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1 이야기
...에? 아, 뭐라고?! 이렇게 갑자기 차례가 돌아오는 일이 있는거야?!
어서 말해줬으면 좀 더 좋은 옷을...그, 그래...여기만, 이구나.
...이제 됐어. 돌아가서 잘 테니까.
<빨간 사람>
나, 이 쇼핑이 끝나면...친가에 돌아가서 아버지와 화해하려고 생각해.
<단케>
그거, 사망 플래그니까...세우면 안 돼.
<파란 사람>
영의 사역마. 제 11 이야기 <빛>
*****
......우울하다. 끝없이 우울하다.
아첨으로도 넓다고 말할 수 없는 어두침침한 가게 안은, 비좁고 검이나 창이나 도끼나 채찍이나 전투지팡이라는 무기가 늘어서 있다.
이것도 저것도 위험해 보이는 물건 뿐. 이런 걸 들고 걸어다니면 틀림없이 총도법 위반으로 당국의 신세를 져 버리게 된다.
그렇다. 나는 어찌된 영문인지 무기가게에 온 것이다.
「단케, 나는 검은 모르니까, 네가 적당하게 선택해 줘」
가게에 들어가자마자, 루이즈는 나에게 그렇게 말했다.
아니, 나라도 검은 전혀 모릅니다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검이라면 몆 개 알고 있찌만, 실전에서 사용하는 진검따위 볼 기회는 거의 없다.
억지로 말하자면, 텔레비전의 역사 다큐멘터리로 본 정도.
그리고...국민성인지, 일본도는 일단 알고 있다.
쓸 수 없고, 어떤게 유명한가는 완전 모르지만.
「주...나에게는 무기따위 필요 없다」
마음을 가라앉히고 솔직하게 말해 본다.
라고 할까, 그 쬐끄만 나이프조차 그정도의 위력이 있었다.
여기에 진열되어 있는 무기의 위력을 생각하면, 등에 오한이 달린다.
애초에 전쟁이 일어나는게 아니고, 무기따윈 가지고 있지 않아도 문제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루이즈는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눈초리를 조금 치켜올리고 볼을 부풀린다.
「네, 네가 강한 것 정도는 알고 있어. 그래도, 사역마는 주인님의 신분을 나타내는 거울이야. 싸구려 모습을 하고 있으면 나까지 싸구려로 보여 버리잖아」
「...알겠다」
이것도 귀족의 프라이드라는 녀석인가.
그녀의 눈물겨운 노력을 알고 있는 나는, 반론할 입을 가지지 못한다.
악운의 강함은 강하다는 분류에 들어가는 걸까, 라고도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난잡하게 늘어선 검을 바라본다.
...무리. 전혀 모르겠다.
그 때, 가게 안에서 파이프 담배를 문 아저씨가 나타났다.
점원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지만, 안쪽에서 쉬고 있던 것 같다.
「형씨, 귀족 형씨. 우리 가게는 제대로 된 상품이 없습니다요. 아씨에게 보일만한 건, 요만큼도 없습니다요」
「손님」
대답한 것은 타바사였다.
...미안. 있는 걸 조금 잊어버렸어.
이 아가씨, 나처럼 말수가 적으니까 말야아.
「이건 깜짝 놀랐구만! 귀족이 검을! 깜짝 놀랐구먼!」
이 아저씨, 괜시리 텐션 높다.
솔직히, 옆에서 보고 있자면 짜증난다.
「어째서?」
이번은 루이즈가 팔짱을 끼며 질문을 던진다.
그건 그렇고 주공은 이상한 걸 묻는구마안.
「귀족에게는...지팡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은...힘을 가지지 못한 자의 송곳니가 된다」
또다시 미묘한 표현이 되어 버렸지만, 결국 그런 거다.
편리한 기능을 잔뜩 탑재한 지팡이를 가지고 있는 귀족이, 일부러 검을 휘두를 의미가 없다.
뭐어, 그들은 지면에서 동상을 만들거나 바람의 쇠사슬을 만들거나 할 수 있으니까 말야.
강도라던가에 습격당해도 괜찮다는거다.
그걸 쓰려면 국가 자격이 필요한 것 같지만.
「그, 그래. 그 분이 말씀하신 대로입죠! 스님은 법구를 휘두르지, 군대는 검을 휘두르지, 귀족은 지팡이를 휘두르지, 그리고 폐하는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면 시세는 정해져 있습지요. 마법을 쓰시는 귀족 분들의 싸움에는, 평민은 검이라도 들지 않으면 제대로 싸울 수도 없습지요. 네이」
손을 비비며 그렇게 말하는 아저씨.
그건 그렇고 재미있는 말을 하는걸. 꽤나 센스 있는 농담이었다.
무심코 웃어 버렸어.
「무슨 일이야, 단케. 네가 비웃다니 드물잖아」
「......아니」
위험해, 위험해.
모르는 사이에 웃음이 새고 있던 것 같다.
랄까, 비웃지 않았어. 대폭소였지만....뇌내에서는.
얼버무릴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루이즈는 그렇게 무른 성격이 아니었던 것 같다.
말해! 라는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다.
...어쩔 수 없지. 사실을 이야기하자.
「이상했을...뿐이다」
「이상하다니...뭐가?」
에, 아니, 그러니까.
「점주의 이야기가...다」
특히 폐하는 ~의 건이 최고였다.
「제, 제 이야기가...말임까?」
어찌 된 영문인지, 아저씨까지 놀라고 있다.
내가 웃는 건 그렇게나 드문 걸까......?
「...당신은 특별」
옆에서 끼어들어 온 건 타바사였다.
그녀는 한 자루의 검을 그 가느다란 양 팔로 껴안고 있다.
「메이지 상대로, 맨손으로 싸우는 평민은 거의 없어. 그러니까...당신은 특별」
그렇게 말하고 타바사는 안고 있던 검을 나에게 내밀었다.
반사적으로 받아 버린다.
자루가 있고, 날밑이 있고, 도신에 이상한 커버같은게 있고, 칼날이 있다...단, 그 칼날은 녹슬어서 너덜너덜했다.
하지만, 날 겁먹게 한 것은 너덜너덜했기 때문이 아니다.
「이건...설마.......」
스스로도 목소리에 떨림이 있는 걸 알 수 있었다.
설마...설마...이 땅에서 이걸 찾아낸다고는.....!
이 외날 도신...틀림없다.
이건 모양은 다르지만.......
「......『델프링거』」
------------일본도다!
...어라, 지금 타바사의 목소리와 내 마음의 목소리가 겹쳐지지 않았어?
랄까 뭐야, 그『줼후링가아』라니.
「...깜짝 놀랐다! 형씨,『사용자』인가?!」
라던가 생각하고 있자, 갑자기 검이 입을 열었다.
역시나 독일. 본 실력 발휘라는 건가.
「그거,『인텔리전스 소드』였어?」
검을 가리키고, 루이즈가 당혹한 목소리를 낸다.
역시나 집이 가난한 루이즈는 말하는 검을 보는 일은 드물겠지.
싸다면 비행장치 겸에 좀 더 아름다운 말하는 검도 사 주자.
「그래! 그건 그렇고, 깜짝 놀랐다! 설마 사용자와 만날 수 있다니,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그래. 6천년만에 나타난, 당신의 진정한 사용자」
타바사가『검』과 이야기하고 있다.
나는 이제와서 검이 말한 정도로 놀라지 않는다.
일본에도 사람과 이야기 할 수 있는 로봇이 있었으니까 말야.
독일 기술은 일본의 수 백년 앞을 달리고 있다.
고작 검이 입을 연 정도로 놀라겠냐.
...약간, 허리를 세우고 있었지만.
「단케, 그『인텔리전스 소드』와 아는 사이야?」
「......아니」
아는 사람이라고 말하기엔 어폐가 있다.
나는 단지 일본도같은 외관인 이 검에 놀랐을 뿐이고.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그 뿐이다」
아직 3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벌써 향수병이라니 한심하다.
일상 생활에서 동떨어진 검을 보고 일본을 떠올린다니, 중증일지도.
「흐응...이걸 받아갈게. 얼마야?」
흥미로운 듯이 검을 바라보던 루이즈가 점주에게 묻는다.
...에, 역시 사는거야?
「예입. 이거라면 신금화 30매로 좋습니다요」
「어라, 싸잖아」
「이쪽으로 보자면 성가신 일을 빠져나가는 것 같은 것이랍죠」
그렇게 말하고 아저씨가 어깨를 으쓱해 보인다.
아, 아니. 금화 30매는 싸지 않잖아?!
그런 비싼 건 필요 없다고 말하기 전에, 루이즈는 내 손에서 지갑을 잡아 내용물을 카운터에 털어놓았다.
짤랑짤랑짤랑......
그런 느낌으로 구르는 금화들.
처음 보는 그 황금의 반짝임에, 나는 잠시 눈을 빼앗겼다.
설마 루이즈...전 재산 가져온건 아니지?!
「예입. 확실합니다」
점주가 익숙한 동작으로 금화의 수를 센다.
그가 놀란 표정을 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평민 사이에서도 그 나름대로 돈이 유통되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독일에서는 금 가격이 대폭락이라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동화 한 장 줍고 기뻐하던 자신이 조금 쓸쓸해졌다.
이 동화, 대체 어느 저도의 가치가 있는걸까.
일본 엔으로 1엔정도 하는걸까.
「지금부터 잘 부탁하다고, 파트너」
「......그래」
검에게 말을 걸어졌으므로 수긍해 둔다.
날밑이 덜덜 떠는 것으로 말하는 구조가 되어 있는 것 같다.
가족에게 좋은 선물이 생겼다.
부모님의 놀라는 얼굴을 떠올리자, 자연스럽게 기뻐진다.
아저씨에게 칼집을 받아, 검----------말하기를『델프링거』를 등에 건다.
루이즈에게 어째서 허리에 매지 않는지 질문받았으므로, 불편하다고만 말해 두었다.
...말할 수 없잖아. 생각한 이상으로 무거웠다라고.
무기를 드는 건 내심 싫지만, 루이즈의 체면도 있으므로 얌전하게 따르기로 했다.
도신은 녹투성이였고, 착실한 검을 가지는 것 보다는 낫겠지.
겨우겨우 둔기로써 사용할 수 밖에 없다...라니, 괜시리 위험하지 않나?
그대로 가게를 나오려 했을 때, 나는 어떤 것을 떠올려냈다.
그래. 아르바이트다...가 아니라 (아니, 그것도 중요하다만) 나이프를 가지고 싶어졌다.
뭘 숨기랴. 사역마의 식사인 빵은 딱딱하다. 너무 딱딱하다.
현대인의 약한 턱으로는 물어 뜯을 수 없을 정도로, 어쨌든 딱딱하다.
하지만 루이즈의 나이프를 빌리는 것도 주저해서, 나는 아직도 빵을 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걸 타개하기 위해 생각한 것이 나이프로 빵을 자른다는 것.
사실 그 초진동 나이프로 하려고 생각했지만, 너무 위험하니까 단념했다.
빵만이 아니다. 그 밑의 그릇까지 양단해 버릴 것 같아서 무섭다.
검까지 받고 아직도 부탁하는건 주눅들지만, 식생활 개선은 최우선 사항이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루이즈에게 부탁한다.
「......주」
「응? 무슨 일이야, 단케」
「나이프가...가지고 싶다만」
「...나이프?」
그런 걸 어디에 쓸 거야, 라는 표정의 루이즈.
으, 어쩐지 빵을 자르는 데에 사용한다고는 부끄러워서 말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적을 베는데...사용한다. 검을 실내에서 휘두르는 것은...무리가 있다」
적 = 딱딱한 빵.
실내 = 식당.
검 = 『델프링거』.
즉, 이런 것이다.
역시나 말하는 검으로 빵을 자른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니, 생각할 수 없다.
「뭐어, 됐어. 고를거라면 빨리 해」
「...감사한다」
감사를 하고 지갑을 받아, 다시 점내를 물색한다.
가능한 한 작고, 위험하지 않은 녀석이 좋겠는데에.
그리고, 초진동이라던가 붙어 있지 않은 녀석이 절대조건이다.
「...호오, 이건」
반짝반짝 빛나는 검을 찾았으므로, 무심코 손에 든다.
화려함을 잃지 않고, 하지만 그...무리다움을 남긴 나이프라고 하는 걸까?
문외한인 나는 뭐라고 말해야 좋을지 모르겠지만...오, 이건.
「...스틸레토인가」(*작은 단검 같은 거. 아마도)
끝부분이 날카로운 보기에도 흉흉한 무기.
내가 입에 담은『스틸레토』라는게, 이 무기의 이름같다.
...라니, 어째서 내가 그런 거 알고 있는거야?!
위험한 가게에 있으니까 필요없는 전파라도 수신해 버린 건가.
그렇다면...아아, 우울한다.
「예, 예입. 말씀하신 대로임다. 그녀석은 갑옷이나 체인 메일 틈새에 찔러넣어 쓰는, 살해용 단검입지요. 무시기, 달인은 갑옷째로 관통할 수 있다던가」
설명해 주는 건 고맙다.
단지 어째서일까, 방금부터 괜시리 점주가 내 몸을 바라본다.
호, 혹시...그쪽 세계의 거주자인가, 이 아저씨는?!
아, 아니. 그렇게 단정하는건 아직 경솔하겠지.
거기에 사람의 취미를 이리저리 말할 정도로 나는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마음을 바로잡고, 스틸레토에 의식을 집중한다.
그리고 나온 결론은.
「...........」
필요없구만, 이건.
뭐가 좋아서 그런 흉흉한 걸 가지고 걸어다니지 않으면 안 되는 거냐고.
랄까, 칼날이 붙어있지 않으니까 빵 자를 수 없고.
내가 원래 선반에 되돌리려 한 직후, 몸집이 작은 인영이 그걸 가지고 가 버렸다.
인영의 정체---------타바사는 카운터 위에 스틸레토를 놓고, 담담한 어조로 아저씨에게 묻는다.
「얼마?」
「그거라면 금화로 70개. 신금화라면-----------」
「샀어」
점주가 끝까지 말하기 전에, 타바사가 품에서 꺼낸 지갑을 역시나 털어놓는다.
또다시 짤랑짤랑 구르는 금화들.
이 불합리한 광경에, 나는 가볍게 두통을 느꼈다.
귀족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걸까, 지갑 내용물을 털어 놓는거.
「네입」
구입한 스틸---------에에잇, 길고, 발음하기 어려워!
구입한 단검을 나에게 건네주려 하는 타바사.
아니, 산 건 너니까. 라는 의미로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소녀는 꾹꾹 내 가슴에 그걸 밀어붙혔다.
이렇게 되면 이제, 받는 선택지밖에 남아있지 않ㄴ다.
랄까, 아무리 옆면에 칼날은 붙어 있지 않다고 해서 미는건 위험해.
「...감사한다」
감사를 말하면서 허리의 벨트에 단검을 꽂는다.
외견만은 검사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이래뵈도 초짜다.
다른 이름으로, 총도법 위반의 체연자라고도 말할 수 있다.
「파트너도 구석엔 두지 말라고!」
칼집에서 어중간하게 얼굴 (도신?) 을 낸 검이 킬킬 웃었다.
부탁이니까 내 등에서 움직이는건 그만둬 줬으면 한다.
아무리 녹슬었다고 해도, 위험하잖아!
무언인 채 검을 칼집에 집어넣는다.
그리고 마음을 바로잡아 나이프를 물색하려 하자, 팔을 끌려졌다.
시선을 그쪽으로 옮기자, 루이즈가 불만인 듯이 뺨을 부풀리고 있다.
「돌아갈거야」
그대로 질질 끌리는 나.
아아, 아직 나이프를 사지 않았는데......
또 저 딱딱한 빵과 맨몸으로 싸우게 된다고 생각하자 마음이 무겁다.
랄까, 어째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은걸까 그녀는.
「내가 사 준다고 말했잖아......」
뭔가 중얼중얼 중얼거리는 주공.
아무래도 그녀의 기분나쁨 미터는 MAX에 가까운 것 같다.
군자는 위험에 가까이하지 않는다, 라는 격언에 따라 이곳은 따라두자.
걷고 있을 때 다리에 무심코 찔리지 않도록 단검의 위치를 미세 조정하며, 출구에 향한다.
「감사함다!」
저 아저씨의 목소리를 등에 받고, 우리들은 간신히 무기 가게를 뒤로 하는 것이었다.
*****
영의 사역마. <어둠>「」
*****
브루돈네 거리의 무기점은, 뒷골목을 지난 곳에 있었다.
날개문을 넘어 점내에 발을 디딘다.
우선 눈에 띈 것은, 온갖 곳에 보석을 장식한 훌륭한 갑옷이었다.
이런 가게에 오는 건 처음이므로, 조금 긴장하면서 루이즈는 점내를 둘러본다.
좁은 곳에 늘어져 있는 온갖 무기.
귀족이며 메이지인 그녀는, 어떤 무기가 어떻게 사용될지 전혀 모른다.
그러니까 이곳에 있는 사람 가운데 가장 그곳에 정통하고 있을 사역마에게 맡기기로 했다.
「단케, 나는 검은 모르니까, 네가 적당하게 선택해 줘」
뭐니뭐니해도, 청동제 골렘을 나이프 하나로 베어버린 남자다.
그 이상으로 검에 자세한 사람따위 루이즈에겐 모르는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사역마의 대답은 예상외의 것이었다.
「주...나에게는 무기따위 필요 없다」
이 말에는 과연 루이즈도 기막힘을 금할 수 없었다.
확실히 단케의 전투 능력은 굉장히 뛰어나다.
그가 전설의 사역마『간달브』라는 타바사의 설을 부정할 수도 없는 것도, 그 능력의 높음 때문이다.
하지만, 그것과 이건 이야기가 별개다.
주인인 자신이 검을 사 준다고 말한 것이니까, 그 종자인 그는 솔직하게 따르면 된다.
「(그, 그러지 않으면 답례가 되지 않는거야......!)」
라는 말을 삼키고, 루이즈는 다소 어조를 난폭하게 해 말한다.
「네, 네가 강한 것 정도는 알고 있어. 그래도, 사역마는 주인님의 신분을 나타내는 거울이야. 싸구려 모습을 하고 있으면 나까지 싸구려로 보여 버리잖아」
「...알겠다」
마지못한 느낌으로 수긍하는 단케를 곁눈질로, 내심 안도의 한숨을 토한다.
청년이 진열해 놓은 무기를 바라보는 도중, 드디어 가게의 점주같은 남자가 나타났다.
남자는 루이즈들의 모습------------정확하게는 망토를 장식하는 5망성의 핀 뱃지를 발견하고, 가장된 웃음을 띄워보였다.
「형씨, 귀족 형씨. 우리 가게는 제대로 된 상품이 없습니다요. 아씨에게 보일만한 건, 요만큼도 없습니다요」
「손님」
담담한 음성으로 말하는 타바사.
뭘 찾고 있는지, 그녀는 난잡하게 기대져 있는 검을 물색하고 있다.
「이건 깜짝 놀랐구만! 귀족이 검을! 깜짝 놀랐구먼!」
「어째서?」
괜시리 점주가 놀랐으므로, 무심코 루이즈는 되물어 버렸다.
하지만, 회답은 그녀가 예상도 하지 않은 방향에서 돌아온다.
「귀족에게는...지팡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검은...힘을 가지지 못한 자의 송곳니가 된다」
손에 든 검을 선반에 되돌리고, 단케는 당연한 듯이 말한다.
그 목소리에는 확실한 실감이 깃들어 있다.
「그, 그래. 그 분이 말씀하신 대로입죠! 스님은 법구를 휘두르지, 군대는 검을 휘두르지, 귀족은 지팡이를 휘두르지, 그리고 폐하는 발코니에서 손을 흔들면 시세는 정해져 있습지요. 마법을 쓰시는 귀족 분들의 싸움에는, 평민은 검이라도 들지 않으면 제대로 싸울 수도 없습지요. 네이」
이쪽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도록 하는지, 점주는 손을 비비며 영업용 미소를 띄우고 있다.
그가 말하는 건 당연해서, 루이즈는「그래」하고 목소리를 흘렸을 뿐이었다.
단지, 단케가「힘없는 자의 송곳니가 된다」라는 건 대단한 위화감이 있었지만.
그 때, 갑자기 루이즈의 귀에 희미한 조소가 들려왔다.
음원에 시선을 향하자, 청년이 자그맣게 입가를 일그러뜨리고 있다.
「무슨 일이야, 단케. 네가 비웃다니 드물잖아」
사실 비웃기는 커녕, 감정을 겉으로 내는 것 자체가 드물지만.
묻자, 아니나 다를까 사역마는 입을 닫았다.
그래도 눈을 돌리지 않고 있자, 단념한건지 한숨을 한 번 쉬고 입을 연다.
「이상했을...뿐이다」
「이상하다니...뭐가?」
「점주의 이야기가...다」
그것만을 전하고, 단케는 다시 검의 무리에 시선을 돌린다.
루이즈는 점주가 이야기한 내용과 단케의 말을 머릿속에서 서로 대조하고, 하나의 결론에 도달한다.
점주는 평민이 무기를 가지지 않고 귀족에 이기는 건 무리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루이즈는 알고 있다.
자신의 사역마는 안력만으로 메이지를 압도하고, 무기 안에 위치할지도 의심스러운 쬐끄만 식사용 나이프로 골렘을 찢어발겨, 결투에 승리해 보인 것을.
과연. 확실히 그가 보자면 이상한 이야기임에 틀림없다.
그야, 자신은 이미 그것을 가볍게 완수하고 있으니까.
「(뭐어, 이 녀석에게 상식이란 말은 통하지 않는걸)」
루이즈는 단케의 머릿속 생각을 헤아려, 킥 웃었다.
그리고, 그건 타바사도 같았던 것 같다.
「...당신은 특별」
한 개의 오래된 검을 안은 타바사가 중얼거리듯이 말한다.
「메이지 상대로, 맨손으로 싸우는 평민은 거의 없어. 그러니까...당신은 특별」
「읏, 맨손으로 메이지에게 이겼다?! 어이어이, 농담이지?!」
점주가 놀라는 소리가 귀에 들린다.
자신의 사역마를 칭찬한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루이즈도 기분이 조금 좋아졌다.
가슴을 펴고, 경악의 극지점에 이르고 있을 점주에게 단언한다.
「미안하지만 사실이야. 내 사역마는 그 근처의 환수보다도 훨씬 강해! 이 전에도 나이프 하나로 골렘을 잘라버렸는걸!」
그 때는 놀랐다.
한 손을 사용할 수 없다는 핸디캡을 신경도 쓰지 않고, 기슈에게 압승해 보였으니까.
뭐어, 그 핸디캡을 만들어 버린 건 자신이므로, 솔직하게 기뻐할 수 없는것도 또 사실이지만.
어쨌든, 자신의 사역마의 우수함을 과시한 것으로 의기양양하는 루이즈.
하지만, 다시 시선을 자신의 사역마에 돌린 그녀의 얼굴은 순식간에 일그러졌다.
타바사가 단케에게 검을 건네주고 있다.
이건 아직 용서할 수 있다.
자신에게 검의 감정안은 전무하지만, 그녀는 그걸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눈에 맞는 게 있었으니까, 이건 어떨까 싶어서 건네준 것이겠지.
하지만......
「(어, 어째서 타바사가 지갑을 꺼내고 있는거야?! 사역마에게 물건을 주는 건 주인님의 역할이잖아?!)」
그래...타바사는 품속에서 이미 지갑을 꺼내고 있던 것이었다.
누구의 눈으로 봐도 지금 단케가 들고 있는 검을 선물하려고 하는 것은 명백했다.
이건 용서할 수 없다.
애초에, 타바사는 루이즈와 같은 메이지앋.
메이지가 휘두르는 것은 검이 아니라, 지팡이.
생각하자면, 그녀가 자신들과 함께 무기점에 들어가 있는 시점에서 이상했던 것이다.
발소리 난폭하게 둘에게 다가가는 루이즈.
불평 하나라도 말하려고 입을 열려 한 직후.
「이건...설마.......」
라는 사역마의 목소리를 들어, 어이없게도 그걸 방해되었다.
낡아빠진 검을 쥔 단케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앞머리에서 들여다보여지는 그 눈동자가, 놀람으로 흔들리고 있는 게 확실히 보인다.
루이즈는...아니, 그녀뿐만이 아니라 타바사도 청년의 반응에 놀람을 숨길 수 없는 듯 하다.
「......『델프링거』」
정신을 차린 타바사가 검을 바라보며 말했다.
『델프링거』라는 것은 아마도, 이 검의 이름이겠지.
루이즈가『델프링거』에서 단케에 시선을 돌렸을 때, 이미 그의 표정은 평소대로의 허무로 돌아와 있었다.
「...깜짝 놀랐다! 형씨,『사용자』인가?!」
갑자기 검이 입을 열어왔다.
놀란 루이즈의 머릿속에, 수업에서 배운 적 있는 마검의 이름이 떠오른다.
「그거,『인텔리전스 소드』였어?」
...『인텔리전스 소드』.
그 이름이 가리키는 대로, 의사를 가진 마검이다.
「그래! 그건 그렇고, 깜짝 놀랐다! 설마 사용자와 만날 수 있다니,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그래. 6천년만에 나타난, 당신의 진정한 사용자」
타바사가 검의 말에 맞장구를 치고 있다.
전혀 놀라지 않은 점을 보는 한, 아무래도 그녀는 이 검이『인텔리전스 소드』라고 미리 알고 있던 듯 하다.
그리고, 놀라지 않은 사람이 또 하나.
「단케, 그『인텔리전스 소드』와 아는 사이야?」
평소의 그녀라면, 고작 검 상대로『아는 사이』라는 말은 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방금 전 보인 단케의 표정은 회고의 생각이 흘러넘치고 있었다.
루이즈에게 있어서는 단순한 고물 검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어떤 깊은 인연이 있을지도 모른다.
「......아니」
단케는 한 번 머리를 젓고, 허공을 올려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리운 느낌이 들었다...그 뿐이다」
변함없이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역마.
단지, 그가 이 검을 바라고 있는 것만은 루이즈에게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면, 그녀가 취할 행동은 이미 정해져 있다.
겉보기는 솔직히 좋지 않지만 (오히려 열악하다), 검의 사용자인 단케의 반응을 엿보는 한, 이건 상당한 물건같다.
무엇보다도, 이 검을 잡은 순간, 저 무뚝뚝한 사역마가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이『델프링거』를 살 의미는 있다.
「흐응...이걸 받아갈게. 얼마야?」
루이즈는 다시 한 번 수긍하고, 점주에게 물었다.
단케의 치료비로 다소 용돈은 줄어 있지만, 혼자서 전액을 낸 건 아니므로 아직 여유는 있다.
검의 가치에 한정치 않고, 물건의 가치에 기본적으로 어두운 그녀는 신금화 백장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다.
결과를 말하자면.
「예입. 이거라면 신금화 30매로 좋습니다요」
철부지인 그녀의 예상 이상으로 쌌다.
그래. 무심코 맥이 빠질 정도로.
「어라, 싸잖아」
「이쪽으로 보자면 성가신 일을 빠져나가는 것 같은 것이랍죠」
그렇게 말하고, 점주가 어깨를 으쓱거린다.
싸구려를 사역마에게 주는 것에 한순간 루이즈는 주저했지만, 시야 구석에서 지갑을 손에 든 타바사가 발견되자 황급히 단케에게서 자신의 지갑을 빼앗아 내용물을 카운터에 털어놓았다.
「예입. 확실합니다」
남은 금화가 든 봉투를 받고, 루이즈는 조금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편다.
그게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는, 그녀만이 알고 있었다.
「지금부터 잘 부탁하다고, 파트너」
「......그래」
시선 끝에서는 단케와 델프링거가 인사를 주고받고 있었다.
응하는 그의 음성에는 희미한 기쁨의 색을 느낄 수 있다.
가격만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자신의 사역마가 만족한 걸로 좋다고 치자.
점주에게서 칼집을 받아, 그걸 단케에게 건네준다.
감사를 하고 검을 칼집에 넣어, 어깨에 거는 청년.
기사가 검을 허리에 차고 있던 것을 떠올려, 약간의 호기심으로 루이즈는 그것에 대해 물어봤다.
그에 대한 그의 대답은.
「막상 일이 났을 때, 양 손을 쓸 수 없는 건...불편하니」
라는, 실로 실용성 넘치는 것이었다는 것도 명기해 둔다.
쇼핑을 끝내고, 밖으로 나오려 했을 때 갑자기 단케가 입을 열었다.
「......주」
「응? 무슨 일이야, 단케」
루이즈는 멈춰서 뒤돌아본다.
청년은 말하기 어려운 듯이, 살짝 중얼거린다.
「나이프가...가지고 싶다만」
「...나이프?」
미심쩍게 묻자, 단케는 한 번 끄덕이고 나서 다시 말을 잣는다.
「적을 베는데...사용한다. 검을 실내에서 휘두르는 것은...무리가 있다」
그 어쩐지 그다운 부탁에, 루이즈는 무심코 미소를 띄워 버렸다.
직접 입밖에는 내지 않지만, 이 사역마는 어디까지나 주인을 지키기 위한 무기를 가지고 싶다고 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조금 정돈 자기가 원하는 걸 말하면 좋을텐데)」
그렇게 생각하는 한편, 거기까지 자신을 생각해 주는 걸 기쁘게 느낀다.
붉어져 버린 뺨을 숨기기 위해 얼굴을 돌려, 루이즈는 든 채였던 지갑을 내밀었다.
「뭐어, 됐어. 고를거라면 빨리 해」
「...감사한다」
감사를 하고, 지갑을 들고 다시 물건을 물색하는 단케.
원래 그는 나이프를 쓴 전투를 자랑으로 여기는 것인지, 단검을 손에 드는 그 눈을 진지한 것이었다.
「(그러고 보면, 기슈와 싸웠을 때도 나이프를 쓰고 있었네)」
그 때는 틀림없이, 준비할 수 있던 무기가 그것만이라고 생각했지만.
유사시에 미비가 있지 않도록, 때때로 램프에 도신을 꽂아보거나, 강도륵 확인하듯이 칼날에 손을 대거나 나이프를 바꾸거나 한다.
문득 단케의 다리가 멈추었다.
그 손에는 한 자루의 단검이 쥐어져 있다.
자루에 반짝거리는 장식을 두른 단검.
단케가 말하기로는, 스틸레토라는 이름의 무기인 것 같다.
이제와서 자신의 사역마가 무기에 자세한 정도론 놀라지 않는다.
그는 그걸 삼키듯이 바라보고 있다.
아무래도, 저 나이프로 결정한 것 같다.
그래도 아직 카운터에 들고 가려 하지 않는 것은, 주인인 루이즈의 허가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겠지.
루이즈는 쓴웃음짓는다.
결투 때에도 그랬지만, 아무래도 이 사역마는 주인의 명령을 너무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뭐, 주인의 명령을 무시하는 사역마 보다는 백배 낫고, 주인이 모욕되었을 때에는 생명의 유무에 관계없이 분노를 보이는 그를, 루이즈는 은밀하게 마음에 들어하지만.
----------그걸로 정했다면, 빨리 사와.
쓴웃음을 섞은 대사를 말하려 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걸 앞으로 한 걸음인 곳에서 삼키게 된다.
종종거리며 단케의 옆까지 걸어간 타바사가 그의 손에서 스틸레토를 빼앗아, (루이즈 주관) 먼저 카운터에 들고 가 버린 것이다.
표정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멍하니 그곳에 서 있는 청년을 곁눈질로, 소녀는 계산을 재빨리 끝내 버리고 단도를 그의 손에 건넸다.
한 번은 그 요청을 거절한 단케지만, 타바사가 밀어붙이자 져서 받아 버린다.
순간, 루이즈의 기분나쁨 미터가 단번에 상승했다.
자신이 선물한 검보다, 저 죄끄만 나이프 쪽이 비싸다는 것도 용서할 수 없다.
귀족이라는 생물은, 뭐든지 자신이 제일이 아니면 초조한 것이다.
단케는 감사를 하고, 선물받은 스틸레토를 허리의 벨트에 꽂았다.
등에는 대검을 메고, 허리에 단검을 맨 흑의의 청년.
나머지는 갑옷과 망토라도 입으면, 십중팔구 그를 사역마라 보는 사람은 없다.
아무리 호의적인 눈으로 봐도 용병.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왕궁 기사단의 일원이라고 생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의 루이즈에게 그걸 천천히 감상을 여유는 없었다.
「파트너도 구석엔 두지 말라고!」
라는 델프링거의 놀리는 듯한 목소리가 그녀의 신경을 자극한다.
부끄러워하는지 질려 하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단케는 말없이 검을 칼집에 집어넣었다.
「돌아갈거야」
기분이 나쁜 걸 숨기려고도 하지 않고 사역마의 팔을 잡아, 혼신의 힘을 담아 가게의 출구까지 잡아당겨 간다.
도중까지는 질질 끌고 가는 형태가 되었지만, 주인의 의사를 존중하자 마자 단케는 자신의 다리로 걷기 시작했다.
물론, 언제나 적습에 대비할 수 있도록 룬이 새겨진 왼손을 단도의 칼자루에 걸쳐져 있다.
힐끗 그걸 보고, 루이즈는 뺨을 부풀린다.
날개문을 나가자, 강한 햇살이 그녀들을 비추기 시작했다.
눈을 지키기 위해 얼굴에 손을 얹어, 소녀는 살짝 중얼거리는 것이었다.
「내가 사 준다고 말했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