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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사역마] 영의 사역마

零の使い魔


원작 |

역자 | 청심환

제 14 이야기


만나러 갈게, ​야​-​-​-​-​-​-​-​-​-​-​-​-​말​을​ 타고. 무리라면 도보로.

                          <​단​케>​

그만둬 주세요. 기대해 ​버​리​잖​습​니​까​.​.​.​.​.​.​.​

                        <​시​에​스​타>​

영의 사역마 ~성십자의 기사~ 제 14 이야기

*****

......좋아, 이걸로 됐겠지.

마루토씨에게서 받은 큰 솥을 바라보고 만족스럽게 몆 번 고개를 끄덕인다.

낡은 벽돌을 쌓아올려, 그 위에 솥을 올린 것 뿐인 허술한 고에몬 목욕탕이지만, 제작에 반나절이나 걸리면 그 누구라도 애정 하나 정도는 솟아오르겠지.

목욕탕에 채울 물은 근처의 분수에서 확보하기로 했다.

왕복하길 수십회, 상당한 중노동이었지만 타바사에게 일본 문화를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

......라는 건 핑계고, 내가 들어가고 싶다는 게 주된 원동력이라거나 한다.

일단, 마법 학원 전문학교에는 평민용 목욕탕도 있기는 있다.

그렇지만 저건 일본에서 말하는『사우나』에 한없이 가까운 것이다.

돌을 전면에 깐 난로 근처에서 인내력을 겨루고, 참을 수 없게 된다면 밖으로 뛰쳐나가 물에 몸을 식혀 씻고, 종료.

아루비오은에서 돌아올 때 까지는 그걸 사용하고 있었지만, 솔직히 한계에 가깝다.

나도 일본인인다. 목욕탕은 역시 잔뜩 채운 온수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들어가는거라고 생각한다.

독일은 틀림없이 샤워 주류라고 생각했지만, 설마 사우나가 여기까지 민간에 침투되어 있다고는.

가장 놀란 것은, 목욕탕에 들어가려면 귀족이 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학원에 준비되어 있는 목욕탕은 크고 호화로운 마치 천국같은 장소같다.

하지만 나는 거기에 들어갈 수 없다.

이유는 단순명쾌. 내가 귀족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무슨 격차사회. 이런 취급에도 상당히 익숙해졌지만, 좋게도 나쁘게도 평등한 일본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잡념을 날려버린다.

목욕탕은 아직 무리지만, 식사는 귀족의 호화로운 것을 루이즈에게 나눠받고 있잖아.

마음이 상냥한 그녀의 행동에 감사를 할지언정, 뭘 한탄하는거냐.

벽돌제의 아궁이에 짚을 던져넣어, 부싯돌로 불을 붙인다.

단지 이만큼의 작업에 한시간 가까이 걸린 나는 전형적인 현대인이겠지.

진지하게 큐르케에게 부탁하러 갈까 고민하고 있던 내가 한심하다.

「파트너」

​「​.​.​.​.​.​.​뭐​지​?​」​

벽에 기대어져 있는 델프가 말을 걸어왔다.

이 검에는 상대의 특수 공격(바람, 불, 번개 등)을 흡수하는 멋진 기능이 장비되어 있다.

내가 시샤쿠 악령에게 살해당하지 않았던 것은, 위성 치트와 델프의 특수효과의 덕분이었다.

「아니, 상당히 시간이 걸릴 것 같네, 라고 생각해서 말이지」

​「​.​.​.​.​.​.​그​래​.​ 상정외다」

짚의 양을 조금씩 늘리고는 있지만, 솥 한가득히 들어간 물을 끓이려 하는 것이다.

이 페이스로 간다면 앞으로 한시간은 입욕을 참지 않으면 안 되겠지.

역시 ​큐​르​케​에​게​.​.​.​.​.​.​.​아​,​ 아니 그건 안 돼.

은인인 그녀를 캔들 라이□ 대용으로 부를 수 있을 리가 없다.

여기는 얌전하게 한시간 정도 불을 지킬 수밖에 없나.......

그렇게 포기하고 있을 때였다.

​「​단​케​.​.​.​.​.​.​씨​?​」​

​「​.​.​.​.​.​.​시​에​스​타​」​

뒤돌아보자, 멍한 얼굴을 하고 있는 메이드복 소녀가 서 있었다.

손에는 평소의 세탁 바구니가 하나.

안에는 세탁물이 산처럼 쌓여있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암적색 하늘이 펼쳐지고 있었다.

목욕탕을 준비하기 시작했을 때는 아직 하늘에 태양이 떠 ​있​었​다​.​.​.​.​.​.​고​ 생각한다.

상당히 집중하고 있었는지, 시간의 흐름이 이상하게도 빨리 느껴졌다.

「뭘 하고 계신가요?」

내 얼굴과 솥을 교대로 바라보며 시에스타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고에몬 목욕탕은 일본의 전통. 독일 태생인 그녀가 모르는 것도 당연하다고 할 수 있었다.

이게 목욕탕이라고 설명하자, 시에스타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놀랐다.

쓸 수 없게 된 냄비를 이용해서 목욕탕으로 한다던가, 보통 생각하지 않는거얼.

애초에 고에몬 목욕탕의 유래는 그에게 내려진 『가마솥에 넣고 삶는 형벌』에서 왔다......는 것 같다.

그건 속설이라는 이야기지만, 남이 처형된 방법으로 땀을 흘리려고 생각한 일본인은 어떤 의미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저 냄비 형태는 열 전도율이 뛰어난 것 같고, 목욕탕으로써는 정말 이상적인 것 같지만.

......아, 조금 전부터『것 같다』라던가 추측문만이라 죄송합니다. 약간 지식이 얕으니까요.

누구에게 사과하고 있는지, 마음 속에서 꾸벅꾸벅 고개를 숙이는 나.

언제까지나 가만히 있는 나를 시에스타는 신기한 듯이 바라보고 있었다.

​「​.​.​.​.​.​.​목​욕​탕​을​ 데우려고 ​생​각​했​지​만​.​.​.​.​.​.​이​ 꼴이다」

시선으로 탁탁 소리를 내는 가마솥을 가리킨다.

그 불은 곧장이라도 사라질 것 같이 허약하다.

실내에는 가스가 있었고, 밖에 나왔다고 해도 고형 연료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했다.

효율 좋은 착화법따윈 알 리도 없고, 사람의 무력함을 통감하고 있는 한창인 것이다.

​「​-​-​-​-​-​-​-​-​-​-​-​후​훗​」​

​.​.​.​.​.​.​비​웃​음​당​했​다​?​!​

시에스타는 입가에 손을 대고 킥킥 웃고 있다.

으와아, 이녀석 저만큼이나 나이 먹어놓고 제대로 불도 켤 수 ​없​다​던​가​.​.​.​.​.​.​있​을​ 수 없네.

같은, 그런 느낌일까요?

시에스타는 상냥한 아이니까 사람을 바보취급 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한계를 돌파해 웃음이 새어 버렸다, 라는 가능성은 상당히 컸다.

내가 마음 속으로 상당한 쇼크를 받고 있는 것을 눈치챘겠지.

메이드 차림 소녀는 가슴 앞에 손을 바닥바닥 흔들며 당황한 듯이 말했다.

「죄, 죄송합니다! 단지, 단케씨도 할 수 없는게 있구나~ 라던가 생각했더니, 어쩐지 이상하게 ​되​어​버​려​서​.​.​.​.​.​.​정​말​로​ 죄송합니다!」

​「​.​.​.​.​.​.​아​니​,​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할 수 없는 것 투성이인 나에게 있어선 그 접근법은 수수하게 먹힌다구.

이상하게 되어버려서, 라던가 본심이 줄줄 샌다고요, 시에스타씨.

언동뿐만이 아니라 나는 그 존재 자체가 이상한 영역에 발을 디디고 있다는 것일까.

마음 속에서 침울해지며 널려져 있던 짚을 아궁이 안에 던져넣는다.

상당히 타지 않는거얼. 역시 고형 연료라던가 없으면 안되려나아.

가스레인지로 비교하자면, 아직『약불』이란 정도.

강불로 해도 30분 이상 걸릴 것 같은데, 약불로 데워선 몆 시간 걸릴까?

불을 바라보며 그런 걸 생각하고 있을 때였다.

시에스타가 조심스런 모습으로 말을 걸어왔다.

​「​저​어​.​.​.​.​.​.​제​가​ 해 드릴까요?」

​「​.​.​.​.​.​.​부​탁​하​지​」​

즉답한 나를 대체 누가 탓할 수 있을까.

베스트리 광장의 한쪽 구석에 단케가 설치한 목욕탕이 있었다.

이 광장은 원래 사람의 왕래가 적기 때문에, 이곳이라면 누구에게도 폐가 가지 않는다는 판단이었겠지.

욕조 대신으로 사용되고 있는 솥은, 그가 마루토에게서 양보받은 고물이었다.

마법 학원의 조리장·마루토는 단케를 매우 마음에 들어한다.

평민이면서 메이지를 압도하는 기량도 그렇지만, 안에 깊은 슬픔을 품으면서도 앞을 바라보고 걷는 그 남자다운 삶에 예스러운 요리장은 반했다.

그렇지 않으면 아무리 낡았다고는 해도 아직 쓸 수 있는 곹을 공짜로 주거나 하지 않을 것이다.

「짚은 단지 던져넣는 것 만으로는 안 돼요. 굵은 가지를 바깥에 짜듯이 하고, 안쪽에 마른 풀이나 작은 가지를 늘어세우면 잘 탄답니다」

굵은 짚을 쌓아올려, 열린 공간에 건조한 작은 가지를 솜씨 좋게 던져넣어 간다.

그 모습을 흑의의 청년은 끊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바라보고 있었다.

표정에는 완전히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나타나지 않지만, 아무래도 감탄하고 있는 것 같다.

「공기를 넣어 타기 쉽게 하도록, 이렇게 틈을 열어 두는 거에요. 짚을 너무 채우면 반대로 타기 어려워지므로 주의해 주세요」

익숙한 모습으로 불을 키워가는 시에스타.

청년이 혼자 불을 지키고 있을 때는 지금이라도 사라질 것 같았던 그것은, 시에스타의 노력에 의해 지금은 훌륭히 자라 있었다.

이 기세라면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는 사이에 목욕탕의 물은 끓겠지.

「이걸로 괜찮다고 생각해요. 이 후는 적당히 짚을 보충해 주세요. 아, 너무 넣으면 안 된다고요?」

​「​.​.​.​.​.​.​미​안​하​다​.​ 도움받았군」

짧게 감사를 하고 단케는 커진 불을 바라보고 있다.

청년의 옆얼굴을 살짝 바라보고, 시에스타는 남몰래 쓴웃음지었다.

이미 이 학원에서 그의 이름을 모르는 평민은 없다.

최저 레벨이라고는 해도 메이지를 맨손으로 압도해, 닷 안에서도 고위의 실력을 가진 그라몬가의 사남을 있을 수 없게도 식사용 나이프 한 자루로 쓰러뜨린 흑의의 사역마, 단케.

풍문으로는 괴도 후케를 잡은 것도 또다시 그의 공훈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시에스타는 방금 무심코 웃음을 새게 해 버린 것이다.

무예에 있어서 판단력이 뛰어난 그가, 불을 내려고 온갖 고생을 하는 모습이 사랑스럽게 보였기 때문에.

그리고, 그 사실에 소녀는 조금 안심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완벽하게 보이는 인간이라도, 서투른 일이 하나 정도는 있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단지 그것뿐임에도 불구하고, 시에스타는 청년과의 마음의 거리가 훨씬 줄어든 느낌이 들었다.

탁탁거리며 짚과 나무가 튀기는 소리만이 주위에 울린다.

솥에 담겨진 물은 뜨거운 물로 바뀌어, 밤의 장막에 둘러쌓인 광장의 일각에 흰 연기가 솟아오른다.

솥을 들여다보고, 가볍게 손을 대어 물의 온도를 확인하자 청년은 시에스타를 다시 보았다.

​「​.​.​.​.​.​.​들​어​갈​텐​가​?​」​

​「​에​-​-​-​-​-​-​-​-​-​아​,​ 네」

평소처럼 담담하게 물어져, 시에스타는 그의 말을 이해하기 전에 수긍하고 있었다.

그런가, 라고만 청년은 말하고, 미리 준비해 두었던 검은 옷감을 펼쳐 그걸 옆 나무에 매었다.

한쪽을 나무에, 또 한쪽을 지면에 꽂은 봉의 끝에 묶어 간단한 구분막을 만들자 단케는 말했다.

​「​.​.​.​.​.​.​부​디​」​

웃효. 웃효웃효이. 흐흐우. 우~웃. 토마토오오오!!

텐션이 이상한 건 ​그​거​다​.​.​.​.​.​.​사​양​입​니​다​.​

라고 할까, 어쩔 수 없지 않아?

뒤에서 시에스타가 목욕하고 있다고? 알몸이라고? 위험하다, 응. 위험해.

무심코자기 혼자 대화를 해 버릴 정도로 위험한 상황이다.

솔직히, 나이먹은 여자애 상대로「욕실에 부디」는 아니겠지, 나.

더 예상외였던 것은, 시에스타가 거기에 긍정의 대답을 한 것이다.

어쩌면 나는 그녀에게 남자라고 생각되고 있지 않는건가?

아니면,「너 한 명 정도는 나 혼자서도 여유로 쓰러뜨릴 수 있다고요」라는 의사 표시일까?

​.​.​.​.​.​.​아​마​도​,​ 후자구만.

만일을 위해 준비해 둔 검은 옷감이 예상 이상으로 도움되고 있다.

만일 이게 없었다면, 나는 속행으로 이곳에서 도망치고 있었겠지.

​「​.​.​.​.​.​.​단​케​씨​」​

물이 방울져 떨어지는 소리에 섞혀, 시에스타의 목소리가 들렸다.

돌아봐도 옷감에 막혀져 있어 보이지 않는 건 알고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다.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그쪽에 얼굴을 돌리는 것을 당황해 버린다.

​「​아​직​.​.​.​.​.​.​미​지​근​했​나​?​」​

불을 키우려면 짚을 투입할 필요가 있다.

아궁이는 저쪽이므로 나는 갈 수 없다.

눈가림을 하고 해 본다는 것도 생각했지만, 너무 성공률이 낮은 것 같으므로 단념했다.

아마 확실히 몸의 일부를 짚 대신으로 하는 처지가 된다.

화상으로 심한 꼴을 당하는 건 아루비오은 온천 한 건만으로도 충분했다.

「아, 아뇨, 그렇지 않아요! 온도는 딱 좋아요. 굉장히 기분 좋아요」

​「​그​건​.​.​.​.​.​.​더​할​ 나위 없군」

소리만을 의지해 시에스타의 반응을 엿본다.

이렇게 쓰면 내가 마치 ​변​태​같​지​만​.​.​.​.​.​.​아​니​,​ 옆에서 보면 충분히 변태인가.

목욕하고 있는 여자애와 옷감 한 장 앞에 있는 시커먼 남자.

틀림없이 경찰이 불리는 구도였다.

이제와서지만, 나는「더할 나위 없다」라는 말을 자주 사용한다.

의미는「이 이상 없이 만족한다」라는 것이었다고 생각한다.

멋지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쓰기 시작해, 지금에 와선 완전히 정착해버린 이 말.

학생이었을 때, 친구들에게 자주「정상」이라는 의미로 오해되어, ​결​국​「​.​.​.​.​.​.​만​족​」​이​라​고​ 대답한 것은 지금이 되어도 좋은 추억이다.

(더할 나위 없다 / 정상 : 일본어로 발음이 같습니다)

그러고 보면, 그 때 붙은 별명이 ​분​명​히​『​주​군​』​이​었​던​가​아​.​

이몸은 만족이라네, 라는 의미로 말한 건 아니지만.

​「​저​어​.​.​.​.​.​.​하​나​만​ 물어도 괜찮은가요?」

묻는 목소리는 장소를 착각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진지한 것이었다.

짧게「그래」라고만 대답하고 소녀의 발언을 기다린다.

​-​-​-​-​-​-​-​-​-​-​-​-​고​,​ 고백되는 걸까?! 드디어 나도 리얼충 동참인가?!

그렇게 생각해 버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시에스타는 귀엽고, 상냥하고, 요리 잘하고, 세탁 솜씨는 나보다 위고. 정말로 완벽한 여자애다.

그녀에게 고백되어서 승낙하지 않는 남자는 그쪽 계열 사람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그​ 정도로 이상적인 소녀인 것이다.

그러니까.

다음에 그녀에게서 나온 말은, 나에게 있어서 상당히 충격적인 것이었다.

「운명이라는 건 믿으시나요?」

​「​.​.​.​.​.​.​운​명​?​」​

「네. 운명이요. 태어났을 때부터 미리 정해져 있던 일. 스스로 결단했다고 생각해도, 사실은 운명에 의해 처음부터 결정되어 있었던 게 ​아​닐​까​.​.​.​.​.​.​라​던​가​.​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은 그 운명대로 흘러갈 수 밖에 없다면, 차라리 포기하고 전부 받아들이는 편이 올바른 자세가 ​아​닐​까​-​-​-​-​-​-​-​-​-​라​던​가​.​ 죄, 죄송합니다! 어쩐지 이상한 걸 말해버려서」

보이지는 않지만 기척과 물소리로 시에스타가 당황해서 손을 흔들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건 ​그​렇​고​.​.​.​.​.​.​운​명​,​ 이라고 왔습니까.

이건 또. 왠지 철학적인 화제가 나온 것이다.

모든 ​사​상​이​『​운​명​』​이​라​는​ 영문모를 것에 의해 미리 정해져 있다고 한다면, 내가 루이즈에게 불려간 것도 그『운명』이라는 것이 된다.

후케의 골렘에 짓눌린 것도『운명』이고, 시샤쿠 유령에게 찌릿찌릿 공격받은 것도『운명』. 무서운 아씨들에게 날카로운 지팡이를 겨눠진 것도『운명』이란 거다.

과연. 그렇다면 어쩔 수 ​없​다​-​-​-​-​-​-​-​-​-​-​-​-​-​라​니​.​

​「​.​.​.​.​.​.​농​담​이​ 아니다」

「에......」

​「​너​는​.​.​.​.​.​.​괜​찮​은​ 건가? 자신의 ​삶​을​.​.​.​.​.​.​그​렇​게​ 진부한 말로 정리되어서. ​나​는​.​.​.​.​.​.​죽​어​도​ 사양이다」

스스로도 놀라울 정도로 그 목소리는 확실한 것이었다.

그 정도로 아픈 꼴을 당하며 노력한 ​시​간​을​,​『​운​명​』​이​라​는​ 적당한 말로 처리되어서 참을까보냐!

노력하면 보답받는다. 노력하지 않았으니까 심한 꼴을 당했다.

이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독일에서는 해 나갈 수 없잖아.

꺽일 것 같은 마음을 루이즈들의 상냥함으로 보강하고, 여기까지 열심히 살아남아 왔다.

​그​걸​『​운​명​』​이​라​던​가​ 들은 날에는 모든 것에 대해 의욕이 나지 않게 되어버린다.

그렇찮아도 적은 의욕을 이 이상 깎지 않았으면 좋겠다.

『운명』이라는 말 따위, 자판기 밑에 100엔 동전을 떨어뜨려 울며 포기할 때 만으로도 충분하다.

「......역시 단케씨는 대단해요. 그런 생각, 저는 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으니까요」

밤바람을 타고 흘러온 그 중얼거림은 몹시 쓸쓸한 것 같았다.

시에스타도 다양한 귀족들에게 혹사당해서 드디어 이 일이 싫어져 버린걸까나아.

그 마음은 아플 만큼 안다.

내가 알고 있는 귀족 안에 나쁜 사람은 거의 없지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성격이 뒤틀린 녀석도 몆 사람인가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귀족은 태도가 거만하지만, 필요 이상으로 자신의 부모의 위치를 떠벌리는 바보를 나는 몆 번인가 본 적이 있다.

대체로 그 화살 끝이 향하는 것은 시에스타나 나 같은 입장이 약한 평민들이다.

그들이 아무리 심한 화풀이를 하던간에, 한결같이 사과를 할 수밖에 없다.

조금이라도 반항적인 태도를 취해 버리면 이 학원에는 있을 수 없게 되어버리니까다.

나도 몆 번인가 눈초리 관계로 불평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 때마다 마음 속에서「부탁이니까 용서해 줬으면 합니다」라고 눈으로 호소한 것이다.

지금와서는 성의 있는 대응이 그들의 마음에 브레이크를 걸어 주었는지, 나나 루이즈에게 눈에 띄는 피해는 없다. 역시 무슨 일이든 성의가 중요한 것이겠지.

「처음부터 이렇게 된 ​것​은​.​.​.​.​.​.​아​니​다​.​ 어느 정도 경험을 ​쌓​으​면​.​.​.​.​.​.​대​체​로​ 이렇게 된다」

수많은 아픔을 생각해내 남몰래 얼굴을 찌푸린다.

어조에도 약간 투덜거림이 배어나오고 있을지도 ​모​른​다​.​.​.​.​.​.​우​울​적​인​ 의미로.

「좀 더 빨리 단케씨와 만날 수 있었다면, 저도 그런 식으로 생각할 수 ​있​었​으​려​나​요​.​.​.​.​.​.​」​

​.​.​.​.​.​.​시​에​스​타​.​

아무래도 진짜 곤란해 하는 것 같다.

그 목소리는 지금이라도 사라질 것 같고, 반딧불의 빛처럼 약한 것이었다.

할 수 있다면 시에스타는 일을 관두지 않았으면 한다.

그녀는 굉장히 의지가 되고, 내가 학원에서 평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얼마 안 되는 친구 중 하나다.

​하​지​만​.​.​.​.​.​.​.​그​러​니​까​,​ 그녀는 행복하게 되어 줬으면 한다고 간절히 생각한다.

지금의 일을 그만두고, 새로이 취직을 함으로써 그녀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나는 응원하자. 그녀의 결단을.

「......귀족 관련인가」

​「​-​-​-​-​-​-​-​-​-​-​-​-​-​-​-​-​-​?​!​」​

철퍽, 하고 물보라가 나는 소리가 들렸다.

나로써는 드물게도 시에스타의 고민의 핀 포인트를 맞춰버린 것 같다.

역시 그랬나.

어차피 이 학원에 있는 귀족 하나가 그녀에게 무리한 주문을 한 것이겠지.

내 팬티를 손으로 문질러 씻어라, 라던가 강요했음에 틀림없다.

​좋​아​-​-​-​-​-​-​-​-​-​-​-​-​-​-​후​려​갈​기​자​.​

루이즈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몰래 슬쩍슬쩍 움직여서 수수하게 정신 공격을 먹여주지.

귀여운 소녀에게 남자의 속옷을 직접 씻게 한다던가, 이 무슨 비상식적인 녀석인지.

헤타레고 무기력한 나지만, 친구가 곤란해 하는데 내버려 둘 정도로 쓰레기는 아니라고.

작전은 그거다. 우선 신발에 압정을 ​설​치​해​서​.​.​.​.​.​.​.​

​「​.​.​.​.​.​.​단​케​씨​.​ 지금까지 고마웠습니다. 저, 당신과 만날 수 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혹시 또 만날 수 ​있​다​면​.​.​.​.​.​.​또​ 이 목욕탕에 들어가게 해 주시지 않으실래요?」

​「​.​.​.​.​.​.​그​래​」​

시에스타의 각오는 이미 정해져 있는 것 같다.

학원에게는 시에스타도 생각이 있겠지.

지금이라도 울 것 같은 그녀의 목소리를 듣고 있으면서, 나는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목욕탕에서 나온 시에스타가 옷을 입고, 엿보기 방지용 천에서 나온다.

김으로 볼이 상기된 그녀는 그 물기띈 두 눈동자와 맞물려 두 개의 달조차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예뻤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시에스타는 고개를 숙이며 나에게 등을 돌린다.

이대로 작별이라는 것은 너무했다.

뭔가 할 말은 없는가 검색하고, 이곳에서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되는 말을 한다.

​「​걱​정​.​.​.​.​.​.​마​라​.​ 가까운 시일 ​내​로​.​.​.​.​.​.​만​나​러​ 가지」

고향 마을에 돌아간다는 것이 가장 가능성 높겠지.

그녀가 태어난 고향은 ​분​명​히​.​.​.​타​.​.​.​타​.​.​.​.​.​.​타​르​타​르​ ​마​을​.​.​.​.​.​.​이​었​나​?​

한 번 들었을 뿐인 이름이므로 제대로 자신이 없다.

포도의 재배가 활발하고 와인이 맛있다는 이야기는 제대로 기억하고 있지만.

음식에 관한 것만 ​기​억​한​다​던​가​.​.​.​.​.​불​쾌​하​다​.​ 불쾌한걸 나.

도중에 미아가 될 수는 없고, 다시 한 번 확인해 두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판단해 입을 열려고 준비한다.

하지만 그것보다도 한순간 빨리, 시에스타는 쥐어짜듯이 말했다.

「그런 ​것​.​.​.​.​.​.​말​하​지​ 말아주세요. 기대해 버리지 ​않​나​요​.​.​.​.​.​.​믿​어​ 버리지 ​않​나​요​.​.​.​.​.​.​」​

천 사이에서 비춰지는 불의 빛에 비춰진 시에스타의 어깨는 떨리고 있었다.

​울​고​.​.​.​.​.​.​있​는​건​가​?​

그 ​정​도​까​지​.​.​.​.​.​.​그​ 정도까지 이곳의 생활을 소중하게 생각했던가, 그녀는.

내가 그녀의 마을에 가는 것 만으로 그 외로움이 조금이라도 누그러진다면, 기뻐하며 놀러갈게.

만나러 갈게, ​얏​□​-​-​-​-​-​-​-​-​-​-​-​-​이​ 아니라, 말을 타고.

내가 타도 떨어뜨리거나 하지 않는 기질이 온화한 말을 타고.

​「​.​.​.​.​.​.​가​지​,​ 반드시」

​「​-​-​-​-​-​-​-​-​-​!​ 안녕히!」

뒤돌아보지 않고 시에스타는 달려갔다.

우는 얼굴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심리는 아무래도 남자에게만 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건가.

마루토씨의 수제 요리를 가지고 반드시 너의 마을까지 만나러 갈게.

그러니까 침울해하지 말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 노력해 줬으면 해.

괜찮아, 네 실력이라면 대부분 고용해 줄 테니까.

건물 안으로 사라져 가는 등을 배웅하고 빙글 뒤돈다.

시선 끝에는 시에스타가 들어간 고에몬 목욕탕이 놓여져 있다.

​.​.​.​.​.​.​타​바​사​를​ 목욕탕에 초대하는 건 내일로 하자.

역시 그녀에게는 제일 먼저 목욕탕을 체험시켜 주고 싶다.

라는 ​걸​로​-​-​-​-​-​-​-​-​-​-​-​-​목​욕​ 두번 하고 올게요.

「울지 않는다고 결심했는데 말야......」

뒷짐으로 문을 닫고, 시에스타는 약한 미소를 띄웠다.

간소한 목제 마루판에 눈물방울이 몆 개 빨려들어간다.

좁지만 깨끗이 청소된 방의 중앙에는 가방이 하나 놓여져 있었다.

이 가방 안에는 그녀의 물건이 들어가 있다.

이걸 들고 그녀는 내일 아침, 마법 학원에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트리스테인 ​귀​족​-​-​-​-​-​-​-​-​-​-​-​쥴​·​드​·​못​트​ 백작.

색광으로써 유명한 그는 일로 학원을 방문했을 때, 메이드로써 일하는 시에스타에게 눈독을 들인 것이다.

트리스테인 귀족 안에서도 그 나름대로 힘을 가진 그의 발언에 학원이 거역할 리도 없고, 소녀는 못트 백작의 메이드가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

평민은 귀족의 생각으로 그 인생이 좌우된다.

그것은, 귀족 자제가 다니는 마법 학원에서 일하는 시에스타도 싫을 정도로 알고 있었다.

사실, 그녀의 지인 메이드도 귀족에게 팔려 학원을 떠나갔다.

언젠가 자신도 이런 날이 오는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하고 있었다. 각오는 되어 ​있​을​.​.​.​.​.​.​생​각​이​었​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렇게나 눈물이 솟아오는 걸까?

​-​-​-​-​-​-​-​-​-​-​그​는​ 말했다.

자신의 삶을『운명』따위의 진부한 말로 정리되는 것 만은 죽어도 싫다고.

평민인 자신은 귀족에게 따를 수밖에 없다.

이건 처음부터 정해진 운명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자신에게 들려주고 있던 시에스타는, 그 청년의 말에 강한 충격을 받았다.

​그​-​-​-​-​-​-​-​-​-​-​-​-​단​케​와​ 자신은 너무나도 다르다.

귀족에게 두려워해, 마법을 두려워하는 그녀와는 달리 청년은 아무리 신분이 높은 자가 상대이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해간다.

​혹​시​.​.​.​.​.​.​있​을​ 수 없는 이야기지만, 그와 좀 더 빨리 만났다면 자신도 지금과는 다른 인생을 고를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최근의 루이즈의 모습을 보고 있자면, 시에스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청년을 소환한 이래로, 그의 주인이 된 소녀는 나날이 바뀌고 있다.

그녀만이 아니다.

단케의 주위에 모이는 사람들은 모두, 조금씩이지만 이전과는 다른 자신을 찾아내기 시작하고 있다. 그런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에스타 자신에게도 들어맞는다.

귀족을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전했지만, 모든 귀족을 맹목적으로 무서워하지는 않게 되었다.

적어도, 단케와 함게 있는 귀족은 스스로에게 대해서도 그 나름대로 우호적으로 대해준다.

복도에서 엇갈리면 인사를 주고받고, 일개 메이드에 지나지 않는 자신의 이름을 기억해 불러준다.

이건 이전의 생활에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점 중 하나다.

상식따윈 아주 쉽게 뒤집을 수 있다. 그것을 그 청년은 스스로 알려주었다.

​.​.​.​.​.​.​.​그​러​니​까​.​

그러니까, 기대해 버리는 것이다.

​-​-​-​-​-​-​-​-​-​-​-​-​걱​정​.​.​.​.​.​.​하​지​ 마라. 가까운 시일 ​내​로​.​.​.​.​.​.​만​나​러​ 가지.

단케는 그렇게 말했다.

못트 백작의 곁에서 시중들게 된다면 그렇게 간단히 밖을 나돌아다닐 수 없게 되겠지.

그의 싫은 소문은 이곳까지 들려온다.

그 못트 백작이, 낯선 평민 남자를 자신을 따르는 메이드에게 간단히 만나게 한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애초에, 그 저택에서 일하게 된 후 대체 어떤 표정으로 청년과 만나면 좋은걸까.

손등으로 눈물을 닦고, 힘없는 미소를 입가에 띄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와 말할 수 있었다.

어제까지 청년은 주인과 함께 어딘가에 나가고 있었으니까, 최후의 최후에 그와 만날 수 있었던 것 만으로도 자신은 운이 좋은 편인 것이다.

「이제 자자. 내일은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는걸」

뭔가를 뿌리치듯이 그렇게 말하고, 소녀는 입고 있던 메이드복을 벗어 침대에 파고든다.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면 떨림이 멈추지 않게 된다.

흘러나오는 눈물을 닦는 것도 잊고, 시에스타는 베개에 얼굴을 묻고 오열을 계속해서 흘리는 것이었다.

다음날.

시에스타는 못트 백작의 종자에게 이끌려 마법 학원을 뒤로 한다.

밤새 눈물을 흘렸던 것일까?

그 눈동자는 평소보다도 약간 붉어져 있었다고 ​한​다​-​-​-​-​-​-​-​-​-​-​-​-​-​-​-​-​-​.​
역자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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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스타의 턴. 루이즈는 나오지 않아YO.

얏□이라고 번역된 부분 : 모노노케 히메가 타는 그거라네요. 문넷의 아캐론님께 도움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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