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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제로의 "최강전대" 사역마
도대체 몇번째인지 모르겠지만, 레콘키스타군은 트리스테인을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물론 그것을 막아서는 트리스테인군이지만, 전력적 열세는 면할 수 없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이, 제로와 제로의 사역마들이 나타난다.
"적당히 날뛰어줘. 우리 편 안휘말리게."
이제는 너무나도 담담한 루이즈의 음성.
하지만 그쪽이 더 서글퍼보이는 것은 눈의 착각이 아닐터이다.
그러거나 말거나, 특별히 선발되어 이계에서 온 5명의 전사들이 앞으로 나간다.
"가오 엑세스!!"
"페이스 체인지!!"
"폭룡 체인지!"
"Emrtgancy! 페이스 온!"
"천공변신, 고르 고르 고르 고르디로!!"
은색의 늑대전사.
녹색의 천공전사.
백색의 폭룡전사.
청색의 반견전사.
적색의 마법전사.
"섬열의 은랑, 가오실버!"
은색의 늑대.
손으로 대지를 치고, 손톱을 세운 후 팔을 교차시킨다.
"공의 광뢰, 천공닌자! 슈리켄쟈 Fire Mode!"
녹색의 닌자.
두 팔을 들어올리고, 자세를 낮춘다.
"두근거림의 백미… 아바레키라!"
백색의 비룡.
손으로 얼굴의 절반을 가렸다, 날렵하게 팔을 내민다.
"백귀야행을 베어버리는, 지옥의 반견! 데카마스터!"
청색의 지옥견.
두 손을 짐승의 입 모양처럼 모아 앞으로 내민다.
"타오르는 열화의 엘레멘트, 천공용사! 울자드파이어!!"
적색의 마법기사.
그의 등뒤로, 그의 또 하나의 모습인 천공용사의 모습이 떠오른다.
역대 전대 전사─ 그 중 최근 7년간 활약해온 이들 중에서도 최강이라 일컬어지는 다섯 명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섰다.
문제는 거기에서 끝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오실버의 손에 쥐어진 세개의 보주.
그것이 하늘로 날아오르자, 세 마리의 파워애니멀이 소환된다.
가오울프, 가오리게이터, 가오해머헤드.
늑대는 오른팔, 악어는 동체와 하반신, 귀상어는 왼팔로 변형되어, 하나로 합체된다.
"강림, 가오헌터!!"
거대한 헬리콥터 형의 머신.
그것은 단기로 변형된다. 앞부분이 쪼개어져 어깨와 팔로.
주 프로펠러 부분은 가슴과 머리로.
보조 프로펠로 두개는 양발로.
"천공신, 등장!!"
아바레키라의 파트너. 일직이 다이노어스의 대도시를 멸망시킨 폭룡, 톱게이라.
그리고 그에 협력하는 폭룡 스테고스라이돈이 형태를 바꿔 합체한다.
아바렌오조차 능가하는 그 기신의 이름은─
"키라오, 등장."
본래는 전사들의 본거지로서, 움직이지 않는 거성이 여기에 있다.
그리고 그 거성은, 점점 일어나서 거인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했다.
움직일리 없는 것이 움직이는 만큼, 그 크기는 하늘을 찌를 것 같았다.
"데카베이스 로보!!"
마법기사의 크기가, 순식간에 거대해진다.
그리고 어디선가 달려온 흑색의 말이 갑주의 형태로 변해 그를 감싼다.
일찌기 절대신조차 물리쳤던 천공용사의 최강 전투형태.
"파이어 울카이저!!"
다섯의 거신이, 레콘키스타의 군대를 가로막는다.
이후 전개야 뭐, 뻔할 뻔자.
쳐들어온 레콘키스타의 군대를 전멸시키긴 했지만, 전쟁 자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트리스테인과 알비온은 여전히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상황.
아바레키라─ 나카다이 미코토가 "그냥 귀찮은데 우리끼리 가서 다 없애버리면 안되나?"라는 의견을 내긴 했지만, 데카마스터 도기 크루거와 울자드파이어 브레이젤의 열렬한 반대 "민간인까지 휘말리잖아!"에 부딪혀 무산되었다.
그 이후, 앙리에타는 행방불명된다.
아니에스의 말로는 납치당했다고.
여기에, 다섯명의 '초' 슈퍼전대가 투입된다.
"─라고 말은 했지만 말야… 설마 자네가 살아있을거라고는 생각못했군."
도기의 말대로, 앙리에타를 데리고 간 자는 왈드의 손에 죽은 웰즈 왕자였다.
"역시 외계인이라 모르는건가. 아주 기분나쁜 마력이 느껴진다. 지난번에 봤던 안드바리의 반지인지 뭔지하는 건가."
과연 마법사(그것도 천공계 최강 클래스). 브레이젤은 단숨에 웰즈의 몸을 감싼 '가짜 생명'의 정체를 알아차린다.
"정체까진 모르겠지만, 기분나쁜 힘이라는 건 나도 알겠어. 저런 걸 두른 놈치고 제정신인 놈은 없던데."
미코토는 만사가 귀찮다는 표정이긴 했지만, 그 눈은 웰즈를 정확히 꿰뚫어보고 있었다.
"풀 수 있는 방법은 없는 건가?"
계통이 계통인만큼, 가오실버─ 오오가미 츠쿠마로도 지금의 웰즈가 '죽은 자'라는 것은 알 수 있었다.
"me도 주술에 대해서 조금은 알지만… 저런 건 처음이라서."
슈리켄쟈도 난색을 표한다.
"당신들말야… 의논하는 건 좋은데 좀 진지하게 못하겠어?!"
"루이즈, 부탁이니 손을 빼다오."
"우와, 대단해요 공주님. 이런 난장판에서도 대본대로 갈 수 있다니."
"그래. 우린 여길 지나가고 싶을 뿐이야."
"너도냐?! 너도 그렇게 침착한거냐?!"
웰즈가 일으킨 바람의 트라이앵글.
앙리에타가 일으킨 물의 트라이앵글.
둘이 섞여, 강렬한 회오리 바람이 일어난다.
"선택받은 왕가의 피에만 허락되는 헥사곤 매직. 아무도 우릴 막을 순 없어!"
"놀고 있네. 마법사씨, 날려버려."
"마지 고르 지 마지카! 블레이징 스톰 슬래시!!"
재빨리 울자드파이어로 변신하여, 검을 휘두른다.
그 순간 웰즈가 일으킨 회오리따위 가볍게 능가하는 초거대의 '화염폭풍'이 나타나, 웰즈의 회오리를 먹어버린다.
"뭐, 뭐냐?! 어떻게 평민따위가 이 정도 마법을─"
"헥사곤 매직이라고 했던가. 제법이군, 지상계의 백성치고는. 하지만, 우리들 천공성자에게 있어서 그 정도 마법따윈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초보용 마법'에 불과하다."
울자드파이어는 심드렁하게 대꾸했다.
이윽고 화염의 폭풍은 웰즈'만'을 집어삼켰으며(재주도 좋으셔), 웰즈는 깨끗이 타버린다.
"후… 불태웠어, 새하얗게…"
"웰즈님!! 작품이 틀려요! 아니, 그런게 문제가 아니라, 이렇게 죽으면─"
앙리에타는 웰즈를 끌어안고 신파극을 찍는다.
그러나 그것마저도 우리들의 슈퍼전대는 제대로 놔두지 않았다.
"당신말야, 의외로 너무한걸. 애송이 상대로 전력 공격이라니."
"앙리에타, 울지마…"
"저것도 봐준거다. 나보고 뭐라고 하지 말란 말야."
"조종당하고 있었다곤 해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쟤, 한대만 더 때리면 진짜로 재가 될 것 같은데."
"내가 한 짓을 용서──"
"그럼 처음부터 네가 하지 그랬냐."
"내가 왜 그런 귀찮은 짓을 할 필요가 있는거지?"
"그럼 딴지 걸지 말던가. 애초에 네놈, 아바렌쟈인지 하는 애들이나 괴롭히던 새디스트잖아."
"─────그거, 선전포고로 받아들여도 되는거지?"
"할까?"
"하자."
울자드파이어는 울 사벨을 들어올리고, 아바레키라 역시 자신의 검을 들어올린다.
─그러나 그 순간 다 죽어가던 웰즈의 분노폭발.
"네놈들 때문에 대본이 진행안되잖아!! 좀 닥치고 있─ 아아, 큰일났다! 벌써 몸이 반쯤 사라졌어! 에잇, 이렇게 된 이상!! 앙리에타! 나랑 같이 죽어줘!"
"에? 잠깐만요, 웰즈님. 그런 건 대본에 없─"
"… 아, 실수했다. 하지만 이왕 말이 나와버렸으니 할 수 없지, 뭐. 같이 죽자 앙리에타!!"
"뭐하는 짓이야, 이 화상아!!"
루이즈가 달려와 웰즈를 걷어차자, 웰즈는 눈물을 흩뿌리며 날려가 호수에 빠진다.
앙리에타는 웰즈가 빠진 호수를 바라보며, 천천히 중얼거렸다.
"알겠습니다, 웰즈님. 웰즈님의 마지막 부탁대로 웰즈님을 잊어드릴게요. 그럼 됐죠?"
"공주님… 그것도 대본이랑 틀렸─"
"어차피 막나가는데 거리낄 게 뭐 있겠니, 루이즈. 그래, 전쟁하자, 전쟁하자고. 내가 여왕되면 바로 알비온부터 산산조각내버리겠어!!"
사람이 180도 달라져버린 앙리에타.
그녀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했다.
이왕 막나가는 세상, 제대로 한번 막나가보자, 고.
… 그런 그녀의 뒤에서 아바레키라와 울자드파이어가 서로 죽일 작정으로 싸우고 있다는 건 조금 다른 이야기.
"내 이름은 쥬리오 체자레. 로마리아에서 온 전학생이지. 뭐, 이후 이야기는 다들 알테니까, 귀찮기도 하고 곧바로 넘어가서 결투를 시작하도록 할까. 이긴 사람이 루이즈와 키스하기로, 어때?"
쥬리오는 다섯 사람을 바라보며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그들은 고개를 돌려 쥬리오를 바라보다가─
"………… 근데 말이지, 우리들이 싸웠던 적들 중 누가 제일 강할까?"
"궁극오르그 센키, 쟈칸쟈 두령 타우젠트, 데스모조리아, 명부신─ 대강 이정도?"
"으음, 데카렌쟈는 딱히 '절대적인 힘을 가진 최종보스'같은 건 없었으니까."
"역시 명부신일까. 혼자서도 세계따위 얼마든지 작살낼 수 있는 녀석들이 10명이니."
"아니, 그래도 가오즈록을 통째로 떨어뜨린 센키도 무시못하지."
"그렇게 따지면 데스모조리아도─"
"타우젠트는 제외. 부하한테도 한방먹고 죽어버리는 녀석인데, 뭘."
"나중에 다시 살아나잖아. 게다가 그건 기습이었고."
"기습이었어도 상대는 거대화하지도 않은 상태였어."
─깨끗이 무시하고 다시 고개를 돌려 자기들끼리 하던 이야기를 계속한다.
"이봐, 기다려! 내 말 안들리는거냐?!"
"아, 거 아까부터 뒤에서 꽁알꽁알 더럽게 시끄럽네."
"꼬, 꽁알꽁알?!"
"냅둬. 질리면 지 알아서 가겠지. 일일이 상대할 필요도 없잖아."
"그건 동감. 애초에 로리콘도 아니고 그런 빈약꼬맹이 키스따윌 걸고 싸울 이유가 없잖아."
"옮소. 얼굴만 귀엽다고 다가 아니란 말이지. 성깔은 성깔대로 나쁘고."
"… 당신들, 그래도 마스터인데 그래도 되는건가?"
"알게 뭐야. 지금 이 자리에 없으면 땡이지."
아무렇지도 않은 얼굴로 무지무지 실례되는 말들을 하고 있다.
"네놈들은 자존심도 없는거냐! 결투신청을 무시하다니! 게다가 니들이 거절하면 스토리가 어긋난단 말이다!!"
"그러던가 말던가 우리 알 바 아니네. 우리 일은 "귀찮은 일이 생기면 무조건 힘으로 밀어버리기"니까."
"우와앗, 그러고도 정의의 전사들이냐, 너희들!!"
이래서는 안돼. 쥬리오는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리기 시작했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 고집불통들을 움직일 수 있을까.
"훗, 나의 실력과 외모에 겁을 먹은 모양이군. 이래서 평민들이란─"
"웃기네."
쥬리오의 도발을 한마디로 압축해서 되돌려준다.
그러자 그의 머리 한구석에 십자도로가 생겼다.
'참자, 참아… 내가 화내버리면 죽도 밥도 안돼."
태어나서 이렇게 참아본 적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인내심을 발휘한다.
결국 그는, 최악이자 '금단의 카드'를 꺼내든다.
"좋아. 그럼 이렇게 하지."
"… 뭐냐."
"당신들 중에서 한명만 나와 결투해줘. 당신들 중 가장 강한 건 누구야?"
그 순간.
그 일대의 기온이, 싸악하고 내려간다.
"뭐, 뭐냐?!"
갑작스레 얼어붙은 주위를 둘러보며 당황하는 쥬리오.
"… 그러고보니."
가장 먼저, 아바레키라가 일어난다.
"제대로 우열을 가려본 적은 없지, 우리들."
그에 맞춰, 가오실버도 일어났다.
"확실히, 그렇군. 한번쯤 겨뤄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는데."
그리고 슈리켄쟈도 일어난다.
"게다가, 이건 전대물 팬들이 바라던 일이기도 하고."
"잠깐만, 아무리 그래도─"
"일단은 전대니까 같은 편끼리 싸우는건─"
"뭐 어때. 지난번에 잠깐 싸우기도 했고."
"겁나면 늙은이들은 빠져있어도 좋아."
"?! 누가 늙은이야?!"
"아직 40대다, 이 망할 놈이!!"
주저하던 데카마스터와 울자드파이어까지 일어난다.
다섯 사람은 오각으로 대치하며, 서로서로 견제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살기와 투기에 의해 주변 공간이 일그러지고 있다는 건 사소한 문제.
"자, 잠깐! 잠깐잠깐잠깐!! 설마, 지금 이 자리에서 싸우려고?!"
이렇게 되자 당황하는 것은 쥬리오였다.
그러나 그들은 이미 쥬리오따윈 머리에서 지워버린지 오래.
"규칙은?"
"없음."
"메카소환은?"
"해버리지 뭐."
"그럼 시작은 메카싸움부터? 아니면 개인싸움부터?"
"당연히 개인싸움부터지."
"연합있고?"
"마음대로 하라고 해. 어차피 마지막에 남는 건 하나겠지만."
"어, 어째서 그렇게 되는거야아아아?!"
쥬리오는 절규하지만, 그에 대답해준 사람은 그나마 성실한 축에 속하는 데카마스터 뿐이었다.
"안심하게, 로마리오의 신관 군."
"어, 어?"
"설령 이 학원이 통째로 날아간데도, 그건 우릴 부추긴 자네 책임이니까."
안심할 일이 아니잖아?!
그리고.
트리스테인─ 아니, 하르케기니아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최대최강의 파이트가, 시작된다.
그 시작으로, 가장 먼저 마법학원이 날아가버렸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