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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와 합리적 사고의 구사법

Harry Potter and the Methods of Rationality


원작 |

역자 | 송장의간장

해법 제안 지연법 2화




4막:

“미안, 난 빠질게,” 리 조던이 말했다. “나는 좀 더 ‘거대 거미’ 타입이라서.”

‘살아남은 아이’는 ‘혼돈의 기사단’들에게 어마어마하게 중대하고, 비밀스러우며, 지금껏 그들이 행했던 그 어떤 장난보다 더 어렵고 특별한 의미가 부여된 임무를 부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해리 포터는 모호하면서도, 고무적인 연설을 전개했다. 프레드와 조지, 그리고 리는 조금만 노력을 하면 엄청난 일들을 저지를 수 있는 잠재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그런 연설이었다. 그저 물이 가득 든 양동이를 문틀 위에 올려놓고 사람을 놀래키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의 삶 자체를 비현실적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었다. (프레드와 조지는 흥미롭다는 눈빛을 주고받았다. 해리가 말한 장난은 지금껏 해본 적이 없는 부류였던 것이다.) 그 예로 해리 포터는 일전에 그들이 네빌에게 행했던 장난을 ─ 분류 모자가 씹고 또 씹었던 그 사건을, 해리는 자괴감이 섞인 목소리로 들먹였다 ─ 거론하면서, 그것이 비록 심하기는 했지만 네빌이 혹 자기가 미쳐버린 것은 아닌지 의심마저 하게 했지 않냐고 토로했다. 네빌에게 그것은 난데없이 다른 평행세계로 이동해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었을 것이다. 스네이프가 사과를 표할 때도 그것을 지켜보는 모든 이들의 기분이 그러했을 것이다. 그게 바로 장난의 진정한 힘이다.

모두들 내게 동의하는가?! 해리 포터가 그렇게 외쳤고, 리 조던은 ‘아니’라고 대답하였다.

“우리는 끼워줘,” 프레드, 아니면 조지가 말했다. 고드릭 그리핀도르였다면 백이면 백 흔쾌히 수락했을 것이니까.

후회스럽다는 듯이 씁쓸한 미소를 한차례 지어준 리 조던은 자리에서 일어서, 네 명의 혼돈의 기사단 일원들이 음모의 냄새가 풀풀 풍기는 자세로 앉아 있던, 침묵 마법이 걸려있고 인적 없는 복도에서 천천히 멀어져갔다.

남은 세 명의 혼돈의 기사단 일원들은 이야기를 속행했다.

(별로 안타까운 사건은 아니었다. 프레드와 조지는 언제와도 같이 리와 함께 거대 거미 같은 장난을 연구할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해리가 이상하고 악랄하다고 론이 말해주었을 때부터, 순전히 그를 끌어들이기 위해 혼돈의 기사단을 설립한 것이고, 프레드와 조지는 진정한 우정과 다정함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리를 구원해보기로 다짐한지 오래였다. 다행스럽게도 이 다짐은 더 이상 쓸모가 없을 것 같지만 ─ 뭐 아직 확실치는 않아도….)

“그래서,” 쌍둥이 중 한명이 말했다, “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리타 스키터,” 해리가 말했다. “누군지 혹시 알아?”

미간을 찌뿌리며, 프레드와 조지가 고개를 끄덕였다.

“듣자하니 나에 관한 질문들을 물어보고 다닌다더라.”

결코 좋은 소식은 아니었다.

“내가 무엇을 부탁할지 슬슬 이해가 가?”

혼란스럽기 그지없다는 얼굴로, 프레드와 조지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그러니까, 우리들이 개발한 유쾌한 성능의 과자들을 몰래 먹이고 싶다고?”

“아냐,” 해리가 말했다. “아냐, 아냐, 아냐! 그건 거대 거미로 놀래키는 부류잖아! 잘 생각해봐, 만약 리타 스키터가 너희들에 대한 갖가지 소문들을 수색하고 있다고 들으면 너희들은 어떻게 할 것 같아?”

지극히 뻔한 질문이었다.

프레드와 조지의 입가가 서서히 곡선을 이루었다.

“아예 우리들이 스스로들에 대한 소문을 의도적으로 흘려버리겠지,” 그들이 대꾸했다.

“명답이야,” 환하게 미소지으며, 해리가 말했다. “하지만 이건 그저 사소한 소문에 불과하면 아무런 소용도 없어. 나는 해리 포터에 대한 내용이 실린 신문은 절대로 신용할 수가 없다는 것을 사람들의 뇌 속에 각인시키고 싶어, 머글들이 엘비스 프레슬리에 관한 유언비어는 거들떠도 보지 않는 것처럼. 처음에 나는 리타 스키터를 수많은 소문에 잠식시켜 무엇을 믿어야 할지도 모르는 혼돈의 카오스에 빠뜨릴려고 계획을 짜고 있었지만, 얼마 안가 그나마 가장 가능성 있고 최대한 나를 물어뜯을 수 있는 소문을 대충 고르고 말거야. 그러니까 너희들이 해야 할 일은 나에 대한 거짓된 이야기를 창조해서, 어떻게 해서든지 리타 스키터가 그것을 사실이라고 믿게 하는 거야. 하지만 이건, 독자들에게는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는 나머지 단박에 거짓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정도로 뻔해야 해. 내가 원하는 것은 리타 스키터와 편집장을 납득시키고, 신문이 출판된 직후 그 내용이 완벽하게 거짓이라는 결정적인 증거가 튀어나와 그들의 만행을 천하에 알리는거야. 그리고 물론 ─ 지금까지 말했던 것이 필수요소라면 ─ 너희들이 가공해야할 나의 이야기는 이 세상에서 가장 어이없고 황당무계함과 동시에, 정상적으로 출판되야 해. 내가 너희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고 있는지 이해하겠어?”

“잘은 모르겠는데….” 프레드와 조지가 천천히 말했다. “그러니까 즉 이야기를 하나 만들어내라는 거야?”

“모두 다 해줬으면 좋겠어,” 해리 포터가 말했다. “내가 좀 바쁘거든, 그리고 솔직히 말해 ‘이건 나조차 전혀 예상치 못했었다!’라고 한번쯤 말해보고 싶기도 하고. 나를 놀래켜 봐.”

찰나의 시간 동안 프레드와 조지의 얼굴에 악마와도 같은 미소가 서렸다.

그리고 곧바로 진중하게 변모했다. “하지만 해리, 우린 그런 기상천외한 짓을 어떻게 하는지 모르─”

“그럼 알아내,” 해리가 말했다. “나는 너희들을 믿으니까. 완벽한 믿음은 아니지만, 혹시 도저히 못하겠다면 말해 줘, 내가 다른 방법을 모색하거나, 혼자서 할 테니까. 만약 정말 기발한 발상이 떠올랐다면 ─ 그러니까 나에 대한 황당한 이야기와, 리타 스키터 그리고 편집장을 설득시키고 출판시킬 수 있는 방법말이야 ─ 망설임 없이 질러. 하지만 결코 평범해서는 안돼. 만약 죽이는 착상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그저 그렇게 말해주면 되고.”

프레드와 조지가 걱정스러운 눈길을 주고받았다.

“아무것도 생각이 안나,” 조지가 말했다.

“이쪽도 마찬가지,” 프레드가 말했다. “미안해.”

해리가 그들을 가만히 주시했다.

그리고는 매사를 제대로 고려하는 기법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예의상 2초 이상은 고려해보는 게 보통이라고, 우선적으로 해리는 말했다.

그 어떤 질문에도 정상 시간으로 5분 이상 심각하게 고뇌해보지 않고서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라고 해리는 말했다. 은유적으로 5분이라는 말이 아니라, 실제로 5분 동안 말이다.

그리고 또한, 질문을 듣자마자 즉시 해답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해서는 안된다라고 해리는 오른 손으로 지면을 강하게 내려치며, 호탕하게 외쳤다.

그리고는 노먼 마이어라는 조직심리학자로 불리우는 자가 실행한, 과제해결조를 두 개의 조로 나누어 한 과제를 완수하라는 실험에 대해 이리저리 설명을 하기 시작했다.

그 특정한 과제의 주제는 바로 세 명의 직원이 세 개의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었다. 부하 직원은 가장 쉬운 업무를 하고 싶어했다. 고위 직원은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업무들을 돌아가며 하고 싶어했다. 능률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부하 직원에게 가장 쉬운 업무를 건내주고 고위 직원에게 가장 어려운 업무를 할당하는 것이, 20% 가량은 더 효율적이라는 견해를 내놓았다.

한 과제해결조는 ‘실질적인 해답을 제안하거나 권유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고, 충분한 논의를 끝마치기 전에는 답안을 제출하지 말라’는 지시를 사전에 받은 상태였다.

다른 과제해결조에게는 아무런 지시도 내려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조에 속한 이들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행동을 했다, 바로 즉각 각종 해법을 내놓는 것으로 문제에 반응을 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제안된 해법들에 사로잡힌 그들은, 서서히 다투기 시작하며, 자유의 중요성과 능률의 대립 등 온갖 기기묘묘한 요소들을 가지고 논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사전에 미리 지시를 받은 과제해결조는, 부하 직원에게 가장 쉬운 업무를 건내주고 나머지 두 명에게는 남은 두 개의 업무를 돌아가면서 끝마친다는, 전문가가 19%는 더 효율적이라는 방법에 논의 끝에 다다르는 것에 훨씬 더 높은 성공율을 보였다.

가장 먼저 해법부터 수색하는 것은 사건의 과정 자체를 완벽하게 반대로 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령 식사를 디저트부터 시작한다거나. 그것도 끝내주게 맛 없는 디저트로.

(그리고 또한 해리는 ‘문제가 어려우먼 어려울수록, 사람은 더욱 더 서둘러서 문제를 풀려고 하기 마련이다’라는 로빈 다우스라는 인물의 명언을 읊었다.)

그렇기에 해리는 이 문제에 대한 권한을 프레드와 조지에게 모조리 위임할것이며, 그들은 문제의 모든 요소나, 관계성을 가질 만한 측면을 고려해야 할것이다. 그리고 이 모두를 끝내기 전까지는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지 않아야 할것이다. 물론 그 과정을 지나가는 도중에 기가 막힌 발상이 떠올랐다면 나중을 위해 그 발상을 적어놓고 다시 생각에 잠기면 될 일이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그는 그들에게서부터 적어도 1주 안팍까지는 도저히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겠다라는 앓는 소리를 가능한 듣고 싶지 않다고도 말하였다. 누군가는 한 문제를 풀기 위해 몇 십년이나 사색에 잠기고는 하는데, 그들이라고 안될 법이 어디 있는가.

“질문 있어?” 해리가 물었다.

프레드와 조지는 서로를 마주보았다.

“아무것도 생각나는 게 없는데.”

“이쪽도 마찬가지.”

해리가 부드럽게 헛기침을 했다. “예산에 대해서 물어보지 않았잖아.”

예산이라고? 그들이 동시에 생각했다.

“내가 몸소 정확한 금액을 말해줄 수도 있지만,” 해리가 말했다. “이게 더 창의력 발휘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말이지.”

망토 속으로 손을 집어넣은 해리는, 이내 무언가를 꺼내었다─

자리에 온건하게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프레드와 조지는 너무나도 놀란 나머지 뒤집어질 뻔 했다.

“돈이란 쓰기 위해 존재한다! 라는 생각 따위 버리고, 소중하게 잘 사용해,” 해리가 말했다. 돌로 이루어진 바닥에는 거의 봉오리를 이루고 있는 금화더미가 찬란하게 빛을 흩뿌리고 있었다. “정말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만 사용해; 그리고 너희들이 떠올린 ‘쩌는 발상’이 필요로 하는 만큼 부디 아낌없이 돈을 사용해줘. 만약 여분이 생기면 돌려주면 돼, 너희들을 믿으니까. 아, 그리고 너희들이 그 금액을 얼마나 사용하든지 간에, 저 중 10%는 수고료로 지불할 테니까─”

“안 돼!” 쌍둥이 중 한명이 불쑥 외쳤다. “그런 식으로 돈을 받지는 않는다구!”

(쌍둥이 형제는 단 한번도 불법적으로 돈을 거래한 적이 없었다. 암브로시우스 플룸에게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들은 그 가게에서 구매한 물품들을 모두 원가로 학생들에게 팔고 있던 것이다. 프레드와 조지는 결코 그들이 이득만을 챙기는 범죄자가 아니라, 그저 사회에 공헌을 하고 있는 것뿐이라고 오히려 증언마저 ─ 필요하다면 베리타세룸을 복용해서라도 ─ 하고 싶어했다.)

해리가 인상을 썼다. “하지만 나는 정말 제대로 된 작업을 제의하고 있는 거라고. 만약 성인이 이러한 작업을 배정받는다면 그에 걸맞는 급료를 받을것이 분명해, 그리고 설령 그게 아니더라고 해도 이건 친구를 위한 나의 배려야. 이런 작업은 아무나 고용해서 되는게 아니라고.”

그러나 프레드와 조지는 굳건하게 고개를 흔들었다.

“좋아,” 해리가 말했다. “그럼 대신 아주 비싼 크리스마스 선물을 할게, 참고로 만약 그것도 내게 돌려보내거나 한다면 그냥 불태워버릴 테니까 알아서 해. 자, 한번 견적을 뽑아볼까? 내가 크리스마스에 선물을 하는 만큼 당연하게도 이 임무에 들어갈 금액의 총량은 여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금화보다 더 많겠지. 그리고 너희들이 성공하든 말든 선물은 할 생각이니까, 내게 앓는 소리를 하기 전에 두 번, 세 번은 생각해보기를 추천하겠어.”

프레드와 조지가 입을 떡하니 벌린채 경악하는 광경을 뒤로하고, 해리는 일어섰다. 그대로 돌아서서 한 발자국 한 발자국 멀어져가던 그가, 별안간 돌아보았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해리가 말했다. “무엇을 하던 간에, 퀴렐 교수님을 연루시키지는 말아줘. 대중에게 알려지는 것을 꺼려하시니까. 방어술 교수님에 대한 기묘한 소문을 흘리는 게 그 무엇보다 쉬울 것이라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안 그래도 토나올정도로 어려울텐데 이렇게 제약마저 걸어서 미안할 따름이지만, 제발, 퀴렐 교수님은 내버려 둬.”

그리고 다시 돌아서서 몇 발자국 걸어가던 해리는─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보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고마워.”

그리고 멀어져갔다.

그가 떠난 뒤, 상당히 기나긴 시간동안 정적이 내려앉았다.

“그래서,” 한 쪽이 말했다.

“그래서,” 다른 한 쪽이 말했다.

“방어술 교수님께서는 매스컴의 관심을 꺼려하신다, 그렇지?”

“아무래도 해리는 우리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구만, 그렇지?”

“그러게나 말일세.”

“하지만 물론 그것 때문에 저 돈을 사용할 수는 없어.”

“당빠 안되지, 범죄라고 범죄. 방어술 교수님은 별개로 작업해보자.”

“그리핀도르 애들을 시켜 스키터에게 편지를 쓰는거야….”

“…방어술 수업에서 한 번 교수님의 소매가 펄럭였는데, 어둠의 표식을 보았다고….”

“…오, 해리 포터에게 온갖 저주와 끔찍한 마법들을 가르치고 있어요, 라는 발연기는 필수요소지….”

“…그는 호그와트 역사상 최악의 방어술 교수에요. 정상적인 수업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이고, 가르치는 내용마저 엉터리라구요, 교육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과는 완전히 반대죠….”

“…아 그래, 살인 저주는 순수하게 ‘사랑’이라는 감정에 의해 비로소 발동한다고 교수님이 주장했다, 라고 해볼까?”

“오호 그거 좋은데, 마음에 들어.”

“영광임다.”

“방어술 교수님께서도 분명 흡족해하실 거야.”

“유머 감각이 있으시잖아. 유머 감각이 없으면 결코 우리들을 일전에 그렇게 칭할래야 칭할 수 없었을거야.”

“하지만, 정말로 우리들이 해리처럼 해낼 수 있을까?”

“일단 해법을 밝혀내기 전에 먼저 의논부터 하라고 했으니까, 한번 따라보자.”

논의 끝에 위즐리 쌍둥이 형제는 조지가 흥분해서 주장을 펼치는 인물로, 그리고 프레드가 그를 지적하는 인물로 빙의해보기로 했다.

“사실 자세하게 따져보면 모순되는 점이 많아,” 프레드가 말했다. “신문을 구독한 독자 전원이 스키터를 비웃을정도로 말이 안되는 내용이어야 하는데, 정작 스키터는 그 이야기를 출판할정도로 굳게 믿어야 해. 두가지를 동시에 할 수는 없어.”

“스키터를 납득시키기 위해 그럴싸한 거짓된 증거를 만들어야 하겠군,” 조지가 말했다.

“근데, 이것도 ‘해법’으로 칠 수 있나?” 프레드가 의문을 표했다.

둘은 머리를 맞대고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럴지도 모르지,” 조지가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엄격하게 준수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안 그래?”

쌍둥이 형제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어깨를 으쓱였다.

“근데 그러면 그 거짓된 증거가 스키터를 납득시킬 수 있을 정도로 설득력이 있어야 하잖아,” 프레드가 말했다. “우리들만으로 그게 가능할까?”

“꼭 우리들만일 필요는 없어,”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돈을 가리키며, 조지가 말했다. “사람들을 고용해서 도움을 청할 수도 있잖아.”

그 말과 함께 형제의 얼굴에 고심하는 듯한 표정이 떠올랐다.

“그 방법은 자칫 잘못하면 소지 예산을 순식간에 날려버릴 수도 있어,” 프레드가 말했다. “우리들에게 이건 큰 돈이지만, 플룸 같은 사람들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푼돈일 테니까.”

“해리를 위해서라는 것을 알린다면 자원 봉사하는 개념으로 할인해줄지도 몰라,” 조지가 말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지 간에, 하늘이 두쪽나도 불가능한 일이어야만 한다는거야.”

프레드가 눈을 껌벅였다. ​“​‘​불​가​능​’​이​라​니​,​ 그게 무슨 말?”

“너무 불가능한 나머지, 그 어느 누구도 우리가 그 배후 세력일 것이라고는 예상조차 못하게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한 나머지 심지어 해리조차 미심쩍어할 정도로. 사람들이 오히려 스스로의 이성을 의심하게될 정도로 비현실적이어야 해, 그리고…반드시 해리보다 더 뛰어나야 하고.”

경악한 프레드가 두 눈을 왕방울만하게 떴다. 둘 사이에서도 간혹 가다가 발생하는 상황이었지만, 결코 흔한 모습은 아니었다. “하지만 어째서?”

“모든 게 다 속임수였어. 다 장난에 불과했다고. 파이도 속임수. 리멤브럴도 속임수. 케빈 엔트위슬의 고양이 사건도 속임수. 스네이프도 속임수. 이봐, 우리는 호그와트에서 가장 뛰어난 꾼이라고. 저항조차 없이 해리에게 그 칭호를 건내줄 셈이야?”

“걔는 ‘살아남은 아이’라고,” 프레드가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위즐리 쌍둥이지! 그 녀석은 명백히 우리에게 도전장을 내밀고 있어. 녀석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우리도 문제는 없을거라고 해리가 말했었지. 하지만 꿈에도 우리가 더 월등한 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고려조차 해보지 않았던 것 같더군.”

“하지만 그 말이 맞아,”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프레드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둘 다 동등하게 정보를 보유하고 있을 때조차, 간혹가다 위즐리 쌍둥이들마저 서로의 생각과 불일치할 때가 존재했다. 허나 그럴 때마다 너무나도 부자연스럽게 느껴지고는 했다. “생각해 봐, 우리는 지금 ‘해리 포터’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거라고. 해리는 불가능을 가능케 하는 남자야. 우리는 아니고.”

“아냐, 충분히 해낼 수 있어,” 조지가 말했다. “그리고 반드시 해리의 기행보다 더 불가능하게 보여야 해.”

“하지만─” 프레드가 말했다.

“고드릭 그리핀도르라면 분명 했을거야,” 조지가 말했다.

그 말을 기점으로 이미 결정이 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다. 어느새 위즐리 쌍둥이는 뭐…이유야 어찌됐건, 본래의 그들 성격으로 원상복귀했다.

“좋았어, 그러면─”

“─찬찬히 생각해보자고.”



이번화 감상 포인트:

1. 4막.

2. 전설의 시작.

3. 위즐리 형제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는 무책임한 해리포터.

4. 정의감 투철한 위즐리 형제.

일일연재. 제가 미쳤나봅니다.

1막부터 6막까지 다 나온 것 같으니 전전번 화부터 찬찬히 다시 읽어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래야만 사건의 정확한 순서를 파악할 수 있거든요;; 번거롭게 해서 죄송합니다.

해리가 위즐리 형제에게 원하는 것: 1. 자신을 주인공으로 한 황당무계한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 것. 2. 리타 스키터와 편집장이 그 내용을 믿게 만들 것. 3. 동시에 신문을 구독한 독자들이 그 황당무계한 내용을 보고 리타 스키터를 비웃게 하는 것.

저게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리타 스키터가 바보도 아니고, 뻔하디 뻔한 거짓말을 곧이곧대로 신문에 실을리가 없죠. 거짓말로 가득 찬 예언자 일보라고 해도 나름 신빙성이 있기에 사람들이 구독하는 겁니다. 신빙성 하나만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데 당연히 자기가 생각해도 정말 어이없는 내용은 아예 신문에 싣지도 않겠죠. 과연 위즐리 형제가 성공할지, 그 결과는 다음 화에 나타납니다.

조아라에서도 '해리포터와 용기의 대가'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내용은 해리가 작중 최상급의 미소녀 플뢰르 델라쿠르와 여동생 가브리엘 델라쿠르의 구애를 받고, 헤르미온느가 그녀들을 질투하는 로맨스물. 그냥 해리의 하렘건설기입니다. 많이들 사랑해주세요.

덧 - 저도 한번 일일연재란 것을 해보고 싶네요. 근데 현실은 디아블로3 구매. 

...저는 이만 성역을 구하러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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