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2화 작전은 일각을 다툰다
“에. 주얼 시드, 프레시아가 가지고 있어?”
“아아. 저번에 돌아갔을 때랑, 이번 탐색 직전에 전부 전송해 버렸어.”
아스라에 나노하 일행이 회수되어 치료를 받고 있는 동안, 알프에게서 들은 이야기에 나는 깜짝 놀랐다.
프레시아가 가지고 있는 주얼 시드는 전부 13개. 이건 원작보다 확실히 개수 많지?
회수한 주얼 시드는 틀림없이 페이트가 전부 가지고 있을 거로 생각했었는데 짐작이 틀렸다.
바다에서 탐색을 실패할 가능성을 고려한다면, 사전에 주얼 시드를 프레시아에게 전송하는 건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였다.
나노하와 결전때 페이트가 다시금 전부 가지고 나가는 거였나?
음―, 이거 혹시가 아니라 진짜 위험한가?
원작과 정확한 차이를 모르겠으니, 추가된 주얼 시드가 어느정도의 영향을 줄지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규모가 커진 차원진을 린디 씨와 아스라가 억누를 수 있을지 어떨지.
“수고했어요. 그리고……만나서 반가워요, 페이트 양.”
나노하 일행의 치료를 마치고, 브리지를 향한 우리들을 맞이하는 린디 씨. 페이트의 환경에 대해 깊이 고민했기 때문인지, 그 목소리는 깊은 우려에 가득차 있었다.
하지만 페이트는 침울한 표정을 유지한 채로 고개를 들지 않고, 손에 든 너덜너덜한 바디시를 꽉 쥔다.
이쪽에 협력하겠다고 약속한 알프와 다르게, 페이트는 마력을 억제하는 수갑을 차고 있다.
시간의 정원에 아스라가 향하는 동안, 크로노 등이 페이트와 알프에게 사정청취를 취했다. 알프 쪽은 적극적으로 아는 정보를 최대한 이야기 해 줬지만, 페이트는 입을 다문 채로 이런 상태다. 어머니에게서 공격받은 쇼크도 있겠지만, 페이트 자신은 아직 프레시아의 편이다. 어쩔 수 없겠지만.
『어머니가 체포당하는 장면을 보이는 건 너무하겠지. 나노하 양, 페이트 양을 어딘가 다른 방으로.』
『아, 예.』
“페이트, 괜찮다면 내 방”
페이트를 데려가려는 나노하의 목소리를 오퍼레이터의 보고가 끊었다.
브리지를 보면 시간의 정원에 전송된 무장대가 옥좌가 있는 방에 침입해, 프레시아를 상대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옥좌에 앉은 프레시아를 둘러싼 무장국원이 항복 권고를 하지만, 프레시아는 그걸 코로 웃기만 하고 전혀 움직이지 않는다.
그리고 별동대가 그곳으로 발을 내딛는다. 프레시아가 살아있는 목적, 이 사건의 발단이라고도 할 수 있는 그녀가 있는 곳으로.
크로노와 에이미 씨는 알프의 증언을 검증하기 위해 다른 방에 머물러 있지만, 통신은 이어져 있기에 두 사람 다 이 환경을 보고 있을 터다.
“엣?”
“…………읏.”
그걸 본 나노하와 페이트가 눈을 크게 뜨고, 입에서 놀란 듯 소리가 새어 나온다. 뭔가의 액체로 가득 찬 캡슐과, 그곳에 떠 있는 금발의 어린 소녀.
페이트와 빼닮은, 얼리샤 테스타로사의 모습이 그곳에 있었다.
“내 얼리샤에게 다가가지 마!”
옥좌에서 얼리샤 곁으로 전이한 프레시아가 무장국원들을 쳐날린다. 바로 무장국원들이 반격하지만, 그 공격은 모두 막혀 헛수고로 끝난다.
역으로 프레시아의 전격이 옥좌가 있는 방을 포함한 모든 곳의 무장국원들에게 퍼붓는다.
“아.”
하고 자그맣게 얼빠진 소리를 낸 나. 난감해, 분위기를 타다가 이 전개를 전하는 걸 잊었다.
자신이 범한 실수에 등줄기가 오싹하고, 핏기가 당긴다.
린디 씨의 경고가 헛되게도, 국원들은 그 공격을 막지도 못하고 모두 쓰러진다. 수많은 사람이 픽픽 쓰러져가는 광경은 나쁜 농담처럼 보였다.
쓰러진 국원들은 린디 씨의 지시로 에이미 씨에게 강제 전송당했다. 에이미 씨의 보고 속에, 사망자가 없다는 말을 듣고 조금이나마 안도했다.
자신의 실수로 불필요한 희생을 낸 것에 대해서 크게 반성해야 하겠지만, 후회나 넋두리는 일단 미루자.
마음 속으로 무장국원들에게 사과하면서, 작게 심호흡 한 뒤 마음을 진정시킨다.
“알리……시아?”
페이트의 중얼거림을 뒷전으로 하고 나는 모니터의 프레시아를 노려본다.
얼리샤가 자는 캡슐에 손을 댄 프레시아는 자그맣게 독백을 하고 있다.
“더는 안되겠어……시간이 없어. 13개의 주얼 시드로 알 해저드에 닿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캡슐에 달라붙은 프레시아는 조용히 이쪽으로 눈길을 향한다. 증오와도 닮은 새카만 감정을 숨긴 눈을.
“그래도, 이제 됐어. 끝내기로 하겠어. 이 애를 잃은 뒤의 암울한 나날을. 이 애를 대신할 뿐인 인형을 딸 취급 하는 것도.”
프레시아의 말에 ㅍ이트가 몸을 움츠린다. 반사적으로 말을 꺼내고 싶어지는 충동을 억누르며, 주먹을 꽉 쥐며 스스로를 억제한다.
여기는 나 같은 게 끼어들 상황이 아니다.
“듣고 있어? 네 이야기야, 페이트.”
페이트에게 사실을 알리지 않도록 하는 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았다. 프레시아에게 의존한 채로는, 설령 나노하가 있어도 회복할 수 있을지 어떨지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확실히 세상 속에는 모르고 있는 게 나은 진실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괴롭고 슬픈 진실이라고 해도 그걸 받아들이고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페이트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그래서 페이트에게는 모든 걸 알리기로 했다. 스스로 선택해서, 스스로 정해서, 자신의 힘으로 싸울 수 있게 하고자.
페이트가 그럴 수 있다는 걸 알고 있다고는 해도, 이런 어린애에게 시킬 일이 아니지 않나 자조한다. 다른 방법이 없는 자신이 밉살스럽다.
“모처럼 얼리샤의 기억을 줬는데도 닮은 건 겉모습 뿐. 쓸모도 없고 전혀 도움도 안되는 내 인형.”
프레시아의 그 말에 에이미가 프레시아의 과거를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프레시아가 얼리샤를 사고로 잃고, 인조생명을 낳는 연구를 하고 있었던 것. 페이트라고 하는 이름이 그 연구의 개발 코드였다는 것을.
“그래. 그대로야. 그래도 무리였어. 조금도 제대로 되지 않았어. 모조품의 생명은 결국 모조품.”
페이트의 표정이 흐려져, 프레시아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분노가 쌓여간다. 아냐! 하고 소리치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얼리샤는 좀 더 상냥하게 웃어 주었어. 얼리샤는 때때로 떼를 쓰긴 했지만, 내가 말하는 걸 정말 잘 들어 주었어.”
모르는 사이에 이를 쎄게 악물고 있었다. 안에서 치솟는 충동을 억누르기 위해서. 굉장히 초조하다. 화가 난다.
“그만둬…….”
“얼리샤는 언제나 상냥했어.”
나노하의 중얼거림따윈 개의치 않고, 프레시아의 독백은 이어졌다.
“페이트. 너는 역시 얼리샤의 모조품이야.”
아냐.
“모처럼 준 얼리샤의 기억도, 너한텐 쓸모 없었어.”
“그만둬……, 그만둬줘!”
“얼리샤가 되살아날 동안, 내 위안에 쓰일 뿐인 단순한 인형.”
프레시아의 말 하나하나에 분노가 쌓여간다. 프레시아의 말 모두를 부정하고 싶은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른다.
“그러니 더이상 필요 없어. 어디로든……꺼져버리렴.”
“부탁이야! 더는 그만둬!”
나노하의 부탁에 프레시아는 높은 웃음소리를 낸다.
“좋은 걸 가르쳐 줄게. 너를 만들고 나서 나는 계속, 네가…….”
아니야. 그럴 리 없어. 그렇지 않을 터다.
“정말 싫었었어!”
프레시아의 그 말에 페이트의 손에서 바디시가 미끄러 떨어져, 중앙의 보석이 깨진다.
그리고 내 인내의 한 대도 여기까지였다.
“적당히 지껄여!”
깨닫고 보니 나는 있는 힘껏 소리치고 있었다. 무너져 버릴 것만 같은 페이트가 움찔 몸을 움츠린다.
“아까부터 입 다물고 듣고 있었더니 주절주절주절주절, 쓰잘데기 없는 것만 지껄이고!”
내가 격양해도 프레시아는 안색을 전혀 바꾸지 않고, 오직 차가운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그게 더더욱 나를 열받게 한다.
한 번 내뱉은 이상, 내 말은 멈추지 않는다. 감정이 이끄는 대로 뒷일은 생각하지 않고 떠들고 있었다.
나중에 에이미가 녹화된 장면을 보여줘서 기절할 뻔했지만, 그런 걸 지금의 내가 알 턱은 없다.
“탄생이 어쨌건, 페이트는 네 딸이고 얼리샤의 여동생이잖아!! 얼리샤가 지금의 너와 페이트를 봤다간, 어떻게 생각할지 고민해 본 적 있어?!”
“내 딸이고 얼리샤의 여동생……? 인형을 상대로 무슨 헛소릴.”
얼리샤의 이름을 듣고 프레시아의 안색이 바뀐다.
“헛소리고 뭐고, 실제로 그대로잖아! 얼리샤의 유전자를 쓴 시점에서 페이트는 네 딸이야! 형태나 태어나는 과정 같은 건 상관없어! 지금의 너를 얼리샤가 보면, 오죽이나 슬퍼하겠어!”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가……!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빼앗긴 고통과 슬픔이 어떤 것인지도 알 리 없는 주제에……!”
“알고 있어! 나도 모두 잃었어! 과거도 미래도, 누구보다도 좋아했던 녀석도 전부! 고통스럽고 괴롭고 슬펐어! 죽는 편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로!”
도미네 유토로서가 아니라, 그 전의 ‘사기사와 유토’로써의 나. 도미네 유토가 어째서 사기사와 유토로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는 모른다.
사기사와 유토가 죽고 전생이라도 했는지, 단순히 도미네 유토가 사기사와 유토로서의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 뿐인지.
그런 건 어쨌건 상관없다. 단지 내 주관에서는, 연인과의 행복했던 나날을 갑자기 빼앗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사기사와 유토로서 죽은 기억도 없이, 갑자기 다른 사람으로 태어나는 걸 강요당했다. 선택권도 아무것도 없었다.
영문을 모르는 채로 그런 상황이 되어서, 절망도 했고 이제 뭐가 어쨌건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걸 다 떨치고 다시 일어설 때 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도! 그 아픔이나 절망을 주변의 녀석들에게 부딪쳐도 좋은 이유 같은 건 몰라! 얼리샤에 대한 일은 동정하지만, 그런 건 페이트에게 화풀이할 이유는 못 돼!”
“화풀이라고?”
“그래, 당신은 페이트를 도구로가 아니라, 자신의 딸로서, 얼리샤의 여동생으로서 사랑하는 것도 가능했을 거야! 그걸 안 했던 건 얼리샤를 되살리는 게 불가능해서 화풀이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뿐이잖아! 그릇이 쪼만해!”
있는 힘껏 소리치는 나를 프레시아가 굉장히 노려봤지만, 그런 걸 보고 쫄 내가 아니다.
“쓸모없어……어느 세계에 만들어낸 모조품을 자기 딸로 취급하는 부모가 있다는 거야?”
“모조품 같은 게 아냐! 계속 말해 주겠어! 네가 어떻게 생각하건 페이트는 네 딸이야! 가족에게 출생 과정이나 혈연 같은 건 관계 없어!”
떠오르는 건 린디 씨의 양자가 된 페이트. 볼켄 리터에게 둘러싸인 하야테.
그리고 웃으며 날 배웅해 준 내 부모님.
그래, 가족이 되는데는 출생 과정이나 혈연 따위는 문제가 아니다. 프레시아도 페이트를 딸로서 취급할 수 있었을 터다.
“페이트를 희생시켜서 얼리샤를 되살린다 해서, 그래서 얼리샤가 기뻐할거냐고! 어머니가 자기 여동생을 학대했다고 슬퍼하지 않겠냐고…….”
――상냥해서 망가져 버린 거야.
아스라이 기억에 남아있는 얼리샤의 말. 분명 얼리샤도, 프레시아의 지금 모습 같은 걸 바라고 있지 않을 터다.
“………….”
프레시아의 얼굴에서 분노가 사라진다. 그 프레시아의 눈동자를 본 순간, 오한을 느꼈다.
프레시아의 얼굴에는 아무런 감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무표정하면서도 굉장한 불안을 불러일으킨다.
『큰일이야 큰일! 잠깐 봐 주세요! 부지 내에 마력 반응 다수』
『뭐야……뭐가 일어나고 있어?!』
에이미와 크로노의 목소리에 혀를 찬다.
모니터가 비춘 건 시간의 정원의 바닥에서 나타난 무수한 갑옷들. 꼭두각시병산가.
딱히 내 말로 프레시아가 얌전해지리라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지만, 역시 이렇게 되는 건가.
“프레시아 테스타로사, 당신 설마……?!”
“우리들의 여행을 방해받고 싶지 않아.”
얼리샤의 캡슐을 자리에서 아늘로 띄우는 프레시아.
“우리들은 여행을 떠나겠어! 잊혀진 땅, 알 해저드로! 되찾을 거야! 모든 걸!”
“저 벽창호가……!”
발뒤축을 돌려 달려나간다.
“유토 군?!”
“프레시아를 때려패러 가겠어! 한 방 먹이지 않으면 마음이 안 풀려!!”
여기까지 열이 오른 건 오랜만이다. 옛날에 TV를 보고 있었을 때도 대강 열받았던 기분은 들지만, 이렇게 당사자로서 엮이면 이렇게나 열이 받을 거라곤.
단순한 만화영화 등장인물이 아닌, 이 세계에 있어서 살아있는 단순한 인간으로서 접한 탓일지도 모른다.
“그런 엉뚱한!”
“엉뚱하건 어떻건 상관없어. 한다고 말했으면 해. 반드시 때려팰테니까!”
유노에게 그렇게 대답했을 때, 얼이 빠진 표정으로 이쪽을 보는 페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뭔가 신비한 생물을 보는 듯한 눈으로 이쪽을 보고 있다. 예전에도 이런 희귀동물을 보는 듯한 눈길을 받았던 것 같은데?
“………….”
“……아아! 진짜!”
얼이 나간 페이트를 보고 있자, 어쩔 도리 없는 초조감이 느껴졌다.
내비둬도 스스로 회복하겠지만, 일단 자신이 느끼는 대로 행동하기로 한다.
“아.”
바닥에 떨어진 바디시를 주워들어 페이트에게 쥐여준다. 그리고 페이트에게 있는 힘껏 마력을 전한다.
디바이드 에너지. 자신의 마력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는 마법.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서, 염화의 다음으로 배운 마법이다.
“이대로 울다 잠드는 것도 프레시아에게 불만을 내뱉으러 가는 것도 네 자유야.”
살며시 움켜쥔 손을 떼놓는다. 아―, 정말, 이런 설교같은 걸 말하는 건 정말 싫어하는데에.
아―, 싫다 싫어.
“스스로 정해. 자신의 의사로. 프레시아의 인형인 채로 끝낼지. 페이트 테스타로사로서 자신을 시작할지.”
지금까지의 페이트는 자신의 의사가 아닌, 프레시아의 의사로 움직여 왔다. 단지 프레시아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지금까지는 그것만으로도 괜찮았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페이트는 프레시아만이 아니라, 좀 더 많은 사람과 엮이게 된다.
사역마인 알프, 나노하. 그리고 시그넘이나 하야테, 알리사나 스즈카. 에리오와 캐로. 좀더 좀더 많은 사람들과 많나서, 연을 엮어간다.
그걸 이루는 건 프레시아의 인형이 아닌, 페이트 테스타로사 자신.
페이트에게 등을 향하고 이번에야 말로 달려나간다. 이 이상 내가 손을 뻗어줄 필요는 없다. 내가 쓸데없는 걸 할 것까지도 없이, 페이트는 스스로 일어설 수 있으니까.
“아, 유토 군, 기다려!”
나노하가 뒤에서 말을 걸지만 멈추지 않는다.
지금쯤은 크로노도 전송 포트를 향하고 있을 터다. 나 스스로는 전이를 쓸 수 없으니까 거기에 끼어탈 수 밖에 없겠지.
“크로노!”
전송 포트로 향하는 크로노를 불러세운다.
“나도 간다!”
“네가?”
내 말에 크로노는 의외라는 듯이 눈썹을 치켜올렸다.
“저곳에선 날 필요가 없어. 나도 싸울 수 있어! 지금은 조금이나마 전력이 필요하잖아?”
프레시아는 주얼 시드와 시간의 정원의 동력을 써서 차원진을 발동시키려 하고 있다. 혹시, 중규모 이상의 차원진이 발동하면 지구를 포함해 수많은 세계가 소멸해 버린다. 그걸 멈추기 위해서 크로노만이 아니라 린디 씨도 출격할 터다.
날 수 없고, 쏠 수 없는 나라 해도, 장소가 실내고 상대가 꼭두각시 병사라면 내 새로운 힘으로 싸울 수 있다. 나노하 일행에게는 아득히 미치지 않겠지만, 그래도 없는 것 보다는 나을 터다.
냉정하게 생각해 보면 전력은커녕 발이나 잡겠지만, 이때 난 머리에 피가 올라서 냉정하게 전력차를 생각할 수 없었다.
“너에겐 무리……아니, 에이미. 적은 구동로에서 마력의 공급을 받고 있었지?”
『응, 맞아!』
“……괜찮겠지. 이쪽의 지시에는 반드시 따를 것. 알겠지?”
“예쓰.”
고민할 것 없다. 역시나 크로노를 무시하고 뛰쳐나갈 정도의 간담은 애초에 없다.
“유토 군! 크로노 군!”
이러는 동안 나노하와 유노가 쫓아온다. 페이트와 알프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의무실 쪽인가?
“나도 갈게!”
“나도!”
“……좋아, 가자!”
우리들의 동행을 승낙한 크로노는 바로 달려나가고, 우리들도 뒤를 따른다.
“그리고, 그 전에. 나노하, 손 내밀어.”
“?”
달리면서 손을 내민 나노하의 손을 잡아, 마력을 보낸다.
“나보다 나노하가 완쾌하는 쪽이 전력 밸런스가 좋을테니까.”
해상전투에서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연전이다. 페이트와 마찬가지로 나노하도 상당히 힘이 빠진 채였을 터.
이렇게 마력을 공급하는 걸로 상당히 나아졌을 터다.
“고마워. 그래도, 유토 군은.”
“완전 여유. 마력, 기력, 체력 전부 만전이야.”
내가 가지고 있는 마력량은 나노하의 세배 이상. 힘이 빠진 나노하와 페이트를 완쾌시키고도 여유가 남는다. 그래서 전력적으로 아득히 부족인 내가 두 사람을 회복시키는 건 당연하다 할 수 있다.
“저기, 아까 말했던 전부 잃었다는 거…….”
다시금 포트로 달려가며, 나노하가 걱정스러운 듯 입에 담은 말에 가슴이 철렁한다.
“아, 아―, 그건…….”
곤란해. 기세를 타서 쓸모없는 것까지 말해 버린 걸 이제와서 깨달았다.
“전부 엉터리라고 할까 분위기라고 할까 그런 거야. 미안, 기세에 맡겨서 적당히 말했어.”
“유토…….”
“아하하…….”
유노가 지긋이 노려보는 걸 웃으며 발뺌한다.
“……진짜로 진짜?”
“괜찮아. ‘도미네 유토’는 아까 말한 것 같은 불행과는 전혀 관계없어. 걱정할 필요 없어. 신경쓰지 마.”
“와왓!”
아직 걱정하는 듯한 나노하의 머리를 잡고 좀 난폭하게 쓰다듬는다.
“좀, 조옴!”
뿌 하고 귀엽게 화내는 나노하를 보고 자연스레 미소가 떠오른다.
“아하하, 지금은 일단 프레시아를 때려 패자!”
“…….”
그런 대화를 하는 중에, 크로노만은 아무것도 말하지 않은 채로 내게 눈길을 보내온 것을 나는 눈치채지 못했다.
“오―오―, 우글우글한데!”
이공간의 틈을 떠도는 시간의 정원. 암반이 가득 모여 떠오른 성이라는 표현이 제일 적당한 표현이려나.
거기로 내려선 우리들의 앞을 가로막는 건 수많은 꼭두각시 병사. 각각이 A클래스의 마력을 가진 기계장치 갑주.
아까까지의 나라면 덤비려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을 게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아드레날린이 지나치게 분비되어, 흥분상태에 빠진 탓인지 공포도 망설임도 느껴지지 않는다.
몸의 깊은 곳에서 솟아오르는 마력. 지금의 나라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런데, 유토 군 싸울 수 있게 됐어?”
“뭐어, 보라니까.”
내가 싸운다는 소리에 불안을 숨기지 못한 나노하의 중얼거림에, 나는 겁 없이 미소를 띄우며 팔을 쑥 내밀고 펼친 손바닥을 하나하나 쥐어간다.
거기에 마력을 집중해, 가까이 있는 암석을 힘껏 때려친다.
주먹에 맞은 곳이 박살나서 주먹모양 구멍이 뚫렸다.
“와, 대단해.”
나노하가 감탄하는 소리에 기분이 좋아지는 걸 느끼며, 이 기술을 해설한다.
“어때? 마력을 마법으로서 쓰는게 아니라, 수속시킨 채로 몸에 머무르게 해. 그리고, 이걸 이렇게 몸 전체를 덮는 걸로 공격력·방어력 양쪽 다 대폭 상승!”
덤으로 신체능력 상승이라는 덤까지 붙는다. 2,3미터의 수직 점프도 여유. 100미터 세계 신기록이라도 노릴 수 있어.
“그, 그런 거 할 수 있어?”
“……할 수 있긴 하지만, 소비되는 마력이 바보같이 많은데 얻을 수 있는 효과가 굉장히 작아. 그런 걸 할 정도라면 제대로 신체능력 강화같은 마법을 쓰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데…….”
“안타깝게도 그런 거 아직 쓸 줄 몰라.”
유노의 어이가 없어 쓴웃음 짓는 듯한 뜨뜻미지근한 눈길과 목소리는 한 방에 잘라 버린다.
내가 지금 쓸 수 있는 마법은 염화와 디바인 에너지. 그 외에는 마법진을 발판으로 만드는 포터 필드, 추락속도를 늦추는 마법.
신체능력 강화는커녕 단순히 뜨거나 날거나 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공격마법으로 가면 전부 폭발해 버리고! 까놓고 말해서 사람이나 물건에 피해를 줄 수 있을 수준의 마법을 폭발시켰다간 나까지 피해를 본다. 한 번 시험했다가 완전 난리 났던 것도 꺼림칙한 기억중 하나다.
“손에 든 패 중 제일 쓸만한 게 이거니까 별섭잖아.”
덧붙여서 이거, 당연하게도 비살상 설정같은 편리한 기능은 당연히 없다. 이번에는 꼭두각시 병사가 상대니까 신경 쓸 필요 없지만.
“수다 시간은 여기까지야. 작전은 일각을 다툰다.”
크로노의 말대로 꼭두각시 병사들은 이쪽을 타겟이라 확정했는지 이쪽을 향해 움직이려 하고 있었다.
나노하가 레이징 하트를 붙잡았지만, 크로노가 한 손을 들어서 멈춘다.
“유토. 네가 쓸만한지 아닌지 테스트다. 네가 해.”
과연. 여기서 이놈들을 쓰러뜨리지 못하면, 이 뒤는 갈 것까지도 없이 아스라 경비병이 된다는 소린가.
“좋아! 한 번에 날려주지!”
양 주먹을 꽉 잡고, 단숨에 마력 출력을 높인다. 단걸음으로 틈을 메우려 발에 힘을 넣어, 단숨에 발을 내디뎌――
“구에?!”
“그게 아냐. 그 쌓여있는 마력을 직접 저녀석들에게 날리는 거다.”
크로노에게 목덜미를 붙잡혔다.
“목 조르지 마, 목! 너무 쎄게 졸렸잖아!”
“사소한 건 신경쓰지 마. 일단 말한 대로 해봐. 시간이 아까워.”
“으으으……!”
잔뜩 말하고 싶은 건 있지만, 확실히 크로노가 말하는 대로 시간이 아깝다.
어물어물거리고 있다간 프레시아가 주얼 시드를 발동시켜서 상황이 늦어 버린다. 그건 농담으로 안 끝나.
“알써, 젠장!”
이 분노는 눈앞의 꼭두각시 병사에게 전부 부딪쳐 주겠어! 팔을 크게 벌려, 양손이 각각 짙은 감색의 마력광으로 감싸여 간다.
“쳐날라가라!!”
기합을 지르고, 포효와 함께 펼친 양 손을 교차시키듯 힘차게 쳐내린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빛이 격류가 되어 꼭두각시 병사들의 모습을 집어삼켜 간다.
그 압권이라고도 할 수 있는 광경에 무의식중에 입구석이 말려 올라간다.
“핫하―! 어떠냐! 꼭두각시 병사 정도라면 나라……도?”
마력의 빛이 잦아들었을 때, 거기에서 나타난 건 헤아리는 게 바보 같아질 수의 꼭두각시 병사들. 그 모습은 아까 전과 전혀 변함없이, 상처 하나 입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
어, 어라……?
“어, 어째서……?”
“마력을 에너지로 변환한 것도 아니고, 그대로 끼얹었을 뿐이야. 대미지 같은 걸 줄 수 있을리 없잖아.”
망연자실한 내 중얼거림에 크로노가 대답한다.
“아―.”
내 기술은 압축된 마력을 몸 안에 머무르게 해서 신체능력이나 파괴력을 강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몸 밖으로 압축마력을 방출한다고 해서 물리적 파괴력을 낳을 리는 없다.
기본적으로 마력이라고 하는 건 어디까지나 소재나 연료같은 것에 불과하고, 마법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서 비로소 각종 효과를 발생시킬 수 있는 거다.
마력 그 자체를 끼얹는다고 해서 평범한 인간이나 물질에 어떠한 작용을 미치는 일은 없다.
크로노가 말한 대로 해 버렸지만, 꼭두각시 병사들에게 피해가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분명 내가 모르는 신비 배리어라도 있나 고민해 버렸다고.
“잠깐, 어이! 그걸 알고 있으면 무의미한 짓 시키지 마!”
“딱히 무의미하지 않아. 저 녀석들을 잘 봐.”
덤벼드는 나를 보고 크로노는 제대로 대답하지 않은 채로, 꼭두각시 병사들을 가리킨다.
“앙?”
딱히 전혀 변화는…….
“……움직임이 멈췄어?”
“그런가! 저 녀석들은 외부에서 마력공급을 받고 있어! 거기에 대량의 마력을 끼얹어 버리면……!”
말을 듣고 보면 아까 전까지 이쪽을 향해 움직이고 있던 꼭두각시 병사들이 그 움직임을 똑 멈추고 있다.
유노가 무슨 소린지 해설 비스무리한 소릴 하고 있지만 무슨 일이지?
“마력을 외부 공급에 의존하고 있는 마도병기에게 별도의 마력을 대량으로 퍼부으면, 공급되는 마력의 파장이 변화해서 동작 불량을 일으켜.”
그만큼 긴 시간은 아닐텐데 하고, 짧게 덧붙이는 크로노.
“애초에, 그걸 실행하려면 엉터리같은 양의 마력이 필요하기에 그런 방법을 쓰느니 평범하게 포격이나 바인드를 쓰는 편이 훨씬 효율이 높아.”
“지금의 마력량이라면 나노하의 디바인 버스터 두발분 정도인걸.”
“에.”
“그렇게나?”
우와아. 확실히 그건 어마어마한 마력 낭비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내가 얼굴을 굳히고, 나노하가 놀라서 말을 꺼내는 사이에 크로노는 디바이스인 S2U를 들었다.
『Stinger Snipe』
S2U의 끝에서 빛의 채찍이 생겨나 움직임을 멈춘 꼭두각시 병사들을 차례차례 꿰뚫어서 쓰러뜨린다.
멀리서 빛의 채찍이 반짝이는 동안에 문을 메우듯 가득 서 있던 꼭두각시 병사를 일소했다.
“길은 뚫렸어! 가자!”
“좋아!”
“으, 응!”
크로노에 이어, 나, 나노하, 유노의 순으로 달려간다.
정원의 문은 아까 전 크로노의 마법으로 날아가 버렸다.
문 안은 복도로 되어있고, 차원진의 영향인지 바닥이 군데군데 박살난 곳에는 쓸데없이 컬러풀한 공간과 거기에 뒤섞인 검은 구멍이 엿보인다.
“그 구멍, 검은 공간이 있는 건 주의해.”
“허수공간. 떨어지면 바로 비행마법도 취소당해서 다시는 올라올 수 없어.”
“조, 조심할게.”
유노와 크로노의 말에 나노하가 흠칫흠칫하며 대답한다. 내 경우에는 애초에 날 수 없으니, 떨어졌다간 끝장이라는 점에선 별 차이 없다.
“그리고 유토는 절대로 앞에 나서지 마. 적의 움직임을 멈추는 것만 전념해 주면 좋아.”
허수공간에 대한 주의를 마친 크로노가 다음에 꺼낸 말이 이거였다.
“뭐야. 나라도”
“싸울 수 없어. 저녀석들은 각각 A랭크의 마력을 가지고 있어. 네 마력 자체는 S랭크 이상이지만, 전투력으로 말하면 E랭크야. 제대로 싸울 수 있을 리가.”
“으.”
반론하려고 열었던 말을 가로막혀, 입을 닫는다. 그렇지 않다고 말하고 싶지만, 크로노가 그렇게 말한다면 그렇겠지.
마력전개로 가면 꼭두각시 병사쯤이야 쳐날려 버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에.
“조금이라도 전력이 필요해서 여기에 오는 걸 허가했지만, 멋대로 움직이면 거치적거려. 내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아스라에 강제 송환하겠어.”
“……오케.”
크로노가 말하는 소리에 반론의 여지는 없다. 나라해도 자기만족을 위해 남의 발목을 잡는 건 바라는 바가 아니다.
직접 패거나 날뛰거나 할 수 없는 건 불만이지만, 아스라에서 경비원 짓을 하는 것 보단 훨씬 낫다. 어떤 형태건 프레시아가 있는 곳에 도착해서 한 방 때릴 수 있으면 그걸로 됐어.
지금 이야기를 들으면, 그 기회가 있을지 어떨지도 한없이 수상쩍은 기분이 들지만.
우선 차원진을 멈추는 게 최우선이다. 개인적인 욕구같은 걸 우선할 수 있을 리 없다.
“그리고 깨달았을지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네 순간 최대 출력은 저번의 계측보다 훨씬 올라가 있어.”
“……아아.”
듣고 보니 그런 느낌이다. 딱히 의식하지 않았지만, 저번, 아니 수 시간 전과 비교해도 솟아오르는 힘이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강해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째설까?
“아무래도 너는 감정의 고양과 출력이 비례하고 있는 모양이다. 기운은 잃지 마. 조금이라도 출력이 내려가면 효과는 없으니까.”
“기운 빠질법한 소리 말한 직후에 할 설명이 아니잖아.”
“그렇게 못하거나 마력이 떨어지면 그 자리에서 강제송환하고 끝날 거니까. 지금 바로 돌아갈래?”
도발하는 듯한 크로노의 말투에 무심코 얼굴이 굳어진다.
이자식. 내가 어떻게 대답할지 알고 있으면서 쳐묻네. 아까 전 사진에 대한 보복인가?
“누가! 마지막까지 한다고 정했다니까!”
“그 기운이다.”
“크로노 군과 유토 군은, 역시나 사이 좋지?”
“그런 것 같아.”
뒤쪽에 있는 꼬맹이 이인조의 말은 지금은 무시.
“어쨌건 상관없지만, 감정에 따라 힘이 변한다든가, 왠지 주인공 같지 않아?”
강해져봐야 E랭크라니 너무 안쓰러워서 눈물이 날 것 같지만.
“단순히 자신의 힘을 제어할 수 없을 정도로 미숙한 것 뿐이잖아.”
“그렇지요.”
봐주지 않는 크로노의 말에 윽 소리도 내지 못했다.
복도를 계속 달리는 동안 다음 문이 가까워져, 크로노가 그 문을 발로 차연다. 문의 저편에는 넓은 홀이 퍼져 있어, 거기에도 수많은 꼭두각시 병사가 대기하고 있었다.
“유토!”
“좋았어!”
홀에 뛰쳐듬과 함께 양손을 머리 위에서 쳐 내려서, 다시금 모으고 있었던 마력을 잔뜩 쏟아버린다.
다량의 마력을 받은 꼭두각시 병사들은 그 움직임을 멈추고, 날고 있었던 녀석들도 툭툭 떨어져 간다.
왠지 시골에서 나무를 차면 떨어지는 사슴벌레같아. 그걸로 장수풍뎅이는 거의 안 떨어지는데.
“여기서부터 두 조로 흩어지자. 나노하와 유노는 최상층에 있는 구동로의 봉인을! 유토와 나는 함께 프레시아 쪽으로!”
“응!”
“알쓰.”
플라이어 핀을 만든 나노하가 유노를 잡고 움직임을 멈춘 꼭두각시 병사를 뛰어넘어 위층을 향해간다.
왠지 인간형태에서도 페럿과 마찬가지 취급을 당하는 기분이 드는 건 내 기분탓일까.
A's의 크로노는 유노를 페럿이라거나 사역마 취급을 하며 잔뜩 놀려댔지만, 사실은 나노하도 유노를 말하는 페럿 정도로밖에 인식하고 있지 않은 건 아니려나.
“크로노 군과 유토 군도 조심해!”
나노하의 목소리에 크로노는 미소를 띠며 끄덕이고, 나는 엄지를 세워 응답한다.
“우리들도 가자.”
『Blaze Cannon.』
S2U에서 방출된 포격이 길을 막은 꼭두각시 병사들을 쳐날린다. 아래층으로 달리기 시작하면서 의문을 느낀 걸 물어 본다.
“그러고 보면 내가 저녀석들과 함께가 아닌 건 왜야?”
프레시아에 용무가 있는 내 입장에선 바라던 바지만, 크로노가 임무에 대해서 내 사정을 고려할 리도 없다.
“나노하 일행에게 초보자 보호를 시킬 수야 없잖아?”
“나는 어린애냐?”
“어딜 어떻게 보든.”
그랬습니다.
“여기서부턴 시간과의 승부야. 늦지 마.”
“그 말, 그대로 돌려줄게. 초보자에게 지면 멋 없잖아?”
나란히 달리고 있던 크로노의 앞에 나서려고 달리는 속도를 올려간다. 그러자 크로노도 지지 않겠다는 듯 속도를 올려간다.
“입은 산 녀석이라니까.”
“너도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