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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시스

ぶらしす


원작 |

역자 | 淸風

제 8화 “아아, 신년의 나날” - 3학기 (2)


“후우~, 잘 먹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한입도 안 먹은 사람의 입에서 흘러나온 말이 이거다.
적어도 잃을 가능성이 있는 혈액을 보충할 수 있는 걸 먹으라고.

“아니~오늘은 코피 안 흘리고 끝났어.”

에비나가 우리의 식사 중에 코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건 자주 있는 일이다.


사이카의 도시락에 있는 반찬을 젓가락으로 건네받았을 때.
사이카가 내 뺨에 붙어있던 밥풀을 집었을 때.
사이카와 내가 별 의미 없는 대화를 하며 웃고 있었을 때.


뭐어, 알곤 있었지만 이런 일들 뿐이다.



그래도 코피를 안 흘리긴 하지만, 요란하게 반응하는 건 사이카가 얽혔을 때만은 아니다.


사키가 도시락의 반찬을 내 도시락에서 집을 때.
사키의 도시락에서 내가 반찬을 집을 때.
사키와 별 의미 없는 대화가 시작되었을 때.


뭐가 에비나의 심금을 울리는 건지, 이런 느낌이 드는 상황에는 흥미진진한 듯이 몸을 내민다.
근데, 우리들 멀쩡한 일 안하네!


“그래도 에비나, 꽤 자주 코피 흘리는데 쌩쌩하네.”
“그보다 잘도 매번 그렇게까지 가네. 어떻게 하면 혼자 코피 흘릴 수 있는거니?”

당연한 의문이다.

“에? 못 흘려?”

부당한 대답이다.

“……흐르니?”

부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넘겼다.
잠깐, 나한테 넘기는 거야?

“까다로운 이야기나 넘기고선…….”
“아니, 만화 같은 데선 그런 건 남자 쪽 역할이라고 생각하는데…….”
“코피 낼 정도라니, 어지간하지 않다고.”

여기선 에비나를 봐야 한다.
뭐니뭐니해도 실존하는 예니까.

“음―, 이런 건 남녀 상관 없다고 생각하는데―.”

아니, 그런 별 상관없는 인증은 필요없어.

“저기, 하치만.”

뭐야? 사키가 이상한데 흥미를 가져 버린 건가?

“코피가 나올 만한 생각 해 봐.”
“억지 부리지 마!”
“남자잖아? 나 보고싶어.”

음―……코피가 나올만한 일…….
진짠가? 이 상황에서 생각하기 쉬운 건…….
사키밖에 없네……사이카론 이래저래 돌아올 수 없게 될 것 같고…….

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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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치만…….”
“사, 사키…….”

사키는 자신의 옷에 손을 얹는다.


‘Armor Cast off.’


에? 뭐야 이 효과음.


팟!


사키는 윗옷을 벗어 던지고 경장이 되어───

“쉭!”

맹렬한 속도로 내 눈앞에──

팍!

“으악?!”

──그대로 내 얼굴을 향해 정면 충돌!

“으……윽…….”

그대로 나는 코피를 내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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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하​치​마​…​…​.​”​

……응?

“하치만!”
“히키타니 군, 괜찮아? 제대로 야한 생각 했어?”
“하치만, 어떤 거 생각한 거려나?”


​“​…​…​…​…​…​…​…​…​…​…​사​키​야​…​…​…​…​…​…​…​…​…​…​.​”​

코피 수준이 아냐.
눈깔까지 날아가 버릴 수준이었다고.

“뻥치지 마! 뭔가 얼굴 새파랬다고! 그런 쓸데없는 배려 안 해도 되니까!”
“하치만, 자, 주스! 주스 마셔!”


어쨌거나 이렇다. 내 머리는 아직 분홍빛 사춘기 모드를 처리할 수 없는 거다.
좋은 상황까지 간대도 과거의 경험이 기억을, 아니 망상을 날조한다.


“아하하, 뭐, 슬슬 시간도 적당하고, 교실로 돌아가자.”
“응. 정리 마치고 우리도 갈게.”



뭐,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무사해서 다행이다.
어떻게든 생명은 지켰다고.



“그런데 실제론, 내가 널 상상하고 코피 내면 어떨거야?”
“그야 질색하겠지.”

그렇죠~.
역자의 말:
 오랜만의 브라시스입니다.
 자, 힘차게 갑니다!

 ……그나저나, 저런 식으로 코피 흘리는 상상을 하다니……예상도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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