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미아의 오카린티나 13화
크리스에게 자세히 이야기 하라고 들어, 내가 바보 같은 망상에 이른 경위에 대해 이야기를 마치자──
──타임 패러독스가 세계선을 이동시킬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어──
크리스는 당분간 골똘히 생각한 후에 그렇게 말했다.
“아니 너, 그런…….”
발안자라는 것도 잊고 나는 크리스의 의견을 무시한다.
“자신이 말한 거지만, 이건 벌써, 엉망진창인…….”
“엉망진창이 아니야. 제대로, 이치에 들어맞고 있어.”
크리스는 냉정한 눈동자로 그렇게 잘라 말하고, 말을 이었다.
“애초에 세계선 이동이 D 메일 같은 것들의 과거 개변에 의해 일어난다는 인식 자체가 너무 단락적이었어.”
“마키세 씨. 그건 어떤 의미임?”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는 다루도 분명 나와 같은 심경이겠지. 크리스가 뭘 말하려 하는지, 알 수 없다.
“즉, 지금까지 생각하고 있던 『과거 개변=세계선 이동』이라는 식에는, 아직 숨겨진 것이 있었다는 거야. 좋아…….”
크리스는 말을 한번 끊고, 목깃을 바로잡아 입을 연다.
“세계선 이동이란 것은, 원래 무엇인가──”
크리스의 설명에 스즈하가 끼어들었다.
“그런 건 뻔해. 과거를 바꾸었으니 미래가 바뀐다. 그 변화가 세계선의 이동. 그 외에는 없잖아.”
그 말에 크리스는 고개를 끄덕여 보인다.
“그래. 대체로는 그와 같아. 그러니까 나도 과거를 바꾼 원인을 찾고 있었어.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건 정확하다고는 할 수 없어.”
크리스는 화이트보드의 앞까지 이동해, 보드 마커의 뚜껑을 열어 새하얀 보드에 검은 문자를 쓰기 시작했다.
『과거 개변 = 세계선의 이동』
두 구절을 보드의 양쪽에 적는다.
“이것이 지금 아마네 씨가 말한 방정식. 하지만 이것은 너무 단락적이야. 정확하게는──”
크리스가 다시 보드 마커로 쓴다.
『과거 개변=과거와 미래의 모순=역사의 재구축=세계선의 이동』
“이렇게 돼야 하는 거야.”
보드 위에 쓰는 것을 끝낸 크리스에게 내가 묻는다.
“어떻게 다르지? 어느 쪽이든, 과거 개변이 세계선의 이동. 같잖아.”
그런 내 말에 크리스는 마커를 손끝으로 돌리며 “전혀 달라”하고 똑똑히 말했다.
“확실히 오카베가 말하는 대로 결과는 변함없어. 하지만 결과를 낳은 원인은 바뀌지. 그래,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크리스는 마커를 입에 물고, 빈손으로 보드 지우개를 들어 보드의 한 쪽을 지웠다.
『 과거와 미래의 모순=역사의 재구축=세계선의 이동』
“이랬다고 해도, 세계선의 이동은 일어나. 여기에 잘못된 점은 없지?”
지우개를 내려놓은 크리스가 동의를 구하듯 다른 면면을 바라보았다.
“그치만 마키세 씨. 그건 좀 넘하지 않음? 대체로 『과거와 미래의 모순』이란 거 말야, 애초에 『과거 개변』이 없으면 모순이──”
“그래서, 타임 패러독스라는 건가?”
나는 크리스의 의견에 토를 다는 다루의 말을 덮었다.
“네가 지금 말하고 싶은 건 과거 개변이 아닌 『타임 패러독스』가 『과거와 미래의 모순』을 만들었다──그런 거지?”
내 물음에 크리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결과적으로 세계선 이동을 일으켰다. 그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어.”
손에 넣은 마커를 지우개 옆에 두고, 크리스는 허리에 손을 올려 “나는 그렇게 생각해”라고 말했다.
“아아, 그런 건감.”
다루의 입으로부터 이해를 뜻하는 말이 튀어 나온다.
“확실히, 타임 패러독스계도 자주 인용되는 거임. 『부모살인 타임 패러독스』는, 그대로 조건에 들어맞기도 함여.”
“부모살인? 그게 뭐야. 뭔가 험악한데?”
다루의 말이 흥미를 끌었는지 스즈하가 끼어든다.
“모르는 겅미? 유명함여, 부모살인 타임 패러독스.”
“그래? 미안. 나는 유행 같은 거에 서먹해서.”
아니, 그런 문제도 아니지만──하고 딴죽을 거려했지만, 그보다 빨리 다루가 스즈하의 흥미에 대해 설명을 더하기 시작한다.
“즉, 미래로부터 온 타임 트래블러가, 과거에 자신을 낳아야 할 부모님을 죽은 사람으로 한다는 거임. 예를 들면 아마네 씨, 이런 거임여.”
의기양양하게 계속 말하는 다루.
“이 시대에 살아있는 아마네 씨의 부모님을 아마네 씨 자신이 쓱싹 해버리면, 그건 과거와 미래의 연결에 큰 모순이 생기는 것인──데, 아마네 씨? 왜 그런 눈으로 보는 겅미―랄까, 오카린에 마키세 씨까지 그런, 뭐임? 뭔일임여?”
다루를 향하는 세 명의 침통한 표정. 그 잔뜩 찌푸린 공기에, 다루가 곤혹스러운 표정을 띄운다.
“다루. 이야기를 되돌리자.”
내가 무겁게 그렇게 고하자, “에? 뭐임? 레알 뭐임여?”하고 다루의 곤혹은 깊어지는 것 같았다.
“조수여, 계속해 줘.”
해설을 요구하는 다루의 목소리를 무시해, 나는 크리스에게 발언권을 넘겼다. 그러자 크리스는 “OK”하고 동의해 이야기를 되돌렸다.
“나로서는 최초의 『제 3자의 과거 개변』보다, 오히려 『타임 패러독스에 의한 모순 발생』에 추궁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아무튼, 그건 상관하지 않지만……. 그러나 그렇게 되면 이번엔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킨 원인』이라는, 황당무계한 물건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되지 않겠어?”
나와 크리스의 대화에 스즈하가 손을 들었다.
“미안. 이해하기 어려우니까 간결하게 표현해 줬으면 해. 크리스 아줌마의 이야기는 언제나 말만 앞서서 내게는 어려워.”
스즈하의 요청에 크리스는 관자놀이를 움찔하고 움직였다.
“즉, 지금부터 타임 트래블러를 찾아내서 구속. 즉시 말로 하기는 어려운 고문을 가해서, 알고 있는 일을 모두 자백하게 하지 않으면 안 돼. 라는 말이야.”
대단히 간결한 표현이었다.
“Understa―――nd?”
예리한 칼끝과도 같은 날카로운 시선에, 스즈하가 격하게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나, 나도 타임 트래블러지만서도…….”
“어머, 그러고 보니 그랬었네.”
태연한 크리스의 말에 스즈하의 표정이 새파래진 것처럼 보였다.
“고문……능욕계? R18 전개 왔다―!”
어느새 인가 무리에 참가한 다루에게 “자중해라”하고, 마유리를 제외한 전원의 딴죽이 작렬──
“그러고 보니, 마유리는 뭐하고 있어?”
갑자기 소꿉친구 소녀가 오랫동안 이야기에 참가하지 않고 있는 것을 알아차린다.
“마유리라면, 봐봐. 저기에서 놀고 있어”
크리스가 가리키는 쪽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러자 거기에는 랩 한 구석에서 둥그렇게 움츠러들어, 뭔가 혼자서 즐거운 듯 놀고 있는 마유리의 모습이.
“왜 저렇게 됐어?”
“어, 그러니까, 뭔가 여러 가지 한계처럼 보였으니까, 방금 전에 달래려고 메탈 우-파를 건네 줬어. 그랬더니 저렇게 됐어. 자세한 건 몰라.”
뺨을 손가락 끝으로 가볍게 긁으며, 어딘가 할 말 없다는 표정을 짓는 크리스.
보면, 확실히 마유리의 손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우-파 인형이 춤추고 있었다.
“아무튼, 어쩔 수 없지. 어쨌든 이 화제는 마유리에게는 너무 과중하고. 그보다 지금은 타임 패러독스의 원인을 생각하는 쪽이 선결이야.”
내 말에 크리스는 다시 표정을 단단히 굳히고 “그러네, 시간 없어”하며 무거운 어조로 동의했다.
“타임 패러독스를 일으킨 원인.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역시 타임 트래블러의 존재라고 생각해.”
크리스의 말에 스즈하가 격한 저항을 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어! 그러니 고문해도, 아무 것도 나오지 않아!”
“어, 그러니까, 조금 전은 농담. 아무도 당신이 원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으니깐.”
“저……정말로?”
“정말로. 믿으세요.”
설득하는 듯한 크리스를 앞에 두고, 스즈하는 안심하는 것처럼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런 두 명의 대화를 보며, 나는 크리스에게 물어본다.
“그럼 현 시점에 있어 스즈하 이외에 타임 트래블러가 존재한다고 생각해도 좋은 건가?”
“그 해석으로 괜찮을 거야. 그게 누구인지 알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지도.”
“그건 그럴지도 모르지만, 스즈하 외의 타임 트래블러라니…….”
나는 크게 숨을 내뱉어, 가까이 있는 벽에 등을 기댄다.
『말하는 건 쉽다는 게, 이런 건가……』
확실히 말해서, 상상도 할 수 없다.
이 세계 어디엔가 스즈하 외에도 시간의 축을 거슬러 올라온 존재가 있다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그런 생각을 트래블러 본인인 스즈하에게 말해본다. 그러나 예상대로랄까 뭐라고 해야 할까──
“나도 모르겠어.”
되돌아 온 것은, 그런 짧고 못미더운 대답.
확실히, 제 3자안을 믿어 전화 렌지(가칭)의 유사품을 찾는 것보다는 가능성이 높을지 모른다. 그렇다고 해도 제 2의 타임 트래블러를 찾는 것이 간단한 작업인 것도 아니다.
『어떻게 해도, 시간이 부족해.』
답답한 생각. 그것은 계속 끊임없이 신음을 흘리는 다른 사람들도, 아무래도 같은 듯──
스즈하는 마루에 들어앉아 응응 하고 신음소리를 내고.
크리스는 초조한 표정으로, 랩 안을 진정하지 못한 채 걸어 다니고.
정보 수집 능력에 정평이 난 다루마저도, 둥근 몸을 한층 더 말아, PC 모니터를 노려보고.
어느 누구에게도 진전의 “ㅈ”자도 보이지 않는다.
『이건 역시…….』
하고 생각해, 당황해서 머리를 흔든다.
잠깐 방심하면, 곧바로 마이너스 감정이 솟구친다. 그런 자신의 정신력 없음에 무심코 떫은 표정을 지어버렸다.
『방금 전에도 그래서, 이 녀석들에게 불필요한 신경을 쓰게 해버린 직후인데, 정말이지.』
학습하지 않는 자신. 그것이 어떻게 해도 답답하게 생각되었다.
『내가 맨 먼저 단념해서 어쩌자는 거야.』
시시각각 흘러가는 시간과 함께 가차 없이 내려 쌓이는 조바심. 나는 그런 감정을 눌러 랩 안을 천천히 둘러봐──
“있잖아 오카린?”
마유시의 목소리에, 놀랐다.
또 다시 알아채기 전에 내 근처에 있는 소녀. 대체, 언제 어떤 타이밍에 접근하고 있는 걸까?
몇 번이나 몇 번이나 나를 앞지르는 소꿉친구를 앞에 두고, 나는 여느 때처럼 놀라움을 숨기며 대답한다.
“무슨 일이야?”
마유리는 왠지, 좀 기쁜 듯이 표정을 풀어 보였다.
“모두, 타임 트래블러 씨를 찾고 있는 거지?”
그 말에 숨기고 있던 놀라움을 드러내 버린다.
랩 구석에서 홀로 놀고 있었을 터인 마유리. 그런 그녀가 타임 트래블러의 내막을 알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아무도 마유리에게 그런 설명을 하고 있던 기색은 없었는데──
“쭉, 듣고 있었던 거야?”
마유리는 “응”하고 수긍하고──
“여기, 오카린.”
그렇게 말하며 내 손에 무언가를 쥐게 했다.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그 손을 편다.
그런 내 귀에, 투명한 듯한 마유리의 목소리가 들렸다.
“마유시는, 쭉 생각하고 있었어요. 오카린이 없어져버리는 건 싫기 때문에, 쭉 쭉 생각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잘못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분명 이 아이가──”
──모두가 찾고 있던, 타임 트래블러 씨인 거야──
그 마음씨 편한 소리를 들으며, 나는 내 손바닥 위에 올라탄 은빛 인형을 응시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