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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신대전 데몬베인


원작 |

"정말 질리지도 않고 쏟아지는군"

막 마지막 화성인 지상부대를 격파한 에드거는 마무리를 하기 무섭게 쏟아져 내리는 화성인의 원반을 보며 불평을 터트렸다. 쓸어도 쓸어도 끝이 없는 화성인의 군세를 보며 마총을 꺼내들어 장전했다.

하나하나는 아이온의 적수가 되지 못하는 화성인의 원반이며 로봇이었지만 한번에 상대해야하는 숫자가 수백단위를 가볍게 넘어서게 되면 아무리 최강의 마도서 네크로노미콘의 술자인 마스터 오브 네크로노미콘이라 할지라도 한계에 도달할 수밖에 없었다.

"눈에 보이는 빛은 모두가 적...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군"

미국 유수의 대도시중 하나인 LA는 이미 괴멸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생존자도 마도서 사본으로 무장한 마도열차 골리아테로 피신한 사람외에는 전무하다고 봐도 무방했다.

"알, 마총에 이타콰를-"

"알았어- 주법변환"

이타콰를 마총에 장전한 에드거는 하늘에 보이는 적들을 향해 쉴새없이 난사하기 시작했다. 마총에서 뿜어진 살의의 바람은 그대로 기기묘묘한 궤도를 그리며 화성인의 원반을 꿰뚫었다.

메인주법중 마력사용량에 비해 효율성이 최고인 이타콰. 하지만 그런 이타콰라도 수십, 수백발을 쏘면 대주법을 쓰는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지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물론 그러한 마탄의 향연을 피해 아이온에게로 다가오는 화성인의 로봇과 원반도 있지만 아이온에게 사각은 없었다.

"발자이의 언월도!"

어느새 소환된 발자이의 언월도를 휘두르는 에드거. 양손에 든 발자이의 언월도에는 각기 폭열주문과 빙쇄주문을 걸어 다가오는 로봇을 향해 휘둘렀다.

사실 그냥 휘둘러도 몇번만 공격하면 가볍게 상대의 로봇이나 원반을 파괴할 수 있었지만 그래서는 상대의 쏟아지는 물량을 맞출 수 없었기에 공격공격마다 마력을 싣는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인간의 마력은 유한- 일일이 마력을 실어 상대하다간 그 물량을 감당하지 못하고 당해버리기 쉽상이었다.

"에드거 뒤에!"

"큭!!"

갑작스럽게 뒤어서 나타난 화성로봇들의 공격을 허용해버린 에드거는 침음성을 흘리며 아이온의 복구를 위해 마력을 주입했으나 이미 마력은 거의 바닥이 난 상황. 모자란 마력으로 인해 마술방벽도 거의 사라진 이 상황에서 에드거는 죽음을 각오해야만 했다.

하지만-

"아틀란티스 스트라이크!"

콰콰콰콰콰-

요란한 굉음과 함께 공간이 일그러지며 그로부터 생긴 충격이 화성로봇을 강타했다. 요란한 굉음과 함께 화성로봇을 박살내며 등장한것은 아이온급의 거체를 지닌 강철거인. 에드거와 알 아지프는 그 거인의 이름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데몬... 베인"

"완성된건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인조 데우스 마키나가!"

에드거와 알의 경악을 아는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데우스 마키나. 알 아지프를... 네크로노미콘을 만든 압둘 알하자드의 후손인 아즈랏드가 네크로노미콘의 기술에 현대과학의 정수를 더해 만든 현대의 마도서 리틀 에이다를 마도서삼아 마도로 구성된 과학을 이용해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 마를 베는 검 데몬베인.

그것은 인류의 희망이자 앞으로의 문명의 변혁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상징이자 이정표가 되나 이때까지만해도 어느 그 누구도 그렇게 될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다.


 

1화 다이쥬지 쿠로





수십년 후 아캄시티

화성인의 습격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피한 인류는 그때 널리 퍼져나간 외법, 마도와 과학이 뒤섞인 흑과학을 통해 발전을 꾀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와중에 수많은 사건과 희생이 있었지만 번영이라는 이름의 달콤한 과실은 그 사건과 희생을 가리는데 너무나도 충분했다.

현재에 이르러서 마술이라는 이름의 '과학'은 일상화 되었고 마술이 도입되지 않은 분야따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통칭 흑과학이라 불리게 된 마술과학부분은 하도우 재벌의 근간이 되어 이 아캄시티를 번영으로 이끌고 있었다.

물론 그 번영이 상관없는 사람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기는 했다.

"하아... 배고파."

사립탐정 다이쥬지 쿠로. 전 미스카토닉 대학의 초 엘리트 학과라 할 수 있는 음비학과 출신으로 한때 마도를 탐구한 몸이었으나 마도의 '진실한 어둠'을 견디지 못해 도망치듯 빠져나온 후... 아니 도망쳐 나온 후 이렇게 가난한 사립 탐정으로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중이었다.

거의 들어오는 업무는 애완동물 찾기. 간혹 미행이나 뒷조사등 불법에 가까운 일이 들어오기도 하지만 어지간해선 받지 않고 있었다. 뭐 그렇기 때문에 가난에 허우덕 대고 있는 거지만-

그러한 관계로 지독한 굶주림에 아사지경에까지 이르고 있는 다이쥬지 쿠로를 향해 구원의 손길이 뻗어졌다.

"여 다이쥬지, 반찬을 너무 만들어서 그런데 좀 먹을래?"

"이 목소린... 라스인가? 그보다 밥!"

부활한 다이쥬지 쿠로는 재빨리 문을 열어 라스를 반겼다. 사무소겸 거주지인인 다이쥬지 쿠로의 집 옆에 사는 주민으로 쿠로와 비슷한 나이인 라스 윈드은 같은 미스카토닉 대학 출신으로 음비학과는 아니지만 같은 아파트에 사는데다가 활동 루트와 시간도 거의 비슷했기에 이래저래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더구나 생존에 필요한 밥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더더욱.

"밥! 밥!"

"어지간히도 ​굶​었​었​나​보​네​.​.​.​"​

마치 아귀와도 같은 쿠로의 모습에 라스는 식은땀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평소에도 비참한 쿠로였지만 어째서인지 오늘은 한층더 심했다. 가져온 반찬과 식사를 순식간에 해치워 버린 쿠로를 보며 일이 먼저 들어올지 아니면 다이쥬지 쿠로가 먼저 아사할지 궁금해지기까지 한 라스였다.

물론 자신이 가끔씩 먹을것을 가져다 주겠지만 저런페이스로 볼때 아사하지 않고 살아 남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다.

"쿠로, 너 이러지 말고 라이카씨한테 가는게 어때?"

걱정해서 하는 말이었지만 쿠로는 고개를 저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스터에게 신세졌다간 잔소리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고"

분명 학교에 복귀하라는등의 잔소리를 한껏 퍼부은 후 아이들에게 시달릴 것이 분명했다. 여담이지만 라이카씨네 애들은 보통이 아니었다.

"하여간, 음비학과에서도 톱을 달리며 장학금까지 받을 정도의 엘리트가 이런모습이라니- 부모님이 슬퍼한다고 쿠로"

"부모님은 예전에 돌아가셨다고."

"그럼 거기 들어가는데 장학금을 대준 키다리 아저씨는?"

"그건..."

누군지도 모르지만 자신 같이 보잘것 없는 녀석을 음비학과에 넣어준 '키다리 아저씨'에 대한 감사와 미안한 마음이 무척이나 큰 쿠로였지만 그 이상으로 마도와 외법에 대한 공포가 자리잡고 있었다. 쿠로가 죽기 직전까지 그 공포가 사라질 것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미안하긴 하지만서도 어쩔 수 없어. 난 마도의 공포를 엿보고 말았으니까."

"음... 그래?"

"라스. 핫케이크가 먹고 싶다!"

"잠시만 좀 기다려줘-"

문 너머에서 들려오는 소녀의 목소리에 대답하는 라스. 그런 라스를 보며 쿠로는 애도가 뒤섞인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너도 저 제멋대로인 녀석 뒤치닥거리 하느라 고생이 많구나 라스"

"뭐, 그렇지-"

"헌책따윈 분리수거해서 버리면 편할텐데"

쿠로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라스의 집에 머물고 있던 소녀가 쿠로의 집에 쳐들어와 킥을 날렸다.

"쿠로! 방금 본녀의 험담을 한게냐!!"

"발차기 날리고 묻지 마! 폐품처리할 헌책녀!"

쿠로의 말에 다시한번 발차기를 날리는 소녀. 대놓고 고귀하다고 티를 내는 찬란한 금발 머리결에 고딕풍을 연상시키는 화려한 금색의 드래스 그리고 그 모습 뒤에 숨겨진 막대한 마력과 외도에 대한 지식. 진짜 제대로 된 마도사가 진짜 제대로 된 마도의 힘을 담은 진정한 마도서였다.

그녀의 본질적인 정체는 마도서의 정령. 아캄시티의 명물이라 할 수 있는 미스카토닉 대학에서 엄중하게 보관중인 네크로노미콘과 동격이라 불리는 이스테의 노래라는 제목의 마도서의 정령이었다.

"쿠로도 이스도 그만 싸우는게..."

"저 어리석은 놈에게는 마도의 예지가 어떤지 보여주지!"

"헌책따위에게 질까보냐!"

그렇게 제 37차 가난뱅이 탐정VS금발 헌책의 대결이 펼쳐지려는 순간, 문 밖에서 부터 미성이 들려왔다.

"다이쥬지 쿠로, 있습니까?"

"이 목소리는..."

"분명히..."

두 사람이 익숙한 목소리에 한 사람을 떠올릴 무렵 낡은 경첩이 끼익- 거리는 소리를 내며 문이 열렸다. 문이 열리자 보이는 것은 고압적인 태도와 표정의 딱 보기에도 공주님이란 분위기를 풍기는 소녀. 두사람이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그 소녀의 이름은 하도우 루리. 현 미스카토닉 대학 제왕학부 1년생으로 본디 경영학부에 다니다가 그 수준낮음에 견디지 못하고 아예 사비를 털어서 제왕학을 만들어버린, 더불어 음비학부에서 대 활약중인 아캄의 실질적 지배자인 하도우재벌 영애였다.

더불어 이스, 라이카와 함께 쿠로가 가장 껄끄러워하는 상대중 하나였다. 왜냐하면...

"오랜만이네요 꼬리내린 개"

"오... 오랜만이네. 공주-"

식은땀을 흘리며 루리를 맞이한 쿠로는 재빨리 얼마없는 인스턴트 커피를 타오고 너덜너덜한 소파에 자리를 마련했다. 좀 과하다 싶을정도의 행동이었지만 쿠로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

"잘도 이런 돼지 우리같은곳에서 살고있네요."

"너무한걸..."

"닥치세요. 전 당신에게 발언을 허락한적이 없습니다."

소심하게 살짝 반박해보지만 금새 침몰당하는 쿠로였다. 애초에 그런 반항조차 불가능할 만큼 잡혀있긴 하지만서도...

"뭐, 이번엔 의뢰때문에 왔으니 발언을 허락하도록 하죠"

"의뢰? 무슨 일이라도"

솔직한 말로 하도우 재벌에서 이런 가난한 탐정에게 의뢰할만한 일이 있다고는 생각할 수 없었다. 하도우 재벌의 힘이 있다면 쿠로 이상의 탐정도 얼마든지 고용할 수 있었고 게다가 탐정을 고용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적으로 일을 해결할만한 역량이 얼마든지 있었다.

"데몬베인을 아는지요?"

"데몬베인이라면 분명... 5년전 프나레 ​데​우​스​(​p​u​g​n​a​r​e​ Deus)의 우승 데우스 마키나였지?"

"네, 저희 하도우가의 영지가 집결된 최강의 데우스 마키나죠. 5년전 저희 할아버지께서 직접 이 데몬베인에 타고 출전하셔서 우승을 따오셨죠."

"뭐, 그건 잘 알고있지만... 그건 갑자기 왜?"

쿠로의 질문에 루리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말하는데 끼어드는데 화난 것일까? 아니면 할아버지에 대한 경의가 보이지 않아서 일까? 어쩌면 둘다인지도 몰랐다.

"본디 데몬베인은 인조 데우스 마키나. 그때문에 같은 인조 마도서인 '리틀 에이다'로 기동하고 있었습니다만, 얼마전부터 리틀 에이다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요. 현재는 실체화도 하지 못할만큼 약해진 상태에요"

"어째서?"

"그것까진 저희로서도 잘... 어쨌든 그때문에 이번 프나레 데우스에 참가하지 못할지도 모른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그렇네. 확실히 전년도 우승자가 참가도 못한다는건 난감한 상황이 틀림없네."

"그렇기에 당신에게 의뢰합니다. 데우스 마키나가 없는 오리지널급의 마도서를 구해주세요."

"뭐? 잠깐 그런거 있을리 없잖아!"

현존하는 모든 마도서에는 각기 원본이 되는 원전 마도서가 존재한다. 힘있는 원전마도서는 각기 자신의 데우스 마키나를 지니고 있으며 원전에 수록되어 있는 데우스 마키나는 특별한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데우스마키나가 없는 원전급 마도서라니...

"그래도 해주세요! 여기 착수금입니다-"

턱하니 돈다발을 내려다 놓는 루리. 척 보기에도 여태까지 쿠로가 벌어왔던 돈 이상의 금액이었다. 착수금을 책상위에 떡하니 내려놓고 일어선 루리는 문으로 향하던중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고 뒤돌아 쿠로를 보며 입을 열었다.

"그럼 잘 부탁드립니다. 삼류겁쟁이 탐정님"

"너무해! 하도우가의 아가씨는 피도 눈물도 없는거냐!"

쿠로의 절규에 루리는 다시 쿠로앞에 서더니 쿠로의 턱을 잡아 올리며 무시무시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이 지금 거절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까 삼류탐정님?"

"하... 하지만 돈을 아무리 주더라도 무리는 무리라고!"

"그럼 어쩔 수 없지요..."

쿠로의 절규에 루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폰을 꺼내들었다. 그리고 재빨리 전화를 걸더니 아주 살벌한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윈필드, 지금당장 다이쥬지 쿠로를 사회적으로 말살하기 위한...."

"자... 잠깐! 날 완전히 죽일 생각이냐!"

"자, 이대로 사회적으로 말살되겠습니까? 아니면 의뢰를 ​받​아​들​이​시​겠​습​니​까​?​ 어느쪽이든 저는 상관없습니다만."

"악마냐 넌..."

궁지에 몰린 쿠로에게 있어 선택지란 존재하지 않았다.





"하아, 그런마도서가 있을리가..."

어떻게든 의뢰를 맡기는 했지만 그런 형편좋은 마도서가 있을리 없었다. 원전급 마도서는 여지없이 각자 자신의 데우스 마키나를 지니고 있는데 이는 마도서의 일부- 즉 데우스 마키나가 없는 원전 마도서란 것은 상당히 손상된 마도서란 의미기도 했다.

그런 마도서에 데몬베인급 데우스마키나를 제대로 움직일 힘이 있을지에 대한 여부는 심히 회의적인 쿠로였다.

"그래도 뭐 일단은 의뢰니 간만에 '거기'나 가볼까..."

아캄시티의 뒷골목으로 들어간 쿠로는 거지와 불량배, 그리고 사기꾼들을 교묘히 피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아무리 번영한 아캄시티라고는 하나 당연하게도 도시의 어두운 면은 존재하기 마련. 슬럼이라 할 수 있는 곳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직도 '진짜'마도는 이런곳에 그 진실된 모습을 숨기고 있었다.

"도착했네"

쿠로가 발걸음을 멈춘곳은 다름아닌 고서점. 척보기에도 허름하고 별거 없어보이는 고서점이었지만 이곳이야말로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마도서 전문점이었다.

"나이아씨 계세요?"

"어라, 쿠로군이잖아. 여긴 어쩐일이야? 복학할 생각으로 수강에 쓸 마도서라도 찾으러 왔어?"

가판대에 앉아있는 정장차림의 왠지 모르게 위험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인의 물음에 쿠로는 뒷머리를 긁적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과거 미스카토닉 대학 음비학부에 재학중일 당시 학교 교제용으로 쓰일 마도서를 구할때 주로 쓰던 루트였던 탓에 가게 주인인 나이아씨하고는 여러모로 안면이 있었다.

"아뇨, 의뢰때문에... 혹시 원전급 마도서는 있나요?"

"아무리 물건을 고루 갖춘 우리가게라해도 원전급 마도서는... 상위 마도서라면 몇개 있긴하지만."

쿠로의 질문에 조금 곤혹해하며 대답하는 나이아. 사실 쿠로로서도 그렇게 기대하고 물어본 것은 아니었다. 사실 있으면 있는대로 난감한 일이었고 말이다.

​"​하​지​만​말​이​야​.​.​.​"​

"네?"

"네가 찾는게 진정 힘있는 원전 마도서라면. 얼마 있지 않아 네 앞에 운명적으로 이끌리지않을까?"

"설마요... 전 마도에서 도망친 남자라고요"

"세상에 운명은 심히 기묘하다고. 언제 어떻게 어떤식으로 얽히게 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니까 말이야."

나이아의 기분나쁠 정도로 수상한 미소에 오한을 느끼며 쿠로는 재빨리 가게를 나왔다. 오래 머물다가는 심심치 않게 강매를 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하아... 제대로 된 마도서가..."

발걸음을 옮기던 쿠로는 문득 느껴지는 사악한 요기에 고개를 돌렸다. 비록 마술에 대해 공포를 느끼고 도망쳐나온 도망자였지만 음비학과의 톱이었던 그 기량마저도 쇠하지는 않았다.

"즈 위아 데 위금"

척 듣기에도 힘있는 마도를 행사하는 주문. 자세한것은 알수 없었지만 마력에 뒤섞여 나오는 요기의 질로 대충 행사 되고 있는 주문의 종류를 판별할 수 있었다.

재빨리 엄폐물을 찾은 쿠로는 재빨리 품속에서 다우징을 꺼내 해주를 즌비했다. 현재는 3류 엉떠리 탐정이지만 전에는 음비학과에서도 유망주로 기대받던 수석 마술사. 왠만한 마술은 해주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갖추고있었다.

그리고 나서려던 찰나...

"저기다!"

"빨리 저 빌어먹을 책을 잡아!"

갑작스런 목소리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내밀어 살펴보는 쿠로. 그리고 볼 수 있었다. 보랏빛 머리칼을 흩날리며 프릴이 잔뜩갈린 백의를 걸친 소녀가 기묘한 복장을 한 사람들의 손을 피하며 마력을 발하고 있었다.

간단한 종류의 마술탄. 하지만 거기에 담긴 마력은 일반인이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가볍게 넘어서고 있었다.

한바탕 마술탄 난사를 마친 소녀는 숨을 헐떡거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역시 술자도 없이 마술을 행하는건 힘들군..."

"슬슬 포기하시지. 사령비법서. 순순히 내것이 되는거다!"

"될까보냐! 네놈따위 하찮은 녀석이 이몸을 다룰 수 있을거라 생각하나!"

"흥, 마도서따윈 그냥 쓰면 그만이다!"

"마도의 공포도 모르는 어리석은 것이!!"

소녀와 이상한 이상한 복장의 사내들의 리더로 보이는 남자의 대화에 쿠로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확실히 비슷한 기질이긴 하지만서도 설마 눈앞의 소녀가 마도서일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탓이었다. 본디 마도서의 정령은 술자의 마력으로 실체화 되기 마련이지만 눈 앞의 소녀는 오직 본연의 힘으로 실체화를 이루고 있었다.

"터무니 없구만... 그러고보면 사령비법... 네크로노미콘이라 했던가? 어떤의미론 당연한지도."

과거 암둘 알하자드가 만들어낸 최고의 마도서이자 최상위급 원전 마도서. 그러한 존재라면 확실히 자력으로 실체화 하고도 남을만한 존재였다. 그와 동격인 이스... 이스테의 노래도 술자와 계약없이 실체화 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다.

"어쩐다..."

눈 앞에 있는 소녀가 마도서라면 일단 구하고 봐야했다. 혹시 자신이 바라는 조건에 부합되는 존재일지도 모르는 탓이었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녀석들을 상대하자니 역시 겁이 나는 쿠로였다. 상대는 권총이라지만 총으로 무장해 있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거라고는 옛날에 구한 이븐가즈의 분말을 화약이랑 섞어만든 섬광탄과 다우징 뿐이었다.

"하지만 외면하는 것은 무리인가"

쿠로의 성격성 외면하는 것은 무리였다. 뒤끝이 찜찜한 것을 견디지 못하는 쿠로로서 찜찜한 기분을 안고 외면한다는 것은 받은 의뢰를 포기하는 것만큼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타올라라 작열하라. 화염을 머금고 그 이빨을 적에게 드러내라"

다우징에 간단한 화염주법을 건 쿠로는 소녀에게 다가가는 사내들을 향해 다우징을 던졌다.

맹렬한 열기를 발하며 날아가는 다우징은 다가가던 사내들에게 뜨거운 열기를 발하며 소녀와 사내들의 사이를 갈랐다.

"정말인지 나도 손해보는 짓을 좋아하는군"

재빨리 뛰쳐나온 쿠로는 던진 와이어를 회수하며 소녀를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시작했다.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던 소녀는 이내 발버둘을 치며 외치기 시작했다.

"누구냐! 이몸이 감히 누군줄 알고 이런 짓을 하는거냐!"

"발버둥 치지 마! 지금은 도망치는게 최선이라고"

"저런놈은 ​한​주​먹​거​리​도​.​.​.​"​

"정식 술자도 없는 마도서가 가능할것 같아?"

쿠로의 말에 소녀는 쿠로를 노려보며 적의를 드러냈다.

"네놈... 누구냐? 그러고보니 방금 사용한것은 마술... 네놈 마술사인거냐!"

"그냥 별볼일 없는 3류 탐정이야. 마술사는 예 저녁에 관뒀다고! 이크-"

뒤쪽에서 쏟아지는 총탄세례. 그 총탄 세례를 피하고자 골목으로 들어간 쿠로는 막다른 길인것을 확인하자 식은 땀을 흘렸다.

"막다른 길이로군. 조금 있으면 그대로 총알세례를 받아 고깃덩어리가 될듯하다만."

"현실을 주지시키지 마!"

어떻게든 도망갈 방법을 모색하던 쿠로는 저 위에 보이는 환풍구를 향해 와이어를 던졌다. 와이어가 고정된 것을 확인한 쿠로는 재빨리 벽차기를 통해 위로 오르기 시작했다.

"저기다!"

잠시 후 뒤늦게 따라온 사내들이 총을 난사했지만 쿠로는 이미 도망친 이후였다.

"놓쳤습니다. 교주님!"

"쓸모 없는 것들-"

교주라 불린 사내의 손에서 붉은 기운이 발하기 무섭게 그 자리에 있던 사내들은 모두 피를 토하며 죽어나갔다.

"끄아악!"

부하들이 모두 피를 토하며 죽어나가자 교주라 불린 사내는 불평불만을 토하며 인상을 찌푸렸다.

"드디어 데우스 마키나를 지닌 원전 마도서를 손에 넣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쓸모없는 것들."

사내는 마도서의 힘을 빌어 죽은 사내들을 혈수로 만들어버렸다. 증거가 남지 않도록-
출처:기신대전 데몬베인
하드를 뒤지던 중 몇화 끄적이던게 나와서 찾아서 올려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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