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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ker


Original |

Faker. 8화




**

"에이와스…?"

덜컹. 하고 액셀러레이터의 마음속에 당혹감이 일어났다.

어째서 페이커가 에이와스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지도 그렇지만, 그것보다 훨씬 궁금한 것은 저 레벨 0(무능력자)의 오른손이었다.

'녀석은 죽지 않는다'

확실히, 무언가가 이상했다.

액셀러레이터가 레벨 6 시프트 실험을 하는 도중 싸웠을 때도, 러시아에서 자신의 검은 날개를 휘둘러 싸웠을 때도.

'말도안돼. 저 몸으로 일어날 수 있을리가…? 몇명이나 죽여왔다고 생각하는 거야? 인간의 몸이 망가지는 한계점 따윈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죽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확실히,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어이, 너"

액셀러레이터는 아직도 멍하니 자신의 처지를 알지 못하는 카미조를 향해 말했다.

"너의 그 오른손. 대체 무슨 능력이지? 이제 숨길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건 알고 있을 텐데"

"미안하지만, 나도 궁금하다고!"

"뭐…?"

"'7월 29일 전의 나' 라면 모를까! 이런 능력, 나도 몰라!"

"칫…"

액셀러레이터는 혀를 차며 생각했다.

(저 쫄따구 녀석이 말한 에이와스와 같은 파장… 그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녀석의 정보는 틀린적이 없었어. 그렇다면, 저 레벨 0(무능력자)의 오른손이 모든 일을 해결할 열쇠가 될수도 있겠지. 어차피 여태까지의 돌파구도 없었어. 걸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군)

"제 1위!!"

페이커는 무엇이 아직도 화가 나 있는지, 얼굴에 인상을 가득 쓰며 액셀러레이터에게 소리쳤다.

"녀석만 죽이면 아레이스타의 플랜은 완벽히 실패해! 저 녀석만 죽이면, 모든게 끝난다고!"

피를 토하듯, 페이커는 간절하게 말했다.

하지만 액셀러레이터는 매우 싸늘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시끄러워"

"…뭐?"

"그건 내가 판단할 일이다"

액셀러레이터는 페이커와 싸울 필요도 없었다. 그가 오버히트 되고 있는 뇌를 어떻게든 참아내고 있는 것은 라스트 오더와 액셀러레이터가 권한을 잡고 있는 시스터즈의 네트워크이니 ​말​이​다​. ​

마치 목줄을 잡히고 있는 개 처럼, 완전히 성립되어 있는 주종 관계. 그렇기에 액셀러레이터는 간단하게 페이커의 능력발현을 해제시켰다.

하지만,

(뭐…? 해제가 안돼? 아니, 해제가 되자마자 바로 연결되고 있어?)

설마 라스트 오더가 장난을 치고 있는 건가, 하고 라스트 오더가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 액셀러레이터지만, 오히려 그 당사자는 미사카 워스트의 옆에 붙어 불안한 눈빛으로 이곳을 쳐다보고 있었다.

액셀러레이터는 어쩔 수 없이 힘으로 제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목에 달려 있는 쵸커의 전원을 넣었다. 일단 녀석을 제압하고 남는 시간에 조사를 해보면 될 일이지만, 그래도 '어째서, 왜 이 타이밍에?' 같은 의구심은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뭐야, 뭐냐고…"

그리고 그것을 이상하게 여긴 것은 페이커도 마찬가지 였나보다.

"지금 동정하는 거냐!!? 목줄을 잡고 있는 주제에, 목줄을 넘겨준다고!?"

(이 녀석이, 한게 아냐?)

그렇다면, 액셀러레이터가 알고 있는 한 용의자는 한명 밖에 없다.

(아레이스타…)

확실히 카미조의 기숙사로 걸어올 때만 하더라도 이 근처에 사람의 인기척은 없었다. 라스트 오더에게 넌지시 물어보니, 지금 이 곳에 어떠한 사고로 독가스가 누출되고 있다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고 ​했​었​다​. ​

의도적인 정보 조작. 사람 물리기.

아레이스타 녀석이 무엇을 원하는지 아직 액셀러레이터는 알지 못한다. 적어도 확실한건, 어떻게 연관이 되어 있던간에 저 레벨 0(무능력자)의 오른손에 있는 무언가를 알아내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다.

"빌어먹을…!"

몸을 부들부들 떨던 페이커는 그런 욕짓거리를 내뱉으며 빠르게 소리쳤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멍청한 자식들!!!"

**

액셀러레이터보다 살짝 늦게 온 아이템의 멤버들은 그런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었다.

"저 녀석이 왜…?"

하마즈라는 걱정스러운 얼굴을 하고 지금 무대의 주역으로 보이는 액셀러레이터와 카미조 토우마. 그리고 페이커를 쳐다봤다. 순수하게 녀석들을 걱정하는 마음이었지만, 레벨 ​0​(​무​능​력​자​)​인​데​다​가​ 아무런 특수능력도 없는 하마즈라가 그 사이로 뛰쳐들어가긴 무리였고, 하마즈라도 그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뭐야, 이러면 그 초능력을 무효화 한다는 녀석의 도움은 못받는 거야?"

그런 그의 옆에서, 무기노는 짜증난다는 얼굴로 말했다.

하마즈라는 무기노를 향해 왠지 장난스러운 얼굴을 ​지​으​며​, ​

"빨리 끝내고 싶으면 도와줘도 상관없지 않아?"

"……"

하지만 무기노는 꽤나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하마즈라를 노려봤다. 하마즈라는 하마즈라 나름대로 '우왓, 이거 실패!?' 같은 생각을 하며 주춤주춤 뒷걸음질을 쳤지만, 그런 하마즈라의 모습을 본 무기노는 흥. 하고 콧방귀를 끼고 대답했다.

"오히려 이쪽은 방해만 될거야"

"응?"

"페이커란 녀석의 능력도 무지막지하긴 하지만, 상대는 그 학원도시 최강의 괴물이야. 1분도 못견딜걸"

그 심각한 말투에 흠칫. 하고 하마즈라의 몸이 흔들렸다.

요즘에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 액셀러레이터를 대하고 있지만, 액셀러레이터는 물론 자신의 옆에 있는 이 레벨 5(초능력자)도 혼자서 군대와 싸울만한 힘을 발휘하는 ​괴​물​들​이​다​. ​

그리고 같은 레벨 5(초능력자)인 무기노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그 1위는 얼마만큼의 괴물이란 말인가. 적어도 하마즈라의 빈약한 상상력으로는 그것을 상상하기도 힘들었다.

무기노는 팔짱을 끼며, 조금만 있으면 끝날 전투를 귀찮은 듯이 바라보다가 자신의 옆에 있는 키누하타를 인식했다.

페이커와 악연. 이라고 주장하고는 하지만, 이 둘은 그 암흑의 5월 계획의 생존자다. 나름대로의 동료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그 누구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

키누하타는 새파라진 입술을 굳게 다물고 걱정스러운 눈길로 페이커를 보고 있었다. 평소에 그렇게 말이 많고 쾌활하던 키누하타가 한마디도 하지 않는 이 모습이, 그녀가 얼마나 궁지에 빠져 있는지 대변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무기노는 다시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투에 시선을 옮겼다.

그야말로, 일방적이다.

페이커는 나름대로 여러가지의 능력을 쓰고, 혹은 그 능력들을 조합하면서 듣도 보도 못한 이상한 능력들로 액셀러레이터를 공격한다.

하지만 그 모든 공격은 액셀러레이터의 머리카락 한올도 상하게 하지 못한채, 그저 이상한 궤도로 반사된다. 적어도 액셀러레이터는 그런 페이커를 죽일 의도가 없는지 정확한 반사를 하지 않고 일격필살의 주먹을 날리지도 않지만, 페이커는 눈으로 인식하기도 힘든 그 공격들을 전부 다 피해내고 ​있​었​다​. ​

하지만 그것도 시간문제다. 액셀러레이터의 악마와도 같은 능력은 확실하게 페이커의 숨통을 쥐어들어가고 있었다.

"앞으로 10초 일려나"

그 안에, 페이커는 패배할 것이다.

어둠 속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무기노는 그렇게 판단했다.

"!?"

콰직.

그런 매마른 소리와 함께, 페이커의 등 뒤에서 두 장의 검은 날개가 솟아나기 전까진.

**

"!?"

페이커의 등 뒤에서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어둠을 빨아들였다는 착각이 들 정도의 칠흑같은 날개가 솟아났다.

그 날개는 액셀러레이터가 반응을 하기도 전, 마치 물의 기둥같은 유연한 움직임으로 휘어 액셀러레이터의 몸을 후려갈겼다.

"카,학!"

액셀러레이터는 피를 토하며, 맞은 위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갔다.

초능력을 모두 이해하고, 이제는 마술마저 이해해 모든 공격을 반사해야 할 액셀러레이터의 벡터변환으로도, 저 검은 날개의 공격은 완벽히 막아낼 수 없었다.

"이 자식이…"

스윽, 하고 손으로 입가에 있는 피를 훔친 액셀러레이터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퍼엉!! 하는 소리와 함께 액셀러레이터의 등에서도 두 장의 칠흑같은 날개가 솟아났다. 양쪽을 비교하면 조금도 다를것이 없는 날개들은, 마치 구애를 하는 학처럼 서로의 몸을 휘감으며 파괴의 선율을 연주했다.

"결국 네놈도 아무리 날뛰어 봤자 아레이스타의 플랜중 하나일 뿐이야!!"

"그 머리나 식히시지, 쫄따구!!"

그 장면을 보고 있던 다른 사람들은 어떠한 생각을 했을까.

마치 신화속에 존재하는 신들의 싸움. 그런 것을 상상했을 것이다. 마치 세상의 종말같은 상황에, 그 자리에 있는 누구도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페이커가 소리쳤다.

"너와 나의 이 검은 날개가 어떠한 물질로 이루어져 있는지 알고는 있냐!? 이 날개의 정체는 다크매터야! 그 제 2위의 능력이라고!"

"…뭐?"

"어째서 네놈이 퍼스트 플랜(제1후보)고 그 메르헨 자식이 스페어 ​플​랜​(​제​2​후​보​)​라​고​ 생각하냐?  그 메르헨 자식이 죽기 전에 무슨 말 하지 않았냐!?"

다크 매터(암흑물질)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물질을 만들어 다루는, 제 2위인 카키네 테이토쿠의 능력.

일찍이, 스페어 플랜(제2후보) 였던 남자의 능력.

확실히, 그 전투의 ​마​지​막​. ​

폭주한 액셀러레이터에게 패배해 죽기 직전, 카키네 테이토쿠는 그의 검은 날개를 보고 '분명히 깨달았다'.

이 세계에 존재하지 않을 터인 소립자 '다크 매터'. 그것은 대체 무엇이었는지, 어디에서 끌어내 온 것인지, 무엇을 의미하고 있었던 것인지.

그리고 그는 '확실히 말했다'

'빌어먹을. ...네놈, 그런 거냐!! 네놈의 역할은ㅡ?!'

"자신의 의지로 '이 세상에 존재할 리가 없는' 물질을 만들어내기만 하는 녀석은 평생 2위라는 거야! 그 능력을, 직접 운용할줄 아는 녀석은 너뿐이라는 거겠지!!"

이것은 오로지 페이커의 예상이다. 추론이다. 상상이다.

전혀 근거도 없고 과학적인 이유도 들이맞지 않는, 허구의 내용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페이커는 정답을 말하고 있었다.

아레이스타에게 있어서, 퍼스트 플랜과 스페어 플랜은 각각의 의미를 갖는다.

퍼스트 플랜의 「신과도 같은 힘의 편린을 휘두르는 힘」

스페어 플랜의 「신이 사는 천계의 편린을 흔드는 힘」

그 사실을 먼저 깨달은 것은 페이커가 아닌 카키네 테이토쿠 였다. 그가 이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깨달았다면 목숨을 잃지는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 그 사실을 깨닫는 순간 살해당할 수도 있었을 테지만.

결국은, 그런 것이다.

스페어 플랜인 카키네 테이토쿠는 '신이 사는 천계의 편린'. 즉,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이세계의 힘을 ​끌​어​내​고​ㅡ ​

퍼스트 플랜인 액셀러레이터는 '신과도 같은 힘의 편린'. 즉, 다크매터를 응용해 신과도 같은 힘을 끌어낸다.

그것이 그 둘의 차이.

만들어 내는 자와, 그것을 사용하는 자.

카키네 테이토쿠도 분명 가능성은 존재했다. 하지만 학원도시의 특성상, 더 뛰어난 재능을 가진 쪽에 투자하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 였다.

그들이 알고 있는 파라미터 ​리​스​트​(​소​양​격​부​)​도​ 마찬가지니까.

"그럼 대체, 뭐가 어떻게 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도, 액셀러레이터는 확실하게 페이커의 공격을 받으며 동시에 주변에 있는 녀석들을 보호하고 있었다.

원래라면 액셀러레이터의 기량이 더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 작은 차이 때문에 페이커의 맹공에 서서히 밀리고 있다.

(더 큰 힘이, 필요해!)

사실 이 비장의 무기를 꺼내기는 싫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판단한 액셀러레이터는 그 전투의 중심에서 살짝 눈을 감았다. 그리고, 일반인은 하지 않는 기묘하고도 규칙적인 방법으로 숨을 쉬기 시작했다.

온몸에 퍼져있는 무언가를 정화해 다른 무언가로 만들어내고, 그것을 한곳으로 모은다. 마술사들이 마력을 만드는 독특한 호흡법. 이제는 그것을 완전히 자신의 힘으로 만든 액셀러레이터는 그 힘으로 자신의 두장의 날개를 보강하기 시작했다.

콰직. 콰직. 하고 액셀러레이터의 온몸에 있는 혈관이 살짝 끊어지며, 많은 출혈을 동반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상관없다. 이 힘이라면, 5초도 안되서 페이커를 제압할 수 있을 것이다.

​찌​지​지​지​지​지​직​찌​지​지​지​지​지​직​!​!​!​!​!​!​! ​

질긴 가죽이 찢어지는 것 외엔 생각할 수 없는 기분 나쁜 소리와 함께, 액셀러레이터의 등 뒤에서 칠흑같은 두장의 날개가 솟아났다.

합계 네 장. 두쌍의 날개.

그 네장의 날개가 페이커의 두장의 날개와 휘감겼다. 그리고 그야말로 한번에, 페이커의 두장의 날개는 으스러지기 시작했다.

압도적인 힘의 차이. 

그리고 그것을 누구보다 확실히 이해한 것은, 자신의 힘이 잡아먹히고 있는 페이커였다.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하지만, 페이커는 기괴하게 웃으며 소리쳤다.

"내 앞에서 비장의 수를 쓴건 실수였어!!"

후흡. 하고, 페이커의 숨소리가 바뀌었다.

그리고 액셀러레이터가 그것을 판단하기 전,

찌직, ​찌​지​지​지​지​지​지​지​지​지​직​!​!​!​!​!​!​"​

페이커의 등 뒤에서도, 두 장의 칠흑같은 날개가 더 솟아났다.

"네놈이 할 수 있는걸, 내가 따라하지 못할 리가 없지!!!"

이번엔, 페이커의 네장의 검은 날개가 액셀러레이터의 날개를 움켜쥐었다.

혼자서 세계를 부술 수 있는 커다란 힘을 가진 자가 두명.

그리고 그 두명의 싸움은, 그 여파만으로도 주변의 모든 것을 파괴할만한 강력한 힘이었다.

인간의 인지를 훨씬 뛰어넘는, 괴물을 훨씬 뛰어넘는, 진심을 담는다면 일격으로 도시 하나쯤은 간단하게 지도에서 지워버릴 힘을 가진 '무언가'의 싸움.

누가 공격을 한다 해도 그 일격에, 승패는 정해질 것이다.

여덟장의 날개가 하나의 덩어리가 되어서 힘을 겨루고 있다.

그리고, 승패가 정해졌다.

**

제 7학구에 있는 문도 창문도 없는 건물에서, 학원도시의 총괄 이사장. '인간' 아레이스타는 그 중앙에 있는 생명유지장치 안에서 둥둥 떠 있었다.

"큭큭"

그의 얼굴엔 미소가 가득했다.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어간다는 듯한 그런 표정이 아니다. 자신의 계획이 완벽하게 어긋났음에도 그는 웃고 있었다. 자신의 길을 잃어서 알지도 못하는 이상한 길로 향했더니, 그것이 엄청난 지름길이었다.

아레이스타가 떠 있는 생명유지장치 앞에 떠 있는 화면엔 여러 각도에서 찍힌듯한 영상이 나오고 있었다. 인공위성, 언더라인, CCTV, 감시정, 능력자의 투시, 그 모든 것을 동원해 상황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엔, 어둠을 지워버릴 것 같은 칠흑같은 검은색을 한 네 장의 날개를 가진 두명의 소년이 있었다.

아레이스타는 자신의 '플랜'에 쓰여질 계획을 여러가지 준비했다. 아레이스타 조차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서드 플랜(제3후보)의 일은 내버려 둔다고 해도 말이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액셀러레이터가 행한 레벨 6 시프트 실험(절대 능력자 진화 실험).

이것은 계획이 실패해도, 그 실패를 원동력 삼아 계획을 더 단축시키는 아레이스타의 성향이 잘 들어나 있는 실험이었다.

ㅡ예정대로 액셀러레이터가 2만명의 클론을 죽여 레벨 6 으로 진화를 하면 성공.

ㅡ액셀러레이터가 실패한다고 해도 남은 클론을 전 세계로 분산해 시스터즈의 네트워크의 범위를 전 세계로 확장.

ㅡ그리고 그 시스터즈의 네트워크의 관리자인 라스트 오더의 머릿속에 심어놓은 바이러스 ANGEL.

ㅡ카자키리 효우카라는 AIM확산역장으로 태어난 '천사와 비슷한 무언가'.

부분적이라면 이해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그걸 계획한 아레이스타 처럼 이렇게 나열해 본다면, 다른 실험들도 하나의 결과를 향해 달리고 있다는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인공적인 천사의 생성.

그리고, 지금 화면에서 나오고 있는 두 명의 인공적인 천사.

하지만, 이것으론 모자라다. 이것으론 아레이스타의 플랜은 실패할 것이다.

"큭큭"

하지만 아레이스타는 웃는다. 이 상황이 무척이나 재밌다는 듯이, 소리를 죽이며 웃는다.

그리고, 이내 화면속에서 한쪽이 쓰러졌다.

그것이 신호라는 양, 아레이스타는 나지막한 목소리로 컴퓨터에 명령을 내렸다.

"허수학구. 오행기관. 발동"

**

"어째,서"

바닥에 누워있는 패자는 온몸에서 피를 흘리며 중얼거렸다.

"……"

액셀러레이터는 그 패자를 내려보고 있었다. 액셀러레이터 역시 온몸에 피를 흘리고 있었지만, 여태까지 이것을 몇번이나 견딘 액셀러레이터는 그 한계를 잘 알고 있었다.

너무나 무리하게 힘을 주어, 인간의 육체로 버틸 수 없는 큰 힘을 사용하려 하다 패배한 패자. 페이커는 중얼거렸다.

"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지…?"

원망스럽다는 듯이.

타인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듯이.

합리적이지 못한 바보들을 책망하다는 듯이. 

페이커는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도록 피를 삼키며 소리쳤다.

"그 편이, 합리적이잖아!! 녀석만, 녀석만 죽으면 아레이스타의 플랜은 붕괴되고 녀석은 자멸해. 이 이상 좋은 해피엔딩이 어딨다고!!"

쿨럭, 하고 다시 피를 토한 페이커의 몸이 움찔 움찔. 하고 떨렸다. 더 이상 가망이 없어 보이지만, 페이커가 정신만 잃는다면 액셀러레이터는 그 혈류의 벡터를 조작해 무사히 페이커를 병원으로 데려가 줄 것이다. 녀석에게는 아직 얻어야 할 정보가 많으니까.

"나는… 나의 소중한 것들을, 학원도시를, 세계를, 지키고 싶은 것 뿐인,데…"

스륵, 하고 페이커의 눈꺼풀이 잠겼다.

후, 하고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안심한 찰나.

슈웅.

"!?"

페이커의 몸이 사라졌다.

천하의 액셀러레이터도, 카미조 토우마도 긴장을 늦추고 있기 때문에 반응하지 못한 마지막 초능력.

말없이, 다 죽어가는 눈으로 페이커는 자신의 목표인 카미조의 앞으로 텔레포터 해서 손을 뻗었다.

하지만, 녀석은 죽일 수 없다.

그것을 말한것도, 증명한것도 페이커다. 그 네장의 검은 날개라면 모를까, 다 죽어가는 자신으로는 오른손에 에이와스와 비슷한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이 녀석을 죽이는 것은 불가능 할것이다.

하지만 페이커는 공격을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는 그저 양손을 좀비같이 뻗어, 카미조 토우마의 오른손을 움켜쥐었다.

카미조 토우마가 오른손에 '에이와스와 비슷한 무언가'가 가진 힘 때문에 죽일 수 없다면.

그 힘을 '훔친다면'.

그럴 수만 있다면.

하지만 그것도 불가능하다.

카미조 토우마의 오른손에 닿자마자, 페이커의 능력이 사라졌다. 녀석의 오른팔에 있는 정보를 읽을 수도, 따라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그 순간.

핑!

페이커의 머릿속에 전류가 흘렀다.

엄청난. 그야말로 압도적인 정보처리능력. 연산법. 등, 마치 '1만명 정도 되는 인간의 모든 연산능력을 강제로 끌어낸듯한' 기분 나쁜 감각과 함께, 페이커의 능력이 돌아왔다.

카미조 토우마의 오른손은 만능이 아니다. 그 손으로 지울 수 있는 이능력에는 한계가 있고, 너무나 큰 능력을 지우기엔 어느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페이커의 작은 뇌로. 빈약하고, 너무나도 어리석은 그 뇌속으로 이해할 수 없을 힘이 들어온다.

그러자 픽. 하는 작은 소리가 들리더니, 페이커의 등뒤에서 두 장의 칠흑같은 날개가 더 솟아났다.

합계 여섯 장의, 세 쌍의 날개.

여태까지 그 모든 전투를 보고도 한마디도 하지 못했던 인덱스는, 처음으로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한채 입을 열었다.

​"​치​천​사​(​세​라​프​)​…​…​…​…​?​"​

지금 이곳에.

레벨 6. 절대 능력자가 탄생했다.



원작 15권. 카키네 테이토쿠가 액셀러레이터의 흑익을 보고 한 생각과 말이죠

금서목록이 원작에서 회수못한 복선이 너무 ​많​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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