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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 ​무​우​(​無​偶​)​:​짝​이​나​ 베필이 없는. 우연이 아닌.
* ​기​적​(​奇​跡​)​:​상​식​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기이한 일. 신에 의해 행해졌다고 믿어지는 불가사의한 현상.

무우기적의 오카린티나 1화



요즘 들어 더욱 활발히 존재를 주장하기 시작한 겨울의 냉기에 노출되어, 백의 위에 걸친 재킷 목깃을 한 손으로 난폭하게 감싸 쥔다.

평소보다도 여러 조명으로 꾸며진 네온사인이 눈부신 아키하바라의 거리 풍경. 그 한 가운데에서, 나는 하늘을 향해 오르는 얼어붙은 숨을 시야 한 구석으로 보며, 가슴 속에서 작게 중얼거렸다.

『모르겠군…….』

아키하바라의 라디관 앞.

눈앞에는, 여기와 건너편을 잇는 별 특색 없는 횡단보도. 아스팔트의 검은색과 페인트의 흰색이 교대로 그려진 줄무늬. 그, 진기함과는 아무 관련 없는 대상을 앞에 두고, 나는 오가는 혼잡 속에서 단지 홀로, 이 장소에서 발길을 멈춰서고 있었다.

이제, 이 상태로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최소한 자판기에서 샀던 따뜻한 무가당 블랙 캔커피가 지금은 완전히 식어버렸을 만큼은 될 것이다.

의미 없게 된 손난로 대용의 캔커피를 손끝으로 흔들며, 생각에 빠진다.

『그건 정말로, 단순한 ​우​연​이​었​을​까​…​…​?​』​

이 장소에 선 후로 벌써, 몇 번이나 같은 말을 가슴 속에서 반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말이 솟아나올 때마다──

『아니, 우연의 일치라기엔 너무…….』

라는 사고로 이어져, 그 끝에 도착하는 것은──

『역시 모르겠어…….』

조금도 다를 바 없이, 언제나 같은 장소에 내려앉는다. 이런 상태로, 같은 일이 계속 반복되고 있었다.

갑작스럽게 내 안에 닥친, 솟구쳐 오른 위화감. 그것은 의문 같은 것이라고는 할 수도 없을 정도로 작은 의심이다. 너무 막연해서, 거기에 『뭔가』 같은 것은 전혀 없다. 그러나, 그런데도 마음속에서 작게 솟아 오른 걸림돌은, 내 다리를 이 장소에 못 박아 놓고 있었다.


발단은 사소한 것이었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일상.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한 장면.
랩 멤들을 남기고 쇼핑하러 나와, 나는 홀로 아키하바라의 잇단 혼잡 속을 걸었다. 크리스가 보낸, 추가로 사야 할 품목이 적힌 메일에, 농담 섞인 답장을 휴대폰에 쓰면서 걸은, 평소보다 선명하게 보이는 한길. 그리고 완성된 메일 내용을 확인해서, 송신 버튼을 눌렀던 것이 정확히──

『그 때도, 그랬었지…….』

횡단보도 중간을 보며, 과거의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모든 것의 시작이었던, 한 통의 메일. 별 생각 없이 다루에게 보낸, 이상 사태를 알리는 짧은 내용. 『마키세 크리스가, 누군가에게 찔린 것 같아』라는 현상을 전했을 뿐인, 그런 내 행동이 초래했던 길고 긴 3주간의 여름의 나날들.
그로부터 자아진 수많은 기억을 천천히 상기시키며, 『역시, 지나치게 생각한 걸까』하고 애매한 결론을 손에 쥐어, 크게 한 숨을 내뱉는다. 그 때, 갑자기 재킷 안에 틀어박힌 전자음이 울렸다.

“……므.”

거기에서 한 번 사고를 갈아 끼워, 완만한 동작으로 주머니에서 애용하는 휴대폰을 꺼낸다.

“조수……인가.”

착신자를 확인해, 익숙한 손놀림으로 버튼을 눌러 전화를 귀에 가져다 댄다.

“나다.”

“나다가 아니잖아.”

상쾌한 목소리가, 내가 말한 첫마디에 전파 너머로 위압감을 풍겨온다.

“당신, 나가고 나서 꽤 시간 지나고 있는데, 지금 어디야? 벌써 쇼핑은 끝났지?”

다그치듯 날아드는 크리스의 질문. 나는 아직도 텅텅 빈손으로 뒤통수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입을 연다.

“……여기는 현재 라디관 앞. 쇼핑은, 뭐랄까…… 아무튼, 지금부터야, 음.”

좀 허둥지둥하면서도 그렇게 대답하자, 수화기 저편에서 큰소리가 울렸다.

“하앗? 지금부터라고 했어, 지금부터라고?”

“그대로야.”

짧게 대답한 내 말에, 크리스가 조금 기막힌 듯한 소리로 말했다.

“있잖아― 오카베, 지금까지 뭐하고 있었어? 전혀 돌아오지 않으니까, 모두 걱정하고 있었단 말야.”

어딘가 내게 따져 묻는 듯한 말투 뒤로, 다루의 것이라 생각되는 목소리가 작게 섞였다.

“걱정했던 것은, 주로 마키세 씨 뿐이었다고 생각함여.”

“하시다는 다물어!”

상황으로부터 생각하면, 아마 다루를 향한 ​꾸​짖​음​이​었​겠​지​만​─​─​

“조수여. 할 수 있다면 수화기를 멀리하고 나서 고함쳐 주면, 내 고막에 도움이 되겠는데?”

미미하게 남은 귀 울림에 얼굴을 찡그리며, 조용한 소리로 지적한다.

“아, 미안. 이 아니라, 지금까지 어디를 방황하면서 걷고 있었던 거야, 오카베?”

그런 질문을 받아 대답이 곤란해진다.

“어디라고 해봤자……. 아무튼, 줄곧 여기 있었으니까, 그 외에 대답 같은 건 없다고 할까 뭐랄까…….”

허둥지둥하기 시작한 말에, 크리스의 어투가 미미하게 변했다.

“여기란 건, 라디관 앞이라는 거야? 줄곧 이라는 건, 지금까지 쭉이고?”

“아무튼, 그런 일이 되는데.”

왠지 모르게 따지는 기색을 살피며, 애매한 대답을 돌려준다. 그러나 뜻밖에도, 그런 내 대답을 들은 크리스가 목소리를 조금 흐렸다.

“오카베……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작게 배인 불안. 아무래도 내 부자연스러운 행동을 듣고, 그 내용에 쓸데없는 불안을 느껴버린 것 같다.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금의 크리스는, 완전하지는 않다고 해도 그 3주 동안의 추억을 되찾고 있다. 만약 그것이 단편적인 기억이라고 할지라도, 그런데도 저만한 경험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라디관 앞에서 장시간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고 들어, 거기에 뭔가 좋지 않은 분위기를 느껴버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

『큰일났군. 불필요한 소리를 해버린 건가.』

경솔하게 자신의 행동을 크리스에게 알려준 일을 반성하면서도, 일부러 침착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한 냉정한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아무래도 불필요한 걱정을 끼친 것 같네. 미안. 하지만, 딱히 뭔가 있었던 건 아니니까 안심해.”

“……정말이야?”

걱정하지 말라는 내 말에, 그런데도 크리스의 목소리는 조금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의심 많은 녀석이군. 사실이라고 했잖아. 뭐지, 조금 예전 일을 생각해 내서, 사고에 잠겨 있었어. 그 뿐이야.”

“예전 일…….”

“그래, 예전 일이야. 어쨌든 라디관에서는 여러 일이 있었으니까. 그렇다면, 내가 조금 감개에 빠지고 있었다고 해도, 이상하지는 않잖아?”

정확하게는, 내가 응시하고 있던 것은 라디관이 아니라 그 앞에 있는 횡단보도다. 하지만 여기에서 또 그런 의미심장한 단어를 입에 올리면, 크리스의 불안을 쓸데없이 키워버릴 수 있다. 그것을 염려해, 사실을 조금 각색했다.

『아무튼 실제로 생각하고 있었던 일도 굉장한 게 아니니까, 이 정도의 각색은 문제없겠지.』

하고 생각해, “그러니까 걱정할 필요는 없어”하고 한 번 더 크리스를 향해 다짐한다.

“아무튼, 그렇다면 괜찮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린 그 소리에, 그녀 안에 싹트고 있던 불안이 엷어진 것을 간파해, 나 또한 휴~ 하고 가슴을 쓸어내린다. 그러자, 문득──

『혹시 크리스라면, 이 기묘한 위화감에 대해, 뭔가 대답할 수 있는 게 아닐까?』

그런 일을 생각해 내 버렸다.

『남의 손으로 코풀기도 정도가 있지만, 그런데도…….』

한 순간 주저했지만, 그래도 크리스를 향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그건 그렇고, 크리스.”

“어? 지금, 크리스라고 들렸는데…….”

부자연스러운 화제 전환에, 크리스가 당황한 듯한 목소리를 돌려주었다.

“그렇게 말했으니까, 당연하지.”

내가 기막힌 듯한 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그, 그러네. 왠지, 이름으로 불린 건 오랜만이었으니까, 무심코 귀를 의심해버렸어.”

크리스는 약간 부끄러운 듯한 소리로 그런 말을 했다.

“그렇다고 할까, 갑자기 제대로 불리면 초조해버리는데. 그게 뭐야? 시리어스 어필 할 생각입니까?”

무슨 의미인지 모르는, 크리스의 지적. 설마 비아냥인가?

『으음』

어째서 이름을 부른 것만으로 씹혀지지 않으면 안 되는 건지 매우 ​의​문​스​러​웠​지​만​─​─​일​단​ 그 생각을 보류로 해서 반격한다.

“그런 일보다. 이따 들어줬으면 하는 일이 있어.”

“뭐야 새삼스럽게. 바보 같은 이야기라면 언제나 어울려 주고 있잖아.”

얼마나 거만한 조수야.

“아니, 바보 같은 이야기라니 너. 어느 쪽인가 하고 말하자면, 바보가 아닌 쪽의 이야기인데.”

“어……그런 거야?”

내 말을 들은 크리스의 소리가, 조금 의외인 듯이 들렸다.

“그래. 그래서 말인데. 지금은 아직 랩에 마유리도 다루도 있는 거지?”

그런 내 질문에 “그렇지만”하고 크리스가 긍정의 대답을 돌려준다.

전화 너머로 들은 방금 전의 대화로, 바로 옆에 다루가 있는 일은 알고 있다. 그리고 역시 상상대로, 마유리도 아직 연구실에 있는 것 같다.

아키하바라 거리에서, 내 안에 갑작스레 싹튼 작은 위화감
그것은 말할 필요도 없이 지워 없애 온 여름의 나날들과 관련되어 있고, 그렇다면 당연히 그런 종류의 이야기를 단편적으로 기억을 되찾고 있는 크리스 외에는 그다지 들려주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두 명이 돌아간 후에, 잠깐 남아주지 않을래?”

그런 제안을 한다.

“어? 어, 어째서……?”

크리스가 조금 쉰 목소리를 냈다.

“왜라고 해도 말이지. 단지, 다루랑 마유리가 있으면, 조금 말하기 힘든 내용이라서…….”

“그럼, 둘이서만 같은…… 그런 거……라든지?”

“둘이서? 아무튼, 그 해석도 틀리지는 않는데…….”

내 말에 크리스가 뭔가를 깨달은 듯, 목소리가 갈라진다.

“오카베……그거 설마…….”

그 목소리를 들어, 나는 감탄하며 몇 번이고 고개를 끄덕인다.

『역시 크리스. 하나를 듣고 열을 아는군. 천재 소녀라는 간판은 겉멋이 아니란 건가.』

아무래도 크리스 역시, 마유리나 다루에게 들려주고 싶지 않다는 내 의사를 짐작해, 이야기가 예의 그 일과 관련된 것을 짐작해 주고 있는 것 같았다.

“후. 과연 천재 소녀. 짐작 잘하는데. 그래, 그 설마야.”

크리스와 주고받는 의사소통을 기분 좋게 느껴, 숨소리가 거칠어진다.

“저기…… 오카베…… 그, 진심이야?”

속삭이는 듯한 크리스의 대사. 그것을 들은 내 머릿속에, 왠지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고 있는 크리스가 ​떠​올​랐​지​만​─​─​아​무​튼​,​ 그건 기분 탓이겠지. 어쨌든 간에, 지금까지의 대화 흐름에 나와 크리스가 얼굴을 상기시키는 요인 같은 건, 어디에도 없으니까.

“보통, 농담으로 이런 이야기 하지 않잖아. 나는 지극히 진지해.”

딱 잘라 그렇게 말하자, 어딘가 곤란한 듯한 크리스의 목소리가 휴대폰을 진동시켰다.

“갑작스럽게, 그런 말을 해도…….”

“무슨 일이야? 뭔가 용무라도 있어? 아무튼, 그렇다면 강요하지는 않겠지만”

굳이 앞서서 서두를 화제도 아니다. 그러니까 “다른 날에 다시……”하고 말하려던 내 입을, 크리스의 목소리가 차단했다.

“아니, 들을겟! 용무 같은 건 없으니깟! 12월이곳!”

“그……그래? 그렇다면, 좋지만.”

왠지 모르게 당황한 듯한 크리스의 말과 마지막에 더해진 의미 불명한 날짜 보고에, 당황스러움을 느끼며 기가 죽지만, 그런데도 이토록 진지하게 내 하찮은 이야기에 어울려주려는, 보살피는 것을 잘하는 소녀에게 감사를 안는다. 그러니까 나는, 퇴장대사처럼 말해버린다.

“꽤 어려운 질문일지도 모른다고. 각오해 둬!”

직면한 문제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불타오른다. 그런 소녀에 대해 생각하며, 평소의 오버 액션을 Sound Only로 재현해 보았다.

“어려운 질문…… 정말로, 어려운 질문이네.”

그렇게 말한 크리스의 목소리는, 아직도 조금 높게 갈라져 있었다.

“그래. 기대하고 있을게, 크리스.”

“알았어 오카베. 나도 제대로 대답을 준비해 둘 테니까…… 저기, 마지막 순간에 겁이 나서, 도망치거나 하지 마.”

그런 크리스의 말에, 나는 고개를 갸우뚱한다.

『가만……?』

어째서 내가 겁이 나는 흐름이 되는지 이해하기 어렵지만, 그 이전에, 이야기를 듣기도 전에 어떻게 대답할 준비할 생각인지 고민한다. 그 뜻을 물어보려고 했을 때──

“아, 미안. 배터리 다 된 것 같아. 오카베…… 그, 빠……빨리 돌아와.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그 말을 끝으로, 통화가 중단되었다.

『어이. 마지막 ​효​과​음​은​…​…​뭐​야​?​』​

크리스의 말꼬리에 붙어 들려온 것은, 뭐라고 할까, 입 안을 진공 압축한 후 윗입술과 아랫입술을 놓을 때 발생할 수 있는, 뭔가 이제 리얼충 폭발해라 같은 그런, 기억에 없는 핑크빛 소리였다.

내게는 왠지 마지막에 들린 작은 충격음이, 중2병 전개인 나같은 것하고는 인연이 없을 복음 같은 것으로 들려 버려서──

“쥐 흉내……인가?”

나는 크리스와 연결되지 않게 되어버린 휴대폰을 한 손에 쥐고, 크리스마스가 다음 주로 다가온 아키하바라의 겨울 하늘에, 당황한 듯한 얼굴을 조심스럽게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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