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꿈 이후 2화
아야세와 카나코가 사라진 후 (생각해보니 브리짓도 같이 사라졌구나)
나는 그냥 정처없이, 그저 앞으로 걸었다고 생각했지만, 어느샌가 아까 카나코가 말한 맑은 샘에 도착했다. 중간에 선녀들이 꺄르륵 웃으며 즐겁게 대화하는 소리가 들리니까, 여기가 맞겠지.
절대 딱히 선녀가 목욕하는걸 훔쳐보려고 온건 아니라고. 진짜야. 진짜라니까. 뭐… 그래도 온김에 구경좀 해볼까.
나는 수풀 사이에 엎드린 채로 엉금엉금 기어서 가장 좋은 포인트라고 생각되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양손으로 수풀을 헤쳐서 보니
"꺄~ 너 진짜 피부 하나는 진짜 좋다~ 하아하아… 어, 어때 이왕 이렇게 된거 내 여동생 하지 않을래?"
"…너, 내가 너보다 연상인거 잊은거 아니니? 빗치균이 드디어 뇌까지 좀먹은 걸까"
"후훗, 쿠로네코양도 저번엔 '그 스윗트녀는 대체 뭘 먹길래 그런 몸뚱아리가…' 라고 하지 않으셨나요?"
……………………
아름다운 선녀 셋이 목욕을 하고 있었다.
하아, 분명 꿈이라는걸 알았을때 눈치챘어야 한건데. 나올 인물이라고는 뻔했구만.
아니 뭐… 분명 아름다운 선녀인건 맞는데, 하나는 여동생이니까 노카운트라고. 응? 여동생의 알몸? 어렸을때 봤으니 괜찮아. 진짜야.
키리노는 쿠로네코의 뒤에서 한손으론 자기의 머리카락을, 다른 한손으로는 쿠로네코의 머릿칼을 만지작거리면서 '칫…' 라고 중얼거리고 있었고, 그 앞에서 쿠로네코는 얼굴을 붉힌채 살짝 눈을 감고 독설을 뱉고 있었다.
그리고 사오리는 그 둘의 앞에서 태어난 본연의 모습으로 (설마 뱅글뱅글 안경을 끼고 태어나진 않았겠지) 우아하게 앉아서 둘을 관찰중이었다.
……아쉽게도, 꿈이라 그런지 안개가 가득한 샘에서는 마치 DVD로 발매되기 전 TV방영 애니메이션의 목욕씬처럼 중요부위만 안개가 잔뜩 껴있다고! 이게 말이나 되는 일이야!?
"그리고 키리노양도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녀석 생긴건 귀여우니까' 라면서 칭찬하시고 말이에요"
완전체 모드의 사오리는 입을 가리면서 우아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사오리는 서로가 서로를 칭찬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서 완전체 사오리 특유의 공기를 훈훈하게 만드는 스킬을 사용했지만
"시끄러워. 가슴성인"
"닥치세요. 가슴괴물"
"!!?"
순간 찌릿- 하는 시선과 함께 키리노와 쿠로네코는 마치 약속이나 한듯 사오리에게 말했다.
"너, 너무해요…! 저도 이렇게 되고 싶어서 이런건… 게다가 이 장신, 저한테는 컴플렉스라구요!"
안경이 없어서 그런지, 청순 모드의 사오리는 울먹이면서 말했지만
"아라, 저 거인녀가 재미있는걸 말해주는데. 어떻게 생각해 빗치?"
"글쎄, 분명히 저번에 자기 입으로 자기 가슴에 프라이드 높다는걸 말했던거 같은데. …그리고 빗치라고 하지마 똥고양이"
쿠로네코와 키리노는 서로 등을 마주댄채, 후후후… 큭큭큭… 하는 어디를 어떻게 봐도 악당으로 보이는 웃음소리를 내면서 사오리를 매도했다.
뭐, 목욕하면서 안경을 들고 갔을리도 없을테니, 저 성격의 사오리는 당하는 수밖에 없을듯 하구만.
"후하하하하하하!! 네놈들. 이 몸을 그런 시선으로 보고 있었을 줄이야! 전쟁이다!"
하지만 사오리는 어디서 꺼냈는지, 새까만 선그라스를 끼고 벌떡 일어나 (안개가 갑자기 증가했다!?) 그렇게 외치고 있었다.
저번 사오리의 집에 처음 놀러갔을때 봤었던 그 선그라스다. 안경 종류에 따라 인격의 스위치가 바뀌는건 꿈에서도 여전한가보군.
"바라던 바야 이 가슴성인! 현직 모델의 위력을 얕보지 말라구!"
"오늘이야 말로 끝장을 내주겠어. 당신, 평소에 마음에 안들었으니까. 그러니까 가슴이"
그 후 갸- 갸- 하면서 선녀 셋이 물속에서 싸우기 시작했다.
'그냥 선녀옷이나 훔쳐가자…'
수풀 너머로 마구 날아오는 물에 몸이 젖으면서 앞으로 슬금슬금 기어가니, 커다란 바위위에 선녀옷이 보였다.
아니 근데, 왜 물이 따뜻해? 그럼 샘이 아니라 온천이잖아? 꿈이라 그런지 설정도 개판이구만!
꿈의 부조리함에 투덜거리면서 (절대 안개 꼇다고 화내는거는 아니야)
나는 일단 어느옷이 누구의 옷인가를 파악하려고 했다.
아무리 꿈이라고 해도 여동생의 옷을 훔쳐서 여동생이랑 결혼하는 전개는 피하고 싶거든.
'이건 뭐라고 해야할까…'
분명히 선녀옷이 세벌이긴 한데…
왼쪽에 있는 선녀옷은 뭔가 조그마한 메루루 스티커가 잔뜩 붙여있고, 중앙에 있는 선녀옷은 무려 초록색 체크무늬… 에다가 뱅글뱅글 안경까지 올려져 있었다.
'그럼 오른쪽에 있는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보니, 오른쪽에는 하얀색 프릴과, 주변에 하얀색 역십자가 그려져 있는 검은색 선녀옷이 있었다.
그리고 그 옷 위에는 검은색 고양이귀 머리띠와 양쪽에 빨간 꽃이 달려있는 머리띠. 왜 두개나 있는거냐.
'이녀석들 진짜 알기 쉽구만… 내 꿈이라 그런건가?'
뭐, 아무리 꿈이라고 해도 여자친구를 선택하는게 당연하지 않겠어?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엎드려 숙인채로 쿠로네코의 선녀옷에 가까이 가려고 무릎을 옮겼다.
뽀작-
"응?"
갑자기 내 무릎에서 나는 소리에 고개를 숙여서 보니 왠지 노골적으로 깔려있는 나뭇가지를 무릎으로 밟아 부러지는 소리였다.
"누구야 거기!"
훼엥-
고개를 숙이는 순간, 깜짝 놀라는 듯한 키리노와 목소리가 완전 동시에 들려왔다.
그리고 순간 바람을 가르는 듯한 소리에 뭔가 하고 다시 고개를 들어보니
"뭐,뭐야!?"
내 바로 앞에 있는 나무에 날카로운 칼이 박혀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칼을 높이 든채 귀여운 웃음을 짓고 있는 브리짓,이 아니라 알파 오메가의 피규어였다.
"히,힉!"
뭐야 이거!? 수리검!? 수리검이야!? 아니, 진짜 칼이면 몰라도 칼을 들고 있는 피규어를 투척해서 나무에 박힌다고!? 눈깔대전 하고 있는 닌자만화에서도 이건 못하겠다!
"누군진 몰라도 간이 배밖으로 나왔나 보네. 찢어서 개의 먹이로 줘야겠어"
당황하고 있는것도 잠시, 이어서 들리는 쿠로네코의 흉흉한 묘사에 나는 눈앞에 있는 쿠로네코의 선녀옷(…)을 들고, 냅다 달리기 시작했다.
갑자기 액션물이 되버린 꿈에 (결과에 따라서 공포물이 될수도 있겠군) 꿈속에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면서 살짝 뒤를 보자, 자신의 옷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바위 뒤에서 당황해 하고 있는 쿠로네코와 재밌다는 얼굴로 구경하고 있는 사오리, 그리고…
"잡히면 가만 안둬!!"
언제 입었는지 메루루 스티커가 잔뜩 붙여져 있는 선녀옷을 입고 뛰어오는 키리노가 보였다.
어,어이어이어이어이어이!
아무리 꿈속이어도 내가 저녀석한테 달리기로 이길수 있을리가 없잖아!
제길, 무슨 방법을 찾지 않으면…
그런 생각을 하면서 뛰는 도중에도 키리노 녀석은 오히려 나의 꿈속이라 그런지 더욱 빠른 스피드로 다가왔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키리노의 실력이 이정도란 건가!?
남자와 여자의 신체차이가 무색할 정도로, 키리노는 순식간에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까지 좁혀왔다.
이대로라면 잡힌다! 키리노한테 잡힌다고!
왠지 이대로 잡히면, 싸구려 괴담처럼 꿈에서 영원히 깨어나지 못할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꿈속에서 거기까지 생각한것도 놀랍지만, 놀라고 있을 여유도 없다고!
그리고 나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듯한 기분을 느끼면서 되는대로 아무렇게나 지껄였다.
"저,저저기 왠 여동생 에로게임이!"
"핫, 어디!? 끼약!!"
키리노의 비명에 내가 다 깜짝놀라 뛰면서 뒤를 돌아보자 (쫓기고 있는데 멈출 엄두는 나지 않았다) 발을 잘못 디뎠는지 화려하게 넘어진 키리노는 뭔가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옆에 있던 연못에 빠졌다.
"현실에서도 이럴것 같다는게 오빠로서 참 기분이 묘하다 동생아…"
물도 별로 깊어보이지 않고, 키리노는 수영도 잘하기에 밖에서 기다리도록 했다.
뭔가 연못 아래에서 뽀글뽀글 하면서 기포가 올라오는 것은 보였는데, 10초가 지나고 체감으로 20초 정도가 지나도 키리노가 올라오지 않자 꿈속인데도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키리노…?"
"키리노. 키리노!"
당황한 내가 허겁지겁 연못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막탄을 터트린듯 먼지인지, 아니면 단순한 연기인지 뭉게뭉게 하는 소리와 함께
"음… 에헴! 반가워요 나무꾼씨~ 헤헤. 에… 저는 산신령님이에요~~"
뭔가 연극용 소품인게 뻔히 보이는 긴 흰수염을 노골적으로 쓰다듬으면서, 연못의 정중앙에 하얀 도포를 입은 마나미가 나타났다.
"이번엔 너냐…"
이젠 이꿈, 깨고 싶어…
왜 꿈속에서 까지 정신적으로 피로해야 되는거야!?
"사,산신령님한테 너라니 이 얼마나 당돌한 나무꾼인가!"
마나미는 정말 연기를 하듯, 가슴에 손을 얹고 과장되게 놀라는듯 하더니
"흠흠. 하지만 이 산의 산신령님은 무척이나 착한 분이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아아, 그러냐… 그럼 이 이상한 꿈에서 좀 깨워주지 않을래"
"걱정말아요 나무꾼씨~ 이제 금방, 조금만 있으면 꿈에서 깨어날에요~"
"그렇다면 다행이네. 그럼 그때까지 그냥 서있으면 되냐?"
"후후후~"
뭔가 마나미는 이상한 노인을 연기하는듯한 웃음소리를 내더니, 한손으로 긴 흰수염을 만지작 거리면서 말했다.
"물론 이 문제를 해결해야 꿈에서 깨어난답니다~"
그러면서 펑! 하는 맥빠지는 소리와 함께, 마나미의 왼쪽에서 자고있는 듯한 키리노가 나타났다.
"자자~ 나무꾼씨가 빠트린 여동…"
"아. 패스"
"………네?"
"괜찮으니까. 패스"
뭔가 마나미는 입을 쩍 벌린채로 당황해 하더니
"에잇 에잇. 패스는 없어요! 정말~ 쿄우도 조금은 진지하게 받아들이란 말이야~"
"아,아팟! 아프니까 이상한 막대기로 머리 때리지마!"
꿈속인데 왜 아픈거야!?
"아니 잠깐, 쿄우? 지금의 마나미는 나를 알고 있다는 설정이야?"
"무, 무슨 말인지 산신령님은 모르겠어요~"
"………"
마나미는 식은땀을 흘리고 노골적으로 휘파람을 불면서 먼쪽을 바라봤지만 뭐, 아무렴 어때. 곧 꿈에서 깰텐데.
"흠흠. 그럼 다시! 나무꾼씨가 빠트린 여동생은 이쪽 여동생입니까? 아니면~"
다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마나미의 오른쪽에서 나타난건
"!!?"
흑발의 키리노였다.
아니, 원래 키리노는 흑발이지만 말이야? 중학교에 올라가더니 그 귀한 흑발을 노란색으로 염색하더니 지금까지 그 염색을 유지하고 있다고?
그거야 뭐 모델일을 하면서 노란색 머리가 더 사진을 잘 받는다던가 하는 이유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엄~~청나게 반대라구? 그거야 키리노는 청순하지 않기에 청순한 긴 흑발 소녀 카테고리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그래도 흑발이 더 좋은건 당연하다고!
어렸을적의 키리노의 모습은 기억하지만, 성장한 지금의 모습 그대로 머리카락만 다시 흑발로 돌아온 키리노의 모습은 엄청나게 신선했다.
그러고 보니, 이거 꿈이잖아? 나의 망상력은 이정도였나…
"으,으음…"
자연의 이치대로라면 당연히 흑발의 키리노를 선택해야겠지만! 괜히 지금의 키리노가 없어질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고, 뭔가가 걸리는 기분이 드는데…
이 이야기, 이대로 끝나는 거였나? 기억이 잘 안난다.
"그럼 오른…"
"잠깐!! 당신은 지금 뭐하고 있는거야!?"
말을 자르며 등장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어디서 구해왔는지 쿠로네코는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채로 뛰어오고 있었다.
"앗, 저기 싯코쿠가 (국어책읽기)"
"흥, 내가 그런 거짓말 따위에 꺄악!!"
안속는듯 했지만 미련이 남는지 아주 살짝 뒤를 돌아본 쿠로네코는 아까 키리노가 넘어진 포인트에 (정확히 나무뿌리가 다리를 걸게 위치해있다) 걸려서 풍덩! 하는 소리와 함께 연못에 빠졌다.
"…이 경우는 어떻게 해?"
"하하하…"
나의 질문에 잠깐 당황해 하면서 헛웃음을 짓던 마나미가 손가락을 들어 공중에서 돌리니, 펑! 하는 소리와 함께 키리노가 사라지더니ㅡ
"자자~ 나무꾼씨가 빠트린건 이쪽의…"
"어이!? 내 여동생은!? 내 여동생은 어디갔냐!?"
아무리 내가 패스라고 했어도 스킵은 안되지 마나미!!
"아,알고 있어~ 순번이 바뀌었을 뿐이니까 나무꾼씨는 걱정마시길!"
"그, 그러냐…"
"정말! 자꾸 흐름 끊을거에요 나무꾼씨!?"
"죄송함다…"
뭔가 화를 내는 마나미에게 사과를 하자, 마나미는 흠흠! 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잡는듯 하더니, 다시 허공에 손가락을 휘두르면서 말했다. 그러자 아까처럼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잠든듯, 눈을 감고 평소의 퀸 오브 나이트메어 코스프레를 한 쿠로네코가 나타났다.
"나무꾼씨가 빠트린건 이쪽의 쿠로네코씨야? 아니면~"
마나미가 다시 손가락을 흔들자, 이번에는 반대쪽에서 저번 바다에서 본 하얀 원피스를 입고 있는 쿠로네코가 나타났다.
"이쪽의 시로네코씨야? 잘 선택해야되 쿄우~"
"으음…"
아까부터 선택하라고 해도 말이야… 선택이란게, 의미가 있는건가? 나는 잠시동안 생각을 하다가-
"결정했어"
"응응. 그럼 어느쪽?"
"양쪽 다다"
"…응?"
"양쪽 다다. 쿠로네코도, 시로네코도 어느쪽도 포기할 수 없어"
뭐, 생각해볼것도 없는 문제였다. 지금 내가 좋아하는 연인을, 나를 좋아해주는 연인을, 아무리 꿈속이라고 해도, 아무리 같은 모습이라고 해도 한쪽을 포기한다는건, 좀 아니지 않아?
응? 아까 키리노? 아니 그건 흑발이… 흠흠. 뭐, 꿈속이니까 뒤죽박죽으로 설정이 뒤집힌건 어쩔 수 없지 않겠어? 그거로 봐주라 좀.
"흥흥. 역시 쿄우는 그렇게 선택했구나. 쿄우라면, 어느 한쪽을 버리는것 따위는 못하지?"
"뭐, 그렇지"
나의 대답에 마나미는 보는 쪽이 기분이 편안해 지는 인자한 미소를 지으면서 다시 허공에 손가락을 휘둘렀다.
그러자 다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마나미의 양쪽에 있던 쿠로네코와 시로네코는 내 옆에서 나타났다.
"당신…"
"오빠…"
푸,푸학! 오, 오빠라니! 아니 그거야 시로네코는 바다에 놀러갔을 때의 이미지니까, 그때처럼 오빠라고 날 놀리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니지만!
"우하하하하! 결국엔 내가 이겼다고!"
나는 양팔에 쿠로네코와 시로네코를 안은채 그런 영문없는 소리를 지껄였다.
"아 그러고 보니, 꿈에서는 언재 깨?"
"우응? 이제 곧이야~"
그런 대답을 하며 마나미는 수염을 만지작 거리더니
"아 맞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나무꾼씨에게는 상이 있어요~"
"응? 상?"
그리고 쿠로네코의 시로네코의 옆쪽으로 펑! 하는 맥빠지는 소리가 나더니
"에잇, 오래비!"
"매니져!"
"어이~ 둔감남!"
"오오. 쿄우스케씨~"
"후후후… 지금 뭐하고 계셨나요 오빠…"
키리노와 브리짓. 그리고 카나코,사오리, 게다가 아야세 까지 나타났다.
"그럼 이만~ 산신령일도 바뻐서, 나는 이만 가볼게 쿄우~"
그러더니 마나미는 수염을 쓰다듬는 채로, 무슨 소환진에 들어가는 소환수처럼 연못 아래로 스르륵 내려가기 시작했다.
"자, 잠깐만! 마나미!"
"어느 한쪽을 버리지 못하는 쿄우라면, 괜찮겠지?"
…
……
………
…………
……………
………………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째각째각.
"헉, 헉, 헉…"
째각째각.
나는 온몸이 축축할 정도로 땀을 흘린채 침대에서 일어났다.
정적속에서 평소보다 크게 들리는 시계 초침소리를 들으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이미 시간은 한낮이었다.
"……샤워나 하자"
아야세에게 일종의 교육(……)을 받은 후, 그 이후로 왠지 악몽을 자주 꾸긴 했지만, 이번처럼 악몽인지 아닌지 긴가민가한 꿈은 처음이었다.
비명을 지르면서 사우나를 한듯 땀을 흘린채 일어났으니 악몽이 맞겠지만… 일단, 샤워나 하는게 좋을것 같다.
나는 그대로 1층으로 내려가 가볍게 샤워를 하면서 중얼거렸다.
"정말 무슨 꿈이 이러냐……"
가볍게 개꿈이라고 생각해도 되겠지만, 샤워를 하면서도 그 생생한 꿈이 잊혀지지가 않았다.
샤워를 끝마친후, 내 방으로 돌아와서 의무적으로 핸드폰을 확인하니 '새로운 문자메시지 1건' 이 올라와 있었다.
[드디어, 드디어 마스케라 3기 제작이 결정됬어]
-쿠로네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