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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오카린티나 시리즈

オカリンティーナ


원작 |

역자 | 크로센

무우기적의 오카린티나 11화



크리스에게 끌려가듯 해서 랩으로 돌아온 후에, 방금 전에 체감한 기묘한 감각의 일이, 아무래도 머리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소파에 앉은 나는, 키친에 서 있는 크리스의 뒷모습을 눈구석으로 보며 가볍게 머리를 쳐든다.

『그건…… 단순한 착각 같은 게 아니야.』

눈을 감으면, 자연스럽게 떠올라 오는 광경. 그, 어딘가 현실성이 부족한 본 적 있는 경치를 생각하자, 그 때, 자신의 몸에 일어나고 있던 일에, 왠지 모르지만 상상이 갔다.

『그 광경은 아마…….』

세계선 이동에 수반해 잃어버리는 기억.
그것은 나 외의 모든 사람에게 들어맞는 현상이며, 본래라면, 관측자로서의 입장을 확립해 온 나와는 아무 인연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하지만 요전 날, 그런 나를 가리켜 크리스는 이렇게 선언했다.

──당신도, 제대로 잊는 거야──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리딩 슈타이너에 대해, 크리스가 논리적인 해석을 뽑아내기 전에 말한 대사.

『관측자로서 불완전……인가.』

확실히 그대로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그 말이 가리켰던 대로, 내 안에도 또한 세계선 이동에 수반에 『잃어버린 기억』이라는 것이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는, 이동하기 전의 세계선에서, 그때까지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니까 생각한다.

『그건, 나의 주관으로부터 누락되었던 기억이라는 게 아닐까……?』

무언가를 계기로 해서, 나의 주관으로부터 사라져버렸을 기억이 불러 일으켜졌다. 그 영향으로, 내 눈에 그런 환상이 나타난 것은 아닐까──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잃어버린 기억……인가.』

황당무계한 이야기일까? 아니, 그럴 리 없다. 어쨌든 지금까지, 나는 번번이 그런 현상이 동료들을 덮치는 모습을, 이 눈으로 보아 왔던 것이다.

때로는 크리스가, 때로는 마유리가. 그리고 페이리스나 루카코, 모에카네가, 잃어버렸던 기억을 어떤 형태로든 되찾는 한 순간은 존재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나라도, 뭔가를 계기로 해서 잃어버렸던 기억을 되찾는 일이 있어도 불가사의하지 않아.』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야말로, 얼핏 본 환영의 의미를 알 수 없었다.

『그건 어떤 일이지……?』


──나카바치──


예고 없이 거슬러 올라간 계절. 인적이 적막한 거리 풍경. 라디관 윗부분에 박힌 인공위성. 그런 광경에 섞여 온, 이해하기 어려운 등장인물.

『어째서 녀석이…….』

횡단보도 위에서, 뒤돌아 본 한 순간에 얼핏 본 초로의 남자. 그 예기치 못한 재회가, 내게는 어떻게 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건, α세계선의 기억이겠지.』

마유리가 죽어, 나와 크리스와 다루가 SERN에 붙잡혀, 그리고 세계가 디스토피아라는 이름의 통치체제에 의해 지배되는 미래. 내가 목격한 그 환영은, 그런 역사로서의 기초가 있어야 비로소 성립돼야 할 풍경.

『그렇다면 어째서, 거기에 나카바치가 있었어?』

몇 번이나 말하지만, α세계선에 있어 나와 나카바치 사이에 직접적인 접촉은 없다. 그렇다는데, 환각 속에 아주 당연하단 듯이 모습을 드러낸 탐탁스럽게 생각되지 않는 인물. 그 존재의 의미를 헤아리기 어렵다.

『모르겠다.』

나는 시선을 움직여, PC 데스크 위에 놓인 모니터에 눈을 향한다.
크리스가 가져 온 다섯 장의 이미지. 크리스의 추측을 믿는다면, 다섯 장 모두 같은 세계선에서의 기억.

『네 장은, 명백하게 α세계선에서의 기억. 그렇지만…….』

마지막에 본 한 장. 그, 갑자기는 믿을 수 없었던 내용이, 마치 내가 본 환상을 사실이었다고 증명하고 있다고 조차 느껴버린다.

『α세계선의 과거에서, 나는 나카바치와 면식이 있었다는 건가?』

실상으로서 내게는 α세계선에서 있어서의 과거는 없다. 그러니까, 나와 나카바치가 뭔가를 하면서 알게 되었다는 가능성도 제로는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나는 아직 크리스와 만나지 조차 않았다고? 있을 수 있는 건가, 그런 일이?』

모르겠다. 너무나도, 모르는 일이 많았다.

『……젠장, 어떻게 된 거지?』

PC 모니터를 노려보며 짧게 숨을 토한다. 그러자, 눈앞에 슥하고 내밀어진 머그컵. 쌓아 올려가던 사고가 뿔뿔이 흩어진다.

“여기 오카베.”

소리가 나는 쪽에 시선을 향하자, 조금 걱정스러운 듯한 크리스의 얼굴이 시야를 가렸다.

“마셔. 진정되니까.”

“나는 흐트러지지 않았다만?”

크리스가 내민 머그컵에 손을 뻗으며, 태연스러운 소리로 시치미 떼어 보인다.

“도저히 그렇게 보이지 않으니까 말하고 있어. 방금 전의 당신, 보통으로는 보이지 않았어.”

날카로운 지적이라 해야 할지, 그렇지 않으면 당연한 지적이라고 해야 할지.

한밤중의 아키하바라. 라디관 앞의 도로 위에서, 크리스를 앞에 두고 저질러버린 실태. 그녀가 직접 본 나의 이상은, 그 심중에 불안을 품게 하기에는 충분한 상황이었다.

“그냥, 요즘 피곤해서 말이야. 너무 걱정하지 마.”

할 수만 있다면, 필요 없는 걱정을 끼치고 싶지는 않다. 그런 생각은 평소와 변함없다. 그러니까 가벼운 어조로 얼버무린다.

“텐프레 대로의 주장이네. 그래봤자, 마치 무슨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거야.”

“이상한 억측하지 마.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야.”

자초지종을 말하자마자 다가서 추궁하는 듯한 크리스의 자세를 앞두고, 나는 그 추적을 달래듯이 손바닥을 파닥파닥 흔들어 보인다. 그런 나의 태도에 “그렇다면 ​다​행​이​지​만​…​…​”​하​고​,​ 크리스는 납득가지 않는 불만스러운 얼굴을 만들면서도, 그 이상의 추궁을 단념한 것 같았다. 그리고 말끝에 덧붙이듯이──

“하지만 오카베, 뭔가 고민하는 일이 있으면 들을 테니까, 사양 같은 건 하지 마.”

그런 말을 한다.
그, 어디까지나 사람 좋고 잘 보살피는 듯한 말이, 그야말로 크리스답다고 생각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경의와 감사한 마음을 담아 평소대로 허풍을 토한다.

“유감이었구나.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인 이 나의 고민은, 그 근처의 일반인이 해결할 수 있는 듯한 단순한 것이 아닌 거다.”

세간에 이름 높은 천재소녀를 앞에 두고, 주제를 모르는 발언을 입에 댄다. 나로서는, 그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철없는 대화를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런 말 하지 마. 나도, 당신을 위해 뭔가 하고 싶어. 도움 받는 것만은, 내 성격에 맞지 않아.”

예상과는 약간 다른 전개를 보이는 크리스의 대답에 당황한다. 그 진지한 시선에, 나도 모르게 단골 캐릭터 설정도 잊어, 진지한 얼굴로 되묻는다.

“아니, 무슨 말을 하고 있나 조수여? 지금까지 도움 받아 온 것은, 오히려…….”

“그건 다른 세계선의 이야기잖아? 내가 말하고 있는 건, 그런 일이 아니야.”

크리스는 말한다.
다른 세계선에서의 사건은, 확실히 기억 속에 있다. 그 안에는, 크리스가 나를 지지하고 있던 기억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그 기억에는 실감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지금의 내게는, 라디관에서 오카베가 구해줬다는 실감밖에 없어. 뭔가 그런 건, 빚을 지고 있을 뿐인 것 같아서, 아무래도 침착해지지 않는 거야.”

의리고 있다고 말해야 할까 뭐라고 해야 할까. 잃어버렸다고 하는데, 그런데도 사실로서 나를 지지했다는 역사는 있어, 그 기억은 나와 공유도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만큼 일방적으로 빚을 느낄 필요도 없을 터인데──

『서투른 녀석.』

에구에구 하는 모습으로 올려다보자, 크리스는 조금 수줍은 듯이 눈을 외면하며 말을 잇는다.

“거기에, 라디관에서의 일만이 아니야. 전부 잊고 있던 나를 랩 멤으로 되돌려 주었던 것도 그렇고, 파파의 일도 그래. 당신 전에 말해 줬었지? 광기의 매드 사이언티스트는 두 명씩이나 필요하지 않다고. 파파를 이겨, 단순한 아저씨로 되돌려 준다고.”

크리스의 입에서, 신경 쓰이는 인물의 이야기가 튀어나왔다. 한 순간, 억지로 밀어 넣었던 의심이 다시 솟구칠 듯 되는 것도, 어떻게든 참아 크리스의 말에 계속 귀를 기울인다.

“그 무렵에 있지. 파파의 행방을 전혀 알 수 없어서, 조금 우울해 있었거든. 하지만, 당신의 말로 굉장히 편해졌어. 오카베라면, 정말로 어떻게든 해 줄지도 모른다고.”

크리스의 긴 머리카락이, 미미하게 흔들렸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을 응시한 채로──

“그랬었지. 아직, 약속을 지키지 않았었군.”

언제였던가 주고받았던 그녀와의 약속을 생각하며, 그런 말을 한다. 그러자, 크리스가 당황한 것처럼 머리를 좌우로 흔들었다.

“아, 아니니까! 구체적인 해결을 기대하고 있었다는 게 아니고, 단지 뭐라고 할까. 오카베가 그렇게 말해 준 일이 솔직하게 기뻤다고 할까…….”

​“​…​…​아​오​모​리​인​가​.​”​

작게 중얼거려, 나는 약간 진지하 표정을 짓는다. 한 번 커피를 훌쩍거리며 마시자, 입 안 가득 독특한 쓴맛이 퍼졌다.

『아오모리…….』

그 먼 토지의 이름을, 머릿속에서 반추한다. 어느덧, 누르고 있었던 의심이 재차 작게 연기를 피우기 시작하고 있었다.

『뭔가…… 알 수 있을까?』

눈앞에서 보이는, 부끄러운 듯 행동하는 크리스의 모습.
본래라면, 그 광경 이상으로 나의 의식을 사로잡는 것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는데, 나의 사고는 억누른 효과가 없는 의심에 움켜쥐어져, 천천히 기울기 시작한다.

『마치, 얽혀있는 것 같군…….』

자신의 사고의 모습이 너무 우습기 짝이 없게 생각되어, 무의식중에 입가가 치켜 올라간다.

며칠 전. 라디관 앞에서 작은 위화감을 느껴 발을 멈추었을 때로부터, 줄곧 그랬다.
머릿속에 솟아 올라오는 작은 의문. 그것은 시간이 지날 때마다 점차 그 그림자가 짙어져 가, 거기에 관련되는 수많은 현안사항은, 항상 줄곧 내 머리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매력적인 크리스의 자세를 무시하면서까지, 나의 사고는 계속 흔들린다. 그런 자신의 사고 회로가, 조금 믿을 수 없다고 생각되었다.

『나는 대체, 뭘 이 정도까지 신경 쓰고 있지?』

자문해보지만, 답은 나오지 않는다. 다만, 막연한 의문만이 모습을 드러낼 뿐이다. 그리고, 역시 의심에 대한 자제는 효과가 없고──

“아오모리…… 가 볼까.”

정신 차리면, 그런 말을 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오카베, 아니라니까. 미안, 이상한 말투였어. 딱히, 그런 일을 재촉하고 있는 게 아니니까.”

말의 진의를 잘못 짐작했는지, 나의 입이 말한 제멋대로인 사고를, 어디까지나 긍정적인 의미로 해석하는 크리스.

“대체로, 지금 아오모리에 가도 파파는 없을 거고…… 그러니까, 무리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크리스의 말을 들어, 마음속에서 『확실히』하고 중얼거린다.

『만날 수 있다는 것도 아닌데, 가서 어떻게 하지? 그 이전에, 만약 만날 수 있었다 해서, 그래서 어떻게 되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는 의문. 그 출발점은, 의심할 여지없이 여기와는 다른 세계선에서의 역사. 이제 와서 그런 것을 내세워, 나는 어디에 가자는 건가?

​『​…​…​어​처​구​니​없​어​.​』​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할 것인데──

“크리스. 주소를…… 가르쳐 줘.”

나카바치에 연결되는 무언가를, 어떻게 해도 방치 할 생각이 들지 않았다.

“잠깐 오카베, 진심? 하지만, 파파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데…….”

“그런데도, 가보면 뭔가 알지도 몰라.”

나는 대체, 뭘 지껄이고 있는 걸까. 마치, 마음 어디엔가 있는 자신이 모르는 뭔가에 재촉당하는 듯한 초조한 느낌.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명감. 어딘가 강박관념과도 닮은 무언가. 그런 정체 모를 것에 자극 받은 듯이, 먼 곳에 발길을 옮기려는 의사가 굳어져간다.

“하지만 오카베, 미안하고…….”

조금 곤란한 듯한 표정의 크리스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거기에, 대단히 새하얀 마음을 본 것 같아, 당황해서 보충을 집어넣는다.

“착각하지 않게 미리 말해두지만, 네 녀석을 위해서 가는 게 아니야. 나 자신이 나카바치라는 남자에 개인적인 흥미를 가졌다. 그 뿐이다.”

“당신 또, 그런 일만 말하는데……. 뭐야 그 츤데레 모습은? 정말, 반칙뿐.”

크리스가 내 옆에 앉아, 조금 몸을 기대 온다. 그, 붉어진 볼을 보는 한, 투입됐던 보충은 그다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아니 그러니까, 그런 게 아니라고…….”

재차 정정하기 위해 입을 열지만, 크리스가 그것을 가만히 막는다.

“됐으니까, 알았어. 당신 이런 때는, 말을 꺼내면 듣지 않는걸. 하지만 오카베, 지금 빚지는 것도, 지금부터 빚지는 것도, 다음에 제대로 돌려줄게. 적어도 그 정도는 약속하게 해줘.”

이미 크리스는, 나의 본심을 듣는 귀 같은 건, 갖고 있지 않다고 생각되었다.

“그래서, 언제 갈 생각이야?”

질문을 받아 순간적으로 대답한다.

“내일이라도 하고 생각하고 있지만…….”

내 대답을 들은 크리스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사……상당히 갑작스럽네. 하지만, 응. 어떻게든 예정을 맞출게.”

그렇게 말하자, 소파에서 일어서 코트를 걸친다.

“어, 어이 조수여, 무슨 말을 하는…….”

“일단 돌아가서 준비할게. 내일 역 앞에서 집합이네. 시간을 다음에 메일 할게.”

“그러니까 잠깐 기다리라고──”

내 만류도 듣지 않고, 크리스는 서둘러 귀가 준비를 갖추고, 허겁지겁 랩에서 나가버렸다.

“오오―…….”

크리스를 불러 세우려 뻗은 오른손이, 허무하게 빈 공간을 잡는다.

『주소만 들어서……홀로 갈 ​생​각​이​었​지​만​…​…​.​』​

그러나, 눈앞의 크리스의 모습에, 이제 와서 그런 말을 내던지는 것도 꺼려져서──

『뭔가…… 자꾸자꾸 이야기가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 간다구…….』

나는 어느 샌가 가슴 속에 일말의 불안을 안으며, 시계를 본다. 동이 틀 때까지, 선잠에 들 시간이 남아 있을 것 같기는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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