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목성 궤도에서 일어나고 있는 전투… 아니, 그것은 전투라고 할 수도 없는 것이었다.
오건은 그저 '일직선'으로 조마를 향해 날아오고 있을 뿐인데, 데토네이터들은 그걸 막지도 못하고 있다.
─강해졌다. 그들이 알고 있는 오건보다 훨씬.
오건은 양날창을 들어올려, 전면에서 회전시켜 몸 주위에 에너지 필드를 형성했다.
그 상태로 돌진을 시작하자, 아무도 정면에서는 막지 못했다. 막으려고 들면 손이 잘리거나 다리가 잘리거나 몸이 부서지거나.
간신히 데토네이터 십수명이 뒤쪽에서 달라붙어 일시적으로 막긴 했지만, 그 직후에 폭발적인 에너지 방출로 전원이 떨어져나간다. 그 다음부터는 달려드는 족족 일격이나 이격만으로 나가떨어졌다가 달려드는 것을 반복하는 상태.
이쪽의 원거리 공격도 몇번이나 적중했지만, 그는 멈추지도 쓰러지지도 않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백명의 데토네이터가, 같은 데토네이터 하나를 막지 못하고 있다.
그 모습은 인류에게도 이바류더에게도 크나큰 충격을 안겨다 주었다.
[… 상부의 해치를 열어라.]
지금껏 스크린을 보며 침묵을 지키던 조아가 마침내 입을 열어 한 말이다.
사령실의 이바류더들이 놀라서 조아를 돌아보자, 그는 평소에 두르고 있던 붉은 색의 망토를 벗어던진 후였다.
─안그래도 거구인 조아의 몸이, 한층 더 부푼다. 마치 근육처럼.
─금속일 터인 솔리드 아머에, '혈관'과 '신경'이 튀어나온다.
─가슴과 어깨, 등에 나있는 전각들이 커진다.
─등에서는 부스터가 전투형으로 변형된다.
─마지막으로, 어느 정도 벌어져있던 헬멧이 완전히 덮인다.
다른 데토네이터들을 훨씬 웃도는 체구와 위압감을 지닌, 조아의 전투형태.
근처에 있던 데토네이터 하나가 그의 앞을 가로막는다.
[기다려 주십시오! 반역자 하나에 총사령관이 직접 나서신다면 저희들의 자존심은─]
그가 내뱉은 말은 거기까지였다. 어쨌거나 조아가 내려친 주먹에 머리가 날아가버렸으니까.
[네놈들에게 이 이상 망가질 자존심따위가 남아있었나.]
조아가 다른 데토네이터들을 돌아봤을 때, 그들은 움찔하면서도 더이상 앞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온다고 해서 조아를 막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막았다간 방금 그 꼴이 될 것이 뻔하니까.
[이곳은 맡기겠다.]
[네, 네엣!!]
조아의 몸은 붉은 빛에 휩싸였고.
다음 순간, 그의 모습은 더이상 총사령실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하아아앗!!]
위에서부터 아래로 내려친 수도(手刀)의 일격에, 데토네이터 하나가 팔 하나를 잃어버린다.
그 자를 두 손으로 붙잡아, 자신의 몸을 회전시키며 그 탄력으로 내던져버린다.
이쪽을 향해 날아오던 또다른 데토네이터가 그것과 부딪혀, 날아오던 것과 비슷한 속도로 나가떨어진다.
아무리 오건이라고 해도, 이 많은 데토네이터들을 전부 쓰러트리는 일같은 건 불가능하다.
그가 정말로 노리고 있는 '적'은 따로 있다. 지금은, 그 적을 끌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해 날뛰고 있을 뿐.
─피잉, 하고 오건의 센서가 울린다.
감각이 말해주는대로 몸을 뒤로 돌려, 조마쪽을 바라본다.
그곳에서, 무시무시한 기세로 이곳을 향해 날아오는 '어떤 것'이 있다.
오건은 에너지 필드를 두르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오건을 놓친 조아는 그대로 돌격을 계속하여, 그 뒤에 있던 소행성 하나에 부딪혀 박살내버린 다음, 방향을 틀어 다시 오건을 향해 날아간다.
오건 역시, 마스크의 뱅가드를 닫고 커터를 꺼낸 후 조아를 향해 똑같이 돌진한다.
백색과 적색의 에너지 필드가 부딪혔고, 데토네이터들조차 주위에 끼어들지 못할만큼의 전류가 흐른다.
[조아…!!]
[오건…!!]
둘의 에너지 필드는 동시에 깨져 폭발을 일으켰고, 곧 근처의 대형 소행성에 떨어졌다.
전 세계에 흐르고 있는 영상의 스크롤이 소행성에 집중된다.
곧, BETA도 둘의 싸움에 정신이 팔렸다는 이야기. 하지만 그 덕분에, 인간들도 이 싸움을 확실하게 지켜볼 수 있었다.
[오건!]
크레이터에 파묻힌 몸을 끄집어내며 일어나던 오건에게, 조아의 목소리가 들렸다.
고개를 들어올리자, 조아는 이미 몸을 추스리고 저 편에 서 있다.
[어떻게 발버둥쳐도 미래를 바꾸는 건 불가능하다. 지구의 파멸은 총통 미크님의 예언, 그 앞에서는 어떤 것도 무력하다!!]
이바류더를 움직이는 것은 총통 미크의 '예언'.
그녀의 예언은 단 한번도 빗나가거나 틀린 적이 없었기에, 이바류더라면 누구나 그녀의 예언을 맹신하고 따랐다.
─아마도, 오건이 그것을 거역한 유일한 이바류더겠지.
[… 조아. 당신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을텐데.]
[뭘 말이냐.]
조아의 반문에, 오건이 대답한다.
─그리고, 그 대답은 지구와 이바류더의 운명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는다.
[우리들의 근본이, 지구에 있다고 하는걸.]
이바류더.
그것은 우주를 방랑하는 강인한 전투 종족으로, 솔리드 아머라는 신체를 가지고 있으며 블랙홀의 중력조차도 견뎌내며 단독으로도 항성간 항행능력을 지니고 있음과 동시에 단체로도 하나의 도시를 괴멸시킬 정도의 전투력, 높은 탐지 능력까지 겸비한 자들이다.
이들의 목적은 오로지 미지의 적과 싸워서, 보다 강한 힘을 얻어서 계속해서 승리해 나가는 것 뿐.
하지만 그들이 언제부터 우주에 존재했고, 언제부터 전투혹성 조마를 만들어 방랑을 했으며, 무엇때문에 파괴와 침략을 되풀이하는지 아는 이들은 아무도 없다.
심지어는 그들 이바류더 자신조차도.
그랬는데─
[의문을 품은 것은 지구에 도착한 다음이다. 그들의 라이프 데이터는 우리들과 매우 비슷… 아니, 신체적인 차이점을 제외하면 거의 동일했지. 그리고 그들은 지금의 우리가 지니지 않은 감정들을 지니고 있었다.]
오로지 파괴와 살육을 반복하는 것 이외에는 자신을 증명하는 것조차 할 수 없는 이바류더와는 달리, 인간들은 그에게 무수히 많은 감정들을 보여주었다.
유우코가, 카스미가, 미즈키가, 유우히가, 그리고 그 이외의 동료들이 가르쳐준 감정들을 하나하나 기억해나가면서, 그는 작은 위화감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에게 '감정'이라고 하는 데이터가 갱신된 것이 아니다.
마치… '잊고 있던 것'을 되찾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확신했다. 자신들에게도 그들과 같은 마음이 존재하고, 단지 지금은 잃어버렸을 뿐이라는 것을.
[물론 그것만 가지고 우리가 과거에 인간이었다는 걸 확신할 수는 없었지. 하지만… 나는 발견했다. 지구에 있던, 오래된 자료를.]
유우코에게 부탁하고, 요코하마 기지의 총사령관의 허가를 받아 열람할 수 있었던 자료.
그것은─
[지금으로부터 32년 전, 지구에서 출발했던 우주선 하나가 느닷없이 초고중력 지대에 휘말려 행방불명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우리들 이바류더는, 블랙홀에서부터 탄생된 존재라고, 그렇게 가르쳐준 건 당신이었지. 우리들은─]
[그 다음부터의 이야기는 내가 하지.]
오건의 말을 조아가 중간에서 잘라버린다.
[후후후… 설마 거기까지 눈치챘을 거라고는. 네 말대로다. 우리들의 기원은, 그 블랙홀에 휘말린 한대의 우주선이지. 블랙홀에 말려든 우리들은, 수천년 전 과거의 우주로 튕겨져 날아갔다. 그곳에서 우리들은 살아남기 위해 '어떤 상황에서도 움직일 수 있는 몸'… 그 솔리드 아머를 만들어냈고… 이윽고 생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진화를 이루어내버린 거다. 외부의 갑옷이 육체고, 내부의 본체가 신경 조직이 되버린, 인간이 진화할 수 있는 최고로 강한 지금의 이 모습으로!!]
조아는 웃고 있었다.
웃고는 있는데… 그의 웃음은, 격렬하게 타오르는 광기와 증오로 물들어있었다.
[나 역시 지구를 봤을 때 확신했다. 그래, 우리들은 돌아온거다!! 아득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우리들이 시작되었던 땅으로!!]
【지구】
조아의 선언은, 지구의 인간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가져다주었다.
"신이시여…"
누가 그렇게 말한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정말로 신이라도 찾고 싶었다.
단순한 에일리언, 강대한 힘을 가진 외계침략자라고만 생각했던 저들이, 사실은 BETA의 침략이 일어나기도 전에 행방불명됐다고 한 이들… 정확히는 그 후손이라고 하는 것이다. 놀라지 않는 쪽이 이상하다.
"그래서… 였나…"
유우코는 벽에 몸을 기대며 중얼거렸다.
이제서야 간신히 이해했다. 저 바보가 혼자서 이바류더와 싸우는 길을 택한 '진짜 이유'를.
아마도 그는, 인류에게 힘을 실어주던 중 저 사실을 깨달았고, 그날까지 망설였을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결단을 내린 것이다.
"'진짜 외적을 앞에 두고, 동족끼리 싸우게 할 수는 없다'… 는 거겠지, 바보 자식…!!"
그러면 그렇다고 자기한테만이라도 이야기를 해줄 순 없었던걸까.
물론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유우코는 그 이유를 짐작하고 있었다.
저 녀석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혼자서 책임지고 혼자서 상처입는 걸로… 그 혼자의 목숨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다.
【이바류더】
하지만 충격을 받은 것은 이바류더들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의미로, 그들은 지구인들보다 훨씬 큰 충격을 받았다.
[그럼… 우리들이 목표로 했던 행성은…!]
[우리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우리들의 고향을 부숴버릴 뻔한건가…!]
모든 이바류더들이, 망연한 채로 그 자리에 멈춰버렸다.
그리고 약간이나마 혼란이 수습되자, 이바류더들의 이목은 전부 오건에게로 쏠렸다.
[오건은… 이걸 알고 있었던건가… 그런데 왜 우리들에게 말하지 않은거지?!]
[그에게도 확신이 없었겠지. 그래서 지구로 갔던거고…]
이제 저 대결의 승자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이바류더들의 운명도 결정된다.
이바류더에게는 딱 하나의 법칙이 있다. 바로 '힘이 곧 전부'라고 하는 것.
이바류더의 총사령관이라고 하는 것은, 이바류더에서 가장 강한 자라고 하는 의미.
─즉, 데토네이터 중 누군가가 총사령관을 쓰러트리면, 그 자가 새 총사령관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반역자로 낙인찍혔다곤 하나 오건 역시 데토네이터. 자격은 충분히 있다.
[어쩌면… 처음부터 그걸 노리고 혼자 쳐들어온걸지도.]
【통합 시점】
[그럼, 전능의 총수 미크는…]
[그 시절의 생존자는 나 하나밖에 남지 않았지만… 외성계의 행성을 개척하러가던 우주선이었던 터라 초기 멤버들 중에는 이런저런 권위자들이 많아서 말이다. 개중에는 ESP 등의 능력을 연구하는 인류 진화론자들도 많이 있었지. 그들의 힘을 총동원하여 만들어낸 '미래 예언 능력자'가 바로 미크다. 오랜 방랑 생활동안 거칠어진 이바류더들을 휘어잡는 데에는 힘만 가지곤 모자라지. 그들을 완전히 통제하려면, 미크의 예언 능력이 반드시 필요했던거다!]
[조아…!!]
[비정한 싸움이야말로, 이바류더를 지탱하는 유일한 것… 이제와서 인간의 마음따윌 되찾았다간, 이바류더는 끝이다!!]
그 순간 오건의 안에서 무언가가 울컥하고 일어난다.
[틀려!! 이바류더 역시 본래는 인간, 그렇다고 하면 지금 이외의 방식으로 살아가는 것도 가능할 터다!! 싸우지 않고도, 파괴하지 않고도…!!]
오건의 필사적인 외침에, 조아는 냉소를 지었다.
어차피 자신과 오건의 생각은 영원한 평행선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그렇다면 '힘'으로 증명해봐라. 주장할 것이 있다면 힘으로 관철한다, 그것이 이바류더의 규칙! 그러나…]
조아의 몸이, 한번 더 부풀어 오른다.
분명히 금속재질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근육처럼 혈관과 신경이 튀어나와 도배되어있다.
─여기까지 오면 '아머'라기 보다는 이미 '생명체'에 가깝다.
[이길 수 있겠나!! 이바류더의 총사령관이자, 네놈을 비롯한 모든 데토네이터들에게 '전투'를 가르친 최강의 전사, 이 조아에게!!]
조아의 몸이 붉은 에너지 필드에 감싸인다.
그리고, 조아는 움직이는 것만으로 소행성을 부숴가며, 오건에게로 돌진한다.
[보여주겠다…!! 당신이 그렇게 부정하는 인간의 마음이, 나에게 어떤 힘을 가져다주었는지!!]
오건의 몸이 하얀 에너지 필드에 감싸인다.
조아가 돌진해오는 것에 맞서, 오건 역시 돌진하면서 소행성을 부숴간다.
오건의 주먹과 조아의 주먹이 맞부딪히고.
그 충격으로, 그들이 서있던 소행성이 빛에 휩싸여 소멸된다.
그리고, 그 빛 속에서.
오건의 주먹이, 부서진다.
[카, 아아…!!]
[흥, 확실히 강해지긴 한 모양이군. 예전의 네놈이었다면, 내 공격을 받아내지도 못했을텐데!!]
조아의 주먹이 몇번이나 오건을 강타한다.
얼굴을, 복부를, 다시 얼굴을.
조아의 가슴을 걷어차, 간신히 거리를 벌린 오건은 이마의 장갑을 열었다.
[으, 어아아아아앗!!]
그리고, 랭그를 쓰러트리고 조마의 실드를 부순 하얀 빛의 팩서 캐논이 조아에게 날아간다.
─그것을, 조아는 오른손을 펼쳐서 내민 것만으로 막아내버린다.
[이럴수가…!!]
팩서 캐논을 몇십 갈래로 찢어버린 조아의 오른손이, '빛'을 뚫고 오건의 머리를 낚아챈다.
그리고는 무시무시한 악력으로 머리를 바이스처럼 조여간다.
[크, 으윽…!]
[오건, 네놈을 끝장내버리기 전에 이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말해두겠다…]
오건은 계속해서 조아의 오른팔을 두들겼지만, 그 팔은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계속해서 오건의 머리를 조이고 있다.
오건의 머리는 팩서 캐논을 열기 위해 장갑을 열어버린 덕분에, 상대적으로 방어력이 약해져 점차 스파크를 일으키고 있었다.
[우리들은 방황했다…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끔찍하고도 영원한 어둠 속에서, 몇백년을… 몇천년을 빛을 찾아 해맸다…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들을 구하러 와줄거라고, 그렇게 믿으면서!! 하지만… 구조따윈 오지 않았다… 지구에서는 아무런 구조도 오지 않은거다… 저 별의 놈들은 우리를 버린거야…!! 우리들은 그 어둠 속에서 자력으로 살아남아 탈출하여 진화를 거듭하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런데 어떻게 우리가 저 놈들과 동족이라고 할 수 있겠나!!]
지구가 자신들의 고향이라는 것을 기억해낸 조아가, 끝까지 지구를 공격하려고 한 이유.
조아는 '그 시절' 살아남은 유일한 존재이기에, 그만큼 자신들을 구하러 오지 않은 인류에 대한 증오가 컸다.
용서라던가, 공존이라던가, 화해라던가, 대화라던가.
그런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만큼.
[네놈이 지껄이고 있는 것처럼, 지켜야할 가치가 있는 자들이라면, 지켜야할 가치가 있는 것이 저 별에 정말로 존재한다면…!!]
오건의 머리를 조이는 힘이, 강해졌다.
[그때 우리를 그렇게 버리진 않았을 거다!!]
강철이 '찢어'진다면 이런 소리가 나는 걸까.
오건의 이마가 부서진다. 팩서 캐논의 발사구가, 통째로 쥐어뜯겨진다.
아무리 방어력이 약화되어있다곤 해도, 솔리드 아머의 일부분인데 그걸 힘만으로 잡아뜯어냈다.
뇌가 헤집어지는 듯한 고통에, 한순간 의식을 잃어버렸다.
그리고, 극히 잠시동안 무방비 상태가 되버린 오건은 다음에 이어진 '마무리'마저도 막아내지 못했다.
잠시 오건과 약간 거리를 벌렸던 조아는, 한순간에 가속하여 오른손을 뻗어온다.
오건의 머리를 부쉈던 그 손이, 이번엔 오건의 흉갑을 깨부수고 내부의 신경조직을 건드린다.
그가 노리는 것은, 이바류더의 기관 중에서 '심장'에 해당하는 코어.
흉갑을 부수고, 코어를 지키던 내부 장갑마저 힘으로 돌파해버린 후, 코어를 통째로 바깥으로 꺼내 들어내버린다.
[이 우주에서 가장 필요하고 중요한 건 '힘'이다… '마음'따위가 아니야!!]
코어를 쥐고 있던 손에 힘을 가한다.
코어는 이바류더의 기관 중 가장 섬세한 기관. 그리고 이바류더의 몸 중 가장 방어력이 높은 외부 장갑마저 힘으로 부숴버린 조아의 힘이라면, 코어를 부수는 것따윈 일도 아니다.
─오건의 코어가, 조아의 손에 의해 산산히 파괴된다.
[네놈의 무의미한 저항에, 이 내가 직접 종지부를 찍어준 거다. 고맙게 생각해라.]
끝없이 추락하는 전사를 바라보며.
조아는 그렇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