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은 어느 겨울의 기적
새하얀 세계 그곳은 눈으로 뒤덮여있었고 눈보라가 휘감아 영상매체로는 환상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하지만 콰앙 하는 굉음이 울리며 보는 사람들의 소름을 돋게 할 정도의 사악함이 느껴지는 검은 빛의 기둥이 내려꽂히며 주변의 눈보라조차 밀어내 순간적으로 태풍의 눈과 같이 눈보라가 범접 못하는 공간이 만들어졌다.
"릴리!"
비명과도 같은 외침이 그 공간에 울린다.
그 공간에 펼쳐진 것은 널부러진 순백의 소녀... 아니 이제는 붉게 물든 흰 소녀와 검은 소녀였다.
하얀 드레스는 피로 물들고 이곳저곳이 찢어져 깨끗했을거라 생각되는 상처투성이의 피부가 들어나있었다.
그 옆의 긴 흑발을 큰 리본 두개를 써서 두갈래로 묶어내린 마찬가지로 너덜너덜한 검은 드레스를 입은 소녀가뛰어가지만 그 사이로 검은 구체가 떨어져 폭발한다.
"읏!"
소녀는 폭발을 피해 뒤로 뛰어 피해를 면했지만 폭발의 충격은 새하얀 소녀를 밀어냈다.
그 작은 몸은 눈 위를 굴러 붉은 흔적을 남긴다.
"리..릴리!"
검은 소녀는 슬픈듯 하얀 소녀를 보지만 바로 고개를 들며 그곳에 있는 것을 노려본다.
검은 갑옷을 입고 재미있다는 듯한 얼굴로 소녀들을 내려보는 늙은 노인... 그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듯 그 머리의 양 옆에는 두개의 뿔이 하늘을 찌를듯이 솟아있었다.
"이것이 이 시대 최강의 마법소녀인가!"
만족스러운듯 웃는 그의 갑옷은 일부가 깨져있고 그의 입가에는 피가 흘러내려 그 자신의 수염을 더럽히고 있었다.
"어서 일어나라! 짐의 흥을 돋구어라! 릴리여! 루나여!"
그 말에 검은 소녀가 앵두같은 입술을 일그러트린다.
"이 미치광이 마왕! 너가 릴리를...!"
소녀의 주변에 검은 마력의 빛이 하나 둘 나타나며 그것을 긴 창의 형태로 날아가 노인을 몸을 노린다.
마력의 창은 노인에게 닿지 못하고 그의 앞에 생겨난 막에 막혀 소멸된다. 그것을 보며 노인은 실망스러움을 감추지 않는 얼굴로 고개를 젓는다.
"이번 시대도 글렀군..."
그 말과 함께 그가 손을 들자 그 손 위로 검은 구체가 생겨나곤 그가 손을 휘둘러 내리자 검은 마력의 기둥이 검은 소녀를 향해 내리꽂힌다.
이어지는 굉음과 찢어지는듯한 소녀의 비명 소리... 솟아오른 눈들이 다시 가라앉으며 보이는 것은 쓰러진 검은 소녀와 그 위에 덮어진 붉게 물든 흰 소녀였다.
"리...릴리? 릴리 왜..."
검은 소녀가 떨리는 목소리로 울먹이며 의문을 토하지만 흰 소녀는 곤란한듯한 미소를 지으며 검은 소녀의 얼굴을 떨리는 손으로 천천히 쓰다듬어내린다.
"미...안 루나.. 나.. 먼저 가서.. 태성씨랑..기다릴게..미안하지만... 내 딸... 유미...부탁할게..."
그 말이 끝나며 흰 소녀의 몸에서부터 하얀 빛이 흘러나와 검은 소녀의 몸으로 깃들어져갔다.
그리고 그것은 흔히 이야기에서 말하는 기적의 시작이였다.
마법소녀 루나, 전설의 마왕을 물리치다. 크게 인터넷과 신문, TV등 통신매체에 내걸린 문구...
그것은 오랜 공포의 시대가 끝났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