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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우스케는 코스튬 플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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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 2화


그렇게 평소보다 20분은 일찍 등교하여, 키리노를 제외하고 내가 처음 본 인물은

"여어, 코우사카!"

부활동인지, 아침일찍부터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있는, 축구부의 재수없는 미남녀석이었다.

"왠일로 이렇게 일찍 왔냐? 응? 우와, 표정 왜 그러냐?"

내가 얼굴을 약간 찡그리고 있으니, 남자는 장난스럽게 놀라는척 하며 물어왔다.

나보다 살짝 큰 키에, 쿨한 성격에 내가 봐도 미남인 이 녀석은 아카기 ​코​우​헤​이​. ​

뭐 충분히 친구라도 부를 수 있는 녀석이고, 악연도 꽤나 길다.

단점이 있다면 심각한 시스콘. 나로서는 그렇게 여동생을 좋아하는게 공감이 가지 않는다. 이녀석은 여동생을 '천사' 라고 부른다고.

"상쾌한 이 아침에 처음으로 보는 얼굴이 너라서 그런다."

"그러냐? 근데 있지, 우리 세나가 말이야~"

이녀석의 시스콘력(力)을 눈치챈 이래, 만날때마다 나도 반 장난식으로 불쾌감을 표시하면 이녀석도 상처받는 척 했던게 암묵의 룰.

하지만 이녀석도 이제 지겨운건지, 아니면 시스콘력(力)이 더 강해져서 어찌되도 좋은건지, 무시하고 여동생 이야기를 또 시작했다.

근데 들었어? '우리 세나' 라고? 세상에.. 잠시 내가 '우리 키리노' 라고 말하는 장면을 잠시 상상했지만, 곧 그만뒀다.

"어제 우리 세나랑 같이 영화보러 갔다가 오는길에 서점에 들렀는데, 재밌는걸 발견했거든"

이녀석의 여동생 자랑을 들으면서 여러가지 알게 된게 있는데, 이 남매는 일주일에 한번, 둘이서 영화를 보러 간다.

게다가 세나도 그리 오빠가 싫지 않은듯 하다. 둘이 영화를 보러 간다던가, 폭주했을때 오빠 목소리를 들려주면 풀린다던가,

화났을때 '우리 오빠한테 이를거야!' 라고 한다던가..

"너, 잡지모델 했더라?"

"......"

생각보다 빠르게 지인이 알게됬다. 솔직히 그때 아야세가 검은 밴을 타고 온것만으로 해도 이미 어느정도 이럴거라 예상은 했었지만..

다 까발려졌으면 아닌 척 해도 의미없고.. 쿨한 아카기 녀석이 눈앞에 있으니 그런지, 쿨한척 하는것도 나쁘지 않겠네

"뭐 어쩌다보니."

"사실 이름이 없어서 긴가민가 했었는데"

"그걸 먼저 말해야지!"

아.. 쿨한척 하다 손해봤다. 내가 머리를 쥐어잡고 있으니, 아카기는 뭐 대수롭지 않은 일이라는듯 쿨한 미소를 지으며 (이 부분이 짜증나는 녀석이다.)

"뭐 우리 세나가 가지고 있어서 지금은 없는데, 그 노란머리 여자애가 여동생이었냐? 더럽게 안닮았던데, 난 당연히 그 검은머리 여자애가 여동생인줄 알았다고."

애초에 컨셉도 그렇게 찍은거긴 하지만 ​말​이​야​. ​

이어서 아카기는 "뭐 우리 세나가 더 미인이지만" 을 덧붙였다.

분명 세나는 미인이고, 가슴도 크지만 말이야. 절대로. 절대로 객관적으로 보자면 키리노랑 아야세가 위다.

그러고 보니 아카기 녀석은 키리노 녀석을 처음 보는군.

"뭐 평범한 나랑은 다르게 동생님은 우수해서 말이지"

내가 자조섞인 말투로 말하자, 어지간하면 화를 내지 않는 아카기 녀석이, 진노한 표정과 음색으로 멱살이라도 잡을 박력으로 말했다.

"어디가 평범하다는 거냐! 여동생이랑 잡지 모델이라니! 나라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다고!! 이 만화주인공 같은놈이!!"

"그, 그러냐;;"

당장이라도 죽일 듯한 기세에 눌려 한걸음 뒤로 물러나니, 아카기 녀석은 다시 망상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우리 세나랑 잡지 모델!! 촬영하는 김에 세나랑 하악하악!"

재수없게 양팔로 자신의 어깨를 감쌈으며 기분나쁜 시스콘 오라를 풍기는 녀석을 가만히 내비두고, 나는 교실로 올라갔다.

평소와 달라진 '변화' 를 제일 처음 느낀것은 역시나 키리노 녀석 때문이었고, 두번째로는ㅡ

"꺅! 이쪽봤어!"

"생각보다 평범하네.."

"아냐 아냐 올백하면 되게 멋져!"

점심시간이 되자, 네다섯명의 여자들이 교실 밖에서 꺅꺅대고 있었다.

무슨일이라도 생겼나? 하고 점심용의 빵을 하나 먹다가, 주위를 둘러보니 교실 남학생들의 찌릿한 시선이 나에게 꽃히고 있었다.

'에, 설마-'

첫번째 빵의 마지막 조각을 씹어 넘기며, 이거 나때문? 이라고 생각하고 있자, 주위에서 "오오..!" 하는 남학생들의 환호소리가 들려왔다.

"저..저기!"

"?"

고개를 돌려보니, 밖에 서있었던 여학생들 중에, 조그마한 몸집에 포니테일로 머리를 묶고 있는 여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실내화의 색깔을 보건데 2학년, 즉 나보다 한살 연하다. 그러더니 그 여학생은, 들고있던 물건을 나에게 건너면서

"바, 받아주세요!"

"오,오우"

난데없는 이벤트에 당황하며 ​받​아​들​자 ​

...왁스?

고개를 갸웃 하고 있자, 다른 여학생들이 교실을 구경하느라 살짝 열려있는 문이 시원스럽게 드르륵- 하고 열리고

​"​쿠​,​쿠​로​네​코​!​?​"​

쿠로네코가 들어왔다. 쿠로네코는 담담하게 마치 자신의 교실인것처럼 성큼성큼 걸어오더니, 나의 손목을 붙잡고 아무말 없이 밖으로 끌고갔다.

이 익숙하지 않고 불편한 장소에서 벗어나게 되서 어찌됬던 다행이야! 하면서 같이 밖으로 나가는데, 뒤에서는 남학생들의 욕들이 들려왔다. 나도 뭔지 모르겠다고..

쿠로네코에게 손목을 붙잡힌 상태로 이동한 장소는, 내가 쿠로네코에게 상담을 한 장소, 쿠로네코가 나에게 '저주'를 건 장소, 학교건물 뒤의 벤치가 있는 곳이었다.

"고마워 쿠로네코. 덕분에 벗어날 수 있었어."

아마 무슨 일이 있어 지나가다가, 곤란해 하는 나를 도와줄 목적이었을거다. 솔직하게 감사를 표했는데 쿠로네코는 어깨를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쿠로네코?"

"당신이란 남자는!!"

"에? 왜, 왜그래?"

​"​.​.​.​.​.​.​.​.​.​.​.​.​.​.​.​.​.​.​.​.​.​.​.​.​.​.​.​ 하아.."

쿠로네코는 화를 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반응에 따라가지 못해서, 당황해 있으니, 쿠로네코는 크게 한숨을 쉬더니

"뭐 됐어, 인기없는 선배는, 갑작스런 이 상황에 대해 이해한걸까?"

"짐작가는게 없는건 아니지만.."

아마.. 그 잡지 때문이겠지. 뭐라고 해도 젊은층 사람들에게 모델이라는건 충분히 자극적인 것이다.

그것이 촬영기술이나, 조명, 화장, 의상으로 인해 뻥튀기 되서 실물과 전혀 다르다고 하다고 말이야.

뭐 몇일 안갈거라는건 확실하지만, 지금은 주목을 받고 있다는 거다. 하나 걸리는게 있다면, 어제 나온 잡지를 하루밖에 안지났는데 학교에 이미 정보가 나왔다는 정도일까,

그러고 있자, 쿠로네코가 어디에 보관하고 있었는지, 문제의 잡지를 꺼냈다. 키리노와 내가 연인처럼 다정하게 팔짱 끼고있는 표지가 있는 잡지.

"너도 샀었냐.."

"틀려"

"응? 그럼?"

그럼 어디에서 났다는거냐, 하고 의문을 표하자 쿠로네코는 분하다는 표정으로 이까지 뿌득이며

"....그 스위트녀의 친구가 집으로 보냈어."

"에?"

"받자마자, 그 이기적인 여자한테 전화해서 물으니, 뭐라고 한줄 알아? '키리노의 친구분이니 드릴게요' 라니, 뻔히 속셈이 보이는 주제에...!"

그 스위트녀의 친구, 이기적인 여자 라는건 분명히 아야세에 대한 것이다. 근데 전화라니, 너희 번호는 언제 교환한거야?

"메루루 이벤트회장에서 끝나고 돌아가면서, 오해는 하지 말아줘, 그 여자쪽에서 먼저 부탁한거니까"

아마 아야세는 쿠로네코에 대해서 엄청 껄끄럽게 생각할게 분명하다. 오타쿠 혐오라던가, 저번에 아야세와 말싸움을 했다는 것이라던가, 그런데 아야세가 먼저 번호교환을 요청했다니..

"...그래서? 인기없는 선배가, 하루아침에 인기인이 된 기분은 어때?"

"뭐 기분이라고 해도... 얼마 안가서 관심 뚝 떨어질거야."

​"​.​.​.​그​래​.​.​.​"​

뭐 키리노 녀석이 저러는 것도 몇일 못가서 질릴게 ​분​명​하​니​까​. ​

"그 스위트녀 쪽은, 어때?"

내 표정을 읽었는지, 쿠로네코가 예리한걸 ​질​문​해​왔​다​. ​

"뭐랄까.. 그쪽도 좀 이상하긴 한데 말이야"

뭐 쿠로네코는 사람 보살피기 좋아하고, 나와 키리노도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상담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오늘 일을 전부 말하고, 덤으로 촬영때 있었던 질투건도 같이 이야기를 했다. 키리노가 죄책감을 가지는것 같다고.

"하아.. 슬슬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응?"

평소보다도 한숨이 많은 쿠로네코는, 또다시 알수없는 소리를 하더니 

"오늘은 이만 가볼게" 하더니 뒤도 안돌아보고 돌아갔다.

벤치에 혼자 앉은 상태의 나는, 머릿속에서 잔뜩 물음표 기호를 띄우며 남은 빵을 우걱우걱 먹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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