巨男の話
큰 남자와 어머니가 사는 곳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어느 숲 속이었어요.
큰 남자의 어머니는 무서운 마녀였어요. 독수리와 같이 높은 코에 뱀과 같이 날카로운 눈을 가진 무서운 마녀였답니다.
어느 달밤의 일이었어요.
마녀와 큰 남자가 잠이 들었을 무렵 누군가 집 밖에서 대문을 두드렸어요. 큰 남자가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 두 여자가 한 소녀를 데리고 서 있었어요.
"이 분은 이 나라의 공주님입니다. 저희는 시녀입니다. 오늘 공주님을 모시고 숲으로 놀러 나왔는데 길을 잃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부디 오늘 하룻밤만 묵을 곳을 빌려 주십시오." 하고 한 여자가 말했어요.
그러자 안에서,
"들어오세요. 누추한 곳입니다만, 마음 편히 쉬고 가십시오." 하고 마녀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래서 셋은 안으로 들어가 쉬었어요.
다음 날 아침, 큰 남자가 눈을 뜨자 두 여자는 까만 새로, 공주님은 하얀 새로 변해 있었어요. 마녀가 마법을 부려 그렇게 된 것이었어요.
마녀는 큰 남자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세 마리 새를 창문으로 날려 보냈어요. 세 마리 새는 날아갔어요. 하지만 하얀 새는 저녁이 되자 구슬피 울며 마녀의 집으로 돌아왔어요. 큰 남자는 가엽게 여겨 몰래 하얀 새를 기르기로 했답니다. 낮에는 들판에 놓아주고, 밤에는 자기 침대 안에서 재웠어요.
큰 남자가 커질수록 마녀는 점점 나이를 먹어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매일 침대 위에 드러누워 자식인 큰 남자에게 마법을 가르쳤어요. 하지만 그 마법은 모두 인간을 가지각색의 새로 변하게 하는 거였어요.
차차 마녀는 더욱더 약해져 이제 죽을 것 같이 되었어요. 이때 마법을 풀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면 그 하얀 새는 영원히 공주님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한 큰 남자는 마녀의 머리맡에 다가가,
"지금까지 어머니는 인간을 가지각색의 새로 변하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만, 아직 마법을 푸는 건 가르쳐 주시지 않았습니다.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부탁했어요.
"그럼 가르쳐 주마." 하고 마녀는 말했지만 이미 숨이 끊어질 것 같이 목소리가 모기만 했어요.
"어머니, 분명히 말해 주세요!"
큰 남자는 마녀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댔어요.
"새가 눈물을 흘리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단다……" 이것만 말하고 마녀는 머리를 늘어뜨린 채 죽고 말았어요.
큰 남자는 죽은 마녀를 하얀 관에 모시고 야자나무 밑동에 묻었어요. 그리고 바로 하얀 새를 데리고 숲에 있는 집을 나섰어요.
큰 남자는 수도로 상경하려고 마음먹었어요. 도중에 어떻게 해서든 하얀 새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려고 했어요. 머리를 두드리고 궁둥이를 꼬집어 봤어요. 하지만 하얀 새는 절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어요. 그저 구슬픈 듯한 소리를 지를 뿐이었답니다. 끝에 가서는 불쌍하게 느껴져 큰 남자는 어느샌가 하얀 새에게 뺨을 비비고 있었어요. 그리고 큰 남자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큰 남자는 밤낮없이 걸어 집을 나선지 칠 일째에 오고자 했던 수도에 닿았어요. 하지만 수도 사람들은 큰 남자가 무서운 마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몰래 큰 남자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중 한 남자가 대표가 되어 임금님이 살고 계신 궁전에 찾아갔어요. 그리고 임금님에게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임금님 궁전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대리석 건물이 아닌 것은 옥에 티라고 한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대리석 탑이라도 세우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군. 그게 좋겠어. 그런데 대리석이라고 하는 건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
"여기서 죽 남쪽으로 산 하나와 사막 하나를 넘어가면 한 부락에 닿습니다. 그곳에 대리석이 얼마든지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그러면 누가 가지러 가는 건가?"
"그건 지금 수도에 있는 큰 남자가 좋겠습니다. 그는 키가 야자나무만 하고 한걸음에 작은 언덕을 넘습니다."
"그럼 그 남자를 부르도록."
큰 남자는 궁전에 불려 갔어요. 그리고 임금님으로부터 대리석을 가지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도망치면 안 되기에 큰 남자의 발을 쇠사슬로 묶었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큰 남자는 말하고, 역시 하얀 새를 데리고 남쪽으로 떠났어요. 큰 남자가 나아갈수록 궁전에 쌓인 쇠사슬이 줄어들었어요. 정확히 십구 일째 되는 날에 그 쇠사슬이 다 없어져 끝이 굵은 기둥에 묶여있던 쇠사슬이 팽팽하게 펴졌어요.
그때는 큰 남자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대리석이 있는 부락에 도착해 있었어요. 부락 사람들은 매우 친절해서 대리석을 원하는 대로 내주었어요. 큰 남자는 커다란 대리석 세 개를 받아 짊어지고 하얀 새를 그 위에 앉히고 귀로에 올랐어요.
수도에서는 팽팽했던 쇠사슬이 느슨해졌기에 사람들은 그걸 끌어당겼어요. 돌아가는 길에는 무거운 돌을 가지고 있었기에 큰 남자는 삼십 일 걸려 겨우 수도에 도착했어요.
괴롭고 긴 여행인 탓에 큰 남자는 초라한 고목처럼 되었어요. 하지만 쉬지도 못한 채 바로 그날부터 궁전의 샘 근처에 대리석으로 탑을 쌓으란 분부를 받았어요. 그래도 착한 큰 남자는 결코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답니다. 명령 받은 대로 매일매일 밤낮으로 망치와 끌만 가지고 대리석을 잘라 점점 쌓아 올렸어요. 큰 남자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그 하얀 새를 등에 앉혔어요. 하얀 새는 얌전하게 앉아 있었어요. 큰 남자는 망치를 휘두르며 마치 인간에게 말하듯 하얀 새에게 말했어요.
"너는 대체 어떻게 해야 눈물을 흘리는 거니? 너는 언제 눈물을 흘리는 거야? 너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영원히 공주님이 될 수 없는 거라고. 나는 네가 불쌍해. 그러니까 어서 아름답던 예전의 공주님으로 돌아가 주렴."
이런 때 하얀 새는 고개를 늘어뜨리고 큰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어요.
큰 남자의 작업은 점점 진행되었어요. 늦은 밤에도 쌓아올린 탑 꼭대기에서 망치 소리가 수도 하늘에 울려 퍼졌어요. 수도 사람들은 잠자기 전 항상 창을 열어 큰 남자가 일하는 탑 위를 보았어요. 그곳에는 별과 같은 불빛이 깜박이고 있었어요.
삼월이 지나자 큰 남자가 가져온 대리석이 다 떨어져 버렸어요. 탑의 높이는 궁전에 있는 다른 어떤 건물보다도 높아졌어요. 큰 남자는 다시 커다란 대리석을 세 개 받아 수도로 돌아왔어요. 바로 그날부터 망치와 끌을 가지고 그걸 자르기 시작했어요.
탑은 더욱더 높아졌답니다.
하늘에 구름이 껴 별이 보이지 않는 밤에도 큰 남자의 불은 단 하나의 별과 같이 오도카니 떠올랐어요.
바람이 조금 센 초저녁이었어요. 수도 사람들은 창문에서 탑 위에 있는 불을 우러러보았어요. 불은 바람 때문에 한들한들 흔들리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그때 처음으로 큰 남자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요. 임금님도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탑 위를 보았어요. 윙윙 부는 바람 사이로 큰 남자의 망치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어요. 역시 임금님도 큰 남자를 불쌍히 여기게 되었는지,
"이런 밤에 일하는 건 미안하군. 그리고 그 남자는 얌전해. 내일은 이제 일을 그만두게 하자." 하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런 건 조금도 모른 채 큰 남자는 계속 일을 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얀 새를 울려 공주님이 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문득 큰 남자는 자신이 죽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포근한 큰 남자의 등에서 잠들어 있던 하얀 새에게 말을 걸었어요.
"내가 죽으면 너는 슬프지 않니?"
그러자 하얀 새는 눈을 뜨고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돼" 하는 듯이 날개를 쳤어요.
"내가 죽으면 안 되는 거니? 그렇다면 내가 죽는다면 너는 눈물을 흘리겠구나. 좋아! 나는 너를 위해 천국에 갈 테다."
큰 남자는 일어서서 등에서 하얀 새를 내려놓았어요. 하얀 새는 막으려고 큰 남자의 옷자락을 잡아당겼어요. 큰 남자는 하얀 새와 마지막으로 뺨을 비비고,
"그럼 예쁜 하얀 새야, 안녕. 너는 원래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돌아가렴……" 하고 말하고 높은 탑 위에서 몸을 던졌어요. 땅에 떨어지는 즉시 죽고 말았어요.
하얀 새는 얼마나 슬펐을까요. 눈물이 폭포와 같이 쏟아졌어요. 그리고 그 순간 마법이 풀려 다시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돌아갔어요. 공주는 흐느껴 울며 높은 탑 계단을 구르는 듯 달려 내려와 아버지인 임금님의 방에 뛰어들어갔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일을 임금님에게 이야기했어요. 임금님은 그걸 듣고 면목이 없어 큰 남자에게 사죄하고 다시 감사했어요.
이윽고 임금님으로부터 수도 사람들에게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 수도 사람들도 울며 큰 남자에게 잘못을 빌었어요.
큰 남자의 시신은 월계수 잎으로 덮여 수도 동쪽에 있는 모래 언덕에 묻혔어요.
공주는 임금님이나 어머니인 왕비에게 자주 말씀드렸답니다.
"저는 언제까지고 하얀 새로 큰 남자의 등에 머물고 싶었어요."
하늘에 구름이 껴 금성 하나만이 흐릿하게 보이는 늦은 밤이면 남국의 사람들은 지금도,
"저건 큰 남자의 불이다." 하고 하늘을 우러러본답니다.
큰 남자 이야기
큰 남자와 어머니가 사는 곳은 여기서 멀리 떨어진 어느 숲 속이었어요.
큰 남자의 어머니는 무서운 마녀였어요. 독수리와 같이 높은 코에 뱀과 같이 날카로운 눈을 가진 무서운 마녀였답니다.
어느 달밤의 일이었어요.
마녀와 큰 남자가 잠이 들었을 무렵 누군가 집 밖에서 대문을 두드렸어요. 큰 남자가 일어나 문을 열어보니 두 여자가 한 소녀를 데리고 서 있었어요.
"이 분은 이 나라의 공주님입니다. 저희는 시녀입니다. 오늘 공주님을 모시고 숲으로 놀러 나왔는데 길을 잃어 이곳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부디 오늘 하룻밤만 묵을 곳을 빌려 주십시오." 하고 한 여자가 말했어요.
그러자 안에서,
"들어오세요. 누추한 곳입니다만, 마음 편히 쉬고 가십시오." 하고 마녀가 따뜻한 목소리로 말했어요. 그래서 셋은 안으로 들어가 쉬었어요.
다음 날 아침, 큰 남자가 눈을 뜨자 두 여자는 까만 새로, 공주님은 하얀 새로 변해 있었어요. 마녀가 마법을 부려 그렇게 된 것이었어요.
마녀는 큰 남자가 말리는 것도 듣지 않고 세 마리 새를 창문으로 날려 보냈어요. 세 마리 새는 날아갔어요. 하지만 하얀 새는 저녁이 되자 구슬피 울며 마녀의 집으로 돌아왔어요. 큰 남자는 가엽게 여겨 몰래 하얀 새를 기르기로 했답니다. 낮에는 들판에 놓아주고, 밤에는 자기 침대 안에서 재웠어요.
큰 남자가 커질수록 마녀는 점점 나이를 먹어 결국 움직이지 못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매일 침대 위에 드러누워 자식인 큰 남자에게 마법을 가르쳤어요. 하지만 그 마법은 모두 인간을 가지각색의 새로 변하게 하는 거였어요.
차차 마녀는 더욱더 약해져 이제 죽을 것 같이 되었어요. 이때 마법을 풀 방법을 알아내지 못하면 그 하얀 새는 영원히 공주님으로 돌아가지 못한다고 생각한 큰 남자는 마녀의 머리맡에 다가가,
"지금까지 어머니는 인간을 가지각색의 새로 변하게 하는 법을 가르쳐 주셨지만, 아직 마법을 푸는 건 가르쳐 주시지 않았습니다. 부디 가르쳐 주십시오." 하고 부탁했어요.
"그럼 가르쳐 주마." 하고 마녀는 말했지만 이미 숨이 끊어질 것 같이 목소리가 모기만 했어요.
"어머니, 분명히 말해 주세요!"
큰 남자는 마녀의 입가에 귀를 가져다 댔어요.
"새가 눈물을 흘리면 원래 모습으로 돌아간단다……" 이것만 말하고 마녀는 머리를 늘어뜨린 채 죽고 말았어요.
큰 남자는 죽은 마녀를 하얀 관에 모시고 야자나무 밑동에 묻었어요. 그리고 바로 하얀 새를 데리고 숲에 있는 집을 나섰어요.
큰 남자는 수도로 상경하려고 마음먹었어요. 도중에 어떻게 해서든 하얀 새에게 눈물을 흘리게 하려고 했어요. 머리를 두드리고 궁둥이를 꼬집어 봤어요. 하지만 하얀 새는 절대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어요. 그저 구슬픈 듯한 소리를 지를 뿐이었답니다. 끝에 가서는 불쌍하게 느껴져 큰 남자는 어느샌가 하얀 새에게 뺨을 비비고 있었어요. 그리고 큰 남자의 눈에 눈물이 맺혔어요.
큰 남자는 밤낮없이 걸어 집을 나선지 칠 일째에 오고자 했던 수도에 닿았어요. 하지만 수도 사람들은 큰 남자가 무서운 마녀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몰래 큰 남자를 죽이려고 했어요. 그중 한 남자가 대표가 되어 임금님이 살고 계신 궁전에 찾아갔어요. 그리고 임금님에게 이렇게 말씀드렸어요.
"임금님 궁전은 아름답기는 하지만 대리석 건물이 아닌 것은 옥에 티라고 한 나그네가 말했습니다. 대리석 탑이라도 세우는 게 어떻겠습니까?"
"그렇군. 그게 좋겠어. 그런데 대리석이라고 하는 건 대체 어디에 있는 건가?"
"여기서 죽 남쪽으로 산 하나와 사막 하나를 넘어가면 한 부락에 닿습니다. 그곳에 대리석이 얼마든지 있다고 합니다."
"그런가. 그러면 누가 가지러 가는 건가?"
"그건 지금 수도에 있는 큰 남자가 좋겠습니다. 그는 키가 야자나무만 하고 한걸음에 작은 언덕을 넘습니다."
"그럼 그 남자를 부르도록."
큰 남자는 궁전에 불려 갔어요. 그리고 임금님으로부터 대리석을 가지고 오라는 명령을 받았어요. 도망치면 안 되기에 큰 남자의 발을 쇠사슬로 묶었어요.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큰 남자는 말하고, 역시 하얀 새를 데리고 남쪽으로 떠났어요. 큰 남자가 나아갈수록 궁전에 쌓인 쇠사슬이 줄어들었어요. 정확히 십구 일째 되는 날에 그 쇠사슬이 다 없어져 끝이 굵은 기둥에 묶여있던 쇠사슬이 팽팽하게 펴졌어요.
그때는 큰 남자도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고 대리석이 있는 부락에 도착해 있었어요. 부락 사람들은 매우 친절해서 대리석을 원하는 대로 내주었어요. 큰 남자는 커다란 대리석 세 개를 받아 짊어지고 하얀 새를 그 위에 앉히고 귀로에 올랐어요.
수도에서는 팽팽했던 쇠사슬이 느슨해졌기에 사람들은 그걸 끌어당겼어요. 돌아가는 길에는 무거운 돌을 가지고 있었기에 큰 남자는 삼십 일 걸려 겨우 수도에 도착했어요.
괴롭고 긴 여행인 탓에 큰 남자는 초라한 고목처럼 되었어요. 하지만 쉬지도 못한 채 바로 그날부터 궁전의 샘 근처에 대리석으로 탑을 쌓으란 분부를 받았어요. 그래도 착한 큰 남자는 결코 한탄하거나 슬퍼하지 않았답니다. 명령 받은 대로 매일매일 밤낮으로 망치와 끌만 가지고 대리석을 잘라 점점 쌓아 올렸어요. 큰 남자는 일을 하고 있을 때에도 그 하얀 새를 등에 앉혔어요. 하얀 새는 얌전하게 앉아 있었어요. 큰 남자는 망치를 휘두르며 마치 인간에게 말하듯 하얀 새에게 말했어요.
"너는 대체 어떻게 해야 눈물을 흘리는 거니? 너는 언제 눈물을 흘리는 거야? 너는 눈물을 흘리지 않으면 영원히 공주님이 될 수 없는 거라고. 나는 네가 불쌍해. 그러니까 어서 아름답던 예전의 공주님으로 돌아가 주렴."
이런 때 하얀 새는 고개를 늘어뜨리고 큰 남자의 이야기를 들었지만,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어요.
큰 남자의 작업은 점점 진행되었어요. 늦은 밤에도 쌓아올린 탑 꼭대기에서 망치 소리가 수도 하늘에 울려 퍼졌어요. 수도 사람들은 잠자기 전 항상 창을 열어 큰 남자가 일하는 탑 위를 보았어요. 그곳에는 별과 같은 불빛이 깜박이고 있었어요.
삼월이 지나자 큰 남자가 가져온 대리석이 다 떨어져 버렸어요. 탑의 높이는 궁전에 있는 다른 어떤 건물보다도 높아졌어요. 큰 남자는 다시 커다란 대리석을 세 개 받아 수도로 돌아왔어요. 바로 그날부터 망치와 끌을 가지고 그걸 자르기 시작했어요.
탑은 더욱더 높아졌답니다.
하늘에 구름이 껴 별이 보이지 않는 밤에도 큰 남자의 불은 단 하나의 별과 같이 오도카니 떠올랐어요.
바람이 조금 센 초저녁이었어요. 수도 사람들은 창문에서 탑 위에 있는 불을 우러러보았어요. 불은 바람 때문에 한들한들 흔들리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그때 처음으로 큰 남자가 불쌍하다고 생각했어요. 임금님도 창문으로 얼굴을 내밀고 탑 위를 보았어요. 윙윙 부는 바람 사이로 큰 남자의 망치 소리가 은은하게 들려왔어요. 역시 임금님도 큰 남자를 불쌍히 여기게 되었는지,
"이런 밤에 일하는 건 미안하군. 그리고 그 남자는 얌전해. 내일은 이제 일을 그만두게 하자." 하고 이야기하셨어요. 그런 건 조금도 모른 채 큰 남자는 계속 일을 했어요. 그리고 어떻게 하면 하얀 새를 울려 공주님이 되게 할 수 있을지 생각했어요. 문득 큰 남자는 자신이 죽으면, 하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포근한 큰 남자의 등에서 잠들어 있던 하얀 새에게 말을 걸었어요.
"내가 죽으면 너는 슬프지 않니?"
그러자 하얀 새는 눈을 뜨고는 "그런 말을 하면 안 돼" 하는 듯이 날개를 쳤어요.
"내가 죽으면 안 되는 거니? 그렇다면 내가 죽는다면 너는 눈물을 흘리겠구나. 좋아! 나는 너를 위해 천국에 갈 테다."
큰 남자는 일어서서 등에서 하얀 새를 내려놓았어요. 하얀 새는 막으려고 큰 남자의 옷자락을 잡아당겼어요. 큰 남자는 하얀 새와 마지막으로 뺨을 비비고,
"그럼 예쁜 하얀 새야, 안녕. 너는 원래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돌아가렴……" 하고 말하고 높은 탑 위에서 몸을 던졌어요. 땅에 떨어지는 즉시 죽고 말았어요.
하얀 새는 얼마나 슬펐을까요. 눈물이 폭포와 같이 쏟아졌어요. 그리고 그 순간 마법이 풀려 다시 아름다운 공주님으로 돌아갔어요. 공주는 흐느껴 울며 높은 탑 계단을 구르는 듯 달려 내려와 아버지인 임금님의 방에 뛰어들어갔어요.
그리고 지금까지 일을 임금님에게 이야기했어요. 임금님은 그걸 듣고 면목이 없어 큰 남자에게 사죄하고 다시 감사했어요.
이윽고 임금님으로부터 수도 사람들에게 그 소식이 전해졌을 때 수도 사람들도 울며 큰 남자에게 잘못을 빌었어요.
큰 남자의 시신은 월계수 잎으로 덮여 수도 동쪽에 있는 모래 언덕에 묻혔어요.
공주는 임금님이나 어머니인 왕비에게 자주 말씀드렸답니다.
"저는 언제까지고 하얀 새로 큰 남자의 등에 머물고 싶었어요."
하늘에 구름이 껴 금성 하나만이 흐릿하게 보이는 늦은 밤이면 남국의 사람들은 지금도,
"저건 큰 남자의 불이다." 하고 하늘을 우러러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