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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렐 얼터너티브

パラレル オルタネイティヴ


원작 | ,

역자 | 淸風

프렐류드


『언리미티드』



 그건, 미칠 듯한 광경.
 수없이 바라고, 원하고, 손을 뻗어왔다.
 이뤄지지 않았다.
 닿지 않기에 더더욱 강해지는 마음.

 포기할 수 없다. 포기할 수 있을 턱이 없다.
 양지와 같은 따스함을 구해, 수없이 수없이 닿을 때까지 손을 뻗으면서 발버둥질친다. 설령 손이 떨어져 나간다 해도, 그만한 가치가 있을 테니까.
 이번도 무리였다.
 그렇다고 해서 다음이 무리라곤 할 수 없다.
 자, 손을 뻗자.
 소중한 걸 붙잡기 위해서――――



“――엣?”
“냐냐?”
 어라, 이상하다.
 분명, 문이 닫히려는 걸 막으려고 손을 뻗고 있었을 텐데, 손바닥에 전해져 오는 건 차갑고 무기질적인 문의 감촉이 아니라 굉장히 부드럽고 따스한, 기분 좋아지는 감촉.
 착각했는지, 확인하려듯 잘 쥐어 본다.
“아, 앙!”
“차암, 잠깐!”
 뭉클했다.
 왼손 쪽에는 손바닥에서 넘칠 것만 같은 볼륨과 무게를 느끼는데, 오른손 쪽은 열심히 누르지 않으면 느끼기 힘들 정도의 아담함.
“……응?”
 눈을 뜨자, 시야가 서서히 깨끗해져 간다.
 선명하게 떠오르는 건, 얼굴을 굳힌 요시노와 얼굴을 붉히고 패닉에 빠져있는 레이의 모습. 그렇다는 건, 유키가 지금 손으로 잡고 있는 건 요시노와 레이의 가슴이라는 소리가 된다. 뭐어, 예상 대로다.
“유, 유키~~~!”
“자, 잠깐 요시노. 이건 불가항력이야!”
 이 뒤의 전개를 예상하고, 적어도 죽음을 맞기 전에 즐겨 두자고 손가락을 더 움직인다. 레이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는 건지, 저번에 만졌을 때 보다도 커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손가락이 파묻히는 느낌이 굉장하다.
 한편 ​요​시​노​는​…​…​유​감​스​럽​지​만​,​ 성장이 멈춰있는 걸지도 모른다. 뭐어, 그래도 간신히 부푼게 느껴지긴 하니, 다행인게 아닐까.
“아, 앙, 유, 유키 군!”
“유유! 유키! 바보, 적당히……앗.”
“그러니까 이건 좀 꿈을 꾸다가…….”
 같은 소리를 하며, 다시 한 번 주무른다.
“응앗……잠깐, 저, 적당히~~”
 분노의 오라가 부풀어오르는 게 느껴진다.

“유키, 바보! ​변​태​―​―​―​―​―​―​!​!​!​!​!​”​
“유유유, 유키 군, ​야​해​―​―​―​―​―​―​!​!​!​!​”​
​“​니​알​라​토​테​―​―​―​―​―​―​―​―​―​엡​!​!​!​!​!​!​!​!​”​

 요시노와 레이, 둘의 숨이 딱 맞는 더블 크로스 스트레이트를 먹고, 평소와 변함없는 하루가 시작됐다.


 꿈은 별로 안 좋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생활이 뭔가 바뀌는 건 아니다. 유키와 레이와 나란히 등교하고, 교실에서는 코바야시나 츠타코와 평소대로 별볼일없는 이야기나 별 것 아닌 농담을 나누며 웃는다. 장난으로 투닥거리고 있을 때 츠타코의 엉덩이를 잡아 버려서 뺨을 맞는 일이 있었지만, 그 정도뿐이다. 옆자리의 마미가 열이라도 있는지 얼굴이 새빨갰기에, 뺨에 손을 댔더니 쓰러져 버렸다, 같은 일도 있었다.
 수업에선 세이에게 놀림당하고, 요코에게 걸렸는데 대답을 못해서 창피를 당하고, 에리코에게 누드 모델로 쓸테니 벗으라는 말을 듣는, 평소와 다를 것 없는 신나는 수업.
 점심시간에는 레이가 만들어온 도시락을 펼쳤었지만, 왠지 끼어들어 온 쇼코와 노리코에게 낑겨서 안절부절 못했었다. 쇼코는 자기 도시락 반찬을 먹이려고 하고, 노리코는 심기가 언짢은 듯해서 이야기를 피하려고 했더니 역으로 달려들고.
 방과후는 환경미화위원 일로 시마코를 돕고, 그러다 손을 베여버려서 양호실에서 케이에게 치료를 받았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기다리고 기대하던 새로 나온 PDA를 샀다. 예약을 안 했었으면 세 달은 걸렸을 인기기종. 유키는 기뻐서 어쩔줄 모르는 표정으로 단말기를 바라본다.
“히죽히죽거리곤, 기분 나쁘네~.”
“시끄러, 하고 싶은 말 하라고. 지금 난, 기분이 최고로 좋으니까.”
“헤~, 그게 최신 기종? 나도 보여줘~.”
 오렌지 주스를 내려둔 미나코가, 물러나지 않고 유키의 손쪽을 바라본다. 여기는 미나코가 알바를 하고 있는 가게고, 집에 돌아갈 때까지 참을 수 없었던 유키가 들러서 단말기를 만지작거리기 시작했던 거다.
 미나코는 몸을 내밀며 유키에게 들러붙듯이 화면을 보고 있다.
“자, 잠깐 미나코, 너무 붙었어!”
“에~, 그치만 안 가까우면 제대로 안 보이잖아. 레이도 좀 더 가까이 붙으면?”
“그런 것보다, 미나코 선배는 알바 중이잖아요?!”
“앗하하~, 요시노 쨩, 보이는 대로 손님이 적어서 한가하니까.”
 같은 소리를 하고 있자, 반대로 손님들이 몰려오기 시작해서 미나코는 바빠지고, 유키 일행도 너무 오래 앉아있을 수도 없었기에 가게서 일어났다.
 집에 돌아와서 저녁밥을 다 먹으니 요시노와 레이가 놀러 왔기에, 밤까지 게임으로 요시노를 때려눕혔다.
“으긱――――!! 유키, ​치​사​해​치​사​해​치​사​해​!​!​”​
“뭐가, 요시노가 약한 것 뿐이잖아~.”
“아니야! 분명 유키가 반칙 쓰고 있는 거니까! 안 그러면, 그렇게 질 리가 없는 걸!”
“아하하, 요시노, 벌써 늦었으니까 큰 소리 내면 안 되잖아? 자, 슬슬 돌아가자.”
“으! 다음은, 꼭 복수 해 줄테니까~!!!”
 분한 듯이 손을 휘두르는 요시노를, 쓴웃음 지으며 레이가 억누르고 있다.
“오~, 즐겁게 기대하고 있을테니까~.”
“거, 건방져!!”
“그럼 잘 자, 유키 군. 내일 또 보자.”
“응, 잘 자 레이 쨩.”
 손을 흔들고, 방을 나가는 두 사람을 지켜본다.
 둘이 방에서 나가자, 순식간에 조용해진다. 축제 뒤의 쓸쓸함 같은 걸 조금 느끼지만, 그런 건 이 시간 뿐이다.
 침대에 들어가 잠들면, 다시 바로 떠들썩한 아침이 찾아온다. 요시노도 레이도, 고등학생이 된 지금도 태연하게 방에 들어와서 깨우러 오니까 별나기도 하다. 소꿉친구라곤 해도 일반적인 고등학생 남녀가 그런 짓을 하는 건, 일반적인 시각으로 보면 이상한 일이라는 걸 유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계속 이렇게 지내 왔으니까, 유키, 요시노, 레이 세 사람에게 있어서는 이상하기도 뭣도 없고, 오히려 평범한 일인 거다.
 오히려, 내일부터 갑자기 그렇지 않게 되는 쪽이 더 위화감이 심하다.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지만, 지금은 이걸로 괜찮은 거다. 어차피 언젠가는 셋이 흩어지는 날이 온다. 그렇다면, 그날까지는 지금처럼 있고 싶다.
 의식이 꺼지는 중에, 유키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게 얼마나 행복한 것이었는지도 모르는 채로――



 다음 날 아침에는 상쾌하게 눈을 떴다.
“……어라, 에, 잠깐, 벌써 8시잖아?!”
 상쾌하게 눈을 뜰 수 있었던 건, 푹 잘 수 있었기 때문인 모양이었다. 하지만 어째서지. 휴일도 아닌데 요시노도 레이도 깨우러 오지 않은 건가.
 레이라면 아침 연습이 있거나 해서 안 오는 날도 있지만, 요시노는 매일 아침마다 빠진 적이 없었다.
“……그러고 보면 요시노 녀석, 어제 게임 일로 꽁해 있는 거구나.”
 뭐 그리도 비겁한가 싶었지만, 효과적인 건 틀림 없다. 지금부터 일어나서 나간다고 해도 확실히 지각이다.
“젠장, 요시노 자식…….”
 교실에서 마주치면 일단 딱밤을 먹여줘야겠다고 생각하면서, 교복으로 갈아입는다. 가방에는 필요한 물건을 담고 1층으로 내려가, 그 주변에 놓여있던 소보루빵과 과일 우유를 대강 챙겨 마찬가지로 가방에 넣는다. 먹고 있을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현관 문을 열고 밖으로 한 걸음, 발을 디디곤.
​“​…​…​…​…​에​…​…​…​…​?​”​
 얼이 빠져서 멈춰섰다.
 눈 앞에 펼쳐져 있는 건.
“뭐야, 이거…….”
 주택가여야 했을 거다.
 아침에는 기껏해야 통근이나 통학하는 사람이 걸어다니는, 한적한 주택가. 아니, 지금 시간이라면 이미 통근, 통학 시간이 지나 버렸지만, 그래도 평범한 동네였을 터였다.
 하지만 지금, 유키의 눈에 보이는 건 ‘폐허’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지어진 집, 빌딩의 모습 따위는 둘러봐도 눈에 들어오지 않고, 유키의 집만이 신기하게 제대로된 모습을 지키고 있다.
“뻥이지? 요시노?! 레이 쨩?!”
 시선을 움직여 보자.
“뭐, 뭐야 이거………….”
 말이 막힌다.
 그렇게 된 건, 요시노와 레이의 집이 수수께끼의 거대 물체에 찌푸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이, 이건…….”
 보기에, TV 만화에서 본 적 있는 거대 로봇의 하반신같은 느낌이다. 상반신은 없고, 지저분하다는 말로밖에 표현할 수 없는 그게, 요시노와 레이의 집이었던 곳의 위에 자리잡아 있는 거다.
 유키는 꿀꺽 침을 삼킨다.
“――――대, ​대​단​해​―​―​―​―​―​―​―​―​?​!​!​”​
 환성을 지른다.
“뭐야 이거, 초 리얼하잖아, 우오, 흥분된다!!”
 유키는 남고생인 만큼 어렸을 때부터 로봇 만화를 좋아했었고, 지금도 게임 센터에서는 콕핏형 오락기를 쓰는 게임에는 푹 빠져 있다. 그러니까, 눈앞에 있는 거대한 로봇의 잔해에 흥분하지 말라고 하는 게 무리인 거다.
 그리고 동시에 깨닫고 있었다. 이건 꿈인 거라고.
 꿈이 아니라면 일어날 리 없는 일이고, 역으로 말하면 꿈이기에 이런 광경이 보이는 거라 믿었다.

 그건, 꿈임은 틀림 없었다.
 단지, ‘악몽’이라는 이름의――

 한바탕 집 주변에서 로봇의 잔해로 까불어댄 뒤, 다른 건 어떻게 되어 있는가 싶어 동네를 돌아다녔다. 향하는 장소는 어째선지 학교였다. 학교였던 장소는 이상한 기지 같은 걸로 바뀌어 있어, 안테나 같은 게 뻗어 있는 걸 보고 폼이 안 나서 웃었다.
 그러다 기지 문 앞에서 병사에게 붙잡혀, 영창에 처박혀, 생명의 위기를 느끼는데도 꿈에서 깨지 않는 걸로 간신히 꿈이 아니라는 걸 느끼기 시작했다.
 그 뒤에, 기지의 부사령관에게 도움을 받았지만, 놀랍게도 부사령관이라는 건 에리코였다. 필사적으로 에리코에게 자신의 환경을 설명해, 믿어 줬는지 어떤지는 알 수 없었지만, 기지 안에서의 주거공간을 배정받게 되었다.
 에리코의 설명에 따르면 아무래도 유키는 지금까지 자신이 속해있던 곳과는 다른 평행세계로 날아와 버린 모양이었다.
 이 세계에 있어서 인류는, 전에 없는 미증유의 위기에 몰려 있었다.
 그 원인은 다른 별에서 온 침략자인 BETA의 존재.
 어디에서, 무슨 목적으로 찾아왔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구에 찾아온 BETA들은 지구의 곳곳에 하이브라고 불리는 거점을 만들어, 각지를 침략하고 있었다.
 무슨 말도, 메시지도, 의사소통도 불가능한 BETA는, 인류와는 양립할 수 없는 적대생명이었다.
 BETA의 위협적인 부분은 여럿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무시무시한 건 그 압도적인 물량. 수만, 수십만이라 하는 BETA의 앞에 인간들은 계속 살해당해, 지금 지구의 총인구는 10억 정도까지 줄어 버렸다.
 싸우는 상황에서, 광선급이라 불리는 BETA의 존재가 이름대로 레이저 광선을 발사하며 인류를 공포와 실의의 바닥으로 떨어뜨렸다. 위력은 물론, 사정거리도 공포스러워서, 세계가 자랑하던 공중전 기술이나 전투기같은 건 모두 광선급 앞에서는 무력했다. 여하튼, 사정거리에 들어가기 한참 전에 소멸당해 버리는 거니까. 광선급의 존재로 인해 인류는 하늘을 잃었다.
 그런 정세 속에서 인류가 힘을 쏟는 건 당연하게도 군사력이었고, 역으로 힘을 빼는 건 오락에 관계된 것들. 덕분에 전술기라고 불리는, 로봇같아 보이는 대 BETA병기의 기술이나 의료기술은 크게 발달했다.
 그래도 인류는 역시나 열세여서, 유라시아 대륙에는 거의 사람이 살지 못하고 자연도 사라졌고, 식료도 줄어서 합성식이 주류, 비디오 게임은 없고, 만화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 스포츠는 기껏해야 어린애가 학생 때 하든지 숨돌리기로 놀 때밖에 안 하고, 프로 스포츠같은 건 존재하지 않는다.
 설명을 들어도 믿기지 않았지만,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유키가 훈련병으로서 배치된 소대에는, 놀랍게도 원래 세계의 친구들이 있었다. 시마코, 츠타코, 노리코, 사치코, 미나코――
 물론, 그녀들은 원래 세계에 있던 그녀들과는 다른 어디까지나 이 세계에서 태어나 자라온 사람들이기에 유키에 대해서는 알 리도 없었지만, 그래도 유키는 기뻤다.
 군대에서의 훈련은 경험이 없는 유키에게는 격렬하다는 말로 끝날 정도가 아니었다.
 수많은 훈련으로 그녀들에게 지고, 낙담하는 유키. 그래도 어떻게든 따라붙고, 타고난 친밀감으로 친목을 깊게 해, 조금씩 성장해 나갔다.
 이윽고, 무인도에서의 서바이벌 같은 총전 기술 평가를 거쳐 전술기로의 훈련을 시작하고, 유키의 전술기에 대한 이질적이라 할만한 특성이 확인된다.
 동료들과의 충돌, 능력의 향상.
 HSST 추락사건에 분화하는 화산에서의 구출활동, 그런 생활을 보내는 동안 원래 세계에 돌아가고 싶다는 욕구와 비슷할 정도로 이 세계를 지키고 싶다는 마음도 생겨났다.
 위사로서 기지의 방위를 하면서 생활을 보내다, 이윽고 찾아온 건――‘얼터너티브 5 계획’.
 그건 극히 일부의 선택받은 인간만이 지구 밖의 다른 별로 이주해, 남겨진 사람들은 G탄을 이용한 BETA와의 최종전쟁으로 돌입한다는 것.
 G탄의 위력은 놀라울 정도였지만, BETA는 G탄에도 대응했고, 게다가 무한의 증식력에 따른 압도적인 숫자로 인류를 되물리쳤다.
 결과, 인류는 한층 더 물러날 수밖에 없게 되어, 남겨진 자그만 토지에서 목숨을 부지하며 BETA와 싸우게 되었다. 아니, 그 싸움조차 몰려오는 BETA를 어떻게든 되물리치는 것뿐이고, 이쪽에서 공격하러 갈 만큼의 사람도, 전술기도, 물자도, 인류에게는 남지 않았다.
 절망밖에 보이지 않는 싸움을, 그래도 되풀이해 나간다.
 뭘, 대체, 뭐를 지키기 위해서――?


20xx년 10월 21일


“……칫, 끈질기기 짝이 없구만!”
 혀를 차면서 BETA를 쏴 죽인다. 물량을 자랑하는 BETA를 그런 걸로 지워낼 수 있을 리 없지만, 안 할 수도 없다.
 얼터너티브 5 계획은 명확히 실패했지만, 아직껏 높으신 분들은 인정하려고 하지 않으면서 위사들을 사지로 몰아넣었다. 위사들은 계획 따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살아남기 위해, 동료를,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전장을 뛰다닌다.
 그건 유키도 마찬가지였다.
 몇 년 정도, 얼마나 되는 전장을 돌아다니는지 세는 건 이미 그만뒀다.
“젠장…….”
 도약해서 87식 돌격포의 탄막을 먹여 준다. 광선급의 모습은 확인되지 않았으니까, 뛰어버리면 BETA따윈 무섭지 않다.
 싸움에 열중하는 동안, 어느새 유키는 대위라든가 하는 지위까지 올라 있었다. 그건 전장에서 그만큼의 BETA를 죽이고 작전에 공헌해 왔다고 하는 증거였지만, 의미는 없다.
 지금은, 유키에겐 지켜야 할 것 따윈 남지 않았다.
 에리코 등은 얼터너티브 5를 통해 이민선에 타서 새로운 별을 향해 여행을 떠나갔다.
 경애해야 할 상관도, 소대의 동료들도, 이미 모두 죽어 버렸다. 마지막까지 남아 있던 그녀도, 얼마 전의 싸움에서 BETA에 먹혀 죽었다.
 이세계에서 찾아온 유키에게 있어 동료들이야 말로 지켜야 할 것이자 기댈 곳이었지만, 이미 모두 사라져 버렸다.
 어째서 자신은 싸우고 있는 걸까. 어느새 그것조차도 잊을 것만 같다.
 죽으면 편해질까 하는 생각.
 돌아갈 수 없는 세계, 지키지 못했던 동료, 살아남은 자신.
 오늘도 유키가 속해있는 중대는 유키를 남기고 전멸했다. 정확히 말하자면, 2기 정도가 가까스로 살아남아 전선을 탈출했지만, 홀로 전장에 남겨진 건 변함 없다.
“젠장……!”
 조금씩 집중력이 떨어졌는지, 홀로 오랜 시간 싸워온걸로 인한 피로 때문인지, 애초에 홀로 싸우고 있는 게 무리였는지, 사각에서 BETA가 덮쳐오는 걸 유키는 놓치고 있었다.
 정신이 들었을 때는 이미 “위험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조종간을 당긴다. 때에 맞으려나?
 그때, 눈앞까지 덮쳐왔던 BETA 무리가 갑자기 옆에서의 포화로 무산되었다.
“원군인가?!”
 싸우는데 집중하느라 아군이 접근하는 것도 깨닫지 못했던 모양이라니, 부끄럽다. 당황하며 주변의 모습을 확인하다가.
 시야에 들어온 전술기, 그 기체의 마킹을 보고 놀란다.
『……괜찮나?』
 통신이 이어져, 상대의 모습이 망막에 투영된다.
 유키와 동년배 정도로 보이는 남자다.
“살았다, 감사를 표한다. 하지만 설마 소문의 ‘매드 독’을 이런 곳에서 볼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했다.”
 BETA에 궁지에 몰려있는 인류에게, 희망을 보여주고 있는 것 중 하나가 그들 ‘매드 독’ 부대고, 문자 그대로 ‘광견’이란 별칭을 가지는 대장을 필두로 역전의 병사들이 모여있는 부대라고 들었다.
 특히 대장인 ‘광견’, 그리고 부대장인 ‘실버 팡’의 이름은 전 세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매드 독’이 이번 작전에 짜인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지만, 유격이나 복병 등 온갖 국면에 투입되는 만큼 존재하더라도 신기할 건 없다.
“너, 다른 녀석들은 어떻게 됐어? 설마, 천하의 ‘매드 독’이 당해버리지야 않았을 거고.”
『……본대는 무사할 거다. 나는 조금 별동대로 행동하고 있었지만, 예상밖의 일이 일어나서 파트너는 당해 버렸다.』
 상대 남자는 입을 갈고 있다.
 아무래도 작전 중에 엘리먼트를 짠 동료가 BETA에게 당한 모양이다.
 서로의 상황과 도움받은데 따른 흐름으로, 필연적으로 유키는 상대에게 협력해서 행동하기로 했다.
“오케이. 앞으로 바빌론 02, 그쪽의 지휘하에 들어간――.”
 말도 마치기 전에 수많은 BETA가 밀어닥쳐 오는게 보였다.
“젠장, 자기 소개 정도는 시켜 줄 시간도 없는 거냐!”
『하핫, 뭐, 그건 앞으로 느긋히 하자고.』
 둘은 즉석에서 엘리먼트를 짜서 BETA에게 응전했지만, 그 전과는 즉석이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의 성과를 올리고 있었다.
 BETA를 무찌르면서 유키는 상대의 싸움에 경탄하고, 감탄하고, 기막혀했다. 우선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엉망진창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기동으로 BETA를 비웃듯이 전장을 자유자재로 뛰어다녀, 돌진해 나간다.
“놀랐어……혹시나 너, ‘실버 팡’인가?”
『뭐야 그거, 촌시런 이름인데.』
 웃으며 가볍게 받아넘기지만, 유키는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실버 팡’의 대단한 부분은 누가 뭐래도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기동이라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오늘 눈으로 본 건, 그야말로 유일무이하다 할 수 있는 움직임. 실제로 유키는 그런 엉망진창인 기동을 직접 눈으로 본 적은 없었다――자신이 시뮬레이터로 놀듯이 움직이고 있을 때 외로는.
 전술기에 타게 되고, 교관에게선 기초부터 많은 것들을 배워, 유키는 순순히 그걸 실천해 왔다. 다르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어도, 군대라는 건 그런 장소니까.
『……덧붙여서 나도 들은 적이 있다고. 어딘가의 부대에, 굉장히 기묘한 움직임을 보이는 녀석이 있고, 그 이름도 어울리게 ‘트릭 스타’라고.』
“푸?!”
 부끄러운 별칭을 듣곤, 무심코 숨을 내뿜어버린 유키. 확실히 궁지에 몰리거나 정신없을 때 무심코 무의식중에 게임에서 쌓아온 조종기술을 내 버릴 때가 있어, 일부가 그런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는 소리는 들은 적 있었지만.
“그만둬 줘, 진짜 창피하고.”
『하핫, 듣는 쪽에서야. 그래도 진짜 좋네, 그 동작……저기.』
“응?”
 이야기를 하는 중에도 BETA와의 전투는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서로 처음으로 제휴하는 상대였지만, 둘 다 수많은 전장을 경험해온 만큼 즉석에서도 흐트러지지 않는 콤비네이션을 보인다.
 둘의 기량은 특출나서 BETA에게 뒤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해도 결국은 겨우 2기니 대국을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BETA의 물량을 앞에 두곤 무리를 할 수도 없어, 어떻게든 아군과 합류하는 걸 서두를 수밖에 없지만.
“으…….”
 서서히 초조감이 강해진다.
 아군이 전멸한 뒤 홀로 싸우는 동안, 대파할만한 대미지는 입지 않았지만 자그만 대미지는 수없이 입었다. 그리고 더 큰 문제인 건, 계속 보급을 받지 않았다는 거다.
『――어이, 무슨 일이야. 괜찮나?!』
“곤란하네……여기 까질지도 모르겠어. 슬슬 탄이 떨어질 거고, 추진제도 안 남았어. 동작도 일부가 이상해 졌고.”
『포기하지 마. 내가 원호한다. 어떻게든 보급 ​콘​테​이​너​까​지​―​―​.​』​
“그 콘테이너는, 어디 있어?”
 물어봤지만 대답은 없다. 즉, 그게 답이다.
『이탈해라. 내가 남는다.』
“바보, 그런 짬이 있다고 생각하냐고.”
 가능성은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둘이 함께 BETA에게 찢겨나갈 가능성 쪽이 훨씬 높다. 상대가 이름 높은 ‘실버 팡’이라고 하면, 말려들게 할 수는 없다.
 그래도 바로 체념하진 않고, 자신의 장비, 지형, BETA의 양과 움직임, 그런 정보들에서 최선으로 보이는 방법을 생각한다.
“…………하핫. 억지로 돌파할 수 밖에 없겠는데.”
 즉, 단순한 근성론. 확률론 1%도 될지 안될지.
“그래도 포기할 수야 없으니까!”
 자신을 고무하듯이 소리치지만, 마음속에서는 공포가 부풀어 오르고 있었다. 마침내 자신도 죽어 버리는 건가.
 공격이 아니라 BETA를 피해, 가능한한 손실없이 앞을 향한다.
 죽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무섭고 싫지만, 지금 세상에서는 죽음 따윈 어디에나 흘러넘치고, 군대에 속해있는 몸으론 더더욱 그렇다. 오히려 지금까지 잘도 살아 남았다고 생각한다.
 BETA에게 아무것도 못 하고 소변을 지리기만 한 첫 출격. 그래도 ‘죽음의 8분’을 어떻게든 살아남아, 수없이 전장에 섰다. 죽을 뻔한 적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악운이 강한 건지 계속 살아 남아왔지만, 슬슬 때가 찾아온 것뿐이란 거다.
 마음에 걸리는게 있다고 하면.
“요시노……레이 쨩………….”
 오랜만에 소리로 나온 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두 소꿉친구의 이름.
 이 세계에 와서, 다른 사람들은 있었지만 왠지 요시노와 레이 둘만은 어디에도 없었다.
 에리코에게도 물어봤지만, 그런 사람들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에리코라고 해도 민간인에 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하고 있는 것도 아닐테니, 파악을 못한 걸지도 모른다.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래도 좋다. 이런 미친 세계에 둘이 있다고 하면, 유키에겐 오히려 그쪽이 고맙다.
 단지, 죽기 전에 다시 한 번, 요시노와 레이와 만나고 싶었다. 껴안고 싶었다.
 난폭한 요시노의 프로레슬링 기술로 잠에서 깨우고, 말싸움하고, 말 뿐이고 체력은 없고 의외로 소심한, 그런 요시노의 힘차게 빛나는 태양같은 미소를 다시 한번 보고 싶었다.
 요시노와의 싸움을 언제나 미소 지으며 바라보고, 요시노와 유키를 돌보면서 싫은 표정 하나 짓지 않고, 미소년으로 보여도 누구보다도 아가씨인, 봄의 따스한 산들바람 같은 레이의 상냥함에 감싸이고 싶었다.
“젠장!”
 기동력이 떨어진 탓에 공격을 완전히 피하지 못해 대미지를 입는다. 호위를 받고 있기에 어떻게든 되고 있지만, 이동을 유키에게 맞추고 있기에 이동속도도 떨어져 있다. 이대로는 정말로 공멸할 것 같다.
“어이, 날 신경 쓰지 말고 후딱 가!”
『바보자식, 그럴 수 있겠냐!』
“그럴 수 있잖아, 여기서 지킬 수 있을지 없을지도 모르는 나 하나에게 시간을 쓰는 것 보다, 너 자신에게 부과된 임무를 마치는 쪽이 훨씬 중요해……저울에 올리는 쪽이 이상하다. 그 정는 알고 있겠지.”
『…………』
『………….』
“괜찮아, 나도 당할 생각은 없어. 어떻게든 빠져나가 보일게. 살아서 만나고 싶은 사람도 있고.”
『아까 말한 건, 애인이야?』
 자그만 중얼거림이었지만, 들렸던 모양이다.
 유키는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한다.
​“​글​쎄​…​…​어​떠​려​나​.​ 어렸을 무렵부터 계속 함께 있었던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사이고, 함께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 그래도, 당연한 게 아니었다는 걸 이런 상황이 되어서야 통감했다고.”
『헤에, 그건 우연이네. 나한테도 비슷한 상대가 있어. 잔소리 많고, 매일 아침 깨우러 와서 보살펴 주고 싶어하는, 시끄럽지만 녀석이 있는게 일상이고.』
“뭐야 그거, 진짜 똑같잖아. 레알이야?”
『아、레알 레알.』
 진짠지 어떤진 모르겠지만, 이 상황에서 거짓말을 할 필요성도 없고, 뭣보다 상대의 말투에선 진지한 마음이 전해져 왔다.
“그럼……이런 곳에서 당할 수는 없겠지?”
『――――아아, 그래.』
 그 소리에서는 결의같은 게 느껴졌다.
 그래. 그걸로 좋다고 유키는 끄덕인다.
 죽고 싶지는 않지만, 헛죽음은 좀 더 싫다. 이 세계에 오고 수년간, 유키의 마음은 위사의 마음으로 변화해 있었다.
『그럼, 나는 먼저 가 있을게.』
“아아, 나한테 따라잡히지 않도록 힘내라고.”
『너야말로, 꼭 따라와.』
 그 말을 하고 ‘실버 팡’은 단숨에 가속한다.
 무기가 없는 거라면 예비를 건네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추진제가 없어서야 별 수도 없다.
“……좀 더 예전부터, 저런 굉장한 녀석과 만났었다면.”
 별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입으로 그 말을 하지 않을 순 없었다.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이런, 아직 듣고 있었나.”
『아아, 말하는걸 잊었던게 있어서.』
“잊었던 거?”
​『​그​래​―​―​―​―​아​니​,​ 내 동료 외에도 ‘레알’같은 말 쓰는 녀석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해서. 어디서 전해졌어?』
“에………….”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질문에, 말이 막혔다. 무슨 의민지, 뭐라고 대답하면 괜찮은지를 생각하는 동안 『실버 팡』의 모습은 사라졌다. 애초에 답 같은 건 바라지 않았던 걸지도 모른다. 바라고 있다고 하면, 그건 다음에 만날 때 돌려달란 의밀까.
“……아아 젠장, 쓸데없는 생각하는 건 관뒀어.”
 애초에 눈 앞에 쫓아오는 BETA 무리가 생각할 틈 따위도 주지 않는다.
 돌격급을 피하고, 전차급에 탄막을 구경시켜 준다.
 마침내 탄약이 떨어진 돌격포를 내던지고, 근거리용 장도와 단도를 양손에 들고, 덮쳐오는 BETA를 베어낸다.
​“​젠​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소리치는 건, 자기 자신을 분발시키기 위해.
“이런, 이런 곳에서 죽을 수 ​있​겠​냐​아​아​아​아​아​아​!​!​!​”​
 찌꺼기처럼 남은 추진제를 써서 하늘을 날아, 피하고, 베어내고, 후려갈긴다.
 뇌리에 떠오르는 건 역시 요시노와 레이의 모습.
 한 번이라도 좋으니 보고 싶었다. 남자답지 않단 소리를 듣든지, 한심하다고 모멸당하든지, 그녀들이야말로 유키가 있을 곳이자 돌아갈 곳이었으니까.
 왼팔에 대미지를 받는다. 다리가 움직이지 않게 되는 것보단 훨씬 낫다. 팔이라면 아직 오른팔이 남겨져 있다.
 벤다. 오직 베어낸다. 베는 맛이 어떻든지는 관계없고, 날이 빠지든 말든 신경쓸 필요도 없다. 벨 수 없다면 후려갈겨서 파괴하면 괜찮으니까.
 죽을 수 없다.
 죽을 수 있을까 보냐.
 왼팔이 마침내 떨어져 나간다.
 그건 오직 홀로 펼쳐낸 죽음의 연무.
​“​당​할​까​보​냐​아​아​아​아​!​!​!​”​
 하지만, 기체는 이미 유키가 생각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 반응도 둔하다.
 포기하지 마. 마지막까지 발버둥질치고, 발악해서, 사지에서 활로를 찾아내야만 한다. 요새급이 쫓아온다.
 멍텅구리같은 공격따위 맞을 리가 없다.

 ――내 동료 외에도 ‘레알’같은 말 쓰는 녀석이 있으리라곤 생각도 못해서

 왜 여기서 아까전에 그녀석이 한 말이 떠오르는 걸까.
 그러고 보면, ‘레알’이라는 말, 이 세계에선 쓰이지 않았었다. 한참 옛날부터 BETA와의 전쟁에 돌입했었으니까, 유키의 세계에서 당연한 듯이 쓰이던 말도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하면 어째서, 녀석은 그런 소리를 한 걸까.

 ――그건, 내가 할 말이야.

 아아, 그렇구나. 너같은 녀석과 처음부터 만났었다면, 지금 이런 전개도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는데.
 아아, ‘실버 팡’.
 포기하거나 할 리 있을 리 없지? 그 양지같은 세계에 돌아갈 때까지는, 피와 시체와 똥을 마시더라도 삶에 매달려, 기어가는게 당연하니까.
 그러니까, 그러니까――――
​“​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포효한다.
 짐승이 되어서.
 요새급이 휘두르는 촉수를 피한다.
 피한 눈앞에, 다른 요새급의 갈고리 꼴 충각이 다가오고 있다.

 눈앞이, 머릿속이 빛을 받은 듯이 새하얗게, 화이트 아웃된다.
 그래도 포효하고.
 그래도 손을 뻗어서.

 BETA의 갈고리가 전술기를 찌른다.

​“​―​―​―​―​―​―​―​―​아​!​!​!​!​!​”​

 이미 말로 이뤄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유키는, 혼을 쥐어짜 외치려 한다.

 존재할지도 모르는, 여기가 아닌 어딘가를 요구하며.
 다른 세계선을 요구하며――――.




To The ​A​L​T​E​R​N​A​T​I​V​E​.​.​.​
역자의 말:
 안녕하세요, 淸風입니다.
 이놈의 역자놈, 오랜만에 마리미테 SS를 번역하나 했더니 왜 이런거냐! 라고 분개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릅니다. 번역하는 것 중에 일상물이 너무 많다보니,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아 이렇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저 이 이야기 좋아하니까요! 여기서만 하는 이야기지만, 사실 패럴렐 번역 잡은 것도 패럴렐 얼터너티브 번역하려고 잡은 거였으니까요!

 자, 그럼 다음 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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