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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시스

ぶらしす


원작 |

역자 | 淸風

제 5화 “꼬리별” (3)


점심 뒤


예상치 못한 내방자의 등장에 아이들은 놀이 상대를 얻은 모양이야.
사이카도 아이들의 고리에 끼어있지만, 나와 하치만은 수영복을 안 가져왔어.

헤엄치는 거 귀찮고.


내가 생각해도 정말 색기가 부족하다 싶지만……
이제와서 하치만에게 보여주느라 수영복을 준비하는 것도, 그, 부끄럽고.
뭐어, 지금은 우리 말고도 사람이 늘어 버렸기도 하니, 잘 된 걸지도 모르겠어.

하치만이랑 함께 강에 발을 담근 아이들을 바라봐.
아아……왠지 ‘가족’이란 느낌이 드네~.
일부 유치한 녀석들이 섞여있지만…….
사이카는 그렇다 치고, 토베와 미우라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건……왠지 묘한 그림이야.


“두 사람 다, 안녕.”
“……하야만가.”
“너희, 넷이 다야? ​유​이​가​하​마​랑​…​…​그​리​고​ 둘 정도 더 있었던 것 같은데…….”

그리 잘 본건 아니니까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이 녀석들 그룹엔 사람이 더 있었던 기분이 들어.
하치만과 다르게 나는 별로 주위를 살펴보지 않으니까.

“아아, 유이는 유키노시타 쪽에 갔어.
 야마토랑 오오오카는 아직 각 부에 시합이 남아있어.
 축구부는 이미 끝났으니까 이번엔 나랑 토베가 온 거야.”

아, 솔직히 그런 정보는 필요 없었는데.

“그 소린 그 녀석들이 동아리 은퇴하면 다시 또 어디 간단 소리야?
 너희들 진짜 대단하네…….”
“하치만이 무정한 것 뿐이잖아.
 체력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가끔은 사이카의 테니스에 어울려 주라고.”

학원 관계로 횟수는 줄었지만, 아직 사이카는 테니스 스쿨에 다니고 있어.
가끔은 운동해 줬으면 한다고. 그 정도라면 나도 어울려 줄 거고.

“하하, 히나한테서도 둘 이야기는 자주 듣고 있어.”
“왜 우리 이야기 같은게 화제에 오르는 거야……부탁하니까 입 닫게 해줘.”

정말로.
반 안에서라면 상대해 줄 테니까 밖에 들고 나가지 말아줘.

“유이도 요즘은 꽤 기운차. 너희가 들러붙었는데도 말야, 하하하.”
“안 어울리는 조크나 하곤.
 뭐, 너희의 환경이 안 바뀐 덕이기도 한 거 아냐?”


아아, 이 녀석도 유이가하마의 마음은 알고 있었던 건가.
……그야 그런가. 이 녀석 만큼 감이 좋은 녀석이라면 바로 깨닫겠지. 빤히 보이기도 하고.
하치만 본인조차 깨달았었고.


“수학여행 때 이야기야?”
“아, 알았었어?”
“아아, 의뢰내용부터 고백까지 전부 들었어.
 뭐, 사랑 고백이라면 내가 좀 더 빨리 받았지만.”
“아, 잠깐, 그만둬!”

예상대로 당황하는 하치만.
……흐흥.

그리고 기막힌 듯한 표정을 짓는 하야마.
뭐, 지금까지의 이미지랑은 꽤 거리가 먼 모습이었을 거고.
밖에서 보기만 했을 땐 모르는 부분도 있는 거라고.


“뭐, 뭐어, 그 직후의 상황은 마음에 남았었어……
 너희가 도와준 모양인데…….”
“어이 너, 말 신경 쓰라고.”
“네가 다려온 팀원한테 쓸데없이 먹이 주지 마…….”


“우, 우부부, ​우​부​부​부​부​(​愚​腐​腐​腐​腐​)​…​…​.​”​

뒤에서 에비나가 이상한 미소를 띄우고 있다.
점점 이 녀석이 없는 세계로 떠나는 타이밍을 잡고 ​싶​은​데​…​…​슬​프​게​도​.​

​“​뭔​가​…​…​미​안​해​…​…​.​”​
“……앗차, 안되지 안되지.
 여기에 있는 넷은 그때의 정보를 알고 있는 거네. 토츠카도지?”
“아아, 기본적으로 너희한테 영향 없을 거야.”
“그거 말인데…….”

에비나는 조금 말을 단락지어 말했다.


“슬슬 그때 있었던 일을 터뜨려 볼까 하고 있어.”
“뭐?! 히, 히나?!”
“미안해 하야토 군, 나, 제멋대로라서.
 예전엔 이런 자신이 싫었지만, 지금 반이 되어서
 사키사키랑 이야기하게 된 뒤에, 히키타니네를 보곤 그렇게 정했어.”


하아, 사가미도 그렇고, 이 녀석도 그렇고……변하는 녀석들은 확 변하는구나.
그리고 사키사키라고 하지 마.


“……봉사부 활동은 어디까지나 돕는 것 뿐이야. 그 뒤에 어떻게 굴러가든 자기 책임이라고.”
“뭐, 하치만은 하치만대로 제멋대로인 녀석이니, 그쪽도 멋대로 하는게 딱 좋은 거 아냐?””
“넌 쓸데없이 한 마디 많아! 내 주위에선 네가 제일 제멋대로라고! 그것도 나한테만!”


하치만은 자신에게 거짓말을 하고 있었어.
자신에게 있어 주위의 사람과, 그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 그리고 행동 양식.
상반되는 자신의 감정에, 생각에, 고민했어.

그래서 말한 거야.


“우리는 그냥 고등학생이라고. 허세 부려봐야 별거 못해.”
“맞아 맞아, 적당히면 되잖아. 할 수 있는 것만 하면 돼.
 그러는 동안 이것저것 할 수 있게 된다고. 어른같은 건 어쩌다 보면 되는 거니까.”


거 봐라, 하야마의 얼굴이 원래대로 못 돌아가게 됐잖아.

“후후, 그치? 하야마 군. 이 둘 이상하지?”
“……아아, 하지만 히키가야가 한 게…….”
“쓸데없인 안 돼. 제대로 내게 고민할 시간, 생각할 시간을 줬는 걸.”



그런건 아냐. 우리들도 ‘그냥 고등학생’이야. 특별한 부분은 아무데도 없어.
우연히 애들을 돌보는 환경이었고, 우연히 브라콤과 시스콤이었던, 그냥 그것 뿐인 고등학생.
우연히 외톨이고, 우연히 남과 어울리는데 서툴렀지만……
그래서 남을 대할 때 브레이크를 못잡다 보니 터무니없는 걸 저질러 버리곤 하지만.
정말로, 우연히 ‘부모 같은 역할을 맡은 단순한 애’라고, 우리는.



“오빠, 아직 안 들어와―?”
​“​그​―​러​―​니​―​까​―​,​ 나 수영복 없다니까!”


강 쪽에서 하치만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
나를 안 부르고 하치만을 부르다니……왠지 열받아.


“하치만, 잠깐 괜찮아? 서서 등 향해줘.”
“응? 왜? 벌레라도 붙었어?”


스윽 일어나서 등을 향해.
그리고 몸을 젖혀 등을 보려고 하곤……그리고 깨달아.

“엑?!”

이미 늦었어!
나는 들어올린 발을 그대로 찍어내려!
파각!
“……샥!”
​“​아​아​아​아​아​아​아​아​앗​?​!​”​


텀벙!

“아, 드디어 이상한 눈 왔다―.”
“공격―!”


적당히 상대 해 주라고!

강에 있던 미우라와 토베는 입을 떡 벌리고 있어.
괜찮아, 과시해 주겠다고. 우리들의 관계를. 흐흥.

강 안에서 시달리고 있을 하치만에게서 등을 돌려.
이게……돌이킬 수 없는 실수였어.


물컹!

“꺅?! 뭐……?!”

어느샌가 일어났던 하치만이 갑자기 뒤에서 가슴을 움켜줬어.
이, 이런 데서……앗, 당했다! 이건 양동작전이야!

“……읏!”
“우와, ​아​아​아​아​아​아​아​아​?​!​”​


뒤에서 껴안긴 채로 나를 길동무로 강에 뛰어들었어.
다, 당했어―!

텀벙―!!



“이, 둘 이상하……지?”
“아, 아아…….”


……………
…………
………
……



햇빛을 받으며 옷이 마르는 걸 기다리다 보니 꽤 시간이 지났어.
저쪽 그룹은 아까 여관에 돌아갔어.

​이​야​…​…​지​쳤​어​…​…​.​
하치만네랑 함께가 아니었다면, 이야기 같은 건 전혀 못했을지도 몰라.

……지친 건 거의 하치만 탓이지만.

“사키, 하치만, 옷은 이제 괜찮아?”
“아아, 이 계절은 나무에 가려도 충분히 뜨거우니까.”
“여관에 돌아가면 갈아입을 옷도 있고.”

그래도 뭐어, 오늘은 이 녀석의 생일에 여행을 온 거기도 하고, 즐기자.
정말로, 이 녀석이랑 함께 하면 오르막도 있고 내리막도 있다니까.
칠전팔기라거나, 칠난팔고라는 건가?
“오빠―.”
“이쪽, 정리 끝났슴다.”

캠핑 뒷정리를 마치고, 동생들이 돌아왔어.

“아아, 그럼 돌아갈까?”
“이상한 눈, 어부바 해줘.”
“타이시한테 부탁해.”
“뿌―.”


흐응…….


“하치만.”
“응? 왜?”
“업어줘.”
“타이시……는 아무래도 무린가…….”

무리라니 뭐야, 난 그렇게 안 무겁다고.

“봐, 하치만. 사키를 강에 빠트리기도 했으니 그 쯤은 해 줘.”
“에에―……떠밀린 건 내 쪽인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제대로 업어줬어.
오르막도 내리막도 있으면, 너한테 업히면 되잖아.
네가 지치면, 어깨쯤은 빌려 줄테니까.



“응? 너 여동생한테 질투?”
“시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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