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마치 카페(http://cafe.naver.com/oregairu)에서도 게재되고 있습니다.
※ 오타/오역 지적 모두 환영합니다.
3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07:10:20.25 ID:DdghrasH0
「그럼」
이라고 말한 유키노시타는 손잡이를 놓는다.
「그래」
하고 나도 한마디로 응답한다.
그런 느낌으로 여느 때와 같이 헤어지는 것이었다.
매일 변함없는 대화, 변함없는 관계ㅡ
하지만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예상외로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채 뒤돌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히키가야군, 오늘은 정말로 즐거웠어. 고마워.」
불의의 타격을 받고만 나는, 얼빠진 목소리로
「어어…」
하고 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3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07:16:05.70 ID:DdghrasH0
그걸 보며 킥하고 웃는 유키노시타.
덧붙여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이 열리고, 귀가를 서두르는 인파에 휩쓸려 버린다.
유키노시타는 문밖에서 등을 향한 채 서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일이라서 놀랐던 거겠지…
이렇게나 동요하는 유키노시타는 본 적이 없어서, 무의식 중에 킥하고 웃어버렸다.
그런 유키노시타의 뒷모습을 배웅하는 것 마냥 전차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허둥지둥 돌아보는 유키노시타의 오른손은 가슴 근처에서 엉거주춤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또 엉거주춤하게 펴진 손바닥을 살짝 흔들며, 무엇인가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내일 봐」
유키노시타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았지만, 나도 소리를 내 대답했다.
4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2:25.73 ID:DdghrasH0
「여어」
「안녕, 히키가야군」
자리에 앉자, 가방에서 작은 보따리를 꺼내 포장을 벗겨낸다.
「어머, 제대로 갖고 왔나 보네. 히키가야군치고는 좋은 마음가짐이야.」
나도 일단 학습능력이라는 게 있다고.
주사위 던져서 소부고에 입학한 게 아니란 말이지.
「또 종이컵이 없다면서 막 탄 홍차를 다시 포트에 집어넣는 건, 아무리 나라도 가슴이 아프니까 말이지.」
「그래……. 나도 모처럼 탄 차를 버리는 것 같은 행동은 하고 싶지 않은 걸.」
매도당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키노시타는 킥하고 웃으며 그렇게 답했다.
유키노시타의 티컵 옆에 내 컵을 나란히 세워놓은 채, 독서를 시작한다.
여름과 비교하면 훨씬 얌전해진 햇빛이 기분 좋다.
4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6:01.34 ID:DdghrasH0
「얏하로ㅡ」
정숙을 깨며 부실에 들어온 건, 소부고라고 하는 단어와 매우 어울리지 않는 유이가하마 유이였다.
「안녕, 유이가하마」
「여어, 유이가하마」
「다같이 모였으니 차라도 하는 게 어떨까.」
「좋아좋아. 간식시간이네.」
4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7:16.69 ID:DdghrasH0
평소와 같이 유리제 티컵에 뜨거운 물을 붓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세 잔의 컵에 붓고, 남은 건 도자기 포트 안에 부어넣는다.
그러고 나서, 평소와 같이 보온 커버를 씌우고, 홍차를 내놓는다.
몇 번이고 반복되어 온 여느 때 봉사부의 일상이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
유이가하마의 머그컵을 내려놓은 뒤, 내 앞에 새 티컵을 놓는다.
「코마치가 모처럼 오빠를 위해 따뜻한 요리를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아무 말 않고 딴 데 들렀다 오다니. 방금 거 코마치적으로……, 어……. ……그건 그렇고, 그 종이봉투 안에 들은 보따리는 뭐야……? 혹시 오빠한테 선물? 어, 유이씨? 혹시 유키노씨? ……」
어젯밤 귀가했을 때, 코마치로부터 혹독한 신문을 받아 추궁을 피하는데 애먹은 물건이다.
5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1:44.96 ID:DdghrasH0
「힛키ㅡ도 이제야 컵을 갖고 왔네…」
유키노시타가 타준 홍차를 마시려고 입가에 가져가려고 하자…
「아ㅡ, 그 컵…」
순간 우리 안에서 흥분한 동물원 맹수 같이 두리번두리번 목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컵에 눈길을 주더니 돌연 멈춰버렸다.
5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3:44.39 ID:DdghrasH0
유이가하마의 시선을 좇은 나도 순간 눈을 의심했다…
「어째서 힛키ㅡ하고 유키농이 같은 무늬의 컵을 쓰는 거야!?」
유이가하마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응? 어째서야, 힛키ㅡ!」
말없이 훌쩍거리고 있으니 이번에는 유키노시타에게 온몸을 돌린다.
「응? 어째서야, 유키농!」
유키노시타는, 마치 남일처럼 곧장 앞을 보며 홍차를 마신다.
「응? 어째서, 어째서?」
5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7:27.34 ID:DdghrasH0
점점 흥분해 더욱더 좌우로 몸을 흔들어대는 유이가하마
나를 째려보는 유이가하마의 앞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것을 깨달은 유키노시타가 살짝 이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서서히 한쪽 눈을 감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만면의 미소를 띠며 고개를 기울여 이쪽을 응시한다.
부끄러운 나머지, 엉겁결에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눈부신 시선.
그래도 이제 여기서 수상하게 보일 내가 아니다.
가슴에 용솟음치는 감정을 모두 눈에 담아 나도 지지않고 마주 본다.
눈 돌리지 않는 거다, 유키노시타…
5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42:29.03 ID:DdghrasH0
「응? 응? 힛키ㅡ 듣고 있어!?」
시끄러운 유이가하마의 목소리는 귀에서 귀로 흘려보낸다.
그런 것을 상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유키노시타는 순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떠올렸지만 바로 애써 미소 지으며 윙크를 되돌려보낸다.
뭐야, 그거. 반칙일 뿐만 아니라 너무 눈부시잖아, 그 웃는 얼굴…
무의식 중에 수상한 짓 해버릴 것 같아…
나와 유키노시타는 중요한 확인작업을 끝마치자 다시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응? 힛키ㅡ, 확실하게 대답해줘!」
「뭐야, 유이가하마. 차 정도는 조용히 마시게 해달라고…」
- 이런 나에게도 러브코메디의 신은 분명히 있는 거겠지.
유키노시타에게 이런 말을 건내면, 그녀석 어떤 얼굴을 할까……
―완―
90: ◆GULJi96aoSzS 2013/08/24(土) 23:58:41.32 ID:CDCEVtR60
12월. 세간에서 말하는 섣달의 분주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봉사부.
어디 사는 누군가는 동쪽인지 서쪽인지를 향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겠지만, 그런 일은 외톨이와는 관계없다.
그 외톨이 대표로 있는 나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평소와 같이 문고본을 탐독하고 있었다.
덧붙여 외톨이라기보다는 빗치가 또 한 명…….
아마 여름방학 숙제로 받은 독서감상문을 쓸 때 외에는 책을 읽지 않을 유이가하마 유이.
유이가하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유키노시타에게 하고, 그때마다 싱글벙글하거나 힘없이 축 처지거나 하며 오락가락하고 있다.
조명과 같이 그 표정이 번갈아 바뀐다.
그리고 할 말이 없어지자 유키노시타에게 껴안거나 달라붙거나 한다.
그러고도 더 어쩔 수 없어지면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봉사부의 일상이다.
91: ◆GULJi96aoSzS 2013/08/25(日) 00:05:10.72 ID:p8Qx37VE0
「힛키ㅡ, 유키농한테 뭐라고 좀 해봐.」
「네가 해서 안 되는 말이면 내가 한다고 별 수 있겠냐……. 왜, 나를 천당으로 보내고 싶은 거냐?」
「어머, 히키가야군. ……너 자살욕구가 있었어? 천당으로 가고 싶다니……. 확실히 너와 같이 무위도식하는 인생을 보내왔기에『미래』라고 하는 말이『절망』이란 말과 뒤바뀐 것 같은 존재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거 뭐냐고. 네 좌우명은 혹시「*상재전장」인 거냐?
(역주 *상재전장 : 항상 전쟁터에 있는 듯한 마음가짐을 가짐)
꼭 배구에서 서브가 자기쪽으로 날아오면, 파블로프 선생님도 깜짝 조건 반사로 리시브 없이 바로 스파이크 같은 걸 날려 결정지어 버리잖아?
「유, 유키농……」
「네 귀는 썩어있는 거야?」
「아, 너는 자신의 눈뿐만이 아니라 귀까지도 썩어버린 사실을 인정하는 거네?」
유키노시타는,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불쌍하다는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이이상, 유키노시타와 이야기하면 정말로 내 미래가 시커멓게 칠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대화를 중단한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대부분이 흑역사였는데, 앞으로도 영원히 칠흑같은 어둠이 계속되는 건 정말이지 사양이다.
※ 오타/오역 지적 모두 환영합니다.
3
34: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07:10:20.25 ID:DdghrasH0
「그럼」
이라고 말한 유키노시타는 손잡이를 놓는다.
「그래」
하고 나도 한마디로 응답한다.
그런 느낌으로 여느 때와 같이 헤어지는 것이었다.
매일 변함없는 대화, 변함없는 관계ㅡ
하지만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예상외로 만면에 미소가 가득한 채 뒤돌아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히키가야군, 오늘은 정말로 즐거웠어. 고마워.」
불의의 타격을 받고만 나는, 얼빠진 목소리로
「어어…」
하고 답하는 게 고작이었다.
3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07:16:05.70 ID:DdghrasH0
그걸 보며 킥하고 웃는 유키노시타.
덧붙여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을 열려고 했다.
하지만 그 순간 문이 열리고, 귀가를 서두르는 인파에 휩쓸려 버린다.
유키노시타는 문밖에서 등을 향한 채 서있다.
너무나도 갑작스런 일이라서 놀랐던 거겠지…
이렇게나 동요하는 유키노시타는 본 적이 없어서, 무의식 중에 킥하고 웃어버렸다.
그런 유키노시타의 뒷모습을 배웅하는 것 마냥 전차는 움직이기 시작한다.
허둥지둥 돌아보는 유키노시타의 오른손은 가슴 근처에서 엉거주춤하게 올라가 있었다.
그리고 또 엉거주춤하게 펴진 손바닥을 살짝 흔들며, 무엇인가 입을 움직이고 있었다.
「내일 봐」
유키노시타에게는 당연히 들리지 않았지만, 나도 소리를 내 대답했다.
46: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2:25.73 ID:DdghrasH0
「여어」
「안녕, 히키가야군」
자리에 앉자, 가방에서 작은 보따리를 꺼내 포장을 벗겨낸다.
「어머, 제대로 갖고 왔나 보네. 히키가야군치고는 좋은 마음가짐이야.」
나도 일단 학습능력이라는 게 있다고.
주사위 던져서 소부고에 입학한 게 아니란 말이지.
「또 종이컵이 없다면서 막 탄 홍차를 다시 포트에 집어넣는 건, 아무리 나라도 가슴이 아프니까 말이지.」
「그래……. 나도 모처럼 탄 차를 버리는 것 같은 행동은 하고 싶지 않은 걸.」
매도당하리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유키노시타는 킥하고 웃으며 그렇게 답했다.
유키노시타의 티컵 옆에 내 컵을 나란히 세워놓은 채, 독서를 시작한다.
여름과 비교하면 훨씬 얌전해진 햇빛이 기분 좋다.
47: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6:01.34 ID:DdghrasH0
「얏하로ㅡ」
정숙을 깨며 부실에 들어온 건, 소부고라고 하는 단어와 매우 어울리지 않는 유이가하마 유이였다.
「안녕, 유이가하마」
「여어, 유이가하마」
「다같이 모였으니 차라도 하는 게 어떨까.」
「좋아좋아. 간식시간이네.」
48: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27:16.69 ID:DdghrasH0
평소와 같이 유리제 티컵에 뜨거운 물을 붓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리고 평소와 같이 세 잔의 컵에 붓고, 남은 건 도자기 포트 안에 부어넣는다.
그러고 나서, 평소와 같이 보온 커버를 씌우고, 홍차를 내놓는다.
몇 번이고 반복되어 온 여느 때 봉사부의 일상이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와 다른 점이 있다.
유이가하마의 머그컵을 내려놓은 뒤, 내 앞에 새 티컵을 놓는다.
「코마치가 모처럼 오빠를 위해 따뜻한 요리를 준비하고 기다렸는데, 아무 말 않고 딴 데 들렀다 오다니. 방금 거 코마치적으로……, 어……. ……그건 그렇고, 그 종이봉투 안에 들은 보따리는 뭐야……? 혹시 오빠한테 선물? 어, 유이씨? 혹시 유키노씨? ……」
어젯밤 귀가했을 때, 코마치로부터 혹독한 신문을 받아 추궁을 피하는데 애먹은 물건이다.
50: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1:44.96 ID:DdghrasH0
「힛키ㅡ도 이제야 컵을 갖고 왔네…」
유키노시타가 타준 홍차를 마시려고 입가에 가져가려고 하자…
「아ㅡ, 그 컵…」
순간 우리 안에서 흥분한 동물원 맹수 같이 두리번두리번 목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유이가하마는 유키노시타의 컵에 눈길을 주더니 돌연 멈춰버렸다.
51: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3:44.39 ID:DdghrasH0
유이가하마의 시선을 좇은 나도 순간 눈을 의심했다…
「어째서 힛키ㅡ하고 유키농이 같은 무늬의 컵을 쓰는 거야!?」
유이가하마는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노려본다.
「응? 어째서야, 힛키ㅡ!」
말없이 훌쩍거리고 있으니 이번에는 유키노시타에게 온몸을 돌린다.
「응? 어째서야, 유키농!」
유키노시타는, 마치 남일처럼 곧장 앞을 보며 홍차를 마신다.
「응? 어째서, 어째서?」
52: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37:27.34 ID:DdghrasH0
점점 흥분해 더욱더 좌우로 몸을 흔들어대는 유이가하마
나를 째려보는 유이가하마의 앞으로 시선을 향한다.
그것을 깨달은 유키노시타가 살짝 이쪽을 돌아본다.
그리고 서서히 한쪽 눈을 감는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지금까지 본 적 없는 만면의 미소를 띠며 고개를 기울여 이쪽을 응시한다.
부끄러운 나머지, 엉겁결에 눈을 돌리고 싶어질 정도로 눈부신 시선.
그래도 이제 여기서 수상하게 보일 내가 아니다.
가슴에 용솟음치는 감정을 모두 눈에 담아 나도 지지않고 마주 본다.
눈 돌리지 않는 거다, 유키노시타…
53: VIPにかわりましてNIPPERがお送りします 2013/08/21(水) 18:42:29.03 ID:DdghrasH0
「응? 응? 힛키ㅡ 듣고 있어!?」
시끄러운 유이가하마의 목소리는 귀에서 귀로 흘려보낸다.
그런 것을 상대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유키노시타는 순간 곤혹스러운 표정을 떠올렸지만 바로 애써 미소 지으며 윙크를 되돌려보낸다.
뭐야, 그거. 반칙일 뿐만 아니라 너무 눈부시잖아, 그 웃는 얼굴…
무의식 중에 수상한 짓 해버릴 것 같아…
나와 유키노시타는 중요한 확인작업을 끝마치자 다시 서로에게서 시선을 거뒀다.
「응? 힛키ㅡ, 확실하게 대답해줘!」
「뭐야, 유이가하마. 차 정도는 조용히 마시게 해달라고…」
- 이런 나에게도 러브코메디의 신은 분명히 있는 거겠지.
유키노시타에게 이런 말을 건내면, 그녀석 어떤 얼굴을 할까……
―완―
90: ◆GULJi96aoSzS 2013/08/24(土) 23:58:41.32 ID:CDCEVtR60
12월. 세간에서 말하는 섣달의 분주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봉사부.
어디 사는 누군가는 동쪽인지 서쪽인지를 향해 열심히 뛰어다니고 있겠지만, 그런 일은 외톨이와는 관계없다.
그 외톨이 대표로 있는 나와 유키노시타 유키노는 평소와 같이 문고본을 탐독하고 있었다.
덧붙여 외톨이라기보다는 빗치가 또 한 명…….
아마 여름방학 숙제로 받은 독서감상문을 쓸 때 외에는 책을 읽지 않을 유이가하마 유이.
유이가하마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유키노시타에게 하고, 그때마다 싱글벙글하거나 힘없이 축 처지거나 하며 오락가락하고 있다.
조명과 같이 그 표정이 번갈아 바뀐다.
그리고 할 말이 없어지자 유키노시타에게 껴안거나 달라붙거나 한다.
그러고도 더 어쩔 수 없어지면 나에게 도움을 청한다
평소와 다름없는 봉사부의 일상이다.
91: ◆GULJi96aoSzS 2013/08/25(日) 00:05:10.72 ID:p8Qx37VE0
「힛키ㅡ, 유키농한테 뭐라고 좀 해봐.」
「네가 해서 안 되는 말이면 내가 한다고 별 수 있겠냐……. 왜, 나를 천당으로 보내고 싶은 거냐?」
「어머, 히키가야군. ……너 자살욕구가 있었어? 천당으로 가고 싶다니……. 확실히 너와 같이 무위도식하는 인생을 보내왔기에『미래』라고 하는 말이『절망』이란 말과 뒤바뀐 것 같은 존재라면 어쩔 수 없겠지만……」
그거 뭐냐고. 네 좌우명은 혹시「*상재전장」인 거냐?
(역주 *상재전장 : 항상 전쟁터에 있는 듯한 마음가짐을 가짐)
꼭 배구에서 서브가 자기쪽으로 날아오면, 파블로프 선생님도 깜짝 조건 반사로 리시브 없이 바로 스파이크 같은 걸 날려 결정지어 버리잖아?
「유, 유키농……」
「네 귀는 썩어있는 거야?」
「아, 너는 자신의 눈뿐만이 아니라 귀까지도 썩어버린 사실을 인정하는 거네?」
유키노시타는, 관자놀이에 손을 대고 불쌍하다는 눈으로 나를 응시한다.
왜 그렇게 되는 건데…….
이이상, 유키노시타와 이야기하면 정말로 내 미래가 시커멓게 칠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대화를 중단한다.
지금까지의 인생은 대부분이 흑역사였는데, 앞으로도 영원히 칠흑같은 어둠이 계속되는 건 정말이지 사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