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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소녀 리리컬 나노하 R.K


원작 | ,

5화



인간이 판가이어에게 맞설 수 있는, 몇안되는 수단 중 하나인 이크사(IXA).
그리고 그 이크사의 진화형, 라이징 이크사.
그 힘은 분명히 강했다. 상급의 판가이어를 눈깜짝할 사이에 제거하고, 체크메이트 포의 한 사람인 비숍과 대등하게 싸웠다.
그리고, 그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하는 비검은 비숍의 검을 깨트리고, 그의 왼팔을 절단하기에 이르렀다. 만약 그 직후 원군이 나타나 끼어들지만 않았다면 비숍을 쓰러트려 버렸을지도 모를만큼 강력한 힘. 인류는 어느 사이엔가 그 정도의 힘을 손에 넣은 것이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해서, 이크사는 운이 나빴다.

[인간의 주제로 판가이어에 대적하는 인간…]

하필, 나타난 원군은 판가이어 최강의 남자.
판가이어의 KING, 그 전투 형태인 "사가".

[왕의 판결을 내린다. 죽어라.]

그 이후로는 문자 그대로 파죽지세. 비숍과 호각으로 싸우고, 끝끝내 제압했던 라이징 이크사였지만 사가를 상대로 해서는 무의미.
게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비숍까지 회복을 마치고 일어나서는 가세. 사가와 비숍(스왈로우테일 판가이어)라고 하는, 판가이어 최흉 최강의 콤비 앞에서는 인류 최강의 전사라고 해도 어떻게할 방법이 없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엉망진창으로 당해 무력화되고, 사가는 그런 라이징 이크사에게 마지막 일격을 가한다.

『웨이크 업』

쟈코더에서부터 늘어난 붉은 빛이 라이징 이크사의 목을 휘감았다.
그리고, 사가는 공중에 떠오른 '킹 오브 뱀파이어'의 문양을 통과한 후 땅에 내려섰고 쟈코더를 끌어올린다.
순식간에 목이 매달린 사형수와 같은 형상이 된 라이징 이크사. 이제 남은 일은 오직 하나 뿐. 지금까지 배워온 마황력의 마법으로, 확실하게 매듭을 짓는다.

그래, 인정할 수 있다. 인정해줄 수 있다.
자신은 페이트 테스타롯사 하라오운, 그리고 그녀와 관련된 인간은 죽일 수 없다. 그렇게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 이외의 인간이라면 얼마든지 죽일 수 있다.

실제로 페이트를 만나기 이전까지, 자신은 '킹'으로서 수많은 인간들의 목숨을 직간접적으로 빼앗았다.
지금 붙잡고 있는 이 자는, 이제껏 판가이어들을 쓰러트려온 자.
페이트같은 '협력자'와는 다르다. 명실상부한 적. 반드시 없애지 않으면 안되는 '해충'. 그러니까 죽인다. 죽이지 않으면 안된다.


그것조차 하지 못하면, 자신은 킹으로서도 쓸모없는 자가 되고 만다.


사가크에게 의지를 전달한다.
사가가 사용하는 '마법'에 있어, 사가크는 디바이스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그렇게 '교육'했으니까.
지난번에 가제트 드론들에게 시험했던 플라즈마 랜서. 그런 것보다, 확실하게 이 '적'의 숨통을 끊어놓을 수 있는 마법으로. 그런 마법이라면 얼마든지 있다.
굳이 예를 들자면, 지난번 페이트와 그 지인들의 훈련에 견학하러 갔을 때 봤던────

『디바인 버스터』

… 고르고 고른 마법이 하필 이것인가.
'신성한 포격'이라는 이름의 마법. 자신에게 있어 이것보다 어울리지 않는 마법이 또 있을까. 무심코 헛웃음이 터져나왔다.
자리에서 일어나 몸을 돌리고, 라이징 이크사를 향한다.
쟈코더의 방향은 여전히 '적'을 향하고 있고, 이 상태로 디바인 버스터를 쏘면 '적'은 목 위부터 깨끗이 날아가버리게 된다.
인간을 죽이는 건, 1초도 걸리지 않아서 끝나는 간단한 일이다.

───그러니까, 그 1초만이라도 머리 속에서 지워져줬으면 좋겠는데.

지금 이 순간에조차.
그녀에 대한 생각이, 그녀가 했던 말이 머리 속을 멤돌고 있다.
조금 전까진 싸움에 집중할 수 있었는데, 하필 목숨을 빼앗으려고 하는 순간에 이렇게.
자신은 이렇게나 그녀에게 영향을 받고 있었던가.

'아무것도…'

사가의 가면 아래, 타이가는 이빨을 간다.
그리고는 떠올린다.

'아무것도 몰라…!! 페이트는, 나에 대해서… 아무것도…!!'

이야기해준 적이 없으니까 알 리가 없다.
자신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
자신의 양부모라는 자들이, 자신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자신이, 어째서 이렇게까지 '인간'을 증오하는 것인지.
그녀는 분명,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타이가를 대하고 있다.

그러니까 그런 여자의 말따윈 신경쓸 필요도 귀에 담을 필요도 없다.
어차피 자신은 판가이어. 그녀와는 살아가는 방식 자체가 다른 존재.
자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 채 지껄인 말같은 건 무시해버리면 그 뿐이다.

[디바인───]

쟈코더를 들어올려, 아직도 목이 매달린 채 공중에 부유해있는 라이징 이크사를 겨눈다.
보다 확실하게, 결코 빗나가지 않게, 절대로 살아나지 못하게.
완벽하게 그 목숨을 빼앗기 위해서.


────정말로, 그렇게 생각해?


그녀가 정말로, 자신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고?
분명 그럴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더라도, 그녀에게는 있다.
자신에게 그런 이야기를 할 '자격'이.

'닥쳐…!!'

다른 자가 말했다면 '위선'이나 '가식'으로 치부하고 넘겼을 말도.
그녀가 하게 되면, 그 무게가 완전히 달라져버린다.
왜냐하면──

'닥치라고…!!'

왜냐하면 그녀는──────

 


────이 세상과 저 세상을 통틀어, 단 하나밖에 없을지도 모르는 '동류'니까.

 


[… 킹?]

비숍은 의아하게 생각하며 사가를 바라보았다.
그의 왕은 분명 라이징 이크사를 향해 어마어마한 양의 마황력을 집결시키고 있었다. 맞았다간 이 세상에 그 흔적도 남기지 못하게 될만큼 굉장한 파괴력의.
하지만 무슨 이유에선지, 사가는 그 상태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그리고…… 쟈코더에 묶인 라이징 이크사가 '폭발'한다.

마법을 사용하지 않은 보통의 '스네이킹 데스 브레이크'.
물론 그 파괴력도 결코 평범한 것이 아니었기에 라이징 이크사의 장갑을 모조리 파괴해버리고 그 변신을 해제시켜버리기에 이르렀지만, 그 목숨까지는 뺏지 못했다.
… 정정. 목숨까지는 빼앗지 '않았다'. 이 차이는 대단히 크다.
변신이 풀린 '적'은 상처투성이의 몸인데도 일어나,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당연히 그것을 용납할 리 없는 비숍이지만, 사가가 그것을 붙잡는다.

[킹?! 이대로 두면 녀석이──]
[… 내버려둬.]
[지금 무슨 말씀을…!!]
[제아무리 갑옷으로 약해빠진 몸을 숨겼다고 해도 어차피 인간. 하려고만 하면 조금전처럼 순식간에 제압할 수 있어. 결국 그 정도지. 놈들의 힘이라는 건.]
[킹…!!]
[죽일 가치도 없다.]

거기까지 말한 후, 사가는 몸을 돌렸다.
비숍에게서 등을 돌린 채로 사가는 계속 걸어나간다. 그 도중 사가크가 벨트에서 떨어져나왔고, 변신이 풀린 타이가의 어깨 위에 앉았다.
타이가는 걸어가면서, 자신의 손을 들어올려 손등을 바라본다. 정확히는 거기에 새겨진 '킹'의 문장을.

'페이트와 만나고… 그 후 1년…'

겨우, 그 정도의 시간인데.

'나는… 이렇게도 약해져버렸나…'

그때서야 타이가는 확실하게 자각했다.
… 솔직하게 말하자면 전부터 느끼고는 있었다. 단지 그것을 마주하지 않았을 뿐.
그러나, 지금 확실하게 인식했다. 자신이 약해졌다는 사실과 마주해버린 지금은.

자신은…… 너무나도 변했다. 그 짧은 시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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