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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궁병 푸른마법선생


Original |

1화


끝없이 폭주하는 성배.
이리야는 하늘의 성의를 입고 오탁을 걷어내며 모든 재액의 근원을 향했다.

“흑흑흑...”

울음소리가 들린다.
이리야는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얼마나 걸었을까?
모든 재액, 검은 진흙이 흘러나오는 곳에 도달했다.
그곳에는 온몸이 가무잡잡한 한 소년이 무척이나 구슬프게 울고 있었다.

“왜 울고 있니? 꼬마야”

이리야는 울고 있는 소년에게 물었다.

“모두들... 모두들 나더러 잘못했대... 모든 잘못이 나 때문이라면서 나만 미워해...”

이리야는 소년의 말을 듣고서 이 소년이 누구인지를 깨달았다.
앙그라 마이뉴-
이 세상 모든 악이라 불리는 존재...

“꼬마야, 이름이 뭐니?”
이리야는 소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물었다.
소년은 아까보다 기분이 좋아졌는지 울음을 그치며 말했다.

“몰라...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더러 앙리마유래...”
​‘​예​상​대​로​인​가​.​.​.​’​

이리야는 입가에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사람들은 모두 나만 미워해... 나는 언제나 혼자야...”

또다시 우울해졌는지 울먹이기 시작한다.

“괜찮아... 누나가 함께 해줄게.”
“응?”
“누나와 함께 가자... 이 어두컴컴한 공간을 벗어나 저기 넓은 곳을 향해 가자”

이리야는 미소로 가득한 얼굴로 소년에게 말했다.

“응”

소년은 이리야의 손을 잡았다.

“자 가자”

이리야는 소년의 손을 잡고 어두운 공간을 벗어나 빛이 있는 곳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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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큭!”

린과 세이버를 구한 아처는 그대로 폭주하고 있는 성배로 향했다.

“제발 늦지 마라...!”

이전 역사에서라면 죽었을 이리야...
아처는 가까스로 살릴 수 있었으나 이리야가 성배였고 그녀가 폭주하고 있는 성배를 막기 위해 성배 안으로 들어간 것은 그야말로 계산 밖의 일이였다.

“제발!”

어느새 아처의 손에 엑스칼리버가 투영되어 있었다.

“늦지 마라, 늦지 마라!”

그 순간 성배의 구멍이 점점 닫히기 시작했다.
아마도 이리야가 손을 쓴것이리라...
그러나 주위에 이리야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결국...

“안에 있다는 건가... 그렇다면!”

투영으로 만들어낸 엑스칼리버에 마력을 집속시킨다.
계약이 해제된 터라 무리가 많았지만 그래도 성배에서 새어나온 잔여마력으로 어떻게든 해결할 수 있었다.
남은 것은 닫히고있는 문을 여는 것뿐...

​“​엑​스​칼​리​버​(​약​속​된​ 승리의 검)!”

진명의 해방과 동시에 찬란한 섬광이 어둠을 갈랐다.
그리고 그와 함께 닫히고 있는 성배의 입구를 주춤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간만이라는 것을 아처는 알고 있었다.

“타앗!”

뒤돌아 볼 것도 없이 아처는 성배 안으로 뛰어들었다.
린과의 이별이 이렇게 되어 아쉽기는 했지만 두 번 다시 자신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다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특히 이리야는 자신의 ‘누나’이니까 더욱 그랬다.

“지키고 말겠다! 이전에 지켜주지 못한 만큼!”

아처의 맹세가 어두운 공간에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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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이 몸도 말이 아니군...”

성배의 구멍 속으로 빠진 길가메쉬는 조소하듯 웃었다.

“최강이라... 이런 비참한 패배를 하고도 최강이라 불릴 수 있을까?”

길가메쉬가 내린 결론은 ‘아니다’였다.
아무리 방심했다지만 패배는 패배다.
아무리 변명을 해도 변하지 않는것이다.

“후후... 엔키두여... 그대의 말대로 되었구나...”

이제는 얼굴조차 기억나지 않는 친우이자 연인이었던 여인의 이름을 읍조리며 웃었다.
패배를 인정하고 나니 왠지 개운해진듯한 느낌이 들었다.

“뭐... 이대로 잠드는 것도 좋겠지... 뭐 그전에 보기 흉하게 떨어진 팔은 ​붙​여​놔​야​겠​지​만​.​.​.​”​

길가메쉬는 왕의재보 속에서 무엇인가를 찾기 시작했다.
얼마나 뒤졌을까?
왕의재보 속에서 꺼낸 남은 한쪽 손에는 붉은색의 약병이 들려있었다.

“아스가르드의 현자 늙은이한테서 받아온 에릭실을 쓰게 될 줄은 몰랐군...”

길가메쉬는 약간 투덜거리는 목소리로 떨어져나간 팔을 고정시키며 상처부위에 에릴실을 반쯤 부었다.

치이이-

살이 타는 듯한 소리가 들리며 팔이 접합 되었다.
에릭실의 나머지 반은 안에서 끊어진 신경과 내상치유를 위해 마셨다.

“이제 잠시 눈을 붙여볼까?”

어둠으로 가득 찬 공간속에서 길가메쉬는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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