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5 이야기
그래. 다음은
<단케>
영의 사역마 ~성십자의 기사~ 제 15 이야기. <빛>
*****
다음날.
일과의 행동을 끝낸 나는 헝겊을 사용해 솥을 닦고 있었다.
방치해 두면 물때가 모여서 끈적거리니까 말야. 이런 건 제대로 해 두지 않으면.
그런 느낌으로, 오늘밤이야말로 타바사에게 일본의 전통인 고에몬 목욕탕을 즐겨 주게 해주자고 준비하고 있자니, 흰 천이 떨어지는 것을 눈치챘다.
주워올려 펼쳐본다.
어라......이건 확실히.......
「......카츄샤」
시에스타가 메이드복을 입고 있을 때, 언제나 머리 위에 쓰고 있는 그거다.
그러고보면, 목욕탕에서 나온 그녀는 카츄사를 쓰지 않았던 느낌이 든다.
어제는 정신적으로 위험한 것 같았으므로, 쓰지 않은 걸 깨닫지 못한거겠지.
목욕탕 청소도 일단락했고, 그녀의 상태도 신경쓰인다.
여기서는 분실물을 보내는 겸 시에스타를 격려하기로 하자.
에에~, 확실히 시에스타의 방은......모르겠는걸. 애초에 간 적도 없다.
고민하고 있어도 어쩔 수 없고, 마루토씨에게 물으러 가기로 할까.
그 사람이라면 분명히 시에스타의 방이 어디에 있는지도 알고 있겠지.
덤으로 뭔가 힘이 나는 요리를 만들어 주자.
마루토씨의 요리는 절품이다. 분명히 틀어박힌 그녀의 마음을 따뜻하게 채워줄 것임에 틀림없다.
좋은 일은 서두르라고 했으니 서둘로 주방으로 향한다.
요리장은 곧장 발견되었다.
다른 요리사들은 쉬고 있는건지, 주방에 있는것은 마루토씨 한 사람이었다.
아침식사 준비는 일단락이 난 것 같아서, 찡그린 얼굴로 창 밖을 바라보고 있다.
아마도 점심 메뉴에 마음을 쏟고 있겠지.
「......치, 이녀석이고 저녀석이고 귀족이란 녀석은」
아니었다.
보통으로 아니었다.
아무래도 마루토씨는 귀족 녀석들에게 기분이 언짢은 것 같았다.
매일 100명 이상의 학생들에게 요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인지, 그 팔은 통나무처럼 두껍고 다부지다.
좋게도 자쁘게도 야생적인 얼굴은 솔직히 무섭고, 개인적으로는 그쪽의 호러틱한 귀족보다도 그 쪽이 상당히 무섭다거나 한다.
그러니까 내가 말을 걸까 말까 당황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것이다. 응.
「응? 오오,『우리들의 검』이잖냐! 뭔 일이냐, 배라도 고팠나? 기다리라고. 지금 당장 최고로 맛있는 밥을 준비해 줄 테니까 말야!」
기분이 안좋은 것 같은 표정이 한순간에 평소의 호쾌한 미소로 바뀐다.
기슈를 수정한 이래로, 이곳에서의 내 별명은『우리들의 검』이 되어 있었다.
처음은『우리들의 나이프』같은 단지 빡치기 쉬운 사람같이 불렀었다.
역시나 그건 봐 달라고 부탁하자, 한 랭크 업해서『우리들의 검』이 되었다.
이대로 가면 다음은 뭐가 될까?
우리들의
검의 다음은......창인가? 아리면 도끼인가? 채찍이라던가는......역시나 이미지가 다를 것이다.
「......아니, 시에스타의 건이다」
아침 식사는 루이즈와 함께 먹는다는 약속이 있다.
나 자신도 깨닫지 못했지만, 그런 결정이 있는 것 같은 것이다.
애초에, 그걸 루이즈가 가르쳐 준 건 어제이기도 하지만.
내가 소녀의 이름을 말하자, 마루토씨는 다시 찡그린 얼굴이 되었다.
무거운 한숨을 한 번 토해내고, 머리를 흔든다.
「심한 이야기라고. 어제 오후에 못트 백작의 종자가 왔다고 생각하자, 한다는 소리가『내일 아침 일찍 출발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 둬라』라고? 시에스타에게도 사정이라는 게 있다는데 말야」
왼손으로 주먹을 만들고, 오른손 손바닥에 그걸 내려친다.
퍽 하는 메마른 소리가 주방에 울렸다.
「귀족이란 녀석은 언제라도 그래! 우리들 평민같은건 요만큼도 생각하지 않아. 자신들의 사정으로 사람의 일생을 미치게 하는 것 조차 신경쓰지 않아. 그녀석들은 마법을 쓸 수 있는 대신, 인간으로써 중요한 걸 어딘가에 떨어뜨리고 있는 거라고!!」
고함을 지르고 화난 듯이 혀를 찬다.
과연. 드디어 전모가 보여왔다고.
그 못트 백작이라는 녀석이 시에스타에게 참견해서, 결국『그만둬라』라고 말했다.
평소의 근심이 축척되고 있었는데, 그 못트라던가 하는 녀석이 쐐기를 먹였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계를 너머 버린 시에스타는 학원을 떠나갔다, 라.
그게 이 사건의 전말이었던 것이다.
가장 나쁜 건 그 모르모트라던가 하는 녀석이구만.
「시에스타는......어디에 있지?」
「그, 그거야, 지금쯤은 못트 백작의 저택에 향하고 있을 무렵이겠지만 말야」
마을로 돌아가는 거라면, 루이즈의 허가를 받고 나서가 아니면 갈 수 없다.
아직 학원 근처에 있다면, 말이라도 빌려 카츄샤를 주러 갈 수도 있지만-----------------라니.
뭔가 이상하지 않아? 어째서 거기서 못트 백작의 이름이 나오는거야?
시에스타가 사는 마을은 못트 백작이 통치하는 영지내에 있다는 걸까......분명 그렇겠지.
어디까지나 탐욕스러운거냐, 그 모르모트는.
자신의 영민 정도는 조금 상냥하게 대해도 벌은 받지 않는다.
「장소를......가르쳐 줘라. 다녀......오지」
「우리들의 검.......」
마루토씨는 눈을 둥글게 떴다고 생각하자, 갑자기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렸다.
그대로 위를 올려다보고, 뭔가를 참듯이 어깨를 떨고 있었다.
「제기랄, 너는 어디까지 좋은 녀석이냐! 알았어, 알았다고! 지금 당장 지도를준비해 둘 테니까 좀만 기다려 주라고! 그래, 길을 갈때 배가 고프면 곤란하지? 비장의 도시락을 만들어 주겠다고! 아아 제기랄, 눈물로 앞이 보이지 않아!」
터벅터벅 무거운 발소리를 울리며, 마루토씨가 주방의 안쪽으로 들어간다.
역시 그도 시에스타를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마루토씨가 만들어 준 도시락은, 시에스타의 마을에 도착하면 그녀와 함께 먹기로 하자.
휴식중인 사람들도 협력해 도시락 만들기에 협력해 주었다.
시에스타가 얼마나 사랑받고 있는지 알만한 장면이었다.
「......갔다오지」
말에 걸터앉는다.
지도를 들고, 도시락 꾸러미를 장비한 나는 지금부터 그녀가 사는 마을에 가게 된다.
산적에 습격당하면 무서우므로, 만일을 위해 델프와 나이프를 장비한 퍼펙트 모드였다.
「우리들이 할 수 있는 건 이 정도야. 미안하지만, 시에스타는 부탁했다고,『우리들의 검』!!」
「......그래」
한 번 수긍하고 말을 달리게 한다.
지도를 한 손에 든 승마는 첫체험이었지만, 이 말은 기질이 온화한 탓인지 아직 어떻게든 될 것 같았다.
문제는-----------.
「......읽을 수 없군」
지도에 써져 있는 문자가 전혀 이해할 수 없다, 고 할까.
그 이상한 거울같은 뭔가를 들어갔을 때, 독일어를 습득할 수 있었다.
단지, 그건 어디까지나『말』한정이었던 것 같다.
읽고 쓰기는 따로라던가 이 무슨『별도 판매방식』.
그거야 뭐, 말하는 것만 할 수 있다면 일상생활에는 어려움이 없지만......좀 심하지 않아?
그림을 읽는 한, 아마 이쪽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학원을 나온 건 점심 전이었는데, 지금은 한밤중이다.
한 번 돌아와 다시 갈까도 생각했지만, 어디서 왔는지도 모르므로 울며불며 단념했다.
많이 지친 말을 끌고 터벅터벅 밤길을 걷는다.
그리고 더더욱 한시간 정도 지났더니, 간신히 인공적인 불빛이 눈에 들어왔다.
......드, 드디어 민가에 도착했다.
허리는 아프고, 배는 고프고. 정말이지 최악이다.
다음부터 시에스타의 마을에 놀러 갈 때는, 타바사에게 부탁해서 실피드를 타기로 하자.
어쨌든, 그 집에서 길을 묻지 않으면.
이제 낮가림이라던가 말주변이 없다던가 말할 때가 아니다.
말을 끈 채 집------------아니, 이 정도면 저택인가---------로 향한다.
무쟈게 큰 저택에는 당연히 무쟈게 큰 문이 있다.
아니, 학원에 비교하면 아득히 작지만, 그래도 일반 가정인 내가 보자면 커다란 문임에 틀림없다.
말을 끌고 가는것도......실례인가.
가까운 나무에 말 고삐를 걸고, 가능한 만큼 우호적인 미소를 띄우며 문지기에게 다가간다.
적이라고 착각되어도 곤란하기 때문에, 델프는 말과 함께 집보는 중이다.
호신용 나이프는 여전히 벨트에 채워져 있지만.
괜찮아, 괜찮아. 무섭지 않~아. 무섭지 않~아.
「읏, 멈춰라! 이곳은 못트 백--------------히익?!」
「묻고 싶은 것이......있다」
웃는 얼굴을 띄우며 느긋한 발걸음으로 가까워져 간다.
문지기는 허리에 찬 검을 뽑으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잘 되지 않는지, 언제까지나 지나도 칼집에서 조금 시퍼런 날이 나온 정도로 멈춰 있다.
아, 안 돼. 갑자기 선택지를 틀린 것 같다.
아직 미소가 부족한건가?! 이렇게?! 이걸로 되는건가?!
「오, 오지 마라?! 오지 마------------ㅅ?!」
......위험한 약이라도 쓰고 있는건가?
겨우 뽑은 검을 무지막지하게 휘둘러, 어쩐지 울고부는 문지기.
이, 이 사람. 진짜로 괜찮나?
가까워지려 해도 칼을 휘두르고 있다.
어쩔까 고민하고 있자, 문지기는 발이 미끄러져 문기둥에 머리를 강타당해 버렸다.
게훅, 이라던가 소리를 지르며 문지기가 쓰러진다.
「......임무, 수고」
정신을 잃은 문지기에게 그렇게 말을 걸고, 문을 열어 안으로 침입한다.
물론, 곧장 이 결단에 이른 것이 아니다.
내 계획은 문지기에게 말을 걸어, 그래도 이곳을 떠날 생각이었다.
그런데, 뭘 어떻게 착각했는지 문지기는 정신을 잃어버렸다.
이대로 그를 방치해 두는것도 양심이 질책하기 때문에, 보고하는 김에 길을 묻는다는 생각에 이르른 것이다.
솔직히 싫은 예감밖에 들지 않지만.
그건 그렇고 어째서 이, 커다란 저택이라는 건 문에서 집까지 거리가 있는걸까?
손님을 생각하지 않은 구조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그런 걸 생각하며 돌계단을 오르고 있자, 짐승의 신음소리가 귀청을 쳤다.
바라보다가......움직임이 딱 멈춘다.
눈치채자 흉포해 보이는 개에게 둘러쌓여 있었다.
번견이다. 리얼 번견이다. 처음 봤다.
-------------아우우~!
그런 느낌의 신음소리를 지르는 개들.
보통이라면 이곳에서 쫄아 버릴 참이겠지.
하지만, 얄궂게도 나는 다르다.
헤타레인 건 부정하지 않지만, 동물을 상대하는 건 이래뵈어도 자신있다.
개를 따르게 할 때,, 이쪽이 위라고 상대에게 이해시키는게 가장 간단하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때리거나 해서 몸으로 기억시키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지.
하지만, 내가 이곳에서 그걸 실행하기에는 역시나 무리가 있다.
한 걸음 내디디면 끝. 다같이 물러 올 것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마음으로 호소하면 된다!
「......앉아라」
개를 노려보고, 조용히 그렇게 명령한다.
다음 순간, 나를 둘러싸고 있던 개들은 얌전하게 앉-----------지 않았다.
「......상정외다」
사람-----------이 아니라, 개 한마리 없게 된 공간을 바라보고 외로이 한숨을 내쉰다.
설마, 갑자기 도망간다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덮쳐지지 않았던 건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자칭 동물 애호가인 나로써는 묘하게 안타깝다.
넓은 저택이기 때문에 더더욱 경비에 구멍이 있는건지, 그 후로 아무도 만나는 일 없이 나는 입구에 무사히 도착했다.
노크를 두번 하지만......반응은 없다.
조심조심 문을 열어, 안의 상황을 살펴본다.
으와아, 어쩐지 괜시리 비싸 보이는 꽃병이라던가 놓여 있고, 괜시리 호화로워 보이는 그림이라던가 있고 최악이다.
라고는 해도, 모처럼 여기까지 온 것이다.
아무 수확도 없이 돌아가는 건 좀 아니었다. 문지기의 건도 있다.
「......실례하지」
안에 들어와 조용히 문을 닫는다.
이만큼이나 넓은 저택이다. 메이드씨 한 사람 정도는 있겠지.
그 사람에게 문지기를 전하고, 하는 김에 길도 묻는다.
문지기를 돕는다. 길을 묻는다. 이 둘을 완벽히 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사역마의 괴로움이구나.
「......각오는 됐나?」
--------나는 되어있다.
「호오, 쥐새끼 주제에 기승차구나」
......너 누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