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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수평사고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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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사이코패스가 아니에요, 단지 대단히 창의적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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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날 어둠의 마법 방어술 교실에 들어서는 즉시, 해리는 이 수업은 타 수업들과 확연하게 다를 것이라고 본능적으로 느꼈다.

우선적으로 그 교실은 지금껏 그가 보아왔던 그 어떤 호그와트의 교실보다 거대했으며, 원형으로 대리석으로 만들어져 있는 거대한 단상을 원형으로 두르고 있는 책상들이란 구성, 즉 명문대의 강의실과도 비슷한 생김새였다. 교실은 호그와트 성에서 상당히 높은 장소에 – 5층 – 위치해 있었고, 그러한 거대한 교실이 도대체 어디에 붙어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전혀 해소시켜주지 않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가면 지나갈수록 그에게 호그와트는 기하학, 혹은 유클리드의 원리 따위는 때려친 것 처럼 보이고 있었다; 성은 방향 대신, 접속체로 되어있었다.

대학의 강의실과는 다르게, 교실에는 접이식 의자와 책상은 없었다; 그 대신 평범한 호그와트의 나무 의자와 책상이 원형으로 줄줄이 늘어져있었다. 통상의 것과 다른 점은 책상에 평평하고, 새하얀, 사각형의 물체가 놓여있었다. 이러한 물품을 해리는 지금껏 책상 위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

중앙에 위치한 거대한 무대 위의, 조금 더 짙은 색감의 대리석 단상 위에는, 선생용 책상 하나가 외로이 서있었다. 그 뒤의 의자에 자리한 퀴렐은 머리를 아예 뒤로 뉘인채 침까지 망토에 질질 흘리며 축 늘어져있었다.

저 모습이 순간 무언가를 연상시켰는데…?

해리가 너무나도 일찍 교실에 도착했기 때문인지 타 학생들은 보이지 않았다. (영어는 시간이동에 대해 설명하는 데에 있어서 다소 취약한 부분을 드러낸다; 특히나, 영어는 시간이동이 얼마나 편하고 유용한지 설명하는 데에 있어 필요한 단어들이 분명하게 결여되어있다.) 보아하니 퀴렐은 ​현​재​…​작​동​이​…​불​가​능​한​ 것 같았고, 해리로써도 딱히 퀴렐에게 접근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책상을 하나 고른 해리는, 그곳으로 올라가, 착석한 뒤, 방어술 교과서를 꺼냈다. 책 전체의 8분의 7 가량까지는 읽는것에 성공했다 – 이 수업시간 전까지 어떻게든 다 읽으려고 했었지만, 일정은 이미 밀릴대로 밀려있었고 무엇보다 오늘 시간 이동 장치를 벌써 두 번이나 써버린 상태다.

잠시간의 시간이 지나자 교실이 서서히 학생들로 메워져감에 따라 소음또한 자리잡았다. 물론 해리는 그것을 상쾌하게 무시했다.

“포터? 이 교실에서 뭘 하고 있는거지?”

그 목소리는 결코 이곳에서 들릴리가 없는 목소리였다. 해리가 고개를 들었다. “드레이코? 너 여기서 대체 뭘하는 하느님 맙소사 너 ‘졸개’들을 데리고 있잖아.”

드레이코의 뒤에 서있는 아이 중 한명은 11살 치고는 다소 근육이 도드라져있었고, 다른 한 명은 기묘할정도로 균형을 잡은채 등을 펴고 서있었다.

다소 자랑스럽게 미소지은 드레이코가 그의 뒤를 가리켰다. “포터, 소개하지, 크레이브 씨와,” 그의 손이 ‘근육질’에서 ‘균형’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고일 씨야. 빈센트, 크레고리, 이쪽은 해리 포터다.”

고일 씨는 고개를 주악거리며 해리를 무언가 신묘한 뜻이 담겨있을 것 같은 시선으로 바라보았지만 오히려 사팔뜨기 같은 행색을 면하지 못했다. 크레이브 씨는 “만나서 반갑다”라는 말을 최대한 저음으로 구사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듯이 냈다. 

찰나의 시간동안 대경한 듯한 표정이 드레이코의 얼굴에 나타났지만, 그것은 금새 위풍당당한 미소 속으로 잠식했다.

“졸개들이 있잖아!” 해리가 반복했다. “어떻게 하면 나도 졸개들을 얻을 수 있을까?”

드레이코의 오만한 미소가 더욱 짙어졌다. “미안하지만, 포터, 가장 첫번째 단계는 우선 슬리데린에 배정받는 거야─”

“뭐라고? 그건 불공평하잖아!”

“─그리고 두번째는 네 부모님이 네가 탄생한 직후나 짧은 시일 내에 모종의 준비와 합의를 도모해야 해.”

해리는 크레이브 씨와 고일 씨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가능한 한 진중하게 보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듯 했다. 말하자면, 그들은 앞으로 잔뜩 몸을 기울이고는, 어깨를 구부리고, 목을 길쭉하게 뺀뒤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어…잠깐 기다려,” 해리가 말했다. “네 말은 이 관계가 십수년 전부터 주선되어있었단 말이야?”

“정확해, 포터. 딱하게 됐어.”

여전히 진중해보이는 고일 씨가 이쑤시개를 꺼내어 이빨을 정돈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해리가 말했다, “분명 루시우스 씨는 네게 네 ‘경호원’들이 어떤 인간들이고 뭐하는 놈들인지 알 필요따위 없으며, 학교 첫날에서야 비로소 만나게 될거다라고 말했겠지. 안 그래?”

그 말에 드레이코의 얼굴에 퍼져있던 미소가 사라졌다. “그래, 포터, 네가 명석하다는 건 아주 잘 알아, 아니 아마 학교 전체가 아주 상세하게 알고 있을 테니까, 자랑은 그만해─”

“그러니까 저 녀석들은 평생동안 ‘너는 장래 어떤 아이의 졸개가 될것이다’라고 들으며 자랐으며 이 몇 년 동안 도대체 졸개란 무슨 직업에 종사하는 인물들일까 라는 무한한 상상력을 피워올렸다는 거나 마찬가지네─”

드레이코가 눈을 찡그렸다.

“그리고 더 심각한 것은, 저 둘은 서로를 알고 있고 얼핏 보아하니 꾸준한 연습을─”

“두목이 조용하라고 하잖아,” 크레이브 씨가 불퉁하게 말을 끊었다. 고일 씨는 이쑤시개를 씹고는, 이 사이에 끼운 뒤, 두 손을 마주잡고는 우드득거리며 뼈가 뽀사지는 소리를 냈다.

“해리 포터 앞에서 이런 짓은 하지 말라고 했잖아!”

그 말에 둘은 살짝 당황한듯 했고 고일 씨는 재빨리 이쑤시개를 망토의 주머니 속으로 넣었다.

하지만 드레이코가 그들에게서부터 몸을 돌려 해리를 향한 그 즉시 그들은 다시 진중한 표정으로 돌아갔다.

“사과할게,” 드레이코가 딱딱하게 말했다, “이 미개한 놈들의 작태에 대해서.”

해리는 크레이브 씨와 고일 씨에게 무언가 알 수없는 의미가 담겨있는 시선을 주었다. “내가 보기에 넌 녀석들을 너무 지나치게 대하는 것 같아, 드레이코. 내 생각에 녀석들은 정말 내가 원하는 ‘졸개’의 상 그 자체인걸. 아, 물론 내가 졸개들이 있다면 말이지만.”

드레이코의 턱이 떡 벌어졌다.

“저기 그레고리, 저게 우리를 두목과 떨어뜨려 놓으려는 함정은 아니겠지?”

“포터 씨가 그렇게 멍청할리는 없어.”

“아, 그런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았어,” 해리가 매끄러운 목소리로 답변했다. “그저 현재 네 직속 상관이 항상 불만에 가득차있다면 염두에 두고 있을만한 사항이야. 그리고, 일자리 환경에 대해서 협상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곳에서의 권유를 받지 말라는 법은 없잖아, 안그래?”

“어떻게 래번클로에 배정받은거지?”

“추측조차 못하겠어, 크레이브 씨.”

“너희 둘 모두 닥쳐,” 드레이코가 이를 갈며 쏘아붙였다. “명령이야.” 육안으로도 확연하게 보이는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하며, 그는 다시금 해리에게로 의식을 돌렸다. “뭐 그나저나, 슬리데린의 방어술 수업시간에 뭐하고 있는거야?”

해리가 인상을 썼다. “기다려 봐.” 그가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었다. “시간표.” 그리고는 뛰쳐나온 양피지를 읽기 시작했다. “방어술 수업, 2:30, 그리고 현재 시각은….” 해리가 그의 기계식 손목시계를 내려다보자, 11:23이라고 적혀있었다. “2:23이야, 내 시간관념이 이상하게 되어버리지만 않았다면. 근데 그럴리는 없겠지?” 만약 이상하게 되어버렸더라도, 뭐, 해리는 이제 각각의 수업 교실에 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 그는 너무나도 그의 ‘시간을 거스르는 시계’를 사랑하게 된 나머지, 결혼적령기가 되는 순간, 그것과 결혼식이라도 올리게 될 것이 분명했다.

“어, 대충 맞는 거 같은데,” 얼굴을 찡그리며, 드레이코가 말했다. 그가 시선을 강당 쪽으로 돌리자, 그곳에는 녹색으로 장식된 망토와….

​“​그​리​핀​머​저​리​들​!​”​ 드레이코가 뱉듯이 외쳤다. “저 녀석들은 여기서 뭐 하고 있는거지?”

“흠,” 해리가 말했다. “퀴렐 교수님께서 ​말​하​셨​어​…​정​확​하​게​는​ 기억나지 않지만…호그와트의 교육 제도를 어느정도 무시할 계획이라고. 모든 수업을 그냥 하나로 묶어버린거 같은데.”

“허,” 드레이코가 말했다. “네가 래번클로 중 첫번째로 도착한 것 같구나.”

“응. 일찍 도착했어.”

“그럼 왜 굳이 가장 뒤의 자리를 고른 거지?”

해리가 눈을 꿈벅였다. “어, 앉기 적당해보이는 자리같아 보여서?”

드레이코가 코웃음을 쳤다. “네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선생님들에게서 그 이상 거리를 늘릴 수는 없을거야.” 드레이코가 상체를 앞으로 조금 굽히며, 별안간 흥미로운 기색이 역력한 표정을 지었다. “그나저나, 포터, 네가 데릭과 그 똘마니들에게 던진 말들이 정말 사실이니?”

“데릭이 누군데?”

“파이를 쳐먹였다고?”

“정확히 말하자면 파이 두 개야. 그 상황에 그 달리 무엇을 말할 수 있었겠어?”

“네녀석은 조금만큼도 야심차고 교활하지 않은데다가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고 독설을 해줬어야지.” 드레이코가 단호한 눈빛으로 해리를 바라보았다.

“그건…일리가 있는 말이네,” 해리가 말했다. “아마 ‘혹시 지금 이 상황이 먼 훗날 이득을 취할 수 있는 굉장히 기발한 착상인거니, 아니면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이름이 먹칠을 할 정도로 무의미한 삽질에 불과한─’ 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지만.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아.”

드레이코가 고개를 흔들었다. “네 말은 다수의 다중적인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포터.”

“뭐?” 순수하게 어리둥절해진 해리가 반문했다.

“워링턴의 말에 따르면 분류 모자를 오랜 기간 동안 쓰고 있는 건 강대한 ‘어둠의 마법사’를 암시하는 징조야. 모두가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었어, 만일을 대비해서 네게 미리 비굴하게 고개를 숙일것인지 아닌지. 그런데 너는 멀린 맙소사 후플푸프 따위들을 감싸들었잖아. 그런데 그 이후 너는 데릭을 살라자르 슬리데린의 이름에 대한 수치라고 매도했어! 우리더러 너에 대해 도대체 뭘 어떻게 생각하라는 거야?”

“마법의 분류 모자가 나를 ‘슬리데린! 농담이에요! 래번클로!’의 기숙사에 배정시켰고, 나는 그에 부응해 기숙사의 교리대로 행동하고 있다는 것을 믿어야지.”

크레이브 씨와 고일 씨가 웃어버리고 말았고, 그 행동은 곧 고일 씨가 스스로의 입을 손으로 틀어막는 상황을 야기했다.

“그만 자리를 찾는게 좋겠어,” 드레이코가 말했다. 그는 잠시 더욱 더 격식을 차리는 듯 하더니, 주저하면서 덧붙였다. “포터, 지금껏 언급하지 않았었지만, 저번에 나누었던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 시간은 네가 좋을대로 해도 상관없어.”

해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토요일 오후까지 기다려도 괜찮겠어? 현재 모종의 내기 시합 중이라 바쁘거든.”

“시합?”

“헤르미온느 그레인저가 모든 교과서들을 끝마치는것에 걸린 시간 안에 나도 끝마칠 수 있는지, 라는 시합.”

“그레인저,” 드레이코가 메아리와도 같이 말했다. 그의 눈이 가늘어져갔다. “본인이 멀린만큼 대단하다는 망상을 품고 있는 그 잡종? 네가 그 년을 물먹이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면 기꺼이 우리 슬리데린들은 너를 응원할거야, 포터, 그리고 나도 너를 토요일까지는 방해하지 않을 것이고.” 드레이코는 그로써는 최대의 예를 차리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는, 졸개들을 이끌며 멀어져갔다.

오, 이거 참 상황을 주무르는 맛이 있겠군, 벌써부터 알겠어.

교실은 빠르게 총 네가지의 색감들로 메워져갔다: 녹색, 적색, 노란색, 그리고 푸른색이 그것이다. 드레이코와 두 친구들은 서로 근접한 세개의 가장 앞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한창 씨름중이었다─물론 그 자리들에는 이미 주인이 존재하고 있었다. 크레이브 씨와 고일 씨는 얼굴을 격동적일 정도로 험악하게 일그러뜨리고 있었지만, 그닥 효과는 없는 듯 했다.

해리는 그의 방어술 교과서를 향해 상체를 기울이고는 다시금 그것을 읽기 시작했다.



이번화 감상 포인트:

1. 너무 길어서 파트 두개로 나누어진 16화 - 수평사고.

2. 졸개 보유자들을 동경한 해리 포터.

3. 졸개가 되기 위해 태어나고 존재하는 크레이브와 고일.

4. 역자, 컴백.

오랜만입니다. 한달 조금 넘은 것 같네요. 배낭여행 간다고 말은 했으나, 솔직히 이렇게까지 길어질 줄은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제가 잠시 차원이동을 좀 겪어버려서요. 유럽에서 몇주일간의 여행을 마치고 비행기로 돌아오던 중, 사고가 생겨 비행기가 불시착하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나보니 웬 숲속이더군요. 거기서 야생 다큐멘터리를 찍다가 예쁜 엘프를 만나고 어느 순간 마왕이 대충 강림하더니 웬 신이 제게 와 먼치킨적인 힘을 내던져놓고 가고 용사짓을 좀 ​했​습​니​다​. ​

그러다가 얼떨결에 마왕을 일검에 물리치고, 삼처사첩은 기본해 하렘을 꾸려나가다가, 몇십년 후 힘을 주고 간 신이 저를 원래 세계로 돌려보내주겠다는 말에 냉큼 이응이응했더니, 원래세계로 되돌아왔습니다.

...라는 꿈을 꾸었습니다.

죄송합니다. 프로젝트 준비로 눈코뜰새 없이 바빴네요. 지금에서라도 올리니 좋게 봐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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