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데이터야 미안해.
그 옥상에 누워있는 몇 사람의 시체와 스파크를 일으키는 기계가 그곳에 난전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는 사람은 오직 두 명, 넝마가 된 교복의 창백한 백발의 남자와 넝마가 된 저고리와 짧아진 검은 치마를 입은 긴 흑발의 여자. 거친 숨소리로 그 둘은 서로 대치한다.
.
.
.
.
.
.
.
.
.
알파는 대답한다.
“맞아.”
델타 총을 계속 그에게 겨눈다. 거친 바람으로 허리까지 오는 긴 흑발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그녀는 바싹 마른입을 연다. 그리고 말한다.
“왜…….”
그러자 알파는 웃는다. 실소와 미소의 그 중간의 웃음.
“당연하다고”
“어째서냐고 이개XX야!”
“철컥”
총을 겨누는 그녀.
거친 숨을 내쉬며 가장 가벼웠던 그 권총을 지탱하기 힘들어한다.
반면 알파, 총을 들고 있는 그녀가 있음에도 그는 매우 침착히 웃음을 유지한다.
또한
그는 좋은 기분이 든다. 가만히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그 총을 손으로 만진다.
그리고 너머의 총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만진다. 그리고 얼굴을 만진다.
“왜 나를 쏘려는 거지?”
“뿌드드득”
대답 없이 델타는 이빨을 간다. 자신의 떨리는 이빨로 말하는 것이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리는 자신을 볼 것 같아서. 눈물이 점차 붉은색을 띄기 시작하는 것 같기에.
“너……. 죽일……. 죽일…….”
이라고 끊임없이 되뇐다. 답을 할 수 있지만 지금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그 대답을 할 수 없다. 말려들어가는 혀의 감촉이 숨 쉬는 것조차도 너무나 힘들게 한다.
“죽……. 이…….”
“하…….
그는 한번 한숨을 쉰다. 그리고 양손 가득히 그녀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그녀의 피에 젖은 눈을 마주친다. 눈에 비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흘러내리는 그 피를 그녀의 얼굴에 바르면서 얘기한다.
“죽인다고? 지금까지 나는 하나도 죽여오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아버지를, 형을, 동생을, 친구를, 아들을 죽여 온 게 너잖아? 그렇다면 나쁜 사람은 누구지? 나는 죽이라고 한번도 작전을 내린 적이 없었는데. 살려고 한 거잖아? 우리는 살려고 지금 여기까지 온 거잖아. 안 그래? 나는 너희들을 살리려고 지금까지 왔어.”
알파는 얼굴에서 손을 뗀다. 그리고 피가 묻은 손을 바라보고 델타에게 말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지겹게 봐왔던 색깔이야 안 그래? 너무 어울려 델타. 아니 그…….”
“ㅈ……. 으으…….”
“그래그래 알았어……. 아마 살아있었다면 분명 화를 냈을 거야.”
“…….с…….ме…….р…….ть"
그 말을 듣고 알파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왜 그런 말을 다 하는 거지? 전혀 듣지 못하는 말을 왜 한 번씩 하는 거지? 기억에 왜 우리는…….”
-XX-245-DAMULLA-an-?
α β γ δ ε
-re-
-re?―
-re?
-o.k
---
“단 한번 만에 쏘면 되는 거야. 간단하지?”
말을 마치고 그는 몇 걸음 걷는다. 그리고 약간 떨어진 채로 선다. 두 손을 벌리고 델타를 바라본다. 그리고 서서히 눈을 감는다.
“고통스럽지? 나는 그 느낌을 모르지만 너의 마지막 분노를 나에게 쏟아낼 계획을 말해줄게.”
이제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려고 하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델타?
나는 너무 무서워.
눈을 감으면 모든 게 끝나버릴 것 같아.
왜 우리를 죽이려하고.
살기위해서는 왜 죽여야 할까?
이제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나는 너희들처럼 ‘그것’이 걸리지 않았어.
그러니 너무나 나약해.
이제는 쉬고 싶어.
너는 나를 원하고 나는 너를 원하고 있어.
저 멀리 날아갈 수 있으려면 말이야.
내 마지막 계획이야.
총으로 쏴
그 물건으로 내 머리를 날려버려.
혹은 내 심장을 날려버려.
너의 고통의 원인이잖아.
어서
나를 쏴.
이윽고 총성은 옥상에서 울리고 그들은…….
시작. 0
“모든 사람들이 법을 향해 나아가려 애쓰고 있지 않소? 그런데 그 많은 세월이 흐르는 동안 나밖에 아무도 입장을 요구하지 않다니, 대체 어찌 된 일이오?”
문지기는 그가 이제 곧 숨을 거두리라는 걸 알고 꺼져가는 청각으로도 알아듣게 하려고 큰소리로 외쳤다.
“이곳에서는 다른 어느 누구도 입장 허락을 얻을 수 없소. 이 입구는 당신만을 위해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오. 이제 나는 가서 문을 닫겠소.”
-프란츠 카프카. 법 앞에서
빌딩 옥상. 근처 무언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고 먼지가 자욱하게 난다. 흡사 자신을 불태워 주위를 밝히는 초처럼 밤의 건물옥상에 빛이라곤 오직 그 건물에서 피어오르는 불밖에는 없다.문지기는 그가 이제 곧 숨을 거두리라는 걸 알고 꺼져가는 청각으로도 알아듣게 하려고 큰소리로 외쳤다.
“이곳에서는 다른 어느 누구도 입장 허락을 얻을 수 없소. 이 입구는 당신만을 위해 정해진 것이기 때문이오. 이제 나는 가서 문을 닫겠소.”
-프란츠 카프카. 법 앞에서
그 옥상에 누워있는 몇 사람의 시체와 스파크를 일으키는 기계가 그곳에 난전이 있었다고 얘기한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는 사람은 오직 두 명, 넝마가 된 교복의 창백한 백발의 남자와 넝마가 된 저고리와 짧아진 검은 치마를 입은 긴 흑발의 여자. 거친 숨소리로 그 둘은 서로 대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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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는 대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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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타 총을 계속 그에게 겨눈다. 거친 바람으로 허리까지 오는 긴 흑발의 머리카락이 흩날린다. 그녀는 바싹 마른입을 연다. 그리고 말한다.
“왜…….”
그러자 알파는 웃는다. 실소와 미소의 그 중간의 웃음.
“당연하다고”
“어째서냐고 이개XX야!”
“철컥”
총을 겨누는 그녀.
거친 숨을 내쉬며 가장 가벼웠던 그 권총을 지탱하기 힘들어한다.
반면 알파, 총을 들고 있는 그녀가 있음에도 그는 매우 침착히 웃음을 유지한다.
또한
그는 좋은 기분이 든다. 가만히 아무 말을 하지 않고 그 총을 손으로 만진다.
그리고 너머의 총을 잡고 있는 그녀의 손을 만진다. 그리고 얼굴을 만진다.
“왜 나를 쏘려는 거지?”
“뿌드드득”
대답 없이 델타는 이빨을 간다. 자신의 떨리는 이빨로 말하는 것이 방해받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무너져 내리는 자신을 볼 것 같아서. 눈물이 점차 붉은색을 띄기 시작하는 것 같기에.
“너……. 죽일……. 죽일…….”
이라고 끊임없이 되뇐다. 답을 할 수 있지만 지금 그녀는 그 누구보다도 그 대답을 할 수 없다. 말려들어가는 혀의 감촉이 숨 쉬는 것조차도 너무나 힘들게 한다.
“죽……. 이…….”
“하…….
그는 한번 한숨을 쉰다. 그리고 양손 가득히 그녀의 얼굴을 부여잡는다. 그녀의 피에 젖은 눈을 마주친다. 눈에 비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을 본다. 흘러내리는 그 피를 그녀의 얼굴에 바르면서 얘기한다.
“죽인다고? 지금까지 나는 하나도 죽여오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많은 아버지를, 형을, 동생을, 친구를, 아들을 죽여 온 게 너잖아? 그렇다면 나쁜 사람은 누구지? 나는 죽이라고 한번도 작전을 내린 적이 없었는데. 살려고 한 거잖아? 우리는 살려고 지금 여기까지 온 거잖아. 안 그래? 나는 너희들을 살리려고 지금까지 왔어.”
알파는 얼굴에서 손을 뗀다. 그리고 피가 묻은 손을 바라보고 델타에게 말한다.
“지금까지 얼마나 지겹게 봐왔던 색깔이야 안 그래? 너무 어울려 델타. 아니 그…….”
“ㅈ……. 으으…….”
“그래그래 알았어……. 아마 살아있었다면 분명 화를 냈을 거야.”
“…….с…….ме…….р…….ть"
그 말을 듣고 알파 가만히 고개를 숙인다.
“왜 그런 말을 다 하는 거지? 전혀 듣지 못하는 말을 왜 한 번씩 하는 거지? 기억에 왜 우리는…….”
-XX-245-DAMULLA-an-?
α β γ δ 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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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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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번 만에 쏘면 되는 거야. 간단하지?”
말을 마치고 그는 몇 걸음 걷는다. 그리고 약간 떨어진 채로 선다. 두 손을 벌리고 델타를 바라본다. 그리고 서서히 눈을 감는다.
“고통스럽지? 나는 그 느낌을 모르지만 너의 마지막 분노를 나에게 쏟아낼 계획을 말해줄게.”
이제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려고 하면.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델타?
나는 너무 무서워.
눈을 감으면 모든 게 끝나버릴 것 같아.
왜 우리를 죽이려하고.
살기위해서는 왜 죽여야 할까?
이제 너는 어떻게 할 거야?
나는 너희들처럼 ‘그것’이 걸리지 않았어.
그러니 너무나 나약해.
이제는 쉬고 싶어.
너는 나를 원하고 나는 너를 원하고 있어.
저 멀리 날아갈 수 있으려면 말이야.
내 마지막 계획이야.
총으로 쏴
그 물건으로 내 머리를 날려버려.
혹은 내 심장을 날려버려.
너의 고통의 원인이잖아.
어서
나를 쏴.
이윽고 총성은 옥상에서 울리고 그들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