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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영장 깎던 노인(팬픽&패러디 모음)


오덕후전


오덕후는 강북의 재개발 예정지에 살았다. 한결같은 뉴타운 공약을 이십 년째 믿으며 이사가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곧장 공터를 향하면 알박기로 심어놓은 사과나무들이 빽빽했고, 그곳을 집이 마주보고 있는데, 17평 주택은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오덕후는 오덕질을 좋아하고, 방 밖으로 나가지 않아 홀아버지가 회사에 다녀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아버지가 심히 답답해, 잠겨진 방문 너머로 말했다.

"나이가 서른인데 도대체 오덕질은 언제까지 하려는 건가?"

오덕후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아서스를 잡지 못했다능."

"그럼 학교에 다니면서 할 수는 없는 건가?"

"학교에서는 전투스킬을 배울 수 없다능."

"그럼 아르바이트는 할 수 없는 건가?"

"게임에 미친 오덕후를 써 줄 데가 어디 있냐능?"

아버지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오덕질이나 하더니 기껏 '없다능' 소리만 배웠단 말인가? 학교도 안 다닌다, 아르바이트도 안 한다면, 인터넷 비는 무슨 수로 감당할 건가?"

오덕후는 컴퓨터를 종료하고 일어나면서,

"아깝다능. 내가 당초 메텔을 기다리기를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오덕후는 칠 년 만에 나와 걷는 법을 알 수 없었다. 일단 어기적거리며 거리를 걸어다니다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물었다.

"누가 와우, 아니 서울에서 제일 부자냐능?"

전씨를 말해주는 이가 있어서, 오덕후는 곧 전씨의 집을 찾아갔다. 마침 전씨의 손자가 나오니, 오덕후는 그에게 히죽 웃으며 말했다.

"내가 아서스만 잡고 효도할 수 있게 돈 좀 빌려 달라능."

전씨의 손자는

"그러시오."

하고 당장 할아버지의 써도 써도 마르지 않는 29만원짜리 통장을 내주었다. 오덕후는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전씨 집의 가족과 손들이 오덕후를 보니 진성 오덕후였다. 본래 하얬을 티셔츠는 염색한 듯 누렇고, 치덕치덕 긴 머리에 비듬이 떡져 있고, 마우스를 놔서 그런지 후들후들 떨리는 손으로 커다란 쇼핑백을 들고 있고, 돋보기 안경을 쓰고 있었다. 오덕후가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이제 하루 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통장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전씨의 손자가 말하는 것이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다. 대체로 일리단은 영혼 끌어내기나 아지노스의 불꽃, 플레임 버스터 등을 시전하며, 이 스킬들에 수많은 탱커들이 재가 되었다. 하물며 아직 나오지 않은 아서스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저 사람은 티셔츠에 매직으로 '아서스는 내가 잡는다'라고 휘갈겨 쓰고 그것을 당당하게 입고 다니니, 진성 오덕후 중에서도 본좌라 할 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 보겠다는 일은 전 세계 와우 유저들의 꿈인즉,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이왕 통장을 주는 바에 성명은 물어 무엇하겠느냐? 넷상에서 언젠가 마주칠 터인데."

오덕후는 마법의 통장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피씨방으로 직행했다. 거기서 칠 년 동안 다운받아 본 양판소 판타지들의 핵심을 종합정리한 대작 투명드래곤을 집필해 조아라에 연재를 시작했다. ​'​크​와​아​아​아​앙​'​하​고​ 투명드래곤이 울부짖는 신이 나올 때마다 사람들은 카타르시스를 느끼며 추천을 눌렀다. '신이나 마족도 다 이겼따. 어쨌든 걔가 울부짖었따'로 끝맺을 무렵에는 조아라 전체가 작가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 열띤 토론을 벌이게 되었다. 오덕후는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소설 한 편으로 모든 판타지 작가들을 셧업시켰으니 판타지계의 수준을 알 만하다능."

그는 다시 심혈을 기울여 아햏햏, 우왕ㅋ굿, 킹왕짱 등의 신조어를 만들어 디씨에 유포시키며 말했다.

"몇 해 지나면 나라 안의 사람들이 이 말 없이는 인터넷을 하지 못할 거라능."

오덕후가 이렇게 말하고 얼마 안 가서 과연 웹의 언어는 해석이 불가능할 정도로 복잡해졌다.

오덕후는 늙은 택시운전사를 만나 말을 물었다.

"서울 땅에 혹시 사람이 살 만한 빈 땅이 있냐능?"

"있습지요. 언젠가 노통의 영결식 무렵 서울광장을 줄곧 돌다가 명박산성이란 곳에 닿았습지요. 아마 광장의 한가운데쯤 되었을 겁니다. 전경은 제멋대로 자리를 지키고 버스는 절로 벽을 이루고 있고 그 공간 안은 바람이 통하지 않아 따스하며, 전경들이 시민을 보고도 두려워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대단히 기뻐하며,

"당신이 만약 나를 그 곳에 데려가 준다면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자능."

라고 말하니, 운전사가 그러기로 승낙을 했다.

드디어 택시를 타고 북서쪽으로 가서 그 장소에 이르렀다. 오덕후는 근처 5층에 위치한 피씨방에 올라가 사방을 둘러보고 실망하여 말했다.

"명박산성이 사라져 버렸으니 무엇을 해 보겠냐능? 탁 트인 장소는 다만 연인들의 염장질에나 어울릴 뿐이라능."

"도대체 연인이라곤 생겨먹지 않을 것 같은데, 대체 연인 타령은 해서 무엇한단 말이오?"

운전사의 말이었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절로 모인다능. 잡템 길가에 뿌리면 다들 나의 덕을 찬양하는데, 그때에는 남캐 여캐의 구별이 없다능. 다만 그곳이 모니터 안이라는 것이 안습일 뿐이라능." 


이 때, 일본에 연중한 작가들이 우글거리고 있었다. 각 잡지에서 엽서가 폭주해 항의하였지만 좀처럼 연재를 재개하지 않았고, 작가들은 여유작작 드래곤 퀘스트를 하거나 히라노 아야와의 결혼을 꿈꾸며 살고 있었다. 오덕후는 코갤러를 급파해 그들을 잡아온 후, 우두머리 격인 토가시를 달래었다.

"돌입 3분 전에 연중을 하고, 돌입 3초 후 다시 연중을 하는 게 사람의 도리냐능??"

"작가도 인간이니 그럴 수 있지요."

"모두 게임을 좋아하냐능?"

"그렇소."

"컴퓨터도 좋아하냐능?"

작가들이 어이없어 웃었다.

"게임을 싫어하고 컴퓨터도 싫어하는 작가가 무엇 때문에 힘들여 연중을 한단 말이오?"

"정말 그렇다면, 왜 전력을 다해 컴퓨터를 하고 게임을 끝장낸 후 연재를 재개하려 하지 않느냐능? 그럼 연중 작가란 오명도 안 듣고 살면서, 독자의 테러도 겁내지 않고 편안히 오덕질을 할 수 있을 텐데."

"아니, 왜 바라지 않겠소? 다만 시간이 없어 못할 뿐이지요."

오덕후는 웃으며 말했다.

"연중을 하면서 어찌 시간을 걱정할까? 내가 능히 당신들을 위해 최고의 장소를 마련했다능."

오덕후가 작가들을 데리고 한 장소에 도착하니, 인적이 끊긴 가든파이브에 감금건물 한 동이 들어서 있는데, 그 안에는 플삼이나 위, 엑박 한바퀴, 최신 컴퓨터 등의 오락시설이 그득했다. 모두 대경하여 오덕후 앞에 줄지어 절했다. 그들은 저마다 자리를 잡고 게임을 시작했지만 한 사람당 서른 시간을 넘기지 못하고 패드를 떨어뜨리며 기절했다.

"너희들, 힘껏 서른 시간도 모니터를 보지 못하면서 무슨 연중이라능? 인제 너희들이 성실연재작가가 되려고 해도, 이름이 연중작가 블랙리스트에 올랐으니, 떳떳할 수 없을 거라능. 그러니 여기서 있는 힘껏 놀고, 지치면 연재하라능."

그들은 드퀘 10을 깨고, 파판 7 리메이크를 완벽 클리어했다. 최신 소프트웨어가 줄이어 들어오니 처음에는 행복했지만, '노세이브로 엔딩 보라능'이라는 규칙 때문에 게임 두어 개를 깨고 나니 더 엄두를 내지 못하고 연재를 개시했다. 엄청나게 넓은 상가에 사람이라곤 이들뿐이었으니 탈출할 수도 없었다. 토가시가 돌입 후 4초째를 그리기 시작하고, 나가노 마모루가 초속 5센치의 속도로 펜선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다른 작가들도 그들을 본받았다. 그렇게 3년이 지나자 대부분의 작가가 완결작을 내었다. 오덕후는 그 작품들을 한정판으로 만든 후 작가의 속옷이나 양말 같은 특전을 덧붙여 일본에 내놓았다. 때마침 양질의 만화가 전멸하다시피 했기 때문에 권당 백만 원이라는 가격으로 시장에 내놓아 백억 원의 이익을 얻게 되었다.

오덕후가 탄식하면서,

"인제 나의 조그만 시험이 끝났다능."

하고, 이에 작가들을 모아놓고 말했다.

"내가 처음에 너희들과 이곳에 들어올 때엔 먼저 연재를 재개하게 만든 다음 성실연재를 하는 쪽으로 유도하려 했다능. 그런데 벌 만큼 벌었으니 나는 인제 여기를 떠나려 한다능. 패드를 쥐기 전에 독자를 생각하고, 독자에게 칼침 맞기 전에 성실작가로 돌아가라능."

했다. 그리고 플스와 컴퓨터 등을 모조리 한데 모아 불태우면서,

"화근을 없애야 한다능."

했다.

오덕후는 블리자드에 수십억의 돈을 투자해 아서스를 만들게 하고, 회사에서 부여한 테스트 캐릭터로 아서스를 농락한 후 때려잡았다. 이후 내친김에 살게라스나 리치왕, 아키몬드까지 비공식적으로 쳐부쉈고, 블리자드는 향후 발매될 모든 게임에 이스터에그로 오덕후를 기리기로 했다. 그러고도 십억 원이 남았다.

"이건 전씨 손자에게 갚을 거라능."

오덕후가 가서 전씨 손자를 보고

"나를 알아보겠냐능?"

하고 묻자, 그는 놀라 말했다.

"그대의 안색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통장의 돈이 다하기라도 했소?"

오덕후가 웃으며,

"통장의 돈이 스위스 계좌에 연결된 것은 모두가 아는 일이라능. 어찌 돈이 오링날 것을 걱정하냐능?"

하고, 삼십만 원이 든 통장을 그에게 내놓았다.

"이제부터 삼십만 원씩 빼 써도 될 거라능."

이튿날, 전씨 손자는 통장을 가지고 그 집을 찾아가 돌려 주려 했으나, 오덕후는 받지 않고 거절했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백억을 쓰고 십억을 받겠냐능? 다만 이제부턴 당신에게 빌붙겠다능. 온라인 잔고랑 캐시 넉넉히 채워주고, 집에 라면 떨어지지 않게 채워주면 족하다능. 어차피 이제 밖에 나갈 일도 없을 텐데 돈 받아 뭐하겠냐능?"

전씨 손자가 오덕후를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그는 그때부터 오덕후의 집에 라면이나 옷 등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소 찾아가 도와주었다. 오덕후는 주는 대로 넙죽넙죽 받았으며, 간혹 +10 유성락(재밀봉 가능 횟수 최대 7 현재 3) 같은 마검이라도 던져주면 아주 반가워하며 서로 팀을 맺고 던전을 돌았다. 둘은 좁은 방에 두 대의 컴퓨터를 놓고 실시간 팀플을 했다. 처음엔 웬 잉여냐며 몽둥이를 들고 들어왔던 아버지는 전씨 손자의 정체를 안 후 그가 올 때마다 부디 올해엔 뉴타운 개발이 될 수 있게 해달라며 머리를 조아렸다.

이렇게 몇 해를 지나는 동안에 두 사람 사이의 정의가 날로 두터워 갔다. 어느 날, 전씨 손자가 그 짧은 기간에 어떻게 백억이나 되는 돈을 벌었던가를 조용히 물어보았다. 오덕후가 대답하기를,

"당연히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겠지만,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다능."

"처음에 내가 선뜻 통장을 빌려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오덕후는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빌려주지 않았다 해도 언젠가 돈을 벌었겠지만, 그때는 블리자드에서 노는 대신 제작중단된 영화 '29년'을 다시 만들어 아바타 급으로 전세계에 뿌릴 따름이었다능."

전씨 손자가 식은땀을 흘리며 딴 이야기를 꺼냈다.

"지금 두나라당이 잃어버린 10년 동안 당했던 치욕을 씻고자 하니, 지금이야말로 행동력있는 네티즌이 알바를 할 때가 아니겠소? 당신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어허, 어디 묻혀 지낸 네티즌이 한둘이냐능? 우선, 딴지일보를 초토화시켰던 X벌교황 같은 자는 민주당 사이트를 마비시킬 만한 인물이었건만 행방불명되었고, 현무살법으로 좌파를 살상할 수 있는 X원도 루리웹에서 소일하고 있을 뿐이지 않냐능? 지금의 두나라당은 가히 알 만한 것들이라능. 마찬가지로 내가 번 돈이 백억에 달했지만 미국에서 모두 쓰고 돌아온 것은, 도대체 한국에선 어디에 돈 써도 두나라당으로 흘러갈 게 약올랐기 때문이었다능."

전씨 손자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전씨 손자는 본래 MS, 강 장관과 잘 아는 사이였다. 강MS가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이 되었는데, MB에게서 한국형 게임기, 명텐도를 개발하라는 특명을 받고 전씨 손자에게 혹시 쓸 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그가 오덕후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강 장관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미네르바와 같은 족속이 아닌가? 실명은 아는가?"

하고 묻는 것이었다.

"전 그분과 상종한 지 몇년이 지나도록 닉네임밖에 모릅니다."

"그인 좌익일 게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밤에 강 장관은 비서관들을 다 물리치고, 대신 자신의 동료를 습격해 전치 8주의 상처를 입힌 노고수들을 만나지 않을까 두려워 대규모의 전경들을 이끌고 전씨 손자와 걸어서 오덕후를 찾아갔다. 전씨 손자는 강 장관을 문 밖에 서서 기다리게 하고 혼자 먼저 들어가서, 오덕후를 보고 강 장관이 몸소 찾아온 연유를 이야기했다. 오덕후는 못 들은 체하고,

"당신 차고 있는 16드라 활이나 어서 이리 내놓으라능."

했다. 그리하여 즐겁게 리니지 2를 하는 것이었다. 전씨 손자는 강 장관을 밖에 오래 서 있게 하는 것이 민망해서 자주 말하였으나, 오덕후는 대꾸도 않다가 야심해서 비로소 그를 부르게 하는 것이었다.

강 장관이 방에 들어와도 오덕후는 자리에서 일어서지도 않았다. 강 장관은 방이 너무 좁아 몸둘 곳을 몰라하며 MB의 미션을 설명하자, 오덕후는 손을 저으며 막았다.

"밤은 짧고 돌 던전은 많은데 말이 너무 길다능. 당신 몇급 공무원이냐능?"

"장관이오."

"그렇다면 MB에게서 신임받는 졸개겠다능. 내가 현 세계 최강급의 3D 기술력을 자랑하는 일본의 일루전을 소개해줄 테니, MB에게 일루전과 정식 계약을 맺게 할 수 있겠냐능?"

강 장관은 전씨 손자에게 일루전에 대한 설명을 듣고 고개를 숙이며,

"어렵습니다. 두 번째 계책을 들려주시오."

"세컨드는 다 루저일 뿐이라능."

하고 오덕후는 외면하다가, 강 장관의 간청에 못 이겨 말을 이었다.

"과거 야심차게 한국형 게임기를 표방했던 GP32가 소프트웨어의 부재로 망한 후 깜빡이 등으로 초라하게 부활해 떠돌아다니고 있으니, 너는 정부에 청하여 GP32를 부활시키고 코나미와 계약해 러브플러스를 이식한 후 '첫키스는 싱그러운 액정 맛'이라는 홍보문구를 당당히 붙일 수 있겠냐능?"

강 장관은 또 설명을 듣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뭘 하겠냐능? 그럼 게임기는 됐고, 가장 쉬운 일이 있으니, 그만 닥치고 하라능."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혈맹, 아니 나라를 다스리려는 군주라면 백성과 친근하지 않으면 안된다능. 지금 두나라당과 MB는 운하돌파를 외치며 전력을 다하고 있으니, 국민의 일부는 찬성하지만 대다수는 반대하고 있다능. 하지만 이제껏 백만 촛불도 콧김으로 끈 MB가 만약 먼저 다가오는 모션을 취한다면 국개들은 기뻐 날뛸 거라능. 옆나라에서 수상이 발언 중 '갸흥'이라고 귀엽게 말한 직후 지지율이 상승했던 전례가 있으니, 그거 따라서 MB도 평소의 이미지를 살려 귀엽게 웃으며 '찍찍'이라고 하는 게 어떻겠냐능? 그러면 평소에 MB를 의인화했던 무리들이 까는 걸 멈추고 지지세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질 거라능. 만약 그게 통하지 않더라도, 아직 부시의 개란 이미지가 남아있으니 '멍멍'이라고 해도 좋을 거라능. 어차피 무엇을 해도 더 잃을 건 없을 거라능."

"아무래도 당신은 악질 좌파란 게 확실한 듯하오."

강 장관은 단념하고 전경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오덕후가 큰 소리로 꾸짖으려 했지만 전경들은 그의 입을 막고 눈을 가린 후 차에 태워 어디론가 떠났다. 함께 있던 아버지도 참고인 자격으로 끌려갔다.

며칠 후, 조중동의 헤드라인에 '블리자드를 점령한 한국인, MB가 지원한 IT 인재'란 제목이 대문짝만하게 떴지만, 소문의 주인공을 볼 수 있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단편으로 체크되어 있었길래 지우고 다시 분류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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