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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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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 4화


"어 음.. 잘 못들은것 같은데 다시한번 말해줄래?"

하하. 방금 말도 안되는걸 들은것 같은데, 내 귀가 잘못된거라고 믿고 싶다.

"... 못들은척 하기에요?"

"아..아니 그런게 아니라 말이야.. 음.. 그러니까 아무리 남자모델이 펑크났다고 해도 모델 경험도 없는 아마추어한테 그렇게 덥썩 맡겨도 되는 일이야?"

"경험이 없다뇨. 이렇게 확실히 증거자료도 있는데"

그렇게 말하며 아야세는 가지고온 자그마한 손가방에서 (여자 가방 브랜드 따위 내가 알리가 없잖아) 사진 세장을 꺼냈다. 그리고 보여주는 그 사진은 아마 대회 당시의 내 코스프레 사진. 그것도 겁나 진지한 표정으로 개똥폼을 잡고 있는걸 보니 스테이지에 올라가 있을때 촬영된 사진같다.

"확실히 오빠 외모는 평범하지만, 그럭저럭 사진빨은 잘 받는거 같으니까요"

"평범해서 미안하네.."

별 생각없이 말한 말에, 아야세는 실수했다는듯, 양손을 앞으로 내밀고 좌우로 흔들며

"아,아니 그런 뜻은 아니에요 오빠. 기분나빠 하지 마세요"

만약 키리노라면 '그래도 자각은 있으니 다행이네 재수~' 같은 말을 ​했​겠​지​만​, ​

아야세의 이 순수하게 실수했다는 표정을 보니 조금 장난이 치고 싶었다.

애초에 내가 평범하게 생겼다는 것도 알고 있고, 아무생각없이 한말이었지만 말이야

"아냐 아냐, 아야세 말이 맞아. 누구 처럼 그렇게 외모가 뛰어난게 아니라 말이지~"

내가 살짝 비꼬며 키리노를 보고 눈이 마주치자, 키리노는 뭔가 복잡한 표정을 짓었다.(마치 화를 내야할지 좋아 해야할지 고민하는듯한 표정이었다) 그러고 키리노가 뭔가 뭐라고 말해야 할지 고민하는듯 하고 있으니, 약간 식은땀을 흘리며 '하하..' 하고 웃으며 지켜보던 아야세는, 뭔가 깨달았다는듯 '아!' 하더니 나에게 말했다.

"그러고 보니, 오빠랑 키리노는 정말 안닮은거 같아요. 밖에 나가면 가족이라고 못알아채지 않아요?"

그러자 키리노는 기분나쁜듯이

"뭐야 아야세, 내가 이런거랑 같이 밖에 나간다는거야?"

"응? 아니 가족끼리 외출하는건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어머님이던 아버님이던 가끔은 같이 나갈거 아니야? 외식할때라던가"

그러자 키리노는 들릴듯 말듯한 목소리로 "아차.." 라고 말하더니 이내

"뭐 그, 그런거라면 물론 있지, 아야세도 참~"

도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당황해 하는거냐 넌..

뭐 전에 이런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아야세는 키리노의 친우니까 말이야.

"확실히, 저번에는 연인으로 오해받기도 했었지"

"네!?"

"무...뭘 말하는거야!"

아야세는 과도하게 놀라고, 키리노는 얼굴이 빨개지더니 역정했다.

오히려 그 반응에 놀란 나는

"에? 아니 뭐 우리남매가 안닮은거야 하루이틀 일도 아니고.. 그냥 그런적도 있었다고"

"헤에.."

"......"

뭔가 신기한듯 바라보는 아야세를 두고, 갑자기 생각났는데 ​말​이​야​. ​

"그러고 보니, 남매 치고는 닮은 구석이 단 하나도 없긴 하네"

뭐랄까, 우월한 유전자는 키리노 녀석이 다 가져간거 같다. 나쁜녀석.

그러자 키리노는 평소의 장난치는 얼굴로 말했다.

"설마, 피가 안이어진 남매라던가? 나 옛날에 입양됬거나 한거 아니야~?"

여러분, 에로게임을 자주하면 이렇게 됩니다. 조심하세요.

키리노는 아침드라마에서 나올듯한 말을 일부러 하는건지, 아니면 뇌가 에로게임화 되서 그런 극단적인 생각밖에 할 수 없는건지, 어이가 없는 말을 했다.

아무리 친구의 친구 식으로 세칸 건너면 모든 사람이 친구라고 해도, 확률상 말이 되냐.

"그런 일은 절대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키리노 녀석이 태어나던 날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뭐 기억력이 나쁜것 치고는 그렇게 선명하게 기억나는 것도 몇개 없을 것이다.

빨려들어갈듯 맑고 파란 하늘이 있던날, 집에 있는데 그 냉정한 아버지가 평소보다 유난히 시퍼래진 얼굴로 나를 병원에 데려갔고, 신생아실에 있는 원숭이 같이 쭈글쭈글한 키리노를 보고 '저렇게 작은데도 생명이라는게 신기하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어머니는 나의 손을 잡으며 "쿄우스케, 오빠가 되었구나, 동생을 잘 부탁한다" 라고 말했던 것까지 기억이 난다.

그렇게 잠시 추억에 잠겨 있었는데ㅡ

키리노가 냅따 내 무릎을 걷어찼다.

​"​고​오​오​오​오​오​오​옥​!​?​"​

뭔가 요즘 타격횟수는 줄었는데 완전 의외성 강한 공격만 들어온다!?

완전히 방심하고 있을때만 공격이 들어온다 이녀석아!?

내가 역시나 무릎을 부여잡고 뒹굴고 있으니, 키리노는

"뭐뭐뭐뭐뭐뭘 마,말하는거야! 재수없어! 여동생이 태,태어날때까지 기,,기억하고 있다니 뭐 어떻게 되먹은 ​ㅅ​.​.​시​스​콘​이​야​!​?​ 태어날때↗ 부터 ​시​스​콘​인​거​야​!​!​?​"​

얼굴에 살색이 안보일 정도로 얼굴이 빨개진 키리노는 삑사리까지 내며 역정하고 있었다.

음.. 아무래도 자기 태어났을때 이야기는 터부인것 같다. 그리고 다 말하고 나서 자기가 삑사리 냈다는 것을 인식했는지, 한층 더 얼굴이 빨개지더니, 고대로 전력질주로 ​뛰​어​가​버​렸​다​. ​

지금 저 속도라면, 리아 녀석도 분명 이길게 확실할 정도로 빨랐다.

데미지에서 어느정도 회복되서 앉아있는 나에게, 아야세는 이 이상 상쾌할 수 없다는 얼굴로 극상의 천사 미소를 보이며 말했다.

"그럼 내일 수업 끝나자 마자 회사에서 차가 마중갈거에요"

"내일이라고!?"

너무 갑작스럽잖아! 적어도 마음의 안정을 취할 시간은 줘야 할거 아니야!

그러자 아야세는 울것같은 얼굴에서 작은 목소리로 (장담하건데 100% 연기다.)

"설마.. 한번 약속을 했는데 취소하거나 그러지는 않겠죠?"

크윽.. 확실히 하겠다고는 했지만, 그것보다도 연기가 확실한대도 아야세한테는 못당하겠다.

"아 뭐 그렇다고 쳐도.. 마중나온다니? 설마 학교까지 차가 온다고?"

"네 그날은 1분 1초가 급하니까요. 오빠도 다른일 하지말고 바로 나오셔야 되요"

그리고 아야세는 소악마처럼 씨익 웃더니

"뭣하면 OO엔터테이먼트 라고 큼지막하게 써져있는 차를 보내드릴까요?"

"아니요 제발 아무거나 타고 가겠습니다."

그냥 적당히 아는사람이라고 둘러대고 차를 타는 수밖에 없겠다.

​O​O​엔​터​테​이​먼​트​라​닠​ㅋ​ㅋ​ㅋ​ 내 학교생활이 아수라장이 되는건 시간문제가 분명하다.

"그럼 내일, 다시봐요!"

콧노래까지 흥얼거리며 살짝 뛰어가는 아야세를, 어느샌가 나 혼자 남은 공원 벤치에 무릎을 부여잡고 앉아있는 나를 다시한번 곱씹어보니, 정말로 처량한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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