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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장을 떠도는 유랑자들


원작 |

1화 건담


"엑시즈 사변으로 부터 2년... 인가?"
라그랑쥬4 콜로니 프라우드 공사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은 한숨을 내쉬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별과 어둠만이 보이는 하늘, 자신이 있던곳과 다르지 않지만 엄연히 다른 우주를 올려다 보던 청년은 공사반장의 기척을 느끼고 재빨리 로봇의 조작을 재개했다. 최근 이 공사현장에 반 정부세력인 카탈론이라는 조직의 첩자가 있었다고 하여 매우 민감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어이, 시즈. 어로우즈에서 자네좀 보자는데?"
"어로우즈에서 말입니까?"
어로우즈란 지구연방군 독립치안 유지부대... 지구권의 질서와 안녕을 수호하는 조직이라는 간판을 달고 있으나 실상은 반지구연방 세력을 무력으로 완전 배제하기 위해 만들어진 옛날의 티탄즈와도 같은 세력이었다. 그런곳에서 부른다면 딱히 좋은 일은 아닐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내색했다간 곧장 카탈론 같은 것으로 낙인 찍힐것이 분명했기에 내색하지 않고 공사반장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랍니까?"
"뭐 물어볼게 좀 있다던데?"
"아... 그렇습니까?"
'이미 찍혔구만'이란 생각이 든 청년이었으나 그래도 만약에 만약이란 것이 있기에 얌전히 로봇에서 내려 공사반장에게 말했다.
"반장님 그럼 갔다오겠습니다."
"뭔진 모르겠지만 후딱대답하고 돌아오도록해. 그나저나 이 바쁜 판국에 로봇기술자를 셋이나 데리고 가다니 뭘 생각하는 거야 어로우즈는?"
카탈론의 첩자로 밝혀진 이도, 사지 크로스로드도 그리고 지금 불려가는 시즈도 로봇기술자였다. 자금부족이라할까 중요도가 낮은 이 구획은 로봇 기술자가 상당히 적은편이었기에 로봇기술자 한명의 공백은 너무나도 컸다.
공사반장의 투덜거림을 들으며 어로우즈가 있는 곳으로 향하던 시즈는 문득 느껴지는 시선에 고개를 돌렸다. 아군인가, 적군인가... 아니면... 아니 어느쪽이든 의미는 없을 터였다. 그는 외톨이니까-
카탈론인가 아니면 다른 존재인가.
"시즈, 시즈 델피아스"
"아, 예"
"뭘 머뭇거리고 있지?"
"아뇨 잠시 졸았습니다."
"재주도 좋군... 들어가라"
어로우즈의 병사가 말한대로 방에 들어간 시즈는 눈 앞에있는 군인을 보며 최대한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어리숙하게 보여야 상대쪽에서 방심할테니까.
"아... 안녕하세요?"
"인사따윈 필요없다. 얼른 앉도록"
"아, 네"
"시즈 델피아스. 아자디스탄 출신의 로봇 기술자 맞나?"
"네, 맞습니다."
"아자디스탄 출신치고는 좀 틀리군"
"혼혈이거든요. 아버지도 모르는"
"혼혈이라... 억양도 틀린것 같지만?"
"억양은 아무래도 이런곳에서 일하고자 하면 소통이 힘들다보니 바꿨습니다."
최대한 어리숙하게, 그리고 최대한 순박한 표정으로. 상대가 방심할때까지- 그것이 그가 이전 '연방군'에 재직하면서 얻은 생존 방식중 하나였다.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겠지"
"그렇습니까?"
"여기서 중요한건 네가 카탈론인가 아닌가 여부다!"
군인이 오치기 무섭게 시즈의 뒤에 서 있던 군인이 시즈의 머리와 팔을 잡으며 그대로 바닥에 매다 꽂았다.
"켁!"
일부러 높게 지르는 비명. 그런 시즈를 보며 맞은편에 앉아있던 군인은 시즈를 향해 물었다.
"네놈, 이곳에서 샐활한 2년 밖에는 기록이없더군. 심지어는 이곳에 어떻게 들어왔는지에 대한 기록도 말이야"
"그 ​아​자​디​스​탄​이​라​고​요​.​ 기록이 제대로 남아있을리가 없잖습니까. 게다가  여긴 일자리를 구하려고 몰래 들어온거고요."
"이곳이 그렇게 허술한 곳이던가?"
"그만큼 절박한거죠. 지금 아자디스탄의 상황 잘 알고 계시잖습니까?"
"뭐, 그거야 그렇지."
현재 아자디스탄은 국가라 부를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해있었다. 석유수출 판로는 완전히 막혔고 연방에 참여하지 않은 탓에 어로우즈나 연방군에 지속적인 압박과 공격을 당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 말을 순순히 믿을 정도로 우리는 순진하지 않아. 게다가 네놈의 거동 수상함은 도가 지나쳐"
"어떤게 말입니까?"
"전부 다다."
'이 녀석을 애초에 카탈론으로 몰아붙일 생각인거가?'
소년병시절 겪은적 있었지만 역시 이런식으로 몰아붙인다는건 애초에 '결정'된 사항이란 것이리라.
"어쩔수... 없네요!"
자신을 구속하고 있던 군인의 구속을 풀며 그 군인을 눈 앞에 있는 상대에게 집어던지는 시즈, 경계를 서고 있던 군인이 곧장 총을 쏘려했지만 시즈는 던지기 직전에 빼둔총으로 군인을 사살했다. 다행이도 방음이 잘된 곳이라 밖에까지 총성이 들린것 같진 않았다.
"역시 네놈은 카탈론의..."
"잘못 짚으셨수 어로우즈 양반"
던져버린 두 사람을 사살한 시즈는 전자 자물쇠를 망가뜨린 후 밖으로 나왔다.
"역시 세상이 달라도 전자록은 같구만. 음-!"
갑작스럽게 느낀 기척에 재빨리 총을 겨누는 시즈, 시즈는 뒤늦게 검은 우주복을 보며 입을 열었다. 그것은 상대쪽도 마찬가지였다.
"네놈은 누구지?"
"너는 누구지?"
잠시동안 서로 총구를 겨누던 두사람은 이내 서로에게 겨눈 총을 거두며 입을 열었다.
"아무래도 적은 아닌듯하군. 서로에게"
"그런듯 하군"
"일단 탈출해야할것 같은데 도와주지 않겠어?"
"할일이 있다."
"그걸 도와줄테니까 말이야"
"...."
아무말도 하지 않은 검은 우주복, 하지만 시즈는 멋대로 죽은 군인에게서 뺏은 총을 넘기며 말을 이었다.
"너 어딘가에 소속된것 같은데 거기에 좀 몸담게 해달라고. 아무래도 민간인으로 사는건 힘들것같으니까 말이야"
어로우즈 군인을 죽인 이상 이미 카탈론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사살 대상이 되었을 것이 분명했다. 그렇게 된 이상 눈 앞에 있는 사내를 도와 사내의 조직에 투신하는쪽이 나을것 같았다. 더구나 감이 말하고 있었다. 눈 앞에 있는 그를 돕는 쪽이 살 확률이 높다고.
"조직따윈 없다. 홀로 움직이는 것뿐"
"그런말 하지말고"
시즈는 그렇게 말하며 검은 우주복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처참하군..."
"이게 어로우즈의 방식인가!!"
왠지 격렬한 반응을 보이는 검은 우주복을 보며 의아해하는 시즈, 그로선 이보다 더 처참한 전장도 몇번이고 봐왔기에 이런 광경은 무덤덤해진 상황이었다. 그런 자신을 자각한 시즈는 한심스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자조했다.
'인간 실격이군 난'
"어로우즈 녀석들..."
"저건 오토마톤? 그것도 신형인가?"
공사용으로 오토마톤을 자주쓰기에 금방 알아챈 시즈는 모습을 드러낸 오토마톤을 보며 그 구조를 천천히 살폈다. 그 사이 검은 우주복은 권총을 난사하며 뛰쳐나갔다.
"잠깐 무리한 짓은..."
시즈가 뭐라 외치기 무섭게 그는 권총으로 적을 이쪽으로 유도한 후 뭔가를 던졌다. 그리고 잠시 후 일어나는 폭발- 오토마톤을 처리한 검은 우주복을 보며 시즈는 휘파람을 부르며 말했다.
"몸 놀림이 좋은걸. 저거 제대로 훈련 받은 녀석인데..."
"설마... 세츠나? ​세​츠​나​F​세​이​에​이​지​?​"​
"사지, 네가 왜 여기에?"
"그건 네가 할 말이라고. 네가 어째서 이곳에?"
"저기 지금 다정하게 말하고 있을떄가 아닌것 같은데?"
시즈는 어느새 다가온 오토마톤을 관절부 사격으로 박살낸 후 말했다. 아직도 오토마톤이 사람들을 찾아 학살하고 있는 상황. 이런곳에서 얼쩡거리기에는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았다.
"시즈씨? 설마 시즈씨도 카탈론?"
"틀려, 나도 너처럼 카탈론으로 의심받아서 도망쳐오는 중이다."
시즈는 능숙하게 탄창을 교환하며 아직 살아있는 오토마톤을 향해 마무리 사격을 날렸다. 너무나도 익숙한 총기사용에 사지는 시즈의 말을 믿을 수 없었으나 그런걸 따지기에는 상황이 너무 촉박했다.
"탈출한다?"
"장소는?"
"B-14구획"
"그곳이라면 이쪽으로 가는게 빨라"
사지와 세츠나는 시즈의 안내에 재빨리 발걸음을 옮겻다.

십수분 후-
"죽는 줄 알았다"
십수대에 달하느 오토마톤을 부수고 피하며 B-14구획까지 도달한 세츠나와 사지, 그리고 시즈는 거칠게 숨을 내쉬며 문을 닫고 문이 열리지 않도록 조작 한 후 전자록을 부쉈다.
"이걸로 일단 오토마톤은 못와 그보다 이 구획은 왜?"
"우주복을."
"우주복을?"
사지랑 시즈는 의아해하면서도 세츠나의 말에 따라 우주복을 입었다. 두사람이 우주복을 입는 것을 확인한 세츠나는 팔에서 무언가를 조작했다. 그리고 잠시후 열리는 우주쪽 해치- 해치가 열리기 무섭게 사지는 굳은 표정을 지었고 시즈는 조금 놀라며 휘파람을 불었다.
열린 해치에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반파된 MS. 4년전 연방에 의해 쓰러진 건담이라 불리는 기체였던 탓이었다.
"건담.... 설마!"
"이게 이쪽의 '건담'이란 녀석인가..."
"두사람은 여기서 대기하고 있도록"
그렇게 말 한후 건담에 올라타는 세츠나. 세츠나가 출발하자 사지는 어째서인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바닥에 주저앉았다. 시즈는 그런 사지를 보며 들리지 않을정도의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뭔가 저 '건담'하고는 사연이 있는건가..."
대기하고 있으라고는 하나 시즈로선 저 반파된 건담이 걱정 되었다. 보아하니 기본적인 수리만 겨우한듯 헸기 때문이었다.
"저 기체가지고 될려나... 큭!"
갑작스럽게 밀려들어오는 충격. 밖을 보니 파란MS가 해치앞에 부딪힌 탓인듯 했다.
"저건 리아르도... 아니 플래그인가?"
"시즈씨?"
"사지 잠깐 혼자 있어줘 보고 올테니까"
"시즈씨!"
사지의 외침을 무시한 채 플래그를 향해 뛰어오른 시즈는 반파된 플래그의 해치를 뜯어내 콕픽트를 보았다. 본디 MS파일럿인 탓일까? 아니면 이런 경험이 제법 있는 탓일까? 능숙하게 MS의 콕픽트를 해체한 시즈는 헬멧이 붉게 물들어 있는 파일럿의 시체를 볼 수 있었다. 잠시간 명복을 빌어준 후 죽은 파일럿의 시체를 기체 밖으로 던진 시즈는 재빨리 콕픽트를 살폈다. 아직 기체가 살아있는지 자신이 조작 가능한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어디어디... 기본적인 조작은 내가 있던 쪽과 비슷한가? 소년병 시절 탄 녀석과 비슷한 느낌이군."
에나하임에서 롤아웃 시킨 양산형 뉴건담도 몰아본적이 있는 그로선 전방위 카메라가 아닌게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름 익숙한 조작 계통이었기에 금방 적응 할 수 있을것 같았다.
"어디어디 추진은 여기고 무장은... 리니어건에 소닉 블레이드인가"
이걸로 충분할지는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었다. 있는 무장은 그 두개 뿐이었으니까.
"2년 만에 MS다-"
대충 조작계통을 파악한 시즈는 추진레버를 당기며 사지에게 외쳤다"
"기다리고 있으라고 사지! 곧 돌아올테니까"
플래그를 조작한 시즈는 재빨리 날아오르며 레이더를 살폈다. 부서진 해치 사이로 들어오는 빛이 거슬렸지만 그런걸 신경쓸 겨를과 필요는 없었다.
"저긴거?"
레이더를 확인한 시즈가 본 것은 두대의 기체에 농락당하고 있는 건담이었다.
"역시 그 상태론 건담이라도 무리라고"
어느새 양팔이 떨어지고 상대가 건담 엑시아를 향해 그 거대한 랜스를 박아넣으려는 순간- 시즈는 플래그의 추진속도를 최대치로 올렸다.

"큭!"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태양로는 무사하지만 엑시아는 이미 한계에 양팔마저 박살난 상황. 더구나 무장도 4년전 그때 그사건으로 제대로 보충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이 상황에서 여기까지 한것만으로도 선전이며 분투라고 할 수 있었다.
"이걸로 마지막이다!"
어로우즈 신형기의 돌진- 하지만 세츠나로선 더 이상 피할 여력도 없었다. 그렇게 이를 꽉 문 순간.
"잠깐 잠깐 잠깐!"
갑작스럽게 나타난 플래그가 어로우즈의 신형기를 밀쳐낸 것이었다. 신형기를 밀쳐낸 플래그는 그대로 제로거리에서 리니어건을 5발 정도 박은 뒤 소닉 블레이드를 리니어건을 박아넣은 곳에 박아넣었다.
"무... 무슨!!"
"저건 카탈론의?"
아무리 기습이라지만 이만한 공격을 하려면 상당한 실력의 파일럿이어야만 했다. 가령 전 대전의 에이스라던가 건담 마이스터급. 하지만 카탈론에 그러한 파일럿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었다.
"저 녀석!"
분통을 터트리며 카탈론의 플래그를 바라보는 그는 방금 전 부하를 격추시킨 그 플래그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을 금새 눈치 챌 수 있었다. 사실 당연하다면 당연한 이야기였다. 어로우즈의 신형기인 어헤드는 유사태양로, 통칭 타우드라이브라 불리는 기관에 의해서 에너지를 공급받고 또 기체를 보호받고 있었다. 그런 만큼 격추하려면 종래에 비해 많은 화력이 필요한데다가 방금 저 플래그는 영거리에서 리니어건을 몇번씩이나 박아넣은데다가 데미지를 입으 상태에서 무리하게 공격하기까지 했다.
한계까지 기체를 운용할 수 있을 정도의 기량을 지닌 파일럿이란 거지만 달리말하자면 바보짓을 했다는 말이기도 했다. 상대가 한명이라면 또 모를까 자신도 있는 상황. 더구나 건담의 경우엔 전혀 전력이 되지못했다. 그의 입장에서 보자면 손쉽게 처리할 수 있는 표적이 하나 더 생긴것 뿐이었다.
"3번기! 3번기! 쳇... 이래서 여자가 전장에 나오면"
본래 3번기의 루이스 할레비더러 마무리를 시킬 생각이었지만 여전히 응답이 없는 그녀를 보며 그는 생각을 바꿔 자신이 둘다 처리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소드를 꺼내든 그는 갑작스런 레이더의 반응에 기체조작을 멈추고 레이더를 보았다.
"뭐지 이 반응은? 크악!"
갑작스럽게 작렬한 충격. 그리고 암전되는 메인 카메라. 카메라가 암전되기전 그는 볼 수 있었다. 이쪽을 향해 포를 겨누고있던 또다른 '건담'을-

"저 건담은?"
퉁퉁퉁-
건담에 정신이 팔려있던 세츠나는 둔중하게 들려오는 소리에 카메라를 돌렸다. 익숙한 우주복이 엑시아의 콕픽트를 두들기며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시즈... 어째서?"
우주복에 있는 통신기 주파수를 맞춰 시즈에게 통신하는 세츠나. 세츠나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시즈는 그제서야 엑시아를 두드리는걸 멈추고 세츠나에게 대답했다.
"그 건담으론 아슬아슬해 보여서 말이야. 마침 근처에 플래그가 보이기에 사용했지."
"너 ​M​S​파​일​럿​이​었​나​.​"​
"그렇지 뭐- 그보다 동료가 없다더나 있잖아 저기 엄연히"
같은 건담 타입 기체. 자신이 있던 곳이라면 모를까 이곳에서 건담 타입의 MS를 운용하는 곳은 딱 하나 뿐이었다.
"솔레스탈 빙. 무력으로 전쟁근절을 목표로 하는 조직이라 했던가? 거창한 곳이구만"
새로이 나타난 건담이 자신들을 공격하던 신형기를 해치우고 이쪽을 향해 다가오자 시즈는 손을 흔들며 '건담'을 반겼다.
"건담!!!"
그 순간 가만히 있던 어로우즈의 남은 한명이 새로이 나타난 건담을 향해 돌진을 시작했다. 그 건담은 빔 바주카를 겨누며 그 신형기를 처리하려 했으나 갑작스럽게 끼어든 플래그에 의해 무산되었다.
"비켜!"
플래그를 박살내기 위해 랜스를 휘두르는 신형기, 하지만 그 랜스가 닿기도 전에 플래그가 폭발하며 신형기를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
"저건?"
"내가 설치한 함정이 제대로 작동했는걸. 사실 내리기전에 일정 시간뒤 자폭하도록 세팅해뒀지. 진로를 저 기체쪽으로 해두고 말이야"
"넌 대체 누구지. 너만한 파일럿이 이름조차 없을리는 없을텐데"
세츠나의 말에 시즈는 한탄에 가까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평범한 군인이야. 아직 전쟁에서 벗어나지 못한"

새로이 나타난 건담의 도움을 얻어 다시 B-14구획으로 돌아온 세츠나는 그대로 건담에서 내려 새로 나타난 건담에서 내린 사람을 마중했다.
"역시.. 티에리아 아데"
"오랜만이군 ​세​츠​나​.​F​.​세​이​에​이​"​
"저 건담은?"
"아, 세라비 건담... 버체를 대신할 새로운 힘이다"
"그런가."
"그보다 저쪽은?"
"평범한 전직 군인, 현직 기술자야"
"스파이일 가능성은?"
"현재까진 없다라고 봐도 무방하다"
"세츠나!"
갑작스런 사지의 외침에 놀라며 사지를 향해 고개를 돌리는 세사람. 이글거리는 눈동자와 분노가 가득한 표정으로 이쪽을 바라보는 사지는 아까 난리통에 시즈가 넘긴 권총을 이쪽에 겨누고 있었다.
"세츠나, 넌... 넌 5년전 무력 개입을 한 솔레스털 빙의 건담 조종사인거야?"
분노와 함께 뒤섞여있는 것은 당혹감과 절실함. 분명 세츠나가 부정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리라. 하지만 세츠나는 그런 사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덤덤히 말했다.
"그래. 5년전 무력개입을 시작한 건담 엑시아의 마이스터가 바로 나. 코드네임 세츠나 F. 세이에이다."
"너희가 한 무력개입때문에 모든게 바뀌었어... 세계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고, 누나는 너희에 대해서 조사하다가 살해당했고. 루이스는... 루이스는. 가족을 잃고 한쪽 손마저 잃었다고... 돌려줘, 바뀐걸 잃어버린걸 전부 돌려달라고!!"
탕-
한발의 총성이 B-14구획에 울려퍼졌다.

수시간 후
어로우즈 순찰함
"판파된 GN-XⅡ회수 완료. 파일럿 루이스 할레비에 대한 응급조치를 실시하겠습니다."
"아, 그래. 그리고 루이스 할레비기체로부터 영상을 가져와 분석을 시작해."
"네-!"
경례와 함께 사라진 부하를 보며 순찰함의 함장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평화를 위해 독립치안유지부대 어로우즈에 전속했지만 대부분 들어오는 명령은 반란분자의 '토벌'명령... 기본적으로 사람끼리 말이 통한다고 보는 그로선 상부의 명령이었지만 탐탁지 않았다. 대화로 항복시켜도 될 것이건만 문답무용으로 토벌이라니.
"하지만 일단 중요한건 그게 아닌가..."
휘하의 부하가 보낸 마지막 통신을 떠올리던 그는 버튼을 누르며 부하가 보낸 영상을 재생했다. 거기서 보이는 것은 반파된 '건담과 4년전엔 볼수 없었던 새로운 건담
그리고 현재까지도 '건담'이란 이름의 모빌 슈츠를 운용하는 곳은 오로지 한곳뿐이었다.
"솔레스털 빙인가... 폭풍이 몰아칠듯하군"
함장의 이름은 템 레이. 전 연방군 장교이자 현 어로우즈 순찰대의 일원이었다.

"여기가 ​플​톨​레​마​이​오​스​.​.​.​"​
"오랜만이야 세츠나"
"여 오랜만"
"이안, 랏세, 펠트, 밀레니아... 모두 무사했던건가."
"그때 죽은 리히티와 크리스티나는 제외하고 말이지..."
순간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중 두명을 제외한 표정은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4년전, 타우 드라이브, 유사태양로를 탑재한 신기체들의 습격으로 건담들은 대파되고 플톨레마이오스는 중파, 그리고 소중한 동료 두명을 잃었었다.
"아아, 간만에 재회인데 너무 침울하면 안되지. 새로운 동료도 있으니까"
"새로운 동료?"
"처음 뵙겠습니다. 파라 시스이라고 합니다."
랏세를 대신해 화기 관제석에 앉아있던 소녀가 일어나서 세츠나를 향해 인사했다. 함의 분위기와 달르게 너무나도 활달한 소녀의 모습에 세츠나와 시즈는 자신들도 모르게 멍한 표정으로 파라에게 맞 인사를 했다.
"새로운 건담 마이스터도 있지만. 현재는 독자적으로 임무 수행중이라서 말이야"
"새로운 건담 마이스터?"
"지난 4년간 이런저런 일이 많았거든"
이안 바스티는 함내 모니터중 하나를 격납고 쪽을 비추게 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기존에 솔레스털 빙에서 보유하고있는 건담과는 다른 형태의 건담. 아니, 애초에 사상적 설계부터가 틀린 건담이었다.
"저건 Ex-S잖아. 저게 왜 여기에..."
자신도 모르게 기체의 이름을 내 뱉는 시즈, 그제서야 시즈의 존재를 눈치챈 이안은 세츠나를 향해 물었다.
"세츠나 뒤의 사람은?"
"시즈 델피아..."
"시즈 브레아. 시즈 델피아스는 가명이야."
"뭐 편하게 시즈군이라고 불러도 될려나?"
"상관없어"
"시즈군, 저 기체를 알고 있나?"
이안의 질문에 시즈는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무의식적이라지만 이미 저 기체의 이름을 내뱉은 이상 말하는것이 예의였다.
"형식번호 MSA-0011 Ext. Ex-S건담. 준 사이코뮤 병기 실험 및 파츠 교환을 통한 다목적 전황대응을 목적으로 한 건담계획의 일환으로 에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만들어진 건담이야. 에이어즈 공방전에서 료우 녀석이 부숴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남아있었을 줄은... 설마 예비기인가?"
"에너하임 일렉트로닉스? 에이어즈 공방전? 준 사이코뮤? 무슨 말인거지?"
모를 단어들의 나열에 의아한 세츠나가 되물었으나 시즈는 묵묵부답으로 기묘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안 바스티를 바라보았다. 이안 바스티는 시즈를 바라보더니 이내 한숨을 내쉬며 입을 열었다.
"너도 파라나 가로드 처럼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인가?"
"뭐, 다른 세계?"
이안의 말에 놀라는 세츠나. 그도 그럴것이 이안이 꺼낸 말이 너무나도 뜬금 없는 탓이었다. 하지만 세츠나와 그 말을 들은 시즈 말고는 누구도 동요하지 않았다. 다만 티에리아만이 안경을 고쳐쓰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 뿐이었다.
"실은 4년전, 연방의 공격을 피해 막 목성에 도착한 우리들은 숨을 곳을 찾던 중 한 위성에서 기묘한 것을 발견했었다. 저 Ex-S를 비롯한, 우리세계의 기술과는 다른 기술로 만들어진 몇기의 건담 타입 MS와 다른 MS의 잔해, 그리고 설비였지. 그 설비를 조사하던중 현재 또 다른 건담 마이스터인 가로드 란과 파라 시스과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지. 이 기체들이 '다른 세계'로 부터 흘러들어온 기체며 그 두사람이 그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이란걸 말이야."
"그런 일이 있었군..."
"잠깐, 파라 시스가 다른 세계에서 온 사람? 설마..."
묘한 기대와 열망에 부푼 시즈. 하지만 티에리아의 입에서 뱉어진 말은 그 기대를 산산조각 내는 말이었다.
"미안하지만 너하고는 세계가 다른듯하다. 가로드 란은 자신이 몰고있는 건담과 일부 파편밖에 몰랐거든."
"그런가..."
자신 말고도 이쪽으로 넘어 온 사람이 있을거라 기대했건만 이렇게 깨지자 왠지 허탈한 기분이 드는 시즈였다. 하지만 아쉽게도 허탈해 하고 있을 여유는 없었다.
"시즈는 저쪽 세계에서 어떤 사람이었지?"
"아아, 콜로니 마할 출신의 소년병 파일럿이었어. 한때 시마 부대에 있다가 애너하임 일렉트로닉스의 시험기 파일럿으로 일하기도 했고 후에는 연방의 군인이 되어 지온과 싸우기도 했지"
이안의 말에 순순히 대답하는 시즈,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온 것을 알고 있는 이상. 그리고 의탁할만한곳이 이곳 밖에 없는 이상 거짓을 말할 이유같은건 없었다.
"파일럿인가... 그럼 저 기체도 조종할 수 있겠어?"
Ex-S건담을 확대하며 말하는 이안 바스티의 말에 시즈는 고개를 끄덕였다. 기본적으로 실험기 작동여부나 성능테스트를 담당하는 시험기 파일럿인 관계로 에너하임 일렉트로닉스에서 들은것도 많았고 어떠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제법 들을 수 있었다. 최소한도로 이 자리에 있는 누구보다고 저 기체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었다.
"가능해."
"그럼 톨레미팀의 건담 마이스터로서 활동해 줄 수 있겠어?"
"건담 ​마​이​스​터​인​가​.​.​.​"​
생각은 그렇게 길지 않았다. 지난 십수년간 그가 살아온 방식은 단 하나. 그것은 이미 결정사항이었다.

"사지 크로스로드"
홀로있던 사지는 갑작스럽게 문이 열리며 들려오는 음성에 고개를 들어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세​츠​나​.​F​.​세​이​에​이​.​ 5년전 자신의 집 옆에 살고 있던 소년이자 솔레스털 빙의 건담 마이스터. 그리고 이 세계를 바꿔버린 남자.
"..."
"왜 날 쏘지 않았지?"
"널 쏘면 나도 똑같은 인간이 되버릴 뿐이니까"
목소리에 담긴 은은한 적의-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어제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세츠나는 그의 운명을 나락 가까이로 떨어뜨린 셈이니까 말이다. 여기 있는 사지 크로스로드도 4년전 그라함 에이커와 같은 솔레스털 빙의 무력개입에 의해 운명이 뒤바뀐 사람이란 것이었다. 그것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세츠나 날 왜 여기로 데려온거지?"
"그곳에 그대로 있었으면 카탈론으로 몰려 사살당했을게 분명하니까."
"나는 카탈론이 아니야!"
"하지만 어로우즈에 있어선 알바아니지"
"...."
그건 확실히 그랬다. 분명 그랬을 가능성이 높았다. 자신이 친하게 지낸 선배가 카탈론의 첩자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조사도 없이 그대로 고중력지대로 보내버린 어로우즈였다. 실제로 카탈론에 의해 그곳이 공격당한 이상 카탈론의 첩자로 몰려 처형당할 확률이 높았다.
"사지, 적당한 곳에 도착하면 내려줄게. 그때까진 가만히 있어줘."
"세츠나, 한가지만 물어볼게."
"뭐지?"
"너희들이 한 무력개입으로 인해 탄생한 이 세계를 어떻게 생각해?"
사지의 질문에 세츠나는 씁슬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묘하게 회한이 담긴듯한 말이었다.
"이 세계는 우리들에 의해서 비틀리고 어로우즈라는 '악'을 만들어버렸다. 그러니까 우리는 그 책임을 져야만 해."
"어떤 방법으로?"
"어로우즈를 부순다."
굳은 세츠나의 결의를 보며 사지는 아무말도 할 수 없었다.

단하나의 목적을 위해...

그것을 위해 갑자기 건담x건담OO라는 크로스를 쓰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솔로스탈 빙이란 이름을 벗겨주는것!

오로지 그것 하나를 ​위​하​여​.​.​.​(​어​이​)​

여담이지만 오리캐이자 '일단'은 주인공인 시즈군은 나름 어릴적부터 전장에서 구른 청년입니다.

0083시절부터 고생이 많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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