이트 삼천세계

리리컬 브레이커

リリカルブレイカー


원작 |

역자 | 淸風

제 5화 검은 용


“나노하!”

 마력류에 의한 주얼 시드의 강제 발동. 그걸 유노가 감지한 건, 나노하를 집으로 보내고 혼자서 주얼 시드 탐색을 시작한 뒤 얼마 뒤였다.
 바로 광역결계를 펼친 유노는 나노하와 합류하기 위해 달려나가, 머잖아 나노하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노하 쪽도 주얼 시드의 발동을 감지하여, 이미 배리어 재킷을 두르고 있었지만, 그 나노하의 표정이 전에 없이 굳어진 것처럼 보였다.

“유노 군, 큰일이야! 유토 군이!”
“유토가 어떻게 된 거야?”

 나노하의 말은 표정보다도 나노하가 조바심내고 있다는 걸 유노에게 전해준다.

“아까 전화했었는데 갑자기 끊어졌어! 아무리 부르고 다시 걸어도 안 받아!”
“설마……주얼 시드의 발동에 말려 들어서?”
“……아마, 그럴거라 생각해.”

 그와의 대화가 끊긴 건 딱 마력류가 발생한 직후. 상황을 생각해 보면 주얼 시드의 발동에 말려들었다고 생각하는 게 자연스럽겠지.
 둘은 동시에 고개를 어느 쪽으로 향한다. 거기에는 빌딩과 빌딩 사이에 하늘을 뚫을 것 같은 격렬한 섬광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 애도 바로 곁에 있을 텐데……. 일단 주얼 시드의 봉인을!”

 유토의 안부는 신경 쓰이지만 이대로 주얼 시드의 발동을 놓아둘 수도 없다. 그가 주얼 시드의 발동에 말려든 거라면, 강제발동을 촉진시킨 페이트와 그 사역마에 대해 대응하는 것보다도 주얼 시드의 봉인을 우선시해야 한다.
 주얼 시드의 봉인은 나노하에게 맡기고, 유노 자신은 페이트의 습격에 대비해 주위를 경계한다.

“응! 레이징 하트, 가자!”
『all right.』

 주얼 시드의 발동 지점까지는 거리가 있기에, 장거리 봉인을 할 수 있도록 레이징 하트를 잡는다.
 네 개의 환상 마법진이 레이징 하트의 주변에 형성되어 그 끝에는 분홍빛 마력광이 모여간다.

“디바인…… 버스터―!!”

 나노하의 말을 방아쇠로 그 막대한 마력을 해방한다.
 나노하의 특기인 직사형 포격마법. 막대한 마력을 방출하는 그 공격은 단순하긴 하지만 그로 인해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나노하의 18번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마법이다.
 그리고 주얼 시드를 봉인하기 위해 해방된 마력광은 하나가 아니었다.
 나노하가 있는 곳과는 다른 곳에서 금색의 빛이 솟구친다. 나노하와 마찬가지로 주얼 시드를 봉인하기 위해 쏘아낸 페이트의 포격마법이다.
 경위는 어쨌건 간에, 이걸로 주얼 시드의 봉인은 완료될 터다.
 하지만 그 확신에 가까운 유노의 예감은 허망하게 배신당했다.
 분혹색과 금색의 섬광이 착탄하기 직전에 주얼 시드에서 뿜어져 나오고 있던 빛이 사라져, 그 대신에 거대한 그림자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그 직후, 나노하와 페이트의 마법이 서로 부딪쳐 서로의 상호간섭에 의해 섬광이 주변을 감싼다. 그리고 하늘을 흔들 듯한 포효가 울려 퍼진다.

 나노하와 페이트의 포격이 헛스윙으로 끝난 건 명확했다.

“저기, 유노 군?”
“왜, 나노하?”

 잡고 있던 레이징 하트의 앞쪽에 눈길을 고정하며, 나노하는 경련이 일어나는 듯한 표정으로 유노에게 질문을 꺼낸다.
 기분 탓인지 대답하는 유노의 목소리도 떨리는 것처럼 보인다.

“저거, 뭘까?”
“검은 용……일까.”

 두 사람의 눈길 끝에는 뇌운을 배경으로, 붉은 눈을 가진 칠흑의 용이 거대한 날개를 펼치고 있었다.




“저, 저기, 페이트? 저건 좀 위험할 것 같지 않아?”

 알프는 하늘에 떠 있는 용을 가리키면서 자신의 주인인 소녀에게 말을 걸었다.
 단순한 용이라면 우수한 마도사일 주인과 그 사역마인 자신이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겠지. 하지만 이 세계에 용 같은 건 존재할 리 없다.
 자신들이 강제로 발동시킨 주얼 시드가 원인이라는 건 의심할 여지도 없다.
 그리고 그 칠흑의 용에서 느껴지는 마력, 위압감은 자신들이 아는 기존의 용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로 강력했다.
 역시나 자신들도 저기에 정면으로 덤벼서 무사히 끝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할 정도로 알프도 낙관적이진 않다.
 상황이 나쁘면 도망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자신의 주인에게 눈을 향하지만, 거기에는 역시나 자신의 상상대로 디바이스를 잡고 있는 주인의 모습이 보였다.

“확실히 강해 보이지만……그래도 해야 해.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어.”

 예상과 같은 주인의 대답에 작게 한숨을 내쉰다.
 이 자그마한 주인님은 기본적으로 스스로에 대한 배려가 없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자신이 상처 입는 것도 꺼리지 않고 무모한 짓을 해 버린다.
 알프 입장에서는 위험한 거나 무모한 일은 하지 말아 달라 부탁하고 싶지만, 이 주인은 그녀의 어머니를 위해서라면 어떤 위험한 짓이나 무모한 짓도 꺼리지 않는다. 자신이 아무리 충고해도 들어주지 않는다는 걸, 과거의 경험에서 익히고 있다.

“그럴 거라고 생각했어. 내가 서포트 할 테니 빨리 끝내고 돌아가자.”

 그렇다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하나. 주인의 방패, 이빨로써 페이트를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자신의 생명을 걸어.

“응, 미안해. 어울리게 해서.”
“서먹서먹한 소리 하지 마. 페이트는 내 주인님이니까 당연하잖아. 그래도 위험해 지면 빨리 도망가자?”
“응, 알고 있어.”

 페이트는 이렇게 말하지만, 알프 입장에서는 그 말을 신뢰할 수 없었다. 지겨운 이야기지만, 이 주인은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 무리를 해 버리는 거다.
 위험해지기 전에 마무리를 짓던지, 여차하면 목덜미를 잡고서라도 끌고 돌아가든지 하자고 몰래 결심한다.

“그럼, 가자. 알프, 바디시.”
『yes, sir.』
“예.”

 검은 마도사는 날아오른다.
 소망을 이뤄주는 보석을 그 손에 넣기 위해서.





“저기, 유노 군. 왠지 저거 무진장 쎈 것처럼 보이는데.”
“으, 응……확실히 지금까지의 주얼 시드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을 정도의 힘이 느껴져.”

 흑룡의 길이는 3미터를 가볍게 넘으려나. 펼친 날개도 더하면 10미터까지 나올지도 모르는 그 거체에서는 언뜻 보기에도 쉽게 쓰러뜨리기 힘들리라는 위협이 느껴진다.

“혹시나 저거 유토 군이라거나?”

 전에 없이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 주얼 시드와 연락이 끊긴 소년.
 그 소년이 자신과 마찬가지로 마력의 소질을 가지고 있는 걸 나노하는 알고 있다. 그리고 주얼 시드가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강한 의지와 소망이 필요하다는 걸 유노에게 들었다. 그런 지식으로부터 저 흑룡이 주얼 시드에 먹힌 소년이 바뀐 모습이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응. 아마……틀림없어. 유토의 마력이 주얼 시드의 힘으로 증폭, 폭주하고 있는 거라고 생각해.”
“그럼, 빨리 구해야지!”
“응! 그래도 조심해. 저 용만이 아니야. 그 검은 애나 사역마도 있으니까.”

 나노하에게 경고하면서도 자신의 정위치인 나노하의 어깨로 이동하는 유노.
 공격능력은 나노하에게 한없이 모자라지만, 바인드나 실드를 통한 서포트라면 특기다.

“유토 군, 반드시 도와줄 테니까.”
『flier fin.』

 나노하의 신발에서 마력으로 형성된 날개가 펼쳐진다.

“가자! 레이징 하트! 유노 군!”
『all right.』

 하얀 마도사는 날아오른다.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친구를 구하기 위해서.








“포톤 랜서 세트.”
『fire.』

 포효하는 흑룡의 뒤에서 금색의 마력탄이 날아온다.
 흑룡은 주위를 경계하고 있지 않고, 탄속도 쉽게 피할 수 있을 법한 속도가 아니다. 완전한 직격 코스.
 하지만 마력탄은 흑룡에 닿기 직전에 빛의 벽 같은 것에 막혀 산화했다.

“마력 실드……그것도 굉장히 강력한 녀석이네.”
“안 그래도 딱딱해 보이는 놈인데……성가시기 짝이 없네.”

 포톤 랜서의 착탄으로 페이트 일행의 존재를 눈치챈 흑룡은, 천천히 그 머리를 페이트 쪽으로 향한다.
 칠흑의 비늘을 몸에 두르고 날카로운 손톱과 이빨을 가진 흑룡. 그 진홍빛 눈동자는 자신의 사냥감을 노려보는 듯 페이트와 알프의 모습을 담는다.
 겨우 그 정도 행동으로도 흑룡이 내뿜는 위압감이 늘어난 듯이 느껴진다.

“뭐, 저 하얀 것도 온 거고, 후다닥 해치울까!”

 알프가 흘낏 바라본 쪽에는 레이징 하트를 쥐고 이쪽을 향해오는 나노하의 모습이 보인다.
 지금까지의 언동을 생각하면 갑자기 이쪽을 공격하지도 않을 거고, 주얼 시드의 봉인을 우선시하겠지만 어설프게 끼어들면 이쪽이 공조하는데 방해가 된다.
 그 전에 승부를 내는 게 베스트겠지.
 페이트와 알프는 잠시 서로를 바라보고는, 고개를 끄덕인 뒤 양쪽 다 산개한다.
 페이트가 그 속도로 교란하고 거기에 정신을 뺏긴 상대의 배리어를 알프가 깨부숴, 거기에 페이트가 공격을 먹이는 게 그녀들이 가장 장기로 삼는 전투 스타일이다. 이번에도 그 언제나 그렇듯 페이트가 흑룡의 품으로 날아든다.

『Scythe form.』
“하아아앗!”

 비껴가듯 날아가며 마력 칼날을 형성한 낫을 흑룡의 복부를 노려 한 방.

“빨라?!”

 하지만 흑룡은 그 큰 몸뚱아리에 어울리지 않는 재빠른 모습으로, 재빠르게 금색 칼날을 피한다.
뿐만아니라 페이트의 앞을 뒤덮는 듯 펼쳐진 날개가 페이트를 덮친다.

“이자식!”

 페이트를 지키려는 듯 끼어들어 온 알프가 주먹을 휘두른다.
 날개의 힘을 막으려는 게 아니라 어디까지나 비껴가게 할 목적으로 때려낸 일격에, 거룡의 날개는 계획대로 페이트의 궤도를 비껴간다.
 그걸 확인한 알프는 뒤이어 흑룡의 몸으로 주먹을 박아넣으려 하지만, 내려치는 발톱이 그럴 수 있게 두지 않았다.
 혀를 차며 후퇴해 그 일격을 피한다.

『Photon lancer Full auto fire.』

 거기에 들이쏘는 전격 탄환. 단발이 아닌 복수 동시전개에 따른 착탄 공격에 흑룡의 몸이 크게 흔들리지만, 형성된 마력 실드를 뚫기에는 부족하다.
 흑룡은 그 붉은 눈을 페이트에게 고정해 포효와 함께 입을 크게 벌린다. 단순한 포효가 아니다. 그 증거로 늘어선 이빨 틈 사이로 활활 타는 검은 화염이 엿보인다.
 바로 부풀어 오른 검은 불덩어리가 페이트를 향해 날아온다.
 페이트의 상상 이상으로 흑염이 덮쳐오는 속도가 빠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속도를 가진 페이트는 망토를 휘날리며 그걸 회피한다.

“페이트!!”
“읏?!”

 알프가 경고를 꺼낸 순간, 이미 흑룡의 이빨이 페이트의 근처까지 덮쳐왔다.

“큿!”

 달아날 틈이 없다. 그렇게 판단한 페이트는 반사적으로 마법진으로 된 원형 방패――라운드 실드를 형성한다.
 이 일격으로 실드가 뚫리는 일은 없겠지만, 방어는 장기가 아닌 자신으로썬 상당한 마력을 깎이겠지.
 방심했다곤 생각하지 않지만, 이 흑룡의 속도와 힘은 페이트가 상상했던 걸 훨씬 웃돌고 있었다.

『Divine.』
“버스터―!!”

 하마터면 이빨이 실드에 닿으려 하기 직전.
 분홍빛 섬광이 흑룡을 삼켜버려, 거대한 빛의 흐름이 흑룡을 멀리 튀겨낸다.

“페이트, 괜찮아?!”
“페이트!”

 나노하가 페이트에게 다가가려고 하지만, 그걸 막으려는 듯 알프가 끼어든다. 뚫어버릴 듯한 눈길로 나노하를 견제한다.

“나는 괜찮아, 알프.”

 으르렁거리듯 위협을 계속하는 알프를 달랜 페이트는 당황하는 듯한 눈길을 나노하에게 향한다.
 어째서 적일 터인 자신을 도왔는지. 그 눈에는 의심과 당황이 가득히 엿보였다..

“나는――”
“나노하!”

 그 페이트의 눈길에 대답하려는 듯 나노하가 입을 열었을 때, 검은 화염의 탁류가 나노하의 시야를 가득 덮는다.
유노의 경고에 눈치챘을 때는 이미 늦어서.
나노하가 순간적으로 한 행동은 레이징 하트를 손에 든 팔로 머리를 감싸는 행동이었다.

​『​P​r​o​t​e​c​t​i​o​n​.​』​

 나노하를 구하기 위해 레이징 하트가 자동으로 발동시킨 배리어와 유노의 방어마법. 2중의 배리어가 나노하를 감싸, 흑염을 막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흑염의 위력이 방어 위에서 마력을 지워내간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흑염을 막은 건 검은 마법사와 그 사역마.

“아크 세이버!!”
“배리어 브레이크!!”

 흑룡의 위아래로 돌아가 페이트가 상공에서 마력 칼날을 먹이고, 알프가 아래에서 주먹을 쳐올린다.
 각각의 공격이 흑룡의 실드에 직격해, 폭발이 그 거체를 감싼다.
 나노하와 유노, 페이트와 알프가 흑룡을 중심으로 각각 거리를 벌려선다.

“괜찮아? 나노하.”
“으, 응. 고마워, 유노 군.”
“응. 그래도 저 드래곤, 나노하의 포격을 먹고서도 아직 움직인다니…….”

 유노의 말에 나노하도 날카로운 표정으로 폭연에 휘말린 흑룡에게 눈길을 향한다.
 나노하가 쓰는 디바인 버스터의 위력은 일반적인 마도사의 위력을 크게 웃돈다. 폭주한 주얼 시드를 마력으로 때리는 것만으로 억지로 ‘봉인’ 시켜버릴 정도로. 실제로 지금까지의 주얼 시드 폭주체는 디바인 버스터를 견뎌낼 수 없었다.
 하지만 저 흑룡은 견뎌낸 수준이 아니라 반격까지 가해 왔다. 동식물이나 마력을 가지지 않은 인간을 먹어치운 것만으로는 이 정도의 힘을 낼 수 없다.
 마력을 가진 인간을 먹어치웠을 경우, 이 정도까지 힘이 증폭되는 데는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아마도 페이트와 알프의 공격도 치명상에 이르지 못했겠지. 그 걱정이 올바르다는 걸 증명하려는 것처럼, 흑룡의 포효가 폭연을 날리고 그 거체가 건재하다는 걸 드러냈다.

“괴물이구나. 저녀석.”

 알프는 잔뜩 찌푸린 얼굴로 중얼거렸지만, 페이트는 그 말을 부정하는 것처럼 조용히 고개를 흔든다.

“그래도 공격은 통했어. 쓰러뜨릴 수 없는 녀석은 아냐.”

 페이트의 말대로 흑룡의 전신은 거듭된 공격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나노하의 포격으로 몸을 뒤덮은 비늘의 반은 사라졌고, 머리와 다리에서도 피가 흐르고 있다.
 나노하 일행의 공격은 비살상설정이긴 하지만 순수한 마력생명체인 흑룡에게는 마력 데미지가 그대로 육체적 대미지를 가하고 있다.
 흑룡의 대미지만을 생각하면 끝장을 내기도 쉬워 보이지만, 상처 입은 동물은 몰아넣으면 몰아넣을수록 강한 힘으로 역습해 온다.
 분노에 타오르는 흑룡의 눈과 포효가 그걸 여실히 나타내고 있다.

“페이트! 나, 나노하! 다카마치 나노하!”

 흑룡에게 주의를 유지한 채로 페이트에게 말을 거는 나노하. 친구일 소년을 확실히 구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힘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한 나노하는 마음이 시키는 대로 페이트에게 말을 걸고 있다.
 페이트도 흑룡을 경계하는 채로 나노하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부탁이야! 힘을 빌려줘! 저 용……주얼 시드에는 내 친구가 먹혀있어!”

 그 말에 페이트의 눈동자가 약간 흔들린다.
 저 주얼 시드를 강제 발동 시킨 건 자신들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친구를 먹히게 한 것도 자신들에게 책임이 있다.

“페이트! 그런 녀석은 신경 쓸 것 없어! 우리들의 목적은 주얼 시드를 손에 넣는 거잖아!”

 주얼 시드를 봉인하면 먹힌 것도 해방될 테니까 신경 쓸 필요 없어. 말로는 표현하지 않은 마음이 알프의 말투에 담겨있었다.
 자신들의 목적. 그건 주얼 시드를 손에 넣는 것. 그게 어머니의 바람이라면, 어떤 짓을 해서라도 이뤄낸다.
 그 마음이 흔들릴 뻔했던 페이트를 다음 행동으로 몰아냈다.

『photon lancer. get set.』

 살짝 끄덕인 뒤, 바디시를 들고 주위에 마력발사체인 포톤 스피어를 여럿 형성한다.

“파이어!”

 사출과 동시에 이동. 몇 개는 회피당했지만, 고속의 낙뢰가 흑룡의 몸에 차례차례 박혀, 그 공격이 흑룡을 뒤흔든다.
이전 공격으로 이미 흑룡의 실드는 완전히 소실되어 있다.
 답례라는 듯 흑룡의 염탄이 차례차례 내 쏘이지만, 특기인 고속기동으로 회피해 간다.

“체인 바인드!”

 날개를 펄럭이며 페이트를 덮치려 한 흑룡의 네 다리와 날개를 마력으로 만들어진 사슬이 얽어맨다.
 흑룡을 얽어맨 사슬은 알프가 만든 것만이 아니라, 그와 다른 쪽에서도 날아왔다.
 눈을 향해보자 하늘에 멈춰있던 페럿 사역마도 체인 바인드를 만들어내고 있다.
 더욱이 눈길을 옮겨보면 그 곁에서 그 하얀 마도사가 무지막지한 양의 마력을 모으고 있는 게 눈에 보인다.
 적극적으로 연휴를 취하지 않아도, 이쪽이 만든 찬스를 놓칠 생각은 없는 모양이다. 사냥감을 빼앗긴 것 같아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불만을 토하고 있을 정도의 여유는 없다.
 상처 입고 있다곤 해도, 흑룡이 바인드가 찢길 정도의 힘으로 날뛰고 있으니까.

“페이트!”

 알프가 부를 것도 없이, 그의 주인도 이 기회를 놓칠 것 같은 짓은 하지 않는다.

​“​디​바​인​·​버​스​터​어​어​어​어​어​!​”​
​“​선​더​·​스​매​셔​!​!​”​

 동시에 쏴낸 금빛과 분홍빛 섬광이 이번에야말로 흑룡의 몸을 꿰뚫어, 눈부실 정도의 섬광과 폭발을 일으킨다.
 섬광이 잦아들자 흑룡은 소리도 없이 무너져, 그 몸이 아래로 떨어져 간다.

“해냈어……?”
“아마…….”

 추락의 충격과 함께 땅에 퍼진 흑룡을 방심없이 지켜보면서 말하는 나노하.
 페이트 일행도 안이하게 다가가려고 하지 않고 흑룡을 경계하고 있다.
 흑룡은 날개가 반쯤 찢겨나갔고, 한쪽 팔도 잃었다. 일어서는 것마저 불가능한 대미지라 해도 좋겠지.
 그럼에도 불안을 불러일으키는 듯한 불길한 예감을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느끼고 있었다.
 나노하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유노가 확신이 없는 듯해 보이는 것도 그 탓이다.
 혹시, 이 자리에서 주얼 시드에 먹혀버린 소년이 있었다면 이렇게 말했겠지. “너희들……그건 실패 플러그야.”하고.



 소년은 모른다.

 소년은 힘을 갈구하고 있었다.

 미래를 알고 있어도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

 단지 보고 있기만 하는 자신에게 초조함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보다 자그만 여자애가 싸우는 모습을 단지 지켜볼 수밖에 없는 자신.

 어쩔 수 없다고 자신을 달래면서도, 실제로는 누구보다도 힘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리고 발동된 소망을 이뤄주는 보석이 그 마음에 감응했다.
 힘을 갈구하는 마음과 폭주하는 힘은 패배한 뒤 더더욱 강한 힘을 갈구했다.
 소년이 숨긴 마력의 소질과 주얼 시드의 힘이 공명해, 수십 배로 증폭되어, 쓰러진 흑룡의 몸이 빛에 감싸여간다.

“페이트, 이건……!”
“나노하, 조심해!”

 알프와 유노의 입에서 동시에 경고가 튀어나온다.
 흑룡을 감싼 빛은 사태의 진정을 알리는 게 아니다. 그 빛이 늘어남에 따라 내뿜는 마력이 부풀어 오른다. 상처 입기 전의 마력을 웃돌 기세로.


 흑룡이 빛 속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킨다. 빛이 사라졌을 때, 흑룡의 모습은 변해 있었다.
 보다 불길하게. 더욱 강인한 모습으로. 몸의 곳곳에 붉은 수정 같은 게 박혀있고, 앞다리와 일체화된 그 날개는 더더욱 거대화되어 흉악한 위용을 뽐내고 있다.
 변화하기 전과 바뀌지 않은 새빨간 눈이 하늘을 노려보고, 그 입에서 포효가 솟구쳤다.
■PREVIEW NEXT EPISODE■

나노하와 페이트의 마음을 비웃는 듯, 흑룡은 더욱 강한 힘을 얻어 암룡으로서 날개 쳤다.
서로의 목적, 바람을 이루기 위해, 하얗고 검은 마도사는 마침내 함께 싸우기 시작한다.
바람을 이루기 위해. 별의 빛과 뇌광이 뒤얽힌다.

유토 ‘내 소리가 들려?’

역자의 말 :
 사실 이 SS를 처음 볼 때, 전화에서 유희왕을 한게 복선이었을 거라곤 상상도 못했지 말입니다…….
 아니 근데, 그런 건 보통 못하는게 정상이잖아요?

댓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