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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화 제로의 "마법마인더" 사역마
"저~ 멀고 먼 우주에 널려있는 나의 신성하고 아름다우며 강력한 사역마 예비군들이여. 가능하면 이제부턴 아무도 나와주지 말았으면 좋겠어. 세계를 멸망시킨 악녀라는 낙인이 찍힐 바엔 그냥 '마법 성공률 제로'소리 들으면서 사는게 나아. 러브 & 피스, 좋은 말이잖아?"
하지만 이미 루이즈는 대강 눈치채고 있었다.
자신이 무슨 주문을 어떻게 외우든 사역마 소환은 성공해버릴 것이며, 그로 인해 트리스테인은 물론 하르케기니아 전체, 나아가서는 이 차원계가 통째로 뒤집어지게 될 거라는 것을.
그나마 다행이라면 폭발이 일어나지 않고, 바닥에서 금색의 원이 나타나고 그 안에서 무엇인가가 나타난 정도로 소환 의식이 끝났다는 것.
우선 크기. 4m 정도. 응, 이 정도면 양호해. 지난번에 나온 괴수왕의 10분의 1도 안된다.
생긴 것. … 주로 주황색이 많이 있는 철덩어리 거인. 설마 또 트랜스포머야?
자세히 관찰. … 아니, 변신할 것 같은 생김새는 아니다. 처음부터 인간형으로 나왔으니까.
더 자세히. 게다가 8등신도 아니다. 왠지 땅딸막하다는 느낌. 다리도 짧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해보인다.
"저기, 당신의 이름은?"
거인은 고개를 숙여 루이즈를 바라보다가 말했다.
[나의 이름은───────────────────── 아틀란티스의 마신.]
짧게 마신이라고 불러도 돼. 그는 그렇게 덧붙였다.
[들어라, 루이즈여.]
"네, 스승님."
[마법 마인더의 근원은 마음의 강함이다. 너의 마음이 약하면 마인더들도 약하고 강하면 마인더들의 힘도 강해지지.]
"네, 스승님."
[우선 마음을 강하게 가져라. 그러면 아틀란티스의 마법 마인더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전회차까지의 기억을 상실하는 바람에 겁대가리없이 자신에게 달려드는 기슈를 사뿐히 밟아준 다음, 아틀란티스의 마신─이하 마신─은 루이즈에게 자신의 마법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승님. 제 입으로 이런 말하긴 뭐하지만… 전 마법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합니다."
[안심해라. 아까도 말했지만, 마법 마인더는 마음의 강함을 나타내는 것. 강한 마음만 있다면 속성이나 재능따윈 아무 상관 없다.]
"… 네!!"
루이즈는 마신으로부터 받은 마권(魔拳)을 사용하여, 마인더를 익히기 시작했다.
그리고…
[VS 후우케]
"이글─ 마인더───!!"
루이즈는 마권이 장착된 왼주먹을 힘차게 뻗는다.
그것과 함께, 마권의 오브에서 녹색의 광선이 발사된다.
광선은 이윽고, 녹색의 조인(鳥人)의 모습으로 변하고, 거대한 골렘을 향해 날아간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이글 마인더는 거대 골렘의 바로 앞에서부터, 주먹을 날려간다.
눈으로 쫓는 것따윈 불가능하고, 그 수를 헤아릴 수도 없는 주먹의 탄막(彈幕).
강철조차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강권이, 골렘을 분쇄해간다.
골렘은 최후의 발악으로 오른주먹을 들어올려, 이글 마인더를 향해 내려친다.
─그러나 그 오른주먹마저, 주먹의 탄막으로 맞서 산산히 부숴버리는 조인.
최후의 어퍼컷으로, 골렘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VS 왈드]
"소닉─ 마인더───!!"
루이즈는 '전' 약혼자를 향해 왼주먹을 날린다.
이번에 발사된 것은 보라색의 광선.
광선은 박쥐인간의 모습으로 변하고, 그 박쥐인간은 두 손을 앞으로 뻗은 채 소리의 벽에 휩싸여 날아간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왈드가 날린 바람의 마법따윈 그 소리의 벽에 휘말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리고, 소닉 마인더는 곧장 왈드를 향해 돌진했다.
"으아아아아앗!!!"
황급히 방어벽을 치는 왈드.
하지만 소닉 마인더는 그 방어벽 채로 왈드를 밀어내면서 전진을 계속한다. 방어벽은 소닉 마인더를 막기는 커녕 돌진 속도조차도 줄이지 못했다.
그리고, 버티다못한 방어벽이 깨지는 순간.
─왈드는 소리의 칼날에 난도질 당했다.
[VS 후우케전 NEXT]
"액스─ 마인더───!!"
다시 한번 나타난 후우케의 골렘.
물론 이번에도 루이즈의 마인더─ 그 심판의 철퇴가 용서없이 내려쳐졌다.
발사된 청색의 광선은, 전신을 갑각으로 두른 전사의 모습으로 변환, 하늘 높이 올라갔다.
[■■■■■■■■■■■■■■■■■■■■─────!!]
이글과도, 소닉과도 다른, 짐승의 포효를 지르며 위에서부터 떨어져내리는 액스 마인더.
오른팔 대신 달려있는 파괴의 도끼가, 빛에 휩싸였다.
그것으로, 골렘을 내려친다.
그 일격만으로.
고대의 거인과 같은 위용을 자랑하던 골렘은, 두쪽으로 갈라져 천천히 무너져내렸다.
[VS 레콘키스타]
"우와아…!! 이번엔 군대가 상대잖아…!!"
[당황하지 마라, 루이즈. 이번에는 나도 함께 싸우겠다.]
"스승님!!"
레콘키스타의 앞을 가로막으며 나타난 아틀란티스의 마신.
그 마신의 가슴판이 열리면서, 지금까지 숨겨져있던 조종석이 나타났다.
루이즈는 거기에 탑승하고, 마신과 루이즈는 일체화된다.
[잊지 마라, 루이즈!! 마법 마인더는 마음이다!! 너의 마음의 힘으로, 궁극의 마인더를 사용하는거다!!]
"넵!!"
루이즈는 왼손을 들어올려, 강하게 주먹을 쥔다.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시킨다.
─마권의 오브가, 빛을 발한다.
처음엔 녹색. 잠시 후에 자색. 그 뒤에 청색. 이후부턴 계속해서 교대로 빛이 바뀌어간다.
바뀌어가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그것이 극에 달하자 오브는 세가지의 빛을 동시에 뿜어내기 시작했다.
"트리플───────"
루이즈가 주먹을 뒤로 빼자, 그녀가 타고 있는 마신 역시 왼주먹을 뒤로 빼낸다.
"마인더───────!!"
루이즈와 마신이, 동시에 왼주먹을 앞으로 뻗는다.
─녹색의 광선은, 오른쪽으로.
─자색의 광선은, 왼쪽으로.
─청색의 광선은, 위를 향해.
각기 다른 방향으로 퍼진 광선은, 동시에 실체화하여 전투를 개시한다.
[우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오!!!]
그 특기인 주먹의 탄막으로 지상부대를 싹 밀어버리는 이글 마인더.
마법조차도 주먹으로 분쇄해가는 그의 앞에서는 저항조차 무의미했다.
[키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소리의 벽을 두르고 돌진하는 소닉 마인더. 그의 목표는 용기사단.
그의 몸에 스치는 것만으로, 용들은 피부가 찢기고 날개가 잘려 추락했다.
[■■■■■■■■■■■■■■■■■■!!!]
잔챙이 처리 전문의 둘과는 달리, 곧장 거대전함을 향해 날아가는 액스 마인더.
무엇이든지 분쇄하는 그의 도끼는, 거대전함마저 일격에 두동강 내버린다.
그렇게.
레콘키스타는, 한 사람의 메이지와 한 대의 마신에 의해 점차 '박살'났다.
이후의 그녀는 트리스테인 최강의 마도전사, 「제로 마인더의 루이즈」라고 불리게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강철의 기신이 나타나 그녀와 트리스테인을 구해냈다.
… 나중에, 이 강철의 기신이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걸 봤다는 목격자가 나왔지만, 확인되진 않았다.
"마법의 강함은 마음의 강함! 마음이 꺾이지 않는 한 마법 마인더는 무적이다!!"
… 어이, 잠깐만. 괜찮은거야? 그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