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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Original |

Translator | 송장의간장

알지 못했던 것과 알 수 없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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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가사의한 질문은 있지만, 불가사의한 답변은 단어의 뜻에 위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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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오세요,” 맥고나걸 교수의 목소리가 작게 들려왔다.

그리고 해리는 그 말대로 문을 열었다.

교감 선생님의 방은 청결하고 정돈되어있었다; 맥고나걸의 책상 바로 옆에는 가지각색의 모양과 크기를 지닌 보관함들이 있었고, 그 태반이 각종 양피지들로 메꾸어져있었지만, 신기하게도 맥고나걸은 각개의 보관함들이 무엇을 보관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비록 그녀 이외 그 누구도 알아내지 못해도. 그녀의 책상 위에는, 아무것도 적혀있지 않은 양피지가 있었다. 책상의 뒤에닌 수개의 자물쇠로 철저하게 막혀있는 문이 있었다.

맥고나걸은 책상 뒤에서 등받이가 없는 의자에 앉아, 그가 들어오는 광경을 눈을 조금 크게 뜨면서 불안한 듯이 바라보았다.

“포터?”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무슨 일이니?”

순간 해리의 머리속이 새하얗게 표백되어갔다. 게임의 주최자는 분명 이 장소로 오라고 시켰으니, 그녀가 이미 모든 것을 알고있을 줄만 알았던 것이다….

“포터?” 조금 짜증난 표정을 지으며, 맥고나걸 교수가 재차 물었다.

고맙게도, 오류를 남발하던 해리의 뇌는 그가 맥고나걸 교수와 논할 만한 사항이 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그녀가 신중히 고려해볼만한, 중대하고 시급한 문제 말이다.

“어….” 해리가 말했다. “혹시 우리의 대화를 그 어느 누구도 엿듣지 못하게끔 하는 마법이 있다면 걸어주실 수….”

의자에서 일어선 맥고나걸 교수는, 해리가 들어온 문을 닫은 후, 지팡이를 꺼내어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맘때쯤 해리는 지금이 맥고나걸 교수에게 ‘격뿜차’를 권할 절호의 기회라는 것을 불현듯 깨닫게 되었고, 진심으로 그가 그런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했다는 것에 대해 믿을 수가 없었으며 어차피 몇 초만 기다리면 음료수가 자아낸 얼룩은 사라질텐데 무엇을 망설이냐라고 하는 내면의 누군가에게 제발 입좀 닥치라고 권유했다.

내면의 그는 그의 권유를 받아들였고, 해리는 지금부터 그가 어떻게 대화를 풀어나갈지 속으로 계획을 짜내기 시작했다. 그녀와 이토록 갑작스럽게 대화를 나눌 생각은 없었지만, 기왕 이곳에 온거….

맥고나걸 교수는 라틴보다 훨씬 더 고대의 것으로 판단되는 주문을 끝마치고, 다시금 착석했다.

“끝났다,” 그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아무도 들을 수 없을게다.” 그녀의 표정에는 단호함마저 서려있었다.

아, 맞다, 교수님은 내가 예언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해 그녀를 협박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으신건가.

뭐, 그것에 대한건 나중에 해도 되는 일이다.

“이건 제가 마법의 분류 모자와 겪은 일이에요,” 해리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가 눈을 꿈벅거렸다.) “어…아무래도 마법의 모자에는 마법의 모자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여분의 마법이 걸려있는 것 같아요, 마법의 모자가 ‘슬리데린’이라는 말을 꺼낼때마다 작동되는 마법이요. 저는 분명 통상 래번클로라면 절대로 듣지 못했어야 할 전언을 들었거든요. 모자와 저 사이의 연걸이 끊어졌다는 것을 느끼는 순간, 제 머릿속에 무언가가 전언을 속삭였어요. 마치 쉿쉿거리는 소리처럼 들리면서도 동시에 영어같이 들리더군요,” 순간 맥고나걸이 헛바람을 들이켰다, “슬리데린이 슬리데린에게: 비밀의 답을 원한다면, 나의 뱀과 대화를 하도록 하라. 뭐 대충 이렇게 들렸습니다.”

맥고나걸 교수는 입을 떡하니 벌린채, 마치 해리가 갑작스럽게 샴쌍둥이가 되어버린 것처럼 기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 본인도 이러한 말을 꺼내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맥고나걸 교수가 천천히 말했다. “정말로 너는 그 말을 들은 즉시 내게 와서 상담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구나.”

“뭐, 네, 그거야 당연하죠,” 해리가 말했다. 맥고나걸 교수라는 기막힌 방책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에 장장 몇시간이 걸렸는지 굳이 밝힐 필요는 없었다. “제가 직접 연구하거나, 다른 아이들에게 실토하는 것보다, 훨씬 나은 생각일 것 같았습니다.”

“그…렇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러면, 만약이라는 확률을 가정해서, 네가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전설적인 비밀의 방으로 향하는 입구를 발견해내고, 그 입구는 오직 네 하나만이 열 수 있는 형식의 입구라면….”

“저는 당장 그 입구를 닫고 저보다 숙련된 마법 고고학자들이 구성될 수 있게 당장 교수님에게 보고할 것입니다,” 해리가 생각할 것도 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리고 전 그들이 그 안에 어떠한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밝혀내기 위해 신중을 기하며 들어갈 수 있게 입구를 다시 열겠죠. 뭐 그들이 제가 꼭 필요하다면 들어가고, 주변을 살펴볼 수도 있겠지만, 그건 그 방안에는 어떠한 위험도 존재하지 않다는 것이 그 가치를 매길 수 없는 역사적인 유물의 사진들로 인해 증명된 이후일 것입니다.”

맥고나걸 교수는 입을 떡 벌린채, 마치 해리가 갑작스럽게 고양이로 변해버린 것처럼 기이한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핀도르 학생이 아니라면 당연한 선택 아니겠습니까,” 해리가 친절하게 덧붙였다.

“내 생각에,” 목이 메인 음성으로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너는 얼마나 많은 인구에게 상식이라는 존재가 결여되어 있는지 과소평가하는 것 같구나 포터.”

뭐 그것도 대충 맞는 소리인 것 같다. 하지만… “후플푸프도 저와 같은 말을 했을겁니다.”

충격을 받은 맥고나걸이, 모든 행동을 정지했다. “그건 맞다.”

“마법의 모자는 제게 후플푸프를 권유했어요.”

그 말을 들은 스스로의 귀를 믿지 못하겠다는 듯이 맥고나걸은 눈을 꿈벅거리며 말했다. “정말이니?”

“네.”

“포터,” 맥고나걸의 목소리는 거의 속사임 수준으로 낮게 내려앉았다. “호그와트의 성벽 안에서 학생이 죽은 건 건 50년 전이 마지막이었고, 나는 그 ‘전언’을 호그와트 안의 누군가가 들은 것 또한 50년 전이 마지막이었을 것이라고 이제 확신할 수 있을 것 같구나.”

싸늘한 냉기가 해리를 뚫고 지나갔다. “그렇다면 저는 교수님과 상담을 하기 전에는 이 매사에 대해 그 어떠한 행동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가 멈추었다. “그리고 각 분야에 출중한 자들을 모아 마법의 모자에 걸려있는 그 여분의 마법을 지우는 것을 제안해도 될까요…그리고 만약 그게 가능하지 않다면, 다른 마법을 걸어도 되겠군요, 가령 모자가 학생의 머리에서 벗겨질때마다 작동하는 콰이어투스 주문이라든지요. 생각해보니 상당히 훌륭한 방법일 것 같군요. 그렇게 되면, 앞으로 죽는 학생들은 없을겁니다.” 해리가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미처 그런 방법은 생각치도 못했다는 듯이, 맥고나걸 교수의 표정은 충격 그 자체였다. “이 건에 대해 보답을 하기 위해 지금 당장 래번클로 기숙사에 우승컵을 주어도 모자를 것 같구나.”

“어,” 해리가 말했다. “그게. 그렇게 많은 기숙사 점수를 받기는 꺼려집니다만.”

도리어 맥고나걸 교수는 그에게 이상하다는 시선을 보내왔다. “어째서지?”

해리는 설명하는데에 사용될 마땅한 단어를 찾는데 고역을 치루고 있었다. “왜냐하면, 그건 좀 슬프지 않나요? 그러니까…제가 아직 머글 세계에서 등교를 시도하고 있었을 때, 그룹 프로젝트가 있거나 한다면, 저는 다른 사람들은 모조리 방해만 되니까 모든 것을 저 혼자 다 끝내거나 했어요. 다량의 점수를 따는 것에는 저도 불만이 없어요, 오히려 다른 아이들보다 더 그 욕구가 심하죠, 하지만 저로 인해 단번에 우승컵을 거머쥘 정도로 많은 점수를 따는건, 마치 제가 래번클로 기숙사를 홀로 받치고 있는 것 같고, 그건 너무 슬프잖아요.”

“그렇구나….” 맥고나걸이 조심스래 말했다. 그러한 발상의 전환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음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50점 정도는 어떠하니?”

해리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다른 아이들이 해낼 수 없는 어른들의 세계와 관련했다는 것으로 그만큼 많은 점수를 가산한다는 것은 공평하지 않아요. 어떻게 테리 부트가 마법의 모자에게서부터 기묘한 속삭임을 들었다는 것을 보고해 50점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전혀 공평한 판단이 아니죠.”

“어째서 마법의 모자가 네게 후플푸프를 권유했는지 알겠구나,”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녀는 해리를 기이한 존경심이 담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 말에 해리는 잠시 쿨럭거렸다. 사실 그는 스스로에게 후플푸프는 과찬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마법의 모자는 그를 래번클로가 아닌, 기숙사가 요구하는 사항에 미달하는 곳으로 보내기 위해 가지각색의 수단을 동원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맥고나걸 교수는 미소마저 띠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에 내가 네게 10점을 주려고 한다면…?”

“만약 그 10점이 무엇 때문에 가산된것이냐고 누군가가 물어본다면, 어떻게 설명하실 건가요? 마법의 모자에 여분의 마법이 지워진다는 사실과, 그 사실에 제가 관련되었다는 것을 알면 수많은 슬리데린들이 – 여기서 슬리데린은 호그와트의 학생들이 아닌 – 장난아니게 분노할겁니다. 그러니 최선의 방도는 이 모든 것을 비밀리에 부치는 겁니다. 제게 감사하실 필요는 없어요 교수님, 선행은 그 자체만으로 보상이니까요.”

“알겠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하지만 네게 선물할 아주 특별한 물건이 있단다. 내 생각에 나는 너에 대해 굉장히 잘못된 평가를 내렸던 것 같구나. 여기서 기다리거라.”

자리에서 일어선 그녀가 자물쇠로 잠겨있는 뒷문으로 가, 지팡이를 흔들더니, 조금 흐릿한 장막이 그녀 주위로 솟아올랐다. 해리는 도대체 무슨 일이 그 안에서 일어나는건지 보는 것도 듣는 것도 할 수 없었다. 몇 분이 지나서야 흐릿한 장막이 소멸했고 그를 바라보고 있는 맥고나걸 교수를 재발견할 수 있었지만, 그녀의 뒤에 있는 문은 마치 처음부터 열린 적은 없었다는 것처럼 처음 봤을 당시와 똑같이 자물쇠로 잠겨있었다.

그리고 맥고나걸 교수는 그에게 얇은 금색의 줄에다가 속에 모래시계의 구성과도 같은 장치를 지닌 은색의 구체가 메여있는 목걸이를 내밀었다. 그녀의 다른 손에는 접힌 팸플릿이 있었다. “네것이란다.”

와오! 그는 퀘스트 보상템으로 뭔가 마법적인 물품을 사사받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보상을 계속해서 거절해 굉장한 마법 아이템이 나올때까지 뻐기는 방법은 컴퓨터 게임에서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 같았다.

미소를 지으며 해리는 그의 새 목걸이를 받았다. “이게 무엇인가요?”

맥고나걸 교수가 크게 숨을 쉬었다. “포터, 이건 뛰어난 책임감을 보여준 학생들이 살인적인 일정을 헤쳐나가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빌려주는 귀중한 물건이다.” 무언가를 덧붙이려는 듯이, 맥고나걸은 망설였다. “이건 확실히 해두마, 포터, 이 물건의 진정한 정체와 사용법은 사용자 외의 그 어느 누구에게도 비밀이며, 다른 어떤 학생에게도 이 물건에 대해서 말해서는 안되고, 그들이 네가 사용하는 것을 발견해도 안된다. 이 사항들을 납득할 수 없으면, 지금 내게 돌려줘도 된다.”

“이래뵈도 전 입이 무거워요,” 해리가 말했다. “그래서 이게 뭐죠?”

“다른 학생들에게 이 물품은 ‘스핌스터 위켓’이라고, ‘자발적 복제’라는 극히 드문 비전염성 마법적 질병을 치료하는데에 사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단다. 다른 사람들에게 자랑할 이유가 없고, 딱히 국가 기밀도 아니니 평소에는 그저 목에 둘러 옷 속에 감추고 있지. 스핌스터 위켓은 결코 흥미롭지 않다. 여기까지는 이해하니, 포터?”

더욱 더 환한 미소를 지으며, 해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슬리데린 면모가 고개를 트는 것을 그는 느꼈다. “그럼 이 물건의 진정한 용도는 무엇이죠?”

“이건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란다. 시계를 한번 돌릴때마다 사용자는 한 시간 전의 과거로 역행할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네가 이 시계를 사용해 매일 두 시간씩 과거로 돌아간다면, 너는 매일 제시간에 잠자리에 들 수 있을 거다.”

충격과 공포, 그리고 불신에 휩싸인 해리는 사고가 우주 저 너머로 튀어나가는 것을 느꼈다.

당신은 제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타임 머신을 건내주는 겁니까.

당신은 제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타임 머신을 건내주는 겁니까.

당신은 제 수면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타임 머신을 건내주는 겁니까.

​“​에​헤​헤​헤​헤​헤​헤​…​.​”​ 해리의 입이 멋대로 움직였다. 그 말을 들은 순간 해리는 그 목걸이를 신체에서 최대한 떨어트려 그것이 마치 시한 폭탄이라도 되는 듯이 조심스래 쥐었다. 뭐, 정확하게 말해서 시한 폭탄따위로 생각하지는 않았다, 겨우 폭탄 따위로 이 사태의 심각함을 비유할수는 하늘이 두쪽나도 불가능했다. 해리는 그 목걸이를 신체에서 최대한 떨어트려 그것이 마치 타임 머신이라도 되는 듯이 조심스래 쥐었다.

저기요, 맥고나걸 교수님, 혹시 시간을 과거로 돌린 평범한 물질은 ‘반물질’과 동일하게 보인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모르셨다면 이젠 아시겠군요! 혹시 1 킬로그램의 반물질이 1 킬로그램의 물질과 맞닥뜨린다면 4500만 톤의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가​ 폭발한 것과 동일한 파괴력을 지닌다는 것을 알고 계신가요? 혹시 제 무게는 41 킬로그램이고 그만큼의 반물질과 물질이 대면할 경우에 스코틀랜드가 존재하던 대지에 거대한 분화구를 생성시킬 만큼의 대폭발이 일어난다는 것을 인지하고 계신가요?

“실례합니다만,” 해리가 간신히 쥐어짜냈다, “이건 정말 정말 정말 위험한 생각인 것 같은데요!” 해리의 목소리는 비명의 단계까지 올라가진 않았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 속에서 비명을 질러보았자 그 심각성의 정의가 내려지는 것은 아니니, 비명을 질러보아야 소용없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맥고나걸 교수는 애정과 너그러움이 담긴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네가 이 매사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으니 다행이구나, 포터, 하지만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는 결코 위험하지 않단다. 만약 그랬다면 결코 어린 아이의 손에 쥐어주지 않았겠지.”

“정말인가요,” 해리가 말했다. “아하하하하. 물론 타임 머신이 정말 위험했다면 아이들에게 이걸 절대로 빌려주시지 않으셨겠죠, 도대체 제가 무슨 생각을 했었던 걸까요? 그러니까 확실히 해둔다면, 이 장치에 고작 재채기 한번 했다고 난데없이 중세 시대로 타임 슬립해, 구텐베르크를 ‘군마’로 쳐 죽여버려 얼떨결에 계몽주의 시대를 방지해버린다는 전개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군요? 왜냐하면, 뭐,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매우 불쾌해질 것 같아서 말이죠.”

맥고나걸은 가까스레 웃음을 참는 듯 입가를 연신 씰룩이고 있었다. 그녀는 해리에게 그녀가 쥐고 있던 팸플릿을 건냈지만, 해리는 그 시계가 혹시 돌려지진 않았는지 살피며 두 손으로 애물단지처럼 쥐고 있는데에 정신이 팔려있었다. “걱정말거라,” 해리가 더 이상 미동조차 하지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진 맥고나걸이, 침묵 후에 말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전혀 없단다 포터.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를 이용해 여섯 시간 이상의 과거로 되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니까. 그리고 어떤 날이든지 하루에 총 여섯번밖에 사용하지 못한단다.

“오, 좋아요, 정말 좋군요, 그건. 그리고 만약에 누군가가 제게 부딪쳐 사고로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가 부서지고말아 호그와트 성 전체가 영원히 목요일이 반복되는 루프에 갖히는 일도 결코 일어나지 않겠군요.”

“뭐, 굉장히 섬세한 장치이지만….” 맥고나걸이 말했다. “그리고 시계가 부서졌을 때 일어난 기묘한 사건들에 대해서도 들어본 적은 있는 것 같구나. 하지만 결코 네가 말한 그정도는 아니다!”

“제 생각에는,” 다시 말을 할 수 있게 된 해리가 입을 열었다, “교수님의 타임 머신들에 방화 케이스 같은걸 씌우는게 더 낫지 않을까 싶네요, 결코 부서지는 일이 없게 말이죠.”

맥고나걸은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 “그것 참 기발한 생각이로구나 포터. 마법부에게 건의해보도록 하겠다.”

그래, 이제 결정사항이군, 의회에서조차 나와 열렬히 동의하고 있어. 마법 세계의 거주민들은 전부 다 훌륭한 바보들이야.

“그리고 굳이 철학적으로 변모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비명을 지르지 않기 위해 해리는 안간힘을 쓰며 그의 음성을 조절했다, “정녕 그 어느 누구도 여섯 시간의 과거로 되돌아가 미래에 이미 일어난 사건의 결말을 바꾸어버릴 경우 그 사건과 관련된 모든 인물들의 미래상을 지워버리고 완벽하게 다른 역사를 거친 인물들로 바꾸어버린다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은─”

“아니, 역사를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단다!” 맥고나걸 교수가 끼어들었다. “정말이지, 포터, 그런 일이 가능하다면 애초에 왜 학생들에게 허가되어있을까? 누군가가 혹시라도 시험 결과를 바꾸어버릴 수도 있잖니?”

그 모든 것을 받아들이기 위해 해리는 잠시 멈추었다. 해리는 아주 약간, 시계줄을 잡고 있던 손에 힘을 풀어 혈액을 순환시켰다. 타임 머신을 쥐고 있는 게 아니라, 그저 전술용 핵폭탄을 쥐고 있을 뿐이다.

“그러니까….” 해리가 천천히 말했다. “사람들은 그저 세계에…시간 이동이라는 것이 섞여있어도 모순이 존재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흘러간다고 느낀다는 거군요. 만약 제가 미래의 저와 맞닥뜨린다면 저는 그 사건을 현재와 미래 둘 다에서 접한다는 것이군요, 설령 미래의 저는 그가 과거로 돌아갈 것에 대해 이미 인지하고 있는데, 현재의 제게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생각이라고 할지라도요….” 해리는 말꼬리를 도무지 영어로 들리지 않을 정도로 작게 중얼거리며 흐렸다.

“아마도 맞을거다.” 맥고나걸 교수가 말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마법사들에게는 가급적이면 과거의 자신과 되도록이면 맞닥뜨리지 말라는 경고가 주어지지. 예로, 만약에 동시간에 일어나는 두 과목 모두를 듣고 있고 그 와중 과거의 자신과 반드시 맞닥뜨려야 한다면, 현재의 너는 조금 물러서서 사전에 이미 결정된 시각에 눈을 감아 – 좋아, 이미 시계를 가지고 있구나 – 미래의 네가 무사히 지나갈 수 있게끔 해주는 거지. 자세한 건 모두 그 팸플릿에 적혀있단다.”

“아하하하아. 그리고 만약 누군가가 그 경고를 상큼하게 무시하게 된다면요?”

맥고나걸 교수가 입술을 닫았다.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은 당황스러운 대면이 일어나겠지.”

“그리고 만약 그런 상황이 일어난다고 하더라도, 세계 멸망급의 역설은 결코 일어나지 않겠죠.”

그녀가 자비롭게 미소지었다. “포터, 그런 일이 과거에 일어났더라면 분명 내가 사전에 경고를 했겠지.”

“전혀 안도감이 들지 않습니다만! 당신들은 ‘인간 원리’에 대해서도 들어보지 못한건가요? 애초에 그딴 장치를 어느 동네의 어느 바보가 개발한 겁니까?!”

맥고나걸 교수는 정말로 웃고 말았다. 그 단호한 얼굴에는 어울리지 않는 안도감과, 만족스러움이 서린 웃음소리였다. “포터, 너는 지금 또 한번의 ‘교수님은 고양이로 변했어요’ 발작을 겪고 있구나. 너는 이 말을 용납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보고있자면 의외로 귀여워 보인단다.”

“고양이로 변신하는 것과 이건 비교도 되지 않아요. 사실 여태껏 제게 남은 유일한 과제는 제 삶과 세계 전부가 실은 ‘시뮬라크론 3’에 나오는 것처럼 하나의 시뮬레이션인지 알아내는 것이라고 무의식중에 뇌의 어느 부분이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장치는 튜링의 ‘계산 가능한 함수’가 아닌 이상 그 생각은 쓰레기통에 버려야 겠군요! ‘튜링 기계’는 과거의 특정한 시간대로 돌아가 그곳에서 이어질 갖가지 미래의 가능성을 모의 실험을 통해 추측하고, ‘오라클 기계’는 전세대 기계들의 오작동에 의거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교수님에 따르면 현실은 무슨 연유에선지 모순이라고는 전혀 존재하지 않고 일관성 있게 흘러가며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들 또한 이미 ​계​산​…​해​놓​고​…​있​다​…​.​”​

깨달음이 해리를 핵주먹처럼 거세게 강타했다.

모든 수수께끼는 풀렸다. 퍼즐의 마지막 한 조각이 짜맞추어졌다.

“격뿜차의 원리가 바로 그렇게 되는 거였구나! 어째서 생각을 못했을까! 차에 걸려있는 마법은 우스꽝스러운 전개를 일어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우스꽝스러운 전개가 ‘일어나기 전’에 격뿜차를 들이키라는 충동을 들게 해주는 거였어! 어떻게 이렇게 무지할 수가 있지, 덤블도어의 두번째 연설 전에 격뿜차를 들이키고 싶은 충동이 들었을 때 알아차려야 했었어, 그때 나는 각고의 노력 끝에 차를 마시지 않았고, 그 대신 내 침을 삼키는 도중 뿜고 말았지 – 격뿜차는 개그적인 상황을 연출하는 것이 아니라, 개그적인 상황이 격뿜차를 들이키게 하는 거야! 그 두개의 사건이 어떤 식으로든지 연관되어 있을거라고 생각하고 시간적으로 생각해볼 때 당연히 격뿜차가 원인이고 개그 상황이 결과라고 단정짓고 있었지만, 인과를 시간의 역방향으로 돌려서 생각해본다면 모든 것이 다 들어맞아!”

깨달음이 해리를 두번째 핵주먹처럼 강타했다.

그의 침대에 쪽지를 쓴 사람이 누구인지 자각해버린 해리는, 이번의 깨달음은 소리없이 각성하는 것에 성공하여 단지 죽어가는 고양이처럼 목메인 신음만을 토해냈다.

맥고나걸 교수의 눈은 반짝거리고 있었다. “네가 졸업하고 나서나, 혹은 그 이전에, 꼭 그 머글들의 이론들을 호그와트에서 가르쳤으면 하는구나 포터. 비록 모조리 틀린 이론들이지만, 내게는 굉장히 흥미롭게 들린단다.”

​“​그​갸​아​아​아​아​아​…​.​”​

맥고나걸 교수가 그를 몇번 더 칭찬하고, 해리가 절로 고개를 끄덕일만한 약속들을 제의했고, 주위에 누군가가 있을 경우에는 절대로 뱀과 대화를 나누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하고, 팸플릿을 읽어보라는 권유를 하자, 어째선지 해리는 굳게 닫혀있는 맥고나걸 교수의 교무실 문을 등진채 멍하니 서 있는 그를 인지할 수 있었다.

​“​우​갸​아​으​아​아​아​…​.​”​ 해리가 말했다.

그의 정신은 배은망덕하게도 가출한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그 소위 ‘장난’이 아니었다면, 애초에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를 받지도 못했을 것이라는 사실에 멍해졌다.

아니면 맥고나걸 교수에게, 오늘 저녁에라도 그의 수면장애에 대해서 상담하거나 마법의 모자의 전언을 전했다면 어찌됐든 시계를 빌려주었을까? 그리고 그것을 받았을 때, 그는 스스로에게 장난을 쳐 시계를 조금 더 이른 시간에 소유하게끔 하고 싶어했을까? 이 세계에 모순이 전무하고 일관성이 있게 할 유일한 방법은 그가 아침에 일어나기 전부터 장난이 시작했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게…?”

해리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전혀 도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자신을 생전 처음 느꼈다. 그의 뇌세포는 시간의 흐름에 몸을 맡길 뿐, 거슬러 올라가지는 못하니 그의 뇌는 쓸모가 없었고, ‘시계’에 활용할 만한 행동을 하지 못한다.

여태껏 해리는 ‘E. T. 제인스’의 충고에 따르고 있었다. 어떠한 현상에 대해 무지하다면, 그것은 그의 정신 상태에 대한 사실이고, 현상 그 자체에 대한 사실은 아니다; 불확실함은 그에 대한 사실이고, 그가 불확실했다고 생각한 무언가에 대한 사실은 아니다; ‘무지’는 정신에만 존재하며,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백지의 지도는 여백의 영토를 뜻하지 않는다. 불가사의한 질문은 있지만, 불가사의한 답변은 단어의 뜻에 위배된다. 현상은 특정한 존재에게는 기이해보일 수도 있지만, 현상이 현상에 대해 기이할 수는 없다. 미지의 신비를 숭배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지를 숭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해리는 마법에 대해 정면으로 맞서며 초조해지는 것을 거부했다. 사람들은 역사를 고려해보지도 않고, 화학과 생물학 그리고 천문학이나 공부하며 이러한 것들이 처음부터 과학의 중심이었다고 인지한다, 그것들이 한때는 ‘신비’의 단계였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으며. 한때 별들은 불가사의한 존재였다. 켈빈 경은 언젠가 삶과 생물학의 – 근육에서 인간의 의지까지의 단계와 씨앗과 나무의 상관관계 – 정의를 과학의 영토 내에서 ‘무한히 머나먼’ 불가사의라고 내렸다. (조금 먼 것이 아니라, 무한히 머나먼이다. 켈빈 경은 무언가를 알아내지 못한다는 게 부던히도 분했나보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신비는 인류의 시작부터 누군가가 발견해냈을때까지 줄곧 기이하기만 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역사상 처음으로, 해리는 영원토록 풀리지 않을것만 같은 수수께끼를 목도하고 있었다. 만약 시간이 비순환적인 인과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다면 해리는 인과의 뜻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만약 인과라는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게 되어버린다면 해리는 인과를 대체해 현실을 구축하는 것이 무엇인지 또한 알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리고 그의 미개한 인간의 정신으로는 평생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었다, 그의 뇌는 구시대적인 ‘적선 시간 축’을 바탕으로 흘러가는 뇌세포와 신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현재의 관찰기록으로 볼 때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부분 집합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이 발견에 대한 장점이라면, 한때 불신할정도로 전능의 경지에 다다랐다고 생각한 격뿜차는, 실제로 훨씬 더 간단하게 설명할 수 있었다. 물론 그러한 설명법은 단지 그의 가설의 범위에서 완벽하게 동떨어져 있으며 뇌의 이해범위에서 또한 안드로메다 수준으로 떨어져 있었기에 고려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는 그 원리를 알게 되었다, 아마도. 그러한 사실이 그를 조금이나마 위로해주고 있었다. 뭐 대충.

해리는 그의 시계를 내려다보았다. 거의 시침은 오전 11시에 다다라있었고, 오전 1시 쯤에 잠들었으니, 평소대로 흘러간다면 오늘 그는 오전 3시에 잠들 것이다. 그러니 오늘 밤 10시에 잠들고 오전 7시에 일어나기 위해선, 그는 총 5시간을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그 말은 즉 만약 그가 아무도 기상해있지 않을 오전 6시 까지 기숙사로 돌아가기 위해선, 서둘러서 행동해야 한다….

아무리 회상을 해보아도 해리는 그 ‘장난질’의 반절 정도를 그가 도대체 어떻게 해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파이는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왔단 말인가?

다른 면으로 볼 때, 그는 그것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호의 기회였다는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평생 단 한번 스스로에게 걸 수 있는 데다가,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를 받고 여섯 시간 이내에 저지를 수 있는 장난.

사실 생각해보면 생각할수록 그것은 해리에게 더욱 더 수수께끼로만 다가왔다. 시간은 ‘장난질’의 결과물을 기정 사실로 만들어놓았지만, 사실 그건, 뻔하게도, 그의 작품이나 마찬가지다. 관념과 실행과 필체. 그 모든 것들이, 설령 현재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라도, 그의 자품이었다.

뭐, 시간은 흘러가고 있고 그에게는 하루 최대 30시간이 주어졌다. 해리는 그가 해야 할 몇가지 정도는 이미 알고 있었고, 그 파이의 행방처럼 아직 모르는 것들에 대해서도, 작업을 하며 자연스럽게 알아낼지도 모른다. 훗날로 미루는 것은 죽도 밥도 되지 않는다. 이 미래에 줄창 박혀있어도 실현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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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다섯 시간 전, 그가 침대에 잠들어있는 것과 그것을 내려다보고 있는 그를 혹시라도 일찍 기상한 누군가가 발견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망토를 머리 위에 둘러 가벼운 변장을 한 해리는 기숙사 안으로 몰래 침투하고 있었다. 그가 겪고 있는 드문 마법적 질병인 ‘자발적 복제’에 대해서 굳이 설명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고맙게도 모두들 잠들어 있었다.

그리고 보아하니 그의 침대 곁의 바닥에는, 녹색과 적색으로 포장되어 있고 밝은 금색 리본으로 장식된 상자가 놓여있었다. 크리스마스 선물이 정형화된 완벽한 상자였지만, 오늘은 크리스마스가 아니다.

누군가가 침묵 마법 강도를 낮게 해놓았을까봐 해리는 가능한 한 소리를 죽이고 한발자국씩 떼었다.

상자 위에는, 투명한 밀랍으로 봉인된 편지 봉투가 있었다.

편지 봉투를 조심스래 연 해리는, 그 안의 편지를 꺼냈다.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이건 포터 가문의 자손들에게만 대대로 물려지는, ‘이그노투스 피브렐’의 ‘투명 망토’란다. 다른 망토들이나 마법과는 달리 이 망토는 사용자를 투명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은신을 시켜주지. 네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에 연구 용도로 내게 빌려주었다, 지난 날동안 이 망토의 도움을 받지 않았다고는 말할 수 없겠구나.

애석하나 앞으로는 ‘환멸 마법’으로 견딜 수밖에 없겠구나. 이제는 망토가 정식 후계자에게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본래 나는 이것을 크리스마스의 선물로 주려고 했지만, 이 망토는 그보다 더 일찍 네게 돌아가기를 원하는 것 같더구나. 아무래도 네가 자기를 필요로 하고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잘 사용하거라.

네 아버지가 소싯적에 그랬던 것처럼, 너 또한 이 망토를 사용해 무궁무진한 장난질들을 벌써부터 구상하고 있을거라는 건 생각할 필요도 없겠구나. 만약 네 아버지가 저지른 짓들이 한 개도 남김없이 밝혀진다면, 모든 그리핀도르 여성들은 분노에 차 그의 무덤을 훼손시키고도 남았을 거다. 역사가 반복하는 것을 굳이 막을 생각은 없지만, 네가 투명 망토를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절대로 함구하도록 해라. 만약 덤블도어가 ‘죽음의 성물’ 중 하나를 차지할 수 있는 기회를 발견한다면 절대로 그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할 테니까.

메리 크리스마스.-

쪽지에는 서명이 존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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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려 봐,” 래번클로 기숙실을 나가려고 채비를 하는 아이들에게 다가가, 해리가 말했다, “미안해, 트렁크에 조금 볼 일이 있어서. 몇 분 후에 연회장에서 합류할게.”

테리 부트가 해리에게 인상을 썼다. “우리 물건들에 손댈 생각은 하지도 마.”

해리가 항변을 하듯이 손을 들었다. “너희들의 물건에 손댈 생각 따위는 추호도 없고, 내 물건들에게만 손을 댈 것이고, 장난을 할 의도가 없으며 기이한 행동을 너희들에게 하지 않고, 연회장에서 아침을 먹을때까지 내 의도는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맹세해.”

테리가 얼굴을 찡그렸다. “잠깐만, 혹시 그거─”

“걱정하지 마,” 그들을 인도하기 위해 온 페네로프 클리어워터가 말했다. “그 말에 맹점은 없으니까. 훌륭한 문장이야, 포터, 변호사를 고려해보는게 어떠니.”

해리 포터는 그 말에 꿈벅거렸다. 아, 그래, 래번클로의 반장. “고맙군요,” 그가 말했다. “아마도.”

“연회장을 찾으려고 시도한다면, 분명 길을 잃을거야.” 항거할 수 없는 평탄한 목소리로, 페네로프가 말했다. “그렇게 되면, 초상화에게 일층으로 가는 길을 물어보도록 해. 그 이후 다시 길을 잃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즉시 다른 초상화에게 다시 물어봐. 특히 점점 위로 올라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경우. 만약 성의 천정 높이보다 더 높은 곳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든다면, 그 즉시 그 자리에서 멈춰서 구조대를 기다려. 그러지 않을 경우 우리는 너를 3달이 지나서야 볼 수 있을 것이고, 너는 2년 정도 더 나이를 먹어있고 ‘로인클로스’를 입은채 눈으로 뒤덮혀 있을거야, 그리고 그건 네가 그때까지 성 안에 있을 때의 경우고.”

“이해했어요,” 침을 꿀꺽 삼키며, 해리가 말했다. “어, 다른 애들에게도 모든 주의사항들을 전해야 하지 않나요?”

패네로프가 한숨을 쉬었다. “모든 것들이라고? 아마 몇 주는 걸릴게 분명해. 여기서 지내면서 자연스럽게 숙지하게 될거야.” 몸을 돌려 걸어가는 그녀의 등 뒤를, 다른 학생들이 따라갔다. “30분 이내에 연회장에서 네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면, 수색을 시작할거야, 포터.”

모두가 나가고, 해리는 쪽지를 침대에 붙여놓았다 – 트렁크의 지하층에서 작업을 한 해리는, 누군가가 기상하기 전에 모든 쪽지들을 다 완성시켜놓았다. 그리고 침묵 마법의 범위에 조심스럽게 들어선 그는 투명 망토를 아직도 쥐죽은듯이 잠들어 있는 ​‘​해​리​-​1​’​에​게​서​부​터​ 벗겼다.

그리고 장난기가 돈 해리는, 해리-1의 주머니에 망토를 구겨넣었다. 그렇게 하면, 그의 주머니에도 망토가 이미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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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언이 코르넬리온 플러버와트에게 향하는 것은 잘 알겠다,” 귀족적인 분위기가 불씬 풍기고, 보아하니 정상적인 코를 보유한 남자의 초상화가 말했다. “하지만 이 전언이 어디서부터 비롯되었는지 물어보아도 되겠나?”

해리는 무력하게 어깨를 으쓱거렸다. “옥염이 불타오르는 나락의 저편에서, 허공이 갈라지더니 안에서 공허한 목소리가 전언을 전했다고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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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헤르미온느가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그녀의 자리에서 맞은편의 테이블 쪽으로 외쳤다. “그건 우리 모두의 후식이야! 멋대로 파이 하나를 통째로 주머니에 넣으면 어떡해!”

“파이 하나가 아니라, 두개야. 모두들 미안하지만, 이만 가볼게!” 분개의 고함들을 무시하며 해리는 대연회장을 나섰다. 그는 통상 시간보다 조금 더 일찍 약초학 수업에 가야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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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라우트 교수는 그를 미심쩍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슬리데린들이 무언가를 꾸미고 있다는 그 말을 어떻게 알고 있는건가요?”

“정보 제공자에 대해서 말씀드릴 수는 없습니다,” 해리가 말했다. “사실 이 대화 자체가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연기해주셔야 해요. 그저 뭔가 일 때문에 그 복도를 가로지르다 우연히 발견한 척 해주시면 됩니다. 저는 약초학 수업이 끝나자마자 앞질러서 가있을게요. 교수님께서 오실 때까지 슬리데린들의 시선을 끌어둘 수는 있을 겁니다. 이래뵈도 쉽사리 공포에 질리지는 않고, 무엇보다 ‘살아남은 아이’에게 중상을 입힐 정도의 배짱을 가진 녀석들은 없을테니까요. 허나…교수님보고 복도에서 전속력으로 뜀박질을 하라고 권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이면 바로 와주셨으면 좋겠군요.”

그를 잠시 바라보고만 있던 스프라우트 교수는, 인상을 누그러뜨렸다. “부디 조심하도록 하세요 해리 포터. 그리고…제게 알려주어서 고맙군요.”

“늦지만 않으시면 됩니다,” 해리가 말했다. “그리고 명심하세요, 그곳에 도착하는 순간, 교수님은 제 존재를 예상하지 못하셨고 이 대화 또한 처음부터 일어난 적이 없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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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리데린에게 둘러싸인 네빌을 거칠게 잡아당기는 스스로를 보는 것은, 정말이지 끔찍했다. 네빌이 옳았다, 그는 힘을 지나치게 주었다, 지나칠정도로 말이다.

“안녕,” 해리 포터가 냉엄하게 말했다. “나 ‘살아남은 아이’임.”

키가 비슷비슷한, 여덟명의 1학년 남자아이들. 그중 한명은 이마에 흉터를 지니고 있었고 다른 이들과는 다르게 행동하고 있었다.

Oh wad some power the giftie gie us

To see oursel's as others see us!

It wad frae monie a blunder free us,

And foolish notion -

맥고나걸 교수는 옳았다. 마법의 모자는 옳았다. 제 3자의 시선으로 볼 때,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해리 포터는 어딘가 비틀려있었다.



이번화 감상 포인트:

1. 해답편.

2. 마법세계에서 드물게 상식을 보유한 인간, 해리 포터.

3. 비밀의 방에 무턱대고 들어간 원작의 해리 포터를 디스한 해리 포터.

4. 타임 머신 드립에 이성을 잃은 해리 포터.

5. 맥고나걸과 관계 회복한 해리 포터.

6. 격뿜차의 정체.

7. 초장부터 죽음의 성물을 포함해서 모조리 까발려버린 의문의 편지.

8. 정신상태가 이상한 해리 포터.

한편 올립니다. 상당수 분들께서 기다리시던 해답편입니다. 자아, 그럼 어디서부터 설명을 해야 할까요…. 있는 힘껏 번역했으나 그래도 더욱 자세하게 표현하기 위해 아래에다가 설명하겠습니다.

우선적으로 이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에 대해. 요컨데 이 팬픽에서 세계에는 모순 따위 존재하지 않습니다. 고로 미래에 일어나는 사건마저 세계는 이미 예측하고 있기에, 일관성이 있게 흘러갑니다. 격뿜차가 바로 그 예입니다. 격뿜차는 현실을 조작하는 능력이 아니라, 미래에 일어날 개그적인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그 상황이 발생하기 직전에 음료수를 들고 있는 사람에게 어서 들이키라고 충동을 일으키는 겁니다. 그리고 격뿜하는 거죠.

다른 예를 들어볼까요. 일단 시간을 돌리는 시계로 당신이 과거로 왔다고 칩시다. 과거로 온 당신은 그 과거의 당신이 일과를 할 동안 다른 장소에서 다른 일을 합니다. 그렇게 되면 과거에 있지 않아야 할 미래의 당신이 있으니 역사 자체가 바뀐다고 생각하실 지도 모르지만, 그게 아니라 실은 ‘처음부터 과거에 미래의 당신은 있었다’는 것이 됩니다. 고로 평행세계 따위는 없습니다.

다만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은 역시 과거의 자신과 맞닥뜨려서는 안된다는 것이죠. 뭐, 이건 너무 뻔하기에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저 투명 망토에 대한 건도 같은 원리입니다. 해리는 잠들어있는 과거의 그의 주머니에 투명 망토를 집어넣습니다. 그 주머니란 바지 주머니가 아니라, 다이애건 앨리에서 산 모크가죽 주머니입니다. ‘과거의 해리’는 곧 ‘미래의 해리’나 마찬가지니, 미래의 해리 또한 그의 모크가죽 주머니에 처음부터 투명 망토가 존재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단지 그가 몰랐었을 뿐이죠, 과거로 돌아가서 장난기가 솟아 하게 된 행위니.

하지만 그러한 충동적인 행동조차, 이미 예측된 인과이기에 모순이 없이 일관성 있게 흘러가게 되는 겁니다.

여러모로 복잡한 화였네요. 그래도 궁금증이 해소들 되셨길 바랍니다.

…그나저나, 이번화에서 해리가 장난아닌 패닉을 보여주었군요. 사실 저 시간이동에 관한 건 고등학교 수준만 되도 대충 알 수 있는 거지만, 고작해야 11살 꼬꼬마가 말하고 있으니…뭐, 새삼스러울것도 없네요, 이 자식에게는.

떡밥도 많군요. 저 편지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죽음의 성물에 대해서 아는 자니 범상치 않은 자임은 틀림없네요.

마지막의 저 시는 영국의 시인 로버트 번스의 ‘To a ​L​o​u​s​e​’​입​니​다​.​ 뜻은 어렵지 않으나 원문을 살릴 자신이 없고, 스코틀랜드 방언도 있고, 분위기도 망쳐버릴 것 같기에 그대로 두었습니다. 내용은 대충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스스로를 바라보면, 예상치 못한 자신의 모습을 깨달을 수 있다’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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