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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화 제로의 "사악전대" 사역마
트리스테인 마법학원.
이곳에서 사역마 소환의 의식이 치루어진지 일주일의 시간이 흘렀다.
그리고, 지금 이 학원에서 가장 큰 화제를 이루는 것은 문제의 '미스 발리에르의 사역마'.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사역마'들'이라고 해야겠지만.
"저기, 식사 도착했습니다."
[아, 매번 미안하군. 폐를 끼쳐서.]
"아니오, 저희들 일인걸요."
사실대로 말하자면, 시에스타도 이들과 대할 때는 조금 무서웠다. 고작 일주일 뿐인데도, 이들 다섯명의 악명은 귀족, 평민 가리지 않고 마법학원 전역에 퍼져있었다.
가장 최초의 사건은, 그들이 소환되었을 때.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비웃던 학생들의 팔이, 일제히 '절단'났던 사건.
단지 그것 뿐이라면, 다른 귀족들이 분노하여 지금처럼 조용할 리가 없다.
그 많은 귀족들의 입을 전부 다물게 만든 요인은 두가지.
─팔들을 절단한 것이, 푸른 색의 맹렬하게 회전하는 '빛덩어리'라는 것.
─그리고 그 '빛덩어리'가 부딪힌 성벽이 완전히 날아가버린 것.
비록 사역마로서 소환되었지만, 그들이 굉장한 힘을 가진 '메이지'라고 지례짐작한 귀족들은 겁을 먹고 더이상 따지고 들지 못했다.
물론 소환주인 루이즈의 경우, 팔들이 잘려 허공으로 날아가 피를 흩뿌리던 시점에서 충격으로 기절했지만.
두번째 사건. 그들에게 시비를 걸었던 불량 학생들에게 일어난 사건.
그들은 소환 때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이 다섯 사람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 사건은, 트리스테인 마법 학원 토막 사건이라고 불리고 있다. 그 이름 그대로, 불량 학생들은 '푸른 남자'에 의해 산산조각났다. 결투 시작한지 한 5초 됐나.
그나마 다행인 것으로, 이들의 경우 가문에서도 내놓은 문제아들이었기에 문제가 심하게 불거지진 않았다는 점.
이 두 사건만으로, '다섯 사람'에 대한 악명이 널리 떨쳐지기에 부족함은 없었다.
애초에 시에스타가 이들 '전용'의 메이드가 된 것도, 그녀 이외에는 그들과 제대로 대면할 수 있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들은 위험하다고 말렸지만, 시에스타에게 있어 이들은 '난폭한 것'이 심할 뿐 정말로 '나쁜' 이들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렇게 스스럼없이 대할 수 있었다.
"그런데, 블랙씨는 괜찮으신가요? 다른 분들이랑 이렇게 떨어지셔서 혼자…"
[… 일반적이라면, 그렇겠지. 하지만 말이다 시에스타.]
네지블랙은 천천히 고개를 들어올려 텃짓으로 한쪽을 가리켰다.
[나라면 저 틈에 끼어 밥먹는 짓따윈 전력으로 사양하고 싶은데.]
그가 가리킨 곳.
방 한가운데에 있는 탁자.
그 위에 놓여있는 접시, 그리고 다시 그 위에 딱 하나 남은 스테이크.
─거기에, 포크 네개가 꽂혀있다.
[……]
자신의 옆에 있는 네지블루에게 말없이 포크를 치우라고 압박가하는 네지레드.
[……]
너나 치워, 새꺄. 라는 의미가 담긴 눈빛으로 네지레드를 쏘아보는 네지핑크.
[……]
잘 논다, 얼간이들. 이라고 중얼거리며 한숨을 토하는 네지옐로.
[……]
그리고 그들의 압박을 깨끗이 무시하고 스테이크를 빼내가는 네지블루.
그런 네지블루를 향해, 네지레드는 자신의 검을 휘두른다.
네지블루는 머리를 아래로 숙여서 피하는데 성공했지만, 대신 포크가 잘려나갔다.
─그 위치는 확실하게 머리보다 아래. 피하지 않았다면 목이 잘렸을 것이다.
잘려간 포크에서 떨어진 스테이크는 바닥으로 추락해갔다.
이번엔 네지옐로가 끼어들었다. 짧은 나이프로 떨어지는 스테이크를 찔러, 그대로 들어올렸다.
그 순간 네지핑크가 쏜 화살이 네지옐로의 손목에 적중, 화살은 손목을 관통하여 출혈을 일으킨다.
스테이크를 향해 뻗어지던 네지핑크의 손은 네지블루의 도끼에 찍혀 바닥에 꽂히고 네지블루의 손은 네지레드의 검에 잘린다던가 네지레드의 손은 네지옐로의 나이프에 손가락이 잘리는 등 엄청난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그리고 스테이크는… 누구의 손에도 가지 않고 바닥에 낙하.
철퍽, 하고 먼지투성이가 되버린다.
[……]
그것을 망연하게 바라보는 네 사람.
네지블랙은 그걸 조용히 지켜보다가, 다시 고개를 돌려 시에스타에게 말했다.
[넌 저기 끼어들고 싶나?]
"… 아니오. 절대로요."
거봐.
네지블랙은 조용히 후식으로 나온 차를 마시며 중얼거렸다.
이후 흙더미의 후우케라는 도적이 침입했으나 네지블루라고 하는 폭렬극악 스토커에게 쫓겨 냉큼 사라지고, 반란을 획책하고 있던 왈드 자작은 네지레드에 의해 두쪽 나는 일이 벌어졌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소한 문제.
[들었냐. 7만이랜다.]
알비온의 대군이 몰려오고 있는 가운데.
그들을 조용히 바라보는 오색의 전사들이 있었다.
[트리스테인 군은 벌써 철수했으니까. 남은 건 적 뿐이지.]
네지블랙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다섯 명 중 그나마 '상식인'에 가까운 그라지만, 결국 그도 네지렌쟈. 파괴와 살육은 그의 본성이었다. 게다가 본인 역시 그것을 숨길 생각이 없었고.
[요컨대… 힘조절 안하고 내키는대로 날뛰어도 된단 소리지?]
네지블루는 토마호크를 붕붕 휘두르며 희희낙락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지렌쟈 다섯 사람 중에서도 가장 잔혹하고 음험하다는 소릴 듣는 그가 이런 '학살극'을 즐기지 않을 리 없다.
[쓸데없이 뜨거워지는 남자들이네. 하여간 바보들이라니까.]
네지옐로는 여전히 냉소를 지으며 다른 네지렌쟈들을 비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렇게 말하는 그녀 역시도, 앞으로 있을 일에 대한 기대는 숨기지 않고 있었기에 설득력은 없었다.
[저기저기, 맨앞에서 날뛰는 녀석들은 내가 쏴죽여도 돼?]
어디까지나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로 끔찍한 소리를 입에 담는 네지핑크. 지난번 레콘키스타의 전함을 격추시키지 못한 것이 자존심상했던 모양이다. 이번에 만회할 생각이겠지.
[마스터 루이즈의 전언을 전하겠다. '마음대로 해라'─ 라더군.]
5명의 사전전대의 입이, 거의 동시에 말려올라갔다.
─마스터의 허락도 떨어졌으니까, 거리낄 것은 아무것도 없게 됐다.
[내기할래? 7만명이니까, 14000명씩. 자기가 맡은 숫자를 완수하지 못한 녀석은 벌칙.]
[재밌겠는걸. 보나마나 내가 이기겠지만.]
[다른 녀석이 죽이는 거 방해하는 거 있고?]
[그것도 없으면 무슨 재미냐.]
[다른 녀석의 표적들을 죽여서 자기 카운터 올리는 건?]
[당연히 있지.]
그들은 네지렌쟈라고 하는 껍질마저 벗어버리고, '악마'의 모습으로 변해갔다.
이후, 알비온의 군대가 5명의 거대한 악마들에게 전멸하기까지는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티파니아는 '생명의 위기'라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그녀를 노리고 덤벼오는 '푸른 악마' 때문에.
[헤에, 좋은 움직임이잖아? 이번엔 이것도 피해내봐!!]
푸른 악마─ 네지블루는 기뻐서 어쩔줄을 모르며 토마호크를 휘둘렀다.
토마호크에서, 그것과 같은 형태의 푸른 빛이 맹렬하게 회전하며 티파를 향해 날아왔다.
몸을 틀어서 피하는데 성공했지만, 한번 빗나가자 저 멀리서 선회하더니 다시 되돌아온다.
─그것에, 허리를 베였다.
"으, 아아아…!"
[아아, 정말로 멋진 비명이야… 넌 최고의 '짐승'이다. 전력을 다해서 사냥해줄테니까, 어서 일어나서 도망치라구.]
네지블루는 일부러 토마호크를 거두고, 티파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렸다.
티파는 비틀거리면서도 겨우 일어났다.
이 '악마'는, 절대로 마을로 보내선 안된다. 그랬다간 모두가 죽는다.
어떻게든, 여기에서 막아야─
[뭐하고 있는거냐, 파랑이.]
─절망. 그리고 공포.
티파에게 떠오른 감정은, 그 두가지 뿐이었다.
색깔만 다를 뿐, 저 악마와 똑같은 모습의 존재가 둘이나 더 나타난 것이다.
네지레드와, 네지블랙.
[…… 또 악취미 발동이냐.]
[응? 하지만 쉽게 죽이면 재미없잖아. 그 정도 부수입도 없으면 이런 짓을 왜 해.]
네지블루의 천연덕스러운 말에 네지블랙은 조용히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돌려 티파에게 말했다.
[딱히 원한따윈 없지만… 여기서 죽어줘야겠는데.]
그러고보니 이들이 자신을 죽이려는 이유도 모른다.
네지블루는 그저 문답무용으로 도끼를 휘둘렀으니까.
"내가… 엘프이기 때문에…?"
[하아? 무슨 소릴 하는거야?]
네지블루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반문했다.
[종족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그냥 죽이고 싶으니까 죽이는 것 뿐─ 윽?!]
[네놈은 그냥 입 다물고 있어라. 네가 끼어들면 이야기가 이상하게 흘러가.]
네지레드가 네지블루의 입을 틀어막는 사이, 네지블랙은 말을 이었다.
[간단하다. 이 세상에, 우리들의 마스터 이외의 '허무'따윈 존재할 필요가 없으니까. 따라서 마스터 이외의 '허무'를 모조리 죽인다. 그 일착으로 재수없게 네가 걸린 것 뿐이고.]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니, 느끼기는 한참 전부터 느끼고 있었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런 악마들에게서, '간달브'가 느껴진다고 하는 것은.
"어째서, 그런 짓을…?"
여기서, 네지레드의 손가락(전에 잘렸다가 아직 덜 붙은 손가락이었기에 또 잘려나갔다)을 물어뜯고 풀려난 네지블루가 끼어들었다.
[우리들 마스터가 말야. 콤플렉스가 좀 심하거든. '제로'라던가 뭐라던가. 일단은 사역마니까 뭔가 해줘야하긴 할텐데, 우린 부수고 죽이는 거밖에 못하거든? 그러니까 우리 방식대로 도와줄 수밖에. 이 세상 유일의 허무 계승자, 라는 타이틀이 붙으면 좀 나아질까 해서.]
… 겨우, 그런 걸로?
'간달브의 룬'에 의해 강제로 생긴 '충성심'이긴 했지만, 그래도 「메가렌쟈」라고 하는 목표를 잃어버린 그들에게 있어서는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목적'이기도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일도 아무런 주저함없이 할 수 있었고.
[그런 이야기다. 미안하지만, 죽어라.]
[잠깐 기다려. 이 엘프는 내 건데? 손대면 죽인다.]
[… 메가블루를 죽이려는 것도 아니잖아. 왜 과민반응이야?]
[어쨌든 지금은 얘가 내 목표인걸. 난 내 목표에 누가 손대는 거 정말 싫어.]
… 네지렌쟈들끼리의 분위기가, 갑자기 험악해졌다.
셋은 각자 검, 창, 도끼를 쥔 손에 힘을 가하기 시작한다.
─그때였을 것이다. 거대한 골렘이 나타나 그들을 향해 주먹을 휘두른 것은.
"티파! 살아있어?!"
"아…!!"
왔다.
그녀의, 몇안되는 '아군'이.
후우케는 곧장 티파를 향해 뛰어내렸다. 물론 골렘은 그대로 네지렌쟈들을 공격하게 했고.
[내 상대는…]
네지블루는 자신을 향해 날아오는 골렘의 주먹을 바라보며, 양손으로 토마호크를 쥐었다.
[너같은 돌덩이가 아니야!!]
그리고, 내리친다.
골렘의 팔은 팔꿈치까지 둘로 쪼개졌고, 이윽고 양옆으로 휘둘러진 토마호크에 의해 절단났다.
그 틈을 타, 골렘의 머리 윗부분까지 뛰어올라간 네지블랙은 그대로 창을 내지른다. 목표는 골렘의 정수리 한가운데.
창은 단순히 머리 깊숙히 박힌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충격파는 골렘을 일직선으로 관통하기에 충분했다.
"걸을 수 있겠어?"
"일단은…"
"그럼 빨리 도망치자. 저 괴물들 상대로는 내 골렘도 전혀 상대가─"
[가긴 어딜 가겠다고.]
그녀들의 뒤에서, 듣고 싶지 않았던 목소리가 들려왔다.
뒤로 돌아서면서 스태프를 내미는 것과 동시에, 스태프가 잘려나갔다.
"괴물 자식들…!!"
[아, 자주 들어 그런말.]
네지레드는 검을 두 손으로 잡고, 들어올렸다.
검은 서서히 붉은 빛에 감싸여져갔다.
후우케는 티파를 지키려는 듯, 그녀를 끌어안고 네지레드를 노려본다.
[둘 다, 한꺼번에 사라져라!!]
네지레드는 붉은 빛으로 변한 검을, 내려친다.
그리고 강렬한 폭음이 울려퍼졌다.
─폭음의 근원지는, 네지레드의 등.
그의 등에는, 한 자루의 토마호크가 박혀있었다.
[무… 크, 카…!!]
피를 토하며, 무릎을 꿇는다.
그의 손에서 떨어진 검은 빛을 잃고 바닥에 꽂힌다.
['저건' 내 거라고 이야기했잖아? 그런데도 손대려고 한 네가 나쁜 거야.]
네지블루는 천천히 걸어와서 토마호크를 빼낸다. 그 과정에서 심각한 출혈 사태가 벌어졌지만,
그리고 네지레드의 머리를 짓밟아, 지면에 박아버렸다.
그러고도 몇번이나 머리를 밟다가, 마침내 몸을 돌려 두 사람을 본다.
[자, 도망치지 말라구 두 사람… 진짜로 재미있는 건 이제부터니까.]
토마호크를 빙글빙글 돌려 묻은 피를 털어냈다.
그것이 끝난 후, 몸을 낮추고 돌진한다.
후우케가 날리는 마법따윈 전부 토마호크로 쳐내거나 몸으로 받아낸다.
티파의 마법과 화살도 마찬가지로.
애초에 인간이든 엘프든, 네지레수(獸)와 비교하면 굼벵이 수준. 피하는 것도 막는 것도 아무 문제없다.
바로 코앞까지 다가간 후, 티파의 복부를 걷어차고 후우케의 목을 붙잡아 휘두른 후 티파가 날려간 곳으로 던졌다.
"꺄아아아악!!"
[몰개성한 비명이네. 하지만 이건 이거대로 클래식컬하니까 좋다고 해둘까.]
네지블루는 여전히 희희낙락하면서, 쓰러진 두 사람에게 걸어갔다.
한편, 골렘을 완전히 끝장낸 네지블랙도 합류한다.
[어라, 벌써 끝났어?]
[저런 돌덩어리 상대로 시간 오래 잡아먹을 이유가 없잖나. 넌 저 엘프나 죽여라. 난 다른 쪽을 맡지.]
[오, 겨우 의견일치네. 저 여자는 죽여도 재미없을 것 같으니까 양보해줄게.]
네지블루와 네지블랙은 도끼와 창을 들고 달렸다.
[즐거웠지만, 이걸로 작별이네. 그럼, 잘 가!!]
네지블루는 티파의 앞에서 토마호크를 높이 치켜올렸다.
─그 팔이 절단되어, 토마호크와 함께 바닥에 떨어진다.
[… 어?]
왜 갑자기?
라고 생각하는 순간, 네지레드의 라이더킥(?!)이 네지블루의 등에 적중된다.
네지블루는 앞으로 튕겨져, 나무에 부딪힌 후 지면에 떨어졌다.
[개자식!! 진짜 죽일 작정으로 던졌겠다!! 그렇게 쉽게 죽어줄 것 같으냐!!]
네지레드는 격렬한 분노를 터트리며, 쓰러진 네지블루에게 달려들었다.
[… 뭐야, 살아있었어?]
네지블루는 남은 왼손으로 토마호크를 들어올려 네지레드의 검을 받아낸다.
[리더를 엿으로 보는 것도 정도가 있지!! 이번 기회에 죽여줄테다!!]
[잘됐네. 나도 마침 '대부분의 전대에서 리더는 빨간 색'이라는 공식이 마음에 안들던 참인데, 리더 바꿔버리자구. 어때, 검둥아?]
[레드가 리더라는 것이 마음에 안든다, 는 건 찬성이다. 네놈도 마음에 안들긴 마찬가지지만.]
[역시 검둥이. 겉으론 신사인척해도 결국 똑같다니까.]
블루의 감상이 끝난 후.
검과 도끼, 그리고 창이 부딪히며 불꽃을 피어올린다.
… 세 사람이 서로 '죽일 작정으로' 싸우는 사이, 후우케와 티파는 무사히 도망쳤다는 것은 사소한 문제.
"저기, 옐로."
[응?]
같은 시각.
샤워를 하고 걸어나오는 네지옐로에게 루이즈가 말을 걸었다.
"레드랑 블루, 블랙은 어디로 간거야?"
[몰라, 그 바보들. 지금쯤 지들끼리 치고 받고 있는 거 아닐까.]
정확했다.
"그럼 핑크는? 핑크는 저번부터 안보이던데."
[아, 내가 죽였어.]
"으응, 그래, 죽였구…………………………………………………………… 뭐?!"
옐로는 물기가 남아있는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닦으며 투덜거렸다.
[약해빠진 주제에 사사건건 시비걸어오잖아. 신경질나서 죽였어. 블루랑 레드도 기뻐하던걸.]
… 처음, 이 녀석들을 소환했을 때부터 느꼈지만.
[아, 루이즈는 걱정할 필요없어. 남은 우리가 더 철저하게 지켜줄 테니까.]
요 근래 들어서 확실하게 인식했다.
[뭐, 나중엔 서로 죽이고 죽여서 우리 중 하나만 남을지도 모르지만 말야.]
─이 놈들은, 악마다. 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