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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

역자 | 淸風

제 5화 “꼬리별” (2)


8월 8일


생일을 잊어버리는 건 만화 같은 데선 자주 있는 설정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겐 그게 전혀 들어맞지 않는다. 내 이름이 그걸 나타내고 있으니까.
매일 이날에는 그냥 용돈을 받고 끝, 이라는게 내 인생의 정석이었다.
……‘었어’인 거다. 올해는 조금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우리는 지금 패키지 여행 버스로 산골 여관을 향하고 있어.


테니스부 시합이 끝나고 3학년인 사이카가 은퇴하게 됐다.
그 타이밍에 우리 부모님이 여행을 제안한 거다.
바다와 산, 어느쪽이 괜찮은지 이야기를 꺼냈을 땐 ‘자택’을 고를 뻔 했지만, 참고 산이라 대답했다.
이유는 리얼충들이 모이는 건 바다라고 생각했으니까. 기본적으로 사람이 많은 건 서투르다.
평소의 5인조에 사키의 남동생과 여동생들을 더해 자그마치 7명.
사람 수만 보면 내가 여기 끼어있는게 신기할 정도다.

뭐어……이제와선 별 의미 없나. 나 같은 사람도 익숙해 지긴 하는 법이고.


날짜가 오늘, 8월 8일인 건 내 생일 선물인 걸까.
확실히 올해가 고교생활 마지막이기도 하니, 내게 친구나 애인이 생긴데 대한 축하인 것도 같다.
그런 자그만 기대를 걸고 물어봤는데, 단순히 사키와 사이카를 생각한 거란 대답이 돌아왔다.
어이, 나한테 배려하라고.

“뭐―뭐―, 아버지도 어머니도 분명 삐줍이인 거야.
 잘 됐어, 오빠. 이건 유전이었던 모양인데?”

저주받은 일족이냐 우리는.
코마치만이 히키가야 집안의 유일한 양심이다. ​세​계​제​일​로​귀​엽​다​고​―​.​


……………
…………
………
……



여관에 도착해서 짐을 놓는다.
근처에는 강이 있고, 캠프 키트도 대여해주고 있다.
희망하면 조리 키트도 빌릴 수 있다. 덧붙여서 식량비 등은 패키지 비용에 포함되어 있으니 문제 없다.
여관 안에서 온천에 들어가는 것도 좋고, 강에서 물놀이를 하는 것도 좋다니, 꽤 제법이다.
작년의 임간학교 봉사활동에는 수영복을 가져가지 않았었으니, 올해는 물놀이를 즐기는 것도 나쁘지 않고……

라고 말할거라고 생각했어?
수영복 같은 거 가져올 리 없잖아―! 귀찮아아!

“에―? 이상한 눈, 수영복 안 가지고 왔어?”
“괜찮아, 나 사이카 오빠랑 놀래―.”

시끄러 꼬맹이들. 그리고 사이카는 안 줄거니까!
“둘 다, 자갈이 많으니까 너무 뛰어놀면 안된다?
 하치만, 우선은 우리끼리 식사 준비 하자?”


과연 사이카, 천사다.
또 우리의 공동작업이구나!
에? 여친? 아까부터 기막혀하는 눈으로 날 보고 있다고.


“오늘의 너는, 주위에 응석 받아줘야 할만한 상대밖에 없네.”
“이렇게 되면 오빠는 땡땡이 치거나 구석에 박혀있거나 하진 못한다구요―.”
“시끄러, 적어도 사키랑 타이시는 해당 안되니까.”
“어, 어라?! 너무함다 형님!”


여관과 캠프장소인 강가는 굉장히 가깝다.
강가에 도착하자 꼬맹이들은 바로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뛰쳐나간다.
저쪽은 코마치와 타이시에게 맡겨두고, 연장조들은 밥 준비라도 할까.

밥을 하는 법은 일반적인 반합을 렌탈하든지, 대나무통을 고를 수 있다. 우리들은 대나무를 골랐다.
대나무통으로 밥을 하는 건 굉장히 재밌고 쉬운 거다.
씻은 밥을 물과 함께 대나무통에 넣고, 알루미늄 호일을 뚜껑으로 삼아 불에 찔러넣을 뿐.
중간에 화력 조정이 필요하다곤 해도, 정말 편하다. 꺼낸 대나무를 쪼개면 그릇도 되고.
이런 착실한 작업순서를 따라 불에 넣은 대나무를 멍하니 바라보는 건 꽤나 재밌다.
……이렇게 생각하는 걸 알면, 코마치 등이 질릴 건 틀림 없다.




“어라? 사키사키!
 그렇단 소린……아! 히키타니랑 토츠카도!”
“에……?”
“어라? 에비나다.”


……뭣?!
에, 에비나?! 왜 여기에?!

“설마 여기서 히키타니랑 만날 줄은 몰랐어.”
“우효―, 초 우연이네?”

뒤에서 나타난 건 얼짱 대표 하야마와 토베.
추가로 뒤에 미우라의 모습도 확인.

“너희들도 패키지로 왔어?
 뭐―, 확실히 잘 짜인한 패키지였고.”

진짜냐고……겁나 싼 여행 패키지에 눈길을 줬다가 예정이 박살나는 결말이야?!
너희 리얼충들은 바다에 가는 게 상식이잖아?! 분위기 읽으라고오오!!

……………
…………
………
……


역자의 말:
 최근에는 알루미늄이 치매의 원인 중 하나라는 이야기도 있으니, 착한 어린이들은 저 조리 순서를 따라하지 말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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