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이변 1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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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지금부터 2000년 전의 이야기다.
사실 그 당시의 일들을 기억해야할 가이아란 이름의 이 커다란 하얀 개도, 이제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억이 나는건 그저 자신의 주인인 여자는 매우 친절하고, 매우 부드러운 손을 가졌다는 것. 그리고 인간이 아니라는 것 정도다.
그때에는 자세히 몰랐지만 아무래도 자신의 첫 주인은, 그 주인의 동포들과는 다른 성질의 돌연변이였던것 같다.
흡혈귀인 주제에 사람의 피를 마시지도 않고, 사람을 헤치지도 않고 그저 사람의 안에 섞여 마치 사람처럼 조용히 지냈으니까.
흡혈귀는 완전한 불로불사다.
상처가 나지도 않고, 죽지도 않고, 죽일수도 없다.
그렇다면 먹을 필요도 없다. 물론 어느정도 허기를 느끼기도 하겠지만, 그것이 신체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
그럼 그 괴물인 '카인의 후예'를 '흡혈귀'라고 부르는 이유는 뭘까?
흡혈행위의 시작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동물이 불을 무서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이야기다. 어떻게 발생했을지 모를 처음의 카인의 후예들은 불로불사인 자신들의 유일한 약점이 '같은 흡혈귀의 피'라는 것을 알았다. 그저 이론이나 설명같은것 없이 본능적으로 그것이 위험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두려웠다.
흡혈귀는 불로불사인 점을 뺀다면 인간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자신들보다 개체수가 훨씬 많은 인간들이 자신들의 약점을 알고 배척한다면 순식간에 멸종할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하나의 수단을 생각했다.
자신들이 '흡혈귀의 피'를 무서워 한다는 그 약점을, 오히려 '인간의 피'를 빠는 행위로써 자신들의 약점을 숨기려고 했다.
피를 마시는 불로불사의 괴물의 유일한 약점이 피 라니. 어떤 인간이 그것을 눈치챌 수 있었겠는가?
게다가 '생명력' 그 자체를 상징하는 '피'를 마신다는 행위에, 인간들은 공포에 질려 흡혈귀에게 대적할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것이 계속해서 후대에 이어져 '흡혈귀'라는 개념을 만들어낸 것이다.
뭐, 그것도 아직 가이아가 아직은 평범한 개 였을때는 이미 모든 흡혈귀가 그 사실을 알고 있지 않았지만 말이다.
그러니 당연스럽게 인간의 피를 빠는 흡혈귀들에게 있어 자신의 첫 주인은 경멸스러운 대상에 불과했다.
말하자면 돌연변이.
그로 인해, 흡혈귀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고 인간들에게도 환영받지 못하는 불쌍한 존재였다.
가이아는 야생의 들개였다.
하지만 갈색의 털을 가진 자신의 동료들과 다르게, 태어날때부터 하얀색의 털을 가지고 있는 돌연변이였다.
인간이 보기엔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이는 그 새하얀 털도, 야생에서 살아가는 동물들에게 있어서는 '너무 눈에 잘 띄인다' 하는 엄청난 단점이었다.
결국, 가이아는 무리에서 버려졌다.
"너도 나랑 같구나"
그리고 무리에서 버려진 자신을, 자신의 첫 주인이었던 여자가 거두어줬다.
자신이 불로불사의 흡혈귀라는 것을 감추기 위해, 여자는 5년을 주기로 다른 마을로 이동했다.
그렇게 계속해서 정을 붙인 사람들에게서 떨어지는 것은 무척이나 슬픈 일이었다. 그래서, 그 여자는 가이아를 자신의 동포로 만들었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흡혈귀인게 탄로나 마을에서 도망간 적도 있었다.
마을을 침략한 도적떼를 위협해 마을을 지키게 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도적떼보다 더한 '재앙'으로 몰려, 마을에서 쫓겨났었다.
"가이아.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인간의 피를 빨아서는 안돼. 그러는 순간 너도 '괴물'이 되니까"
마을 사람들에게 돌팔매를 맞을때도, 주인은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가이아가 200살이 될때쯤 대대적인 '흡혈귀 전쟁'이 일어나, 거의 모든 흡혈귀가 죽었을 때도 가이아는 살아남았다.
주인을 잃은 개는, 주인이 자신에게 해줬던 것처럼 세계를 떠돌며 버려진 동물이나 인간을 평생동안 보살펴준다.
버려진 자신을 거둬준 주인의 부드러운 손길을 떠올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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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색 섬광이 지면을 가른다.
빛과도 같은 압도적인 속도에 지면의 콘크리트가 파도처럼 흔들렸다.
"!!"
라이엘과 카리엘은 이 개에 대해 알고 있었다.
'땅거미의 출구'의 모든 본대를 쏟아부어 얻었던 흡혈귀의 불로불사와 전투력에 대한 데이터와 사진.
이 '마지막 흡혈귀'인 소녀가 기르는 평범한 애완동물. 이었을 터였다.
그런 평범한 애완동물로 생각했던 개가, 갑자기 지면을 부수며 등장해 자신에게 달려들었다.
방금 흡혈귀가 되어 아직도 인간으로써의 반사신경이나 위기회피 능력이 남아있는 카리엘은 반사적으로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개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퍽. 하는 둔탁한 소리와 함께 뛰어오던 가이아가 날아갔다.
"뭣…?"
하지만 자세를 무너트리지 않은채 날아가는 가이아의 등에는 흡혈귀 소녀가 의식을 잃은채 매달려 있었다.
(어느새에? 보이긴 커녕 이 흡혈귀의 근처에 오지도 않았잖아!)
마술쇼에서, 트릭 마술에 속은 관객처럼 당황해 하는 카리엘을 무시한채, 가이아는 자신에 등에 매달린 소녀를 카미조와 히메가미 옆에 조심히 내려놓는다.
"에, 나?"
카미조는 자신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개를 보고, 자신의 얼굴을 손가락질하며 물었다.
그러자 가이아는 살며시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팡! 하는 소리와 함께 카리엘을 향해 달려든다.
그리고 그 앞발로 카리엘을 내려찍는다.
그런 단순한 행위로도 지진이 일어난듯 땅이 꺼지고 콘크리트의 비가 내렸다.
흡혈귀는 불로불사일뿐. 근력이나 정신력은 인간과 동일하다.
하지만 오랜 세월 단련한 근력과 정신력은 인간의 한계를 아득히 뛰어넘는 것이 가능하다.
RPG 게임으로 비유하자면 경험치의 양이 압도적으로 차이가 나는 것이다. 100년 남짓 사는 인간이 최대 얻는 경험치가 200이라고 한다면, 2000년을 산 가이아는 10000을 넘어간다.
가이아는 '성인'마저 압도하는 '힘'으로 카리엘을 내려쳤지만
"흠. 설마 했는데, 애완동물 쪽도 흡혈귀였나"
하지만 카리엘의 목소리는 전혀 다른곳에서 들려왔다.
"술식에 드는 마력의 양을 생각할 필요도 없군. 10의 마력이 드는 술식에, 100, 1000, 10000, 1000000의 마력을 퍼부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아. 이것이 흡혈귀의 무한한 마력인가"
카리엘의 속도는 빛을 넘었다.
'공간'의 제약이 없다.
'속도'라는 개념도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가 원한다면, 카리엘은 지구 반대편까지라도 한순간에 도착할것이다.
보통의 마술사. 아니, 성인이라도 마력고갈로 절명할만한 압도적으로 방대한 양의 마력을 '페룬'의 술식에 사용한 결과였다.
"크르르르릉…"
소리가 난 곳으로 향해 고개를 돌린 가이아는 분한듯 이를 보이더니
"컹!"
하는 외침과 함께 자신의 다리를 물어뜯었다.
상처가 난 다리에서 붉은색의 혈액이 떨어진다.
인간이 아니긴 하지만 '흡혈귀'의 카테고리에 드는 가이아의 상처는 눈깜짝할새에 재생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 상처에서 나오는 혈액은 오히려 가속하듯이, 비정상적으로. 줄줄줄 이라기보다 콸콸콸 이라는 의성어가 더 잘 어울리듯이 쏟아진다.
대충 눈대중으로, 왠만한 크기의 양동이를 가득 채울 정도로 흐른 혈액은 무중력 공간에 있는 액체처럼 공중으로 떠오르더니, 복잡한 모양의 마법진을 그리시 시작했다.
마술을 사용하기 위해 마술사들은 자신들의 생명력을 정제해 마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그 생명력의 상징인 '혈액'을 이용하여 마법진을 그리거나, 마술적인 의미를 부여해 원래보다 훨씬 커다란 규모의 술식을 사용하는건 그다지 흔한 일은 아니었지만, 확실히 존재는 한다.
하지만, 술자의 혈액 전부를 쓴듯한 양으로 사용하는 술식은 존재하지 않는다. 술식을 행하는 술자가 아닌 다른 이의 혈액은 의미가 없으므로, 이것은 사실상 '불로불사'인 흡혈귀만이 가능한 기행이었다.
마치 춤을 추듯, 가이아의 혈액이 공중에서 계속해서 움직인다.
복잡한 마법진은 이중, 삼중으로 계속해서 겹치듯이, 공중에서 삼차원적인 기묘한 모양을 만들며 계속된다.
그리고 총 육중으로 겹친 피의 마법진은 조금은 투박한 공을 만들어냈다.
"그, 금서목록! 저 마술은 어떻게 된거야!"
마술에 대한 전문가인 버드웨이는 자신조차 조금도 알지못하는 술식에 대해 인덱스에게 질문했지만
"모르겠어! 10만 3천권의 마도서. 그 어느곳에서도 저런 술식은 기록되지 않았어. 지금의 마술사는 모르는 고대의 마술일지도!"
순간, 번쩍! 하는 빛과 함께 그 피의 공이 터졌다.
"!!!!!!"
그 피로 만들어진 공은 단순히, 섬광탄처럼 빛을 내며 사라졌다.
딱히 그것으로 인해 주위가 초토화 되거나, 누군가가 데미지를 입은건 아니지만
"이 무슨…"
"어떻게 된거야!?"
"서,설마 이거"
이 자리에 있는. 의식이 있는 세 명의 마술사들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의 표정이 떠올랐다.
"마력을 만들어 낼 수가 없어!?"
자신의 양 손바닥을 쳐다보던 카리엘은 식은땀을 흘리며 말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마술사들은 마술을 쓰기 위해 자신의 생명력을 정제해 마력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불로불사로 인해 '무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는 흡혈귀는 '무한한 마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것이, 흡혈귀 한 개체가 '세계의 위험'이라고 칭해지는 이유다.
하지만, 아무리 '무한한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무언가의 개입.방해로 인해 그것을 마력으로 '정제할 수 없다면'
흡혈귀는
그저 단순한, 불로불사인 인간에 불과하다.
"머,멍청한…! 이런 농담거리도 안되는 효과의 마술이 존재한다고!?"
콰직. 하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가이아의 입에서 피가 넘쳐흐른다.
자신의 혀를 잘라낸것이다. 그리고 당연히, 가이아는 본능적으로 같은 '흡혈귀의 약점'을 자세히 알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의 혀를 잘라냈다.
'흡혈귀의 피'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
'바쥬라'도, '묠니르'도, '페룬'의 술식도 사용할 수 없다.
그래봤자 흡혈귀가 된지 한시간도 되지 않은, 2000년을 산 가이아가 보기엔 갓난아기 만도 못한 카리엘은 가이아와 비교하면 흡혈귀의 질이 확연하게 떨어진다.
마술을 사용하지 못하는 카리엘은 단순히 가이아의 근력에 압도되어, 흡혈귀의 피가 범벅이 된 이빨에 물려 죽을것이다.
(다,당황하지 마라. 이것도 일시적일거야. 그렇다면, 저 개가 지키는 흡혈귀를 방패로 한다면…!)
탁. 하고 카리엘이 쓰러져있는 소녀를 향해 전력으로 뛴다. 카미조와, 히메가미가 있는 방향으로.
그리고 그런 카리엘을 보고, 카미조는 비틀거리면서도 꽈악. 하고 주먹을 쥔다.
"쓰러져 있으면 목숨은 부지할 수 있을텐데!!"
바람만 불어도 쓰러질것 같은 카미조에게, 카리엘은 달인의 경지까지 단련된 주먹을 뻗는다.
그리고 순간, 팟. 하고 카리엘을 방해하듯이 왼쪽눈에 액체가 날아왔다.
(이 달콤한 냄새는…)
단 한순간이지만, 카리엘은 그 향기에 취했다.
그 한순간. 그 반송장인 소년은 카리엘의 주먹을 휘청거리며 피했다.
"인간이든, 흡혈귀든. 상관없어. 하지만 하나 확실한건"
(이, 이런…)
가이아의 정체불명의 마술로 인해 마술을 쓸 수 없는 카리엘은
흡혈귀가 됨으로써 '성인'의 특징을 잃어, 어디까지나 인간의 육체인 카리엘은
주먹을 뻗음으로써 생기는 그 약간의 빈틈을 성인의 힘이나 마술로 강제적으로 움직이지 못한다.
"네 녀석들이 썩어빠졌다는 거야!"
(이런 멍청한 일이…)
퍼억!
카미조의 주먹에 얼굴을 맞아 뒤쪽으로 크게 날아가는 카리엘이 마지막으로 본 것은
커다란 하얀색의 개가 피투성이의 입을 쩌억. 하고 크게 벌리는 모습이었다.
**
"그래서 말이죠. 완전 재수없게 '너희들은 먼저 돌아가!' 라면서 개똥폼을 잡았던 하마즈라는 완전 중상을 입어 병실에 나자빠져 있었던 거군요"
"아, 아니 저 그게…"
온몸에 붕대를 칭칭 감고 병실에 누워있는 하마즈라는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자신의 병문안을 와준 '아이템' 멤버들에게 상황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 그러니까 말이지. 흐.흡혈귀가…"
"…설마 그런 거짓말에 완전 속을거라고 생각 하는건가요"
"그럼 그렇지!! 믿을리가 없지!!"
그리고 그 옆에서 의자에 앉아, 나이프로 사각사각 토끼모양 사과를 만든 타키츠보는 포크로 그것을 콕 찝더니. 하마즈라에게 내민다.
"하마즈라. 앙"
"오, 오우 아, 앙"
우물우물. 얼굴을 붉히고 받아먹는 하마즈라의 모습을 보며 플레메아는 '나, 나도 줄거야!' 라면서 옆에서 사과를 깎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옆 칸에 있는 침대에서
"어이 찌질이. 러브코메디는 딴데가서 찍어. 죽인다"
역시나 붕대를 칭칭감고 있는 액셀러레이터가 말했다.
…뭐, 능력자가 마술을 쓰면 몸이 엉망이 되는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액셀러레이터가 있는 반대편 침대에서
"뭐 병문안 와준건데 어때"
이쪽도 역시나, 온몸에 붕대를 칭칭감고 있는 카미조가 말했다.
"저 개구리 의사. 이 무슨 정신나간 병실 배정인지 알 수가 없군…"
"누구 때문에 병실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거야?"
칫. 하고 액셀러레이터가 혀를 차자, 기세좋게 문이 열리더니 개구리를 닮은 의사가 들어와서 대답했다.
"와이. 저 때문이요"
액셀러레이터의 침대 옆 파이프 의자에 앉아있는 페이커가 대답했다.
그리고 개구리를 닮은 의사가 들어온 뒤 닫지않은 문 뒤에서 "응? 열려있네?"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토, 토우마 여기있… 켁. 무기노 시즈리!?"
"어라. 이게 누구야. 3위 아니야?"
"토우마! 이번에도 엉망진창이 되고! 토우마는 사실 고통을 즐기는 체질일지도…"
과일바구니와 쿠키로 보이는 상자를 들고있는 미코토와 인덱스가 들어왔다.
뭔가 껄끄러운 분위기로 무기노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 미코토를 두고, 방금 인덱스가 닫은 문이 팍! 하고 기세좋게 열리더니
"뭔가 당신도 요즘 병원신세를 자주 지는것 같아! 라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당신이 간호사 속성에 눈을 뜨지 않았나 걱정해보기도 하고!"
"내 쪽이 팔이 다 나으니까 이제는 당신이 병원신세라니. 푸핫. 미사카의 부모님 역할 제대로 할 수 있겠어 1위?"
라스트 오더와 미사카 워스트가 들어왔다. 라스트 오더에게는 무거워 보일만한 과일바구니는 워스트가 들고 있었다.
들어준다. 하는 그런 훈훈한 이야기가 아니라, 단순히 라스트 오더가 액셀러레이터에게 선물해주려고 한 과일바구니를 뺏은거 뿐이지만.
"오? 오리지널이다! 라고 미사카는 미사카는 저번에 동생이 한 일에 대해 걱정해보기도 하고!"
"뭔가 정신없어 여기…"
뭔가 자신의 천적들밖에 없는 기분에, 질린듯한 표정의 미코토는 천천히 카미조의 곁으로 갔다.
그리고 다시한번 라스트 오더가 닫은 병실의 문이 팍! 하고 열리더니
"어찌됬든 위험에서는 벗어난듯 하네"
하고, 버드웨이가 들어왔다.
그런 버드웨이의 모습을 보고, 카미조는가 입을 열었다.
"동료는 어떻게 됬어?"
"마크라면 마술적인 처치를 해서 본국으로 보냈어. 요양을 좀 해야할거 같으니"
"응. 다행이네"
그리고 카미조는 '아 맞다' 라고 하더니
"저기, 그 이후론 기억이 안나서 그러는데… 어떻게 됬어?"
"그 흡혈개가 남매를 물어죽였다. 끝"
버드웨이의 대답에, 카미조의 표정이 굳었다. 그리고는
"……막을 순 없었던 거야?"
"적어도, 내가 아는 선에서 '그것'을 막을 수 있는건 존재하지 않아. 어쩔 수 없어"
"……"
"너무 그렇게 상심하지 마. 흡혈귀가 된 시점에서, 어떻게든 사라졌어야 할 녀석들이었어"
그리고 그 버드웨이가 "그리고 그 흡혈개는…" 이라고 하는 말을 자르듯이, 버드웨이가 열어놓은 문에서
"……"
스윽. 하고, 흡혈귀 소녀가 새하얀 커다란 개의 등에 탄 채로 병실에 들어왔다.
"저, 저기…!"
그리고 그 개의 등에서 내려. 자신없는 목소리지만 힘을 주어 말했다.
"고마워요…"
꾸벅. 어찌됬던 자신을 위해 힘써준 사람들 위해 인사했다.
"가이아랑, 좀 더 세계를 돌아다닐거에요. 가이아도, 저도, 사람의 피는 마시지 않으니까. 저기, 그러니까…"
꼼지락 꼼지락 거리던 소녀는 결국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을 끝내지 못한채, 하마즈라를 향해 뽈뽈뽈 뛰어갔다.
"오우. 어디 다친덴 없냐? 아. 다쳐도 소용없던가?"
나름 개그라고 한건지 푸핫핫. 하고 웃은 하마즈라지만
"!?"
소녀는 갑자기 하마즈라에게 다가가 하마즈라의 입에 자신의 입을 겹쳤다. 즉. 키스였다.
"…고마워요"
그리고 다시 뽈뽈뽈 하고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하얀색의 커다란 개는 다른 리액션 없이, 그 소녀를 따라서 병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이제 와서는 말할것도 없겠지만
"……………………하마즈라"
"하ㅡ마ㅡ즈ㅡ라ㅡ아ㅡ"
"하마즈라……"
"하마즈라!"
"으,으아아아아아악! 불행해에에에에에에에에에!!"
하마즈라는 울듯한 표정으로, 뾰족뾰족한 머리를 가진 소년의 전매특허 대사를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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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재미있게 돼가는데. 흥미로워"
문도, 창문도 없는 그 건물에서 긴 금색 머리카락. 빛나는 듯한 넉넉한 하얀 천의 옷을 입고 있는 여성으로 보이는 인물이 중얼거렸다.
"이미 '플랜'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뒤틀려 있어. 발생하는 '이변'을 오히려 플랜에 집어넣어 결과를 단축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이 지경까지 왔군. 그렇지 않아? 아레이스타"
"그렇기에 넣은 이레귤러다"
아무도 없는 것 같은 그 건물. 그 중앙에 있는 생명유지장치에 둥둥 거꾸로 떠있는 남자 같기도 하고 여자 같기도 하며, 어른 같기도 하고 아이 같기도 하며, 성인 같기도 하고 죄수 같기도 한 사람이 대답했다.
"이미 과정따위 생각하지 않을 정도로 긴박하구나. 수학시험으로 치면, 풀이와 정답으로 각각 5점씩 배점되는 문제에서 풀이는 틀리고 정답만 맞는 경우를 바라는 거네"
"…너로서는 이상한 비유군"
"그야 제대로 말하면 설명이 되지 않으니까. 그냥 단순히 zgw러gw망gep이면 되는데. 인간의 언어로는 안돼"
그리고 그 남자. 아레이스타를 무시한채. 금발의 여자. 에이와스는 계속해서 말한다.
"독으로 독을 제압한다. 열로 열을 제압한다. 가 아니라, 이레귤러를 이레귤러로 제압한다. 인가"
"제압. 이라고 하기엔 정확하지 않지만"
"뭐,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 의미만 전달되면 되니까"
그리고 에이와스는 글쎄, 라고 중얼거리더니
"'플랜'이 성공하든 실패하든. 나는 관심이 없어. 내가 관심이 있는건 내가 흥미를 가질만한 것 밖에 없으니까"
콧노래를 부르며, 계속해서 말한다.
"자. 딥 블러드(흡혈귀 사냥꾼)이 흡혈귀의 존재를 증명해냈다면, 이매진 브레이커(환상살)로 어떤 존재를 증명해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