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이변 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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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도시의 '어둠'이 해체된 이후, 학원도시의 암부중 하나인 '그룹'에서 탈퇴한 무스지메 아와키의 일상은 어떻게 보면 그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그마한 실마리라도 가지고 있을 다른 어둠을 때려부수고, 그 정보를 얻는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제 10학구에 있는 소년원에 갇혀 있는 자신의 동료들을 구출시키는 것이 최종 목표였다.
처음 얼마간은 긴장의 연속이었다. 학원도시의 총괄 이사장인 아레이스타가 있는 문도 창문도 없는 건물의 '안내자'인 자신이, 그리 쉽게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학원도시의 상층부는 딱히 그녀에게 어떠한 제제를 가하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오히려 기회다. 학원도시의 어둠은 해체됐고, 무슨 이유인지 자신의 목줄을 쥐고 있을 녀석은 관심이 없다. 동료들을 구출한다면 바로 지금 밖에 없는 것이다.
그렇게 열 몇번째의 '어둠'의 녀석에게 정보를 들었을 때였다.
"무스지메 아와키. 안내자, 였던가?"
빛 하나 들지 않는 어두운 뒷골목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무스지메는 순식간에 들고 있는 군용 랜턴을 어둠속으로 향했다.
방금까지 어둠과 싸우고 난 후라 신경이 예민해져있는 무스지메였지만, 노인의 얼굴을 보고 눈이 동그래졌다.
"카이즈미 츠구토시…"
이 썩어빠진 총괄 이사회에서 오야후네 모나카와 더불어, 단 두명 있다는 선인. 총괄 이사회인 자신을 '단순한 공무원'이라고 칭할 정도니, 엄청난 거물이기도 했다.
"나를 알고 있는 건가?"
"글쎄, 총괄 이사회의 높으신 분이 개인적으로 무슨 일이야? 경호원도 데리고 오지 않고"
카이즈미는 마치 자신에게 무기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듯이, 양 손바닥을 무스지메에게 보이며 말했다.
"이 편이 자네가 나를 신용할것이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브레인'의 생각이겠지만"
"허허허… 그래 맞아. 그녀의 생각이야"
"그래서? 용건은?"
"흐음… 어디서부터 이야기 하면 될까"
카이즈미는 담담히 말한다.
"저번 너희들이 있었던 '그룹'이 오야후네를 구한 사건이 있었지. 정확히는 그 오야후네의 딸이지만 말이야. 그 후에 오야후네는 생각했어. 학원도시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면서, 동시에 너희들에게 보답을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하고"
"하, 보답이라…"
웃기는 이야기다. 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필요한건 동료의 안전뿐. 돈이나, 호의같은 것은 전혀 필요없다.
그렇게 무스지메가 살짝 얼굴을 찡그리자, 카이즈미는 기다렸다는 듯이 다음 이야기를 한다.
"그렇게 이쪽의 브레인과 여러가지 정치적인 장치를 설치했지. 다만, 총괄 이사회의 다른 파벌들이 학원도시 외부에서 용병을 고용해서, 그 용병을 쓰러뜨리고 임무를 완수할 능력자가 필요해"
"다른데서 알아봐"
그렇게 말한 무스지메는 휙, 하고 몸을 돌렸다. 텔레포트를 사용하지 않고 어둠속으로 걸어가는 무스지메에게, 카이즈미는 나지막히 말했다.
"제 10학구에 있는 소년원"
움찔. 하고 무스지메의 움직임이 멈췄다.
"그 가장 깊숙히 갇혀 있는 아이들의 구출을 도와줬으면 해"
"설,마…"
카이즈미는 싱긋 웃으며 말했다.
"그래. 자네의 동료들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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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무스지메 아와키는 카이즈미의 '브레인'이라는 소녀에게서 여러가지 정보를 듣고, 그것을 실행하기 위해 제 10학구에 있는 소년원으로 찾아왔다.
소년원의 조그마한 뒷문에서, 그 건물을 올려다보며 무스지메가 중얼거렸다.
"……이상한데"
무스지메의 주위에는 아무런 사람도 없다. 개미 한마리도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삼엄한 경비가, 완전히 해제되어 있었다.
하지만 무스지메가 얼굴을 찡그릴 정도로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는 것은 그런게 아니었다.
"AIM 재머가 없어…?"
당연하게도, 학원도시의 소년원에 감금되어 있는 아이들은 전원이 능력자다. 칼이나 총기같은 무기는 뺏으면 끝이지만, 능력이라는 무기는 뺏을 수가 없다. 그렇기에 학원도시의 소년원에는 능력자의 퍼스널 리얼리티(자신만의 현실)에 간섭해 능력을 발현을 방해하는 AIM 재머라는 커다란 기계가 여러군데 달려 있었다.
그 전부가 해제되어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폭동이 일어나지 않는게 의아할 정도였다.
텔레포트에 제약이 없다면 무스지메를 막을 수 있는 것은 거의 없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자신한테 이득이라고 판단한 무스지메는 조심스럽게 건물의 안으로 걸어들어 갔다.
"안도 마찬가지인가…"
건물의 안에도 경비병은 단 한명도 존재하지 않았다.
무스지메는 제자리에서 멈춰, 그 브레인에게 들은 이야기를 회상했다.
'안에서는 강력한 능력자가 한명. 그 소년원을 지키고 있어. 어떠한 계산을 한다고 해도 너 혼자서는 무리야. 100% 살해당해. 하지만 그 안에, 조금 이해관계가 맞는 다른 능력자가 있을 거야. 그녀랑 힘을 합치면, 활로가 생기겠지. 여차하면 그녀를 미끼로 던지고 동료들만 탈출시켜도 되고. 편할대로 해'
"………"
무척이나 어려운 임무로 들렸지만, 이 정도면 엄청 낙승인데…
라고 생각한 무스지메가 소년원의 가장 깊숙한 곳. 자신들의 동료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을 때였다.
"나항? 손님?"
무스지메는 곧바로 자신의 군용 랜턴으로 소리가 들려온 곳을 조준했다. 곧바로 그녀는 조금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살벌한 소년원의 복도에, 커다란 사이즈의 침대가 떡 하니 있는 것이다. 침대 뿐만 아니라 TV, 게임기, 만화책, 잡지 등이 마치 제집인양 아무렇게나 펼쳐져 있었다. 목소리는 그 침대 위에 앉아 있는 소녀에게서 들려왔다.
"나하하하하하하. 아무래도 아닌가 보네. 그렇게 살기를 내뿜고 있으면 머리카락이 삐죽삐죽 슨다구"
온몸에 누구나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을 법한 메이커를 두르고 있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로 보이는 소녀는 웃으면서 말했다.
"안녕. 반가워. 난 경비병. 이 소년원을 지키고 있는 경비병이야. 임시직이지만, 꽤나 짭잘해서 말이지. 에, 뭐라고 할까. 별로 돈이 안되는 살인을 하고 싶지 않아서 말이야. 그대로 왔던 곳으로 돌아간다면 죽이지는 않을게. 어때?"
이를 보이고 실실 웃으며, 재미있는 것을 발견한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소녀에게, 무스지메는 질문했다.
"죄수들은? 왜 AIM 재머가 없는데도 다들 얌전하지? 설마 무슨짓을 한건…"
"아냐. 그런 과격한 짓은 하지 않았어. 다만 멋대로 나온 녀석들을 몇명 제압하니까 그대로 조용해 졌을뿐. 안된다는걸 알고 있는 거겠지"
"……!!!"
대답을 하지도 않은채, 좌표위치의 계산을 끝낸 무스지메는 문답무용으로 그 소녀의 양 어깨와 양 다리에 와인 코르크 따개를 쳐박았다.
"!?"
"나하ㅡ"
고 생각했지만, 코르크 따개는 아무것도 없는 공중에서 나타났다. 개구장이처럼 웃고 있는 소녀가 제자리에서 뛰어올라 피한것이다.
"생김새를 보고 파악했지만 너가 무스지메 아와키라는 녀석이구나? 이 녀석들의 대장이라고 하는 녀석"
(내가 텔레포터라는 정보가 먼저 가있던건가ㅡ!)
너무나도 천재여서, 그 학원도시의 상층부조차 건드릴 수 없는 '브레인'은 말했다. 자신은 100% 확률로 살해당한다고. 그렇다면 그녀의 말대로, 힘을 합칠 수 있는 다른 능력자를 찾는게 옳을 것이다.
그렇게 판단한 무스지메는 소녀가 앉고 있던 침대를 소녀의 머리위로 텔레포트 했다.
"우왓, 너 이거 얼마짜린지 알고 있는거야!?"
소녀는 자신의 머리위로 나타난 침대를, 무언가의 능력으로 수십조각으로 잘라버리며 말했다.
"엥? 도망갔어!?"
하지만 탁탁탁! 하는 발소리와 함께, 무스지메는 이미 다른 복도로 뛰어가고 있었다.
그런 뒷모습을 보며, 소녀는 나,나하… 하고 뻘쭘한듯 웃더니,
"나갈 생각은 없는 건가~ 그럼 사냥 시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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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왓!!?"
번쩍! 하고 날아오는 섬광을 굴러서 피한다.
민첩하게 벽의 뒤로 숨은 쿠로요루는 칫, 하고 혀를 찼다. 벽 뒤에 숨어, 고개만 살짝 내밀었으나 다시 번쩍! 하는 섬광에 급하게 벽의 뒤로 고개를 집어넣는다. 그러자 벽의 모서리 부분이 후두둑, 하고 무너져 내렸다.
지금 쿠로요루 우미도리가 있는 장소는 제 10학구에 있는 소년원. 학원도시 유일한 소년원이기에, 그 규모나 시설은 보통의 소년원과는 2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그것도 보통의 범죄자가 아닌, 전원이 초능력으로 범죄를 일으킨 능력자들이다. 비록 전부가 미성년자고, 그 죄의 질이 다소 낮다고는 하나 그 위험도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알카트라즈보다 높을 것이다.
"나하하하하. 그대로 건물 밖으로 나가는건 어떨까나?"
벽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쿠로요루와 전투중인 상대는, 아마 레벨 4(대능력자)일것이다. 공격성만이라면 최강이라는 쿠로요루도 고전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의 갈색 장발의 소녀. 이름만 들어도 누구나 알만한 메이커의 제품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있고, 입에는 조그마한 막대사탕을 물고 있다. 조금 멍청해 보이는 표정이지만, 그 능력만큼은 무지막지하다.
"……"
쿠로요루의 표정에 보이는 것은 두려움이나, 전투로 인한 극도의 흥분상태가 아니다. 그 표정에 떠있는것은 분명히 당혹감. 분명히 쿠로요루는 지금 무척이나 동요하고 있었다.
쿠로요루는 조그마하게 숨을 고르면서, 고개를 옆으로 돌린다. 방금 자신이 뛰어왔던 복도에는 마치 첩보영화에서 등장하는 레이저 센서처럼 푸른색의 전격이 거미줄처럼 길을 봉쇄하고 있다.
분명하게 이쪽을 죽일 의도는 없다. 첫 만남에서 녀석은 자신을 '경비병'이라고 소개했었다. 이대로 건물 밖으로 나간다면, 분명 그 이상 쫓아오지는 않겠지만…
(웃기지마…!)
자존심에 상처를 입은 여우의 이빨은 그 어느 동물보다 날카롭다.
뿌득, 하고 이를 깨물은 쿠로요루는 양손에서 두개의 봄버랜스(질소폭창)을 만들어낸 후, 옆으로 크게 굴러가면서 녀석의 신장에 맞춰 두개의 최강의 창을 던졌다.
엄폐할 곳이 없는 일직선의 통로다. 질소의 창에 크기를 감안한다면, 피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
맞지 않았다. 아니, 조준부터 틀려있다.
"나하하하하하~"
아무것도 없던 복도엔 푸른색의 '말뚝'이 수십개나 땅에 박혀있다. 그것은 연결되는 것도 없이, 마치 공중에 부유한 푸른색의 막대기처럼 땅에 꼽혀져 있고, 녀석은 그 위에 두발로 서 있다.
(바보같은! 마술도 아니고, 전격의 위에 서 있다고!!?)
쿠로요루가 다음 수를 생각하기도 전, 소녀의 머리카락이 파지지직, 하고 살짝 떠오른다. 그것이 공격의 전조라는 것을 확인한 쿠로요루는 피하기는 늦다고 판단. 오히려 앞으로 크게 굴렀다.
역시나, 쿠로요루가 있던 자리에 작렬한 번개는 또 하나의 말뚝이 되어, 그 위치를 고수한다.
쿠로요루는 손바닥을 거꾸로 보여주는 형태로, 소녀에게 달려간다. 먼저 뻗어지는 왼손과, 그 왼손을 서포트 하여 따라가는 오른손. 어느 하나라도, 범위에 닿는 순간 3M 짜리 봄버랜스(질소폭창)이 발사되어, 인간의 육체쯤은 간단히 터트려버릴 것이지만ㅡ
"나ㅡ항!"
소녀는 그런 이상한 소리를 내며 아무것도 쥐고 있지 않은 오른손을 마치 검으로 베듯이 크게 내려쳤다.
그 짧은 순간에 모인 사철의 가루들이 하나의 검의 형태를 만들고, 그 칼날 부분이 톱날같이 진동했다.
"칫!!!"
쿠로요루는 급하게 오른손으로 봄버랜스(질소폭창)을 발사한다. 그 충격으로 사철의 검이 산산히 부서져 날아가버렸지만, 이내 마술이라도 하는듯 금방 새로운 검이 생겨난다.
날카로운 일본도나, 두꺼워 보이는 서양의 검의 형태가 아니다. 얇지만 면이 넓고, 검의 날이 뒤쪽으로 약간 휘어져 있는 곡도(曲刀)다.
소녀는 그 곡도를 용서없이 휘두른다. 마치 검으로 원을 그리는 듯한 기묘한 움직임은, 사람을 찌르는 용도가 아닌 베는 것에 최적화되어 있는 움직임이었다.
워낙에 크고, 변칙적으로 원을 그리는 듯한 검술에 무기도 없이 맨몸으로 대항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쿠로요루는 오른손의 봄버랜스(질소폭창)이 사철의 검을 날려버리면서 만들어진 잠시동안의 틈 동안, 왼손으로 새로운 봄버랜스(질소폭창)을 만들어 손에 고정시킨다.
"빌어먹을 녀석이ㅡ!"
그리고 나서는 압축된 질소로 만들어진 창을 마치 검처럼 들고 내려쳤다.
기잉!! 쿠로요루의 창과, 소녀의 검이 부딪힌다.
기기긱,기기기긱! 진동하는 사철의 검은 그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날아갔다.
마무리. 라고 생각한 쿠로요루가 그 창의 끝 부분으로 찌르려고 하는 순간이었다.
"!?"
쿠로요루는 자신의 좌우에서 스멀스멀 보이는 검은색 가루같은 것을 보았다. 그것이 어떠한 공격이라고 파악하기도 전, 쿠로요루는 창을 거두고 뒤로 크게 뛰었다.
콰앙!! 하고, 방금까지 쿠로요루가 있던 자리에, 검은색으로 인간의 형상이 나타났다.
"헉. 아이언 메이든(철의 여인)을 피하다니!"
소녀가 장난스러운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자, 그 인간의 형상이 반으로 쭉 갈라지더니 그 안의 내용물을 쿠로요루에게 향했다. 안에는 수십, 수백개는 되어보이는 사철의 가시가 마치 드릴처럼 회전하고 있다.
"나하하하하핫! 시간이 또 됐다구!"
흠칫. 쿠로요루가 살짝 고개를 돌리자, 아까 자신이 피해서 '말뚝'이 되었던 전격의 기둥이 파직. 파직. 하고 떨리고 있었다.
"젠장!!"
"나하하하하~"
쿠로요루는 뒤로 보지 않은채 소녀가 서 있는 장소의 천장으로 봄버랜스(질소폭창)을 던졌다.
소녀는 콰앙! 하고 머리위로 떨어지는 잔해를 사철의 검을 쥔 오른손만을 흔들어 두부처럼 베어낸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쿠로요루는 통로의 끝으로 몸을 던졌다.
"나,항ㅡ"
소녀가 이상한 소리로 히죽 히죽 웃자, 전격의 말뚝이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순식간에 일직선의 통로를 가득 채우는 전격의 거미줄이 된다.
당연히 그 통로에 서 있던 소녀는 엄청난 전류가 흐르는 거미줄의 가운데에 서 있는 것이지만, 그 전기에 닿아도 소녀의 몸은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다.
(…역시)
마치 홀로그램 영상처럼, 그 안을 뚜벅뚜벅 걸어오는 소녀를 보며 쿠로요루는 생각했다.
(설마 설마 했지만 이녀석…)
전격.
갈색 머리.
어디선가 본듯한 외모.
"너, 그 레일건(초전자포)의 클론이냐"
"나핫? 어마나. 들켜버렸네"
소녀는 씨익ㅡ 웃으면서,
"그럼 너는 그 암흑의 5월 계획의 생존자야? 연산 패턴이 익숙한데"
"익숙…?"
잠시동안 말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던 쿠로요루의 머리속에 번쩍. 하고 섬광이 친듯 했다.
"설마ㅡ!"
"나하하하하. 정답. 나도 그 1위의 연산패턴을 일부 이식받았단 거야. 말소작전 이후에도 데이터는 남아 있었거든"
그렇다면 이야기가 맞는다.
쿠로요루가 알고 있는 3위의 클론의 능력은 보통이 레벨 2(이능력). 그리고 그 1위를 따라다니는 번외개체는 여러 기계의 백업을 받아야 간신히 레벨 4(대능력) 정도다. 레벨 4(대능력) 이라고 해도 겨우 오리지널의 10% 정도지만…
하지만 눈앞에 있는 이 클론의 출력은 최소 오리지널의 50% 정도. 능력자의 레벨을 강제적으로 상승시키는 암흑의 5월 계획이라면 불가능한것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것을 감안한다고 하더라도, 클론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스펙이 높았다.
"스펙이 너무 높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거야?"
마치 쿠로요루의 생각을 읽었다는 듯이, 소녀는 말했다.
"나하하하. 글쎄, 그럼 반대로 내가 질문해볼게. 클론은 오리지널에 비교해서 터무니 없이 약하다. 라는 고정관념은 누가 만든거야? 유전자적으로 완전히 동일인물이라고. 그렇다면, 능력의 질이 크게 차이가 날리가 없잖아"
"그딴거 내가 알바 아니야"
"아니야 아니야. 간접적으로 너한테도 상관있는 이야기니까"
"……뭐?"
"조금 흥미로운 이야기니까 들어봐. 나하하핫"
소녀는 철컹. 하고 사철의 검을 자신의 목 뒤에 올리며 말했다.
"클론이라는건 오리지널을 대체하기 위한 양산형 병기야. 즉 질보다 양이라는 거지. 물론 여러가지 정신적 이유라던가 성장방향에 따라 능력의 질이 차이가 나긴 하겠지만, 솔직히 레벨 2(이능력) 정도까지는 떨어지지 않아. 단지 그 병기들을 운용하는 입장에서는 너무나 강력한 클론은 부담스럽다는 거야"
"그럼, 지금 3위의 클론들은 전부 다운 그레이드를 한 개체라고?"
"정답. 그 잘난 연구자들은 그런 간단한 것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말이야"
"직접 해봐? 잠깐…"
등줄기를 타는 불길한 느낌을 받으며, 쿠로요루는 자신의 예상을 부정했다.
하지만 눈 앞에 있는 소녀는 그런 사소한 것은 신경쓰지도 않는다는 듯, 계속해서 말한다.
"나하하하하하하~ 나를 부르는 말은 많아. 중동의 마녀, 사막의 폭풍, 만능용병. 등등이 있지만, 아마도 너희들한텐 이게 더 와닿지 않을까?"
학원도시 3위. 레일건(초전자포)의 클론인 소녀는 경쾌하게 웃으며 말했다.
"미사카 00000호 : 풀튜닝(프로토타입) 이야. 잘부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