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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사역마] 영의 사역마

零の使い魔


Original |

Translator | 청심환

제 16 이야기


새까만 청년은~ 독일의 민가에서~ 스탠드사와 만났다~

                         <​사​역​마>​

아아, ​정​말​로​.​.​.​.​.​.​와​ ​주​셨​어​.​.​.​.​.​.​.​.​

                        <​메​이​드​씨>​

다음의 다음쯤부터 진심 낼거야!

                         <​주​인​님>​

영의 사역마 ~성십자의 기사~ 제 16 이야기 <빛>

*****

「호오, 쥐새끼 주제에 기승차구나」

......너 누구?

2층에 연결되는 계단의 층계참에 그 아저씨는 서 있었다.

꼬불꼬불 미묘하게 말린 느낌의 머리카락이 ​특​징​인​-​-​-​-​-​-​-​-​-​-​-​반​대​로​ 말하자면 그 정도밖에 특징이 없는 아저씨다.

목에는 쥘부채 같은 형상의 옷깃이 말려있다. 솔직히 역겹다.

저건 확실히 귀족 정장중 ​하​나​.​.​.​.​.​.​였​던​ 느낌이 든다.

일본에서 저런 꼴 하고 있으면 십중팔구 미지근한 눈으로 보여지겠지.

그래고, 최악의 경우 푸른 제복을 입은 무서운 사람들이 찾아온다, 라고.

​「​.​.​.​.​.​.​충​고​다​」​

「충고라?」

아저씨가 의심스러운 듯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설마 싶지만, 이 사람이 저택의 주인은 아니겠지?

그렇다고 한다면 첫인상은 최악이구만. 서로.

특히 멋대로 집에 쳐들어온 나에 대한 심경은 최악 즈음이겠지.

어쨌든, 문지기의 일을 전하지 않으면.

​「​문​지​기​가​.​.​.​.​.​.​쓰​러​져​ 있다. ​당​장​.​.​.​.​.​.​치​료​해​ 줘라」

이 때, 경어가 아닌 점은 눈을 감아줬으면 한다.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아무 이상도 없는지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뭘 생각했는지 아저씨는 기분 나쁜듯이 이렇게 말했다.

「흥, 이러니까 평민은 쓸 수 없군. 이런 추레한 쥐 한마리 처리할 수조차 없다니 말야」

​「​치​료​하​라​고​.​.​.​.​.​.​말​하​고​ 있다」

「.....평민이 이 나에게 명령할 생각인가?」

아저씨의 눈썹이 끌어올려진다.

위험스런 분위기가 되어 있는건 알겠지만, 사람 목숨이 관련된 일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헤타레라고는 해도, 여기서 솔직하게 물러날 수는 없다.

「너의 ​계​급​따​윈​.​.​.​.​.​.​아​무​래​도​ 좋다. 알겠나? 다시 ​한​번​만​.​.​.​.​.​.​말​하​겠​다​」​

이 아저씨는 겉모습과 태도로 보자면, 틀림없이 귀족이다.

상대가 귀족이라면 어떤 태도로 대하면 될지 나라면 알 것이다.

겉멋으로 마법 학원에서 사역마를 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문지기의 ​치​료​를​.​.​.​.​.​.​해​라​」​

시선에 힘껏 성의를 담아 마음 속에서 호소한다.

학원에 있는 귀족 사람들은 이 방법으로 설득할 수 있었다.

연령이 20정도 다르지만, 이 아저씨에게도 분명 통할 것이다.

「네, ​네​놈​.​.​.​.​.​.​자​신​이​,​ 뭐, 뭘 말하고 있는지 아, 알고 있는건가?!」

​「​.​.​.​.​.​.​그​래​」​

「이, 이 나를 화나게 하면 어떻게 될 지 알고 싶은건가?!」

전언철회.

이 아저씨는 연령은 다르지만, 내용물은 어쩔 수도 없이 어린애같다.

라고 할까 방귀뀐 놈이 성내는 것도 정도가 있잖아?

끝에는 지팡이를 뽑아버린 아저씨에게, 지금의 입장도 잊고 나는 한숨을 쉬었다.

이게 총이라면 뛰듯이 놀랄 ​참​이​지​만​.​.​.​.​.​.​그​정​도​로​ 아픈 꼴을 당하고도 아직 나는 학습하지 못한 것 같다.

문지기도 그렇지만 이 아저씨도 어쩐지 좋지 않은 약물이라도 하고 있는건가?

「큿......! 내 ​이​명​은​『​파​도​(​하​토​우​)​』​!​ 나는 『파도의 못트』다!」

​「​.​.​.​.​.​.​그​래​서​?​」​

비둘기(하토)의 못트?

영문을 모르겠다. 마침내 머리에 약이 돌기 시작한건가?

문지기도 그렇지만, 이 사람도 비교적 진지하게 걱정되어 왔다.

불쾌한 태도의 아저씨지만, 그게 약 탓이라면 어쩔 수 없다.

저런 위험한 약은 금단 증상이 엄청나다고 들었지만, 부디 갱생해 줬으면 한다고 생각한다.

​「​으​오​오​오​오​오​오​-​-​-​-​-​-​-​-​-​-​-​-​!​」​

​「​.​.​.​.​.​.​.​.​」​

곤란한다.

갑자기 소리질렀다. 이제 나로써는 어쩔 수도 없다.

이만큼이나 넓은 저택인데, 사람이 전혀 나오지 않는것도 수수께끼다.

뭘 생각했는지 아저씨가 옆에 있는 꽃병을 받침대 째로 차 쓰러뜨렸다.

​-​-​-​-​-​-​-​-​-​잠​깐​?​!​ 비싼 거 아냐, 그거?!

늦은 건 알지만 몸이 멋대로 움직이기 시작하고 있었다.

내 탓에 깨졌다던가 들으면 참을 수 있는게 아니다!

꽃병을 주우려고 달리기 시작해, 손을 뻗는다.

​-​-​-​-​-​-​-​-​-​-​-​-​점​프​하​면​ 맞출 수 있나?!

텅, 하고 바닥을 차 앞으로 뛰쳐나왔다.

눈 앞에는 꽃병에서 흘러넘친 물이 뱀처럼 춤추고 ​있​-​-​-​-​-​-​-​-​-​-​라​니​,​ 하아?

뭐야, 이 물.....? 역겹습니다만. 무섭습니다만.

주저하는 동안 꽃병은 깨지지 않고 계단의 반 정도에서 굴러 있다.

호화로울 것 같은 외견에 반해 사실은 플라스틱이었다는 건가.

아, 아니. 문제는 거기가 아니다. 저 역겨운 물은 어디로 갔지?!

어깨 너머로 시선을 돌려 아연실색했다.

내가 방금까지 서 있던 위치에 구멍이 뚫려 있다.

구멍 주변에 물이 흩날리고 있는 시점에서, 범인은 그 물밖에 없다.

어디서 들어온건지, 구멍 주변에는 몆 개의 화살까지 박혀 있었다.

아저씨는 얼굴에 땀을 흘리며, 뭔가 중얼중얼 중얼거리고 있다.

......이 녀석인가. 이 아저씨 짓인가!

환각이라도 보이는건지, 열린 눈동자는 이상할 정도로 충혈되어 있다.

​-​-​-​-​-​-​-​-​-​-​-​-​무​셧​?​!​

시샤쿠의 악령과는 다른 의미로 무섭다.

공포가 몸을 자극해 움직여, 벨트에서 나이프를 뽑아낸다.

왼손의 루~운♪이 발광해, 뽜와가 내 몸을 뛰어다닌다.

이대로 단숨에 거리를 메워 ​공​격​이​다​-​-​-​-​-​-​-​-​-​-​-​-​고​ 비장한 결의를 다졌더니, 또 역겨운 물이 덤벼들어왔다.

하지만, 지금의 나라면 그 정도의 물, 여유로 간파할 수 있다고!

루~운♪이 빛나고 있는 동안은 동체 시력도 바보처럼 좋아진다.

평상시의 나라면 대응할 수 없는 속도로 다가오는 물조차, 지금의 나에게는 천천히 보이는 것이다.

어쩐지 묘하게 끝부분이 날카로운 물을 아슬아슬하게 ​끌​어​당​겨​-​-​-​-​-​-​-​-​-​-​-​-​피​한​다​!​

분위기를 탄 천벌인지, 내딛은 다리에 위화감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다.

내 몸은 보기 좋게 반회전하고 있었다.

엉덩이를 찧으면서도, 난간을 잡는 걸로 계단에서 굴러떨어지는 것만은 어떻게든 저지한다.

치명적인 틈이었지만, 어째선지 아저씨는 추격해 오지 않았다.

보자면, 창백한 얼굴을 하고 지팡이를 내민 모습인 채 경직되어 있다.

발치에는 그가 쓰러뜨려 내가 밟은 꽃병이 널려 있었다.

이제와서 이전의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는걸까?

일어서서 아저씨의 방향에 주의하며 계단을 오른다.

떨리고 있는 아저씨는, 뭔가를 하는 것도 아니라 나를 충혈된 눈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마​음​은​ 풀렸나?」

지팡이를 잡는다.

대단한 힘도 넣지 않았는데, 아저씨의 손에서 그건 쓱 빼졌다.

이 지팡이도 상당히 값은 ​나​가​겠​지​만​.​.​.​.​.​.​.​착​란​한​ 상대에게 그걸 쥐게 할 수는 없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반으로 부러뜨려 둔다.

시샤쿠가 가지고 있던 지팡이와는 달리, 아저씨의 지팡이는 루이즈가 가지고 있는 것과 비슷한 형상이었다.

길이가 짧은 휴대에 특화된 타입이겠지. 그러니까 망가지기 쉽다.

이 지팡이의 기능은 물을 자유자재로 조종하는 힘. 라는 걸까.

죠□요로 말하자면 ​게​□​신​이​구​나​.​.​.​.​.​.​진​짜​ 어중간하지 않아, 이 독일.

「아, ​아​아​아​.​.​.​.​.​.​아​아​.​.​.​.​.​.​」​

그 자리에 엎드려 양팔을 사용해 뒤로 질질 물러나는 아저씨.

어쩌면 약이 끊어져 ​버​린​걸​까​.​.​.​.​.​.​불​쌍​하​게​도​.​

자업자득이라고는 해도 여기까지 오면 동정심마저 끓어오른다.

이 아저씨에게 길을 물어도 모르겠지.

내심 곤란해하고 있자, 아저씨가 입에서 거품을 튀기면서 말했다.

「뭐, 뭘 바라지?! 돈이냐?! 돈이라면 얼마든지 주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내 ​목​숨​만​은​.​.​.​.​.​.​?​!​」​

잠깐 기다려 줘.

이래서는 내가 마치 나쁜 짓을 한 것 같잖아.

실제로, 좋은 짓을 한 기억은 ​없​지​만​.​.​.​.​.​.​얼​굴​ 모르는 사람의 생명을 구하려고 노력한 것 만은 인정해줬으면 한다.

애초에 뭘 바라냐고 들어도 말이지이.

지금 내 ​바​람​은​-​-​-​-​-​-​-​-​-​-​-​-​.​

​「​.​.​.​.​.​.​시​에​스​타​」​

에게, 카츄샤를 보내는 것이다.

「시, ​시​에​스​타​.​.​.​.​.​.​?​!​ 그, 그 평민 아가씨인가! 그 평민 아가씨를 주면 보내 주는건가?!」

「알고 ​있​는​.​.​.​.​.​.​건​가​?​」​

아저씨가 시에스타를 알고 있다니 예상외였다.

엄청난 스피드로 뭔가를 지껄이고 있지만, 초조해하고 있는지 말하는 걸 잘 모르겠다.

어쩔 수 없이 아저씨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허리를 굽힌다.

루~운♪의 반동이 다리에 와 있었는지, 그대로 조금 앞으로 숙여진다.

눈 앞에는 안색이 나쁜 아저씨.

이대로 쓰러지면 그와 물리적으로 접촉하게 된다.

그것만은 싫다고 손을 뻗자, 아저씨의 얼굴 옆에 손바닥을 찍는 처지가 되었다.

그 때, 손목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 울것 같아진 건 비밀이다.

​「​손​이​.​.​.​.​.​.​미​끄​러​졌​다​」​

일부러라고 생각되는건 곤란하므로, 붙임성을 띈 웃음을 띄워 둔다.

자아, 문제는 몆 할 전해지는가, 구만.

「미, 미안했어! 시에스타는 당장 돌려주지! 이제 이상한 짓은 하지 않는다고 시조 브리밀에 맹세하지! 그러니까, 그러니까 목숨만은 뺏지 말아 줘......아, 아니, 뺏지 말아주세요!」

​「​돌​려​준​.​.​.​.​.​.​다​라​?​」​

이녀석, 뭔 소리를 하고 있는거지?

마치, 이 아저씨가 시에스타를 빼앗아 숨기고 있다는 말투다.

갑자기 경어로 이야기를 시작한 것도 수수께끼였다.

역시 약이 빠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 아뇨, 돌려드리겠습니다! 물론, 지불한 돈을 반환하라던가는 말하지 않습니다!」

「사람을 물건 ​취​급​한​다​니​.​.​.​.​.​.​감​탄​할​ 수 없군」

「네, 네. 지당하십니다!」

약 빤 인간이 말하는 것이다.

제대로 된 걸 말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역시 지인인 여자애를 물건취급 당하는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시에스타는 파는게 아니야, 이 녀석아.

그런, 묘하게 R등급 지정되는 듯한 발언은 삼가했으면 하는 것이다.

그 후, 부탁하니까 밖에서 기다려 달라고 간원되어 나는 다시 그 커다란 문 앞에 있었다.

이런 때, 손님은 응접실에서 기다리는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만, 잘 생각하면 나는 손님이 아닌 것 같고 말야.

설마 시에스타를 찾자, 약 빤 거주자들이 사는 저택에서 나온다고는.

내 인생도 절실히 파란만장하다.

그건 그렇고, 대체 언제까지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면 될까?

문기둥에 등을 기대,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출발했을 때에는 낮이었다. 그 때는 설마 이런 시간까지 어슬렁거릴 처지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

아, 그 문지기는 다른 문지기 사람들이 옮겨 갔기 때문에 안심했으면 좋겠다.

아니나 다를까, 저택 안에는 다른 병사나 메이드씨도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나오지 않은걸까?

대답은 간단.

아저씨가 나오지 않아도 된다, 라던가 말한 것 같다.

뭔가 싫은 일이 있었던 것 같아서, 침입자(나)로 기분 전환을 하려고 생각했다던가.

그 결과가 약 빨고 혼란이다.

그리고, 저택에 있던 몆 명인가의 메이드씨에게 감사를 받은 이유를 아직도 모르겠다.

뭐, 주인이 약 빠는걸 멈춰 준 것에 대한 감사라고 하는것이 가장 무난하겠지.

사고 안에 가라앉아 있던 내 귀에, 금속이 스치는 소리가 들렸다.

누군가가 문을 연 것이다.

돌아보자, 평소와는 다른 메이드복(같은 무언가)에 몸을 감싼 시에스타가 서 있었다.

양 손에는 중간 정도의 가방을 하나 들고 있다.

......와우. 진짜냐고. 이 전개는 역시나 예상하지 않았다.

뭐라고 할까 지금 그녀의 ​모​습​은​.​.​.​.​.​.​무​지​ 에로하다.

가슴이 괜시리 대담하게 열려있고, 스커트의 길이도 괜시리 짧다.

팔랑팔랑이 많은 건 여자아이답고 좋다고 생각하지만, 나로써는 청초한 메이드복 쪽이 취향이다.

그런 가운데, 수수한 색조인 가방만이 이형일 정도로 떠 있었다.

​「​단​케​.​.​.​.​.​.​씨​?​」​

「그래」

뭐가 일어나고 있는지 모르겠다.

시에스타는 그런 느낌의 표정을 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건 나도 같다.

설마 이 저택에 시에스타가 있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랄까, 나는 처음부터 착각을 하고 ​있​었​던​게​.​.​.​.​.​.​.​

저 메이드복은 저택의 가정부씨가 입고 있었던 것과 같다.

이게 의미하는 것은 즉......아, 아니. 쓸데없는 걸 생각하는건 관두자. 내 위를 위해서도.

​「​에​.​.​.​.​.​.​어​,​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이곳에 있나요?」

​「​.​.​.​.​.​.​잊​었​나​?​」​

「......에」

아연해하는 시에스타는 귀여웠다.

뭐어, 뭐가 어찌되었건, 다시 한 번 그녀와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지난 일을 깊게 생각해도 어쩔 수 없다. 적극적으로 가자. 적어도 지금만은.

​「​말​.​.​.​.​.​.​했​겠​지​?​ 가까운 시일 ​내​로​.​.​.​.​.​.​만​나​러​ 간다고」

가능한 한의 웃는 얼굴을 띄우고 말을 한다.

수십 시간을 가까운 시일 내라고 부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설마 길을 물으려고 생각한 집이 ​목​적​지​였​다​고​는​.​.​.​.​.​.​세​상​,​ 그렇게 넓은 게 아니구나. 뭔가 정체모를 힘을 느낀다고.

​「​앗​-​-​-​-​-​-​-​-​-​-​-​-​-​」​

입가에 손을 대는 시에스타.

그 눈동자에 대량의 눈물이 몆 개나 흘러 떨어진다.

​거​짓​마​-​-​-​-​-​-​-​-​-​-​-​-​알​?​!​ 그, 그렇게나 감격해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눈물을 닦을 건 없는지 주머니에 손가락을 넣는다.

옷감의 감촉이 손가락 끝에 닿았으므로 끌어내, 거기서 그게 뭔지를 떠올려냈다.

그렇다. 나는 이걸 그녀에게 주러 온 것이었다.

지금의 시에스타의 머리에는, 이렇게 말하는 것도 뭣하지만 요란스런 카츄샤가 씌워져 있다.

금이라던가 은이라던가의 실로 꿰메어져 있는, 한밤중에 오토바이나 차로 폭주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듯한 컬러링이었다.

그래도, 역시 ​시​에​스​타​에​게​는​-​-​-​-​-​-​-​-​-​-​-​-​-​-​-​.​

「이 ​편​이​.​.​.​.​.​.​어​울​린​다​」​

현란한 카츄사를 떼고, 대신 가져 온 흰 카츄샤를 씌운다.

조금 허물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루~운♪을 써 피곤해진 내 텐션따윈 대체로 이런 것이다.

손에 든 현란한 카츄샤를 돌려주려 한 그 때, 시에스타가 갑자기 안겨왔다.

무큥하는 그거. 영문을 모르고 경직되는 나.

그게 감사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고 깨달았을 때에는, 소녀가 눈물을 흘리며 감사를 하고 있었으니까.

할일이 없어진 양 손을 굉장한 정신력을 써 시에스타의 어깨에 두고, 거기서 힘이 다해 다시 경직된다.

이런 전개는 독일에 오고 나서 몆 번이나 경험이 끝난 상태다.

단지, 익숙해져 있냐고 질문받으면 대답은 NO이므로.

석상같이 굳어지는 나를, 구름의 틈새에서 고개를 내민 달만이 바라보고 있었다.

......이 애, 옷을 입으면 야위어 보이는 타입이구나.

*****

영의 사역마 ~성십자의 기사~ 제 16 이야기 <​어​둠>​

*****

못트 백작의 저택에 도착하자마자, 시에스타는 새로운 작업복을 착용하라고 명령받았다.

마법 학원의 그것과는 달리, 못트 백작저의 작업복은 노출도가 이상하게 높은 형태가 되어 있다.

가슴팍은 크게 열리고, 스커트 길이도 학원의 것과 비교해 상당히 짧다.

흰색을 기초로 하고 있는점은 같았지만, 이 작업복에는 핑크색 프릴이 몆 개나 붙여져 있었다.

그 후, 곧장 못트 백작의 앞에 데려가진 시에스타는 그의 앞에서 바닥 청소나 창문 닦기를 하도록 명령받았다.

못트 백작의 의도는 그 표정으로부터 알고 있었지만, 그에게 팔린 소녀는 그것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그대로 저녁까지 그의 지시대로 일한 시에스타는, 마침내 입욕하고 몸을 깨끗히 해 오도록 들어버린다.

그녀에게 반항한다는 선택지는 조금도 존재하지 않는다.

선배 메이드에게 이끌려, 욕실까지 안내된다.

백작 저택답게 욕실은 넓고, 무엇보다도 호화로웠다.

금과 은의 장식이 아로새겨지고, 물을 토해내는 것은 순금제의 사자머리. 준비되어 있는 비품도 마법 학원에서 일한 적이 있는 시에스타조차 본 적이 없는 최고급품 뿐이었다.

목욕통에 몸을 담궈, 시에스타는 생각한다.

호가실히 이 욕실은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어째서일까?

소녀의 눈에는 이 현란호화한 욕실이 퇴색되어 비춰져 있었다.

뇌리를 스치는 것은, 흑의의 청년에게 권유받아 들어간 이국의 목욕탕.

솥을 닦았을 뿐인 그 욕조가, 지붕이 없고 옷감에 나눠졌을 뿐인 그 욕실이, 지금 시에스타에게는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생각되어 어쩔 수 없었다.

목욕통에 얼굴까지 담그고, 숨을 내쉰다.

물거품이 된 한숨이 올라 튀어간다.

이 후의 자신의 몸에 뭐가 일어나는지, 그걸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눈물이 흘러넘치기를 멈추지 않는다.

마을을 나올 때, 모친에게 들은 말이 뇌리에 되살아난다.

​-​-​-​-​-​-​-​-​시​에​스​타​,​ 이거라고 정한 남자 이외에는 피부를 보여선 안 돼.

「(역시, 내가 시골 ​여​자​애​니​까​.​.​.​.​.​.​그​러​니​까​ 단케씨는, 아무 반응도 보여 주지 않았던걸까)」

청년에게 입욕을 권유받았을 때, 시에스타는 매우 곤혹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도 그렇겠지.

나이찬 소녀를 얇은 천 한장 떨어진 끝에 있는 목욕탕에 권유한다니, 제정신인 짓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하지만, 시에스타는 청년의 후의를 받는 길을 선택했다.

내일, 자신은 못트 백작에게 가게 된다. 이 의미는 잘 이해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지막에 가능한 한 용기를 쥐어짜 행동을 일으키려고 생각한 것이다.

그 결과는 그녀가 바라는 것과는 다소 차이가 났지만, 그래도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청년의 강함의 비밀. 그 한끝을 볼 수 있었으니까.

생각에 잠기는 동안, 시간은 많이 지나 있었던 것 같다.

메이드에게 불려 시에스타는 욕조에서 나왔다.

드디어 그녀가 진짜 의미로 못트 백작의 메이드가 될 때가 온 것이다.

아랫입술을 씹어, 손등으로 눈물을 닦는다.

언제까지나 여기서 이러고 있어도 어쩔 수 없다.

머리에서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지만, 아무리 닦으려고 해도 눈물은 멈추는 일 없이 흘러넘쳐 온다.

그 때, 욕실 문이 기세좋게 열렸다.

지금의 시에스타는 알몸이다. 바로 조금 전까지 입욕하고 있었으니까 당연하지만.

「꺄아?!」

비명을 지르고 몸을 숨기듯이 그 자리에서 쭈그려앉는다.

조금 전까지 안고 있던 공포와는 또 다른 감정이 소녀를 덮쳐, 그 눈동자가 젖어간다.

일그러지는 시야를 천천히 올린다.

그리고, 그녀는 물기를 띈 두 눈동자인 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된다.

시에스타의 예상과는 정반대로, 욕실에 뛰어들어 온 것은 복수의 메이드들이었다.

그녀들은 모두 한결같이, 그 깔끔한 얼굴을 초조함과 곤혹의 색으로 물들이고 있다.

혼란의 극한인 시에스타를 뒷전으로, 메이드들은 소녀의 몸을 손에 든 타올로 닦아 메이드복을 입혀, 그녀의 가방을 들게 한 상태로 입구로 밀어간다.

메이드에서 일변해 옷 갈아입히기 인경이 된 시에스타는, 얼굴에 커다란 물음표를 띄우며 허둥지둥할 수밖에 없다.

입구에는 못트 백작이 지팡이를 들고 서 있었다.

라고는 해도, 그가 손에 들고 있는 지팡이는 메이지가 마법을 행사할 때 쓰는 것은 아니다.

노인이 보행 보조에 사용하는 듯한, 아무 특징도 없는 기다란 나무 봉이다.

시에스타가 이 저택에 도착했을 때, 못트 백작은 자신의 다리로 제대로 서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지팡이의 보조가 있어서야 겨우 서 ​있​다​-​-​-​-​-​-​-​-​-​고​ 하기보다, 지팡이에 기대어 겨우 서 있다는 상태이다.

더더욱 영문을 모르게 되어, 시에스타는 눈을 깜빡거린다.

그녀의 모습을 확인한 못트 백작은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다가와, 그곳에서 머리를 숙이기 시작했다.

귀족이 평민에게 고개를 숙인다는 그 비정상적인 광경을 눈 앞에 두고, 소녀는 아연히 서 있을 수밖에 없다.

「시, 시에스타! 미안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어! 부디, 이걸로 용서해 줬으면 한다!」

그렇게 말하고 못트 백작이 꺼낸 것은 금화가 찬 가죽자루였다.

그걸 시에스타에게 밀어붙이듯이 건네주고, 그는 위병을 재촉했다.

황급히 위병이 현관 문을 연다.

춤춰 들어온 밤바람이 욕실에서 비춰지는 소녀의 볼을 상냥히 쓰다듬었다.

거기에 따라, 아주 조금 냉정함을 되찾은 시에스타가 조심조심 묻는다.

「저, ​저​어​.​.​.​.​.​.​대​체​ ​무​슨​-​-​-​-​-​-​-​-​-​-​-​」​

「자, 자아, 빨리 가! 알겠지? 이걸로 너와 나는 아무 관계도 없으니까 말야?! 부디 그것만으로 잊어 줘라!」

정체모를 무언가에 겁먹듯이, 못트 백작은 그 얼굴을 깊은 푸른색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숨은 거칠고, 그 눈은 안색과는 대조적으로 붉게 충혈되고 있다.

못트 백작의 험악한 말을 받고, 시에스타는 반쯤 내던져지는 형태로 저택 밖에 나왔다.

강요받은 가죽자루를 가방에 담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돌계단을 걸어 정문에 도착한다.

마차 안에서 보았을 때는 굉장히 크게 보인 이 문이, 신기하게도 지금은 작게 느껴졌다.

항상 서 있을 것인 문지기는 없는 것 같고, 주위는 적막해지고 있었다.

​「​영​.​.​.​.​.​.​차​」​

몸 전체를 사용하듯이 문을 열어간다.

평소부터 가사로 몸을 움직이고 있는게 다행이었는지, 조금 숨이 차는 정도의 노력으로 문을 열 수 있었다.

생긴 틈새에 몸을 비집어 넣어, 못트 백작저의 부지내에서 시에스타는 빠져나왔다.

자신의 몸에 일어난 사건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한결같이 고개를 갸웃거린다.

그런 소녀의 시야에, 갑자기 검은 무언가가 비춰졌다.

벌벌 떨며 암흑에 눈을 돌린다.

윤곽이 조금씩 선명하게 되어감에 따라, 공포는 놀라움으로 바뀌어갔다.

그리고 소녀는 이곳에 있을 리가 없는 인물과 재회한다.

​「​단​케​.​.​.​.​.​.​씨​?​」​

「그래」

루이즈가 소환한 흑의의 사역마가, 문기둥에 기대듯이 서 있다.

눈동자에 걸린 긴 앞머리가, 쌀쌀한 밤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에​.​.​.​.​.​.​어​,​ 어째서?! 어째서 당신이 이곳에 있나요?」

이곳은 못트 백작 저택 앞.

적어도, 발리에르가의 따님을 시중드는 그와는 극히 인연이 없는 장소다.

기묘한 일이 연속으로 발생해, 끝에는 있을 리가 없는 청년까지 등장해, 시에스타는 사고회로가 이미 타기 직전이었다.

​「​.​.​.​.​.​.​잊​었​나​?​」​

「......에」

단케는 문기둥에서 몸을 떼어놓고, 담담히 입을 열었다.

​「​말​.​.​.​.​.​.​했​겠​지​?​ 가까운 시일 ​내​로​.​.​.​.​.​.​만​나​러​ 간다고」

그 입가에 희미한 미소를 띄우며, 청년은 시에스타를 온화한 눈동자로 바라보고 있다.

한순간, 소녀는 그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천천히 시간을 들여 머리가 말을 씹고, 소화해간다.

​-​-​-​-​-​-​-​-​-​-​-​-​그​리​고​.​

​「​앗​-​-​-​-​-​-​-​-​-​-​-​-​-​」​

축축하게, 다시 시에스타의 두 눈동자가 크게 젖는다.

깨달았다. 깨달아 버렸다.

청년의 말의 의미. ​그​리​고​.​.​.​.​.​.​그​가​ 이곳에 있는 이유를.

......그래. 단케는 자신을 해방하기 위해 이곳까지 찾아온 것이다.

못트 백작이 비정상적일 정도로 떨고 있던 이유도, 그것이라면 납득할 수 있다.

운명따위 절대로 인정하지 않는다. 어젯밤, 눈 앞의 청년은 그렇게 말했다.

그런 그는 자신의 운명만이 아니라, 아는 사이에 지나지 않는 한 사람의 소녀의 운명조차 때려부숴 보였다.

구름낀 하늘의 빛이 비춰지듯이, 그 긍지높은 정신과 자비의 마음으로써 나아가야 할 길을 갈라낸 것이다.

뚝뚝 눈물을 흘리는 시에스타를 청년은 쓴웃음지으며 바라보고 있다.

갑자기 윗도리의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어, 거기서 흰 천을 꺼내보였다.

그것은, 그녀가 학원에서 일할 때 착용하고 있던 카츄샤였다.

손에 든 그걸 펼쳐, 시에스타의 머리에 씌워져 있는 카츄샤와 바꾼다.

「이 ​편​이​.​.​.​.​.​.​어​울​린​다​」​

단케가 그렇게 말한 순간, 시에스타의 안에서 무언가가 튕겨졌다.

눈물을 닦으려고도 하지 않고, 눈 앞에서 가만히 서 있는 청년의 가슴에 뛰어든다.

여러가지 감정이 물방울이 되어, 증조부에게서 이어지는 검은 눈동자에서 흘러넘쳐간다.

엉엉하고 아이처럼 흐느끼는 소녀.

남은 얼마 안 되는 이성이 감사를 말하기 위해 입을 움직이고는 있지만, 오열이 섞인 그것은 말로써 기능을 거의 잃고 있었다.

시에스타의 어깨에 손을 두고, 청년은 조용히 그녀를 지켜보고 있었다.

​-​-​-​-​-​-​-​-​네​가​ 있는 곳은 이곳이 아니다. 그렇지?

그 검은 눈동자가, 수천 수만의 말보다도 분명히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

위병에 저택의 경비 강화를 명하고, 메이드들에게 흩어진 입구의 정리를 명한다.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자기 방에 돌아가, 침대에 앉는다.

손에 들고 있던 지팡이를 마루에 내던지고, 무겁고 깊은 한숨을 모아내쉰다.

이곳에 있는 것은, ​그​-​-​-​-​-​-​-​-​-​쥴​·​드​·​못​트​ 백작 한 사람뿐이다.

손바닥에 시선을 떨어뜨린다.

땀으로 흠뻑 젖은 손은 지금도 여전히 조금씩 떨리고 있었다.

약간의 기분 전환일 생각이었던 것이다.

서적 수집을 취미로써 하고 있는 못트 백작은, 남성의 욕정을 부추기는 효과가 있다고 하는『소환된 서적』을 손에 넣으려고 사방팔방 손을 쓰고 있었다.

입수한 정보에 의하면 게르마니아에 있는 귀족이 소유하고 있는 것 같지만, 그게 누구인지는 모른다.

초조는 분노로 바뀌어, 날마다 축적되어 간다.

우연히 마법 학원에서 눈에 띈 상질의 메이드를 손에 넣으려고 한 것으로 다소나마 위산은 내려갔지만, 거기까지였다.

그런 한중간에, 태연스레 이 저택에 침입하는 바보같은 평민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다.

원래대로라면 위병에게 대응시키지만, 분노의 배출구를 찾고 있던 못트 백작은 이 기회를 이용하려고 생각했다. 생각해 버렸다.

위병에게는 미리 대기만 해 두도록 말하고, 입구의 정면에 있는 계단의 층계참에서 어리석을 침입자를 기다린다.

상대가 누군지, 어떤 무기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현관에서 그가 있는 지점까지는 어느 정도의 거리가 확보되어 있었다.

또한, 사각에는 활을 쥔 몆 사람의 병사도 대기하고 있다.

만일, 침입자가 평민이라 속인 메이지였던 경우 그들의 사격으로 영창을 방해할 변통이었다.

그리고 못트 백작은 물의 트라이앵글.

물의 마법은 치료에 이용될 뿐만이 아니라, 바람 계통과 조합하는 것으로 대기중의 수분을 동결시켜 얼음의 칼날을 낳을 수 있다.

치료뿐만이 아니라, 공격에도 사용할 수 있는 만능의 ​계​통​-​-​-​-​-​-​-​-​-​-​-​-​그​것​이​『​물​』​이​다​.​

메이지는 스스로의 속성이야말로 최강이라고 망신하는 경향이 상당히 있지만, 그 경우에서 예외가 아닌지라 못트 백작 자신도 자신의 계통을 과신하고 있었다.

천천히 문이 열려, 침입자인 평민이 모습을 드러낸다.

흑발에 검은 눈동자에 입고 있는 것까지 온통 검정.

시인 가능한 한, 가지고 있는 무기는 허리에 찬 단도뿐인 것 같다.

얕보였다고 입가를 묘한 형태로 일그러뜨릐고, 괘씸한 도적을 어떻게 해 줄까 생각한다.

이대로 여기서 간단히 죽여 버리는 것은 재미없다.

이게 그 유명한 도적『토괴의 후케』라면, 왕궁에 내미는 것 만으로도 자신의 주가를 올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유​감​스​럽​게​도​『​후​케​』​는​ 이미 잡혀서 투옥되어 있다.

눈 앞의 궁상스런 도적 한 명을 잡았다고 해서, 못트 백작에게는 아무 메리트도 없다.

철저히 때려눞힌 다음은 참수형으로 해 주자.

고작, 그 정도의 인식밖에 하지 않았다.

처음으로 이상하다고 생각한 것은, 그 남자가 메이지인 자신과 조우했음에도 전혀 초조해하지 않는 점이었다.

무례한 말을 토하고, 자신이 쓰러뜨린 문지기의 치료를 하라고 끈질기게 말하는 남자에게 못트 백작은 더욱 분노를 더하게 된다.

하지만 그 ​직​후​,​『​분​노​』​는​『​공​포​』​로​ 바뀌게 된다.

「문지기의 ​치​료​를​.​.​.​.​.​.​해​라​」​

단지 한 마디. 단 한 마디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말에 담겨진 살기는 못트 백작에게까지 닿았다.

엘프와 대치하고 있는 듯한, 본능에 직접 호소하는 공포가 그의 몸을 불가시의 쇠사슬로 구속한다.

날카로운 시선은 보이지 않는 백은으로 화해, 마법에 뛰어난 그에게서 냉정한 사고를 잘라내간다.

지금이 되어서 생각하면, 이 때 자신의 패배는 결정되었겠지.

공포에 진 못트 백작은 꽃병을 쓰러뜨려, 안에 있는 물을 써 마법을 발동시킨다.

허공에서 정지한 물은 뱀처럼 구부러져, 흑의의 남자를 향해 덮쳐들었다.

물을 처음부터 정제하려면 시간이 걸린다.

그러므로 그는 꽃병 안에 있던 물을 매개로써 마법을 행사한 것이다.

범인이라면 피할 수 없을 속도로 쏘아진 일격은, 하지만 아주 용이하게 피해진다.

어떤 기술을 썼는지는 모르겠지만, 발동하기 전에 주문을 간파하고 있었겠지.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면, 그 마법을 피할 수 있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못트 백작이 마법을 사용한 것과 거의 동시에, 잠복하고 있던 위병들도 남자에게 화살을 쏜다.

애초에, 트라이앵글 메이지의 마법을 회피해보인 존재에게 무슨 마법적 효과도 없는 화살이 맞을 리가 없지만.

못트 백작이 마법을 사용한 것으로, 완전하게 적으로 인식되어 버렸겠지.

지팡이를 손에 든 메이지는, 평민에게 있어서 오크나 트롤 이상으로 무서운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남자는 자연채인 채 그와의 거리를 천천히 좁혀간다.

그 표정에 불안의 색은 일절 없다.

그 눈동자가 품고 있는 것은, 끌어당겨질 정도로 깊은 허무의 어둠이었다.

계단을 오르는 남자를 목표로 못트 백작은 다시 마법을 영창한다.

발동한 주문은 워터·커터.

물을 압축해 칼날로 만들어, 대상을 찢어발기는 백병전 전용의 주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최초의 일격은 청년이 아주 쉽게 피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못트 백작의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가 지팡이를 휘두르자, 물이 마치 의사를 가지고 있는 듯이 구부러져 방향을 바꾸었다.

호를 그리는 듯한 궤도를 그린 수류는, 그대로 남자의 목을 치려고 다가온다.

완전한 사각에서의 일격.

다음 순간, 남자는 물의 낫에 의해 머리를 잘려 그 목이 피보라를 뿜으며 하늘을 ​춤​출​.​.​.​.​.​.​것​이​었​다​.​

​쿵​-​-​-​-​-​-​-​-​-​-​-​-​하​고​ 남자의 몸이 가라앉는다.

목을 노린 일격은 피해져, 허공을 잘라낼 뿐이었다.

「(걸렸구나, ​바​보​녀​석​.​.​.​.​.​.​!​)​」​

술자의 정신력이 다할 때까지, 물은 그의 몸의 일부로써 사역된다.

다행히도 남자는 계단의 절반쯤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발 디딜 곳이 나쁜 걸 깜빡 잊고 있었겠지.

이 결정적인 틈을 놓칠 수는 없다.

못트 백작은 다시 물을 조종해 의식을 ​집​중​시​키​-​-​-​-​-​-​-​-​-​-​-​갑​자​기​ 복부에 달리는 앞므에 기절하게 된다.

아픈 나머지 몽롱해지는 의식 가운데, 구부린 시야에 익숙한 것이 비쳐 있었다.

그것은 꽃병이었다.

낙하해도 깨지지 않도록 고정화 주문을 건 꽃병이 발치에 굴러 있다.

이 아픔의 원인이 그것이라고 깨닫는 데에는 그다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남자는 워터 커터를 회피하는 동시에, 꽃병으로 자신을 목표로 차 날린 것이다.

메이지와 이 정도까지 싸움에 익숙해진 평민이 있는것에, 못트 백작은 공포를 품었다.

하지만, 정말로 무서운 것은 여기부터였다.

지팡이를 용서 없이 빼앗겨, 부러뜨려진다.

배치한 위병의 위치를 깨닫고 있는지, 남자는 교묘히 그들의 사정거리에서 벗어나도록 움직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허무의 안광을 가까이서 받고도, 귀족처럼 행동할 기력은 못트 백작에게 남겨져 있지 않았다.

목숨 구걸을 하고 돈을 내려 하는 그에게 대해, 남자가 요 구한 것은 한 명의 여자였다.

​-​-​-​-​-​-​-​-​『​시​에​스​타​』​.​

마법 학원에서 일하고 있던 소녀를, 이 날 못트 백작은 자신의 손아귀에 넣을 생각이었다.

시에스타는 지금, 몸을 깨끗이 하기 위해 입욕하고 있을 것이다.

이 남자는 혹시, 그 아가씨의 연인인가 무언가인가?

혹시 그렇다고 한다면, 아직 기회는 있다.

어떻게든 이 남자의 방심을 유도해, 그 틈에 시에스타를 인질로 하면 좋은 것이다.

그녀의 신병은 이미 못트 백작의 것이 되어있다.

자신의 물건을 어떻게 취급하던, 그거로 비난받을 리는 없다.

백작의 집에 침입해서까지 구하려 하는 여자다.

시에스타만 확보해 버리면, 이 남자는 일절의 저항을 할 수 없게 되겠지.

그 후 제대로 상처입혀, 자신이 안은 이상의 공포를 새겨 죽여준다.

그렇게 생각한 직후, 귓가에 공기가 튀었다.

내밀어진 남자의 오른손이, 못트 백작의 귀를 스쳐 벽에 처박혀 있었다.

얼굴을 창백하게 물들여, 그가 조심조심 시선을 들어올린다.

남자의 ​입​가​에​는​.​.​.​.​.​.​냉​소​가​ 떠올라 있었다.

아니다.

이 남자는 시에스타의 연인따위가 결코 ​아​니​다​.​.​.​.​.​.​!​

남자가 띄우고 있는 표정은, 사냥감을 노리는 맹수 그 자체였다.

간신히 못트 백작은 스스로의 실수를 깨닫게 된다.

이 남자는 단지, 자신이 눈독들인 사냥감이 빼앗기는 것을 싫어했을 뿐이다, 라고.

만일 시에스타를 인질로 취했다고 해도, 사람의 모습을 빌린 이 짐승은 용서없이 소녀의 지체를 찢어발기겠지.

남자는 즐거운 듯이 말했다.

​-​-​-​-​-​-​-​-​-​-​-​-​-​인​간​을​ 물건 취급하는 것은 감탄할 수 없구만, 이라고.

그 말에 본심이 담겨 있지 않는것은 명백하다.

이 남자는 자신이 만족하기 위해서만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광기에 가득찬 살인귀니까.

문지기의 치료를 명했던 것도, 자신을 부치기기 위해서임에 틀림없다.

자비의 조각도 없는 이 남자에게 있어서, 사람의 목숨따윈 길가의 돌 정도로밖에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남자가 중시하는 것은 오직 하나. 노린 사냥감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는 것 뿐.

모든 것을 깨달은 못트 백작이 할 수 있는 것은, 남자의『흥미』가 자신에게 옮겨지기 전에 시에스타를 인도하는 것 뿐이었다.

이제 두번 다시 만날 일이 없을 소녀에게 금자를 건넨 것은, 자그맣게 남아 있던 그의 양심이 움직였을지도 모른다.

더더욱 무거운 한숨을 토하기 시작하고, 못트 백작은 양 손으로 머리를 감쌌다.

당분간 일을 쉬고, 어딘가 먼 곳에서 요양하자.

직접 위해를 가해진 것도 아닌데, 그는 심신 모두 심하게 쇠약해지고 있었다.

최악이어도 수 개월은 제대로 잘 수 없는 밤이 계속되겠지.

떠올리려는 것을 거절하려 하는 마음과는 정 반대로, 눈꺼풀을 닫으면 그 남자의 날카로운 눈초리가 선명히 되살아난다.

꿀꺽하고 침이 울리며 삼켜, 못트 백작은 눈을 감았다.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허무를 그 눈동자에 품은 남자.

그는 시조 브리밀에게 빌었다.

이제 두번 다시 그 남자와 관련되지 않았으면 한다, 고.

평민 여성에게 손을 대는 것도 ​잠​시​-​-​-​-​-​-​-​-​-​-​아​니​,​ 당분간 삼가하는 편이 좋겠지.

또 이번처럼 그 남자의『표적』과 자신의 취미가 겹쳐 버릴 가능성도 있으니까.

첫 번째는 경고만으로 끝났다.

하지만, 두 번째가 같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떨리는 손으로 책상에서 빈 컵을 들어, 마법을 써 물을 채우려고 품속에 손을 쑤셔넣는다.

하지만 그곳에 애용하는 지팡이는 없었다.

그의 지팡이는 그 남자가 다뤘을 때, 부러져 버렸으니까.

벨을 울려 사용인을 부르려고 해, 생각을 멈춘다.

이런 비참한 모습을 그들에게 보여줄 수 있을 리가 없다.

빈 컵을 책상 위에 되돌리고, 침대에 그 몸을 눕힌다.

마법의 램프 빛은 밝게 실내를 채우고 있다.

지팡이를 잃은 이 몸으로는,『코먼 ​매​직​』​인​『​소​등​』​조​차​ 만족스럽게 영창할 수 없었다.

램프에 빛에 비춰지며, 못트 백작은 밤새 눈을 깜빡이길 반복하며 지내게 된다.

그 가슴에는 결코 개일리 없는,『허무의 어둠』이 뿌리내리고 ​있​었​다​-​-​-​-​-​-​-​-​-​-​-​-​.​

다들 폐인으로 하는건 적당히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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